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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피할 수 없는 재벌의 경영 승계 잡음

재벌들의 승계 과정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의 높은 상속세율(최고 50%)과 최대주주 할증 과세(20%)로 발생하는 천문학적인 상속세가 원인이 되고 있다. 기업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측면에서 그룹의 최대 과제로 꼽히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편법이 동원되는가 하면 가족 분쟁과 주주 반발 등을 일으키고 있다. 한화 김동관, 유상증자 파문으로 곤혹9일 재계에 따르면 안정적인 승계가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한 전제 조건이 되고 있다. 승계 과정에서 가족 분쟁 등의 분란이 일어나면 그룹이 쪼개지거나 행동주의 사모펀드의 타깃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10대 그룹에서 승계 과제를 순탄하게 마무리한 곳은 없다. LG그룹이 ‘장자 승계’ 전통에 따라 순조롭게 흘러가는가 했지만, 김영식 여사 등 여동생들이 상속회복청구 소송을 하면서 75년의 인화 경영이 깨지기도 했다. 최근에는 한화그룹이 경영 승계 논란에 휩싸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국내 증시 사상 최대 규모의 유상증자가 그룹을 들쑤셨다. 이는 결국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지분 증여로 이어졌고, 유상증자 규모도 3조6000억원에서 2조3000억원으로 축소하는 결과를 낳았다. 발단은 김동관 부회장과 김동원 사장, 김동선 부사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한화에너지의 행보다. 기존 한화그룹의 지배구조는 김승연 회장→ ㈜한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오션 형태였다. 한화에너지가 끼어들면서 삼형제→ 한화에너지→ ㈜한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오션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통해 승계를 마무리하려 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한화에너지의 지분 매각이 부각됐다. 지난 2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에너지 보유 한화오션 지분을 1조3000억원 규모 매입했던 게 논란을 부추겼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상증자와 한화오션 지분 인수가 승계와 연관됐다는 오해를 불렀다. 1조3000억원이 승계용 자금이라는 의혹이 일었고, ㈜한화와 한화에너지 합병설까지 나돌며 주주들의 반발을 키웠다. 주주들 사이에서는 ㈜한화의 기업가치를 낮추기 위한 편법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논란이 커지자 한화그룹은 빠르게 수습에 들어갔다. 먼저 지배구조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해 김승연 회장이 지난달 말 ㈜한화 지분 22.65% 중 절반인 11.32%를 세 아들에게 증여했다고 공시했다. 증여 지분은 김동관 부회장 4.86%, 김동원 사장 3.23%, 김동선 부사장 3.23%다. 증여 후 한화 오너가의 지분은 김 회장 11.33%, 김 부회장 9.77%, 김 사장 5.37%, 김 부사장 5.37%로 정리됐다. 그리고 한화에너지도 ㈜한화 지분 22.16%를 보유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김 회장의 지분 증여로 삼형제의 ㈜한화 지분율이 42.67%가 돼 경영권 승계가 마무리됐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지분 증여로도 유상증자 논란이 가라앉지 않았고, 결국 한화는 지난 8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상증자 규모 축소까지 빠르게 결정했다. 안병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총괄 사장은 승계 논란과 관련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지분 매입과 유상증자는 시점이 우연하지 않게 붙었고, 전혀 다른 각자의 판단이었다”며 “개인적으로는 회장님이 승계 문제가 아닌데 논란이 일어나 빠르게 대응했다고 생각한다. 지분 증여 이후에도 논란이 잦아들지 않자 ‘소액주주의 가치 희석’ 문제 해결에 나섰고, 제3자 유상증자 결정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한화 관계자는 “주주 환원 차원에서 할인된 금액이 아닌 시가로 제3자 유상증자 배정을 결정했기 때문에 승계 논란에 마침표를 찍었고, 한화그룹이 본연의 사업에 집중할 수 있게 의사결정이 빠르게 진행됐다”고 덧붙였다. ‘가족에게 뒤통수’, 주주 반발과 곡소리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어머니와 여동생 등 세 모녀에게 뒤통수를 맞았다. 지난 2018년 구본무 선대회장의 작고 이후 가족들은 합의를 통해 상속을 마무리했다. 당시 구본무 회장의 LG 지분 11.28%는 구광모 회장 8.76%, 구연경 2.01%, 구연수 0.51%로 정리됐다. 법정 상속 비율대로라면 가장 많은 지분을 챙길 수 있는 배우자 김영식 여사는 지분을 상속받지 않았다. 대신 김 여사는 구본무 회장 별세 이전에 4.2%의 지분을 증여받은 바 있다. 그러다 지난 2023년 세 모녀가 상속회복청구 소송을 하면서 끝난 것으로 보였던 승계 과정에 균열이 생겼다. 법적으로 상속이 마무리된 지 4년을 넘겨 제척기간(3년)이 지난 시점에 소송을 제기해 더욱 의구심을 낳았다. 현재 이와 관련한 1심이 진행 중이라 LG그룹도 승계 잡음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삼성 오너 일가는 상속세가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이건희 선대회장이 별세하면서 남긴 유산을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과 자식들이 물려받으면서 무려 12조원의 상속세를 납부해야 하는 부담을 안았다. 천문학적인 상속세 마련을 위해 오너 일가는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SDS 등의 지분을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로 매각하고 있다. 오너가의 대규모 블록딜은 소액주주의 곡소리로 연결되고 있다. 지난해까지 홍라희 여사,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은 무려 3조3157억원의 주식을 매도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들은 상속세를 2026년까지 연부연납 형태로 납부할 예정이라 ‘블록딜 리스크’는 여전히 남아 있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좀처럼 회복하지 못한 채 5만원대를 횡보하고 있다. 블록딜 때마다 주가 하락을 맛본 삼성전자 주주들은 “오너가 리스크 때문에 개미주주들 힘드네”라는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승계 과정에서 주주들의 반발을 샀다. 2015년 당시 정몽구 명예회장과 정 회장은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13.4%를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하려 했으나 거래가 무산됐다. 그러자 3년 뒤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합병이 추진됐으나 대주주인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과 주주들의 반발로 무위에 그쳤다. 정 회장은 현재 현대글로비스 지분 20%를 보유하고 있다. 정 회장은 높은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는 현대글로비스를 중심으로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승계 작업을 원활하게 만든다는 계산이었다. 합병이 이뤄졌다면 현대모비스→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해결할 수도 있었다는 평가다.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현대차는 정의선 회장이 잘 이끌어가고 있지만 승계가 완벽하게 마무리되지 않았다. 정몽구 명예회장의 지분 승계 여부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김두용 기자 2025.04.10 06:30
생활문화

종자돈 자금 선증여에 대해 세금 징수 NO, 후창출소득세 징수 필요

청년들이 창업에 도전하고 싶어도 자금 확보의 한계에 부딪쳐 좌절하는 사례가 많은데 한 공인회계사가 청년 창업 종자돈 조달에 관한 의견을 피력해 눈길을 끌고 있다. 내부 회계 PA, 회계 재무 경영 자문 아웃소싱에 특화된 매출 규모 10위 중견 회계법인 안세회계법인 박윤종 대표다. 박윤종 회계사는 종자 자금이 충분치 않은 청년들은 가장 쉽게 기댈 수 있는 가족의 도움을 받아서 창업을 시작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하지만 이 수증 자금의 증여공제액은 10년 단위로 5천만 원이고 상속공제액은 10억 원에 불과하며 1억을 초과하면 10%, 4억이면 20%, 5억 초과 시 30% 증여세를 부과되는 등 증여를 방해할 정도로 높은 수준의 과세가 적용된다. 게다가 조세특례제한법에서 창업 자금은 향후 상속 재산에 가산하여 상속세를 증액 계산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당장은 저율로 과세해도 나중에는 고율의 세금이 부과된다. 이뿐만 아니라 4년 내 창업 자금 전부 사용, 10년 내 폐업금지, 근로자 숫자 계속 유지 등 사후관리 요건이 매우 엄격해 조세 혜택 조건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또한 창업 당시 요건을 유지하지 못하면 감면된 세금이 추징되고 가산금까지 추가돼 청년들이 창업에 성공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따라서 박 대표는 청년 창업을 가로막는 상속증여세를 폐지하는 대신 사업과 지분 양도에 따른 자본이득세, 법인 이익의 배당소득세, 수증 창업자의 성공 급여에 대한 소득세 등으로 전환해서 청년 창업 비율을 끌어올리고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창하는 것이다. 2025 일간스포츠 선정 혁신한국인 파워코리아 대상을 수상한 박윤종 대표는 “청년들이 종자돈이 있어야 창업해서 일자리를 만들고 부가세·법인세·소득세 등 능동 세금을 확보(97%)하게 된다”면서 “청년 창업용 종자돈 자금 선증여에 대해 세금부터 징수하지 말고 국부 및 일자리 창출에 성공한 후에 잉여금 과실에 대해서 후창출소득세를 징수한다면 국내 자본 해외 이탈을 막으면서 잠재성장률을 상승시켜 국민들의 항구적 생존․번영을 도모하게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2025.03.31 12:25
산업

이재용 배당금 3465억 1위, 현대차 정몽구·정의선 2·3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배당금 부호 1위에 이름을 올렸다.18일 기업 분석 연구소 리더스인덱스에 따르면 2024년 이재용 회장은 전년 대비 228억원 늘어난 3465억원을 배당받았다. 주요 기업 개인 주주 가운데 가장 많은 액수다. 2위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으로 전년보다 131억원 많은 1892억원을 수령했다. 뒤를 이어 정 명예회장의 아들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3위에 올랐다. 정의선 회장은 계열사들의 배당금 증가 영향으로 183억원 불어난 1747억원을 받았다.4~6위는 삼성가 세 모녀가 가져갔다.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배당금은 1483억원으로 128억원 감소했다. 이어 모친 홍라희 전 리움 관장은 276억원 감소한 1467억원을 배당받았으며, 차녀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도 82억원 줄어든 1145억원을 수령하며 순위를 차지했다.세 모녀가 상속세 납부를 위해 일부 지분을 매각하면서 배당금 규모가 줄어든 탓으로 풀이된다.7위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다. 전년의 650억원에서 40% 증가한 910억원을 받았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전년도와 동일한 778억원으로 8위를 기록했다.9위는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으로 전년보다 21억원 줄어든 756억원을 배당받았다. 10위는 김남호 DB그룹 회장으로 전년보다 95억원 늘어난 439억원을 수령했다.올해 배당금을 1조원 이상 지급한 기업은 총 7곳이나 됐다.삼성전자가 가장 많은 9조8107억원이었으며, 현대자동차가 3조1478억원, 기아가 2조5590억원, SK하이닉스가 1조5195억원, KB금융이 1조2003억원, 신한지주가 1조880억원, 하나금융지주가 1조159억원으로 뒤를 이었다.배당금이 가장 크게 증가한 기업은 SK하이닉스다. 전년의 8254억원보다 84.1% 증가한 금액을 배당했다. 2024년 영업이익이 23조4673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를 기록한 영향이다.배당금 증가 2위는 기아다. 분기 배당 없이 결산 배당금을 주당 5600원에서 6500원으로 인상해 배당 총액이 전년 대비 3647억원 증가했다.배당금을 가장 크게 줄인 기업은 메리츠금융지주다. 2023년 4483억원에서 지난해 2400억원으로 46.5% 감소했다.LG화학은 2년 연속 배당 규모를 줄였다. 2022년 8603억원에서 2023년 2743억원, 2024년 786억원으로 4분의 1 수준으로 축소돼 1000억원 이하가 됐다.리더스인덱스는 지난해 배당금 총액이 전년 대비 10.4% 늘어난 것과 관련해 "SK하이닉스가 배당금을 2배 가까이 늘리며 증가세를 주도한 가운데, 정부의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에 발맞춰 기업들이 배당 확대 전략을 펼친 것이 영향을 준 것"이라고 분석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5.02.18 15:06
산업

최근 3년 대표이사 자사주 매입 1위 최윤범...매도 1위 함영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최근 3년간 자사주를 가장 많이 매수한 대표이사인 것으로 조사됐다. 23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상장사 266곳에서 2022년부터 3개년간(17일 기준) 재직한 바 있는 대표이사 613명을 대상으로 자사주 취득·처분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이들의 자사주 순매수액은 2022년 -244억8400만원, 2023년 -30억7100만원, 2024년 276억4000만원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였다.국내 주식시장이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자 주요 기업 대표이사들이 주주가치 제고와 책임경영 강화 등을 위해 매년 자사주 매입을 늘린 것으로 분석된다.올해 상장사 대표이사의 자사주 매수액은 288억8900만원, 매도액은 12억490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매수액 324억1900만원, 매도액 354억9000만원)와 비교하면 307억원 늘었다.2022년부터 올해 10월까지 3개년 누적 순매수액이 가장 큰 대표이사는 최윤범 회장이다. 최 회장은 지난해 자사주 122억6600만원어치를 매수했고, 올해 들어서도 지난 3월 대표이사 임기 만료 전까지 25억2600만원을 추가 매수해 최근 3년간 총 147억9200만원의 자사주를 순매수했다.이어 현석호 화승인더스트리 대표(80억원), 구자겸 NVH코리아 대표(76억2500만원), 정몽익 KCC글라스 대표(70억9700만원), 원종석 신영증권 대표(51억6400만원), 권혁민 도이치모터스 대표(27억7700만원) 등의 순이었다.반면 같은 기간 자사주를 가장 많이 순매도한 대표이사는 함영준 오뚜기 회장으로 나타났다. 함 회장은 2022년 3월 상속세 납부를 위해 오뚜기라면지주에 384억4600만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도했다.이어 김성권 씨에스윈드 회장(320억2100만원), 최문호 에코프로비엠 대표(18억4000만원), 최경 코스맥스 대표(12억4900만원),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전 대표(8억6300만원), 권영식 넷마블 대표(5억8600만원) 등의 순이었다.다만 최문호 대표와 권영수 전 대표는 해당 기간 자사주 매입도 함께 진행했다. 이에 따라 최 대표는 총 11억5200만원을 순매도했고, 권 전 대표는 총 1억3000만원을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자사주를 가장 많이 매수한 대표이사는 현석호 화승인더스트리 대표(80억원)다.올해 자사주를 순매도한 대표이사는 최경 코스맥스 대표가 유일했다. 최 대표는 올 3월 선임 후 2개월 만에 자사주 12억4900만원어치를 매도했다.올해 오너 대표의 자사주 매수액은 219억6600만원으로 전문경영인(69억2200만원) 매수액의 3.2배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2.5배)와 2022년(1.2배)에 비해 높은 수치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10.23 09:48
산업

한화, 공개매수 통한 '지분 확보·외연 확대 물결' 과연 효과는?

한화그룹에서 공개매수를 통해 지분 확보의 물결이 거세다. 외연 확대는 물론이고 후계자들의 경영 승계를 통한 상속세 절약과 주주가치 제고 측면에서 주목받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삼남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미래비전총괄(부사장)이 공개매수를 통해 450억원 규모의 한화갤러리아 주식 2816만여주를 사들이면서 보유 지분을 16.85%까지 끌어올렸다.한화갤러리아는 김 부사장이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11일까지 20일 동안 1600원에 주식 3400만주 공개매수를 진행한 결과 2816만4783주(82.84%)를 인수했다고 공시했다. 1대 주주는 36.31%를 보유한 한화이고, 김 부사장이 2대 주주, 1.39% 보유한 한화솔루션이 3대 주주이다.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이번 공개매수를 통해 기업가치 제고와 함께 책임 경영에 대한 주요 경영진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줄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방식으로 책임 경영을 실천하는 동시에 새 성장동력 발굴로 회사 경쟁력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한화는 지난 12일에는 싱가포르 부유식 해양 설비 전문 제조업체인 '다이나맥 홀딩스' 지분에 대한 공개매수에 나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오션은 이번 공개매수를 통해 싱가포르 상장사인 다이나맥 홀딩스 경영권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오션은 싱가포르 현지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매수를 진행할 예정이다.두 회사는 이번 매수에 약 6000억원(지분 100% 확보 시)을 투자할 계획으로, 매수가는 1주당 0.6싱가포르 달러(약 616원)로 설정했다. 두 회사는 지난 5월까지 이미 1158억원을 투자해 다이나맥 지분 25.4%를 확보했다.한화가 공개 매수에 성공하려면 다이나맥 주식을 50%보다 많이 확보해야 한다. 싱가포르 경쟁당국의 승인도 받아야 한다. 다이나맥은 지난 1990년 설립된 해양플랜트 상부 구조물 전문회사로, 싱가포르 현지에 생산거점 2곳을 보유하고 있다.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FPSO)와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설비(FLNG) 등 해상 설비 핵심 제품들의 건조 능력을 갖췄다.한화오션은 이번 지분 매수로 경영권을 확보할 경우 해양 사업 분야 생산 기지 확대를 통해 글로벌 시장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해양플랜트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개매수를 통해 경영 승계에 대한 토대도 다지고 있다. 지난 7월 한화에너지의 ㈜한화 보통주식 공개매수 작업을 통해 김동관 부회장을 중심으로 하는 승계 작업에 속도가 붙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삼형제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다. 공개매수를 통해 한화에너지는 ㈜한화 지분 5.2%를 추가로 확보했다. 한화에너지의 ㈜한화 지분율은 기존 9.7%에서 14.9%로 올라갔다. 이로 인해 한화그룹은 앞으로 한화 삼형제 → 한화에너지 → ㈜한화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구축할 전망이다. 한화에너지는 지난 2017년 한화S&C가 물적 분할해 탄생한 모회사 에이치솔루션을 2021년 흡수 합병해 만들어진 회사다. 김동관 부회장이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고, 김동원 사장과 김동선 부사장은 각각 지분율 25%를 갖고 있다. 여기에 최근 한화그룹의 영토 확장이 부각되고 있다. 올해 5~7월 3개월 동안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규모기업집단 소속 회사 변동 현황을 보면 한화의 계열사 수가 대기업 중 가장 많이 증가했다. 한화는 8개 계열사가 신규 편입되면서 108개에서 116개로 늘어났다. 한화는 전체 계열사 수가 10대 그룹 중 SK그룹(219개) 다음으로 계열사가 많다. 한화는 최근 2년 사이 성장세가 가장 돋보인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2022년 공정자산이 80조3880억원이었다. 2023년 계열사 수가 96개로 늘어났고, 공정자산도 83조280억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그러다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2024년 계열사 수와 공정자산이 처음으로 각각 100개, 100조원을 넘어섰다. 한화는 재계 5위 진입을 가시권에 두고 있다. 그동안 한화는 굵직한 인수합병 등을 통해 재계 순위를 끌어올린 바 있다. 2015년 삼성그룹의 방산·화학 인수 빅딜을 통해 재계 8위까지 도약했다. 그리고 이번 대우조선해양의 인수로 재계 5위 도약을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한화 관계자는 “우주항공, 방산과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사업 재편 작업도 계속해서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재계 관계자는 “공개매수는 오너가의 경우 상속세를 아끼며 지분을 확대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배당금액까지 늘려 상속세 재원을 마련할 수 있고, 주주가치 제고에도 도움을 준다”며 “김동관 부회장이 주도하고 있는 ‘뉴 한화’ 기조에서 공개매수를 통한 영토 확장이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9.17 09:00
산업

정기선·김동선, HD현대·한화갤 지분 '폭풍 매입' 속내는

최근 경영 승계를 앞둔 후계자들의 폭풍 지분 매입이 눈길을 끌고 있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과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은 500억원 안팎을 투입해 지분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 같은 행보는 지배력 강화, 상속세 절약과 더불어 주주가치 제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배력·승계 굳건, 상속세도 절약 8일 재계에 따르면 대기업 오너일가 중 정기선 부회장과 김동선 부사장의 주식 매입 행보가 돋보이고 있다. 우선 정기선 부회장은 올해 5~7월에 집중적으로 HD현대 지분을 장내 매수하며 지배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지난 4월에만 해도 지분율이 5.26%이었는데 총 40여 차례에 걸쳐 집중 매입하는 모습으로 지분율을 6.12%까지 끌어올렸다. 정 부회장의 부친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 26.60%로 HD현대의 최대 주주다. 이어 국민연금이 8.82%로 2대 주주, 정 부회장이 3대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HD현대의 경우 정 이사장이 경영에 참여하지 않아 전문경영인 체제였다. 그러다 정 부회장이 오너가 경영 체제를 선언하면서 경영 승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삼남 김동선 부사장은 그룹 유통·로봇 분야의 후계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는 지난 8월 23일부터 9월 11일까지 한화갤러리아 보통주 3400만주를 주당 1600원에 공개 매수한다고 선언하며 승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화갤러리아의 기존 지분율이 2.32%였던 김 부사장은 이번 공개 매수에 성공한다면 지분율이 단숨에 19.86%까지 치솟게 된다. 매입 규모가 544억원에 달하고 자신이 보유한 ㈜한화 보통주 126만주를 담보로 자금을 마련했다. 한화갤러리아는 한화가 지분 36.31%로 최대 주주다. 이어 김 부사장이 19.86%로 2대 주주가 되면 한화갤러리아는 사실상 경영 승계가 완성된다. 김 부사장은 지난 8월 전략부사장에서 회사의 미래 청사진을 그리는 미래비전총괄로 승격하기도 했다. 김영훈 한화갤러리아 대표는 “김 부사장이 자사주 공개 매수에 나선 것은 적자 전환이라는 전례 없는 위기 상황에서 보다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주주들과 함께 회사를 한층 성장시켜 나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최근 후계자들의 폭풍 매입은 지배력뿐 아니라 상속세 절약과도 연관이 있다. 지분을 매입할 수 있는 ‘실탄’이 충분하다면 장내 또는 공개 매수가 가장 유리하다. 만약 주식 상속을 받는다면 천문학적인 상속세가 부과되기 때문이다. 한국은 현 상속세법상 상속세율 50%에 최대주주 상속할증 20% 적용돼 천문학적인 상속세를 내야 한다. 만약 정 부회장이 HD현대 지분 26%를 물려받는다고 가정하면 무려 8000억원 이상의 상속세를 지불해야 한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그룹의 경우 12조원의 상속세로 인해 오너가의 지분 대량매도 행보가 그룹의 적지 않은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며 “상속 받기 전에 야금야금 지분을 늘려나간다면 향후 상속세 마련의 부담감도 조금씩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밸류업 앞두고 주가 부양 긍정적 대주주의 지분 확대는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다. 정부가 추진하는 기업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의 도입으로 이 같은 대주주의 책임경영 행보는 더욱 환영받고 있다. HD현대 관계자는 정기선 부회장의 지분 매입과 관련해 “주가 흐름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정 부회장이 책임경영의 뜻을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부회장이 집중 매입을 시작했던 5월 초 HD현대의 주가는 6만4000원 선이었다. 40여 차례의 집중 매수 행보에 HD현대 주가는 가파른 상승 곡선을 보였다. 8일 현재 HD현대는 7만7400원을 유지하고 있는데 5월 초 대비 20% 가량 오른 가격이다. 김동선 부사장의 공개 매수도 주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 김 부사장이 3400만주를 매수한다고 공시하자 주가는 1303원에서 1500원대로 뛰었다. 8일 현재 한화갤러리아 주가는 1539원으로 공개 매수 발표 이전과 비교해 18% 이상 상승했다. 업계 관계자는 “HD현대와 한화갤러리아는 대주주의 대량 매입이 밸류업 프로그램과 함께 부각되면서 하락장에서도 선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의 경우 후계자 신유열 롯데지주 전무가 지분 매입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6월 처음으로 롯데지주 지분을 확보한 신 전무는 이달 5일 4255주를 추가로 사들였다고 밝혔다. 두 차례 매입으로 롯데지주 지분 0.01%를 보유하게 됐고, 규모는 3억여원에 머물렀다. 앞선 후계자들과 달리 매입 규모가 미미하다 보니 롯데지주의 주가에도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9.09 07:00
금융·보험·재테크

[IS시선] '기업가치 재평가'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대한 기대

지난 5일 한국 유가증권시장은 역대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코스피가 역대 최대 하락 폭(-234.64p)을 기록했고, 924개 종목 중 단 11개 종목만 상승했다. 코스닥 지수도 11.3% 하락하는 등 ‘검은 월요일’ 대재앙의 날에 무려 시총 235조원이 증발했다. 이 같은 대폭락에 한 금융업 관계자는 “올해 7개월 동안 밸류업 프로그램 등으로 차곡차곡 올렸던 지수가 단 하루 만에 연초 수준으로 돌아갔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와 미국 증시 등도 경기침체 우려와 일본의 금리 인상, 인공지능(AI) 거품론 등이 겹치면서 폭락장을 보였다. 하지만 폭락 이후 반등 추이를 살펴봤을 때 국내 증시의 기초체력은 다른 선진국의 시장보다 확실히 떨어졌다. 미국과 일본, 대만 등의 시장은 대폭락 이후 곧장 외국인들의 매수 규모가 예전 수준을 회복했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외국인 매수세가 더디게 회복되면서 반등의 폭이 다른 시장에 비해 크지 않았다. 일본 닛케이 지수는 5일 –12.4% 폭락 이후인 6일에 10.23% 반등했다. 반면 국내 코스피 증시는 8.77% 떨어진 뒤 다음 날 3.30% 상승에 머무는 등 대재앙의 충격에서 아직까지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폭락장 이후 다른 국가의 경우 외국인 투자자가 바로 돌아온 반면 한국 시장은 변동성에 대한 우려 등으로 절반 수준의 외국인만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국내 증시는 다른 국가에 비해 기초체력이 떨어져 변동성이 심한 시장으로 인식되고 있다. 비정상적인 투자자의 매매가 빈번하고 ‘외국인의 단타장’이라는 비아냥마저 나오고 있다.선진국처럼 기업들의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는 시장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 ‘밸류업 프로그램’이 터닝포인트를 마련해야 한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 12일 “정부는 9월 중 코리아 밸류업 지수 발표, 4분기 연계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등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코리아 밸류업 지수가 시작되고, 연계 ETF가 출시되면 국내 기업들의 기업가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기업의 성장 가치를 어느 정도 보장하면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저평가된 기업들의 주식가치가 재평가된다면 ‘단타 위주’ 시장에서 중장기적 투자 시장으로 가는 체질 개선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보다 단단한 증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확산과 관련 기업들의 경제력 제고가 중요하다.이에 맞춰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개시 후 선제적으로 기업가치 제고계획 공시한 기업은 키움증권, 에프앤가이드, 콜마홀딩스, 메리츠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신한지주 6개사다. 목표를 설정하고 주주와 소통하는 등 기업가치를 공유하는 활동인 기업가치 제고계획 공시는 앞으로 거스를 수 없는 물결이 될 전망이다. 이런 흐름에 동참할 수 있게 정부는 법인세, 배당소득세, 상속세 등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기업에 대한 세제지원을 적극적으로 논의·추진해야 한다. 밸류업 프로그램 확산과 국내 증시 확장을 위한 중대한 시점이다. 2024.08.20 06:50
사회

[IS시선] 국가채무 심각한데 대대적 '부자감세' 웬 말인가

윤석열 정부가 세 번째 감세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에는 ‘부자 감세’에 초점이 맞춰진 모습이다. 지난 25일 공개된 세법개정안의 핵심은 상속세에 있다. 상속세 최고세율을 50%에서 40%로 10%나 낮췄다. 현행 상속세 최고 구간인 세율 50%는 30억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만 적용된다. 대기업 오너나 부자들에게만 해당되는 세율이다. 이뿐 아니라 최대주주의 할증과세도 폐지된다. 할증과세는 최대주주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인정해 주식 평가 금액의 20%를 더 붙이는 것이다. 이 같은 상속세율 적용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은 상속세율 최대치인 60%를 내고 지분과 유산 등을 물려받았다. 재벌들은 이번 세법개정안으로 최대 60%에서 20%가 줄어든 40%의 상속세만 내게 됐다. 한국의 상속세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30%와 비교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상속세 개편으로 가장 혜택을 보는 건 대기업 오너가다. 이들이 주도권을 잡고 이끌어가고 있는 경제단체들은 환영의 뜻을 나타내고 있다. 경제단체를 리드하고 있는 대한상공회의소는 “정부가 세수부족 등 어려운 상황에서 기업경쟁력 제고와 국민 세부담 적정화를 위해 고심해 마련한 2024년 세법개정안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세수부족에 대한 대책 없이 부자들을 위해 무작정 선심성 개편안을 내놓은 것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정부는 이번 개정안으로 연간 4조4000억원의 세수 감소가 발생한다는 발표했다.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이 법이 시행되면 2023년 결정세액 기준으로 고액자산가 2395명(피상속인 1251명+증여인원 1144명)이 2조1232억원의 감세 혜택을 받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중 과세표준 500억원이 넘는 재벌 29명의 경우 한 명당 445억원의 감세선물을 받게 된다고 밝혔다. 안도걸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부자감세로 2년 연속 세수결손이 발생해 국가재정에 비상등이 켜졌는데 수백억 자산가만 혜택을 보는 최고세율 인하는 터무니없고 너무나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세법개정안이 발표되자 시민단체도 ‘재벌대기업 감세 정책에 반대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참여연대는 이번 개정안으로 2029년까지 세수 감소 규모가 18조4000억원 추가될 것으로 예측했다. 참여연대는 "자산과세를 줄줄이 폐지·유예·완화하고 재벌대기업 공제 연장 상향 등을 골자로 한 기업·대주주·부자 감세 정책"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그토록 강조한 재정건전성 확보 방안도 확인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2023년 국가결산보고서에 따르면 국가채무는 전년보다 59조4000억원이 늘어난 1126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50%를 넘어설 정도로 심각한 재정상태에 직면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도 정부는 세수부족에 대한 대책 마련도 없이 부자들을 위한 선심성 감세 정책을 발표했으니 국민들의 시선이 고울리 없다. 2024.07.30 07:00
산업

한미그룹 임종윤·종훈 형제 분쟁 이겼지만...상속세·주주 설득 과제 산적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한 임종윤·종훈 형제와 관련해 ‘상처뿐인 영광’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상속세 납부’의 해결책을 여전히 찾지 못했고, 표결에서 힘을 실어줬던 소액주주마저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어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그룹 오너가가 이달 말 상속세 납부 마감 기일을 앞두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0년 고 임성기 선대회장이 남긴 유산에 대한 상속세는 5400억원에 달한다. 연부연납을 통해서 납부하고 있지만 여전히 2000억원대의 상속세가 남아있다. 한미그룹의 모녀인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은 상속세 재원 마련 등을 위해 OCI와 통합을 추진하기도 했다. 임종윤·종훈 형제의 반발로 무산됐지만 상속세 납부는 여전히 한미그룹 오너가에게 최우선 과제다.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를 장악하며 경영 일선에 복귀한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은 지분 매각 없이 상속세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는 지난 3월 기자회견을 통해 “상속세 납부가 부담돼 회사에 영향을 끼칠 정도라면 회사를 운영하면 안 된다는 게 제 생각”이라며 “(상속세 마련을 위해) 지분 매각 의사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상속세 재원 마련과 관련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임종윤 사장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모두 주택담보대출로 잡혀있어 지분을 매각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에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형제들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회사 매각과 관련한 루머가 끊이지 않고 있다.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인 KKR과 손을 잡았다는 얘기도 나온다. 다만 지분을 매각하더라도 본인들이 약속한 공약 때문에 ‘경영권 매각’이라는 표현은 쓰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미그룹의 매각은 어제오늘 이슈가 아니다. 해외 사모펀드들이 호시탐탐 한미그룹을 노렸고, 송영숙 회장에게 지분 가치의 2배 이상 가격을 제시하며 경영권 매입을 시도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경영권 분쟁의 ‘키맨’이었던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임 사장의 사촌들을 설득하는 과정에서도 지분 매각을 적극 활용했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를 통해 지분 가치를 최대치로 끌어올려 매각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는 얘기가 나돌았다”고 했다. 여기에 한미사이언스 지분 12.15%를 보유한 신동국 회장은 한미약품의 사내이사 자리도 보장받았다.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서 이같은 사내이사 선임 안건이 올라왔고, 4월 예정인 한미약품 이사회를 통해 최종 가결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임종윤 사장이 공언한 것과 달리 한미사이언스의 주가가 계속해서 떨어지자 주주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 일부 소액주주들은 임 사장에게 소액주주 간담회를 요청한 상황이다. 소액주주 100여명이 ‘상속세 및 주식담보대출 해결책’과 ‘꾸준한 지분 매입' 약속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한미사이언스는 주주환원에 대한 요구에 지난 4일 이사회를 통해 의결한 자사주 156만5390주(550억원 규모)를 소각했다고 11일 밝혔다. 한미사이언스 관계자는 “최근 이사회에서 화합과 협력을 토대로 새로운 한미를 향해 도약하자는 대승적 결단을 내린 만큼 주주들과 함께하는 기업 문화를 만들어 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4.12 07:00
산업

이부진, '상속세 때문에' 올해만 1조 주식 매도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상속세 납부를 위해 올해만 벌써 1조원이 넘는 지분을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너가의 블록딜이 악재로 인식되고 있는 만큼 상승세였던 삼성전자 주가도 한풀 꺾였다. 10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부진 사장이 삼성전자 지분 524만7140주를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매각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이 사장이 하나은행을 통해 수요예측에 들어갔고, 오는 22일까지 블록딜 매매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주당 매각 가격은 8만3700~8만4500원으로 8일 종가(8만4500원) 대비 0.95%의 할인율이 적용된 가격이다. 매각 규모는 4460억원이 넘었다. 이에 이 사장은 지난 1월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SDS, 삼성생명의 지분 매각으로 수령한 5586억원에 더해 올해만 1조원이 넘는 지분을 팔아치운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장은 지난달 하나은행과 신탁 계약을 맺으면서 ‘대출금 상환용’이라고 매각 목적을 공시한 바 있다. 삼성 오너가는 고 이건희 선대회장이 남긴 유산 26조원에 대한 상속세 12조원을 2026년까지 연부연납으로 납부해야 한다. 이 사장은 고금리로 인해 한 달 이자 비용만 50억원 이상인 주식담보대출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분 매각을 택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삼성전자 지분 0.33%를 통해 주식담보대출로 7070억원을 연 5% 이상의 금리로 빌리고 있던 상황이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제외한 삼성가 세 모녀는 주식담보대출과 지분 매각을 통해 상속세를 마련하고 있다. 지난 1월 삼성 오너가의 블록딜 당시에 이 사장은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0.32%)과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0.14%)에 비해 적은 규모의 삼성전자 지분(0.04%)을 매각한 바 있다. 그러다 마침 삼성전자의 주가가 8만원 이상으로 상승세를 타는 시점에서 매도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이 사장의 삼성전자 지분 매도로 삼성 오너가의 지분율은 소폭 낮아졌다. 홍라희 1.64%, 이재용 1.63%, 이부진 0.80%, 이서현 0.79%로 총 4.86%가 됐다. 이부진 사장은 삼성전자 지분을 포함해 삼성생명 5.76%, 삼성물산 5.63%의 지분을 갖고 있어 향후 블록딜 매각 가능성을 남겨두고 있다.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3월 말까지 이부진 사장의 지분 가치는 7조970억원으로 이번 블록딜을 포함해도 6조5000억원 이상의 주식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 오너가의 지분 매도로 소액주주들은 피해를 보고 있다. 블록딜 소식이 들릴 때마다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으로 연결됐다. 반도체의 업황 반등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던 지난 9일에도 어김없이 하락했다. 9일 삼성전자의 주가는 1.07% 떨어진 8만3600원으로 마감했다.그러자 삼성전자 주주들은 “이부진이 꼭지에서 제대로 파네”, “블록딜 때문에 개미주주들 힘드네” 등의 불만을 쏟아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4.1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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