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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극장가 1만원 티켓 등장…자구책인가 생태계 교란인가 [줌인]

극장가 보릿고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1만원 티켓이 등장했다. 저렴한 티켓값으로 관객을 모으겠다는 심산인데, 산업 활성화에 보탬이 될 거라는 긍정적 시각도 있지만 생태계 교란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찮다.배급사 제이씨엔터웍스는 오는 13일 개봉을 앞둔 영화 ‘하우치’의 티켓값을 1만원으로 책정했다. 기존 영화 티켓값(평일, 2D 영화 기준 1만 5000원)보다 약 33.3% 저렴한 가격이다.최근 들어 극장가에는 낮은 가격을 무기로 내세운 영화가 속속 나오기 시작했다. ‘밤낚시’, ‘집이 없어-악연의 시작’, ‘4분 44초’ 등이 대표적으로, 모두 티켓값이 5000원을 넘지 않는다. 이들 영화의 공통점은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스낵무비’라는 점이다. 러닝타임은 기존 영화보다 짧은 10~60분으로, 모두 기간을 정해놓고 한시적으로 상영됐다.반면 ‘하우치’는 성격이 다르다. 100억원대 제작비를 쏟아부은 대작은 아니지만, 상업적 성공을 첫 번째 목적으로 하는 중저예산 영화로 러닝타임도 114분에 달한다. 극장에 걸리는 일반 영화가 단발성이 아닌 상영 기간 내내 티켓값을 낮추는 건 이례적인 일로, ‘하우치’는 티켓값을 1만원으로 계산할 때 극장 관객 손익분기점을 약 30만명으로 보고 있다.제이씨엔터웍스는 이번 티켓 요금 1만원 정책이 영화 마케팅의 일환이란 입장이다. ‘하우치’는 사업도 가정도 실패한 남자가 한 통의 전화로 열여덟 첫사랑을 떠올리는 이야기로, 배급사 관계자는 “과거의 따뜻하고 아름다웠던 기억을 그리는 내용인 만큼 티켓도 추억의 가격으로 책정해 갑자기 찾아온 선물처럼 다가가고자 하는 의미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하지만 ‘추억 마케팅’ 이면에는 침울한 업계 사정이라는 또 다른 이유가 존재한다. 실제 극장이 비수기에 접어들면서 영화관을 찾는 일 관객수는 약 10만명(평일 기준)으로 떨어졌다. 신작, 기대작 할 것 없이 줄줄이 흥행 실패를 맛보는 상황에서, 1만원 티켓은 관객을 한 명이라도 더 끌어모으기 위한 배급사의 자구책인 셈이다. 극장에서 ‘하우치’의 1만원 티켓 판매 제안을 선뜻 받아들인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황재현 CGV 전략지원담당은 “결국 가장 큰 밑바탕에는 영화 산업 활성화가 있다. 극장을 찾는 관객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1만원 티켓을 통해 영화를 보는 이들이 많아지고 그게 또 입소문이 나는 선순환을 불러온다면 서로에게 윈윈”이라며 “극장은 관객의 영화관 관람 경험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고, 이번 티켓값 할인도 그중 하나”라고 설명했다.물론 현실적인 수지타산도 맞았다. ‘하우치’는 관객이 몰리는 대형 상업영화가 아닌 데다 부금률(배급사와 극장이 나누는 수익분배 비율)도 타 영화와 동일하다. 외부 할인도 사실상 적용되지 않는다. “할인 혜택을 제어하지 않는다”는 방침이지만, 통신사를 비롯한 대다수 할인 혜택에는 1만원 초과라는 조건이 붙어 있고, 티켓값이 저렴해 조조할인 등도 무의미하다. 즉 극장에 손해가 발생하는 구조가 아니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쪽이 움직일 경우, 다른 쪽에서도 억지로 가격을 낮추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일종의 생태계 교란에 대한 걱정이다. 특히나 티켓값 조정은 사실상 중저예산 영화들로 제한되기 때문에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한 영화 홍보 관계자는 “비슷한 시기 개봉작이 가격 차별화를 내세운다면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큰 예산의 작품도 아닌데 티켓값부터 무작정 내릴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토로했다.이에 대해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근본적인 원인이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정 평론가는 “다른 영화들이 부담을 느끼는 건 당연하다”면서 “티켓값은 영화산업과 관객의 오랜 쟁점이다. 상영 요금이 비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에 티켓값 조정은 관객이 극장으로 돌아올 하나의 기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배급사 요청으로 가격만 조정하는 형태는 안 된다. 가격과 함께 부금률도 (배급·제작사 쪽으로) 높게 조정돼야 바람직하다. 그래야 산업이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11.12 06:05
영화

[IS인터뷰] ‘전,란’ 강동원 “나에 대한 믿음 생겼다”

“어리둥절하네요.(웃음)”배우 강동원은 신작 ‘전,란’의 개봉 소감을 묻자 “넷플릭스에서 오픈하니까 내 영화가 개봉한 게 맞나 싶다”며 이렇게 답했다.지난 11일 베일을 벗은 ‘전,란’은 왜란이 일어난 혼란의 시대, 함께 자란 조선 최고 무신 집안의 아들 종려(박정민)와 그의 몸종 천영(강동원)이 적으로 다시 만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강동원의 첫 OTT 작품이다.강동원은 최근 진행된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아무래도 실시간 스코어가 나오는 게 아니니까 실감이 잘 안 난다”면서도 “주변 반응은 좋다. 사극에 19금이라 걱정했는데 다행이다. 근데 이왕이면 더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강동원이 ‘전,란’ 출연을 결심하기까지는 박찬욱 감독의 역할이 컸다. 이 영화의 제작자이자 각본가로 이름을 올린 박 감독은 재작년 겨울 미국에 있는 강동원에게 직접 시나리오를 보냈다.“대본을 보고 화상 회의를 했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게 ‘김상만 감독은 내가 생각하는 진짜 천재 감독이다. 보장하겠다’는 말이었죠. 물론 대본도 좋았어요. 100페이지가 넘었는데 영화적이지 않았거든요. 인물이 많은데 모두에게 포커스가 맞춰져 있었죠. 그 지점이 좋았어요. 모두가 살아있는 기분이었죠.”하지만 강동원의 ‘전,란’ 캐스팅 소식이 알려진 후 여론은 들끓었다(?). 수많은 인물 중 강동원이 맡은 역할이 노비 천영이었기 때문이다. 강동원은 노비라고 할 수 없는 아리따운 외모의 소유자로, 일각에서는 양반 역의 박정민과 역할이 뒤바뀐 게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왔다. 강동원은 “나름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며 “태생적으로도 노비가 더 잘 맞다. 원래도 금수저가 아닌, 양인과 노비 중간 집안에서 자랐다. 성격도 양반과 안 맞다”며 웃었다. 이어 극중 보여준 모습을 놓고 “산발 스타일은 내가 제안했는데 감독님이 좋아했다. 분장은 더 더럽게 했으면 좋았겠다 싶다. 내가 스킨 자체를 얼룩덜룩하게 하는 걸 안 좋아해서 더스트를 붙였더니 너무 깨끗하게 나왔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박정민과의 러브라인에 대한 솔직한 생각도 털어놨다. 로그라인만 보면 ‘전,란’은 노비와 양반의 신분을 뛰어넘는 우정을 그린 작품 같지만, 실상 이들의 관계는 사랑에 더 가깝게 묘사된다. 촬영한 장면이 모두 들어갔다면 더 진한 멜로가 됐을 거란 게 강동원의 설명이다.“연기할 때는 (박)정민씨가 하는 걸 받기만 했어요. 준비해 온 감정선이 있더라고요. 전 거기에 맞춰서 대응만 했죠. 다만 제 생각보다 조금 더 멜로를 진하게 생각한 거 같았어요. ‘어? 이상한데? 나랑 지금 멜로하자는 건가?’ 싶어 고민했던 순간이 있어요.(웃음)” 앞서 ‘전,란’은 이달 초 폐막한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작으로도 관객을 만났다. 당시 김상만 감독, 박정민, 차승원 등과 함께 부산을 찾았던 강동원은 “BIFF 레드카펫에 선 게 2010년 (폐막식) 이후 처음이었다”고 말했다.“사실 그때는 레드카펫, 공식 석상이 너무 싫었던 기억만 나요. 어려서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근데 마흔이 넘어서 가니까 되게 영광스럽더라고요. 함께한 분들과 가니 더 좋았고요. 이제 감사할 줄 알게 돼서 더 그런 거 같아요.”이같은 변화가 단순 연륜과 경력에 따른 것이냐고 묻자 강동원은 “나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 나에 대해서 더 알게 된 것”이라며 “예를 들면 예전에는 이런 말 한마디도 조심스러웠는데 지금은 ‘내가 어디서 허튼 소리 하는 사람은 아니다’란 확신이 생긴 것”이라고 부연했다.물론 개인의 성향만 바뀐 건 아니다. 배우로서 연기를 대하는 자세 역시 한결 편해졌다고 했다.“사실 전에는 현장에서 스트레스를 엄청 받았어요. 지금은 그런 게 없죠. 그렇다고 제가 연기를 잘한다는 건 아니에요. 자연스러워지고 편해진 것과 잘하는 건 다른 문제죠. 여전히 제 생각과 화면 속 모습의 갭을 줄이는 연습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계속 노력해야죠.”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10.31 06:15
뮤직

스트레이 키즈 ‘락’ 뮤직비디오 2억뷰 돌파…통산 여섯편째

그룹 스트레이 키즈가 ‘락 (樂)’ 뮤직비디오로 통산 여섯 번째 2억 뷰 기록을 달성했다.스트레이 키즈가 2023년 11월 10일 발매한 미니 앨범 ‘락스타’의 타이틀곡 ‘락’ 뮤직비디오는 17일 오후 1시께 유튜브 조회 수 2억 회를 돌파했다. 이로써 스트레이 키즈는 ‘신메뉴’, ‘백도어’, ‘소리꾼’, ‘매니악’, ‘특’에 이어 ‘락’까지 총 여섯 편의 뮤직비디오를 2억 뷰 반열에 올렸다.‘락’은 K팝 4세대 보이그룹 최초로 미국 빌보드 메인 차트 ‘핫 100’에 오른 노래이자 스트레이 키즈에게 ‘빌보드 200’ 4연속 1위를 안긴 앨범 ‘락스타’의 타이틀곡이다. 현란한 시각 요소, 웅장한 퍼포먼스가 돋보이는 뮤직비디오는 한 편의 블록버스터 영화를 방불케 하는 압도적인 스케일이 팬심을 사로잡으며 조회 수를 견인했다.스트레이 키즈는 각종 글로벌 차트에서 꾸준히 호성적을 추가하며 글로벌 탑 아티스트 존재감을 빛내고 있다. 7월 19일 발매한 최신작 ‘에이트’로 ‘빌보드 200’ 차트에서 5개 앨범 연속 1위를 달성했고 타이틀곡 ‘칙칙붐’은 ‘핫 100’ 차트 49위에 랭크돼 자체 최고 순위를 경신했다. 해당 음반은 2024년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K팝 앨범(현지시간 9월 30일까지 집계 기준)에 자리하고 있다. 한편 이날 0시에는 스트레이 키즈가 가창에 참여한 신곡 ‘컴 플레이’가 발매됐다. ‘컴 플레이’는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 유니버스를 원작으로 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시리즈 ‘아케인’ 시즌2의 주제곡으로 스트레이 키즈는 글로벌 아티스트 영 미코, 톰 모렐로와 호흡을 맞췄다.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2024.10.17 16:30
영화

‘더러운 돈’ 박병은 “직설적 제목에 놀라” [일문일답]

배우 박병은이 신작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를 선보이는 소감을 전했다.박병은은 17일 소속사 씨제스스튜디오를 통해 영화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 일문일답을 공개했다. 이날 개봉한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는 수사는 본업, 뒷돈은 부업인 두 형사가 인생 역전을 위해 완전 범죄를 꿈꾸며 ‘더러운 돈’에 손을 댄 후 계획에 없던 사고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극중 박병은은 명득(정우)과 지독한 악연으로 엮여 있는 광수대 팀장 승찬을 연기했다. 더러운 돈의 행방을 쫓는 과정에서 명득이 사건과 깊은 관계가 있음을 직감, 명득의 파트너 형사 동혁(김대명)을 유력한 용의자로 의심하는 인물로, 극의 팽팽한 긴장감을 형성한다.극 중반 모습을 드러내는 박병은은 등장과 동시에 극의 흐름을 휘어잡는다. 상대를 조여가는 매서운 눈빛, 그와는 반대로 웬만해선 동요하지 않는 여유로운 목소리는 큰 액션 없이도 관객들의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긴장감을 선사한다. 정점을 찍는 건 “어쩌지, 증거가 나와버렸네”라는 대사. 박병은은 적재적소에 나타나 승찬의 심리를 섬세하게 그리며 입체감 있는 캐릭터를 완성, 예측 불가한 전개에 힘을 싣는다. 다음은 박병은 일문일답Q. 어떤 매력에 이끌려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를 선택했나?A.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직설적인 제목을 보고 신기하고 놀라웠고, 과연 어떻게 풀어낼까 호기심이 있었다. 첫 장부터 끝이 어떻게 될까 궁금해졌는데 읽어보니 시원하고 제목에 부합되는 내용에 큰 매력을 느껴서 선택하게 되었다. Q. 승찬을 연기하면서 어떤 부분을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표현했나?A. 명득과 동혁, 두 형사가 쫒기는 상황에서 압박하고 긴장감을 조성하는 매개체가 제가 연기한 승찬이라고 생각했다. 승찬과 명득과의 예전 서사가 있음에도 이를 배제하고 극의 중간부터 승찬이 등장함으로써 이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상황은 어떻게 변화할까 등을 중점에 두고 승찬 캐릭터를 연기했다.Q. 박병은이 꼽은 인상 깊은 신은 무엇인가?A. 승찬의 캐릭터 포스터에도 기재됐는데 승찬이 명득에게 의미심장하게 “어쩌냐, 증거가 나와버렸네”라고 대사하는 장면이다. 당시 세트 촬영장에서도 긴장감이 상당했다. 명득은 명득대로 흘러가는 상황에 집중하고 승찬도 승찬대로 결정적 증거를 보여주며 명득에게 위협을 주는 장면인데 저와 정우 배우의 집중력이 맞물리며 감정이 잘 드러난 기억에 남는 신이다.Q. 만약 영화처럼 돈이 생긴다면 승찬과 같은 선택을 했을까?A. 같은 선택을 했을 것 같다. 물론 이런저런 고민과 딜레마에 빠져서 고심하겠지만, 명득처럼 내 가족이 아프거나 힘든 상황이라면 우선 그 돈을 가지려 했을 것 같다. 그러고 나서 나중에 돈을 벌어 좋은 일에 기부했을 것이다.Q. 승찬 외에 욕심 난 다른 배역이 있는가?A. 명득 캐릭터다. 가족, 아이를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는 명득이라는 인물, 그 인물이 가진 복잡다단한 감정, 여러 상황에 따라 변화하는 인물의 모습을 나라면 어떻게 표현했을까? 인물들 간의 갈등 속에서 내가 명득이었다면, 과연 어떤 표정과 호흡으로 드러냈을까 등 생각했다. 다중적인 감정이나 상황들을 겪는 역할을 한번 해보고 싶다.Q. 그렇다면 박병은이 생각한 승찬은 어떤 캐릭터인가?A. 보통 올가미를 터프하게 다루는 부분이 많았던 것 같은데 승찬은 스르륵 조용히 감기다가 툭 한 번 강하게 떨어지고 사라지는 ‘비단뱀 같은 올가미’라고 생각한다. 조용하지만 무서운 존재다.Q. 박병은이 생각하는 관전포인트가 있다면?A. 극장에 가시기 전에 공개된 예고편 등을 통해 어떤 배우들이 나오는지 미리 보시고, 극장에 오셔서 그 배우들이 발견하는 재미로 보시면 더욱 좋을 것 같다. 그리고 각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들이 응축됐다 나오는 표정, 미세하게 변화하는 감정들은 조그마한 화면으로는 다 느끼시기 어려울 수 있다. 극장에서 큰 스크린으로 배우들의 세세한 연기를 함께 즐기셨으면 좋겠다.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10.17 13:30
e스포츠(게임)

'글로벌 반전 성공' 엔씨의 봄 빨리 오나

'게임 업계 맏형' 엔씨소프트의 겨울이 그리 길어 보이지 않는다. 해외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본 '쓰론 앤 리버티'(Throne and Liberty·이하 TL)부터 리니지 IP(지식재산권) 기반 '저니 오브 모나크'까지 연타석 홈런을 예고하며 엔씨가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14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의 대작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TL이 다소 아쉬웠던 국내와 달리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흥행 불씨를 지피고 있다.이달 1일 글로벌 퍼블리셔인 아마존게임즈와 손잡고 북∙중∙남미, 유럽, 오세아니아, 일본 등에서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한 TL은 첫 주 이용자가 300만명을 돌파했다.누적 플레이 타임은 2400만 시간을 넘어섰으며, TL을 주제로 한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 방송의 합산 시청 시간은 1100만 시간 이상을 기록했다.지난해 말 국내 시장에 먼저 선보인 TL은 리니지를 잇는 엔씨의 차세대 IP였다.사전 캐릭터 생성이 1시간 만에 마감되며 기대를 모았지만 치장형 상품(스킨)과 콘텐츠 품질이 유저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고 액션성이 아쉽다는 평가를 받았다.'리니지 라이크'(리니지와 유사한) 게임만 개발한다는 회사의 이미지도 부정적으로 작용해 출시 초기 동시 접속자 수는 6만여 명 수준에 머물렀고, 서버도 절반으로 통합되며 업계의 우려를 샀다.이에 엔씨는 글로벌 출시를 앞두고 이용자 목소리를 적극 반영해 TL을 새로운 게임으로 탈바꿈했다.엔씨 관계자는 "이용자들의 다양한 피드백을 수렴해 게임성을 개선해오고 있다"며 "글로벌 출시 전 배틀 패스의 구매 수단을 인게임 재화로 변경해 P2W(과금할수록 유리한)에 대한 이용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스킬 특화 시스템과 생활형 콘텐츠를 추가하는 등 완성도를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조금씩 베일을 벗고 있는 저니 오브 모나크에도 게임 마니아들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올해 4분기 출시를 목표로 준비 중인 신작은 지난달 30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뒤 하루 만에 100만명이 몰렸다. 공식 유튜브 채널에 처음 공개한 인게임 트레일러는 2주 만에 영문, 한글판 모두 조회수 200만회 이상을 달성했다.이 게임은 중국 개발사들이 국내 시장에서 재미를 본 방치형 RPG로 추정된다. 예고 영상에서 체스판 위에 캐릭터를 배치하는 모습을 담아 전략 싸움을 암시했으며, 1대 1 전투는 물론 낚시 등 다양한 일상 콘텐츠도 소개했다.엔씨 관계자는 "기존 리니지 시리즈와 차별화한 게임성을 예고한다"며 "리니지에 익숙한 이용자와 새롭게 접하는 이용자들 모두 만족시킬 수 있도록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이처럼 글로벌 시장에 안착하고 있는 대작과 출시가 코앞인 신작에 엔씨의 미래가 걸렸다.지난 2분기 3N(엔씨·넥슨·넷마블) 가운데 엔씨만 가까스로 적자를 피하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넥슨은 역대 2분기 최대 매출을 썼고, 넷마블은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 성과를 이뤘다.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TL의 글로벌 성공으로 회복의 첫걸음을 내디뎠다"며 "동시 접속자 수는 20만명 수준으로 안정화하고 월 50억원 이상의 로열티 매출이 반영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10.15 07:00
영화

‘나이스한 개XX’ 의 변신…정성일, ‘전,란’으로 묵직한 한 방

배우 정성일이 넷플릭스 영화 ‘전,란’을 통해 연기 변신을 꾀하며 압도적 존재감을 드러냈다.정성일의 신작 ‘전,란’은 왜란이 일어난 혼란의 시대, 함께 자란 조선 최고 무신 집안의 아들 종려(박정민)과 그의 몸종 천영(강동원)이 선조(차승원)의 최측근 무관과 의병으로 적이 되어 다시 만나는 이야기를 그린다.극 중 정성일은 조선 땅을 침략한 일본군의 선봉장이자 무(武)와 살육을 즐기는 겐신를 열연, 지금껏 본 적 없는 서슬 퍼런 눈빛과 분위기로 시청자들을 압도했다. 도깨비 탈을 쓰고 첫 등장하는 정성일은 특유의 중저음 목소리는 물론 절도 있는 검법과 자연스러운 일본어 연기를 능숙하게 표현했다. 또한 온 얼굴을 가리는 도깨비 탈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피할 수 없는 강렬한 눈빛과 빈틈없는 연기력, 강도 높은 액션으로 이야기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 은근한 웃음 요소까지 곁들이며 극의 분위기를 환기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정성일은 전작들에서 보여줬던 젠틀하고 차분한 이미지에서 완전히 벗어난, 교활하고 잔인한 비귀(鼻鬼)의 모습으로 자유롭게 극을 휘젓고 다니며 다양한 연기 스펙트럼을 증명했다.정성일은 ‘전,란’을 준비하며 수개월의 시간 동안 시대에 맞는 일본 고어 문체를 배우고 준비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캐릭터들과는 차별화된 쌍칼 전투 액션과 승마를 몸에 익히고 배우기 위해 준비했다는 후문이다.한편 ‘전,란’은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으로 지난 11일 넷플릭스를 통해 정식 공개됐다.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전,란’은 현재(14일 오전 기준) 넷플릭스 영화 부문 글로벌 3위, 국내 1위에 랭크되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10.14 11:54
드라마

박신혜, 김태리 추격으로 흔들릴까...새 판 짜인 금토일 전쟁 [IS포커스]

금토일 대전이 다시 시작됐다. 신작들이 대거 방송을 시작하면서 왕좌를 차지하고 있는 배우 박신혜 주연의 SBS 금토드라마 ‘지옥에서 온 판사’의 아성이 흔들릴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신작들 중 가장 강세를 보인 배우 김태리 주연의 tvN 토일드라마 ‘정년이’의 기세가 주목된다. 방송가는 4파전에 돌입했다. 1위는 지난달 첫 방송을 시작해 먼저 두터운 시청자층을 확보하고 있는 ‘지옥에서 온 판사’다. 총 14부작인 ‘지옥에서 온 판사’는 지난 12일 방송된 8회가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13.6%의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상승세가 꺾이지 않았음을 입증했다. 이를 가장 바짝 쫓고 있는 작품은 ‘정년이’다. 지난 12일 첫 방송된 ‘정년이’는 4.8%(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로 출발했는데, 동시기 닻을 올린 MBC 금토드라마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이하 ‘이친자’) 4.7%, JTBC 토일드라마 ‘정숙한 세일즈’ 3.9%보다 높다. ‘이친자’는 지난 11일 5.6%로 출발했지만 2회만에 4%대로 하락해 2위 자리를 ‘정년이’에 내줬다. ‘지옥에서 온 판사’는 악마를 소재로 한 사이다 복수극이다. 여기에 도전장을 내민 신작들도 막강한 배우 라인업과 각양각색의 매력을 내세웠다. ‘정년이’는 김태리와 신선한 소재의 국극이다. 드라마는 동명의 웹툰이 원작으로 1950년대 한국전쟁 후 최고의 국극 배우에 도전하는 ‘타고난 소리 천재’ 정년이(김태리)를 둘러싼 경쟁과 연대, 그리고 찬란한 성장기를 그린다. ‘이친자’는 ‘서울의 달’ 이후 배우 한석규의 30년 만 MBC 복귀작으로 스릴러 장르다. ‘이친자’는 국내 최고의 프로파일러인 장태수(한석규)가 수사 중인 살인사건에 얽힌 딸의 비밀과 마주하는 내용인데 한석규의 처절한 고군분투기를 담는다. 배우 김소연 주연의 ‘정숙한 세일즈’도 ‘정년이’처럼 보기 드문 소재로, 성(性)이 금기시되던 1992년 한 시골마을 성인용품 방문 판매에 뛰어든 방판 시스터즈 4인방의 자립, 성장, 우정에 관한 드라마다. 이 가운데 ‘정년이’가 채널 선호도가 더 높은 지상파 ‘이친자’를 꺾고 금토일 드라마 전체 2위이자, 신작들 중 1위로 출발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드라마의 경우 보통 홀수보다 짝수 회차에서 더 높은 시청률을 보이는 데다 짝수 회차에서 강세를 보일 경우 차주의 홀수 회차까지 영향을 미친다. ‘정년이’가 초반 짝수 회차에서 호성적을 거둔다면, 토요일 하루 방송 시간대가 겹치는 ‘지옥에서 온 판사’의 상승세에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있다. 또 ‘정년이’가 오후 10시에 방송되는 ‘지옥에서 온 판사보다’보다 40분 빠른 오후 9시 20분 방영돼 25분 가량 시청 시간대가 겹치기 때문에 ‘정년이’가 점차 입소문을 타며 시청자층을 확보한다면, 충분히 ‘지옥에서 온 판사’의 후반부 성적에 영향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정년이’는 엄밀히 따져보면 전반적인 시청자가 관심 가질 만한 상업적 드라마는 아닌데 첫 방송부터 시청률 약 5%가 나온 것은 놀라운 성적”이라며 “‘정년이’의 경우 국극, 여성 서사 등 기본적으로 특정 시청자층을 겨냥할 만한 요소가 충분하다. 여기에 작품성과 대중성까지 점차 확보해 나간다면 지금의 금토일 대전 판세를 흔드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4.10.14 06:16
드라마

[IS리뷰] 김태리‧문소리만으로...‘정년이’, 기대작 입증했다

배우 김태리와 특별출연 문소리가 tvN 토일드라마 ‘정년이’의 서막을 힘차게 열어 젖혔다. 이들의 연기력과 여성 국극이라는 신선한 소재가 맛깔나게 버무려져 벌써부터 웰메이드 탄생을 예고한다. ‘정년이’는 일찍이 김태리가 주연을 맡고, 지난 2021년 신드롬을 일으킨 ‘옷 소매 붉은 끝동’의 정지인 감독의 의기투합으로 관심이 쏠렸다. 출발 성적도 괄목할 만하다. 지난 12일 방영된 첫 회 시청률은 4.8%(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로 동시기 첫 방송된 MBC 금토드라마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JTBC 토일드라마 ‘정숙한 세일즈’를 제치고 신작들 중 1위를 차지했다. SBS 금토드라마 ‘지옥에서 온 판사’가 여전히 금토일 드라마 왕좌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정년이’가 얼마나 시청자들을 끌어모으며 방송가 판도를 뒤흔들지 주목된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정년이’의 기본 서사는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하다. 드라마는 1950년대 한국전쟁 후 최고의 국극 배우에 도전하는 ‘타고난 소리 천재’ 정년이를 둘러싼 경쟁과 연대, 그리고 찬란한 성장기를 그린다. 천재가 우연히 기회를 얻고, 새로운 세계에서 고난과 역경에 휩싸이고, 결국 이를 딛고 일어선다는 다소 전형적인 전개가 관측된다. 결국 ‘정년이’의 인기는 배우들의 호연과 국극이라는 신선한 소재가 얼마나 잘 어우러질지가 관건인데, 첫 회부터 이를 확인시키며 높은 몰입감을 만들어냈다. 단연 정년이를 연기하는 김태리, 그리고 정년이의 모친 용례 역 문소리의 힘이 강했다. 첫 회에서는 목포를 배경으로 정년이가 용례, 언니 정자(오경화)와 근근이 살아가는 모습이 담겼다. 정년이는 드넓은 갯벌에서 바지락을 캐고, 시장에서 이를 생선과 함께 판 돈으로 생계를 이어간다. 정년이는 자신이 꽤나 소리를 잘하고 좋아하지만, 용례는 정년이가 소리를 하는 것에 질색한다. 하지만 소리가 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영특한 정년이는 어느 날 위기 상황에서 소리를 하게 되고, 이를 우연히 본 당대 최고의 국극단인 ‘매란 국극단’의 간판스타 문옥경(정은채)의 눈에 들게 된다. 이 같은 전개에서 김태리는 믿고 보는 연기력을 바탕으로, 신선함을 자아낸다. ‘믿고 보는 배우’ 반열에 오를 만큼 다양한 장르와 소재에 출연했는데, 소리를 하는 김태리의 모습은 분명 새롭다. 김태리는 첫 회 기준 시장을 무대로 두 곡을 불렀는데 첫 번째 ‘남원산성’으로는 놀라움을 자아내고, 다음으로 뽑아낸 ‘춘향가’의 한 대목은 감탄을 불러모은다. 소리 실력 자체를 논하는 것은 별개로 김태리의 카랑카랑하면서, 동시에 힘 있는 목소리가 극을 한껏 더 풍부하게 만든다. 여기에 김태리의 풋풋한 비주얼과 시종일관 반짝이는 특유의 까만 눈빛은 국극을 향한 정년이의 열망과 어우러지며 캐릭터와 서사에 대한 몰입감을 끌어올린다. 언뜻 영화 ‘아가씨’에서 연기한 숙희를 연상케도 하는데 앞으로 펼쳐질 내용에서는 어떤 다른 지점을 보여줄지, 그리고 화려한 국극의 무대를 어떻게 만들어낼지 기대를 더한다. 문소리는 억척스러운 목포 아낙네인 듯하지만 눈빛과 표정만으로 무언가 한을 지니고 있는 듯한 묵직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정년이가 시장에서 소리를 했다는 말을 듣고는 정년이에게 회초리를 들며 호되게 혼을 내고 국극 배우가 되겠다는 말에 뒤로 까무러치는 문소리의 연기는 약 25년간의 연기 경력, 그리고 우리나라 대표 연기파 배우라는 타이틀을 실감케 한다. 첫 회에서는 용례가 과거 정년이처럼 타고난 소리꾼으로 소리를 배우게 되고, 국극 배우였다는 것을 짐작케 하는 장면이 비춰진 터라 그가 어떤 과거를 지니고 있는지 궁금증을 높였다. 앞으로는 집을 뛰쳐 나와 매란 국극단 수강생으로 들어가는 정년이의 모습이 그려지기 때문에, 문소리의 향후 출연은 한동안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문소리는 특별출연인데도 이 작품을 위해 소리를 9개월 가량 배운 것으로 전한 터라, 앞으로 등장할 회차에서는 어떤 연기를 보여줄지 벌써부터 기대를 높인다. ‘정년이’는 매주 토, 일요일 오후 9시 20분 방송된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4.10.14 05:20
영화

[29th BIFF] 집주인 바뀌었나…넷플릭스가 장악한 부산영화제 [중간결산②]

이쯤 되면 공생을 넘어서 주객전도다.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가 반환점을 돈 가운데 올해 영화제는 ‘넷플릭스의 축제’라는 평가가 들리고 있다.부산국제영화제(BIFF)는 지난 2일 열린 개막식에서 개막작으로 넷플릭스 영화 ‘전,란’을 상영했다. BIFF가 개막작으로 극장 영화가 아닌 OTT 작품을 선정한 건 이번이 처음으로, 넷플릭스가 부산영화제에 얼굴을 처음 비친 지 3년 만이다.◇폐막식 날 공개되는 넷플릭스 신작 개막작 선정…홍보 수단 전락 우려‘전,란’의 개막작 선정은 지난달 발표 직후부터 영화 관계자들과 팬들의 빈축을 샀다. 영화제 본질을 흐리는 행위라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특히 ‘전,란’은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식(11일) 당일 정식 공개를 앞둔 작품으로, BIFF가 넷플릭스의 홍보 수단으로 전락할 것이란 우려까지 일었다. 실제 해외 영화제에서도 이렇게 공개 시점이 밭은 OTT 영화를 초청하는 경우는 없었다. 제75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은 넷플릭스 영화 ‘로마’ 역시 베니스영화제 이후 3개월 뒤에 넷플릭스에서 정식 공개됐다. 이와 관련, 박도신 BIFF 집행위원장 직무대행은 “관객이 즐길 수 있는 영화에 선정 기준을 뒀다”는 말만 반복하며 “‘전,란’은 대중적으로 다가가기 좋은 영화이자 완성도도 높은 작품이다. 그래서 꼭 개막작으로 관객에게 소개해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외 구체적인 선정 의미에 대한 질문에는 답을 비껴갔다.불행인지 다행인지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전,란’은 현재까지 공개된 BIFF의 초청작 중 가장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개막식 다음 날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진행된 오픈 토크는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고, 영화를 먼저 접한 언론과 평단의 호평도 이어졌다. 정식 공개를 앞두고 화제성과 입소문을 챙기는 데 성공한 셈이자, 일각의 우려대로 BIFF가 넷플릭스의 홍보 수단으로 제대로 쓰인 셈이다.넷플릭스 입장에서야 잃을 게 없다. 김태원 넷플릭스 디렉터는 “‘전,란’이 개막작으로 공개돼 저희는 너무너무 기뻤다. 이번 BIFF에서 ‘전,란’을 공개하고 다양한 관객을 만난 건 (넷플릭스에) 너무 좋은 자양분이었다”고 돌아보며 “이 경험을 염두에 두고 학습해서 더 좋은 영화를 만들겠다. 그래서 내년 BIFF에서 또 영화를 선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각오까지 다졌다.BIFF는 이번에 개막작 외에도 3편의 넷플릭스 작품을 더 초청했다. 연상호 감독의 ‘지옥’ 시즌2와 일본 시리즈 ‘이별, 그 뒤에도’, 대만 작품 ‘스포트라이트는 나의 것’이다. ‘온 스크린’ 섹션 초청작들로, 전체 초청작(7편) 중 넷플릭스 지분이 가장 높다. ◇기회 잡은 넷플릭스, 영화 팬들부터 관계자까지 포섭넷플릭스는 물 들어온 김에 부지런히 노를 젓고 있다. 일례로 영화제 기간 BIFF 메인 스테이지인 영화의전당 맞은편 건물과 해운대 한 복판에 대형 옥외광고를 내걸어 자사 초청작을 홍보 중이다. 또 곳곳에 넷플릭스의 상징인 빨간색 ‘N’ 조형물을 설치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지난 2022년부터 영화의전당 인근 카페에서 운영해 온 ‘넷플릭스 사랑방’ 역시 변함없이 문을 열었다. 이곳에서는 넷플릭스가 선보였던 작품과 선보일 작품들의 포스터를 전시 중이며, 스티커 등을 제작해 신규 콘텐츠를 홍보하고 있다. 특히 사랑방 한켠에는 넷플릭스 전용 포토부스를 마련해 MZ 영화인들의 발길을 붙들고 있다.넷플릭스는 또 그간 대형 영화 투자배급사들이 열어왔던, 이른바 ‘부산의 밤’ 행사를 영화제 대목인 개막 사흘째 저녁에 개최했다. 4일 열린 ‘넥스트 온 넷플릭스: 2025 한국영화’에는 언론 및 영화계 관계자, 넷플릭스 임직원과 넷플릭스 공개를 앞둔 작품들의 연출자 연상호, 변성현, 김병우 감독 등이 대거 참석했다. 넷플릭스는 이 자리에서 자사 신규 라인업을 공개하고 영화 시장 내 파이를 확대해 가겠다는 포부를 분명히 전했다.이어 6일에는 BIFF 부대행사 일환인 포럼을 진행했다. 넷플릭스가 BIFF와 협업해 아시아 태평양 전역의 크리에이티브 전문가들을 한자리에 모은 자리다. 일본, 대만,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크리에이터들과 넷플릭스 아태지역 콘텐츠팀, 프로덕션팀이 참석, 3시간 동안 넷플릭스의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했다. 올해 BIFF 포럼에 참여한 투자배급사는 CJ ENM 외 넷플릭스가 유일하다.이처럼 매년 커지고 있는 부산영화제 속 넷플릭스의 영향력에 대해 BIFF 측은 여전히 자연스러운 흐름에 따른 상생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영화계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영화계 관계자는 “해마다 영화계에서 넷플릭스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고 넷플릭스도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있다. 이러다 영화제 근간이 흔들리는 것은 물론, 영화 생태계에도 적신호가 켜질까 걱정”이라며 “대중성, 화제성이 아닌 영화제의 본질을 다시 돌아봐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부산=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10.07 06:00
영화

[29th BIFF] “작품성 높이고 다양성 넓혔다”…넷플릭스, 영화시장도 흔들까 [종합]

넷플릭스가 새 오리지널 영화 라인업을 공개하며 또 한 번의 도약을 예고했다.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파크하얏트부산에서는 ‘넥스트 온 넷플릭스: 2025 한국영화’ 미디어 행사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김태원 넷플릭스 디렉터와 김병우, 김태준, 남궁선, 변성현, 연상호, 이태성, 한지원 감독이 참석했다.이날 김태원 디렉터는 “넷플릭스는 2020년 ‘사냥의 시간’을 시작으로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된 ‘전,란’까지 총 23편의 영화를 선보였다. 이에 대한 경험과 인사이트를 기반으로 7편의 한국 영화 작품을 내년도에 선보이게 됐다”며 “이제는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영화의 넥스트를 기대해 봐도 좋다는 마음으로 이 자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어 “작품 선정 시 중요하게 생각한 건 딱 두 가지다. 작품성을 높이고 다양성을 넓히는 것”이라며 “이미 극장에서 다양한 이야기로 관객을 만났던 감독님을 통해 작품성을 높이고, 신진 창작자를 통해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고자 했다. 라인업도 한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액션, 스릴러, 로맨틱 코미디, SF, 애니메이션까지 다채롭게 구성했다”고 설명했다.넷플릭스가 이날 공개한 신작 7편은 강하늘 주연의 ‘84제곱미터’(감독 김태준), 설경구, 홍경 주연의 ‘굿뉴스’(감독 변성현), 임시완 주연의 ‘사마귀’(감독 이태성), 김다미, 박해수 주연의 ‘대홍수’(감독 김병우), 공명 주연의 ‘고백의 역사’(감독 남궁선), 류준열, 신현빈 주연의 ‘계시록’(감독 연상호)와 애니메이션 ‘이 별에 필요한’(감독 한지원) 등이다.먼저 ‘84제곱미터’는 내 집 마련에 성공한 영끌족 우성이 정체를 알 수 없는 층간소음에 시달리며 벌어지는 스릴러다. 김태준 감독은 “84제곱미터는 우리나라 수많은 아파트를 대표하는 ‘국민평형’”이라며 “배경인 아파트 구현이 중요했다. 최대한 현실적인 톤을 놓치지 않으면서 다채롭게 표현을 해보려고 스태프들과 많이 연구했다”고 밝혔다.‘굿뉴스’는 1970년 납치된 비행기를 착륙시키고자 한자리에 모인 사람들의 수상한 작전을 그린다. 변성현 감독은 “여객기 납치 사건을 재구성한 영화”라며 “공군 중위와 정체를 알 수 없는 한 남자, 국가 조직에 수반된 사람까지 세 명이 모여서 비밀스럽고 수상한 작전을 하는 내용을 담았다”고 짚었다. ‘사마귀’는 변 감독의 ‘길복순’ 스핀오프로, 모든 룰이 무너진 살인청부업계에 긴 휴가 후 컴백한 A급 킬러 사마귀가 등장하면서 벌어지는 액션물이다. 이태성 감독은 “‘길복순’에서 길복순을 제외하고 다 죽는다. 사마귀는 대사로 등장한 이름이다. 휴가 후 새 회사를 차리는데 포부처럼 되지 않는다. 여러 장애물을 이겨내는 청년들의 성장을 볼 수 있다”고 소개했다. ‘대홍수’는 물에 잠겨가는 아파트 속에서 사투를 벌이는 SF 재난 블록버스터물이다. 김병우 감독은 “스포일러가 될까 봐 어디까지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재난 영화지만 재난으로 끝나지는 않는다. 아주 복잡할 수도 아주 심플할 수도 있는 이야기를 재난이란 장르를 통해 해보고자 했고 지금 후반 작업 중”이라고 알렸다.‘고백의 역사’는 1998년 열아홉 소녀가 일생일대의 고백을 앞두고 평생의 콤플렉스인 악성 곱슬머리를 펴기 위한 작전을 계획하며 시작되는 청춘 로맨스다. 남궁선 감독은 “다들 지치는 일도, 서로 믿지 못하는 일도 많을 거다. 하지만 여전히 세상에는 순수하고 좋은 게 남아있다는 감각을 사랑의 뉴웨이브로 드리고 싶었다”고 전했다.‘계시록’은 ‘송곳’ 최규석 작가와 연상호 감독이 선보인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작품이다. 연 감독은 “실종 사건 범인을 단죄하는 게 신의 계시라 믿는 목사와 죽은 동생의 환영에 시달리는 담당 형사가 각자의 믿음을 쫓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라며 “류준열, 신현빈이 출연하는데 거의 노메이크업이다. 리얼한 감정을 담아내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다”고 귀띔했다.마지막 ‘이 별에 필요한’은 넷플릭스 첫 K애니메이션 영화로, 우주인 난영과 뮤지션 제이의 세상에서 가장 먼 거리의 롱디 로맨스를 그린다. 한지원 감독은 “약간의 미래인 2050년을 배경으로 한 작품으로 김태리, 홍경이 목소리 연기를 해줬다”고 말했다.끝으로 김태원 디렉터는 “결국 첫 번째는 재미와 시청자다. 보편적 재미를 가지고 톡톡 튀는 이야기를 찾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영화를 선정하고 투자해서 만들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구체적으로 고민하는 건 ‘과연 우리 시청자가 좋아할까’”라며 “이것에 늘 주안을 두고 있고 앞으로도 이런 철학으로 작품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부산=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10.0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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