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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아들'까지 모셔 왔는데 유격수 대도가 떠났다, 타이거즈 레전드들의 머리가 복잡해졌다

올 시즌 KT 위즈가 기록한 팀 도루는 61개였다. 리그 최하위. 1위 두산 베어스(184개) 3배 이상 차이 나는 개수로 시즌을 마쳤다. 팀 내 도루 1위(배정대)가 기록한 도루가 9개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기동력 면에서 아쉬운 성적을 냈다. 이에 KT는 기동력 강화를 위해 새 주루 코치를 영입했다. 단일 시즌 84개의 도루(1994년)를 기록하며 KBO 도루왕만 4차례(1994, 1996, 1997, 2003)한 '바람의 아들' 이종범 코치와 계약했다. KT 구단의 고위 관계자는 "우리 팀이 10개 구단 중 기동력이 가장 떨어지는 편이다. 도루 최하위인 팀의 기동력에 활력을 불어 넣을 것"이라며 그의 합류를 기대했다. 해태 시절 유격수 대도의 대명사였던 이종범 코치의 지도 아래, 다음 시즌 KT도 더 날개를 펼 것만 같았다. 2020년 도루왕(35개) 출신 유격수 심우준이 그 중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였다. 지난 7월 국군체육부대에서 전역해 복귀한 심우준은 후반기에만 7개의 도루를 기록하며 팀 기동력에 힘을 보탰다. 해당 기간 심우준 다음으로 가장 많은 도루를 한 선수는 배정대와 멜 로하스 주니어, 김민혁인데, 모두 2개 씩 기록하는 데 그쳤다. 심우준은 올 시즌 KT에서 배정대(9개) 다음으로 많은 도루를 기록한 선수였다. 하지만 KT의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을 얻은 심우준이 4년 최대 50억원(보장 42억원, 옵션 8억원)으로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은 것. KT 기동력 강화의 핵심이 될 선수가 떠나 버렸다. 유격수 빈자리는 심우준이 전역하기 전까지 주젼 자리를 꿰찼던 김상수가 있어 걱정은 없다. 김상수가 다시 자리를 비울 2루수엔 공수에서 성장한 오윤석과 올해 초반 가능성을 보였던 천성호, 이호연 등이 있어 수비에는 큰 공백이 없을 예정이다. 그러나 기동력은 다르다. 주력이 빠른 선수들은 있지만 주전으로 출전하면서 도루까지 꾸준히 기록할 '상수'가 없어졌다는 점이 아쉽다. 새 시즌 기동력 상승을 꾀한 이강철 KT 감독과 새롭게 합류한 이종범 코치의 머리도 복잡해졌다. 후보는 있다. 내년 백업 유격수로 기회를 받을 윤준혁이 올해 퓨처스(2군)리그에서 타율 0.345, 19도루의 호타준족의 모습을 보인 것이 고무적이다. 심우준과 함께 제대한 권동진도 KT의 기동력에 힘을 보탤 재원이다. 외야에서 꾸준히 기회를 받고 있는 외야수 정준영과 2019년 신인 내야수 박민석도 있다. 하지만 이들 모두 주전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다. 이종범 코치 각고의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윤승재 기자 2024.11.11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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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하위에서 '최초·최초' 역사 써 내려간 KT, 마법은 멈췄지만 과정은 위대했다

마법은 여기까지였다. KT는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준PO) 5차전에서 1-4로 패배, 시리즈 전적 2승 3패로 포스트시즌(PS)에서 탈락했다. 1차전에서 승리했으나 2~3차전에서 내리 패한 KT는 4차전에서 연장 승부 끝에 승리하며 시리즈를 마지막까지 끌고 갔으나 5차전에서 패하며 탈락했다. 0%의 기적에 도전했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역대 준PO 3차전에서 패배한 팀은 플레이오프(PO)에 100% 탈락하는 징크스가 있었는데, KT의 마법도 이를 깨지 못했다. KT는 시즌 막판부터 가을야구까지 '벼랑 끝' 경기를 펼쳐왔다. 정규시즌 막판 3경기를 남겨두고 SSG 랜더스와 치열한 5위 경쟁을 펼쳤고, 5위 결정전 단판 승부에서 승리하며 PS 무대에 올랐다. 정규시즌 5위로 '1패'를 떠안고 시작한 와일드카드(WC) 결정전에선 두산 베어스에 2연승하며 사상 처음으로 준PO에 진출한 5위 팀이 됐다. 준PO 1차전까지 무려 7연승을 달렸다. 하지만 '지면 탈락'이라는 부담은 선수들의 극심한 체력 소모로 이어졌다. 이후 시리즈에서 수비 집중력이 흐트러지면서 분위기를 내줬다. 이강철 KT 감독도 "선수들이 그동안 잘 집중해서 여기까지 왔지만, 힘든 경기를 계속 치러오면서 집중력이 떨어진 것 같다"라고 부진을 진단했다. 최하위에서 준PO까지 오른 KT의 2024시즌 여정은 '마법'과도 같았다. 하지만 모두 '슬로스타터'에서 비롯된 '반사 효과'에 불과했다. KT의 2024시즌은 시작부터 꼬였다. 자랑했던 선발야구가 무너졌다. 비FA(자유계약선수) 다년계약을 맺은 고영표가 부상으로 초반 낙마했고, 6월이면 돌아올 줄 알았던 소형준도 다른 부상이 겹치며 합류가 늦어졌다. 원상현과 육청명 등 신인 투수들로 공백을 메웠지만 계투진의 과부하만 불러일으켰다. 장점이었던 마운드가 흔들리면서 KT는 초반 최하위권에 처졌다. 타선의 힘으로 버텼다. 군에서 제대한 천성호가 3할대 중순 타율 맹타를 휘두르며 주전 2루수 자리를 꿰찼고, 돌아온 최우수선수(MVP) 출신(2020년) 멜 로하스 주니어와 포수 마스크를 쓴 강백호가 불방망이로 힘을 보탰다. 베테랑 1루수 박병호는 부진 끝에 삼성 라이온즈로 트레이드됐지만, 문상철이 그 공백을 잘 메워줬다. 6월을 기점으로 KT는 조금씩 다시 힘을 내기 시작했다. 고영표의 합류로 선발진에 숨통이 트였다. 김민이 불펜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며 새로운 필승조로 거듭났고, 7월엔 상무 야구단에서 전역한 심우준과 권동진이 내야 선수층을 살찌우며 힘을 보탰다. 완전체가 된 후반기엔 펄펄 날았다. 김민혁이 후반기 타율 0.402의 맹타를 휘둘렀다. 불펜도 베테랑 우규민과 부활한 박영현, 손동현을 필두로 안정을 되찾았고, 소형준이 9월 뒤늦게 합류하면서 숨통이 트였다. 9월 선발진에 과부하가 걸리면서 주춤했지만, 막판 집중력을 발휘하며 정규시즌을 5위로 마감했다. 이후 가을야구에서도 승승장구하며 준PO까지 올랐다. 힘들게 준PO까지 달려왔지만 너무 낮은 단계에서 PS를 시작한 탓에 KT 선수단이 느낀 피로감은 상당했다. 결국 KT의 마법은 준PO에서 마무리됐다. 잠실=윤승재 기자 2024.10.12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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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진짜네" 승패마진 +32 뒤집어 본 후배가 말했다, "형 이게 KT야"

"형, 이게 KT야."기적을 먼저 경험했던 후배가 말했다. 지난해 승패마진 '-14' 최하위에서 무려 '+32'를 뒤집으며 한국시리즈(KS)까지 진출한 KT 위즈의 마법을 '이적생 선배'들에게 전했다. 최근 이 마법을 몸소 느끼고 있는 이적생 형들은 어리둥절하면서도 눈앞의 현실에 웃음이 터져 나왔다. "(김)상수야, 진짜네." 올 시즌을 앞두고 2차 드래프트로 팀을 옮긴 우규민은 지금의 KT 상승세가 얼떨떨하기만 하다. 그는 "(다른 팀에서 본 KT는) 5선발이 확실하고 투수들이 좋아서 언제든지 (순위가) 올라갈 수 있는 팀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올해는 (고)영표가 초반 부상으로 빠지고 (소)형준이도 없어서 어렵겠다고 생각했는데, 눈 떠 보니 '10경기 8승 2패' 하고 있더라. 승패마진도 다 회복했고 (오)재일이랑 엄청 신기해 하고 있다"라며 혀를 내둘렀다. 지난 21일 경기 패배로 6연승이 끊기고 후반기 승률 1위 자리를 뺏겼지만, KT는 여전히 후반기 승률 상위권(2위·0.778·7승 2패)에 올라 있다. 최근 10경기에서 거둔 승수는 7승 3패. 지난 6월 19일 기준 '-12'까지 벌어졌던 승패마진도 한 달 뒤 '-2'까지 좁혀졌다. 20일엔 '-1'까지 좁혔다. 지난해 마법을 비슷한 페이스로 줄여나가고 있다. 수년 째 이 마법을 주도하는 이강철 KT 감독도 "글쎄요, 뭘까요"라며 혀를 내두를 정도다. "엇박자가 없고, 공수 조화가 확실하다"라고 말했지만, 매년 되풀이 되는 이 신기한 마법의 '원인'을 제대로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반응이다. 고심 끝에 이강철 감독이 진단한 요인은 이렇다. "필요할 때 선수들이 나와준다"는 것이었다. 지난해 KT는 이적생 두 명을 영입하면서부터 살아났다. 트레이드로 온 내야수 이호연과 대체 외국인 투수로 온 윌리엄 쿠에바스가 맹활약을 펼치면서 팀이 조금씩 부활의 기미를 보였다. 이후 부상 선수들이 돌아오면서 상승세에 탄력을 받은 KT는 후반기 즈음 새롭게 등장한 필승조 손동현과 이상동이 뒷문을 지켜준 덕분에 승승장구 할 수 있었다.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시즌 초반 내야수 천성호가 4할 타율을 기록하며 타선의 중심을 잡았고, 소형준, 고영표가 빠진 선발 로테이션은 신인 원상현과 육청명이 잘 버텨줬다. 무더위가 시작된 5~6월엔 불펜 김민이 무실점 홀드 행진을 펼치면서 마운드에 힘을 불어 넣었다. 이어진 7월엔 상무 야구단에서 제대한 심우준과 권동진이 주루와 수비에서 도움을 주며 팀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이강철 감독은 "적절할 때 잘해준 선수들 덕분에 잘 버텼다. 기존 선수들도 안정을 찾으면서 상승세에 탄력을 받고 있다"라며 흐뭇해 했다. 이 감독은 "선발 게임이 되니 (선발 투수가 긴 이닝을 소화해 주면서) 불펜도 안정을 찾고, 타선도 살아나니 경기가 잘 풀린다"라며 상승세의 원인을 찾았다. 6연승 후 1패로 잠시 주춤했지만, 여전히 포스트시즌 진출이 가능한 5위 NC 다이노스와는 1.5경기 차로 언제든 역전이 가능하다. KT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화끈한 마법으로 KBO리그 순위를 요동치게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수원=윤승재 기자 2024.07.22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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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팀 상대 멀티포' 장준원, 달아오르는 '박경수 후계자' 경쟁

KT 위즈 내야수 장준원(27)이 친정팀 LG 트윈스를 상대로 '인생 경기'를 펼쳤다. KT는 올해도 '이적생 효과'에 웃고 있다. 장준원은 지난 24일 수원 LG 트윈스전에서 데뷔 뒤 처음으로 연타석 홈런을 때려내는 등 4타수 2안타(2홈런) 2타점을 기록하며 KT의 9-6 역전승을 이끌었다. 그가 때려낸 홈런 2개 모두 중요한 순간 나왔다. 2-5로 뒤진 5회 말 선두 타자로 나서 LG 선발 임찬규에게 일격을 가하는 솔로 홈런을 쳤다. 이어 4-6으로 지고 있던 7회 말에는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상대 불펜 투수 김진성의 포크볼을 공략해 1점 차로 따라붙는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KT는 이어진 7회 공격에서 4점을 추가하며 전세를 뒤집었다. KT는 지난달 21일 2023년 신인 지명권(5라운드)을 LG에 내주고 장준원을 영입했다. 나도현 KT 단장은 당시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고 수비에 강점이 있는 선수"라고 했다. 장준원은 2014년 2차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에서 LG의 지명받은 유망주였다. 그러나 지난해까지 LG 소속으로 출전한 93경기에서 타율 0.181 1홈런 7타점에 그쳤다. 주전 유격수 오지환이 부상으로 이탈했을 때나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장준원 트레이드를 진행하면서 KT는 기존 선수를 내주거나, 상위 라운드 지명권을 협상 카드로 쓰지 않았다. 장준원을 영입한 배경은 그저 내야진 뎁스(선수층)를 강화하려는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장준원은 반전을 만들었다. 주로 2루수로 나선 그는 안정감 있는 수비력뿐 아니라 빼어난 타격 능력까지 보여주고 있다. 이적 뒤 출전한 23경기에서 타율 0.286 3홈런 6타점 장타율 0.600을 기록하며 하위 타선에 무게감을 더했다. 지난해까지 통산 홈런이 1개뿐이었던 그가 KT 유니폼을 입은 뒤 3개를 때려냈다. 국내에서 가장 넓은 서울 잠실구장을 홈구장으로 쓰던 선수들이 이적한 뒤 이전보다 향상된 장타력을 보여주는 '탈잠실 효과'를 장준원도 증명했다. KT는 그동안 이적생에게 충분히 많은 기회를 주고,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유도해왔다. 지난해 7월 영입한 내야수 오윤석이 대표 사례다. 영입 당시에는 주전급으로 평가받지 않았던 오윤석은 주전 2루수 박경수가 부상과 부진으로 이탈했을 때 그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워냈다. KT는 2019년에도 SSG 랜더스와의 트레이드로 영입한 박승욱을 내야 유틸리티 요원으로 잘 활용한 바 있다. 오윤석은 올 시즌도 KT 선발 2루수로 가장 많이 출전했다. 그리고 장준원은 24·25일 LG전에서 오윤석을 제치고 선발 2루수로 나섰다. KT는 올해 우리 나이로 서른아홉 살인 박경수의 후계자를 찾고 있다. 지난 시즌(2021) 전반기까지는 신인 드래프트 상위 라운드에 지명받은 권동진과 천성호가 더 많은 출전 기회를 얻었지만, 이후에는 이적생들이 주전에 더 가까이 다가섰다. 장준원이 가세하며 KT의 주전 2루수 경쟁이 더 뜨거워졌다. 그는 "기회가 왔으니까 LG에서 못다 한 꿈을 여기서 펼치고 싶다"는 각오를 전했다. 안희수 기자 2022.06.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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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떠난 유망주, 데뷔 첫 2G 연속 장타·타점→제2의 오윤석?

잠실을 떠난 장준원(27·KT 위즈)이 제2의 오윤석이 될 수 있을까. LG 트윈스에서 '디펜딩 챔피언' KT로 이적한 장준원이 2경기 연속 인상적인 타격을 보여줬다. 1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2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주말 3연전 1차전에 9번 타자·유격수로 선발 출장한 장준원은 4회 초 KT의 빅이닝을 만드는 장타를 때려냈다. 0-2로 지고 있던 KT는 무사 1루에 나선 박병호가 롯데 선발 박세웅으로부터 동점 투런포를 쳤고, 후속 장성우의 백투백까지 나오며 3-2 역전에 성공했다. 1사 뒤 나선 황재균과 오윤석이 연속 안타를 치며 이어간 득점 기회에서 타석에 나선 장준원은 박세웅의 슬라이더를 공략, 우익수 키를 넘기는 적시 2루타를 때려냈다. 2루 주자 황재균은 득점. KT의 이닝 4번째 득점을 이끌었다. 장준원은 전날(9일)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는 9회 초 타석에서 상대 투수 김성진으로부터 좌월 솔로 홈런을 쳤다. 이 경기 전까지 나선 1군 무대 103경기에서 단 1홈런(2020년 8월 11일 KIA 타이거즈전)에 그쳤던 장준원의 통산 2번째 홈런이었다. 경기 뒤 이강철 KT 감독은 "장준원이 공·수에서 보여준 활약도 칭찬하고 싶다"고 칭찬했다. 2014년 2차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에 지명된 장준원은 지난 시즌까지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1군 내야에 부상자가 생겼을 때만 잠시 기회를 얻었다. 한 시즌 최다 출전이 46경기(2020년)에 불과한 선수다. KT는 그런 장준원을 주목했다. 그리고 2023년 신인 드래프트(5라운드) 지명권을 LG에 내주고 그를 영입했다.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장준원의 수비력을 탐냈다. 이적 사흘 만에 1군 엔트리에 등록된 장준원은 이후 꾸준히 존재감을 어필했다. 실책 없이 대수비 임무를 잘해냈고, 선발로 나선 4경기 중 3경기는 안타를 쳤다. 그리고 기세를 이어 9일 키움전 이적 첫 홈런을 신고했고, 시즌 5번째 선발로 나선 10일 롯데전에선 2루타로 빅이닝 연결고리까지 해냈다. 장준원이 2경기 연속 장타와 타점을 올린 건 2015년 1군 데뷔 후 처음이다. KT는 그동안 이적생에게 충분한 기회를 주고, 전 소속팀에서 발휘하지 못했던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잘 유도해왔다. 지난 시즌(2021) 트레이드로 롯데에서 KT로 이적한 내야수 오윤석이 꼽힌다. 그는 장성우(2015년·전 소속팀 롯데)처럼 바로 주전으로 뛸 수 있는 선수로 기대받진 않았다. 그러나 현재 팀 캡틴이자 주전 2루수 박경수의 후계자로 인정받고 있다. 올 시즌은 선발 2루수로 가장 많이 나섰다. KT 내야진은 뎁스(선수층)가 얇지 않다. 3루수와 유격수는 각각 황재균과 심우준이라는 확실한 주전이 있고, 권동진·천성호·유준규 등 1군 경험이 꽤 많은 1~3년 차 젊은 선수부터 신본기처럼 베테랑급 백업도 보유하고 있다. 이런 팀 상황에도 KT는 장준원을 영입했다. 수비력 강화뿐 아니라 아직 드러나지 않은 재능을 주목했다고 볼 수 있다. 다부진 경기력으로 자신을 어필하고 있는 장준원은 이적 직후 "기회가 됐으니까 못다 한 꿈을 여기서 펼치고 싶다"고 말했다. '마법사 군단' 일원이 된 장준원이 오윤석처럼 이적생 성공 사례를 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안희수 기자 2022.06.1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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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 '챔피언' 수성 향한 두 가지 화두

2021년 챔피언 KT 위즈가 내달 3일부터 2022시즌 대비 스프링캠프를 치른다. 두 가지 화두가 있다. KT가 2021년 정상에 오른 가장 큰 힘은 마운드다. 외국인 선수 오드리사머데스파이네와 윌리엄 쿠에바스, 국내 투수 고영표와 배제성 그리고소형준이 지키는 선발진은 리그 정상급. 마무리 투수 김재윤과 셋업맨 주권, 왼손 스페셜리스트 조현우가 지키는 뒷문도 탄탄하다. 이강철 감독은 매년 불펜 자원 확보에 힘을 쏟았다. 불펜 투수가 2~3년 연속으로 좋은 구위와 폼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본다. 올해도 불펜 강화를 노린다. 매년 외부 영입으로 불펜진을 강화했다. 하지만 올해는 트레이드도, 방출 선수 영입도 하지 않았다. 지난해 성장세를 보인 투수들을 믿고 있기 때문이다. 왼손 이창재, 심재민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이번 캠프부터 1군 전력으로 시즌을 준비할 전망이다. 1차 지명 신인 투수 박영현도 KT 코치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고교 '최동원 상'을 수상한 특급 유망주다. 포심 패스트볼(직구) 구위와 투구 메커니즘이 좋은 투수로 평가받았다. 박영현은 롤모델로 한국 야구 통산 최다 세이브를 기록하고, 이어가고 있는 오승환을 꼽았다. 마무리 투수를 목표로 삼고 있다. 이강철 감독과 김태한 투수 코치 모두 영상으로 박영현의 투구를 본 후 기대감이 높아졌다고. 1군에서 기회를 얻을 가능성이 높다. 야수진은 뎁스(선수층) 강화가 필수다. 우선 안방. 지난해 자유계약선수(FA) 계약으로 잔류한 장성우는 그 어느 해보다 의욕이 넘친다. 그는 "계약 후 더 잘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포수 체력 안배는 필수다. KT는 이제 정상을 노리는 팀이다. 정규시즌 이후 일정도 고려해야 한다. 장성우는 어느덧 30대 중반을 앞두고 있다. 고질적인 허리 통증도 있다. 베테랑 백업 허도환이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LG 트윈스로 떠났다. 이번 캠프에 합류한 고성민(2019년 2차 8라운드), 안현민(신인)은 경험이 부족하다. 롯데 자이언츠 소속 시절 주전을 맡은 경험이 있는 '백업' 김준태의 역할이 중요하다. 내야진도 기존 백업 또는 1.5군 선수의 성장이 필요하다. 주전 유격수 심우준은 입대 변수가 있다. 이제 팀 최고참이 된 2루수 박경수의 체력 안배도 필요하다. 입단 2년 차가 된 유망주 권동진, 지난해 황재균이 부상으로 이탈했을 때 기회를 얻은 후 강렬한 인상을 남긴 김병희, 주전 경험이 있는 신본기와 오윤석이 기대를 받고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2.01.29 10:09
야구

미란다, KS 엔트리 포함...KT는 신인 권동진 승선

부상으로 이탈했던 두산 외국인 투수 아리엘 미란다가 한국시리즈(KS)에 출격한다. KT와 두산은 14일부터 KS 1차전을 치른다. 하루 앞둔 13일 엔트리 30명이 발표됐다. 어깨 통증 탓에 와일드카드 결정전, 준플레이오프(PO), PO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던 미란다가 이름을 올렸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한 차례 더 불펜 투구를 한다. 팔 상태를 보고 다시 생각해볼 수도 있지만, 일단 3선발로 생각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미란다는 정규시즌 225탈삼진을 기록, 故 최동원이 1984시즌 기록한 뒤 37년 동안 깨지지 않았던 '단일 시즌 최다 탈삼진(223개)' 기록을 새로 썼다. 하지만 시즌 막판 어깨 통증이 생겼고, 팀의 가을야구에 나서지 못했다. 두산은 이영하, 홍건희 등 이닝 소화 능력이 좋은 투수들로 버티며 결국 최종 무대에 올랐다. 그사이 시간을 번 미란다는 공을 던지기 시작했고, 등판까지 가능할 만큼 회복했다. 미란다는 올 시즌 KT전에 5번 등판, 1승 1패 평균자책점 4.26을 기록했다. 상대 9팀 중 가장 높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KT는 정규시즌 1위를 이끈 주축 선수가 무난히 엔트리에 포함됐다. 시즌 막판 상처를 입었던 엄상백도 포함됐다. 백업 내야수 경쟁에서는 신인 권동진이 2년 차 천성호를 제치고 이름을 올렸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11.13 18:11
야구

김원형 감독 "블론세이브 장지훈, 큰 경험이 될 것"

“선수 생활에 엄청 큰 경험이 될 것이다” 김원형 SSG 감독이 지난 경기 마무리 투수로 등판했다가 패전을 기록한 장지훈(23)의 기용에 대한 배경과 소감을 전했다. 장지훈은 지난 3일 인천 KT전에서 6-5로 앞선 9회 초 마무리 투수로 등판해 역전을 허용했다. 1이닝 4피안타 2볼넷 2탈삼진 3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고비마다 볼넷에 흔들렸다. 선두타자 제러드 호잉은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후속 타자 배정대에게 볼넷, 장성우에게 좌중간 적시 2루타를 맞으며 동점을 허용했다. 장지훈은 후속 박경수에게 역전 적시타를 내줬고, 이후에도 권동진과 송민섭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만루 위기에 몰렸다. 장지훈은 1사 만루에서 황재균을 헛스윙으로 돌려세워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후속 강백호에게 밀어내기 볼넷까지 내줬다. SSG 벤치가 기존 마무리 김택형 대신 필승조 장지훈을 선택한 판단은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김원형 감독은 5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김택형이 1~2일 연투하면서 투구 수가 조금 많았다. 팀 사정상 3연투도 필요했지만, 앞선 이틀 동안 공을 많이 던져 3일 경기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이어 "(장)지훈이가 1일 NC전(2이닝 무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에서 좋은 투구를 보여줬다. 올 시즌 중요한 역할을 많이 했다"며 "믿을 수 있는 투수여서 9회 마무리로 올렸다"고 설명했다. 즉, 김택형의 체력적 부담과 함께 장지훈의 최근 페이스를 고려한 선택이었다. 김 감독은 "3일 패배로 팀이 (순위 경쟁에서) 힘든 건 사실"이라면서도 "장지훈에게 엄청 큰 경험이 될 것이다. 항상 성공할 수 없다. 힘든 상황을 한번 겪어보면 마운드에서 어떻게 준비하고 어떤 공을 던져야 할지 몸으로 느낄 수 있다"라고 전했다. SSG는 마운드 사정이 좋지 않다. 올해 2차 4라운드로 입단한 신인 장지훈이 58경기에서 68⅔이닝을 던졌을 정도다. 신인치고 다소 많은 이닝을 책임졌다. 김 감독은 "나도 관리해주고 싶지만 지금 처해있는 팀 상황 탓에 장지훈과 박민호, 서진용, 김태훈, 김택형이 이길만한 경기는 전부 투입되고 있다”면서 “핑계겠지만 팀 사정 상 이길 수 있는 경기에서 4이닝, 5이닝 동안 투수 다섯 명을 투입하다 보니 관리하기가 쉽지 않다. 이기는 경기에서 중요한 선수들이 게임에 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신 잔여 경기 일정에 맞춰 휴식일을 고려할 계획이다. 김 감독은 “우리 팀이 19경기가 남았는데 중요한 선수이면서 신인 투수 장지훈을 관리하기가 참 어렵다”면서 “등판 간격이나 투구 수 등을 면밀하게 계산해보겠다”고 전했다. 잠실=차승윤 기자 2021.10.05 17:57
야구

선두 KT의 숨은 원동력, '언성 히어로'가 있다

프로야구 KT 위즈는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23일까지 2위 삼성 라이온즈와 5.5경기 차. 창단 후 첫 정규시즌 우승을 향해 순항 중이다.이강철 KT 감독은 그 일등공신으로 "팀 KT"를 꼽았다. 특정 선수 몇 명에 의존하지 않고 선수단 전체가 조화를 이뤄 자신의 역할을 잘 해낸 결과라는 의미다. 이 감독은 "선수 한두 명이 이끌어가는 팀은 1위가 될 수 없다. 한쪽이 잘 안됐을 때, 다른 한쪽에서 도와주는 게 '팀 KT'의 진면목"이라고 자부했다.특히 막강한 백업 선수들은 KT의 돌풍을 뒷받침하는 '숨은 영웅'이다. 대주자로 활약하는 외야수 송민섭(30)이 대표적이다. 규정 타석을 채운 적도 없고 타율은 3할에 한참 못 미치지만, 그 누구보다 팀에 필요한 존재다.송민섭은 KT의 출발을 함께한 멤버다. 2014년 창단 첫 입단 테스트를 통해 육성선수로 들어왔고, 그때 뽑힌 선수 중 유일하게 생존했다. 빠른 발과 탄탄한 수비가 강점이다. 추가 득점이 꼭 필요하거나 리드를 지켜내야 하는 경기 후반이면 어김없이 송민섭이 대주자나 대수비로 출격한다.타석 수는 적지만, 2019년 105경기, 지난해 114경기에 각각 나서면서 쏠쏠한 활약을 했다. 올해 역시 지난 23일 수원 한화전에서 시즌 100경기를 채웠는데, 2-0으로 앞선 7회 말 무사 1루에서 대주자로 투입돼 2루 도루와 쐐기 득점을 차례로 해냈다.송민섭이 올 시즌 기록한 37득점은 데뷔 후 개인 최다 기록. 팀 내에서 송민섭보다 득점이 많은 6명은 모두 규정타석을 채운 주전 타자들이다. 또 도루는 12개로 배정대(15개), 심우준(14개)에 이어 팀 내 3위다. 송민섭은 중요한 순간 이 감독이 가장 믿을 수 있는 대주자다.내야수 신본기와 포수 허도환 등도 백업 역할을 잘 해내고 있다. 둘 다 수비뿐 아니라 타격에서도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21일 2군에 내려간 대졸 신인 내야수 권동진 역시 72경기에 출전하면서 미래를 밝혔다.마운드도 마찬가지다. KT 역사상 첫 100세이브 고지를 밟은 마무리 투수 김재윤과 홀드 1위에 올라 있는 셋업맨 주권 등 불펜 필승조 외에도 많은 투수가 각자의 몫을 잘 해내고 있다.특히 김민수는 23일까지 51경기를 소화해 주권(52경기), 김재윤(51경기)과 팀 내 최다 경기 출장 기록을 다투고 있다. 필승조와 추격조를 오갔는데도 평균자책점이 2.68로 준수하고, 벌써 11홀드를 수확했다. 시즌 초부터 6월 초까지 자주 마운드에 오른 베테랑 안영명도 KT 전력에 큰 보탬이 된 투수다. 후반기에 등판한 4경기(2와 3분의 2이닝)에선 아직 피안타와 실점이 없다.시즌을 2군에서 시작했던 심재민은 지난 6월 1군에 합류한 뒤 롱 릴리프로 제 몫을 했다. 유독 비가 많이 내리는 날 자주 마운드에 올라 궂은 일을 도맡아 한 '마당쇠'다. 심재민이 지난 15일 잠실 두산전에서 3과 3분의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자 이 감독은 "우리는 선발이 1회부터 바뀌어도 막을 수 있는 팀"이라며 흡족해했다.각자의 역할에 꼭 맞는 톱니바퀴가 정교하게 맞물려 돌아가는 팀. 올해의 KT가 그렇다.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언성 히어로(Unsung Hero)'들은 선두 KT의 한결같은 동력이다. 수원=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2021.09.24 09:16
야구

'쏠쏠한 신인' 이의리·김진욱 말고…'우리도 있습니다'

'왼손 다이내믹 듀오' 이의리(19·KIA 타이거즈)와 김진욱(19·롯데 자이언츠)만 있는 게 아니다. 2021년 신인 선수들이 하나둘 소속 구단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선두주자는 삼성 라이온즈 이승현(19)이다. 대구상원고를 졸업한 이승현은 지난해 1차 지명으로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고교 시절 김진욱, 이의리와 함께 '왼손 빅3'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입단 당시에는 상대적으로 스포트라이트가 작았다. 개막전 엔트리에 승선하지 못하면서 출발에서도 뒤처졌다. 하지만 5월 12일 1군에 처음 등록된 뒤 꾸준히 뛰고 있다. 벌써 30경기를 소화할 정도로 팀 내 입지가 탄탄하다. 승부처마다 마운드를 밟는 삼성 불펜의 첫 번째 왼손 카드다.한화 이글스 김기중(19)은 25일 데뷔 첫 승리를 따냈다. 그는 유신고 재학 시절 수준급 왼손 유망주로 분류됐다. 그 결과 2021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독수리 유니폼을 입었다. 이승현과 마찬가지로 시즌 출발은 2군. 하지만 6월 5일 첫 1군에 콜업된 뒤 점점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25일 고척 키움전에선 5이닝 무실점 쾌투로 데뷔 첫 승리 기념 구를 챙겼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올해는 김기중의 발전 과정을 지켜보는 해"라고 말했다.오른손 파이어볼러 장재영(19·덕수고 졸업)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1차 지명으로 키움 히어로즈에 입단한 장재영은 계약금을 9억원이나 받은 대형 신인. 개막전 엔트리에 승선할 정도로 기대가 컸다. 그러나 4월 말 2군으로 내려갔다. 시속 150㎞가 넘는 강속구를 던지지만 제구가 들쭉날쭉했다. 2군에서 절치부심한 그는 후반기 시작부터 1군에 콜업됐다. 그리고 첫 5경기에서 5이닝 3피안타 무실점으로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2차 1라운드에서 지명된 NC 다이노스 김주원(19·유신고 졸업)과 키움 김휘집(19·신일고 졸업)도 1군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두 선수 모두 공백이 생긴 내야 빈자리를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로 채우고 있다. 대전고를 졸업한 삼성 투수 이재희(20)는 지난 15일 수원 KT전에서 데뷔 첫 선발 등판 기회를 가졌다. 대졸 야수 중 지명이 가장 빨랐던 KT 위즈 권동진(23·원광대 졸업)은 전천후 백업 내야수로 선두 질주에 힘을 보태고 있다.이의리와 김진욱이 보여주는 성적과 임펙트는 꽤 크다. 두 선수 모두 도쿄올림픽에 출전하기도 했다. 시즌을 치르면서 '약방의 감초' 같은 신인들이 더 많아지고 있다. A 구단 단장은 "올해 데뷔한 신인 선수들이 대부분 각 구단에서 잘해주고 있다. 예상보다 빨리 자리를 잡고 있다"고 말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08.27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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