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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영풍 가처분 신청 또 기각, 고려아연 "적대적 M&A 막겠다"

고려아연이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의 공개매수 중지 가처분 신청이 또다시 기각되자 적대적 인수합병(M&A)를 반드시 막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는 21일 세계 1위 비철금속 제련기업인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둘러싼 법정 공방 2라운드에서 고려아연 손을 들어줬다. 영풍이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을 상대로 낸 공개매수 절차 중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것이다. 법원은 지난 2일에도 영풍과 MBK파트너스 연합 측이 최 회장 측을 상대로 제기한 자기주식 취득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바 있다. 이번 2차 가처분은 고려아연이 지난 4일부터 오는 23일까지 자사주를 주당 89만원에 공개매수한다고 하자 영풍 연합 측이 자사주 매입은 배임 행위에 해당한다며 이를 막아달라는 취지로 신청한 것이다.가처분 신청이 기각되자 고려아연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자사주 공개매수를 완료한 뒤 의결권을 최대한 확보해 적대적 인수·합병(M&A)을 막겠다"며 "영풍·MBK 연합의 시장 교란 의도가 입증됐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의 불확실성을 높여 주주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하고, 영풍과 MBK의 공개매수에 응하도록 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기획된 꼼수라는 사실을 반증한다"고 했다.또 "(고려아연의 공개매수 가격은) 영풍과 MBK의 공개매수보다 6만원이 많은 확정 이익"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5%가 넘는 주주들에게 인위적으로 재산상 손해를 끼쳤다는 점에서 시세조종 및 자본시장 교란 행위에 대한 조사와 법적 처벌을 피해 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그러면서 "영풍·MBK 연합은 공개매수 과정에서 거짓 사법 리스크를 조장하고 공개매수 가격에 대한 말 바꾸기를 이어갔다"며 "고려아연의 재무 건전성과 사업 우수성을 지속적으로 호도해왔다"고 했다.고려아연은 MBK가 스튜어드십코드에 가입하지 않은 점, 영풍이 중대재해와 환경오염 개선을 제대로 이뤄내지 못하고 있는 점 등을 거론하면서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는 MBK와 적자 제련 기업 영풍이 결탁해 고려아연을 경영하는 것을 막아내는 게 고려아연 전체를 위한 것이라는 게 이번 가처분 기각의 의미"라고 강조했다.고려아연은 23일까지로 예정된 자기주식 취득 공개매수를 정상적으로 완료할 계획이다. 현재 영풍 연합 측은 지난 14일 끝난 공개매수를 통해 회사 지분율을 38.47%까지 끌어올린 상태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10.21 13:54
금융·보험·재테크

이복현, 자산운용사 CEO에 '스튜어드십 코드 적극 이행' 주문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자산운용사 수장들에게 '스튜어드십 코드'를 적극적으로 이행해달라고 주문했다. 이 금감원장은 8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자산운용사의 역할을 논의하며 ‘스튜어드십 코드’를 강조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자들이 타인의 자산을 운용하는 수탁자로서 그 책임을 다하기 위해 이행해야 할 행동 지침이다. 이날 간담회엔 23곳 운용사의 CEO들이 참여했다.이 금감원장은 "자산운용사는 국민재산 지킴이로서 수탁자 책임을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며 "유망한 투자 기회를 발굴할 뿐 아니라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 경영 감시활동 등을 통해 투자기업 가치를 높이는 데도 최선을 다해달라"고 말했다.그는 금감원이 범정부적 추진 과제인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해 각계각층과 소통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러한 노력에도 지배주주 이익만을 우선시하는 기업 경영 사례가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그러면서 "기업들의 철저한 인식 전환을 위해 이사의 충실의무와 관련해 원칙 중심의 근원적 개선 방안에 대한 논의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그는 운용업계 임직원들의 사익 추구, 약탈적 위법행위가 지속되고 있음을 지적하며 내부통제를 강화해줄 것도 당부했다.최근 상장지수펀드(ETF) 경쟁 과열에 따른 우려가 커지는 만큼 ETF가 신뢰받는 투자수단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해줄 것도 요청했다.아울러 그는 "해외 부동산펀드의 급성장에 걸맞은 체계적인 리스크 관리에도 힘써달라"고 주문했다.운용업계도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밸류업 등 자본시장 선진화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냈다. 특히 금융투자세(금투세) 폐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금투세가 시행될 경우 국내 주식시장에서의 자금 이탈, 펀드런 등 부작용이 예상된다고 강조했다.기업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서는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 도입'이 도움이 될 것이란 의견이 많았다. 다만 배임 관련 소송 증가 등 각종 법률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8.08 09:53
산업

국민연금, 총수일가 보수에 반기...대한항공 20대 그룹 중 반대표 1위

국민연금이 주주총회에서 총수 일가의 보수에 대해서는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2020∼2023년 국민연금이 의결권을 행사한 기업의 주주총회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국민연금은 2022년(624곳)보다 3.7% 감소한 601곳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했다. 지난해 국민연금이 참여한 주총은 전년(717회) 대비 5.2% 감소한 680회였다.국민연금이 참여한 주총에서의 안건 수는 2020년 4494건, 2021년 4235건, 2022년 4345건, 2023년 4046건으로 집계됐다.반대표를 던진 안건 중에서는 보수 한도액과 보수 규정 등 임원 보수 관련 안건의 반대율(28.6%)이 가장 높았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878건의 임원 보수 안건 중 251건에 대해 반대했다. 이는 2022년(29.3%) 대비 0.7%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주로 임원들은 총수 일가의 보수 안건에 대한 의견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이어 정관 변경(16.2%), 임원 선임(10.3%), 주식매수선택권(9.8%), 재무제표(3.3%), 자기주식 취득·소각(20.0), 합병·분할(6.3%) 등의 순으로 반대율이 높았다.전체적인 반대 의사 표명은 줄었지만 일부 기업의 안건에는 반대표가 몰리기도 했다. 지난해 국민연금의 반대율이 50% 이상을 기록한 기업은 전체의 4.7%(28곳)였다.전체 안건 모두를 반대하는 경우도 있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세방전지 주총에 오른 임원 선임, 임원 보수 등 안건 2개 모두에 반대표를 던졌다. 대창단조 주총에서는 의안 10개 중 이사(5명) 선임과 감사위원회 위원(3명) 선임에 대해 반대했다.진원생명과학(반대율 75%), 한일홀딩스(66.7%), 대한항공(62.5%), 대성홀딩스(60.0%), 쿠쿠홀딩스(60.0%), 한솔케미칼(60.0%), 코스모신소재(57.1%), 쿠쿠홈시스(57.1%) 등에 대해서도 반대율이 높았다. 국내 20대 그룹 중 반대율이 가장 높았던 것은 대한항공(한진그룹)으로 나타났다. 한편 지난해 국민연금이 투자 회사의 주주총회 안건에 대해 반대 의결권을 행사한 비중이 전년 대비 감소했다. 국민연금의 반대 의결권 감소는 4년래 처음이다.국민연금의 반대율은 2018년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가의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가 도입된 이후 2020년 11.2%(503건), 2021년 11.4%(484건), 2022년 15.3%(665건) 등으로 증가세를 보이다 2023년 13.8%(560건)로 감소 전환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2.14 10:50
IT

격랑 속 KT 대표 오디션 두 달 앞으로

리더십 공백으로 진통을 겪고 있는 KT의 대표 오디션이 두 달 앞으로 다가왔다. 사실상 전권을 쥔 사외이사진 구성을 시작으로 경영 정상화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대주주와 개미(개인투자자)의 대결 구도 가능성이 있고, 대표 자격 요건을 손볼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KT 이사회는 9일 사외이사 후보 7명의 명단을 비롯해 대표 자격 및 선임 절차를 수정한 정관 개정안 등을 공시할 예정이다.KT는 지난해 말부터 두 차례의 대표 선임 실패와 이사진 줄사퇴로 컨트롤타워가 부재한 상황이다.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인 김용헌 이사회 의장만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이미 사의를 표한 표현명·강충구·여은정 사외이사는 차기 사외이사진을 확정하면 떠난다. 사내이사는 구현모 전 대표만 이름을 올렸는데 실질적인 업무를 수행하지는 않는다. 상법에 의거해 권리 의무만 유지하고 있다.이달 말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새로운 사외이사진 선임을 확정하는데, 영향력이 막강하다. 이사회에서 김용헌 의장을 포함한 8명 모두 사외이사다. 향후 대표 선임 절차에 직접 관여한다.이런 상황에서 소액주주를 대변하는 사외이사가 등장할지 관심이 쏠린다. 네이버 카페 'KT주주모임'을 운영하는 배창식 씨가 그 주인공이다.그는 정치권 외풍으로 KT의 기업 가치가 크게 떨어졌다며 의결권 행사 등 소액주주들의 단체 행동을 이끌었으며, 구현모 전 대표의 연임과 윤경림 전 사장의 선임에 찬성 입장을 밝힌 바 있다. KT의 편에서 활동을 펼쳐왔다.실제 KT의 주가는 9년 만에 시가총액 10조원 고지를 밟았던 지난해 8월과 비교해 20%가량 빠졌다.비영리 단체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이하 한투연)의 지지도 받고 있다. 한투연 측은 "배 대표는 20년 넘게 교육 사업에 종사한 경험이 있다"며 "나아가 소액주주 지지를 기반으로 사외이사 역할을 충실히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국민연금·현대자동차·신한은행 등 KT 대주주의 목소리를 대신 내는 인물의 선정 필요성도 제기됐다. 한국ESG평가원은 "KT는 소유분산기업일 뿐 주인이 없다고 보기 힘들다"며 "3대 주주가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 지침) 등에 입각해 사외이사를 추천하고, KT는 이들 후보에 대해 결격 사유만 없다면 선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처럼 KT의 외풍 해소를 외쳐온 소액주주와 앞선 두 차례의 대표 선임 과정서 반대 의견을 낸 대주주 간 대결 구도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있다. 대표 자격과 선임 과정은 어떻게 바뀌는지도 지켜봐야 한다.지난달 KT는 대표 선임 시 주총 특별결의 적용을 검토한다고 전했다. 통상 특별결의는 회사의 경영이나 재산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항에 예외적으로 도입한다. 보통결의와 비교해 출석 주주 의결권은 2분의 1에서 3분의 2 이상, 발행 주식 총수는 4분의 1에서 3분의 1 이상으로 안건 통과 기준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외풍에 시달리는 KT 대표직 특성상 최대한 많은 찬성표를 얻어야 한다는 부담이 녹아든 결정으로 해석된다.대표 자격 요건에서 'ICT(정보통신기술) 지식·경험'을 빼는 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T 출신 위주로 경영 승계가 이뤄지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인데, 전문성 없는 낙하산 인사가 지휘봉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다만 이사회 감독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사내이사를 3인에서 1인으로 축소하는 방안은 경영 효율화 차원에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적다는 관측이 나온다.KT는 이달 말 임시 주총에서 사외이사를 최종 선임하고 7월 말까지 차기 대표 후보를 확정할 방침이다. 이어 8월 중 새로운 수장의 취임을 공식적으로 알릴 계획이다. 현 정부가 경영 투명성을 꾸준히 강조해온 만큼 대표 후보를 공개 모집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KT 관계자는 "이사회 관련 내용은 확인할 수 없다"며 "정관 개정안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도 아직 알 수 없다"고 했다.KT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0% 넘게 감소하며 이동통신 3사 중 유일하게 역성장했다. 경영 불확실성을 최대한 빨리 걷어내야 하는 이유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06.09 05:00
산업

국민연금, 대기업 오너가 보수도 집중 견제

국민연금이 대기업 오너가의 보수에 대해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5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공시한 '수탁자 책임 활동 내역 등과 관련한 통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해 주식을 보유한 국내 기업 1143개의 주총(825회)에서 총 3439개의 안건에 의결권을 행사했다. 이중 찬성 의결권을 행사한 안건은 2625건(76.33%), 반대는 803건(23.35%), 중립 또는 기권은 11건(0.32%)이었다.반대 의결권 행사 비율은 2021년의 16.25%에서 7.1% 늘어났다. 반대 의결권을 행사한 안건 중 342건(42.6%)이 '이사 및 감사 보수' 안건이었다. 주로 사내이사와 미등기이사인 오너가들의 보수도 중요 대상인 셈이다. 국민연금은 보수 금액이 경영성과에 비춰 과다한 경우 등엔 반대한다는 의결권 행사 지침을 갖고 있다.대기업 오너가의 보수는 전년도 사업보고서가 공개되는 3월이면 항상 화제가 된다. 롯데지주 등 5개 계열사의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해 189억800만원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신 회장은 지난 3월 롯데칠성음료 사내이사로 3년 만에 복귀했다. 신 회장의 가세로 롯데칠성음료는 이사 보수한도를 30억원에서 55억원으로 증액했다. 이와 같은 이사 보수한도 상향은 앞으로 국민연금의 레이더망에 걸릴 전망이다. 한국타이어의 오너가도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조현범 회장 등이 포함된 이사 보수한도를 50억원에서 70억원으로 확대하는 안건을 통과시켜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다. 조현범 회장이 횡령 및 배임, 공정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지난달 구속기소됐기 때문이다. 이와 반대로 네이버는 이사진 7명의 보수한도를 150억원에서 80억원으로 축소해 대조를 이뤘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이에 대해 “지난 10년간 보수 한도가 실지급률 대비 다소 높게 설정돼 있었다. 올해는 경영진을 비롯한 임원 계약 금액이 삭감된 부분도 고려됐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은 한때 ‘거수기’라는 오명을 썼지만 최근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 책임에 관한 원칙)를 강화하는 흐름에서 반대율이 높아지고 있다. 2010년 전후 국민연금의 주총 안건 반대율은 10% 미만이었다. 그러다 지난해에는 반대율이 23% 수준까지 올라왔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4.06 06:49
산업

제주항공, 반려견이 먹는 ‘애견여행 도시락’ 판매

제주항공이 반려견 전용 ‘애견여행 도시락’ 판매를 시작한다고 28일 밝혔다.제주항공은 홈페이지에서 온라인 사전예약 서비스를 통해 치킨트릿과 연어트릿, 수비드 닭안심 스테이크 3종으로 구성된 반려견 전용 도시락을 1만5000원에 판매한다.제주항공이 운항하는 김포발 국내선 탑승객을 대상으로 하며 항공편 출발 72시간 전까지 예약할 수 있다.제주항공의 애견여행 도시락은 반려견 식품 전문 제조업체인 ‘펫스튜어드’와 함께 제작한 상품으로 닭가슴살과 연어, 딸기, 방울 양배추, 단호박, 블루베리 등의 다양한 영양분을 가진 재료를 동결 건조해 제작했다.생후 6개월 이상 반려견이 먹을 수 있으며 실온 보관이 가능해 편리하다. 다만 털 알레르기가 있는 승객 등을 위해 기내에서는 먹일 수 없다.제주항공은 신제품 출시를 맞아 3월28일부터 4월28일까지 한 달간 2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한다. 또 제주항공 공식 SNS에서 이벤트 참여 시 추첨을 통해 제주항공 애견여행 도시락과 펫스튜어드 인기 제품 등을 증정할 예정이다.제주항공 관계자는 “펫팸족의 급격히 늘고 있는 가운데 반려동물 때문에 여행을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반려동물과 동반 승객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하고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 2023.03.28 10:10
산업

한국타이어 조현범 회장 구속...회장직 내려놓나

2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를 받는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 회장이 구속됐다. '오너 공백'으로 한국타이어는 경영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향후 재판 결과에 따라 조 회장의 회장직 유지 여부도 논의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증거인멸 우려'…현 정권 첫 기업 오너 구속서울중앙지법 윤재남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9일 조현범 회장에 대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후 '증거인멸 우려'를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조 회장은 전직 대통령 이명박 씨의 사위로, 윤석열 정부 출범 이래 구속된 첫 대기업 총수가 됐다.앞서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는 지난 6일 조 회장에 대해 계열사 부당지원 및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이 파악한 조현범 회장의 횡령·배임액은 200억원 규모이다.조 회장은 지난 2014년부터 3년여 동안 계열사 타이어 제조 설비를 경쟁사보다 비싸게 사주는 수법으로 이익을 몰아줘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는다. 아울러 막대한 회삿돈을 지인 회사에 빌려주거나, 집을 고치고 외제차를 구입하는 데 쓰는 등 개인이 유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또 조 회장은 2014~2017년 한국타이어가 계열사 한국프리시전웍스(MKT)의 타이어 몰드를 다른 제조사보다 비싼 가격에 사주는 방식으로 부당 지원하는 데 관여(공정거래법 위반)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한국타이어가 MKT에 몰아준 이익이 조현범 회장 등 오너 일가에 흘러 들어갔다고 의심하고 있다. MKT는 한국타이어가 50.1%, 조현범 회장이 29.9%, 그의 형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이 20.0%의 지분을 가진 회사다.조 회장이 구속으로 오너 공백이 생김에 따라 한국타이어는 사실상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재계는 그동안 조 회장이 프리사이슬리 마이크로테크놀로지 인수, 한국테크노링 오픈 등 대규모 신규 투자를 주도했다는 점에서 주요 의사 결정 지연과 같이 향후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 추진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다만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비상경영체제 돌입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또 오너 공백…경영권 방어 '빨간불'문제는 한국타이어의 '오너 리스크'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데 있다. 조 회장은 지난 2019년 11월 한차례 구속 수감된 경험이 있다.당시 조 회장은 하청업체로부터 납품 대가로 매달 수백만 원씩 받아 총 5억원 안팎을 수수한 혐의를 받았다. 계열사 자금을 빼돌려 2억원 상당의 돈을 챙긴 혐의도 있었다. 이후 혐의는 유죄로 인정돼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으면서 2020년 6월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바 있다.따라서 2024년 11월까지 재판을 통해 형을 선고받게 되면 집행유예가 취소될 수 있으며, 이때 원심에서 선고한 징역 3년 복역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오너 공백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얘기다.일부에서는 이번 구속으로 조 회장이 경영권을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한국타이어는 지난 2021년 형제간 경영권 분쟁을 겪었다. 당시 국민연금공단은 조 회장에 대해 반대표를 던졌다. 조 회장은 아버지인 조양래 명예회장으로부터 보유지분을 모두 증여받으면서 경영권을 확보하는데 성공했지만, 현재도 국민연금은 한국타이어 지분 8.02%, 한국앤컴퍼니 지분 6.01%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재계 관계자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트렌드가 영업 자체에도 영향을 주고 있고, 연기금 등 기관 투자자들의 스튜어드십코드(수탁자 책임 원칙)도 갈수록 강화되고 있는 추세"라며 "안정적 지배구조를 확보했더라도 사법 리스크가 지속된다면 경영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이와 관련해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한국타이어의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해 압박을 높인 상태다. 일반투자는 임원의 선임과 해임, 임원 위법행위에 대한 해임 청구권 행사 등 경영권에 참여할 수 있다.국민연금의 수탁자책임활동을 총괄하는 이동섭 수탁자책임실장도 연초 국회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소유분산 기업의 임원 재선임과 관련해 "기업가치를 훼손한 이력이 있는지 주시하겠다"고 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과거 한국타이어 경영권에 참여, 사내이사 선임 건에 대해 반대 의견을 낸 것과 같이 이번에도 경영권에 제동을 걸 수 있다"고 말했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3.03.1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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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여당 KT 흔들기에 개미들만 나가떨어진다

KT의 차기 대표 경선을 둘러싼 정치권의 입김이 거세지면서 회사 주가가 바닥을 치고 있다. 최종 후보를 가리기 위한 절차를 거듭할 때마다 정부와 여당 의원들이 불만을 표출하며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불공정 경쟁 우려를 해소하겠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던 대주주 국민연금공단은 겉모습과 달리 주가 하락을 우려해 지분율을 축소하는 이중적인 행태를 보이며 개미(개인투자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KT 지분율은 작년 11월 2일 10.63%에서 지난달 27일 8.53%로 뚝 떨어졌다. 약 548만주를 팔아치웠다. 해당 기간 KT의 주가는 17%가량 떨어졌다.구현모 KT 대표가 지금껏 쌓은 탑이 조금씩 무너지는 모습이다. KT의 기업 가치는 구 대표가 취임한 2020년 3월 30일 이후 54% 이상 상승했다.지분율 변동 사유를 묻자 국민연금 관계자는 "개별 종목에 대해서는 별도로 언급하지 않는다"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보고서에도 '단순 추가 처분'이라고만 명시했다.국민연금이 재정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매수 또는 매도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정부의 스피커 역할을 자처하며 KT 대표 후보 선임 과정을 공개적으로 저격하는 등 주가를 흔든 파급력은 무시 못 할 수준이었다. 이에 국민연금이 주가 하락을 유도하고 뒤로는 주식을 정리했다고 지적하는 개미들이 적지 않다. 온라인 주식 커뮤니티에는 "국민연금이 주가를 흔들었다" "KT는 사기업, 관치는 물러나라" 등의 반응이 올라왔다.국민연금이 KT를 본격적으로 견제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2월 28일이다. 연임이 확실시됐던 구현모 대표가 자진해 복수 후보 검토를 요청했는데도 최종 후보로 확정되자 3시간 만에 보도자료를 내서 이의를 제기했다. CEO(최고경영자) 후보 결정이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는 경선의 기본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1월 30일 윤석열 대통령이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스튜어드십(기관투자자의 적극적인 경영 관여)은 소유가 분산돼 지배구조 구성 과정에서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가 일어날 수 있는 경우엔 적어도 그 절차와 방식에 있어서 공정하고 투명하게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민영화한 공기업이나 금융사를 향한 발언이다.이에 KT는 지난달 9일 모든 절차를 백지화해 공개경쟁 방식으로 대표 선임 프로세스를 재추진하기로 했다. 이어 28일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신수정 KT 엔터프라이즈부문장·윤경림 KT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임헌문 전 KT 매스 총괄 등 4명의 후보를 공개했다. 구현모 대표는 외압을 견디지 못하고 연임을 포기했다. 이런 우여곡절을 겪었는데도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국민의힘 박성중·김영식 의원은 이달 2일 기자회견을 열어 KT 차기 대표 경선이 전·현직 임원으로만 꾸린 '그들만의 리그'라고 못을 박았다. 같은 날 대통령실 관계자도 "공정하고 투명하게 거버넌스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새로운 대표를 맞이하기 위한 최종 관문은 이달 말로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다. 외풍에 맞서 7일 최후의 후보 1인을 발표하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국민연금은 주식 대량 매도로 KT 지분율이 10%대에서 8%대로 낮아지며 2대 주주 현대자동차와의 격차가 1%포인트 이내로 줄었지만 영향력은 여전하다. 표 싸움 기준인 주주명부 폐쇄일 2022년 12월 27일 기준 국민연금의 지분율은 10.13%이기 때문이다. KT 우호 지분으로 분류되는 2·3대 주주 현대차와 신한은행 지분율은 각각 7%대, 5%대이지만, KT와 마찬가지로 국민연금이 주요 주주라 반대 입장을 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최악의 시나리오로 후보 4인이 동반 사퇴해도 주총은 열린다. 대부분 회사가 정관에서 결산 종료일로부터 3개월 안에 개최하도록 정하고 있어서다. 대표 선임도 안건 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게 KT 측 설명이다.우여곡절 끝에 신임 대표가 선임되더라도 정부와 여당의 흔들기로 추락한 주가를 다시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구현모 대표의 연임 포기와 새로운 CEO 후보에 대한 정치권의 언급, 정부의 요금 인하 압력 등 여러 외부적인 요인으로 KT의 주가는 부진하다"며 "내외부적으로 어지러운 상황을 정리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하루빨리 대표가 선임돼 KT가 안정되길 바라는 주주들은 애가 탄다. 주총에 참석할 예정인 한 주주는 "KT가 디지털 플랫폼 사업자로서 여러 성장사업으로 매출을 높이고 이를 바탕으로 주주 가치와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인물이 대표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03.0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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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의원들, KT 대표 경선에 또 딴지

여당 국회의원들이 차기 대표 후보 선정 작업에 정신이 없는 KT의 발목을 잡는 모습이다. 정부의 경선 투명성 강화 요구에 두 차례나 절차를 뒤엎었는데도 계속 딴지를 걸고 있다. 그렇다고 명확한 인사 기준을 제시하는 것도 아니라서 따로 점찍은 후보가 있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인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체 지원자 33명 중 KT 출신 전·현직 임원 4명을 통과시켜서 차기 대표 인선이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해버렸다"고 주장했다.박성중 의원은 또 "윤경림 사장은 현재 대표 선임 업무를 하는 이사회 현직 멤버로 출마 자격이 없는데도 후보군에 넣어 이익 카르텔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KT 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의결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해야 한다는 입장도 내비쳤다.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자기들만의 잇속을 차리기 위해 국민을 뒷전으로 여기고 사장 돌려막기를 고집하면 국민이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민연금은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 지침)를 발동해 국민 기업인 KT가 특정 카르텔의 손에 놀아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KT는 지난달 28일 대표이사 후보 심사 대상자로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 사장·신수정 KT 엔터프라이즈부문장 부사장·윤경림 KT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 사장·임헌문 전 KT 매스총괄 사장을 선정했다. 내부와 외부 지원자 2명씩 뽑았다.당초 연임 의사를 밝힌 구현모 KT 대표를 심사를 거쳐 최종 후보로 확정했지만, 경선 절차가 투명하지 않다는 정부와 국민연금의 지적에 복수 후보를 검토했다.그런데도 잡음이 끊이지 않자 최종 투표 한 달가량을 앞두고 공개 경쟁 방식으로 전환, 외부에서만 18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이후 구현모 대표는 연임을 포기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03.02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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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시선] KT 구현모 '자신감'에 거는 기대

국내 대표 통신사인 KT가 또다시 정치권 외풍에 흔들리고 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그래왔듯 대표 교체 압박에 시달리며 새해 시작부터 발목이 잡혔다. 민영화한 지 20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국가 소유로 여겨질 정도다.KT 이사회가 연임 의지를 피력한 구현모 대표를 차기 CEO(최고경영자)로 확정하자마자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과 정치권에서는 후보 결정 과정이 투명하지 않았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여당의 한 국회의원은 "관치라는 비판을 받더라도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 지침)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른바 '주인 없는 회사'인 소유분산기업의 감시를 강화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하지만 정작 KT의 흑역사를 만든 것은 CEO가 아닌 정치권이었다. 유력인사 자녀의 채용 비리와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 불편한 관계의 고리를 끊지 않고 이득을 챙겼다. 무슨 이유를 들어도 대표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진정성이 의심되는 이유다.결국 KT 이사회는 대표 선임 최종 관문인 다음 달 정기 주주총회를 한 달가량 앞두고 지금까지의 절차를 백지화했다. 공개 경쟁 방식으로 전환해 잡음을 없애기로 한 것이다.최종 투표만 남은 대표 선임 일정을 뒤엎은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여기에는 구현모 대표의 자신감도 일부 반영됐다.구 대표는 앞서 국민연금이 우려를 표하자 단독 후보에 올랐는데도 복수 후보 심사를 검토해줄 것을 자진해 요청했다. 이후 이사회도 그의 뜻을 반영해 후보자 명단과 심사 절차, 단계별 결과를 모두 보여주기로 했다. 회사 관계자는 "사회적 요구를 반영해 객관성을 높여 후보 심사를 하겠다는 것"이라며 "이번에는 원활하게 진행되길 바란다"고 했다.최소한의 불확실성을 차단하겠다는 의지도 보인다. 국민연금의 KT 지분율은 10% 남짓이지만, 주총 참석 주주 대비 비중으로 보면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지난 3년 동안의 성과만 놓고 보면 구 대표에게 적수는 없다. 주가는 취임 때보다 40% 넘게 뛰었다. 경쟁사 주가가 지지부진한 것과 대비된다. 디지코(디지털 플랫폼 기업) 도약 성과로 연 매출 25조원 시대를 열었으며, 업계의 의구심을 딛고 진출한 콘텐츠 사업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신드롬을 일으키며 한류 확산에 기여했다.'올A' 성적표를 보여줬는데도 만족하지 않는다면, 불합리한 원인이 숨어있을 가능성이 크다. 국민연금을 기업 조종 수단으로 악용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노조와 증권가의 지지까지 받은 구현모 대표다. 이제 더는 꺼낼 카드도 없다. 일정이 촉박하다는 이유 등을 들어 재차 다리를 거는 일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정길준 경제산업부 기자 kjkj@edaily.co.kr 2023.02.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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