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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일반

골프장에 웬 다방? 국내 골프장 첫 7080추억의 '옥다방' 오픈 화제

국내 골프장 가운데 처음으로 7080추억을 소환하는 ‘옥다방’이 오픈해 화제다.올데이골프그룹(회장 최동호)의 올데이 옥스필드CC는 14일 고객과의 소통을 위해 현재는 사용하지 않는 그늘집을 활용해 1970~80년대 감성을 느낄 수 있는 ‘레트로 포토존’을 마련했다고 밝혔다.올데이 옥스필드CC가 필드코스 6번홀 그늘집에 선보인 ‘옥다방’은 골프장 명칭인 ‘옥스필드’에서 ‘옥’자만을 따와 명명한 것이다. 이 간판글씨는 과거 단성사와 피카디리 극장 등에서 직접 영화간판을 제작했던 분이 쓴 것으로 글씨체만 봐도 이미 7080의 향수가 그대로 배어난다. 충주 임페리얼레이크CC와 로얄포레, 올데이, 그리고 옥스필드CC 등 4개 골프장을 운영하는 올데이골프그룹은 2024년도 경영전략 방안 중 하나로 ‘고객과의 소통’을 아젠다로 삼았다. 그 첫 번째 결과물로 국내 560여개 골프장 중에서 처음으로 ‘옥다방’이라는 감성 공간을 연출한 것이다. 골프장을 찾는 고객에게 ‘재미(Fun)와 가치(Value)’를 선물하겠다는 것이 올데이골프그룹의 포부다.‘옥다방’의 콘셉트는 7080을 모토로 ‘다방’과 ‘학창시절’, 그리고 ‘그때의 문화&생활상’을 반추하거나 엿볼 수 있는 3가지 색깔로 세팅됐다. ‘다방과 학생’보다는 ‘다방과 군인’의 콘셉트가 더 어울리지만, 당시의 문화와 생활상을 동시에 추억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이질감보다는 환상적인 케미를 자랑한다.옥다방은 그 콘셉트에 맞게 7080추억의 노래가 흘러나오는 뮤직박스가 있고, 다방입구에는 오래된 나무의자와 예스런 공중전화기가 비치돼 있다. 다방 안으로 들어가면 당시 체신부가 발주했던 70대년대 다이얼전화기, 83년도산의 비호표 성냥통과 재털이(105mm 박격포 포탄), 보리차 물컵, TV, LP판, 타자기, 카메라, 70년대 국민학교 교과서, 80년대 주간지, 책걸상, 가방 등의 여러 소품 등으로 꾸며져 있다. 특히 재미난 소품은 영화포터스와 광고액자다. 1960년대 국내에서 상영된 ‘쟌.다크’는 그때의 영화광고 포스터 원본이고, 홍콩영화로 주연을 맡았던 거룡의 ‘정무문81’과 ‘혈전영웅’ 또한 80년대 개봉 당시 원본 포스터다. 국내 광고액자도 큰 볼거리다. 1960~70년대 결혼을 앞둔 여성의 혼수품이나 가정주부 등을 대상으로 광고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아이디알・미싱’ 광고액자는 64년도산이다. 또 60년대 특정 회사에서 콜라를 광고할 때 ‘칠성코라’로 표기했던 것을 볼 수 있으며, 반공 반첩의 문구가 들어간 ‘동아빵’의 광고액자도 당시 시대상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옥다방에는 80년대 학교에서 직접 사용했던 책걸상과 함께 남녀 고교생의 책가방이 놓여 있다. 남자 고교생 가방은 직접 사용했던 것이고, 빨간색의 여고학생 책가방은 판매 당시의 상표가 떼지지 않고 그대로 붙어있을 정도로 사용하지 않은 제품이다. 여기에 고교생 남녀 교복과 교련복, 고교생 모자, 복학생 가발, 군복 등이 사진촬영의 도구로 비치돼 있다.이 구역에서 또 하나 주목 받는 것은 ‘반성의 자리’다. 2000년 초반의 책걸상이 놓여 있고, 그 앞에는 큰 송판에 ‘반성의 자리’라고 표기돼 있다. 적지 않은 학생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반성의 시간을 가졌다. 학교에서 다른 친구의 수업시간(동반자의 플레이)을 방해했거나 아니면 라운드 중에 스코어를 망쳤거나 소소한 내기로 자존심을 구겼다면 이 자리에 앉아 잠시 심기일전의 시간을 갖는 것도 좋을 듯하다. 이 ‘반성의 자리’의 벽면은 시골 한옥집 등의 봉창문을 형상화한 것으로 은은하게 한지로 도배를 한 뒤 그 주변으로 7080의 국어, 산수, 자연, 음악 등 학교시험지와 숙제장, 필기한 노트 등을 붙여 놓아 학창시절의 아련함을 떠올릴 수 있다. 이밖에 내무부와 보사부에서 당시 국민들에게 알림을 주고자 했던 표어가 걸려 있고, 입구 쪽의 소 코뚜레와 소 부리망은 옥스필드(OXFIELD)CC를 상징한다. 올데이 옥스필드CC의 최창호 대표는 “골프장에 오시는 고객 분들께 재미와 감성을 선물하고자 고민했다”며 “그늘집이라는 작은 공간에서 추억을 소환하고 짧은 시간이나마 동반자와 함께 웃고 즐거웠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설명했다.이은경 기자 2024.05.14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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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욘드K] 장원석 대표 “BTS‧’기생충’ 세대, K콘텐츠 이끌 것…미래 밝아”

“K콘텐츠의 핵심은 스토리이고, 이를 만드는 작가들은 방탄소년단(BTS)을 보고 자랐기 때문에 자신감이 넘쳐요. K콘텐츠가 전세계를 주도할 저력은 여기에 있습니다.”1996년 20대 초반 영화를 사랑한 청년은 무작정 업계에 뛰어들었고, 40여 편의 작품을 제작했다. 때로는 실패를 때로는 성공을 맛보며 지난한 시간을 견뎠고, 어느덧 30여 년 업계에 몸 담고 있는 베테랑이 됐다.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코로나19 팬데믹과 함께 말 그대로, 살아남기 위해 드라마 제작에도 뛰어든 자칭 ‘드린이’의 길을 걷고 있다. 영화 ‘범죄도시’ 시리즈와 드라마 ‘킹덤’과 ‘악귀’의 공동 제작자인 장원석 BA엔터테인먼트 대표의 이야기다. 장원석 대표는 최근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서 일간스포츠를 만나 K콘텐츠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미래를 이야기했다. ‘범죄도시3’까지 1000만 관객수를 돌파하면서 시리즈 도합 3000만의 관객수를 동원했다. 축하한다.천운이다. 영화계가 이렇게 힘든데 흥행작이 됐다. 사실 한국영화들 중 흥행작은 손에 꼽히지 않나. 천운이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다. 기가 막힌 기회를 잡은 거다. 솔직히 ‘범죄도시’를 사랑해주셔서 너무 감사하지만 제작자 입장에선 이 정도의 흥행을 낼 만큼 재미를 보장했느냐, 기가 막히게 잘 만들었느냐 묻는다면 자신 있게 그렇다고 답 못한다.한국영화가 관객들의 선택을 받기 더 어려워지고 있다. 제작자 입장에서 어떤 해결책이 필요하나. 정답은 있죠. 완성도 높고 밀도 있는 이야기를 가지고 더 많은 볼거리, 재미와 감동을 추구해야 한다. 뻔한 말일 수 있지만 이건 관객들에게 통한다. 꼭 영화의 사이즈와 결부돼 있는 것 같지 않다. 최근 개봉한 ‘밀수’, ‘콘크리트 유토피아’도 그렇지 않나. 그건 드라마도 마찬가지다. 그래도 아직까지 우리나라의 1일 평균 관람객수는 전세계적으로 아주 높은 편이고 N차 관람을 할 정도로 영화를 사랑해주는 관객이 있기 때문에 서서히 극장가가 나아질 희망은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예전에는 영화들끼리 경쟁했다면 이젠 영화와 드라마가 경쟁하는 상황이다. ‘킹덤’을 시작으로 드라마 제작에 뛰어들었다. “진짜 살아남기 위해 드라마 제작을 시작했다. 나 또한 제작자로서 OTT 등을 통한 콘텐츠 소비 행태 변화에 뒤처지면 안 되지 않나. 다만 너무 힘들었다.(웃음) 왜냐하면 아주 심플하다. 나보다 드라마를 잘 만드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영화만 주구장창 만든 사람이 드라마 현장에 갔더니 영화 현장과는 모니터와 스테이션 의자 위치, 촬영 속도, PD들의 담당 업무가 너무 다르더라. 슬레이트를 안 치기도 하더라. 정말 드라마에 대해 모르는 ‘드린이’였다. 지금도 배워가고 있다. 영화와 드라마의 다른 점은 반응이다. 사실 한국영화로 세계 1등은 사실상 쉽지 않다. ‘기생충’은 정말 예외다. 그런데 K드라마는 그게 된다. OTT에서 드라마 순위만 보더라도 1위를 수시로 하지 않나. 우리나라는 최소한 ‘동북아의 할리우드’다.제작자로서 콘텐츠를 만들 때 가장 무엇을 염두에 두고 있나.무조건 소비자 입장이다. ‘이렇게 만들면 사람들이 볼까’를 고민한다. 이렇게 계속 고민하다 보면 기획의 방향은 소비자 위주가 된다. 예전에는 내가 재밌으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콘텐츠는 소비되고 많은 사람들과 나눠야 한다. 사실 소비자가 뭘 좋아하는지 찾는 건 쉽지 않지만 대본 테스트, 블라인드 시사 등 여러 단계를 더 거치려 한다. 그리고 협업이다. 사실 지난 1980~1990년대 전세계를 강타한 홍콩영화도 1990년대 후반부터 쇠락의 길을 걸었다. K콘텐츠도 단순히 장밋빛 미래만을 그릴 수는 없다. K콘텐츠의 미래는 아주 밝다. 결국 콘텐츠의 핵심은 스토리텔링인데 우리나라 역사가 여기에 강점을 지닐 수밖에 없는 요인을 가지고 있다.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들의 사회적 DNA가 어떻게 이뤄졌는지 봐야 한다. 콘텐츠 산업에서 트렌드를 모두 읽을 수 없지만 소비자의 기호를 파악하는 게 중요한데 우리나라가 그런 능력이 탁월한다. 식민지와 분단의 아픔, 그리고 지금의 세대는 외환위기 등 다이내믹한 한국을 겪으면서 기민함과 동시에 이런 여러 상황을 흡수해 스토리로 풀어낸다. 콘텐츠에 이게 곧바로 드러나지 않더라도 영향을 무시할 수는 없다. K콘텐츠는 우리나라가 겪은 다이내믹하고 다양한 사건들을 겪은 사람이 만들고, 때로는 그 소재가 녹아 있다.그렇다면, 이러한 강점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스토리텔링을 하는 작가를 양성하는 거다. 내가 대학시절만 하더라도 문창과, 연극영화과는 전국에 손가락으로 꼽을 만큼 적었다. 그런데 지금은 무척 많지 않나. 문화산업이 돈이 된다는 걸 이제 모두가 안다는 거다. 이런 분위기에서 작가들이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환경이 더 탄탄해져야 한다. 그렇다면 K콘텐츠는 한때의 유행으로 그치지 않을 수 있다. 할리우드도 처음부터 지금의 할리우드가 아니었지 않나. 세계대공황을 거치면서 영상 콘텐츠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점점 시스템화됐다. 또 앞으로 K콘텐츠를 이끌 작가들은 BTS, ‘기생충’, ‘오징어게임’을 보고 자랐다. 한국인이 1등하는 걸 보고 자란 만큼 자신감이 넘치다. 지금 K콘텐츠의 위상이 이들에게 기회가 되고 문화적 경험이 끊임없는 도전으로 이어질 거다.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3.09.26 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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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BIFF] “이제야 연기자의 삶 즐긴다” 양조위의 #40년 연기史 #부산 #화양연화(종합)

배우로서 양조위의 가장 아름다운 시절(화양연화)은 지금일지 모른다. 6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KNN시어터에서는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올해의아시아영화인상을 받은 배우 양조위의 기자 간담회가 진행됐다. 유수의 작품에 출연하며 홍콩영화를 이끌고 아시아를 넘어 세계무대에서 활약한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의아시아인상을 받은 양조위는 이 자리에서 ‘부산국제영화제’를 다시 찾은 소감과 자신의 연기 인생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제2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해서 처음 인연을 맺었고 올해로 벌써 네 번째네요. 좁은 길에 작은 무대를 세워서 개막식을 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제처럼 성대한 개막식이 열리다니… 부산은 매번 올 때마다 달라지는 것 같아요. 높은 건물도 많이 생기고 해변가에 예쁜 구조물과 보행로도 생겼고요. 정말 반갑네요.” 1983년 영화 ‘1997 대풍광’으로 데뷔한 양조위는 이후 왕가위 감독의 ‘중경삼림’(1994), ‘해피 투게더’(1997), ‘화양연화’(2000) 등에 출연하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또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은 세 작품 ‘비정성시’(1989), ‘씨클로’(1995), ‘색, 계’(2007) 등에 출연하기도 했다. 오랜 기간 그 어떤 배우보다 다채로운 작품에 출연하며 필모그래피를 쌓은 양조위지만 그에 따르면 여전히 해보지 못한 캐릭터가 많다. 일례로 그는 “연쇄살인마 같은 역에도 도전해 보고 싶다”면서도 “한편으로는 무섭기도 하다”며 웃음을 보였다. “만약 배우로서 제 인생을 전반과 후반으로 나눈다면 데뷔 때부터 20년까지는 배우는 단계, 후반 20년은 배운 것을 발휘하는 단계라고 생각해요. 저는 비로소 연기자로서의 일을 즐기면서 할 수 있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는 소화할 수 없었던 다양한 역들을 나이 들며 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 좋은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생각해요. 작년에 개봉했던 영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에서 아빠를 연기할 수 있었던 것도 큰일이었죠. 10년 전까지만 해도 제가 아빠 연기에 도전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못 했거든요.” 양조위가 출연한 ‘영웅: 천하의 시작’(2002)은 2003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외국어영화상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고, ‘무간도’(2002),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2021) 등에 출연하며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다. 또 그는 2000년 ‘칸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으며 ‘홍콩영화금상장’에서 5관왕, ‘금마장’에서 3관왕이라는 쾌거를 달성, 남우주연상 최다 수상 기록을 세웠다.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이렇게 수많은 양조위의 작품들 가운데 그가 직접 선정한 6편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이 섹션에는 배우로서 더없이 행복한 시절을 보내고 있는 양조위에게 걸맞은 ‘양조위의 화양연화’라는 이름이 붙었다. ‘2046’과 ‘무간도’의 GV(관객과의 대화)에서는 양조위를 직접 만날 수 있다. “사실 부산에 오기 전에 저를 좋아해 주는 젊은 분들이 이렇게 많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 했어요. 그래서 섹션에 올릴 작품을 선정할 때 젊은 팬층을 고려하지 못 한 것 같아요. 이번 섹션에서는 저의 다양한 작품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여러 장르로 구성을 해보려 했어요. 유진위, 왕가위 등 제가 좋아하는 감독님들 작품도 있으니 많이 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양조위는 앞서 5일 영화제 레드카펫에도 참석해 부산을 찾은 영화 팬들과 만났다. 블랙으로 포인트를 준 화이트 슈트를 입고 레드카펫에 오른 양조위는 영화의 전당을 가득 메운 관객들과 눈인사를 나누는 등 여유로운 레드카펫 매너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는 이 자리에서 “이렇게 영광스러운 상을 주셔서 감사하다. 올해도 성공적인 영화제가 되기를 바란다”고 인사했다. 올해의아시아영화인상은 한 해 동안 아시아 영화 산업과 문화발전에 있어 가장 두드러진 활동을 보인 아시아 영화인에게 수여되는 상이다. 지난해에는 임권택 감독이 수상했다. 부산=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2.10.06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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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뜨거운 피’ 그 시절 홍콩영화의 향수

누아르라고 하지만 회칼을 휘두르며 죽이고 싸우기 바쁜 잔혹한 핏빛 활극을 기대하면 곤란하다. ‘뜨거운 피’에서 칼과 총은 그저 단역에 불과하다. 그보다 이 작품은 한 사람의 심리에 초점을 맞춘 드라마에 가깝다. 독한 술 한 잔, 담배 한 모금이 생각나는 1980년대 홍콩영화를 보는 것 같은, ‘뜨거운 피’는 아주 깊고 진득한 감성 누아르다. 영화 ‘뜨거운 피’는 1993년 부산 변두리의 작은 포구인 가상의 도시 구암을 배경으로 구암의 주인 손 영감(김갑수) 아래서 그의 수족으로 일해온 박희수(정우)의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에는 희수 외에 용병 용강(최무성), 영도파 철진(지승현), 희수의 첫사랑 인숙(윤지혜), 인숙의 아들 아미(이홍내) 등 여러 인물이 등장하는데, 이들 모두의 구심점이 희수다. 영화를 지배하는 정서는 선택된 삶에서 오는 고독이다. 어쩔 수 없는 상황들에 떠밀리듯 했던 선택들이 점차 앞으로의 선택지를 줄여나가는 아이러니. 불안한 예감을 품고 있으면서도 그 길밖엔 없어 그 길로 걸어가야 하는 인간 내면의 불안과 깊은 고독을 ‘뜨거운 피’는 잘 포착하고 있다. 대사보다는 눈빛으로, 정우는 박희수란 인물의 복잡한 감정선을 시종일관 섬세하게 그려나간다. 40줄에 들어선 희수의 바람은 그저 좋아하는 여자 인숙 모자와 빚 없이 먹고 사는 것이다. 하지만 세상은 희수의 바람만큼 녹록지 않다. 남자아이들은 커서 건달이 되고 여자아이들은 커서 술집에 나가는 구암이라는 기묘한 동네에서 박희수에게 건달 외의 다른 선택지는 그다지 없었을 터다. 하지만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 도착한 40대에 희수를 기다리는 건 수천만 원의 빚과 불확실한 미래, 불안한 관계뿐이다. 누구는 희수 더러 ‘바닥으로 떨어지거나 왕이 돼야 할 사람’이라 하고, 누군가는 ‘싸움은 망설이는 사람이 지는 것’이라고 한다. 지지 않기 위해 망설임을 접어놓고 걷는 길엔 피가 쌓인다. 희수는 그렇게 자신의 운명을 향해 나아간다. ‘뜨거운 피’는 소설가로도 유명한 천명관 감독의 데뷔작이다. 소설가 특유의 유려한 문체와 문학적인 감각이 영화에 잘 묻어나 있다. 러닝타임이 끝나면 마치 한권의 책을 읽은 것 같은 여운이 남는다. 껍데기는 부산을 배경으로 한 건달들의 이야기지만 ‘뜨거운 피’는 실은 삶의 불안함에 대한 영화다. 관객들은 아마 영화를 보며 열심히 살아도 뜻대로 되지 않았던 순간, 자신도 모르게 떠밀려 가다 운명이란 것을 직감했던 순간들을 호출할 것이다. 사랑하지만 사랑을 이룰 수 없고, 절친한 친구에게도 칼을 들이밀어야 하는 차가운 세상에서 뜨거운 피를 흘려봤던 이들이라면 공감할 구석이 많다. 120분. 15세 관람가. 정진영 기자 chung.jinyoung@joongang.co.kr 2022.03.23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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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1열', 이번엔 홍콩 영화 특집…'영웅본색'·'화양연화'

'방구석1열'에서 홍콩영화의 황금기를 돌아보며 감독과 배우들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눈다. 오는 29일 방송되는 JTBC ‘방구석1열’은 홍콩 영화 특집으로 꾸며지며 홍콩 영화계의 거장으로 꼽히는 오우삼 감독의 대표작 ‘영웅본색’과 왕가위 감독의 대표작 ‘화양연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이에 오우삼 감독과 왕가위 감독의 ‘절친’으로 알려진 영화 제작사 모인그룹의 정태진 대표가 출연한다. 주성철 기자는 정태진 대표에 대해 “‘황비홍’ ‘타락천사’ ‘첨밀밀’ 등 수많은 홍콩 영화를 수입ㆍ배급했으며, 왕가위 감독의 ‘해피 투게더’에선 공동 제작자로 참여했다. 왕가위 감독과 지금까지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주성철 기자는 두 영화 매치에 대해 “홍콩 영화의 리즈 시절은 ‘영웅본색’으로 시작해 ‘화양연화’로 끝난다. ‘영웅본색’은 홍콩 누아르의 시작점이었고, ‘화양연화’는 홍콩 영화도 새로운 감성과 스타일을 보여줄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고 전했다. 변영주 감독은 ‘영웅본색’을 연출한 오우삼 감독에 대해 “홍콩 누아르라는 장르를 만들어낸 선봉에 서 있는 감독이다”라고 존경을 표했고 정태진 대표는 크게 공감하며 “현대극 액션 장르의 대가답게 액션과 감정을 증폭시켜 표현해내 관객과 제작자의 마음까지 완벽히 사로잡는다”라고 덧붙였다. 주성철 기자는 ‘영웅본색’을 통해 스타덤에 오른 주윤발에 대해 “‘소마’ 역은 원래 비중이 적은 캐릭터였는데 주윤발 배우가 맡게 되면서 멋있는 모습 덕분에 촬영 비중이 크게 늘었다”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한편, 홍콩 스타들과 황금인맥을 자랑하는 정태진 대표는 유덕화, 장국영, 양조위의 실제 성격을 비교 분석했고, 주성철 기자는 홍콩 영화에 담긴 추억에 대한 토크 도중 남들과 다른 독특한 팬심을 밝혀 궁금증을 자아냈다. 홍콩 영화 특집으로 꾸며지는 ‘방구석1열’은 11월 29일 오전 10시 30분에 방송된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2020.11.27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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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국영 추모 13주년 기념 '금지옥엽'·'첫사랑' 최초 VOD 서비스

4월 1일 장국영 추모 13주기를 맞아 장국영의 대표작인 '금지옥엽'과 '첫사랑'이 처음 VOD 서비스를 시작한다.'금지옥엽'과 '첫사랑'을 통해 장국영의 전성기 시절과 초창기 시절의 아름다운 모습을 모두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워너브러더스 디지털배급에서는 앞서 최초 서비스된 '첨밀밀'과 두 영화에 이어 골든 하베스트 제작의 90년대 추억의 홍콩영화들을 순차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금지옥엽'은 남장 여자 신인 가수와 음반제작자의 유쾌 발랄한 사랑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로 당시 수많은 여학생들의 우상으로서 최고 인기를 누렸던 장국영의 매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금지옥엽'을 비롯해 '첨밀밀', '아이니 아이워' 등의 영화로 액션이 주를 이루었던 홍콩영화계의 흐름을 사랑이야기로 바꾼 최고의 로맨티스트 진가신 감독의 대표작이다. 국내에서는 1994년 개봉되어 많은 사랑을 받았다. 장국영을 비롯해 양조위의 부인이자 명배우인 유가령과 당시 신인배우였던 원영의가 출연했다. 장국영의 “네가 남자든 여자든 난 널 사랑해”라는 대사로 많은 여성 관객들의 마음을 뒤흔든 영화이다. 가수로도 활동했던 장국영이 부른 OST 역시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첫사랑'은 비극적인 운명 안에서 아픈 청춘의 사랑을 그린 영화이다. 1983년에 제작된 유봉지 감독의 작품으로, 장국영의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1990년에 국내에서 개봉된 바 있다. 이 영화에서는 20대 청년이었던 신인 배우 장국영의 풋풋한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장국영은 첫사랑에 눈뜨고 성실하게 살아가지만 잘못된 지난 날의 운명으로 인해 이별의 아픔을 겪어야 하는 청년 풍을 연기한다. 이 영화에서 호흡을 맞춘 여배우 옹정정과 열애설에 휩싸일 정도로 실감나는 열연을 펼쳤다.'금지옥엽'과 '첫사랑'은 개봉 20주년을 맞아 디지털 HD 리마스터링되어 서비스 중인 영화 '첨밀밀'과 함께 홍콩영화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31일 KT 올레tv, SK Btv, LG U+tv, 디지털 케이블, 네이버, 푹, 티스토어, 옥수수에서 서비스될 예정이다. 김연지 기자 kim.yeonji@joins.com 2016.03.28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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