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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삭제판 인터뷰③> '미코 진' 김주리, "왜 다시 연기를 하냐고요?"
2009년 '미스코리아 진' 김주리(26)가 2년 간의 공백을 깨고 다시 연기자로서 새로운 출발점에 섰다. 최근 영화 '미션, 톱스타를 훔쳐라'의 여주인공으로 캐스팅돼 촬영을 시작했다. 연기는 SBS '내일이 오면' 이후 약 2년 만. 그동안 각종 루머와 소송으로 얼룩져 연기 활동을 이어가는 게 쉽지 않았다. 도대체 그녀에겐 무슨 일이 있었을까. 시작은 화려했다. 2009년 미스코리아 진으로 당선된 후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서구적인 이목구비와 늘씬한 몸매, 신비로운 이미지까지 더해져 연예계 관계자들로부터 러브콜이 쏟아졌다. 그 중 가장 마음이 잘 맞을 것 같은 소속사와 일을 시작했지만,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겼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미스유니버스 대회에 참가하는 과정에서 보석 밀수 혐의에 휩싸였다. 전 소속사가 '국내 세관에 신고하지 않고 2억원어치의 귀금속을 가지고 출국한 의혹이 있어 김주리를 고발하게 됐다. 이어 귀국한 뒤엔 아버지를 통해 전속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잃어버린 귀금속과 대회 행사 준비 비용 등 3억원을 물어내라고 했다'며 김주리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발했다. 길고 힘겨운 조사 끝에 무혐의를 받았지만, 속은 곪을대로 곪았다. 깊은 상처에 아무 것도 못 하고 또 그렇게 1년을 보냈다. 뿐만 아니라 성형설, 톱스타들과의 열애설 등으로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었다. 악플러들의 '먹잇감'이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강경대응을 하진 않았다. 언젠가 진심은 통하는 날이 올 것이라는 믿음으로 오랜 시간을 버텨냈다. 그 시간만큼 김주리는 한층 성장해있었다. 연기자로서 다시 출발선에 선 그의 의지와 다짐도 굳건했다. 연기 복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만난 김주리는 "지나간 시간을 후회해도 소용없으니 후회하지 않겠다. 그 시간 동안 소중한 게 뭔지 알게 됐다. 편견과 오해를 딛고 일어나 연기자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인터뷰는 그에게 좀 더 솔직한 얘기를 듣기 위해 '취중토크'로 진행했다. -연기자가 되겠다고 다짐한 이유는 뭔가."다섯살 때부터 21살까지 발레만 했다. 그러다가 발목을 심하게 다쳐서 발레를 못 하게 됐다. 목발을 짚고 다녀야 할 정도였다. 수술을 하더라도 발레를 직접 하는 게 아니라 지도자로서의 길을 가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병원에서 추천해줬다. 상처가 덧나면 반년 정도 침대에 누워있어야한다고도 했다. 가장 큰 슬럼프였다. 그때 참 많은 고민을 했다. 발레를 못 한다면 난 뭘 해야할까. 어떤 분은 시집이나 가라고 했는데 그러고 싶진 않았다. 일 욕심도 많고, 뭔가 제대로 내 이름을 걸고 해보고 싶었다. 어떤 일을 할까 고민을 하다가 생각한 게 연기였다. 무용을 할 때도 연기를 한다. 감정 표현을 해야하는 장르다. 연기와 발레가 비슷한 부분이 많았다. 그런 점에서 연기에 도전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러면서 연기 트레이닝을 본격적으로 받기 시작했다." -미스코리아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편견도 많았을텐데."오디션을 보러가면 감독님이 가장 많이 하시는 얘기다. '미스코리아' 타이틀이 오히려 발목을 잡겠다는 말을 많이 하셨다. 오히려 진선미가 아니었다면 연기를 시작하는 게 수월했을 수도 있고 편견이 많지 않았을 수 있다는 말씀도 하셨다. 또 어떤 분들은 '발레나 계속하지'라고 하실 때도 있다. 속사정을 모르고 하시는 말씀이지만, 그 말에 상처도 받고 서운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편견을 깨는 건 이제 네 몫인 것 같다." -그동안 많은 일을 겪고 연예계에 다시 돌아오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다. 그럼에도 연기를 다시 해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는."밀수 사건 이후 SBS '내일이 오면'을 할 때까지만 해도 부모님은 '네가 하고 싶으대로 해라'며 전적으로 지지해주셨다. 그러다가 계속 내가 여러가지로 힘들어하자 '연리를 안 하면 안되겠냐'는 말씀을 하시더라. 그런데 내가 해보겠다고 했다. 나이도 먹을 만큼 먹었고,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할 때라고 생각했다." -복귀하는 데 가장 걱정을 했던 부분이 있다면."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대중들이 과거 안 좋은 기사에 대한 편견을 버릴까였다. 정답은 좋은 작품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드리는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이제 다시 출발선상에 선 것이나 다름없다. 어떤 연기자가 되고 싶나. "'연기 괜찮게 하네'라는 소리를 듣고 싶다. 연기자로 인정받고 싶다. 임팩트 있는 연기로 대중들에게 한 걸음 다가가고 싶다. 많은 작품을 쉬지 않고 하고 싶다. 연기자로서 경력을 빨리 쌓고 싶다. 연기하는 모습을 관심있게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 김연지 기자 yjkim@joongang.co.kr 사진=임현동 기자관련 인터뷰 바로가기[무삭제판 인터뷰①] '미코 진' 김주리, 논란으로 얼룩진 과거에 대한 심경고백[무삭제판 인터뷰②] '미코 진' 김주리, "재벌 손녀딸 루머? 사실 아니다"[무삭제판 인터뷰③] '미코 진' 김주리, "왜 다시 연기를 하냐고요?"
2014.11.22 1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