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몸집 키우는 마켓컬리, 상장까지 직진할까…'수익성 개선' 큰 과제로
인기 장보기 앱 ‘마켓컬리’ 운영사인 컬리가 기존 물류 처리량을 2배로 늘릴 수 있는 김포 신선식품 물류센터를 열며 몸집을 키웠다. 최근 쿠팡을 따르듯 상장 계획도 공개하는 등 고속 성장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데, 투자를 받기 위한 자연스러운 수순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상장을 위해서는 확대되고 있는 적자 폭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30일 컬리는 간담회를 열고 김포시 고촌읍에 문을 연 국내 최대 규모의 신선식품 물류센터를 공개했다. 총 8만2645㎡(2만5000여 평)의 김포 물류센터는 기존의 4개 물류센터를 합친 면적보다도 1.3배 규모로, 기존 주문량이던 약 22만 상자의 2배인 44만 박스 처리가 가능하다. 김슬아 컬리 대표는 “약 20% 인력을 투입하고도 주문을 처리할 수 있는 자동화 물류 시스템을 구축했다”며 “LG CNS와 고민한 부분은 적정한 자동화가 무엇인가였다“고 말했다. 마켓컬리는 QPS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해 직원들의 동선을 최소화하고, 작업 집중도를 향상했다. 실제로 김포 신선식품 물류센터에서는 1m 남짓한 구역에서 레일을 통해 자신 앞으로 이동해 온 상품을 바코드로 체크하면 넣어야 할 상자에 불이 들어오는데, 여기에 상품을 넣으면 바로 포장 단계로 넘길 수 있는 자동화 시스템이 설계돼 있어 큰 움직임이 필요 없었다. 김 대표는 “김포 물류센터로 물량을 더 많이 처리할 수 있고, 동남쪽에 치중돼 있었던 물량을 서울 수도권 서쪽까지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됐다”며 “상반기 내 새벽배송 지역을 가까운 인구밀집지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번 물류센터 확대로 올해 컬리가 가져가야 할 매출 목표에 대해서는 입을 닫았다.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하는 등 상장 준비에 나서면서 구체적인 수치 공개에 부담이 따른다는 이유에서다. 그동안 마켓컬리는 ‘새벽배송’ 시스템을 도입하며 매년 새로운 유통업체가 따를 만큼 혁신적인 물류 시스템을 이끈 선두주자로 꼽혀왔다. 이에 현재 헬로네이처, GS프레시, 쿠팡 로켓프레시, ssg닷컴 등이 이런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사용하는 회원 수도 점차 늘어 700만명을 넘었고, 매출도 급격히 증가했다. 지난 2015년 5월 서비스를 시작한 후 2016년 173억원의 매출로 시작하던 마켓컬리는 지난해 9523억원까지 규모가 커졌다. 하지만 동시에 적자 폭도 늘고 있다. 각종 마케팅과 투자로 컬리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1162억원으로 집계됐다. 김포 물류센터에만 300억원이 투입되면서 전년 영업손실(1012억원)보다 150억원가량 적자 폭이 커졌다. 이에 따라 누적 영업적자는 2600억원 수준으로 불어날 전망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4조원에 육박하는 투자를 받고 투자하면서 성장한 쿠팡과 비슷한 노선을 밟고 있는 것 같다”면서도 “마켓컬리 입장에서는 투자 유치가 더 필요할 것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쿠팡이 소프트뱅크로부터 유치한 투자금은 4조원에 달하지만, 컬리는 42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게다가 컬리가 상장을 추진하면서 수익성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하려면 수익성, 매출액, 영업 현금흐름 등 요구 사항 중에서 한 가지 이상을 충족해야 하는데, 컬리는 수익성 면에서 충족하지 못한다. 뉴욕 증시 요구사항에 따르면 수익성의 경우 직전 3개 회계연도의 세전이익의 합이 1억 달러(약 1200억원) 이상이거나 각 3개 회계연도의 세전이익이 각각 2500만 달러(약 285억원)를 넘겨야 한다. 서울거래소 비상장에 따르면 이날 기준 컬리는 9만5000원에 거래됐으며, 기업가치는 2조8901억원에 육박할 정도로 시장의 기대감이 높다. 김 대표는 수익성 개선에 대해 “규모의 경제가 나오면 수익성이 좋아질 수밖에 없다”며 “매출이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성장하는 등 숫자가 증명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2021.03.31 0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