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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누가 돌을 던지겠습니까" 32홈런 110타점, 김도영에 이은 WAR 2위…왜 KT는 로하스가 '고민'일까

"누가 로하스에게 돌을 던지겠습니까."이강철 KT 위즈 감독이 22일 수원 SSG 랜더스전을 앞두고 한 말이다.외국인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34)의 올 시즌 성적은 흠잡을 곳이 없다. 팀이 치른 141경기에 모두 출전, 타율 0.326(558타수 182안타) 32홈런 110타점을 기록 중이다. 출루율(0.419)과 장타율(0.572)을 합한 OPS가 0.991로 리그 5위. 도루를 제외한 대부분의 공격 지표가 리그 톱10, 팀 내 1위에 이름을 올린다. 이강철 감독은 로하스의 공격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지난 5월 중순부터 1번 타자로 기용 중이다.KT의 고민은 로하스의 페이스다. 로하스는 지난 14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부터 7경기 타율이 0.160(25타수 4안타)에 머문다. 5강 경쟁의 분수령으로 꼽힌 21일과 22일 SSG 2연전에선 8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특히 22일 경기에선 4타수 무안타 4삼진으로 고개 숙였다. KBO리그 통산 652경기(통산 타율 0.322)를 소화한 로하스가 한 경기 4삼진을 당한 건 개인 통산 두 번째. KT는 로하스가 부진에 빠진 최근 7경기에서 2승(5패)을 수확하는 데 그쳐 6위로 내려앉았다. 잔여 경기 일정을 고려하면 자력으로 5강 진출을 확정하기 어려워졌다. 이강철 감독의 "누가 로하스에게 돌을 던질 수 있겠냐"라는 말은 복잡한 심경을 대신한다. 그만큼 로하스가 부진해 고심이 깊은 것도 사실. 하지만 시즌 내내 로하스만큼 활약한 선수를 꼽기도 어렵다. 로하스의 결승타는 12개로 장성우(13개)에 이은 팀 내 2위.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WAR)는 한국야구위원회(KBO) 애플리케이션 기준 6.47로 '몬스터 시즌'을 보내고 있는 김도영(KIA 타이거즈·6.88)에 이은 리그 2위이다. 그만큼 승리 공헌도가 크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최근 7경기 '미니 슬럼프'로 로하스의 시즌 전체 성적을 깎아내리기 어렵다.KT의 고민은 로하스의 부진을 만회할 다른 선수의 활약이 미미하다는 점이다. 강백호는 컨디션 난조로 선발 라인업에서 빠지기 일쑤. 황재균은 9월 월간 타율이 0.231(39타수 9안타)로 낮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베테랑 김상수가 손가락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타선의 짜임새가 더욱 헐거워졌다. 로하스를 1번 타순에서 빼더라도 그 자리를 채울 마땅한 선수가 없다. 김민혁 정도가 대안이지만 그렇게 되면 2번 타순이 '구멍'이다. 결국 이강철 감독은 로하스가 1번에서 반등하길 기다릴 수밖에 없다. 이 감독은 "선수들이 잘해주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9.23 08:54
프로야구

[김종문 진심합심] 사우나의 스몰 토크

최근 야구 관련 유튜브에서 롯데 자이언츠 왼손 유망주 투수 김진욱 선수가 사우나에 간 이야기를 봤습니다. 김 선수가 “사우나에서 어르신들이 긴장 푸는 법까지 알려주시더라. 많은 힘을 얻었다”라고 말한 부분이 재미있습니다. 입단 후 슬럼프를 거치는 동안 김 선수는 퓨처스 구장에서, 사우나에서 알아봐 준 팬들의 응원과 지지를 받으며 에너지를 얻는 것 같습니다. 김 선수의 사우나 에피소드에서 인간관계의 지혜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처음엔 어색하고 부끄럽지만, 그 팬과는 숨김없는 사이가 되지 않았을까요. 대화라는 것이 처음 물꼬를 트기도, 바로 솔직해지기도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대화의 장소나 형식을 바꿔 딱딱한 분위기를 벗어나면 한결 편하고 여유로운 소통이 가능해집니다. 식사를 하거나 카페에서 서로의 사소한 습관과 개인적인 관심 분야에 대해 담소를 나누다 보면 상대의 관점이나 입장을 조금은 더 이해하게 된 경험들이 저도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세요.야구팀에서 일했던 저도 사우나에 대한 몇 가지 추억거리가 있습니다. 10년 정도 프런트 일을 해보니 사우나와 목욕에 대한 선수단의 트렌드가 바뀌었습니다. NC 다이노스 창단 초기, 선수단 원정 숙소를 잡을 때는 반드시 사우나가 있는 곳이어야 했습니다. 당시 홈구장이던 마산야구장(현재 퓨처스팀 구장)에는 도저히 사우나 시설을 만들 수 없어 인근 호텔 사우나 이용권을 구단에서 구입해 선수단에 나눠 주기도 했습니다. 베테랑 코칭스태프가 많아서 였기도 했지만 경험 많은 지도자들이 선수들에게 훈련이나 경기 후 반드시 사우나를 하도록 지시했기 때문입니다. 근육 이완, 피로 회복을 위한 효과를 강조했던 것이죠. 거기다 완전한 자연의 모습으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보면 선수와 선수, 선수와 지도자 사이에 쌓이는 신뢰 역시 컸습니다. 가족 이슈로 고민하던 어느 선수의 이야기도 그렇게 해서 알게 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해가 지나면서 선수들이 점차 사우나를 하지 않는 추세로 바뀌었습니다. 야구 선수들만 변한 게 아니어서 일반인 이용객도 줄어들어 원정지 호텔 사우나가 문을 닫는 경우가 생겼습니다. 그래도 사우나가 꼭 필요하다는 일부 선수는 욕조가 있는 방이라도 배정해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김진성(현 LG 트윈스) 선수가 대표적이었습니다. 그만큼 몸 관리에는 철저했죠. 그런데 호텔 객실도 샤워부스 형태로 욕실 구조를 바꾸면서 구단의 담당 직원이 애를 먹기도 했습니다.외국인 선수들은 사우나를 그렇게 즐기진 않았는데 에릭 해커(NC 2013~2017) 선수는 예외였습니다. 한국에서 사우나 문화를 경험하게 된 그는 “투수에게 너무 좋다"라며 극찬합니다. 탕에 들어갔을 때도 공 던지는 오른손은 수건으로 감아 물 밖으로 내놓는 것이 그만의 방법이었습니다. 혹시라도 손가락 피부가 물에 불지 않게, 그래서 피칭에 지장을 주지 않으려는 의도였습니다.살펴보니 요즘도 사우나에서의 스몰 토크(small talk)를 즐기는 야구계 인사들이 계시네요. 이강철 KT 위즈 감독님이 대표적인 예찬론자 같습니다. 베테랑 내야수 박경수와는 벌거벗고 인생 상담을 하고, 젊은 투수들에겐 뜨거운 사우나 안에서 스트레칭을 시킨다고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이숭용 SSG 랜더스 감독도 “선수단 전체 미팅보다는 필요하면 선수 개별적으로 사우나 같은 곳에서 이야기를 나눈다”고 언론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묵은 감정까지 무장해제 시켜 씻어내는 이들 감독님들의 특별한 코칭 공간이 사우나입니다. 여기서 정색하고 말하지는 않겠죠. 그렇다면 감독님들이 사우나 있을 땐 아무도 가지 않을 겁니다. 허심탄회하게 말을 끌어내는 이분들의 사우나 대화법이 궁금해집니다.2차 세계대전 때 미국의 참전을 설득하려고 백악관을 찾은 영국 총리 윈스턴 처칠. 백악관 내 객실서 샤워 후 벗고 있다가 자신을 찾아온 루즈벨트 미 대통령에게 알몸을 들키게 됩니다. 처칠은 당황하지 않고 “나는, 그리고 영국은 숨길 게 없소”라며 위트 있게 상황을 수습합니다. 세계사적 위기에 인간적 교분을 나누며 동맹의 이해를 쌓은 두 지도자의 에피소드입니다. 몸 가리지 않는다는 것, 마음도 가리지 않겠다는 상징 아닐까요. 그만큼 솔직해지기 위한 전제입니다.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김종문 coachjmoon 지메일김종문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2011~2021년 NC 다이노스 야구단 프런트로 활동했다. 2018년 말 '꼴찌'팀 단장을 맡아 2년 뒤 창단 첫 우승팀으로 이끌었다. 현재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KPC)다. 2024.07.08 07:30
골프일반

'퀸 민지'가 돌아왔다...2024 KLPGA 투어 판도 더 흥미진진해진다

박민지(26)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사상 첫 '단일 대회 4회 연속 우승' 새 역사를 썼다. 압도적인 우승이었다. 박민지는 9일 강원도 양양 설해원의 더레전드코스(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총상금 12억원)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1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쳤다. 박민지는 최종합계 13언더파 203타로 공동 2위 그룹의 최예림, 전예성, 이제영(이상 10언더파 206타)을 3타 차로 제쳤다. 1라운드부터 한 번도 선두 자리를 뺏기지 않은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다. 또 2021년부터 이 대회 4년 연속 우승의 주인공이 됐다. 노련한 선수만 살아남는 까다로운 코스인 설해원은 그야말로 ‘박민지 코스’가 됐다. 종전까지 KLPGA 투어에서 단일 대회 최다 우승 기록은 고(故) 구옥희 전 KLPGA 회장과 박세리, 강수연, 김해림, 박민지가 함께 보유한 3회였다. 박민지는 이번에 이 기록을 깨고 새 역사의 주인공이 됐다. 박민지는 대회 개막 전부터 4연패에 대한 질문 세례를 받았다. “움직일 때마다 주변에서 ‘4연패’ 이야기를 해서 부담이 컸다”고 고백했을 정도로 심리적인 중압감이 컸다. 그는 우승을 확정한 후에야 활짝 웃으면서 “원래 잠을 잘 자는 편인데, 이번주 내내 새벽 6시면 깼다. 정말 긴 한주를 보냈다. 우승한 게 꿈만 같다”고 했다. 박민지는 대회 1라운드부터 경쟁자를 제치고 먼저 달아났다. 1라운드에서 코스 레코드 타이인 8언더파 64타를 쳤다. 최종 3라운드에서는 초반 잠시 주춤했다. 전반 라운드까지 한 타도 줄이지 못하고 연속 파를 기록했다. 10번 홀(파4)에서는 보기를 범하면서 전예성, 이제영에게 공동 선두 자리를 내줬다. 그러나 보란듯이 바로 다음 홀인 11번 홀(파3)에서 버디를 잡아내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7번 아이언으로 친 티샷이 그린 경사를 절묘하게 타고 홀 1.2m 정도에 붙었고, 박민지는 버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박민지는 14번 홀(파5)에서 버디를 추가해 경쟁자들을 2타 차로 밀어냈다. 그리고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버디를 추가하면서 완벽한 마무리를 해냈다. 라운드를 마친 후 박민지는 깜짝 선언을 했다. 그는 이번 대회 우승 상금 2억1600만원을 받는데, “4연패를 더 뜻 깊게 만들도록 우승 상금 전액을 기부하겠다. 우승은 나 혼자 힘이 아니고 하늘이 도와주셨다. 그래서 이 상금은 기부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민지는 이번 우승으로 KLPGA 투어 통산 19승을 기록했다. 그는 “20승 하면 상금을 기부하려 했는데, 참을성이 없어서”라며 웃었다. 그는 향후 목표에 대해 “목표는 통산 20승이다. 아직 1승이 남았다. 목표를 이룰 때까진 거기에만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회 주최사인 셀트리온은 박민지가 4회 연속 우승을 달성하면 상금 외에 특별 포상금 3억원을 주기로했다. 포상금은 KLPGA 투어 공식 상금 기록엔 들어가지 않는다. 박민지는 KLPGA 투어 통산 상금 60억원을 돌파(60억4878만3448원)하며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박민지는 지난해 6월 25일 BC카드·한경레이디스컵 우승 후 1년 만에 승수를 추가하며 부활했다. 그는 지난해 후반기부터 신경통 등 부상이 겹치면서 컨디션 난조를 겪었고, 지난달에는 스폰서사 주최 대회인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컷 탈락해 슬럼프가 아니냐는 우려도 낳았다. 그러나 이번 압도적인 우승과 함께 완벽한 부활을 알렸다. 박민지는 올시즌 상금, 대상포인트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예원(이번 대회 공동 13위)에게 본격적으로 도전장을 던지며 KLPGA 투어 판도를 흥미롭게 만들었다. 이은경 기자 2024.06.10 07:20
프로야구

1할대 슬럼프 빠진 추신수, 운명의 '부산'으로 향한다 [IS 피플]

타격 슬럼프에 빠진 추신수(42·SSG 랜더스)가 고향 부산에서 반등할 수 있을까.추신수는 23일부터 열리는 롯데 자이언츠 원정 3연전을 통해 선발 복귀할 전망이다. 그는 21일 LG 트윈스와 치른 더블헤더(DH) 두 경기 모두 벤치에 앉았다. 이숭용 SSG 감독은 경기 전 "부산전부터 제대로 스타팅(선발) 내서 3경기를 지켜보려고 한다"며 추신수 선발 기용 방침을 예고했다.추신수의 타율은 22일 기준 0.125(24타수 3안타)다. 득점권에선 6타수 무안타. 미국 메이저리그(MLB) 출신에 걸맞은 성적표가 아니다. 개막전 견제구에 맞아 오른 약지가 골절됐는데 지난 11일 복귀 후 힘을 전혀 못 쓰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에이징 커브(일정 나이가 되면 운동능력이 저하되며 기량 하락으로 이어지는 현상)'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커졌다.이숭용 감독은 "(몸을 추스르는) 시간을 좀 더 줬어야 했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 (추신수가) 괜찮다고 해서 조금 과감하게 밀어붙였는데 결과가 이렇게 됐다"고 자책했다. 추신수는 대만 2차 스프링캠프 막판 장염 문제로 중도 귀국, 국내에서 따로 몸을 만들었다. 이숭용 감독은 "보통 시즌에 들어가기 전까지 타석 수를 맞춰줘야 한다"며 "추신수는 시범경기도 못 뛰었다. 시즌에 들어와서는 부상까지 당해서 타석 수가 부족하다"고 선수를 옹호했다. 추신수는 시범경기에서 총 9타석을 소화하고 개막을 맞이했다. 한유섬(27타석) 최정(23타석)을 비롯한 팀 후배들과 비교해 차이가 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손가락까지 다쳐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었다.추신수는 21일 경기에 앞서 강병식 타격 코치와 타격 폼을 조정했다. 이를 지켜본 이숭용 감독은 "치는 걸 보니까 (문제점이) 잡히는 모습이 보이더라. 본인도 '괜찮습니다'라고 해서 부산 시리즈부터 좋아지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기대를 내비쳤다. SSG-롯데전은 '유통 대전'으로 불리는 라이벌전이다. 인천에서 개막 2연전으로 치러진 시즌 첫 맞대결에선 SSG가 모두 승리했다. 객관적인 전력에선 SSG가 한 수 위지만 타선이 살아나기 시작한 롯데의 흐름도 만만치 않다. SSG로선 타선의 무게감을 더하려면 추신수의 반등이 절실하다.추신수는 2024시즌을 끝으로 유니폼을 벗는다고 예고했다. 일찌감치 최저 연봉(3000만원)으로 계약한 뒤 전액 기부 의사를 밝힌 상황. '유종의 미'로 향하는 첫 관문으로 부산 원정 3연전이 떠올랐다. 인천=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4.23 08:01
메이저리그

주춤했던 세이야, 올해는 다를까 "작년 마무리 고무적, 올해의 각성 후보"

지난해 슬럼프를 겪었던 메이저리그(MLB) 외야수 스즈키 세이야(29)가 올해의 각성 후보로 꼽혔다.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14일(한국시간) 올해 각성(Break out)할 수 있는 타자 5명을 뽑으면서 세이야의 이름을 거론했다.세이야는 지난해 컵스와 5년 8500만 달러 계약을 맺고 MLB 무대를 밟았다. 일본 프로야구 통산 9시즌 타율 0.315 182홈런을 기록한 타자답게 쾌조의 출발로 시즌을 시작했다. 4월 한 달 동안 타율 0.279 OPS(출루율+장타율) 0.934로 컵스의 중심 타자 역할을 맡았다. 그러나 5월 이후 부진을 겪었고, 시즌 성적은 그에 미치지 못하는 OPS 0.770으로 마무리했다. 리그 평균 성적과 구장 환경을 고려한 조정 OPS(OPS+)에서는 116으로 리그 평균보다 16% 더 높은 성적을 기록했으나 첫해부터 보여준 기복 탓에 불안감도 남겼다.그러나 MLB닷컴은 세이야가 시즌이 끝나기 전에 그 부진을 벗어난 것에 주목했다. 매체는 "세이야의 시즌은 뜨거운 시작, 인상적이지 못한 중반, 고무적인 마무리로 구분된다"며 "4월에는 뛰어난 선구안과 강력한 타격을 보여준 내셔널리그 최고 신인이었다. 5월 초까지 유인구 스윙 비율(chase%)과 배럴 타구 생산 비율이 각각 20%에 조금 못 미치며 상위 5위 안에 들었다"고 돌아봤다.매체는 "그러나 상대 투수들이 세이야에게 더 많은 느린 공과 변화구를 던졌고 하이 패스트볼을 투구했다"며 "5월 2일부터 8월 21일까지 세이야는 타율 0.229 출루율 0.283 장타율 0.362를 기록했다. 그는 스트라이크존 밖의 공을 더 많이 쫓았고, 배럴 타구 비율은 6.3%로 곤두박질쳤다. 손가락 부상으로 35경기 결장하면서 부진이 더 악화했다"고 분석했다.부진으로 끝났다면 '각성 후보'로 꼽히지 않았을 것이다. MLB닷컴은 "세이야는 8월 22일 밀워키 브루어스전에서 3안타를 친 걸 시작으로 슬럼프에서 빠져나왔다"며 "첫 한 달 동안 우리를 사로잡았던 세이야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었다. 그는 이후 시즌이 끝날 때까지 유인구 스윙 비율 22.3% 배럴 타구 비율 15.1% wRC+(조정 득점 생산력. 100이 평균) 155를 기록했다"고 소개했다. 매체에 따르면 이 성적은 모두 120타석 이상 소화한 내셔널리그 타자들 중 상위 10위 안에 드는 기록이다. 매체는 "세이야의 지난 시즌 성적은 괜찮았다. 그러나 선구안과 배럴 타구를 만드는 능력을 고려한다면, 그 성적은 수박 겉핥기에 불과한 것 같다"고 올 시즌 활약을 기대했다.한편 MLB닷컴은 세이야 외에도 4인의 타자를 각성 후보로 꼽았다. 마이애미 말린스 브라이언 델라크루즈,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놀란 고먼, 시카고 화이트삭스 앤드류 본, 토론토 블루제이스 달튼 바쇼가 각각 올 시즌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평가받았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2.14 14:43
프로야구

[IS 포커스] 부상자 속출, 경직된 선수 기용…출구 없던 삼성

허삼영(50)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다. 삼성 구단은 '허삼영 감독이 자진해서 사퇴한다'고 1일 발표했다. 허삼영 감독을 보좌하던 최태원 1군 수석코치가 2군 감독으로 내려가고, 박진만 2군 감독이 1군 감독 대행을 맡아 잔여 시즌을 지휘한다. 삼성은 이날까지 38승 2무 54패(승률 0.413)로 리그 9위로 처졌다. 포스트시즌(PS) 진출 마지노선인 5위 KIA 타이거즈(47승 1무 44패)와 승차가 9.5경기까지 벌어져 있다. 삼성은 올 시즌 전반기를 구단 역대 기록인 11연패로 마무리했다. 후반기 첫 2경기마저 패해 연패 기록이 '13'까지 늘었다. 지난달 24일 키움 히어로즈전을 승리, 간신히 연패 탈출에 성공했지만 이후 6경기에서 2승(2무 2패)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상대적으로 수월한 10위 한화 이글스, 7위 롯데 자이언츠와 홈 6연전이어서 반등을 기대했지만, 졸전을 거듭했다. 11-10으로 승리한 지난달 27일 한화전에선 9-3으로 앞서던 경기가 9-10으로 뒤집히기도 했다. 허삼영 감독은 2019년 9월 삼성의 제12대 사령탑으로 선임된 바 있다. 계약 기간 3년 총액 9억원(계약금 3억원, 연봉 2억원)을 받는 조건이었다. 1991년 삼성 고졸연고구단 자유계약선수(투수)로 입단했던 허 감독은 짧은 선수 생활을 뒤로하고 1996년 훈련지원요원으로 제2의 야구인생을 시작했다. 감독 선임 이전에는 삼성 전력분석팀장과 운영팀장을 겸임했다. 당시 하마평에 오른 감독 후보군과 비교하면 이름값이 떨어졌지만, 구단이 추구하는 데이터 야구의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허삼영 감독은 첫 시즌이던 2020년 8위(64승 5무 75패)에 그치며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 정규시즌 2위(76승 9무 59패)로 삼성을 6년 만에 PS 무대로 올려놨다. 데이비드 뷰캐넌(16승) 원태인(14승) 백정현(14승)이 이끄는 선발진의 힘이 강력했다. 플레이오프(PO)에서 두산 베어스에 덜미를 잡혔지만, 성공적인 시즌을 만들었다. 내부적으로도 "예상보다 좋은 순위로 마쳤다"라는 자평이 나올 정도였다. 2020시즌 성적에 고무된 삼성은 지난겨울 대대적인 투자를 했다. 내부 FA(자유계약선수)로 풀린 포수 강민호와 투수 백정현을 각각 최대 36억원과 38억원에 잡았다. 두 선수 모두 예상을 깨고 계약 기간 4년을 보장받았고, 총액도 상승했다. 무엇보다 FA를 1년 앞두고 있던 외야수 구자욱과 5년 최대 120억원(연봉 총 90억원, 인센티브 30억원)에 미리 계약하면서 공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그뿐만 아니라 외국인 투수 뷰캐넌과 타자 호세 피렐라와 재계약했고 새 외국인 투수로 알버트 수아레즈를 영입했다. 2022시즌에 '올인'한 것이다. 선수단 짜임새가 외국인 투수 교체로 애를 먹었던 2021시즌보다 더 나았다. 기대가 컸던 올 시즌 성적이 고꾸라졌다. 개막을 앞두고 선수단 내부 회식 자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해 개막전 엔트리 구성에 애를 먹었다. 이후에는 구자욱(햄스트링) 강한울(손가락) 양창섭(어깨) 김상수(장요근) 김지찬(허벅지)을 비롯한 1군 선수들이 돌아가면서 부상자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 과정에서 허삼영 감독의 경직된 선수 기용이 도마 위에 올랐다. 시즌 81경기 타율이 0.231에 불과한 강민호는 단 한 번도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지 않았다. 주전 마무리 투수 오승환은 오른발목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계속 공을 던지다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다. 15경기 선발 등판에서 승리 없이 11패만 기록한 백정현도 꾸준히 1군에서 기회를 잡았다. 부진에 빠진 선수를 과감하게 엔트리 제외하지 못하면서 라인업의 유연성이 떨어졌고, 이는 성적 추락으로 연결됐다. 기대가 컸던 데이터 야구도 갈피를 잡지 못했다. 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외국인 선수들을 보유했지만, 후반기에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결국 허삼영 감독은 계약 마지막 해를 채우지 못하고 지휘봉을 내려놨다. 그가 감독으로 거둔 성적은 통산 178승 16무 188패(승률 0.486)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2.08.01 18:06
스포츠일반

"더 역사적인 날 만들겠다" 우상혁의 도전은 계속된다

“더 노력해서 금메달을 따는 ‘더 역사적인 날’을 만들겠다.” 우상혁(26·국군체육부대)은 아쉬워하는 대신 또 다른 목표를 말했다. 그는 19일(한국시간) 미국 오리건주 유진 헤이워드 필드에서 열린 2022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높이뛰기 결승에서 개인 실외 대회 타이기록인 2m35를 넘어 은메달을 땄다. 한국 육상의 역사였다. 한국 선수가 실외에서 열리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높이뛰기 메달을 따낸 건 우상혁이 처음이다. 한국 선수의 세계육상선수권(실외) 메달은 2011년 대구 세계선수권 남자 경보 동메달리스트 김현섭 이후 11년 만이며, 은메달은 역대 최고 성적이다. 세계육상선수권에서 메달 세리머니를 한 건 우상혁이 한국 최초다. 김현섭은 2011년 대회 결승에서 6위를 기록했는데, 이후 순위가 앞섰던 선수 3명의 약물 복용이 드러나 2019년 뒤늦게 동메달을 전달받았다. 우상혁은 이번 대회 예선 공동 1위로 결승에 올랐다. 결승 경기 내내 그는 자신감이 넘쳤다. 2m19, 2m24, 2m27, 2m30을 모두 1차 시기에 넘었고, 성공한 후에는 손가락으로 총을 쏘는 세리머니를 했다. 결승에서 그는 2m33에 도전했다가 1, 2차 시기에서 실패했다. 그러나 3차 시기에서 완벽한 자세로 바를 넘었다. 많은 경쟁자가 떨어져 나간 후 우상혁은 2m35를 2차 시기에 넘어 은메달을 확보했다. 남은 건 무타즈 에사 바심(카타르)과의 우승 경쟁이었다. 바심은 2m37을 첫 시도에 곧바로 넘었다. 반면 우상혁은 1차 시기에서 2m37에 실패했고, 금메달 경쟁을 위해 바를 2m39로 높여 도전했다. 그러나 남은 두 차례 기회에서 모두 2m39를 넘지 못했다. 바심 역시 2m39에는 실패했지만, 2m37을 이미 성공해 금메달을 확정했다. 우상혁은 우승을 목표로 잡았던 만큼 마지막 시도가 불발되자 다소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또 다른 목표였던 실외 대회 개인최고기록 경신도 다음으로 미뤘다. 그러나 이내 카메라를 향해 유니폼 가슴의 ‘KOREA’를 들어 올리더니 자신의 시그니처인 거수경례 세리머니를 했다. 경기 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상혁은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다. 기분이 정말 좋다"면서도 "세계선수권, 올림픽이 남았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금메달을 따는 '더 역사적인 날'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한육상연맹이 전한 우상혁의 말에 따르면, 그는 이날 2m33에서 3차 시기까지 가는 등 다소 매끄럽지 못한 운영이 아쉬웠다고 밝혔다. 이어 "그래도 오늘 경기에서 최선을 다했다. 바심의 컨디션이 더 좋았던 것을 인정한다"고 덧붙였다. 바심은 지난 2017년과 2019년 대회에 이어 세계선수권 3연패를 달성했다. 3위는 2m33을 넘은 안드리 프로첸코(우크라이나)가 차지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부쩍 성장한 우상혁의 기량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는 지난해 도쿄 올림픽 남자 높이뛰기 4위에 올라 한국 육상 트랙&필드 종목에서 올림픽 최고 성적을 냈다. 이어 올해 세계실내육상선수권 우승(3월 20일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2022 다이아몬드리그 개막 시리즈 우승(5월 14일 카타르 도하)을 거뒀고, 세계랭킹 1위도 찍었다. 이어 실외 세계육상선수권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우상혁은 10대 시절부터 주목받는 대형 유망주였다. 그러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은메달을 따낸 뒤 부상과 슬럼프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이때 대표팀의 전담지도자 김도균 코치를 만나면서 우상혁은 다른 차원의 선수로 성장했다. 김도균 코치는 우상혁을 혹독한 훈련으로 다그치기보다 믿음을 주고 더 멀리 보는 훈련을 했다. 친구들과 어울리기도 좋아하는 우상혁에게 빠른 입대를 권유해 조용한 훈련 분위기를 만들어 주기도 했다. 도쿄올림픽 이후에도 충분한 휴식을 줬다. 우상혁이 집중할 수 있을 때 더 훈련하도록 배려했다. 우상혁은 어린 시절 당한 교통사고 탓에 오른발이 왼발보다 1㎝ 정도 더 짧다. 육상 선수로서 큰 핸디캡이지만 이 역시 성공적으로 극복해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우상혁은 도쿄 올림픽에서 괄목할 성장을 보여줬고, 1년이 지난 지금은 메이저 대회에서 당당히 우승을 겨루는 세계 톱랭커로 점프했다. 우상혁은 이번 대회 은메달 상금 3만5000달러(4600만원)와 대한육상연맹 경기력향상금 규정에 따라 포상금 5000만원을 받는다. 올 시즌 그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우상혁은 8월 27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리는 다이아몬드리그, 9월 8∼9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치르는 다이아몬드리그 최종전에 출전한다. 이은경 기자 2022.07.19 17:09
골프일반

김비오, 시즌 첫 출전한 메이저급 대회 우승

김비오(32)가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시즌 첫 메이저급 대회를 제패했다. 김비오는 8일 경기 성남 남서울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1개, 보기 2개로 1타를 잃었지만, 합계 9언더파로 조민규(34·7언더파)를 2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2012년 이후 10년 만에 GS칼텍스 매경오픈을 제패한 그는 지난해 11월, LG 시그니처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이후 6개월 만에 코리안투어 개인 통산 7승을 거뒀다. 우승 상금은 3억원을 받고 곧장 코리안투어 시즌 상금 1위에 올라섰다. 김비오는 지난 2019년 DGB금융그룹 볼빅 대구경북오픈 최종 라운드 도중 갤러리를 향해 손가락 욕설을 해 파문을 일으켰다. 당시 KPGA는 자격 정지 징계 3년을 내렸다가 6개월로 줄였다. 그새 그는 묵묵하게 재기를 다짐했다. LG 시그니처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 후에 김비오는 “이제 담담해지려고 한다. 프로 선수에 걸맞게 열심히 경기하겠다. 앞으로는 실수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에도 아시안투어에서 활동하면서 태국, 사우디아라비아 등 대회에 나서 출전한 5차례 대회 중 3차례 톱10에 오를 만큼 꾸준했다. 공동 2위 그룹에 4타 차로 앞서 맞이한 최종 라운드에선 행운도 따랐다. 김비오와 우승 경쟁하던 조민규가 9번 홀(파5)에서 사용하지 않는 그린 위에서의 플레이로 규칙 위반에 따른 2벌타를 받아 경쟁에서 멀어졌다. 18번 홀(파4)에선 김비오가 티샷한 공이 오른쪽 숲으로 빠져 위기를 맞는 듯 했지만, 보기로 막아내고서 우승을 확정 지었다. 코리안투어에 올 시즌 처음 출전해 곧장 우승한 김비오는 “이 악물고 마지막까지 버텨 좋게 마무리했다. (아시안투어까지 포함해) 아직 시즌은 반도 안 끝났다. 욕심 내지 않고 남은 시즌도 잘 치러내겠다”고 말했다. 한편 충북 충주 킹스데일 골프클럽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에서는 조아연(22)이 합계 14언더파를 기록해 이가영(10언더파)을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2019년 KLPGA 투어 신인상을 받고 큰 주목을 받았지만, 2020년과 지난해 우승 없이 슬럼프에 빠졌던 조아연은 2년 8개월 만에 개인 통산 3승을 달성했다. 우승 상금은 1억4400만원을 받았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2022.05.08 16:03
NBA

[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경기 중에도 나는 기도했습니다

매년 봄에 개최되는 미국 대학농구선수권 토너먼트는 ‘3월의 광란(March Madness)’이라 불릴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자랑한다. 2016년 시라큐스는 8강전에서 버지니아를 만났다. 전반전에 시라큐스의 타일러 리던은 넘어지면서 왼발 신이 벗겨졌고, 드리블하던 팀 동료 마이클 그비니예는 벗겨진 신발을 코트 밖으로 던진다. 그비니예의 패스를 받은 리던은 오른쪽 신발만 신고 수비수를 제치며 3점 슛을 성공한다. 어수선한 상황에서 두 선수의 집중력이 돋보인 순간이었다. 스포츠 심리학의 고전 『테니스의 이너 게임』은 선수가 ‘느긋한 집중력(relaxed concentration)’을 가질 때 최고의 경기력이 나온다고 말한다. 하지만 집중하기 위해 선수가 자신에게 “집중하자”라고 말하는 것은 별 도움이 안 된다. 마음과 싸우는 것은 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대신 마음을 다른 곳에 두라고 한다. 예를 들어 선수는 공이 라켓에 맞는 소리를 듣는 연습을 통해 집중력을 향상할 수 있다. 비슷한 맥락으로 종교를 믿는 선수는 평정심을 유지하고 집중력을 높일 수 있다. 많은 연구가 밝혔듯이 운동선수들은 비(非) 운동선수들보다 신앙심이 깊다. 영국의 윈드서핑 코치로 올림픽에 2번 참여했던 벤 오클리는 챔피언을 만드는 중요한 요인으로 종교를 꼽았다. 탁구선수 출신 언론인 매튜 사이드도 그의 저서 『바운스(Bounce)』에서 믿음은 불안감을 제어하고, 자신감을 상승시켜 좋은 성적을 내는 데 기여한다고 밝혔다. 종교는 크게 2가지 방법으로 선수에게 도움을 준다. 첫째, 선수는 종교적 의식을 통해 경기 전이나 경기 중에 일어날 일에 통제력을 가질 수 있다. 이러한 대표적인 의식으로는 운동장에 들어가면서 선수가 가슴에 성호를 긋고 기도를 하거나, 골을 넣은 후 하늘을 향해 손가락을 가리키며 신에게 감사하는 제스처다. 무신론자들에게는 종교가 스포츠 경기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생각이 허황된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신의 존재 여부를 떠나서 믿음을 가진 기도가 경기력을 향상시킨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 과학자들은 “기도를 하면 뇌가 변한다. 선수들은 기도를 통해 더 나은 경기력을 보일 수 있다”고 한다. 서울대에서 선수들을 상대로 조사한 연구에 의하면 불안과 두려움을 극복하고 최고의 성과를 거두는 데도 기도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한다. 기도를 통해 고난을 극복한 사례 중 하나를 소개한다. 하프 마라톤의 미국 기록 보유자 라이언 홀은 2007년 레이스 도중 옆구리에 고통스러운 경련이 생겼다. 그는 당황했지만 계속 달리면서 기도를 시작했다. 약 1분 후 고통은 멈췄고, 홀은 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실제로 신이 내려와 그의 고통을 치유했단 말인가? 어떤 이는 플라시보 효과(placebo effect, 약효가 없는 거짓 약을 진짜 약으로 가장해서 환자에게 복용토록 했을 때 병세가 호전되는 현상)에서 답을 찾는다. 약물의 힘은 그 약의 약리학과 관련이 없고, 효과는 약에 대한 믿음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한 가지 분명한 점은 홀은 신의 치유력에 대한 믿음이 있었고, 믿음의 힘으로 고통을 이길 수 있었던 것이다. 성경에서 영감을 주는 어구를 자신의 유니폼이나 신발 등에 새기며 믿음을 강조하는 선수들도 있다. 헤비급 세계챔피언을 4번 차지한 에반더 홀리필드는 권투 같은 격렬한 신체적 스포츠도 정신이 차지하는 비중이 90%라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가운과 바지에 빌립보서(Phil) 4장 13절인 “I can do all things through Christ who strengthens me(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라는 문구를 새기고 경기에 나서는 거로 유명했다. 둘째, 엘리트 스포츠는 기본적으로 자기중심적 행위다. 하지만 경기의 흐름이나 결과가 신의 손에 달려있다고 생각하면, 선수는 자신이 하는 행동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고 정체성 확립에도 도움을 받는다. 대부분의 프리미어리그(EPL) 축구팀은 선수를 담당하는 사제를 두고 있다. 특히 종교가 삶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외국 선수들은 자신이 경기하는 것이 신의 뜻이라고 생각함으로써, 동기부여 측면에서나 슬럼프를 겪을 때 많은 도움을 받는다. 종교의 긍정적인 힘은 물론 기독교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대상이 아니라 믿음의 힘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필자가 지난 3주 동안 계속 언급한 『테니스의 이너 게임』도 참선 수행을 주로 하는 선불교(Zen Buddhism)의 이치와 일맥상통한다. 미국프로농구(NBA)에서 최다 우승(11번)을 달성한 명장 필 잭슨은 ‘Zen Master’로 불렸고, 그는 성공의 열쇠로 ‘맑은 정신의 중요성’과 ‘지나친 생각을 하지 말라’는 조언을 남겼다. 미국 청년 캐시어스 클레이는 흑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기 위해 이슬람으로 개종하고 ‘무하마드 알리’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다. 이 전설적인 복서도 믿음의 힘으로 경기에서 이길 수 있었다고 한다. 어떠한 믿음도 여러분이 진정으로 믿을 때 강력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긍정적 믿음은 선수의 경기력을 향상할 수 있고, 우리의 몸과 마음, 그리고 행동을 다스려 위대한 미래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 초빙교수 2022.04.06 06:30
연예

'대화의희열3' 박세리 "극한의 슬럼프, 손가락 부상 덕에 극복"

박세리가 자신을 괴롭혔던 극심한 슬럼프를 고백한다. 8일 방송되는 KBS 2TV ‘대화의 희열3’에서는 골프 여제 박세리가 게스트로 출연해 유희열, 김중혁, 신지혜, 이승국과 대화를 펼친다. 프로 잡던 아마추어 시절부터 한국을 넘어 LPGA 명예의 전당에 오르기까지, 박세리는 ‘대화의 희열3’을 통해 영광의 시간들을 돌아볼 예정이다. 최근 녹화에서 박세리는 꿈에 그리던 목표를 이루었을 때 찾아온 슬럼프에 대해 말했다. 훈련을 게을리하지도, 부상을 당하지도 않았는데 찾아온 슬럼프였다. 박세리는 “’모든 걸 그만하고 싶다’, ‘그냥 없어져 버릴까?’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힘들었다”고 털어놓으며 "슬럼프를 이기기 위해 더 혹독한 훈련을 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박세리가 슬럼프를 극복할 수 있었던 건 아이러니하게도 손가락 부상 덕분이었다고. 박세리는 “스포츠 선수들에게는 부상이 가장 힘든데, 저는 반대였다”고 밝혀 그 사연에 관심이 더해진다. 박세리는 부상으로 어쩔 수 없이 골프채를 내려놓는 동안 느낀 점들을 이야기한다. 경주마처럼 앞만 보며 달려가던 박세리에게 처음으로 생긴 쉬는 시간이었다. 박세리는 “슬럼프로 굉장히 많은 것을 배웠다”고 진심을 표했다. 이외에도 박세리는 미국 진출 7년 만에 ‘LPGA 명예의 전당’에 오를 자격을 다 갖췄다고 해 MC들을 놀라게 했다. 그러나 3년을 기다린 끝에 한국인 최초로 ‘LPGA 명예의 전당’에 입성, 그 이유에도 관심이 쏠린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oongang.co.kr 2021.07.08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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