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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제약사들, AI 기업과 전략적 협업·인수 물결

전통의 제약사와 인공지능(AI) 벤처기업 간 협업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빅데이터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기존 신약개발 플랫폼이 없는 제약사들은 AI 기업 쇼핑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JW중외제약은 AI 기업과의 협업이 두드러지고 있다. 현재 2개의 AI 기업인 신테카바이오, 온코크로스와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중외제약은 온코크로스와 공동 연구 협약식을 맺었다. 온코크로스는 AI를 활용해 신약후보 물질과 기존 약물의 새로운 치료범위(적응증)를 찾는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앞으로 중외제약은 온코크로스의 AI 플랫폼 '랩터(RAPTOR) AI'를 개발 중인 신약 후보물질에 적응해 새로운 적응증을 탐색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후보물질을 기존 개발 방향이 아닌 또다른 질환에 대한 치료제로 개발할 수 있을지도 검증할 계획이다. 랩터 AI는 신약후보물질이나 이미 허가된 약물의 새로운 적응증을 탐색하는 AI 플랫폼이다. 중외제약은 2018년부터 AI 기반 신약개발 회사인 신테카바이오와 공동 연구를 이어나가고 있다. 신테카바이오와의 협업은 신약후보 물질을 공동으로 발굴하는 것으로 온코크로스와는 차이가 있다. 중외제약은 지난해 11월 질병 원인 단백질을 대상으로 하는 신약후보 물질 공동연구에 착수하기로 했다. 여기에 미충족 소유가 높은 치료제 연구개발 과제 발굴, AI 활용 신약개발 연구 가속화에도 지속적인 협력 관계를 유지할 예정이다. 중외제약 관계자는 “온코크로스와의 기존 신약후보물질의 다른 적응증을 찾는 공동 연구고, 신테카바이오와는 새로운 신약후보물질을 찾는 데 협업하고 있다”며 “중외제약은 자체 신약개발 플랫폼 클로버와 주얼리가 있지만 부족한 영역에 대해 AI 기업과의 협업으로 채우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성열 중외제약 대표이사는 “혁신 신약 파이프라인 확대가 기대된다. 앞으로도 국내외 유수의 연구기관, 기업과 다각적으로 연구에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동화제약도 지난 15일 기반 신약 개발 벤처기업 심플렉스와 면역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 협약을 맺었다. 심플렉스의 AI 플랫폼(CEEK-CURE)으로 면역질환 치료제 유효물질을 탐색하고 최적화해 신약후보 물질을 발굴하고, 동화약품이 후보물질의 합성과 검증을 맡아 유망 파이프라인(개발 제품군)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공동연구 결과물이 나오면 양사가 공동으로 소유하되 동화약품이 전용 실시권을 갖게 된다. 자체 신약개발 플랫폼이 취약한 바이오기업의 경우 지분 매입을 통해 신약개발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다. 유전자 검사 전문업체인 랩지노믹스는 지난해 11월 AI 기반 유전자분석서비스 업체 제노코어BS 지분 48.5%를 확보하면서 최대주주가 됐다. 랩지노믹스는 유전자검사 서비스를 제노코어BS에 제공하고, 제노코어BS는 유전자 빅데이터 분석기반 솔루션 서비스를 통해 파트너사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종근당도 지난 25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AI 신약개발을 강조했다. 김영주 종근당 대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신약개발 과정에서 AI 기술을 접목하는 등 미래 지향적인 신약개발 패러다임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빅데이터 시대가 열리면서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AI 기반 신약개발 플랫폼은 현재 거스를 수 없는 추세가 됐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신약개발 과정은 긴 시간과 천문학적인 비용이 동반된다. AI 플랫폼을 통해 신약개발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만큼 지난해부터 대부분의 제약사가 AI 기업과의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2.04.01 07:01
경제

셀트리온 '케미컬의약품 보폭 확대'…글로벌 임상 1상 본격화

셀트리온이 케미컬의약품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글로벌 종합 헬스케어 기업을 겨냥하고 있는 셀트리온은 지난해 6월 다국적제약사인 다케다제약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일부 의약품 사업을 인수하며 케미컬의약품 사업 역량을 강화한 바 있다. 바이오시밀러 등의 바이오의약품이 아닌 케미컬의약품 신약 개발에 나서 주목을 끌고 있다. 셀트리온은 8일 폴란드에서 비후성심근증(HCM) 신약 후보물질 CT-G20의 임상 1상 시험 대상자를 모집 중이라고 밝혔다. 폴란드에서 임상 1상 시험 대상자를 모집하며 글로벌 임상시험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상반기 안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CT-G20'의 임상 1상 시험을 신청할 계획이다. 현재 미국에서 3곳의 임상시험 기관을 확보했다. CT-G20은 셀트리온이 심장질환 중 하나인 비후성심근증 치료제로 개발 중인 화학합성신약이다. 셀트리온이 케미컬의약품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한 뒤 임상 단계에 진입한 유일한 화학합성신약이라 기대를 모으고 있다. 셀트리온은 2019년 3월 일본 제약사와 이 후보물질의 독점 판권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현재 국내에서 임상 1상 시험을 하고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2019년부터 임상시험을 해왔으며 올해 상반기 종료될 예정"이라며 "상반기 안에 미국 FDA에 임상시험계획(IND) 신청과 허가를 마치고 개시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비후성심근증은 좌측 심실 벽이 두꺼워지는 심장 질환이다. 비후성심근증 환자들은 좌심실의 내강이 협소해지고 유출로가 폐색되면서 심장 이완 기능이 떨어진다. 심정지 돌연사, 심부전 등의 합병증을 얻기도 한다. 현재 전 세계에서 비후성심근증 치료제로 공식 승인받은 의약품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후성심근증 환자들은 증상 완화를 위해 고혈압 치료제나 항부정맥 치료제 등을 사용한다. 미국 내 비후성심근증 환자만 약 65만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1조8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며 창립 18년 만에 업계 1위로 올라서며 새로운 신화를 써 내려 가고 있다. 바이오의약품과 함께 케미컬의약품을 통해 개량신약을 개발하는 등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하며 안정적인 매출 신장을 노리고 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03.08 15:04
경제

[클릭 K바이오] 반려견 치매약 개발 곽병주 지엔티파마 "국내 최초 오리지널 신약 내겠다"

1000억개의 신경전달 세포인 ‘뉴런’ 등으로 이뤄진 인간의 뇌는 미지의 영역이다. 과학의 진화로 바이오제약 산업이 발전하고 있지만 1.4kg의 ‘작은 우주’인 뇌를 치료하는 방법은 여전히 미궁에 빠져 있다. 이런 가운데 세계적으로 전무한 뇌졸중과 치매 등의 뇌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해 뚝심 있는 행보로 주목받는 지엔티파마의 곽병주 대표를 지난 22일 만났다. 글로벌 1호 반려견 인지기능장애 치료제 출시 경기 용인의 지엔티파마 사옥에는 ‘반려견 치매 치료제 제다큐어 신약승인’이라는 큰 현수막이 걸려있다. 지엔티파마는 국내는 물론 세계 최초로 반려견 인지기능장애증후군(치매) 치료제 신약 제다큐어의 개발에 성공했다. 지난 2일 농림축산검역본부로부터 동물의약품 품목허가를 받았다. 199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화이자의 셀레길린이 반려견 치매 치료제로 알려졌지만 사실 인간의 파킨슨병에 쓰이던 약물이라서 실효성이 떨어진다. 곽 대표는 “그동안 치매 연구의 동물실험 대상은 대부분 쥐였다. 연구 중 반려견의 치매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돼 임상을 진행했고, 신약 승인까지 받게 됐다”며 “반려견에게 치매 신약후보물질인 크리스데살라진이 이렇게까지 효과가 좋을지 몰랐다”고 미소를 지었다. 반려견의 인지기능장애증후군은 인간의 치매와 유사하다. 곽 대표는 “반려견의 경우 치매가 걸리면 주인을 못 알아보고, 잠을 못 자고, 길을 헤매는 증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반려인 인구는 지난해 1500만명을 넘어섰다. 반려견 치매 치료제인 제다큐어가 내달 본격 출시되면 반려인들의 고충도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곽 대표는 “반려견의 경우 8살이 지나면 인지기능장애가 시작된다고 알려졌다. 한국뿐 아니라 미국 등에서 반려견 가족들에게 많은 문의를 받고 있다. 전 세계에서 제다큐어가 나오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고 반겼다. 반려견의 경우 2018년 기준으로 11~12세의 28%, 15~16세의 68%가 치매 진단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수의사들의 반응이 뜨겁다. 곽 대표는 “치료제는 동물병원을 통해서 판매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해외 수출도 다수의 글로벌 빅파마와 논의 중”이라며 “4월이면 파트너의 실체가 드러날 것 같다. 이미 업체를 선정하는 등 국내 생산시설은 확보했다. 국내에서 OEM 방식으로 생산해 수출할 것이다”고 말했다. 제다큐어는 하루 한 알 복용을 권하고 가격은 아직 미정이다. 흔들림 없이 뇌졸중·치매 치료제 개발 ‘23년간 한 우물’ 지엔티파마의 반려견 치료제는 23년 동안 초심을 잃지 않고 뇌질환 연구에 정진했던 결실이다. 1998년 4월 8명의 교수가 세계 최초로 뇌졸중·치매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뜻을 모아 설립된 지엔티파마는 한 우물을 파고 있다. 곽 대표는 “반려견의 경우 인간의 뇌와 작용원리가 유사하기 때문에 인간의 치매 치료제 개발에도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자신했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뇌신경세포 사멸과 아밀로이드 플라크 생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활성산소와 염증 때문에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곽 대표는 “활성산소와 염증 중 하나라도 막지 못하면 치료제 개발이 힘들다. 두 가지 경로로 치매 등이 발생하는 것을 알아냈고, 다중 표적으로 동시에 막을 수 있는 약물을 개발해야 하는 게 쟁점이다”고 설명했다. 제다큐어가 바로 활성산소와 염증을 동시에 억제하는 다중 표적약물이라 큰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는 “크리스데살라진을 투여하면 아밀로이드 플라크와 뇌신경세포 사멸이 유의적으로 줄어들고 인지기능이 개선된다”고 강조했다. 크리스데살라진이 신경세포 사멸과 퇴행성 뇌질환(타우병증)을 막을 수 있다는 결과는 국제학술지인 네이처 뉴로사이언스에 게재되기도 했다.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200개 이상의 뇌세포 보호약물들이 뇌졸중 임상연구에서 모두 실패했다. 하지만 2015년 혈전제거수술이 도입되면서 새로운 가능성이 열리게 됐다. 곽 대표는 “지엔티파마의 뇌졸중 치료 후보물질인 넬로넴다즈는 2015년 혈전제거수술이 도입된 후 최초 재연되고 있는 임상이다. 쉽게 말해서 치료를 위해 혈관을 묶었다 풀었다 해야 되는데 혈관제거수술을 통해 혈전을 꺼낼 수 있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넬로넴다즈는 중국에서 임상 3상이 진행 중이다. 그는 “그동안 모두 실패를 해왔던 분야이고, 새로운 임상 방식을 적용한 넬로넴다즈에 대한 글로벌 빅파마의 반응이 뜨거울 수밖에 없다”고 귀띔했다. 5년 내 국내 최초, 세계 최초 오리지널 뇌질환 신약 목표 전 세계 뇌질환 분야에서 상징적인 재단으로 꼽히는 미국 알츠하이머재단에서도 지엔티파마에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창립자 빌 게이츠도 투자하고 있는 재단이다. 곽 대표는 “재단에서 연구비 신청 제안이 들어왔고 제출한 임상의향서는 승인이 났다. 300만 달러 규모로 아주 크진 않지만 상징성이 있다”고 했다. 지엔티파마는 이를 계기로 각국의 재단과 센터로부터 지속적인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 지엔티파마는 감히 흉내 내지 못하는 뚝심으로 미지의 영역 개척을 눈앞에 두고 있다. 설립자의 뜻을 그대로 이어가며 세계 최초 뇌졸중 치료제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곽 대표는 “바이오기업들은 신약물질의 특허 기간(보통 20년) 등을 고려해 기술을 수출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하지만 우리는 20년 넘는 시간에도 개발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기적적으로 여기까지 왔다”며 남다른 자부심을 드러냈다. 다수의 바이오기업도 기술 수출 없이도 한눈팔지 않고 버틴 지엔티파마의 '외길 연구'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곽 대표는 “한국에서 처음으로 오리지널 약을 세계에 내놓겠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지엔티파마는 5년 내로 뇌졸중·치매 치료제를 세계 최초로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뇌질환 치료제 개발의 장애물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기에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그는 “뇌졸중·치매 환자들은 독립적인 활동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임상에서 보호자의 협조가 절실하다. 그리고 글로벌 3상 임상에만 2000억원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천문학적인 임상 자금 수혈을 위해 올 연말 상장도 준비하고 있다. 인간의 치매 치료제 임상의 경우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곽 대표는 “임상 기간을 기존 계획보다 4분의1 정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동물의 경우 8주 투여로 효과를 증명했다. 사람에게는 6개월만 투여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제다큐어는 3년 내 글로벌 블록버스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곽 대표는 “5년 후 지엔티파마는 전 세계적으로 다 아는 바이오기업으로 위상이 올라갈 것이다. 뇌졸중 치료제도 세계 시장에 진출해 있을 것이다”며 변함없는 연구개발을 약속했다. 용인=김두용 기자 kim.duyong@joognang.co.kr 2021.02.26 07:01
경제

[클릭 K바이오] 2021년 진격의 K바이오 이끌 주인공은

올해 바이오헬스케어 분야는 정부의 투자 확대, 규제 완화로 빗장이 풀릴 전망이다. 바이오헬스케어는 미래차, 시스템반도체와 함께 정부가 혁신성장으로 추진하는 빅3로 꼽히고 있어 기대감이 더욱 크다. 지난해 K방역을 발판으로 저력을 뽐냈던 K바이오는 세계로 뻗어 나갈 준비를 마쳤다. 과연 2021년 K바이오 비상을 이끌 주인공은 누가 될까. 정부, 2조2000억원 규모 신약 사업 착수 2021년 바이오헬스 분야 연 수출 목표는 200억 달러(21조7000억원)다. 이미 K바이오는 한국의 5대 수출산업으로 육성되며 규모를 키워나가고 있다. 2019년 154억 달러였고, 2025년에는 300억 달러(32조6000억원) 달성이 목표다. 정부는 바이오헬스 분야 글로벌 점유율 3%와 200억 달러 수출을 위해 보건·의료 빅데이터를 개방하고 바이오펀드를 조성하는 등 계획을 제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산업부·복지부 등에서 향후 10년간 2조2000억원 상당의 국가신약개발 R&D 사업에 착수한다. 투자가 확대되는 만큼 규제 완화로 빠르게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우선 바이오 등 신산업 시설을 신설·증설할 때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우수 기술을 적용하면 인센티브를 부여해 배출권 거래 부담을 줄여주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백신 등 콜드체인 바이오의약품은 항공 특별보안검색 대상으로 지정해 보안검색 방법을 간소화하고 시간을 단축한다. 멸균주사침 등 허가받은 의료기기가 포함된 의약품은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 평가 때 의료기기 심사도 생략될 전망이다. 정부는 감염병 위기 심각 시 비대면 진료 정착 지원, 신약 수입 허가 신청 절차 간소화, 화장품 포장재 표기 의무 예외 인정 등도 추진을 검토 중이다. 세부적으로 과기부의 바이오 분야 원천기술개발사업을 살펴보면 바이오 연구개발(R&D) 예산은 지난해 4200억원보다 24.9% 증가한 5200억원이다. 바이오 핵심 산업의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인 만큼 신약, AI 의료기기, 재생의료 분야에 집중적으로 R&D를 투자하기로 했다. 신약후보 물질 도출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약 기술개발에 560억원을 지원한다. 과기정통부와 산업부, 복지부 등 범부처 합동으로 혁신 신약 개발을 추진하는 데 추가로 150억원을 투입한다. 해외 시장을 목표로 하는 프리미엄 의료기기 개발과 장애인, 노인 등 취약층을 위한 의료기기 개발에 618억원을 들인다. 질병 근원을 치료할 수 있는 첨단 재생의료 분야에는 311억원을 투자한다. 신약 삼성제약, AI 의료기기 뷰노, 재생의료 로킷 헬스케어 주목 올해 정부의 투자 확대와 규제 완화를 등에 업고 날아오를 K바이오 업체 중에서 주목되는 곳은 신약 분야의 삼성제약, 의료기기에서 뷰노, 재생의료에서 로킷 헬스케어 등을 꼽을 수 있다. 삼성제약은 글로벌 시장 규모 6조4000억원(2019년 기준)에 달하는 췌장암 치료제 신약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제약의 리아백스주는 2015년 11월부터 2020년 4월까지 5년간 148명의 국소진행성 및 전이성 췌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3상을 진행했다. 효과와 안정성 측면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다. 췌장암의 평균 생존기간이 12개월을 넘지 않는 것을 고려했을 때 2~3.7개월 생존기간 연장은 췌장암 환자에게 의미있는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삼성제약 측은 “임상의 세부적인 결과를 곧 논문으로 발표할 예정이고, 정식 허가 신청을 위해 준비할 것이다”고 말했다. AI를 활용한 신약 개발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특히 인도를 거점으로 우수한 빅데이터를 구축하며 AI 신약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쓰리빅스가 주목받고 있다. 쓰리빅스는 AI로 신약후보물질만 10개 이상 발굴해 특허로 출원하고 있다. 또 LG생명과학, 대웅제약 등의 제약사들과 신약개발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 AI 솔루션 선도 기업인 뷰노는 국내 1호 AI 의료기기(뷰노메드 본에이지) 개발 업체다. 치매 진단 보조기기를 개발하고 있는 뷰노는 지난해 12월 AI 알고리즘의 치매 질환 예측 정확도를 검증한 연구를 미국신경영상의학회지에 게재하기도 했다. 뷰노의 뇌 MRI 분석 기술이 치매 진단에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는 것을 입증했다는 의미에서 큰 성과다. 이미 뷰노는 2019년 뇌 MRI를 기반으로 뇌 영역 위축 정도를 정량화하는 뷰노메드 딥브레인의 식품의약품안전처 인증을 획득한 바 있다. 또 지난 5일 전립선 MR 영상 분석 소프트웨어 '프로미스아이'가 식약처 인증을 취득했다. 상장 예비심사청구를 통과하고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뷰노는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다. 첨단 재생의료 분야에서는 4D 바이오프린터 업체인 로킷 헬스케어가 세계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로킷 헬스케어가 개발한 바이오프린터 ‘닥터인비보’는 당뇨발 첨단 재생 의료기기로 이름을 알려 나가고 있다. 지난해 12월 아랍에미리트와 기술 수출 및 당뇨발 재생 치료플랫폼 수출 판매 계약을 맺었고, 수술까지 시연했다. 유석환 로킷 헬스케어 대표는 “세계 최초 바이오프린팅 장기 재생 플랫폼 가능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됐다"며 "당뇨발뿐 아니라 연골 등 장기재생 기술로 만성질환 환자 삶의 질을 변화시키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01.08 07:00
경제

[클릭 K바이오] 박준형 쓰리빅스 대표 "글로벌 AI 신약개발 구축…바이오업계 구글 되겠다"

인공지능(AI)을 통한 신약개발은 아직 초기 단계다. 여전히 AI 및 빅데이터 신약개발 플랫폼에 의문을 제기하는 제약사들이 많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AI 신약개발 사례들이 연이어 보고되면서 거짓말 같았던 꿈들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제약·바이오의 ‘AI 시대 도래’를 확신하고 있는 박준형 쓰리빅스 대표이사는 인도를 거점으로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한국·인도 바이오 빅데이터 글로벌 연계 시스템 지난달 26일 신 바이오 메카로 성장하고 있는 수원 광교비즈니스센터에 자리한 쓰리빅스 사무실에 들어서니 영어가 자연스럽게 들렸다. 쓰리빅스의 구성원 중 절반이 외국인이라 영어 소통은 필수다. 2018년 5월 국내업체로는 처음으로 인도에 생물정보센터를 구축한 박준형 대표는 “세계적으로 바이오 데이터 정제를 가장 잘할 수 있는 곳이 인도다. 글로벌 제약사들도 다퉈 인도에 법인을 설립해 운영하는 추세”라며 “IT와 바이오 분야에 있어서 인도에 우수한 인력이 많다. 이들은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기 때문에 글로벌 제약사와 언어의 장벽 없이 원활하게 협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인도의 실리콘밸리로 꼽히는 방갈로르에 위치한 자회사 쓰리빅스 오믹스코어는 석·박사 출신의 인도인 8명으로 운영되고 있다. 한국에도 인도인 2명이 상주하며 쓰리빅스의 글로벌 연계 시스템에 힘을 보태고 있다. 쓰리빅스 창립 때부터 인도지사 설립을 준비했던 박 대표는 “방갈로르의 1400만명 인구 중 IT 인력만 400만명에 달한다. 의료와 바이오 데이터를 잘 다룰 수 있는 딥러닝 스페셜리스트들이 즐비하다”며 “이런 좋은 인력들을 바탕으로 정제된 바이오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는 게 쓰리빅스의 강점이다”고 자신했다. 실제 다수의 글로벌 제약사들이 인도지사를 두고 AI 신약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더군다나 쓰리빅스 인도 자회사의 센터장은 미국국립보건원(NIH)에서 실무 경험을 쌓은 전문가다. 박 대표는 “NIH에서 17년 동안 바이오 데이터 분석과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담당했던 전문인력이 생물정보센터장을 맡고 있어서 타사와 차별화가 뚜렷하다”고 했다. 박 대표 역시 국내에서 생물정보 관련 기술컨설팅을 20년 가까이 수행한 전문가다. 부산대에서 생물정보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IT와 바이오를 접목한 생물정보학은 부산대에서 국내 최초로 생겼다. 2002년 입학한 뒤 2006년 졸업을 했는데 국내 생물정보학의 4호 박사로 알고 있다”며 “이후 생물정보 관련 회사인 인실리코젠의 부서장으로 국가연구소, 종합병원, 대학, 제약사 등과 기술컨설팅을 수행하며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신약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독성 없는 물질 등 정제된 딥러닝 바이오 데이터 활용 쓰리빅스의 글로벌 협력 시스템은 먼저 본사에서 신약개발을 위해 매트릭스를 만드는 등 설계 밑그림을 그린다. 그리고 인도의 자체 시스템을 통해 정제된 바이오 데이터를 얻어 최적의 신약후보물질을 발굴하는 시스템이다. 박 대표는 “바이오 데이터는 복잡하고 다양해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하기 힘든 분야다. 오픈된 구글의 AI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겠지만 데이터가 아무리 많더라도 이를 AI로 활용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며 “IT 인력과 프로그램으로 활용 가능한 형태의 바이오 데이터로 정제하는 작업이 가장 중요한데 쓰리빅스는 글로벌 협력을 통해 이런 정제된 바이오 데이터를 가장 많이 확보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또 쓰리빅스는 신약개발의 최대 장애물이라 할 수 있는 부작용 데이터들도 갖고 있다. 박 대표는 “그동안 매출이 아닌 국가연구소, 종합병원 등과 공동 연구를 통해 데이터를 모으는 일에 집중해왔다. 미국 FDA(식품의약국)에 보고된 각종 부작용 같은 정보들도 모두 빅데이터를 통해 모았다"며 "이로 인해 신약후보물질 개발 과정에서 독성 물질들은 걸러내는 등 각종 부작용을 보완해 데이터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쓰리빅스는 국내 제약업계에서도 AI를 제대로 하는 바이오기업으로 명성을 쌓아가고 있다. 박 대표는 “LG생명과학, 대웅제약 등의 제약사들과 협력을 하고 있고, 신약개발에 대한 의뢰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또 국내 AI 신약개발회사들이 데이터 정제와 관련된 프로젝트를 의뢰하고 있다. 국내의 우수한 바이오 연구기관에서도 우리에게 데이터 정제를 맡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쓰리빅스는 서울대 치의학대, 이대의학원 등 협력사가 많다. 그는 “1년 전부터 이화여대와 서울대 치의학대와 공동 연구를 하고 있다. 구강질환 및 여성질환에 대한 임상을 이들 대학들과 공동 연구를 수행해 내년에 신약후보물질 기술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바이오 AI 유전체 분야 ‘구글 플랫폼' 꿈 AI 신약개발의 결실도 나타나고 있다. 보통 전임상 단계인 신약후보물질 발굴에만 4~5년 시간이 소요된다. 그러나 쓰리빅스는 2018년 설립 후 이미 신약후보물질만 10개 이상을 발굴해 특허로 출원했다고 한다. 박 대표는 “후보물질 중 이미 동물실험을 거친 물질도 있다. 우리는 광교비즈니스센터에 후보물질을 테스트할 수 있는 실험실도 보유하고 있다”며 효율성 증대의 비결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쓰리빅스는 신약후보물질 발굴을 위해 바이오 마커(단백질, DNA, RNA 등으로 몸의 변화를 알아낼 수 있는 지표)를 찾는 독보적인 기술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박 대표는 “지금 확보한 신약후보물질만 수십 개가 넘는다. 2021년에는 검증된 신약후보물질 발굴 플랫폼을 통해 국내외에서 가장 많은 신약후보물질을 가진 회사가 될 계획”이라며 “기술수출 등을 통해 향후 큰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계획을 밝혔다. 이어 그는 “3~4년 안에 상장할 수 있는 회사로 만들겠다”고도 했다. 박 대표는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도 명확히 세웠다. 그는 “한국은 초기 테스트 성격의 시장이다. 인도법인 설립은 기술적 이슈를 해결하는 동시에 글로벌 마케터 육성 및 글로벌 시장 준비를 위해서였다”며 “인도 시장을 선점하고 이를 확대해 동남아, 미국, 유럽에 진출하는 것을 오랫동안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대표의 꿈은 유전체 분야의 구글로 성장하는 것이다. 그는 “현재 신약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이를 통해 다양한 파생 비즈니스를 확대할 수 있다. 가령 신약연구를 통해 확보된 물질을 화장품과 건식 등으로 확대할 수 있다”며 “식물과 축산, 수산 연구기관들과 같이 우수한 종자 육성을 위해 사료개발 및 유전체 육종산업 등으로 확대가 가능하다”고 중장기적인 계획을 소개했다. 쓰리빅스의 비전은 모든 생명 정보의 통합적 활용 통한 글로벌 헬스케어 선도기업이 되는 것이다. 박준형 대표는 “모든 생명체의 바이오 데이터를 해석하는 등 빅데이터 작업으로 바이터 데이터 분야에서 가장 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바이오 플랫폼 업계의 구글이 되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수원=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0.12.04 07:01
경제

JW중외제약, 삼성서울병원과 신약개발 연구협력

JW중외제약이 삼성서울병원과 보건의료 빅데이터를 활용한 신약개발을 위해 연구 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공동연구 프로젝트는 암, 면역질환, 재생의학 분야에서 맞춤형 정밀의학을 실현하는 혁신 신약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JW중외제약은 설명했다. JW중외제약은 자체 발굴한 탐색∼전임상 단계 신약후보물질을 이번 협약을 통해 임상 단계까지 발전시킬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삼성서울병원의 핵심연구시설인 정밀의학 혁신연구소, 빅데이터 연구센터, 줄기세포 재생의학연구소 등과 협력한다. JW중외제약은 "삼성서울병원이 보유한 환자 유래 세포주, 유전체 정보 등을 포함한 빅데이터 기반기술을 통해 정밀의학 분야의 혁신 신약 임상 물질을 도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0.06.20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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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 CEO] 박기환 대표, 동화약품 사업 다각화 숙제 해결할까

1897년 설립된 동화약품은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제약사다. ‘활명수’의 대중화로 수많은 목숨을 살렸던 동화약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기환 대표이사는 신약 개발과 사업 다각화라는 중책을 안고 새로운 동화약품의 100년을 준비하고 있다. 생명 살리는 ‘활명수’…이젠 세계 살리는 코로나 치료제 개발 활명수는 ‘생명의 살리는 물’이라는 의미다. 활명수가 나왔던 1897년 당시에 급체와 토사곽란(토하고 설사해 배가 아픈 증상)으로 안타깝게 목숨을 잃는 경우가 많았다. 당시 궁중 선전관이던 민병호 선생은 이런 아픔을 막기 위해 궁중 비방에 서양의학을 접목해 활명수를 개발했다. 이것이 ‘국민 소화제’라 불리는 활명수의 시초다. 민병호 선생은 아들과 함께 활명수 대중화를 위해 동화약방을 창업했다. 당시 탕약을 달여먹었던 시기라서 복용이 간편한 활명수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활명수는 많은 목숨을 살렸을 뿐 아니라 수익금이 일제강점기의 독립운동 자금으로 활용되는 등 의미 있게 쓰였다. 동화약품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해 신약후보물질 DW2008에 대한 임상 2상 시험을 신청한 상황이다. DW2008은 원래 천식치료제로 개발 중이던 약물이다. 임상 1상에서 폐 기능 강화와 가래 배출 효과가 확인된 바 있다. 동화약품이 의뢰해 한국파스퇴르연구소가 수행한 코로나19 항바이러스 활성스크리닝에서 DW2008은 항바이러스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조사됐다. 동화약품 측은 “한국파스퇴르연구소의 연구 결과, DW2008은 코로나19 치료제로 연구 중인 대조약물 렘데시비르의 3.8배, 클로로퀸의 1.7배, 칼레트라의 4.7배 높은 항바이러스 활성을 보였다”고 말했다. 동화약품은 DW2008을 사스 질환의 예방 또는 치료용 약학적 조성물로 특허 출원했다. 또 코로나19 치료제가 시급한 만큼 환자에게 바로 쓰일 수 있도록 ‘치료목적 사용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치료목적 사용승인 시 2주 동안 300명에게 투약할 수 있는 분량도 이미 확보했다. 동물 약효평가를 신속히 완료한 후 임상 2상에 착수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화장품 브랜드 '활명'도 론칭…미국 선출시 활명수의 부채표는 가장 오래된 상표로 기네스북에 등재되어 있다. 소화제 후발주자였던 까스명수의 급성장으로 위기를 맞았을 때 동화약품은 부채표 상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위기를 돌파했다. 1990년대 동화약품의 ‘부채표가 없는 것은 활명수가 아닙니다’라는 광고 카피로 ‘까스활명수’에 대한 이미지를 각인시킨 바 있다. 까스활명수는 국내 액상소화제 시장 점유율이 70%에 육박한다. ‘국민 소화제’로 불리는 이유다. 동화약품은 2019년 활명수류로 61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체 매출의 20%에 달할 정도로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동화약품은 여성과 어린이 등을 겨냥하는 다양한 활명수 라인업을 구축하며 브랜드 이미지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또 다양한 브랜드와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젊은 층 공략에도 성공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2016년 동화약품은 서바이벌 프로그램 ‘쇼미더머니6’와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하며 호응을 얻었다. 동화약품은 2017년 ‘활명’이라는 화장품 브랜드를 론칭하며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활명은 활명수 성분 가운데 5가지 생약성분을 활용해 제조했다. 올인원 제품인 스킨엘릭서, 크림, 세럼, 마스크팩 등 다양한 제품군이 나와 있다. 동화약품은 미국에 먼저 활명을 출시하며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어 지난해 글로벌 화장품 편집숍 세포라와 독점 계약을 맺은 뒤 국내에 선보이고 있다. 동화약품은 브랜드 홍보를 위해 경복궁 인근에 활명의 체험형 매장인 플래그십 스토어를 설치하기도 했다. 특히 윤도준 회장의 장녀인 윤현경 더마톨로지사업부 상무가 화장품 사업을 책임지고 있어 힘이 실리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에서 오랜 경험을 쌓은 박기환 대표이사는 활명수의 오랜 역사와 노하우를 적극 활용해 브랜드 확장에 나서고 있다. 사업 다각화로 오너가 눈높이 맞출까 활명수류는 매년 2억병씩 팔리고 있다. 규모는 6억원으로 크지 않지만 수출도 이뤄지고 있다. 2019년 기준으로 후시딘류 204억원, 판콜류 303억원, 잇치류 151억원 등의 매출 규모에서 알 수 있듯이 동화약품의 일반 의약품 라인업은 탄탄하다. 하지만 전문 의약품에서는 블록버스터 제품군이 없어 성장이 더딘 편이다. 국내 제약사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지만 매출 규모는 3000억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 동화약품이 향후 200년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이 필요하다. 박 대표가 ‘소방수’ 역할을 맡을 전문경영인으로 뽑혔다. 미국 뉴욕대 MBA 학위를 받은 박 대표는 UCB코리아, 한국아스트라제네카, 한국 베링인겔하임 등 글로벌 제약기업에서 풍부한 경험을 갖춘 전문가다. 박 대표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동화약품에서 일할 기회를 얻게 되어 자랑스럽고 영광”이라며 “지난 25년간 쌓았던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회사와 직원들의 본보기가 되는 올바르고 좋은 리더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동화약품 오너가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해 전문 경영인들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짐을 싸는 경우가 많았다. 박 대표는 지속성장이 가능한 동화약품을 위해 신약 개발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이마세 연구소장, 이대희 개발 전무 등 새롭게 합류한 연구개발(R&D) 전문가들을 통해 신약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내실 있는 성장’을 강조하는 박 대표는 내부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정비하며 다양한 영역의 신제품 개발, 신약 파이프라인 강화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동화약품은 활명수에 집중된 브랜드 이미지를 탈피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내야 지속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사진=동화약품 2020.05.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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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 CEO] 바이오계 스타 조정우 SK바이오팜 대표, 올해 글로벌 비상 주목

SK가 지난 2008년 첫 뇌전증 신약 치료제 출시에 도전했다가 실패했다. 임상 1상을 끝낸 후 기술 수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노렸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로부터 11년 지난 2019년 SK 계열사인 SK바이오팜이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의 FDA 승인을 받는 데 성공했다. 최태원 SK 회장의 중단없는 지원에 조정우 SK바이오팜 대표이사의 끈질긴 연구·개발의 성과다. SK바이오팜은 국내 최초로 FDA가 승인한 신약 2종을 보유하면서 제약·바이오계의 스타로 떠올랐다. 현재 매출은 1000억 원대로 초라하지만, 기업가치는 5조 원대 이상으로 평가받고 있어 올 상반기 상장 추진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뜨겁다. 2020년 SK바이오팜의 비상이 주목된다. 신약 개발부터 판매까지…국내 최초 독자 시스템 구축 SK바이오팜이 독자 개발한 혁신 신약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는 지난해 11월 FDA의 시판 허가를 받았다. 신약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 개발, 판매 허가 신청까지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진행했고, 마침내 FDA 승인까지 받았다. 미국 시장에서 신약 개발부터 판매까지 전 시스템을 구축한 건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중 SK바이오팜이 최초다. 세노바메이트는 성인 환자의 부분 발작 뇌전증 치료 효과를 인정받았다. 임상 2상에서 100mg, 200mg, 400mg 복용 환자들에서 각각 4%, 11%, 21% 완전발작소실을 달성했다. SK바이오팜 측은 “발작이 발생하지 않는 완전발작소실은 환자의 일상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세노바메이트는 올해 2분기 미국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 조 대표는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세계화에 기여한 점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제 한국의 제약사가 독자 개발한 신약이 미국 시장에 직접 진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통계에 따르면 매년 2만명이 새롭게 뇌전증 진단을 받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지난해 2월 유럽 내 상업화를 위해 스위스 아벨 테라퓨틱스와 기술 수출 계약을 했다. 계약 규모는 6100억원이다. 아벨 테라퓨틱스는 지난 3월 유럽의약청(EMA)에 세노바메이트의 신약 판매 허가 신청을 제출했다. 시판 허가 시 영국·독일·프랑스·스위스 등 유럽 32개국에 판매될 예정이다. 기술 수출한 수면장애 신약 치료제 솔리암페톨(미국 제품명 수노시)도 미국과 유럽에서 모두 시판 허가를 받았다. 수노시는 현재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고, 수면장애 치료제로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내년부터 가시적인 매출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 대표는 신약 2종 개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4월 과학기술훈장 혁신장을 수상했다. 최태원 지지, 대대적 투자로 얻은 수확 SK바이오팜의 역사는 199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 최종현 회장이 대덕연구원에 연구팀을 꾸리면서 SK그룹은 미래의 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신약 개발을 시작했다. 지금의 신약 개발·생산·판매의 밸류체인을 보유한 글로벌 종합 제약사로 성장할 수 있었던 건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뚝심 있는 지원과 투자 덕분이다. 최 회장은 지난 2016년 SK바이오팜 생명과학연구원에서 “20년 넘게 혁신과 패기, 열정으로 성장해온 만큼 장기적인 안목에서 혁신적인 신약 개발의 꿈을 이루자”고 말했다. 2011년 SK바이오팜이 물적분할 후 독립 법인된 이후에도 SK의 대대적인 지원은 이어졌다. 대기업 주도로 10년 이상 지속적인 투자가 이어지기 쉽지 않지만, 최 회장은 조 대표를 믿고 든든한 지원군이 됐다. 최 회장의 통 큰 결단 덕분에 신약 개발을 위해 수조 원을 투자할 수 있었다. SK바이오팜은 신약 사업 성공을 위해 한국·미국·중국에 3개의 법인을 운영하고 하다. SK바이오팜은 연구 및 경상개발비로 2019년 1762억원, 2018년 1213억원을 사용했다. 최근 3년간 경상연구개발비로 투자한 금액이 평균 1200억원을 넘는다. 2018년 매출액이 11억원 밖에 되지 않던 기업이 연구개발비로 천문학적인 금액을 쏟아붓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모두 최 회장의 적극적 지원이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했다. SK바이오팜은 2019년 아벨 테라퓨틱스와의 기술 수출로 선계약금 1억 달러를 받으면서 2019년 최대 매출(1238억원)을 기록했다. 신약 성패 달린 미국 공략 집중 조 대표는 세계화를 위해 미국 현지화를 주도했다. 가장 까다롭고 큰 시장인 미국을 뚫어야 글로벌 신약 성공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미국 시장에서 마케팅과 판매를 맡은 SK라이프사이언스는 현지인 중심으로 꾸려졌다. 조 대표를 비롯해 한국인은 소수고, 현지 전문 인력만 10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신약으로 성공하기 위한 본격적인 경쟁은 지금부터다. 검증된 신약이라도 판매가 이뤄져야 살아남을 수 있다. 국내의 일부 제약사가 미국 무대에 도전했지만 대부분 실패를 맛봤다. 무엇보다 국내 시장과는 의료보험 체계와 영업 환경이 판이하다. 미국은 국내의 건강보험과 달리 민간 의료보험 체계다. 업계 관계자는 “우선 의료보험이 적용되는 약이 되어야 하는 숙제가 있다. 또 영업을 위해 로비를 적극적으로 해야 하는데 기존의 판매망이 없다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뇌전증과 수면장애의 경우 시장 규모도 다른 질환에 비해 크지 않은 편이라 단시간에 1000억 원대의 매출을 올리기가 쉽지 않다. 뇌전증 치료제의 경우 업계 1위 제약사의 매출 규모가 1조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면장애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때문에 성과를 내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궁극적으로 선두업체의 매출 규모까지 따라잡을 수 있게끔 노력하고, 그에 상응하는 매출 목표를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SK바이오팜은 SK로부터 독립하기 위해 올해 상반기에 기업공개(IPO)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시장의 여러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 예정대로 진행할 예정이지만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0.05.0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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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레이더]KIST, '장기간 효과 지속' 치매치료물질 개발…임상시험 추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초기에만 인지기능 개선 효능을 보이는 기존 치매 치료 약물의 한계를 극복하고 장기간 치료 효과를 유지하는 신약 후보 물질을 개발해 임상시험을 추진한다.KIST는 24일 치매DTC융합연구단 박기덕 박사팀이 반응성교세포연구단 이창준 박사(현 IBS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공동단장)팀과 함께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 뇌에서 과생성되는 신경전달물질 '가바(GABA)'의 양을 지속해 줄일 수 있는 신약 후보 물질을 개발했다고 밝혔다.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게재됐다.연구팀은 알츠하이머 모델 쥐 실험으로 이 신약 후보 물질의 약효가 일주일밖에 지속하지 않는 기존 치료 물질 셀레길린과 달리 4주간 지속해서 가바양을 줄여 치매 환자의 기억력 저하 및 인지 장애를 획기적으로 개선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가바는 포유류 중추신경계에서 생성되는 억제성 신호전달물질로 치매 환자 뇌의 반응성 성상교세포에서 마오비(MAO-B) 효소에 의해 과생성돼 기억력 저하나 인지 장애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과거에 마오비 효소를 억제하는 방법으로 가바 과생성을 막아 치매를 치료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됐으나 셀레길린 같은 약물은 임상시험에서 일주일까지는 인지기능이 월등히 향상됐으나 2주 뒤에는 다시 인지기능 장애를 보이고 4주 뒤에는 원상태로 돌아가 치료제로 개발되지 못했다.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셀레길린의 약효가 지속되지 않는 원인을 밝혀냈고, 이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기전의 신약후보물질(KDS2010)을 개발했다.셀레길린은 일주일 동안은 마오비 효소를 억제해 가바 과생성을 효과적으로 저해하지만, 장기간 투여하면 마오비 효소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 다오(DAO) 효소가 과발현되는 대체기전이 작동, 가바가 다시 과생성되면서 약효가 떨어지는 것으로 밝혀졌다.하지만 신약후보물질 KDS2010은 치매 모델 쥐에게 먹인 결과, 4주까지 지속적이고 월등한 인지기능 개선 효능을 보였고, 행동실험 이후 치매 쥐의 뇌를 관찰한 결과 셀레길린 실험에서 관찰된 대체기전인 다오 효소가 전혀 과발현되지 않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박 박사는 "KDS2010은 약물적합성(ADME/Tox) 검증 결과, 인체 뇌 속으로 매우 높은 효율로 전달되고 다른 신경계에 부작용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박 박사는 "4주간 영장류 실험에서 독성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9월까지 전 임상시험을 마치고 임상시험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했다.최근 큰 기대를 모은 알츠하이머 신약이 임상시험 결과 실패로 끝나 또다시 실망을 안겨 줬다.CNN 뉴스 인터넷판 등 외신은 바이오젠 제약회사와 일본 에자이 제약회사는 함께 개발한 치매 신약 아두카누맙이 초기 임상시험에서 고무적 결과가 나와 3상 임상시험에서 2건의 임상시험을 동시에 진행해 왔으나 성공 가능성이 없다는 평가가 나와 임상시험 중단을 발표했다고 지난 21일 보도했다.아두카누맙은 치매 주범으로 지목되는 뇌 신경세포 표면의 독성 단백질 베타 아밀로이드 응집(플라크)을 감소시키는 약이다.아두카누맙은 초기 임상시험에서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제거하고 치매 환자의 인지기능을 개선하는 효과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아두카누맙의 임상시험은 지난 20년 동안 치매 주범으로 지목돼 온 베타 아밀로이드 가설(Hypothesis)의 진위를 가리는 마지막 임상시험 중 하나였다.그동안 일라이 릴리·아스트라제네카·로슈·화이자·머크·존슨 앤드 존슨 등 대형 제약 회사들이 베타 아밀로이드를 표적으로 한 신약을 개발했지만 임상시험에서 모두 실패했다. 권오용 기자 kwon.ohyong@jtbc.co.kr 2019.03.2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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