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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일반

[인터뷰] ‘정이’ 류경수 “故강수연, 행동으로 보여주는 사람”

대선배들과 작업에선 늘 배울 게 많지만 배우 류경수에게 고(故) 강수연과 함께한 ‘정이’는 더욱 남달랐다. 주변에서 고인과 호흡을 맞춰본 사람이 아무도 없었던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떨림 반 설렘 반으로 임한 ‘정이’ 현장에서 류경수는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배웠다.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정이'는 기후변화로 폐허가 된 지구를 벗어나 이주한 쉘터에서 발생한 전쟁을 끝내기 위해 전설적인 용병 ‘정이’의 뇌를 복제해 최고의 전투 AI를 개발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SF 영화. '부산행' '지옥' 연상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김현주가 정이 역을, 고 강수연이 정이의 뇌를 복제해 최고의 전투 AI를 개발하는 서현 역할을 맡았다. 류경수는 ‘정이’에서 AI 연구소장 상훈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일간스포츠와 최근 서울 종로구 카페에서 만난 류경수는 '정이'에서 호흡을 맞춘 고 강수연에 대해 “배울 게 많은 선배였다”고 이야기했다.“너무 대배우시잖아요. 배우 중의 배우. 그래서 작품에 들어가기 전엔 걱정도 많이 됐던 것 같아요. 선배님에 대해 조언을 구하고 싶어도 주변에서 선배님이랑 작업을 해 본 사람이 없어서 물어볼 사람이 없었어요. 사실 그것도 영광이죠. 선배님과 작업을 같이 한 몇 안 되는 젊은 배우가 저라는게요.”류경수와 강수연은 '정이'에서 연구소장과 팀장인 만큼 함께 연기하는 장면이 많았다. 류경수가 ‘정이’에서 처음으로 찍은 장면 역시 고 강수연과 함께였다. “준비한 걸 처음 보여드려야 되는 자리인데, 솔직히 걱정이 되더라고요. 보는 사람마다 캐릭터에 대한 해석이나 연기에 대한 판단은 다를 수 있는 거니까요. 일단 저는 어떻게 해야겠다는 마음이 서서 그렇게 준비를 해갔는데, 막상 현장에서 어떤 반응이 나올지 걱정이었어요. 프레젠테이션 끝나고 상훈의 방으로 와서 서현이한테 한참 얘기를 하는 장면이었거든요. 하필 또 대사도 길었어요. (웃음) 오케이가 딱 나오고 감독님보다 선배님한테 먼저 갔어요. ‘저 어떠셨어요?’하고 물었죠.”“그래서 강수연이 뭐라고 하던가”라고 묻자 류경수는 “긍정적으로 반응해 줬다”며 웃음을 보였다. 그는 “내가 ‘이상하지 않았느냐’고 하니 선배가 ‘왜? 너무 매력 있는데?’라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대선배의 그런 긍정적인 피드백이 류경수로 하여금 자신을 믿고 상훈을 연기해 나아가는 원동력이 됐다.고 강수연에게 도움을 받은 건 비단 연기적인 부분에서만이 아니다. 현장에서 배우가 갖춰야 할 태도, 작품에 임하는 자세와 같은 부분에서 더 많은 것을 배웠다. 경력에 기대어 잘난 척하지 않는 태도, 그 친근함이 류경수에게 신선한 충격이 됐다. “선배님과 같이 모니터 앞 의자에 앉아 있으면 그냥 선배님이 거대한 산처럼 느껴졌어요. 옆에 앉은 저는 미생물 같고요. (웃음) 그런 존재감을 갖고 계시면서도 현장에서의 태도는 근사하기 그지 없었어요. 선배님이 스태프들이나 다른 사람들을 대하는 걸 보면 정말 많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 여유와 친절함… 사실 배우라는 것도 그냥 수만 가지 직업 가운데 하나일 뿐이잖아요. ‘그런데 나는 뭘 대단한 걸 한다고 어떨 때는 집중해야 된다고 예민해하고 말도 안 하고 그랬나’ 싶더라고요. 선배님한테 그런 걸 많이 배웠어요. 말보다 몸으로 보여주시는 그런 것들로부터요.”류경수는 강수연에게서 받은 것들로 앞으로도 계속 선배들과 작품을 함께 하고 싶다는 바람을 갖게 됐다. 작품 안에서는 물론 밖에서까지 이어지는 귀중한 가르침들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류경수의 필모그래피에는 황정민과 함께했던 ‘인질’(2021), 송강호, 배두나 등과 함께한 ‘브로커’(2022), 박성웅과 함께한 ‘대무가’(2022) 등 영화계의 굵직한 배우들과 호흡을 맞춘 작품들이 여럿 있다.“연기자로 살아가는 방식, 작업에 임하는 태도와 자세 같은 것들을 선배들로부터 많이 배워요. 당연히 저 스스로 알아가고 성장하는 부분도 있어야겠지만, 선배들로부터 지금까지 어떻게 해왔는지, 저는 어떻게 해야할지 같은 이야기들을 되도록 많이 듣고 싶어요. 여전히 저는 제가 부족하다고 느끼고, 선배들로부터 듣는 그런 조언들이 작품을 할 때 도움이 많이 되거든요.” 매 작품을 할 때마다 머리를 쥐어뜯는 고통으로 캐릭터를 만들어 나간다는 류경수. ‘정이’ 인터뷰를 하는 와중에도 촬영에 임하고 있는 다른 작품 걱정을 놓지 못하고 있을 만큼 그는 자신이 하는 일에, 또 작품에 늘 진심이다. 이런 치열한 고민이 류경수를 충무로의 샛별에서 글로벌 대작에 출연하는 대세 배우로 빠르게 성장시킨 것이리라.그럼에도 류경수는 여전히 성장에 목마르다. 어떤 한 작품도 쉽지 않고, 매번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는 안개 속을 헤매는 기분이다. 그래도 자신이 한 연기를 누군가 재미있게 봐주고, 자신이 의도한 바를 누군가 정확히 알아줄 때의 보람으로 류경수는 쉽지 않은 배우의 길을 뚜벅뚜벅 걸어나가고 있다. “정답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떤 게 맞을까를 고민해가는 그 과정 자체가 가치 있다고 봐요. 그래서 만약 정답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걸 보고 그대로 하고 싶진 않아요. 제 스스로 고민해서 표현하는 과정, 그게 작품을 대하는 배우로서 성의라고 생각하거든요. 어쨌든 그런 불안함 속에서도 버티고 여기까지 왔다는 데 대해 스스로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어요. 아무도 안 찾아주는 시간을 버틴 제 자신이 대견하고 지금 생각하면 참 다행스러워요. 그 덕에 연기를 계속할 수 있게 됐으니까요.”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01.31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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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IS] '알고있지만' 첫방, 한소희♥송강 떨림과 설렘 한스푼

'알고있지만' 한소희가 전 남자친구와의 이별 직후 만난 송강의 매력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 깊게 빠져들었다. 같은 마음일 것이라고 확신하는 한소희와 그녀에게 다가가는 송강의 모습이 엔딩을 장식해 떨림과 설렘 지수를 높였다. 19일 첫 방송된 JTBC 새 토요극 '알고있지만' 1회에는 한소희(유나비)가 남자친구의 전시회를 찾았다가 눈물을 쏟으며 현장을 벗어나는 모습이 그려졌다. 해당 작품의 제목은 '나비'였다. 남자친구는 작품 안에 깃든 의미를 봐야 한다고 했으나 조각상의 모습은 선정적인 느낌에 가까웠다. 더구나 남자친구는 다른 여자와 양다리를 걸치고 있었다. 이 사실을 안 한소희는 더이상 참지 않았다. 욕을 던지며 이별을 고했다. 남자친구와 헤어진 후 실연의 아픔을 느끼고 있었다. 그때 우연히 한 술집에서 자신을 다른 사람으로 착각한 송강(박재언)과 처음 만났다. 눈을 마주치자 그대로 빠져들었다. 천진난만한 미소와 훈훈한 외모, 누군가를 집중시키는 눈빛까지 그야말로 마성의 남자였다. 그의 목에 그려진 나비 모양의 문신과 "나비를 좋아해"란 귓속말이 한소희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강렬했다. 한소희는 이름도 모르는 그 남자를 잊지 못했다. 두 사람은 학교 선, 후배 사이로 재회했다. 그간 한소희와 술을 마시고 싶다고 했던 편입생 후배가 바로 송강이었던 것. 두 사람은 술자리에서 오묘한 눈빛을 주고받았다. 첫 만남에서 송강이 팔목에 그려준 나비 그림이 그대로 있었다. 그것을 송강이 확인했고 "난 너를 다시 봐서 좋았다"라고 자신의 마음을 드러냈다. 한소희는 송강과 거리를 유지하려고 했지만 사랑스러운 송강의 매력에 와르르 무너졌다. "너만 보면 웃겨" "너랑 술 마시는 게 좋아"란 송강의 말에 '확실하다. 우리는 같은 마음인 거'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다가오는 송강을 더는 막지 않았다. 과연 두 사람의 마음은 같은 마음일까. 그리고 사랑은 못 믿어도 연애는 하고 싶은 한소희에게 진짜 사랑이 찾아오는 것일까. 궁금증을 자아내는 엔딩이었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tbc.co.kr 2021.06.20 08:02
무비위크

[현장IS] "칸 영광은 이미 과거" 현실담은 '기생충' 적나라한 봉준호 월드(종합)

금의환향 '기생충'이다. 한층 촘촘하고 단단해진, 적나라하면서 기묘한 봉준호의 신(新)세계가 열린다.28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제72회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기생충(봉준호 감독)' 국내 공식 언론사시회가 진행했다. 이 날 행사에는 봉준호 감독과 함께 송강호·이선균·조여정·최우식·박소담·장혜진이 참석해 못다 전한 황금종려상 수상 소감과 함께 영화를 국내에서 처음 공개한 소감, 그리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기생충'은 칸영화제 72년 사상 처음으로 황금종려상을 품에 안은 한국 감독의 한국 영화다. 한국 영화 100년 역사를 새로 쓰며 금의환향했다. 그간 한국 영화는 각본상, 감독상, 심사위원상, 심사위원 대상, 여우주연상 등 다양한 부문을 통해 수상자를 배출했지만 대상 격의 황금종려상은 '기생충'이 최초다. 2010년 63회 '시' 이창동 감독이 받은 각본상 이후 10년 만, 주요부문 6번째 수상으로 역사에 기록되게 됐다.봉준호 감독은 극중 이선균과 조여정의 아들 다송과 비교해 "봉준호 감독은 12살 때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런 대단한 작품을 만들었냐"고 묻자 "엄밀히 따지면 중학생 때였다. 현장이 프랑스라 그 쪽 나이 계산법으로 해서 12살이라 말했다. 한국에서는 보통 14세라고 한다"고 운을 떼 웃음을 자아냈다.봉준호 감독은 "중학교 때부터 영화감독이 되고 싶었다. 월간잡지를 들춰보고 수집하면서 좋아하는 배우와 감독들을 향해 동경하는 마음을 표했다. 물론 그랬던 아이들은 많이 있었던 것 같고 나도 평범한 아이들 중 한 명이었다. 근데 성격 자체가 집착이 강한 성격이라 그 후에도 영화를 좋아하다 보니 오늘 날 좋은 배우들을 만날 수 있는 지경에까지 오게 된 것 아닌가 싶다"고 겸손함을 표했다. 현장에 봉준호 감독과 함께 있었던 송강호 외 배우들은 한국에서 황금종려상 수상 장면을 라이브 방송으로 지켜보며 함께 환호했다는 후문이다.이선균은 "실시간 방송으로 보다 보니 많이 끊겼다. 그래서 쫄깃하고 재미있게 봤다. 아침까지 잠을 못 자고 맥주 두 캔 먹으면서 자축했다", 조여정은 "난 이 작품에 출연했다는 자체가 영광스럽고 우리 팀과 만나게 된 인연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최우식은 "나도 시차적응이 안되서 늦게까지 깨어 있어 볼 수 있었다. 어떤 기자 분이 라이브 방송을 하시는 것을 봤는데 그 분도 우시더라. 내 마음이 딱 그랬다. 무엇보다 손을 번쩍 치켜든 감독님의 모션이 영화의 클라이막스처럼 나에게 다가왔다. 소름돋았고 좋았다"고 회상했다.박소담은 "난 지금도 내가 칸에 다녀왔다는 자체가 아직도 얼떨떨하다. 사진과 영상들을 보면서도 믿기지 않는다. 감독님, 좋은 선배님들과 함께 할 수 있어 감사했다. 요즘 매일 매일이 행복하다", 장혜진은 "나도 새벽에 라이브로 방송을 보는데 꿈인가 생시인가 했다. '실제로 그 일이 일어나다니, 이럴 수도 있구나' 너무 놀라웠다"며 울컥해 눈길을 끌었다. '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송강호)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 사장(이선균)의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를 그린 가족 희비극이다.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을 처음 구상한 것은 2013년. '설국열차' 후반 작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동시에 '기생충'을 시작했다는 후문이다.봉준호 감독은 "2013년 처음 구상해 스토리라인을 완성했다. '설국열차' 후반작업 때였다. '설국열차'도 부자와 가난한 자의 이야기 아닌가. '일상과 가깝고 우리 현실에 가까운 그 이야기를 가족들 중심으로 펼쳐보면 어떨까' 싶어 발전 시켰다"며 "가족은 '기생충'의 출발점이다. 한강에 괴물이 나타나고, 기차가 눈 속을 달리듯이 출발점 자체가 두 가족이었다. '가난한 4인 가족과, 부자 4인 가족이 기구한 인연, 기묘한 인연으로 뒤섞이는 이야기를 그리면 어떨까' 생각했다. 우리 주변에 늘 있는, 마주치는 부자와 가난한자들의 모습을 솔직하고 사실적으로 담아내고 싶었다"고 강조했다.이어 최우식과 박소담으로 대변되는 젊은 관객층을 향해서는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영화 그 차체다. 어떤 말을 설파하기 보다는 영화를 통해 말해야 한다. 최우식, 박소담 두 훌륭한 배우가 이 시대 젊은이들로 어쩌면 나보다 더 잘 느끼고 알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구체적으로 이야기 할 수는 없지만 최우식이 표현한 감정적 여운 같은 것을 생각해 보면 실질적으로 잘 되기를 바라고 싶지만 녹록하지 않다. 어려운 점 많고, 쉽지 않은데 불안감, 두려움, 슬픔, 복합적인 마음을 담아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기생충'은 부자와 가난한 자의 키워드와 연관성을 '냄새'로 전하기도 한다. 봉준호 감독은 "냄새라는 것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는건 굉장히 공격적이고 무례한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우리가 흔히 큰 화면으로 접하기 힘든 사적이고 내면적인 것까지 파고든다. 부자와 가난한 자는 서로 냄새 맡을 기회가 없다. 동선 자체가 다르다. 비행기를 타도 나눠지고, 가는 식당, 일하는 곳 등등 솔직히 많이 다르다. 이 영화에 나오는 직종들, 근무 상황 같은 것들이 어쩌면 유일하다. 스토리 자체가 그 상황들의 연속으로 이뤄져 있다. 이 영화에서 쓰여지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할 법한 하나의 날카롭고 예민한 도구가 냄새다"고 역설했다. 배우들은 '기생충'을 함께 한 소감, 그리고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연기하며 느꼈던 소회를 밝혔다.송강호는 "'기생충'은 장르 영화의 틀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다양한 장르의 혼합같은 그런 변주된 느낌이 강하다. 배우들 모두 처음 이런 이야기들을 접했고, 영화를 통해 연기하게 됐을텐데 그런 낯설음 같은 것들이 '두렵다' 했지만 신기하기도 했다. 이것을 어떻게 관객들에게 설득력 있게 전달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고민했다. 참신한 영화의 진행이 그런 두려움을 많이 상쇄시켰고 가족들과의 앙상블을 통해 자연스럽게 잘 체득하면서 연기헀다"고 말했다.이선균은 "캐릭터는 대본에 감독님이 너무 잘 설계를 해 주셔서 편하게 호흡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많이' 부자로 나와 해보지 않은 캐릭터라 어쩌나 싶었는데 환경이나 설정을 잘 잡아 주셨다. 존경하는 감독님, 선배님과 연기하는 첫 날 어느 때보다 긴장헀다. 신인 배우로 돌아갔을 때처럼 기분좋은 떨림을 가졌다. 첫 날 촬영이 기억에 남는다"고 회상했다.조여정은 "연교는 돌아가는 모든 상황을 모르는 채로 본인의 전업주부로서의 일에만 집중하는 인물이다. 기택 가족을 대할 때 모든 것을 깨끗하게 비우고 저 가족들이 하는 이야기에만 집중하면 됐기 때문에 오히려 가볍게 생각할 수 있었다. 다른 역할 할 때는 생각을 너무 많이 해야 했는데,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즐겁게 촬영했다"고 흡족해 했다.최우식은 "송강호 장혜진 선배님의 아들, 소담이의 오빠로서 가족의 일원이 됐다는 것 만으로도 행복했다. 가족들끼리 하는 것은 다 재미있었다. 피자박스 접을 때도 웃으면서 재미있게 잘 찍었다"고 전했고, 박소담은 "기정이의 대사를 굳이 외우려 하지 않아도 입에 잘 붙어서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빨리 내 말로 만들어 연기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내 말을 내 목소리로 연기할 수 있어 행복했다"고 진심을 표했다.장혜진은 "이렇게 큰 작품에 큰 역할을 한 것이 처음이라 긴 호흡을 끌고 갈 수 있을까 걱정했고 부담스러웠는데 감독님이 마음을 추스릴 수 있도록 정말 많이 도움 주셔서 감사했다"며 기분좋은 울컥함을 드러냈다. 다시 마이크를 잡은 장혜진은 "어느 하나 신나지 않은 장면이 없었고 소중하지 않은 장면이 없었다. 무엇보다 촬영 현장에서 충숙의 두툼한 턱살을 사랑해 주셨던 것도 기억에 남는다"고 덧붙였다. '기생충'은 30일 국내에서 정식 개봉한다. "칸은 이미 과거가 됐다"며 누구보다 빨리 현실에 선 봉준호 감독은 "이제 진짜 관객 분들을 만날 때다. 틈나는대로 약간의 분장을 하고 좌우에 앉아 있는 관객들을 만나뵙고 싶다. 티켓을 사 정성스럽게 와 주신 관객분들 틈바구니에서 속닥속닥 이야기 하시는 것 들으면서 같이 영화를 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어떤 이야기를 하실지 진심으로 궁금하다"고 전해 관객을 애정하는 봉준호 감독의 진심과, 개봉 후 봉준호 감독이 선사할 깜짝 이벤트에도 기대감을 높였다.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사진=김진경 기자 2019.05.2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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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토크①]류준열 "사범대 가려고 독서실 다니던 학생"

올해 브라운관과 스크린에서 발견한 최고의 진주를 꼽으라면 류준열(30)은 다섯손가락 안에 분명히 든다.지난 겨울 대한민국을 울리고 웃긴 tvN '응답하라 1988' 김정환으로 '어남류(어차피 남편은 류준열)'이라는 신드롬을 일으켰다.지금 돌이켜보면 별 거 아니다. 드라마에서 누가 누구와 부부가 되는게 뭐 그리 대단한 일이라고 열광했을까 싶을 정도지만 당시는 엄청났다. 데뷔 후 첫 드라마에 주연, 그것도 엄청난 화제의 주인공. 연이어 잘 된 작품의 세 번째 시즌. 이 모든 부담감을 떠안은 류준열은 유연하게 작품을 끝냈고 그 결과는 제52회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남자신인상으로 이어졌다. "다들 수상을 예상했냐는 질문을 많이 하더라고요. 전혀요. 첫 드라마였는데 무슨 상을 받겠어요. 원래 상이라는 것에 대한 개념이 부족해요. 학창시절부터 상은 저와 먼 곳에 있는 것이라고 여겨와 더더욱 그랬죠. 기대하고 상을 받았더라면 감격했겠지만 그럴 정신도 없었는걸요 뭐." 담담하게 말하는 듯 했지만 목소리에서 떨림이 전해졌다.올해 가장 바쁜 배우도 류준열이다. '응답하라 1988'이 끝나기 무섭게 조인성·정우성과 영화 '더 킹' 촬영을 마쳤다. 쉴 틈 없이 지상파 데뷔작인 MBC '운빨로맨스' 주인공으로 나섰고 영화 '택시운전사'로 곧바로 이어졌다. 이쯤되면 '철인'이라 불릴만큼 바쁘다. 두 달여 남은 올해지만 최민식·박신혜와 함께 하는 영화 '침묵'도 최근 크랭크인했다."아직은 체력적으로 전혀 힘든 점 없어요. '운빨로맨스' 촬영할 땐 한 달 내내 밤샘이었어요." 당시 극한의 스케줄에도 류준열이 인상 한 번 찌푸리지 않은 건 많은 스태프들이 입이 닳을 정도로 칭찬했다. "저만 힘든가요. 저보다 더 힘든 사람도 많은데 짜증을 왜 내요. 오히려 미안해야죠."지난 21일(현지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서 열린 2016/17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조별리그 전을 관람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관중석 맨 앞에서 휴대전화를 들고 열광하는 모습이었다. FIFA U-20 월드컵코리아 홍보대사를 맡을 만큼 소문난 축구광(狂)이다. 타들어가는 뙤약볕에도 공을 차야만 할 정도로 열혈이다. "요즘은 하는 것만큼 축구 용품에 관심이 많아요. 축구화·유니폼을 모으는데 맛들렸어요. 예전에 없는 살림에 하나 둘 모았다가 돈이 없어서 팔았는데 조금만 버틸걸 그랬나봐요. 하하하."술깨나 마셔보이지만 그의 주량은 맥주 한 잔. "못 마시기도 하지만 즐기지도 않아요. 술 안 마셔도 취한 사람처럼 놀 수 있는데요 뭐." 취중토크와 마주한 날은 느낌이 왔나보다. 정확히 한 잔 반을 비웠다. "이제 웹서핑으로 봐 둔 유니폼 좀 사러가려고요." -취중토크 공식질문이에요. 주량이 어떻게 되나요."원래 술을 잘 못 마셔요. 알코올을 좋아하는 체질은 아니라 즐기지도 않죠. 굳이 주량을 따지자면 맥주 한 잔 정도요. 얼굴이 빨개지진 않는데 절제해요."-그럼 특별한 주사도 없겠네요."예. 주사는 따로 없어요. 철없던 스무살 취할 때까지 마셔본 적이 있었는데 당시에도 특별한 주사가 있진 않더라고요. 아 그렇다고 술자리를 싫어하는건 아니에요. 술 마시나 안 마시나 맨정신이 아니라 괜찮아요.(웃음)"-요즘은 어떻게 지내나요."(인터뷰 당시)영화 '택시운전사' 촬영 중이에요. 촬영에만 매진하고 있죠."-외형적으로 달라진게 없는데 영화에서 변화가 없나요."비밀이에요.(웃음) 달라진 모습이 나가는 걸 좋아하지 않더라고요. 나중에 영화로 봤을 때 더 극적이지 않을까요."-송강호 씨와 첫 호흡은 어땠나요."자괴감이 들었어요. 선배님 연기하는걸 보고 있으면 멍하니 아무 생각이 없어져요. '저 사람을 따라해야겠다'가 아니에요. 연기하는 걸 보고만 있어도 마냥 좋은데 왜 좋은지 모르겠어요. 감히 흉내를 낼 수 없을 정도로요. 사람이라면 기복이 있어야하는데 늘 잘 하니깐요. 열심히한다고 잘 되는 것도 아니잖아요."-경이롭다고 들리네요."어마어마해요. 옆에서 바라볼 수 있고 같은 앵글에 나올 수 있다는게 행복할 정도로요." -이제 많이 편해졌나요."처음에는 서로 호흡을 맞춰야하니 얘기도 많이 못 나눴는데 지금은 좋아요. 조언도 많이 해주시고요. 칭찬 한 마디 들으면 그날 밤에 잠을 못 자요. '내가 뭘 잘했길래 선배님이 칭찬했을까' 계속 생각하게 돼요."-'더 킹'에서는 정우성·조인성 씨와 호흡했어요."정우성 선배님이 많이 예뻐해줬어요. 현장에서 가장 막내니 이해도 많이 해주고 얘기도 많이 들어줬죠. 조인성 선배님은 굉장히 프로페셔널해요. 매사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아요. 어쩔때는 '나도 저렇게 안 하는데'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감동 받았어요."-배우 일지를 쓴다던데요."학교 다닐 때부터 쭉 써왔어요. 대단한 건 아니에요. 그냥 일기 쓰듯 그날 있었던 일을 적는건데 늘 있는 곳이 촬영장이잖아요. 드라마를 하면서는 잠 잘 시간도 없어 못 썼는데 영화 촬영장에서는 여유가 있으니깐요."-분량이 꽤 되겠어요. 예전에 쓴 것도 종종 보나요."과거에 쓴 것 찾아보면 동기부여가 될 때도 많아요. 그리고 패턴도 읽혀요. 제가 늘 갖고 있는 고민이 여러번 적혀 있으니깐요."-원래 꿈이 배우였나요."사범대학교를 가려고 준비했었어요. 재수할 때 책상 앞에 앉아 공부하는데 너무 졸리더라고요. 그렇게 졸다가 정신을 차렸는데 2시간이 훌쩍 지났어요. '과연 이게 내 적성에 맞는 건가' 고민했고 영화 보는 걸 좋아했는데 문득 배우가 되고 싶었어요. 그렇게 진로를 급히 변경했죠. 밤낮으로 독서실서 많은 시간을 보내던 평범한 학생이었어요."김진석 기자 superjs@joongang.co.kr사진=박세완 기자>>②편에서 계속 ▶관련기사 [취중토크①]류준열 "사범대 가려고 독서실 다니던 학생"[취중토크②]류준열 "못생겼다는 반응, 내 외모 만족해"[취중토크③]류준열 "돈 없던 시절, 소중히 모은 유니폼 팔아" 2016.10.28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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