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
LG 가전, 소비자가 직접 업그레이드한다…"교체 주기 걱정 안 해"
"사는 순간 구형이 되는 가전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겠다." 류재철 LG전자 H&A(생활가전)사업본부장 부사장은 25일 온라인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소비자가 직접 소프트웨어(SW)·하드웨어(HW) 업그레이드로 가전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업(UP)가전'을 소개하며 이처럼 밝혔다. 류재철 부사장은 "업가전은 끊임없이 진화하며 내 삶을 더 편하게 만드는 가전이자 쓰면 쓸수록 나를 더 깊이 이해하고 내게 맞춰주는 가전"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업가전을 선보이며 '당신에게 맞춰 계속 더 좋아지는 가전'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고객의 제품 사용패턴을 빅데이터로 분석해 필요한 기능과 서비스 등을 맞춤형 업그레이드로 제공한다. 올해 세탁기·건조기·워시타워·얼음 정수기 냉장고·식기세척기·휘센 타워·에어로타워·공기청정기·홈브루 등 20종의 제품군을 업가전 라인업에 포함한다. 예를 들어, 날씨나 옷감의 종류에 맞는 건조를 원하는 고객을 위해 업가전인 '트롬 건조기 오브제컬렉션'에 SW 업그레이드를 지원한다. 건조 정도를 기존 5단계에서 13단계로 미세하게 조절할 수 있다. 최근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늘어나는 것에 주목해 관련 업그레이드도 준비했다. 트롬 세탁기·건조기 오브제컬렉션은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하면 구매할 때는 없었던 펫케어 기능이 추가된다. 반려동물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원인 물질을 제거한다. 펫케어 전용 필터와 건조볼 등 액세서리를 함께 사용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또 펫 전용 제품이 아닌 '퓨리케어 360도 공기청정기'에 펫 전용 필터를 장착하면 펫케어 기능을 추가할 수 있는 업그레이드도 내놓을 예정이다. LG 업가전의 업그레이드는 스마트폰 운영체제(OS)에서 볼 수 있는 업데이트와는 다른 개념이다.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줘 기능을 추가하는 개념이다. SW 업그레이드는 무상이지만, HW는 부담이 되지 않는 수준에서 뒷받침할 계획이다. 박희욱 LG전자 H&A CX담당 전무는 "HW 업그레이드는 비용이 추가될 가능성이 있지만, 다른 기능을 제거해서라도 고객에 부담이 덜 되는 쪽으로 지원할 것"이라며 "SW 업그레이드는 제품을 쓰는 기간 동안 보장을 계속한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업가전 서비스 기획·운영·개발을 맡는 100여명 규모의 전담 조직을 운영한다. 1대 1 상담 등에서 고객 요구를 취합해 SW를 개선하고, 구형 가전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신규 모듈과 액세서리를 설계한다. 류재철 부사장은 "기존 제품은 구매자 관점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업가전은 철저히 사용자 관점"이라며 "제품을 구매한 다음 사용하는 과정에서 고객과의 소통 채널을 만들고, 거기서 새로운 기능을 만들어 사랑받는 브랜드로 자리 잡는 게 LG전자 생활가전의 비전이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가전 대비 업가전의 가격이 높게 책정될 수 있냐는 질문에는 "1월 출시하는 6종에 대해서는 그런 부분이 없다"며 "다만 이후에 개발하는 업가전과 관련해서는 어떤 형태로 진행할지 확정이 안 됐다"고 답했다. 류 부사장은 업가전의 등장으로 교체 주기가 길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는 "업그레이드에 관심이 커져 새로운 기능을 더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IT 제품처럼 교체 주기가 짧아질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며 "지금 시점에서 더 알 수는 없다. 결국 고객이 가치를 느끼고 인정해준다면 어떤 형태로든 우리 사업에 도움이 되는 방향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2022.01.25 13: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