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KBO리그 프로야구 LG트윈스와 SSG랜더스의 경기가 14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5회말 무사 홍창기의 안타성 타구를 좌익수 오태곤이 달려와 잡아내고 있다. 잠실=김민규 기자 kim.mingyu@joongang.co.kr 잘 나가는 프로야구 SSG 랜더스의 단 하나 고민이 있다. 3주 동안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는 좌익수다.
SSG의 시즌 초 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20일 기준 14승 2패로 압도적인 1위다. 개막 10연승을 질주했고 연승이 끊긴 이후에도 연패가 단 한 번도 없다.
시즌이 진행될수록 약점이 드러나야 하는데 아직까지는 전력 대부분의 요소들이 안정적이다. 팀 타율 1위(0.269) 안타 1위(143안타) 득점 1위(84점) 평균자책점 1위(2.44) 등 주요 지표들을 독차지하는 중이다. 선발(평균자책점 2.06·리그 1위)뿐 아니라 구원(평균자책점 3.21·리그 3위)도 제 역할을 해주고 있다. 타선은 선수마다 성적 격차가 있다. 추신수(타율 0.212)와 케빈 크론(타율 0.250)가 출발이 다소 부진하나 추신수는 선구안, 크론은 장타력으로 가치를 증명 중이다.
완벽에 가까운 전력이지만 단 하나, 좌익수 자리는 아직까지 주인은 물론 가능성도 찾지 못하고 있다. 본래 좌익수의 주인은 추신수다. 지난해 KBO리그에 입성해 주전 외야수로 뛰었지만, 올 시즌 전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그는 6월에야 수비에 복귀할 수 있고 그때까지 빈자리를 채워줄 외야수가 필요했다. 김원형 감독은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 때부터 공개적으로 좌익수 경쟁을 선언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SSG는 유의미한 새 주인을 찾지 못했다. 20일 기준 SSG의 좌익수 자리는 오태곤(70이닝) 최지훈(66이닝) 오준혁(8이닝)이 나눠 소화했다. 가장 많이 나온 오태곤의 성적은 타율 0.040, OPS(출루율+장타율)는 0.151에 그치고 있다. SSG는 오태곤의 성적이 떨어지면서 주전이자 리그 최고의 중견수로 성장한 최지훈을 좌익수로 돌리고 김강민의 중견수 소화 이닝을 늘려 대체하고 있다. 장기적 대안은 아니다. 불혹의 나이인 김강민은 풀타임 소화가 어렵다. 리그 최고의 수비수를 수비 비중이 낮은 좌익수에 묶어두는 것도 낭비다.
다만 당장 오태곤의 대체자가 보이지 않는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그와 경쟁했던 외야 자원들은 대부분 2군에 머무르고 있다. 2군에서 김규남이 타율 0.318, 이정범이 타율 0.294, 하재훈이 타율 0.115를 기록 중이다. 김규남과 이정범은 성적이 괜찮지만 1군에서 야수로 아직 검증받지 못했다. 타자로 전향한 첫 시즌인 하재훈은 스프링캠프 동안 재능을 인정받았지만 아직 방망이를 제대로 맞추지 못하고 있다. 1군 외야 경험이 많은 오태곤을 대체할 수 있을지가 아직 미지수다.
실제로 김원형 감독은 아직까지 큰 변화를 주지 않고 있다. 올 시즌 야수 엔트리를 거의 변동 없이 가져가고 있다. 개막 후 지금까지 시즌 초 엔트리 조정으로 포수 이현석이 말소된 것이 야수 엔트리 변화의 전부다. 시즌 초 그는 "지금 좋지 않은 선수도 (언젠가) 페이스가 올라와 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선수들에 대한 믿음을 드러낸 바 있다. SSG의 상승세가 이어진다면 엔트리에도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