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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인천] 9번 단 '한화맨' 김강민 "0번은 SSG팬분들께서 기억해주실테니까...지금도 SSG, 정말 좋아합니다"

"0번은 인천의 SK 와이번스, SSG 랜더스 팬분들께서 저를 기억해주실 번호니까요. 감사하다는 말씀만 드리고 싶어요. 지금도 SK, SSG라는 팀을 정말 좋아합니다."김강민(42·한화 이글스)이 23년 동안 입었던 유니폼을 갈아 입었다. 이적의 충격은 털어냈다. 23년 동안 쌓았던 애정만 남겨놨을 뿐이다.김강민은 3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화의 1차 전지훈련지인 호주 멜버른으로 떠났다. 김강민에게는 뜻깊은 출국이다. 2001년 SK 와이번스에서 데뷔한 김강민은 지난해까지 오롯이 SSG 원 클럽맨으로 뛰었다. 그랬던 그가 지난해 2차 드래프트로 생애 첫 이적을 경험했다. 다른 유니폼을 입는 것도, 호주로 스프링캠프를 떠나는 것도 처음이다. 프로 24년 차인 그인데도 모든 게 새롭고, 낯설다.원 클럽 맨이었던 만큼 이적이 충격이었다. 이적이 결정된 후 김강민이 겨울 동안 인터뷰를 피해 온 이유기도 했다. 생각 정리를 마친 덕분일까. 30일 출국 전 취재진 앞에 '한화맨'으로 나타난 김강민의 표정은 생각보다 더 밝았다.김강민은 "기대도 있고, 설렘도 있다. 호주로 스프링캠프를 떠나는 것도, 팀을 옮깃 것도 처음이라 어떤 야구를 하게 될지 기대감이 크다"고 웃었다.김강민의 이적 키워드는 '현역 연장'이었다. 은퇴 대신 선수로 2024년을 맞이하고 싶었던 그는 원 클럽 맨으로 그라운드를 떠나는 대신 선수로 두 번째 유니폼을 입는 걸 선택했다. 선수 생활 연장을 고른 만큼 기량으로 자신을 증명해야 했다.김강민은 이적을 결정한 후 개인 훈련에 집중했다고 했다. 그는 "올 겨울 무조건 개인 훈련에만 집중했다. 웨이트 트레이닝 등 몸을 가꾸는 데 시간을 많이 투자했다. 더 많은 경기에 나갈 수 있도록 준비했다. 원래 뛰었던 팀이 아니라 다른 곳으로 왔으니 나름대로 생각도 많이 했다"고 돌아봤다. 주목할 부분 중 하나가 등번호다. 김강민은 SSG 시절 줄곧 0번을 달았다. 지난 2022년 한국시리즈 MVP(최우수선수)가 된 후 영구결번 여부가 화제에 오를 정도로 0번은 김강민 그 자체였다. 그러나 한화에서는 9번을 단다.나름의 이유가 있다. 김강민은 "0번은 SK, SSG에서 달았던 번호다. 새 팀에 갔으니 새 번호를 달고 싶었다"고 했다. 정을 뗀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는 "0번은 어찌 보면 인천의 SK, SSG 팬분들께서 날 기억해주시는 번호지 않나. 한화에서는 다른 번호로 기억되고 싶었다"며 "SSG 팬들께 감사하다는 말씀만 드리고 싶다. 팬분들의 사랑을 항상 기억한다. 잊을 수 없다. SSG에서의 긴 시간을 잊을 수는 없다. 지금도 SK, SSG라는 팀을 정말 좋아한다. 오랫동안 함께 한 후배들도 있다. 감정이 안 좋을 게 없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도 SSG 팬분들을 야구장에서 뵙고 싶다"는 말도 덧붙였다.한화는 2차 드래프트에서 김강민을 지명한 후 개인 기량이 건재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개인 성적에 대한 기대가 있지만, 김강민은 오롯이 팀 성적을 목표로 잡았다. 그는 "주전 선수로 목표를 가지고 경기에 임하는 게 아닐 거다. 지금은 팀 차원의 목표가 첫 번째"라며 "팀이 제 궤도로 올라갈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다. 내가 가진 힘을 전부 쓰겠다. 다른 베테랑 선수들, 코칭스태프들과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개인의 활약 이상으로 멘토링도 중요하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출국 전 김강민에 대해 "아무래도 경험이 많은 선수 아니겠나. 선수들이 코치에게 배우는 것도 있지만, 같은 선수에게 배우는 것도 있다. 김강민이 선수들에게 스며들면서 분명 플러스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꼭 수비뿐 아니라 경기를 보는 눈, 상황에 따른 대처 능력은 코치들이 일일이 이야기해줄 수 없는 영역이다. (김강민 영입이) 젊은 선수들이 많이 배우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김강민은 "베테랑이기 전 야구 선수니 내 기량을 발휘하는게 물론 1번"이라며 "그 다음으로는 경험이 많은 만큼 경험 없는 선수들이 궁금한 부분,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겠다. 내가 먼저 다가가는 타입은 아니다. 선수들이 필요한 부분만 케어해주고자 한다. 나보다 훨씬 더 훌륭한 선수들이 될 수 있다. 그들의 장점은 살리고 조금 부족한 부분, 궁금점만 조금 도와주고자 한다. 간섭하는 일은 없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마침 한화는 그의 수비 경험 전수가 절실하다. 한화는 지난해 문현빈에 이어 올해 정은원이 전업 내야수 대신 외야 겸업을 시도한다. KBO리그 역대 최고의 수비수로 꼽히는 김강민의 멘토링이 꼭 필요하다. SSG 역시 최지훈이 김강민과 함께 뛰며 리그 최고의 수비수 중 한 명으로 거듭났다.김강민은 "일단 그들을 내 눈으로 보고 싶다. 멀리서 (다른 팀 입장에서) 봤지만, 가까이에서도 보고 싶다. 함께 플레이해보고 싶다"며 "그들이 더 잘했으면 좋겠다. (나와 함께 하면서) 그들이 가졌던 재능보다 조금 더 나아졌다는 평가가 나왔으면 한다. 난 언제든 열려 있다. 후배들이 물으러 오는 건 굉장히 바라는 상황이다. 누군가가 날 필요로 한다는 건 정말 기분 좋은 일이다. 아낌없이 주겠다"고 웃었다.인천공항=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1.30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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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스타] 안타만큼 값진 호수비 2개...여전히 '수비'하면 정수빈

데뷔 15년 차. 세월이 흘러도 정수빈(33·두산 베어스)의 전매특허 호수비는 여전히 빛을 잃지 않고 있다.두산은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KIA 타이거즈전에서 8-4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시리즈 스윕승을 달성한 두산은 5할 승률+1(17승 16패 1무)을 기록하며 5위로 순위 싸움을 이어갔다.최종 점수와 달리 이날 경기 흐름은 팽팽했다. 5회까지는 1-0의 투수전이 펼쳐졌고, 6회 두산의 4득점, 7회 KIA의 4득점으로 타격전 양상도 이어졌다. 결국 두산이 8회 양의지의 투런포를 포함해 넉 점을 더해 승리했다.팽팽했던 흐름을 지켜줬던 선수 중 한 명이 바로 정수빈이다. 이날 1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한 그는 4타수 무안타 1볼넷 1득점에 그쳤다. 그러나 땅볼이나 상대 실책 등으로 나갔을 때 적극적으로 뛰었고, 특히 중견 수비에서는 6회와 8회 다이빙 캐치 두 차례로 상대의 장타 2개를 지웠다. 정수빈의 호수비에 흐름이 끊긴 KIA는 두산을 넘어서는 데 실패하며 결국 승리를 내줬다.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정수빈은 "오늘 안타는 못 쳤으나 그만큼 수비에 더 집중했다. 좋은 캐치가 나왔다. 안타를 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런 수비 하나하나가 팀에 승리를 가져올 수 있는 요인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2009년 데뷔한 정수빈은 신인 때부터 뛰어난 외야 수비력으로 이름을 알렸다. 선배 김강민(SSG 랜더스)이나 박해민(삼성 라이온즈) 후배 최지훈(SSG) 등과 함께 역대급 중견수로 명성을 떨쳤다. 빠른 발과 공격적인 다이빙 시도가 만들어낸 결과물이다.지난해 출전 경기 수가 저조했던 그는 올 시즌 다시 최고 외야 수비수를 정조준 중이다. 마침 한국야구위원회(KBO)도 올 시즌 수비상을 신설한다. 정수빈은 "수비상이야 항상 받고 싶다. 내 가치는 수비에서 나온다. 항상 수비만큼은 내가 최고라고 생각하고 플레이하고 있다"고 밝혔다.후배들도 정수빈의 수비력을 닮아가는 중이다. 정수빈은 "최근 우리 팀에서 수비 잔실수가 많았다. 하지만 우리 팀의 색깔, 또 팀이 원하는 부분도 좋은 수비"라며 "이번 KIA와 3연전에서 후배들이 수비의 중요성을 더 알았을 것이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았을 것이고, 더 커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지난 2015년 한국시리즈 MVP(최우수선수) 수상, 2021년 가을야구에서 활약한 정수빈은 별명도 가을수빈인 포스트시즌 에이스다. 다만 최근 정규시즌에서 그만큼 성적을 보여주지 못했는데, 올 시즌은 높은 출루율을 앞세워 부활을 꿈꾸고 있다. 정수빈은 "최근 2년 동안 너무 초반에 못해 (팬들께) 이미지가 좋지 않았다. 올해는 스프링캠프 때부터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시즌 초반 나쁘지 않게 활약하고 있어 다행"이라고 기대를 전했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5.14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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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 4위’ 최지훈, GG 수상이 가능할까

첫 올스타, 첫 우승의 영광을 누린 최지훈(25·SSG 랜더스)이 황금 장갑까지 차지할 수 있을까. 최지훈은 올해 잊을 수 없는 시즌을 보냈다. 2020년 데뷔한 그는 2년 동안 수비형 선수로 머물렀다. 수비는 신인 때부터 정상급이었다. 역대 최고 외야수로 꼽힌 팀 선배 '짐승' 김강민의 후계자라는 의미로 '아기 짐승'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지난해에는 수비 기록과 선수 투표로 뽑는 플레이어스 초이스 리얼글러브를 수상했다. 그러나 최지훈의 공격력(2021시즌 타율 0.262)은 그에 미치지 못했는데, 3년 차인 올해 방망이까지 각성했다. 개막전부터 고정 2번 타자로 뛰면서 타율 0.304 173안타 10홈런 31도루 출루율 0.362의 맹활약을 펼쳤다. 생애 첫 올스타전과 통합 우승까지 경험했다. 그러나 골든글러브 수상은 만만치 않다. 최지훈은 올해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에서 5.48(스포츠투아이 기준)로 야수 전체 4위를 기록했다. 리그 정상급 활약이다. 문제는 그보다 높은 세 선수가 모두 외야수라는 점이다. WAR 1위는 8.53을 기록한 이정후(키움 히어로즈)다. 타격 5관왕(타율 0.349 193안타 113타점 출루율 0.421 장타율 0.575)에 오른 이정후는 이미 정규시즌 MVP(최우수선수)를 탔다. 아울러 조아제약 프로야구대상을 비롯한 여러 시상식의 주인공이 됐다. 2018년부터 올해까지 5년 연속 골든글러브 수상이 유력하다. 이밖에 호세 피렐라(삼성 라이온즈)가 타율 0.342(2위) 192안타(2위) 28홈런(2위) 109타점(2위) 출루율 0.411(2위) 장타율 0.565(2위) 102득점(1위)으로 돋보였다. 나성범(KIA 타이거즈)도 타율 0.320(5위) 180안타(3위) 21홈런(9위) 97타점(7위) 92득점(4위)을 기록하면서 유력한 후보가 됐다. 두 사람은 각각 WAR 6.89와 6.74로 최지훈보다 높은 성적을 기록했다. 최지훈은 마음을 비웠다. 그는 "못 받는 게 맞다”며 손사래를 치며 “애초에 생각도 안 했다. 올 시즌 이렇게 성적을 내고 팀에 도움이 된 것만으로도 성공이다. 내 위에 계신 분들은 워낙 잘하는 선수들”이라고 했다. 변수는 수비 실력이다. 최지훈은 올해 정규시즌 전 경기에 출전해 수비 이닝 1239와 3분의 1이닝(야수 전체 1위)을 기록했다. 주 포지션인 중견수뿐 아니라 좌익수와 우익수에서도 정상급 수비를 보여줬다. 트래킹 데이터 공개가 제한적인 KBO리그에는 아직 신뢰도 높은 수비 스탯이 없다. 11개에 달하는 보살과 1개뿐인 실책으로 그의 수비력을 판단하는 게 전부다. KBO리그 각 구단은 자체적으로 선수들의 수비 실력을 분석한다. 최지훈은 이 부문에서 박해민(LG 트윈스)과 함께 독보적인 수비 생산성을 기록했다. 타구를 처리한 범위를 보면 두 선수는 비교 대상조차 없을 정도로 뛰어났다는 평가다. 최지훈과 달리 피렐라와 나성범은 수비에서 약점이 있다. 코너 외야에서 뛰었고, 수비 범위도 다소 좁다. 족저근막염을 앓았던 피렐라는 지명타자로 459타석에 나섰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 외야에서 1031과 3분의 1이닝을 소화했다. 그래도 뛰어난 수비수라 보기 어렵다. 30대 중반에 들어선 나성범도 수비 범위가 과거보다 다소 좁아졌다. 특히 지난 10월 13일 와일드카드(WC) 결정전에서는 포구 실수로 결정적인 점수를 내주기도 했다. 수비 실력이 고려된다면 최지훈도 상당한 득표도 기대해볼 수 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12.09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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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2] 마음 비운 최지훈, 원했던 '가을 사나이'로 우뚝

최지훈(25·SSG 랜더스)이 가을야구에서도 '짐승'의 후계자라는 것을 증명했다. 최지훈은 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2차전에서 2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1홈런) 2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을 펼쳤다. 최지훈의 맹타로 경기 중반 승기를 장악한 SSG는 6-1로 대승을 거두고 1승 1패로 시리즈 균형을 맞췄다. 전날 9회 말 동점 홈런을 쳤던 선배 '짐승' 김강민을 연상하게 하는 활약이었다. 최상의 결과였지만,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났을 때만 해도 최지훈의 표정은 다소 씁쓸했다. 그는 지난 1일 열린 1차전에서 3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다. 그런데 최지훈이 아쉬웠던 건 타격이 아닌 수비였다. 최지훈은 현재 KBO리그 최고 외야수로 꼽힌다. 좌·중·우 전 포지션을 정상급으로 소화한다. 강견과 공격적인 다이빙 캐치를 두루 갖췄다. 정규시즌 타율 0.304와 31도루를 기록한 공격력도 막강했지만, 자타가 공인한 최지훈의 최고 무기는 수비였다. 그런데 1차전 그 수비가 말썽이었다. 6회 초 최지훈은 김태진의 안타를 포구하기 위해 쫓아갔지만 바운드를 제대로 읽지 못했다. 타구는 최지훈의 뒤로 빠졌고 2루타가 됐다. 1루 주자였던 이정후가 홈을 밟았고, 결국 후속 적시타까지 나와 SSG는 주지 않아도 될 두 점을 줬다. 최고 수비수 최지훈에게는 자존심이 상하는 순간이었다. 최지훈도 할 말은 있었다. SSG는 손상된 홈 구장 외야에 디봇믹스를 뿌려놨다. 주로 골프장에서 사용되는 디봇믹스는 잔디씨와 모래, 흙 등을 배합해 손상된 잔디를 살리기 위해 뿌려진다. 그러나 뿌려놓은 상태로 뛴다면 미끄러운 탓에 타구의 방향이 평소와 같이 규칙적이지 않게 된다. 최지훈은 타구가 '슬로 비디오'처럼 지나갔다고 떠올리면서도 "내 실책이 맞다"고 인정했다. 최고 수비수답게 변명 대신 "예방주사를 맞았다고 생각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최지훈은 "방망이는 이미 포기했다. 타석에서 조금 욕심을 덜겠다는 뜻이다. (1차전 플레이는 잊고) 하던 대로 잘 수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전날 경기 전 "정규시즌 때 못 쳐본 끝내기 홈런을 한 번 쳐보고 싶다"고 농담하면서 "너무 못하지도 않고 잘하지도 않으면서 팀이 우승했으면 좋겠다"고 했던 것보다 한결 비장해진 모습이었다. 2차전 수비도 마음먹은 대로 되진 않았다. 3회 초 수비 상황에서 최지훈은 키움 송성문이 친 우중간 타구와 마주했다. 평소의 최지훈이라면 여유있게 포구할 타구였으나 최지훈은 원 바운드 처리를 선택했다. 잔디 상태와 전날의 경험이 그를 위축되게 만든 듯 보였다. 대신 마음을 비운 타격에서는 확실하게 터졌다. 1회 무사 1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최지훈은 애플러의 투심 패스트볼을 공략해 깔끔한 중전안타를 신고했다. 그가 데뷔 후 가을야구에서 기록한 첫 안타였다. 이어 3회 말 선두 타자로 나와 다시 투심을 공략해 안타로 만들었다. 답답했던 경기 흐름을 뚫어준 것도 최지훈이었다. SSG는 1회 무사 만루 기회에서 밀어내기 볼넷과 땅볼 2개로 3점을 선취했지만, 이후 5회까지 추가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막혔던 흐름은 6회 달라졌다. 선두 타자 추신수가 안타로 출루한 상황에서 최지훈이 다시 타석에 들어섰다. 최지훈은 애플러에게 2스트라이크를 먼저 헌납했다. 그러나 3구를 파울로 만들었고, 4구째 커브가 스트라이크존 안으로 들어오자 놓치지 않고 당겨 우월 투런 홈런으로 연결했다. 3-1이던 경기를 5-1로 만드는 이날의 쐐기포였다. 인천=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11.02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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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수비가 해주지 못하면 에이스도 방도가 없다

우승 반지 네 개를 꼈던 에이스도 수비가 흔들리자 버틸 수 없었다. 김광현(34·SSG 랜더스)은 지난 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2022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1차전에 선발 등판해 5와 3분의 2이닝 4실점(2자책점)을 기록했다. 자책점은 적었지만, 이닝도 실점도 아쉬웠다. 에이스가 버텨주길 기대했던 SSG는 결국 팽팽한 타격전으로 도전자 키움에 맞서야 했고, 10회 초 결승타를 허용하고 6-7로 패했다. 자책점이 2점 있긴 했지만, 투구 내용 자체는 괜찮았다. 삼진도 6개로 충분했고, 휴식일 덕분에 최고 시속 150㎞도 찍었다. 플레이오프 '업셋'을 주도했던 키움의 키 플레이어 이정후와 야시엘 푸이그도 통틀어 단 1피안타로 틀어막았다. 문제는 수비였다. SSG는 KS를 앞두고 훈련 기간 더그아웃에 포스터를 붙이고 수비 집중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김광현의 4실점은 모두 실책성 수비로 인해 나왔다. 5회 한유섬이 송성문의 우전 안타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한 베이스를 추가로 내줬고, 이어 송구가 어긋나면서 실점까지 이어졌다. 위기 상황에서 김민식의 포일까지 터지며 총 2실점이 만들어졌다. SSG는 5회 말 최정의 적시타로 다시 한 점을 달아났지만, 6회 초 2사 후 중견수 최지훈이 단타성 타구를 제대로 커트하지 못하면서 추가 진루와 실점을 허용했다. 최지훈의 수비 후 김광현이 이지영에게 적시타를 맞았다. 안우진이 조기 강판당하면서 넘어가는 듯했던 분위기는 순식간에 비등해지고, 오히려 키움을 향해 흘렀다. 경기 후 김원형 SSG 감독도 “보이지 않는 실책으로 좋았던 김광현의 흐름이 끊겼다”고 설명했다. 김광현이 '왕조'의 철벽 수비와 함께 프로 커리어를 함께 했던 걸 생각하면 1일 경기의 풍경은 김광현에게도, 인천 팬들에게도 상당히 낯설고 아쉽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김광현은 KBO리그 역사에서 FIP(수비무관 평균자책점)와 평균자책점의 차이가 두 번째로 큰 선발 투수다. 차이가 0.76(스탯티즈 기준)으로 성준(0.82)에 바로 뒤를 잇고 있다. 물론 FIP와 평균자책점의 차이가 반드시 수비의 도움이나 투수의 순수한 실력을 의미하진 않는다. 다만 ‘왕조’ 때 김광현의 뒤를 철벽 수비진이 지켜준 것은 사실이다. 정근우-김강민-최정-박재상 등의 수비력은 당대 리그 최고로 평가받았다. 타자 친화적인 SSG랜더스필드를 사용한 점도 고려해야 하지만, 류현진·윤석민 등 당대의 다른 에이스들에 비해 안정적인 수비진과 함께해온 것은 사실이다. 덕분에 당대 그 어떤 에이스보다도 많은 네 개의 우승 반지를 손에 끼웠다. 그러나 SSG가 마지막 통합 우승을 거둔 이후 12년이 지났다. 세월이 흘렀어도 김광현은 여전히 뛰어났다. 올 시즌 13승 3패 평균자책점 2.13을 기록했다. 그러나 투구 스타일이 많이 바뀌었다. 직구 구속이 미국 진출 전보다 시속 2㎞ 정도 떨어졌고, 변화구 비중이 크게 늘었다. 탈삼진 능력은 뛰어났지만 이전보다 뜬공이 늘면서 최근 6년 중 가장 낮은 땅볼/뜬공 비율(1.13)을 기록했다. 그만큼 외야 수비 도움이 필요했으나 1차전에서는 힘을 쓰지 못했다. 특히 최지훈은 지난해와 올해 최고의 수비수로 평가받았던 선수였기에 팀에 타격이 더 컸다. 최지훈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첫 KS 진출이 긴장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고대했던 첫 한국시리즈 출전에서 아쉬움을 먼저 남기게 됐다. 인천=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11.02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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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1800경기 뛴 ‘짐승’의 인정 “지훈이가 역대 탑이죠”

'아기 짐승' 최지훈(25·SSG 랜더스)이 '짐승' 김강민(40)의 '초특급' 인정을 받았다. '역대 최고'라는 훈장이다. 김강민은 24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통산 1800번째 출장을 기록했다. 이날 김강민은 올 시즌 마수걸이포까지 쏘아 올리며 기록을 자축했다. 어느덧 프로 22년 차인 그는 KBO리그 역대 최고 외야 수비수로 꼽힌다. 넓은 수비 범위와 투수 출신의 강한 어깨로 정수빈, 박해민 등 동시대 외야수들은 물론 1980년대 이순철(해태 타이거즈), 1990년대 이병규까지도 소환해 비교 대상으로 오르내린다. 그런 김강민이 인정하는 후계자가 프로 3년 차 최지훈이다. 그는 김강민 못지 않은 수비 범위와 강견을 자랑한다. 지난해 선수들의 투표와 기록으로 최고의 수비수를 선정하는 플레이어스 초이스 어워드에서 외야수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올 시즌에는 타격까지 만개, 대체 선수로 올스타전에도 출전, 10회 초 장기인 홈 보살로 최형우를 잡아내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24일 경기 후 김강민의 인터뷰에서도 주인공은 김강민이 아닌 최지훈이었다. 김강민이 특별히 주목한 건 멀티 포지션 소화능력이다. 실제로 지난해 이후 최지훈은 SSG의 제 1외야수가 됐다. 주 포지션 역시 수비 부담이 가장 큰 중견수다. 그러나 김강민과 함께 출전하는 날 중견수 자리는 김강민의 몫이고 최지훈은 좌익수로 자리를 옮겼다. 수비력이 부족했기 때문은 아니다. 김강민은 “난 지훈이보다 코너 외야를 잘할 자신이 없다. 너무 오래 중견수로만 뛰었다. 감독님이 배려해주셔서 나를 중견수로, 지훈이를 코너로 내보내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훈이는 이미 나를 넘어섰다. 나보다 중견수 수비를 잘하는데, 코너 외야 수비는 훨씬 더 잘한다"고 엄지를 들었다. 실제로 최지훈은 매년 좌·중·우 세 포지션을 골고루 소화한다. 신인 시절인 2020년 우익수로 468이닝을 출전했던 그는 중견수 412이닝, 좌익수 127과 3분의 1이닝을 소화했다. 지난해에는 중견수 670과 3분의 1이닝으로 비중이 늘었지만, 좌익수 244와 3분의 1이닝, 우익수 139와 3분의 1이닝으로 여전히 상당한 비중을 코너 출장에 할애했다. 올 시즌 역시 25일 기준 중견수 607이닝을 소화한 가운데 좌익수 129와 3분의 1이닝, 우익수 28과 3분의 2이닝을 소화 중이다. 김강민은 "세 포지션을 다 보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다. 포지션마다 수비 특성이 다 다르다. 그런데 지금까지 본 수비수 중에 외야 세 포지션을 저렇게 잘하는 선수를 처음 본다”고 칭찬했다. 동시대 최고 외야수들과 비교에서도 '후배 자랑'은 이어졌다. 김강민은 “우리 팀 후배라고 칭찬하는 게 아니다. 물론 박해민(LG)이나 정수빈(두산)도 수비로 사람을 깜짝 놀라게 만든다. 그래도 지훈이를 충분히 최고로 꼽을 수 있겠다. 탑이 한 명은 아니지 않나. 적어도 저 나이, 저 연차에서는 최고의 선수”라며 “난 못하는 사람한테는 칭찬이 박해도 잘하는 사람한테는 후하다”고 웃었다. 후배 칭찬에도 너스레는 여전했다. 김강민은 "지훈이가 나보다 수비를 잘한다고 내 타구를 양보하진 않는다. 내 밥은 잘 먹는다. 뺏기진 않는다"고 웃은 그는 취재진에게 "지훈이가 국가대표팀에 꼭 선발되면 좋겠다"는 어필까지 잊지 않고 전한 후에야 떠났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07.26 11:17
프로야구

‘전반기 1위’ SSG, 성적보다 반가운 ‘영 코어’

올해 프로야구에서 제일 잘 나가는 팀 SSG 랜더스가 '젊어진 선수단'에 더 크게 웃고 있다. SSG는 2022시즌 전반기를 57승 3무 26패(승률 0.687)로 마쳤다. 마지막 시리즈였던 인천 두 경기에서 2위 키움 히어로즈에 2연승을 기록했을 정도로 뜨거운 기세를 이어갔다. 개막 후 전반기를 마칠 때까지 한 번도 1위를 놓치지 않은 팀은 프로야구 역사에서 올해 SSG가 유일하다. 역대급 승률이지만, 가장 반가운 건 따로 있다. 어려진 선수단이다. 전신 SK 와이번스 시기를 포함해 최근 몇 년간 SSG는 선수단이 고령이었다. 정규시즌 2위 2회, 한국시리즈 우승 1회를 기록했던 지난 2018~2019년 당시 SSG 주축 선수들은 대부분 1990년생(2019년 기준 30세) 이상이었다. 투수조에서는 김광현이 2014년까지 막내일 정도로 '허리'가 부족했고, 야수 중에서는 김강민(1982년생)을 시작으로 최정·이재원(1987년생)과 한유섬(1989년생)·노수광·김동엽(이상 1990년생) 등 30대 선수들이 즐비했다. 투타를 통틀어 서진용(1992년생) 최항(1994년생) 등이 당시 20대 선수였고, 이 중 꾸준히 주축이었던 선수는 선발 로테이션을 지킨 박종훈(1991년생) 정도였다. 반면 올해는 어린 선수들이 대거 주축으로 자리 잡았다. SSG는 기존 베테랑 선수들을 고액 장기계약으로 붙잡는 전략으로 시즌을 출발했지만, 어린 선수들이 지난해보다 대폭 성장해 1위 수성의 선봉장으로 나섰다. 선발진에서는 오원석(21)이 5승 4패 평균자책점 4.01(20위)로 호투 중이다. 그는 92이닝(21위)을 소화했다. 보직은 4선발이지만 성적은 최상급 3선발급이다. 타선에서는 올스타에 선정된 유격수 박성한(24)과 중견수 최지훈(25), 여름 질주의 선봉장이 된 거포 전의산(22), 알짜배기 내야 유틸리티 최경모(26)가 동시다발적으로 폭발했다. 어린 선수들이 자리 잡을 때까지 믿음을 보낸 김원형 SSG 감독의 뚝심 기용도 돋보였다. 박성한은 지난해 타율 0.302로 활약했지만, 수비에서는 실책 23개로 아쉬움을 남겼다. 반대로 최지훈은 리그 최고의 수비수로 성장했으나 타율이 0.262에 그쳤다. 전의산은 콜업 첫 주 대활약을 펼쳤지만 경쟁 상대가 외국인 거포 케빈 크론이었고, 최경모는 수비 불안 이슈가 있었다. 김원형 감독은 이들에게 꾸준한 믿음을 보냈고, 결과로 보답 받고 있다. 클린업 트리오까지 소화하는 박성한은 전반기 타율 0.332(4위)로 타격왕을 정조준하고 있다. 2번 타자로 믿음을 준 최지훈은 타율 0.314(11위)로 공수겸장이 됐다. 크론보다 우선 기용됐던 전의산은 28경기 타율 0.341 7홈런으로 믿음에 보답했고, 최경모도 2루·3루·유격수를 소화하면서 타율 0.309로 쏠쏠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07.18 11:20
야구

완벽한 SSG, 단 하나의 아쉬움 ‘주인 없는 좌익수'

잘 나가는 프로야구 SSG 랜더스의 단 하나 고민이 있다. 3주 동안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는 좌익수다. SSG의 시즌 초 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20일 기준 14승 2패로 압도적인 1위다. 개막 10연승을 질주했고 연승이 끊긴 이후에도 연패가 단 한 번도 없다. 시즌이 진행될수록 약점이 드러나야 하는데 아직까지는 전력 대부분의 요소들이 안정적이다. 팀 타율 1위(0.269) 안타 1위(143안타) 득점 1위(84점) 평균자책점 1위(2.44) 등 주요 지표들을 독차지하는 중이다. 선발(평균자책점 2.06·리그 1위)뿐 아니라 구원(평균자책점 3.21·리그 3위)도 제 역할을 해주고 있다. 타선은 선수마다 성적 격차가 있다. 추신수(타율 0.212)와 케빈 크론(타율 0.250)가 출발이 다소 부진하나 추신수는 선구안, 크론은 장타력으로 가치를 증명 중이다. 완벽에 가까운 전력이지만 단 하나, 좌익수 자리는 아직까지 주인은 물론 가능성도 찾지 못하고 있다. 본래 좌익수의 주인은 추신수다. 지난해 KBO리그에 입성해 주전 외야수로 뛰었지만, 올 시즌 전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그는 6월에야 수비에 복귀할 수 있고 그때까지 빈자리를 채워줄 외야수가 필요했다. 김원형 감독은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 때부터 공개적으로 좌익수 경쟁을 선언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SSG는 유의미한 새 주인을 찾지 못했다. 20일 기준 SSG의 좌익수 자리는 오태곤(70이닝) 최지훈(66이닝) 오준혁(8이닝)이 나눠 소화했다. 가장 많이 나온 오태곤의 성적은 타율 0.040, OPS(출루율+장타율)는 0.151에 그치고 있다. SSG는 오태곤의 성적이 떨어지면서 주전이자 리그 최고의 중견수로 성장한 최지훈을 좌익수로 돌리고 김강민의 중견수 소화 이닝을 늘려 대체하고 있다. 장기적 대안은 아니다. 불혹의 나이인 김강민은 풀타임 소화가 어렵다. 리그 최고의 수비수를 수비 비중이 낮은 좌익수에 묶어두는 것도 낭비다. 다만 당장 오태곤의 대체자가 보이지 않는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그와 경쟁했던 외야 자원들은 대부분 2군에 머무르고 있다. 2군에서 김규남이 타율 0.318, 이정범이 타율 0.294, 하재훈이 타율 0.115를 기록 중이다. 김규남과 이정범은 성적이 괜찮지만 1군에서 야수로 아직 검증받지 못했다. 타자로 전향한 첫 시즌인 하재훈은 스프링캠프 동안 재능을 인정받았지만 아직 방망이를 제대로 맞추지 못하고 있다. 1군 외야 경험이 많은 오태곤을 대체할 수 있을지가 아직 미지수다. 실제로 김원형 감독은 아직까지 큰 변화를 주지 않고 있다. 올 시즌 야수 엔트리를 거의 변동 없이 가져가고 있다. 개막 후 지금까지 시즌 초 엔트리 조정으로 포수 이현석이 말소된 것이 야수 엔트리 변화의 전부다. 시즌 초 그는 "지금 좋지 않은 선수도 (언젠가) 페이스가 올라와 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선수들에 대한 믿음을 드러낸 바 있다. SSG의 상승세가 이어진다면 엔트리에도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차승윤 기자 차승윤 기자 cha.seunyoon@joongang.co.kr 2022.04.21 08:40
야구

볼혹의 수비 아티스트 김강민, 조언도 '톱 클래스'

김강민(40·SSG 랜더스)은 프로야구 역대 최고의 외야수로 꼽힌다. 남들보다 빠른 타구 판단과 스피드, 포구하기 위해 뛰어드는 과감성, 홈까지 노바운드로 던질 수 있는 강한 어깨를 고루 갖췄다. 야성적인 호수비로 생긴 그의 별명도 '짐승'이었다. 그는 올해 1군 데뷔 후 어느덧 21번째 시즌을 맞이한다. 불혹의 나이를 넘어섰지만, 여전히 그의 포지션은 외야 수비의 핵인 중견수다. 김강민은 "내가 생각해도 수비 실력이 많이 줄었다. 예전에는 공을 세게 던지면 어디까지 갈지 모를 정도로 어깨가 좋았다"며 "지금은 완숙하고 정확하게 던지려고 한다. (수비력이) 조금씩 떨어지고 있다고 느낀다. 그 시기를 늦추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추신수나 오승환은 더 오래 뛸 수 있지만 난 은퇴가 코 앞이다"라고 웃었다. 그의 말과 달리 최고의 수비수 김강민의 기량은 현재진행형에 가깝다. 동갑내기 친구 추신수는 그를 두고 "아직도 중견수를 본다는 게 정말 대단하다. 김강민이 의지만 있다면 (은퇴하지 않고) 더 오래 뛸 수 있다"고 칭찬했다. 지난해 리그 최고의 수비수였던 후배 최지훈이 등장해도 김강민은 여전히 후배들에게 살아있는 교과서다. 최지훈은 지난해 선수협이 선수 투표와 기록을 기반으로 시상한 리얼글러브 외야수 부문을 수상했다. 그런데도 김강민의 아성은 넘기란 여전히 쉽지 않다. 김원형 SSG 감독은 "지훈이가 수비만으로 선수들에게 인정받았지만, 김강민 이상으로 하려면 송구에 섬세함이 부족하다"라며 "어깨나 송구 강도는 전성기 김강민만큼 좋지만, 정확도와 섬세함은 조금 떨어진다. 그것만 갖춘다면 김강민 이상의 수비수가 될 수 있다"고 두 사람의 수비를 평가했다. 김강민이 내놓은 송구의 답은 '완급 조절'이다. 그 역시 젊은 시절에는 전력으로 던지는 데 집중했다. 김강민은 초까지 재어가면서 송구 훈련을 했다고 떠올렸다. 그러나 2012~2013년 즈음부터 송구를 바라보는 관점이 변했다. 정확하게 던지고 조절하는 법을 배운 덕분이다. 그는 "전력으로 던지지 않아도 80% 힘으로 정확한 포인트에 공을 던지면 주자가 아웃될 확률이 높다는 걸 알게 됐다"며 "예전에는 전력으로 던져야 아웃을 만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경험이 쌓이니 그렇게 던지면 받는 사람도 힘들어지고 정확하지 않게 가서 받는 사람도 다음 동작이 힘들어지더라. 힘을 덜 쓰더라도 정확한 포인트에 던지도록 연습했다"고 했다. 이어 "최지훈도 그 과정인 것 같다. 조금 더 좋아지면서 더 완숙한 경지에 오를 것이다. 최지훈은 모든 면에서 나보다 빠르니 더 좋은 수비수가 될 것이다"고 기대했다. 김강민이 돕는 건최지훈뿐만이 아니다. 이번 캠프에서 조동화 외야 수비 코치의 지도에 힘을 보태고 있다. 그는 "코치님이 옆에서 유서준을 많이 도와달라고 해 다른 선수들과 함께 신경 써주고 있다"라며 "코치님 몸이 하나라 매번 선수들을 1대 1로 지도할 수 없다. 선수들에게 부분마다 플레이하기 편한 포인트를 짚어주고 있다. 유서준에게는 더 디테일하게 송구 훈련도 돕고 있다"고 전했다. 마지막을 바라보는 그의 소원은 우승이다. 그는 "(동료들이) 건강하다면 작년보다는 무조건 더 좋은 팀 성적을 낼 것"이라며 "솔직히 정말로 우승했으면 좋겠다. 우승하고 은퇴하고 싶은데 내가 오랜 시간을 뛸 수는 없다. 내 욕심이지만 빨리 우승하면 좋겠다"라고 웃었다. 제주=차승윤 기자 차승윤 기자 cha.seunyoon@joongang.co.kr 2022.02.24 06:54
야구

김강민 후계자된 SSG 최지훈 "내년엔 수비 디테일 높이겠다"

지난해 최고의 수비수로 자리매김한 외야수 최지훈(25·SSG 랜더스)이 새 시즌 한 단계 더 도약을 노린다. 최지훈은 지난해 성공적인 프로 2년 차를 보냈다. 타율 0.262 OPS(출루율+장타율) 0.705를 기록하며 1년 차보다 한 단계 좋은 모습을 선보였다. 타격보다 더 빛났던 건 수비다. 외야 전 포지션을 소화하며 선배들의 뒤를 받쳤다. 특히 중견수로 106경기(99선발) 670과 3분의 1이닝을 소화했다. 전신 SK 시절인 2007년부터 SSG 외야를 꾸준히 지켜온 김강민(116경기 566과 3분의 1이닝)과 수비를 양분하며 투수들의 뒤를 든든하게 지켰다. 추신수, 김강민, 한유섬의 평균 나이가 37.7세였던 SSG 외야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리그 최정상 수준의 수비력은 기록으로도 나타났다. 야구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최지훈은 평균 대비 수비 승리 기여도에서 0.849로 외야수 전체 1위를 기록했다. 외야 수비로 정평이 난 배정대(KT 위즈), 박해민(LG 트윈스)을 제쳤다. 보살도 8개로 최원준(KIA 타이거즈), 구자욱(삼성 라이온즈)에 이어 3위로 강한 어깨를 뽐냈다. 덕분에 데뷔 후 처음으로 수상의 영예도 안았다. 최지훈은 지난해 12월 1일 2021 마구마구 플레이어스 초이스 어워즈에서 외야수 부문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최지훈은 수상 후 “수비 잘하시는 김강민 선배님이 ‘너는 수비로는 리그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가야 한다”고 여러 번 말씀해주셨다. 기쁘고 더 열심히 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탄탄한 수비력으로 코너 외야 수비까지 힘을 보태고 있다. 조동화 SSG 외야 수비코치는 “최지훈이나 김강민 모두 중견수 포지션에 있을 때 좌익수와 우익수 포지션 백업 실력이 뛰어나다. 중견 뿐 아니라 전반적인 외야 수비가 강해졌다”고 치켜세웠다. 조동화 코치는 최지훈의 달라진 실력, 선배들의 조언, 그리고 이를 받아들이는 멘털을 꼽았다. 조 코치는 “수비에 여유가 생겼다. 아직 본인 수비를 만드는 과정이지만 경험 많은 선배들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최지훈은 선배들의 조언을 들을 자세가 되어 있다. 작년 수비로 큰 상을 받았기 때문에 본인도 수비에 대해 자신감이 생겼다”고 전했다. 풀 시즌을 소화할 체력도 다졌다. 조동화 코치는 “최지훈은 이제 체력도 좋다. 1년 130경기 이상 소화가 가능하다. 데뷔 첫해는 몸무게가 7kg 정도 빠져 힘들어했다”며 “작년에는 트레이닝 파트와 철저히 관리해서 풀 타임을 소화했다. 선수 본인도 몸 관리의 필요성을 느끼면서 많이 성장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2022시즌에는 최지훈의 비중이 더 커질 전망이다. 새 시즌 수비 목표는 ‘디테일 향상’이다. 최지훈은 “작년 수상은 수비 지표로 수상자를 선정하는 만큼 뜻깊었다. 자신감도 올라갔다”며 “올해는 작년에 했던 실수를 줄이겠다. 수비에서만큼은 빈틈없이 플레이해 승리에 기여할 수 있도록 캠프 기간 잘 준비하겠다”고 전했다. 조동화 코치는 “올 시즌 최지훈은 수비 자신감이 높을 것이다. 이럴 때 자칫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다”며 “디테일하게 수비할 수 있도록 선수와 잘 준비할 계획”이라고 했다. 조 코치는 “타격이 떨어질 때는 수비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수비 집중력을 잃지 않도록 멘털 관리도 신경 쓰기 바란다”고 조언했다. 차승윤 기자 cha.seunyoon.joongang.co.kr 2022.01.20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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