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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녹십자 등 공익재단으로 상속세 피하고 경영권 방어 편법 활용?

대기업의 공익재단들이 상속세를 피하면서 경영 승계와 우호 지분 확보를 돕는 경영권 방어의 편법 수단으로 지목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오너일가들이 공익재단에 지분을 기부하거나 무상 출연하는 현상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의 장녀인 서민정 아모레퍼시픽 럭셔리 브랜드 디비전 AP 담당도 최근 자신의 이니스프리의 지분 9.5%를 서경배 과학재단에 기부한 바 있다. 오너일가로선 나쁠 게 없다. 사회 환원의 명목으로 공익을 챙기는 동시에 우호 지분 확보라는 사익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현금이나 지분 등의 재산을 공익재단에 출연하면 최소 5%까지는 상속, 증여세 등이 면제된다. 성실공익법인의 경우 10%까지 비과세가 적용되고 있다. 재벌들의 상속세는 기본 50%에 최대주주 할증률까지 더한다면 최대 60%까지 올라간다. 이로 인해 경영 승계를 위해 지분 확보가 최대 과제인데 천문학적인 상속세 납부가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경우 이건희 선대회장에게 받은 삼성전자, 삼성물산 등의 지분에 대한 상속세로 2조9000억원을 납부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삼성그룹은 지난 경영 승계 때 공익재단의 편법 활용을 지적받은 바 있다. 당시 경제개혁연대는 “이병철 회장이 이건희 회장에게 경영권을 승계할 당시 삼성문화재단, 삼성공제회 등 공익재단을 상속세 회피 수단으로 활용했다”며 공익재단의 편법적인 승계 수단 악용을 주장했다. 삼성복지재단과 삼성문화재단은 각 삼성전자 지분 0.08%와 0.03%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최대주주인 삼성생명 지분의 경우 삼성문화재단이 4.68%, 삼성생명공익재단이 2.18% 지분을 갖고 있다. 이재용 회장이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삼성물산 지분도 있다. 삼성생명공익재단, 삼성문화재단, 삼성복지재단의 지분율은 각 1.07%, 0.61%, 0.04%이다. 공익재단은 경영 승계 경쟁의 ‘캐스팅 보트’ 역할도 할 수 있다. GC녹십자가 대표적이다. GC녹십자는 공익재단 지분율이 매우 높다. 지주사인 녹십자홀딩스와 관련해 목암생명과학연구소 8.57%, 미래나눔재단 4.30%, 목암과학장학재단 2.06%의 지분율을 보이고 있다. 이들 공익재단 지분의 합이 14.93%로 허일섭 GC녹십자 회장의 11.99%보다도 높은 상황이다. GC녹십자의 경영 승계는 허일섭 회장 일가와 고 허영섭 선대회장 일가의 주도권 싸움이 관심사다. 허영섭 선대회장의 아들인 허은철 GC녹십자 대표가 다음 경영권을 바라보고 있다. 허은철(2.55%)과 허용준(2.86%) 형제의 지분이 허일섭 회장 지분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공익재단의 지분이 경영 승계의 ‘캐스팅 보트’가 될 수 있는 셈이다. GC녹십자는 공익재단 중 목암과학장학재단과 미래나눔재단은 허영섭 선대회장의 출연으로 설립됐다. 목암과학장학재단과 미래나눔재단의 설립에 허영섭 선대회장은 각 134억원과 469억원을 출연한 바 있다. 목암생명과학연구소 설립 때에도 14억원의 현금을 출연했다. 목암생명과학연구소의 경우 녹십자홀딩스가 설립한 대한민국 1호 비영리 연구법인이기도 하다. GC녹십자 관계자는 “선대회장께서 과학인재 양성, 국민보건 증진 등을 위해 공익 목적의 의미로 지분을 출연한 재단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오너일가들은 공익재단의 이사장 자리를 차지하는 등 막강한 지배력을 갖고 있다. 허일섭 회장은 목암생명과학연구소 이사장을 맡고 있다. 삼성가의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LG가의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등도 재단의 수장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공익재단의 경우 경영권 방어에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오너일가나 그의 최측근들로 채워졌다”며 “이들은 이사장이나 대표를 역임하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10.30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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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 장녀 서민정, 이달부터 1년간 휴직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의 장녀 서민정 아모레퍼시픽 럭셔리 브랜드 디비전 AP 담당이 이달 1일부터 1년간 휴직에 들어갔다.27일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서 담당은 최근 사내 절차에 따라 ‘의원휴직’에 들어가 이달 1일부터 출근을 하지 않고 있다.2017년 1월 평사원으로 아모레퍼시픽에 입사했던 서 담당은 같은 해 6월 한 차례 퇴사한 적 있다. 당시 그는 중국 장강경영대학원에서 MBA를 수료하고 중국 징동닷컴에서 일하다가 2019년 아모레퍼시픽 뷰티영업전략팀 프로페셔널로 복귀했다. 이후 지난해 1월에는 아모레퍼시픽 럭셔리 브랜드 디비전 AP팀으로 이동하는 등 경영 승계 수업을 받아왔다.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서 담당은 일반적인 휴직 제도를 사용한 것으로 다른 직원들도 기간을 정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며 “휴직의 사유에 대해서는 개인 정보인만큼 외부에 공개할 수 없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7.27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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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두산 팔고, 삼성·카카오 사고…임원들의 자사주 매매 극과 극

변동성이 심한 유가증권시장에서 자사주 매매와 관련해 대기업 주요 임원들의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주가가 오른 기업들의 경우 ‘차익 실현’을 위해 자사주를 팔고, 주가가 급락한 기업들의 경우 ‘책임 경영’을 위해 자사주를 매입하는 등 임원들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한화·두산 팔고, 삼성·카카오 사고 1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증시 침체 등의 이유로 기업 임원들의 자사주 매매가 예전보다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기업의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공시만큼 즉각적인 파장을 일으키진 않지만 기업의 내부정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임원들이기에 주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태양광’ 대장주인 한화솔루션의 임원들이 최근 자사주를 연이어 매도했다. 한화솔루션의 주가가 7월 중순 3만원 초중반대에 머물다가 8월 들어 5만원까지 돌파하는 등 가파르게 오르자 임원들의 매도가 줄을 이었다. 임원배 한화솔루션 전무는 지난달 18일 회사의 보통주 5328주를 주당 4만9000원, 총 2억6107만원어치 처분했다. 권기영 한화솔루션 부사장도 지난달 30일 보통주 1000주를 주당 51200원, 총 5120만원 규모를 매도했다. 보통 기업의 임원들은 신규나 퇴임 시 주식을 매매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들은 보직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주가가 오르자 주식을 팔아 이득을 취했다. 원전 정책 수혜주로 꼽힌 두산에너빌리티의 임원들도 자사주를 고점에서 매도해 이익을 실현했다. 6월 두산에너빌리티 주가는 1만6000원까지 떨어졌지만 원전에 대한 기대감에 8월 2만3000원까지 상승했다. 진종욱 두산에너빌리티 상무는 지난달 12일 보통주 5000주를 주당 2만200원, 총 1억100만원어치 매도했다. 박홍욱 부사장도 자사주 3300주, 주당 2만800원 총 6864만원어치 팔아 치웠다. 임원들의 매도에 뒤 이어 지난달 31일 지주사 두산이 두산에너빌리티 보통주 2854만주를 블록딜로 처분해 주가의 하락세를 더 키웠다. 이처럼 상장사의 임원 등 내부자가 주식을 매각한 뒤 주가가 급락하는 사례가 번번이 발생하자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내부자거래 사전공시제도 도입방안’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앞으로 상장사 임원과 주요 주주 등이 회사 주식을 거래하려는 경우 매매예정일의 최소 30일 전에 매매계획을 공시해야 한다는 게 골자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일반 투자자들의 경우 임원들이 주가의 영향을 미칠 내부 정보를 가장 잘 알고 있다고 보고 행보를 예의주시하는 경향이 있다”며 “사전공시제도는 시장의 충격파를 줄인다는 취지는 좋지만 정작 중요한 건 내부 정보를 활용해 매매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6만 전자’, ‘5만 전자’가 되자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이 늘고 있다. 회사 차원에서 부사장급 이상 임원들에게 자사주 매입을 독려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임원들에게 “회사를 대표하는 경영진 및 주요 임원들이 당사 주식을 매수하면 성장성에 대한 자신감을 대외에 알릴 수 있다”는 내용의 메일을 보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삼성전자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 건수는 지난 8일까지 74건에 달한다. 총 매입 규모 106억원(취득당시 원가 기준) 정도다. 최고경영진인 한종희 부회장과 노태문 사장도 각 6억9900만원과 5억5840만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기도 했다. 최근 주가가 급락한 카카오 계열사 경영진도 자사주를 적극 매수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의 신원근 대표와 나호열 기술협의체 부문장이 지난 6월 11억3946만원, 7억9996만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한 게 대표적이다. ‘위기=기회’ 오너가들의 자사주 매입 30일 전에 매매계획 공시제도는 주로 오너가들에게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세부 방안을 살펴보면 상장사 총주식 수의 1% 이상 또는 거래 금액 50억원 이상 매매 건이 공식 대상 의무다. 하락장은 오너가들에게 지분 확보를 위한 기회의 장이기도 하다. 아모레퍼시픽과 현대코퍼레이션 오너가 2세들이 최근 주식을 대거 매입하고 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차녀 서호정 씨가 지난달 약 20억원에 달하는 아모레퍼시픽과 아모레G 주식을 사들였다. 아모레퍼시픽의 주가는 지난 5월 28만원대에서 11만원대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정몽혁 현대코퍼레이션 회장의 자녀인 장녀 정현이와 차남 정우선 씨도 지난 8월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 주식을 각 3억5700만원과 3억원어치 매입했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 임원들의 경우 자신들 회사 주식을 꺼려하지만 책임경영 측면에서 어쩔 수 없이 매매하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지분과 승계가 걸려있는 오너가의 경우 민감하게 대응한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2.09.15 07:00
산업

얽히고설킨 재벌가 혼맥…돋보이는 ‘범 LG가’

재벌과 재벌이 만나고 가문과 가문이 결합하는 혼맥은 대기업 오너 일가의 흔한 ‘결혼 등식’이다. 비즈니스 확대와 협력을 위해 큰 그림을 그리지만 꼭 ‘1+1=2’라는 등식으로 맞아 떨어지지는 않는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하고 있는 재벌가의 결혼 풍습과 혼맥 지도를 살펴봤다. 연애결혼 흐름 속 재벌끼리 얽히고설킨 재계 오는 27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장녀 희진 씨의 결혼으로 재벌의 혼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대가와 대우가의 결합이라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예비 신랑은 김우중 대우그룹 창업자의 형인 김덕중 전 교육부장관의 손자로 알려졌다. 대우는 이미 해체된 그룹이라 재벌 간의 결합이라는 시선보다 유학 중 연애결혼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재벌은 재벌끼리 결혼한다’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재계는 얽히고설킨 혼맥 지도가 존재한다.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는 지난 2020년 총수가 있는 55개 대기업집단의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 혼맥을 분석해 발표했다. 올해도 이런 혼맥 지도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 조사에 따르면 총 317명의 오너 일가 중 대기업 간 혼인한 비중은 48.3%(153명)에 달했다. 부모 세대 간 혼사가 46.3%였다면 자녀 세대에서 대기업 간 결합이 50.7%로 비중이 되레 더 늘었다. 재벌 1, 2세들은 사업의 확장성을 위해 정·관계 집안과 혼인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녀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결혼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하지만 이런 정·관계 혼사는 재벌 3, 4세로 가면서 확연히 줄어들고 있다. CEO스코어 분석에 따르면 부모 세대에서 28%(49명)로 높았던 정·관계 혼인은 자녀 세대에서 7%(10명)까지 크게 떨어졌다. 가문과 가문의 결혼으로 가장 관심을 모았던 혼사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임세령 대상그룹 부회장 커플이었다. 삼성그룹과 대상그룹 간의 결합이라 큰 관심을 모았지만 2009년 결혼 11년 만에 이혼하면서 관계가 서먹해졌다. 사실 삼성그룹의 경우 고 이건희 회장과 홍라희 전 리움미술 관장의 혼사도 가문과 가문의 결합으로 큰 의미를 지녔다. 재벌과 관료 집안의 만남이었다. 홍라희 전 관장의 아버지는 법조인 출신 정치인으로 법무부장관 등을 역임한 바 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2000년대 이전에는 창업하고 사업을 확대해 나가는 오너 경영자들의 경우 정·재계 집안과 혼인 관계를 맺는 게 하나의 트렌드였다”며 “부모가 가문에 따라 배우자를 정해주는 시대의 흐름이었고, 혼맥을 사업이나 정치적으로 활용하려는 경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이재용 부회장, 최태원 회장과는 달리 연애결혼을 했다는 공통분모가 있다. 정의선 회장은 같은 성씨인 정지선 씨와 결혼을 했는데, 동성동본이 아니라서 가능했다. 정지선 씨는 정 회장 친구의 사촌동생이기도 하다. 구광모 회장은 부인 정효정 씨를 뉴욕 유학 시절에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은 유교적 색채가 강해 연애결혼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례적으로 결혼까지 성공한 케이스다. 정효정 씨는 중소기업 보락의 정기련 대표 장녀다. 재벌 중 가장 눈길을 끈 연애결혼은 단연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었다. 정용진 부회장은 정략결혼의 정설을 깨고 1993년 배우 고현정과 세기의 결혼식을 올린 바 있다. 둘은 2003년 이혼하며 주변을 안타깝게 만들기도 했다. GS, 10개 기업집단과 화려한 혼맥 재벌 중에서도 범 LG가의 혼맥이 가장 화려하다. 유교적인 가풍의 영향 때문인지 재벌과 재벌의 만남이 잦았다. LG그룹에서 분리한 GS그룹의 경우 10개 그룹과 사돈을 맺었다. LS그룹도 현대차·두산·삼표·OCI 등 8개 그룹과 혼맥을 맺었다. 허태수 회장이 이끌고 있는 GS그룹은 태광·삼표그룹·중앙그룹 등과 사돈 관계로, 재계에서 최다 혼맥을 과시하고 있다. 허태수 회장의 부인은 이지원 씨로 이한동 전 국무총리의 딸이다. 허태수 회장의 처제는 이정원 씨로 김재호 동아일보·채널A 사장의 부인이다. GS그룹은 재계와 정·관계는 물론이고 언론계와 법조계에도 인연을 맺고 있다. GS그룹 오너일가 27명의 배우자 출신 현황을 살펴보면 재계가 13명(48.1%)으로 가장 많았고, 관료 출신이 5명(18.5%)으로 그 뒤를 이었다. 범 LG가인 LIG와도 사돈지간이다. 고 허준구 전 LG건설 명예회장은 고 구철회 LIG 회장의 장녀인 구위숙 씨와 결혼했다. 허승조 전 GS리테일 부회장의 부인은 태광그룹의 창업주 이임룡의 장녀 이경훈 씨다. 허승조 전 부회장은 현재에도 태광산업 고문을 맡고 있다.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의 장남 허서홍 GS 부사장은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의 장녀 홍정현 씨와 결혼했다. 또 허광수 회장의 장녀 허유정 씨는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의 장남 방준오 조선일보 부사장과 혼인을 맺었다. 재계 관계자는 “범 LG가는 유교적인 가풍이 강해 부모들이 혼인 상대를 정해주는 경향이 다른 그룹보다 더 강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GS그룹 관계자는 “개인적인 사정이라 상세한 내막은 알 수 없다. 당시 재벌끼리 만나는 흐름이었던 것 같다”고 했다. GS그룹 오너일가는 자녀 세대로 넘어갈수록 재계 출신과의 혼인율이 높아졌다. 부모 세대가 재계 출신과 혼인율이 37.5%였던 반면 자녀 세대는 11명 중 7명으로 63.6%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집안과 집안의 정략결혼은 좋지 않은 결과를 불러오기도 한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장녀 서민정 씨는 홍석준 보광창업투자 회장의 장남 홍정환 씨와 2020년 결혼하며 주목을 끌었다. 홍석준 회장은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의 동생이다. 그러나 이 커플은 결혼 8개월 만에 이혼하며 남남으로 갈라섰다. 재벌 간의 혼맥은 장점이 분명하지만 점점 쇠퇴하는 분위기다. 대기업일수록 혼맥을 활용하는 사업적 필요성이 줄어들기 때문에 집안과 가문에 연연하지 않는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솔루션 회장은 사내연애를 통해 결혼했고, 정기선 HD현대 대표도 2020년 교육자 집안의 여성과 결혼식을 올렸다. 연애결혼이라고 다 잘 사는 것도 아니다.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는 1999년 사내연애를 통해 만난 임우재 전 삼성전기 상임고문과 결혼하며 ‘세기의 로맨스’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이부진 대표는 결혼 17년 만에 이혼소송을 제기하며 갈라섰다. 재계 관계자는 “재벌가의 혼인은 이제 부모가 정해주는 시대는 지났다"며 "과거처럼 가문과 집안을 따지는 것보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는 말처럼 재벌가에서도 연애결혼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2.06.17 07:00
경제

아모레 오너 장녀가 맡았다고? 럭셔리 브랜드 AP에 눈길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의 장녀 서민정 씨가 최근 고급 화장품 브랜드 'AP(아모레퍼시픽)' 팀으로 발령 나면서 해당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브랜드가 사명과 동일하고 국내에서는 좀처럼 잘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16일 아모레퍼시픽(이하 아모레)에 따르면 서 씨는 지난 1월부터 그룹전략실에서 아모레 럭셔리 브랜드 디비전 내 AP팀으로 발령받아 근무 중이다. 럭셔리 브랜드 디비전은 아모레의 최고급 화장품 브랜드를 담당하는 부서다. 앞으로 서 씨는 AP와 관련된 업무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아모레 그룹의 장녀가 AP로 배치되면서 해당 브랜드를 궁금해하는 소비자도 늘어나고 있다. AP는 2002년 글로벌 트렌드의 중심인 미국 뉴욕에서 론칭된 글로벌 하이엔드 브랜드다.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먼저 선보여 회사 대표 럭셔리 브랜드 설화수나 헤라와 비교해 대중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후 AP는 캐나다와 호주, 홍콩 등지에 매장을 내며 보폭을 넓혔다. 아모레 차원에서 AP를 북미권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끌어올리기 위한 선택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AP는 아모레 그룹 내에서 설화수를 뛰어넘는 최고급 브랜드다. 가격대도 상당히 높다. 제품 라인별로 가격대가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대부분 20만~100만원 대에 달한다. 특히 AP 대표 제품인 '타임 레스폰스 인텐시브 리뉴얼 앰플'은 7ml 4병이 62만원이다. 설화수에서 가장 고가인 진설크림 60ml 한 병에 47만원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비싸다. AP의 '프라임 리저브 에피다이나믹액티베이팅 프로그램' 한정판은 15ml 세 병이 구성인데 가격은 110만원에 이른다. 무척 고가이지만 강남권에서는 AP가 잘 알려져 있다는 후문이다. 평소 AP '빈티지 싱글 익스트렉트 에센스'를 애용한다는 한 소비자는 "AP는 주변에 '비싼 데 품질이 좋다'는 이미지로 퍼져있다. 가격만 따지면 해외 브랜드 라메르 등보다 비싸다. 나도 처음에는 이름 자체가 아모레퍼시픽이어서 '이게 뭔가' 싶었는데 이제는 주변에 추천도 한다"고 말했다. IB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는 그동안 북미권 위주로 전진 배치했던 AP의 방향을 중국으로 틀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아모레는 중국 시장에 이니스프리와 에뛰드 등 중저가 브랜드를 중점적으로 소개했다. 그러나 수익성 악화가 이어지자, 설화수 등 럭셔리 제품군에 힘을 주는 쪽으로 전략을 바꿨다. 서경배 회장이 장녀에게 AP를 맡긴 배경이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모레가 이르면 올해 말부터 설화수보다 고 가격대인 AP 브랜드를 중국에 론칭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프리미엄 시장에서 다양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아모레 관계자는 "AP는 플래그십 브랜드로 트렌드 중심인 북미 등지를 고려해 육성한 브랜드"라며 "출시 일정을 정교화해 올해가 아닌 내년 즈음 중국에도 소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2.02.18 07:00
경제

아모레퍼시픽 장녀 이혼, 향후 후계 구도에 쏠리는 눈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장녀 서민정 씨가 이혼하면서 향후 아모레퍼시픽(이하 아모레)의 후계 구도 변화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는 서민정 씨가 범삼성가 자제인 홍정환 씨와 결혼하면서 안정된 후계 구도를 구축했다고 평가해왔다. 하지만 이번 이혼으로 인해 경영 승계 과정이 다소 느려지거나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아모레는 지난 21일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큰딸 서민정 씨가 홍정환 보광창업투자 투자심사총괄과 이혼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결혼한 지 8개월 만이다. 결별 사유는 공개되지 않았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은 농심 신춘호 회장의 막내딸 신윤경 씨와 결혼해 슬하에 장녀 민정 씨와 차녀 호정 씨 등 2녀를 두고 있다. 서 회장은 일찌감치 서민정 씨를 후계자로 낙점하고 회사 주식을 증여해 왔다. 서민정 씨는 15세이던 2006년 아모레와 아모레퍼시픽그룹 지분을 증여받았다. 2012년에는 서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자회사 이니스프리와 에뛰드 지분을 각각 18.18%와 19.52% 나눠 받았다. 현재 서민정 씨는 서 회장(53.90%)에 이어 아모레퍼시픽그룹 지분 2.93%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이중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의결권이 있는 보통주 지분는 2.71% 다. 경영 수업도 착실하게 받아왔다. 서민정 씨는 코넬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글로벌 컨설팅회사 베인앤컴퍼니에 입사했다. 배인컴퍼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장녀 최윤정 씨 등이 거쳐 간 곳으로 다수의 재벌가 자녀가 이곳에서 근무하며 경영 감각을 익혔다. 서민정 씨는 2017년 1월 아모레에 경력사원으로 입사해 본격적으로 회사 업무를 배우기 시작했다. 첫 근무지는 아모레의 오산 공장으로 화장품 생산의 기초부터 접했다. 이어 6개월 뒤에는 중국 장강 경영대학원(CKGSB)에 입학해 경영학 석사 과정을 밟은 뒤 2019년 10월 아모레에 재입사했다. 현재 서민정 씨는 그룹 경영의 핵심인 그룹전략팀 과장으로 일하고 있다. 서민정 씨는 재입사 후 1년이 지났기 때문에 차장급 승진이 가능한 위치다. 그동안 업계는 서민정 씨가 혼인으로 더욱 단단한 후계 구도를 구축했다고 평가해왔다. 삼성가와 연을 맺은 만큼 아모레가 향후 경영에 있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서 회장이 큰 사위에게 아모레퍼시픽 보통주 10만주, 약 73억원(21일 종가 기준)에 달하는 주식을 증여하면서 일부에서는 홍 씨의 경영 참여 가능성도 거론됐다. 하지만 두 사람의 이혼으로 가능성은 없어졌다. 서민정 씨는 결혼 전부터 여론의 지나친 관심을 받아왔다. 업계 관계자는 "서민정 씨가 2년 전 '20대 주식 부호 1위'가 되면서 본격적으로 언론 보도를 타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론은 그가 가진 주식보다 당시 공개된 사진에 더 많은 관심을 보였다. 용모가 빼어났기 때문이다"며 "(서민정 씨 본인은 원하지 않았는데도) 연예 매체에 소개될 정도로 셀러브리티가 됐다"고 말했다. 업계는 서민정 씨가 이번 이혼으로 당분간 공격적인 경영 수업은 받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쏟아지는 대중의 관심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현재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서민정 씨의 공식 프로필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서 회장 역시 포털사이트 공식 프로필에서 자녀 이름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장녀의 이혼으로 아모레 오너 일가도 심리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지 않겠는가"라면서도 "이혼 후에도 후계자가 서민정 씨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속도의 문제일 뿐이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1.05.24 07:00
경제

아모레 장녀 서민정, 홍정환과 결혼 8개월 만에 파경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의 장녀 서민정(사진) 씨가 홍정환 보광창업투자 투자심사총괄과 결혼 8개월 만에 합의 이혼을 결정했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신라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린 두 사람은 최근 이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인 이혼 사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국내 최대 화장품 그룹사의 오너 3세인 서씨와 범 삼성가로 분류되는 보광그룹 자제인 홍씨의 만남은 지난해 재계를 달군 ‘세기의 결혼’으로 주목받은 바 있다. 서 씨와 홍 씨의 결혼으로 아모레퍼시픽이 범 삼성가와 연이 닿았기 때문이다. 홍석준 보광창업투자 회장은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의 부인 홍라희 씨의 남동생이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은 지난 2월 홍 씨에게 증여한 주식 10만주를 약 4개월만에 회수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날 증여 회수로 보통주 기준 서 회장의 지분율은 53.66%에서 53.78%로 늘었다. 홍 씨의 지분은 보통주 기준 0.12%에서 0%로 변동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21.05.21 17:06
경제

오너일가간 결혼 50% 육박, 자녀세대 비율 더 높아져

오너일가 간 결혼이 50%에 육박하고 있다. 16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총수가 있는 55개 대기업집단 가운데 경영에 참여했거나 참여 중인 부모와 자녀 세대의 혼맥(이혼, 재혼 포함)을 분석한 결과, 총 317명의 오너일가 가운데 다른 대기업 가문과 혼인한 비중이 48.3%(153명)로 절반에 육박했다. 부모 세대의 대기업간 혼사가 46.3%(81명)였다면 자녀 세대에선 50.7%(72명)로 절반을 넘었다. 이에 비해 정·관계 집안과의 혼사는 부모세대가 28%(49명)로 대기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던 반면 자녀세대에선 7%(10명)로 크게 떨어졌다. 대신 대기업이 아닌 일반 가문과의 결혼 비중은 부모세대가 12.6%(22명)였으나 자녀세대는 23.2%(33명)로 증가했다. 기업인에 대한 정·관계 입김이 상당했던 과거와 달리 갈수록 영향력이 줄면서 혼맥의 필요성이 낮아진 트렌드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한화그룹의 3세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는 사내 연애를 통해 만난 일반인 정 모씨와 지난해 결혼했고, 셀트리온 서준석 이사도 올해 일반인 여성과 혼인했다. 최근 김대헌 호반건설 대표는 전 SBS 아나운서 김민형씨와,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은 올해 7월 교육자 집안의 여성과 혼인했다. 이에 비해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장녀 서민정씨는 10월 홍석준 보광창업투자 회장의 장남 홍정환씨와 결혼식을 올려 재벌가 혼맥을 이어갔다. 재벌가 혼맥은 GS그룹와 LS그룹이 각 8곳으로 가장 많았다. GS그룹은 금호석유화학을 비롯해 세아, 태광, LIG, 벽산, 아세아, 삼표, 부방 등과 사돈이 됐다. LS그룹은 두산, 키스코홀딩스, OCI, BGF, 천일여객, 사조, 현대자동차, 삼표 등의 대기업과 결혼으로 연을 맺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0.12.16 12:22
경제

오늘 '사상 첫' 종합국감 출석하는 서경배 회장에 쏠린 눈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이 22일 종합국감에 출석한다. 서 회장이 사실상 처음으로 국감장에 출석하는 것으로 K뷰티 업계는 물론 재계가 주목하고 있다. 21일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서 회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의 종합국감에 출석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서 회장은 앞서 지난 8일 국감에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고열과 근육통 등을 사유로 불출석한바 있다. 그러나 이후 서 회장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는데 이어 장녀 서민정 씨의 결혼식에 참석하면서 안팎에서 잡음이 있었다. 아모레퍼시픽 측은 "건강 악화로 앞선 국감에는 출석하지 못했으나 그동안 회복되면서 22일 열리는 종합국감에 출석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화두는 '상생'이다. 서 회장은 그동안 온라인과 오프라인 사이의 불공정 가격 정책 등으로 브랜드숍 가맹점주와 갈등을 겪어왔다. 아모레는 중저가 브랜드 '이니스프리'와 '에뛰드하우스', 아모레 전문 매장인 '아리따움'을 가두점 중심으로 운영하면서 2000년~2010년대 전성기를 누렸다. 그러나 정치 환경과 전염병에 따른 변수가 발목을 잡았다. 2016년 중국의 '사드 보복'과 2020년 코로나19 창궐로 외국인인 관광객이 급갑하면서 오프라인 매장 및 면세점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다. 오프라인 매장 운영에 따른 임대료와 인건비 상승도 아모레의 사업 환경을 흔들었다. 서 회장을 증인으로 신청한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이 가맹점 외 유통 채널의 비중을 확대하면서 최근 2년 새 전체 가맹점 수는 2257개에서 1596개로 줄었다. 전체 30% 가량인 661곳이 폐점한 것이다. 반면 가맹점 폐점이 이어지는 동안 비가맹점 매출 비중은 부쩍 높아졌다. 아모레퍼시픽이 운영하는 브랜드 가맹점 중에서 가장 가맹점 수가 많은 아리따움의 경우 매출의 37%가 쿠팡과 CJ올리브영 등에서 발생했다. 짧게는 수년 길게는 수십년 이상 아모레와 연을 맺어온 가맹점주들은 피켓을 들고 시위에 나섰다. 아모레는 서 회장의 종합국감 출석을 앞두고 급한 불은 끈 분위기다. 아모레 본사는 지난 16일 가맹점주를 만나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아모레는 가맹본부, 아리따움 가맹점 협의체인 ‘전국 아리따움 경영주 협의회’, ‘전국 아리따움 점주 협의회’ 등과 60억원 규모 지원을 포함한 7개 시행안에 서명했다. 협약의 골자는 각 가맹점에 대한 임대료 특별 지원, 재고 특별 환입, 폐점 부담 완화, 전용 상품 확대, 온라인 직영몰 수익 공유 확대 등이다. 나머지 브랜드 가맹점과의 상생 협약도 국감을 코앞에 두고 잇따라 체결됐다. 19일에는 에뛰드 가맹점에 14억원 규모의 지원을 약속했고, 이틀 뒤인 21일에는 이니스프리 가맹점에 40억원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끝은 아니다. 서 회장은 이번 상생안에서 빠진 온라인과의 오프라인의 가격 차이 문제에 대해 추가 대책을 요구 받을 것으로 보인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도 이 부분에 대한 제도적 한계를 인정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서 회장의 첫 종합국감 출석으로 본사 차원의 개선 계획 등을 국감장에서 밝힐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밝혔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국감 출석과는 별개로 지속적으로 가맹점주들과의 대화를 이어가 상생에 모자람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0.10.22 07:17
연예

동화약품 첫 화장품 브랜드 '활명', 세포라에서 화려한 국내 데뷔전

제약사 동화약품이 화장품 브랜드 '활명'을 통해 4세 경영의 돛을 올렸다. 첫 시험대는 이달 말 국내에 처음으로 문을 여는 글로벌 화장품 유통망 '세포라'다. 업계는 윤도준 동화약품 회장의 장녀 윤현경 더마톨로지사업부 총괄상무가 이끄는 화장품 브랜드 활명의 행보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본격적인 4세 경영을 시작한 동화약품이 던진 승부수이기 때문이다. 세포라에서 화려한 국내 신고식…활명의 승부수 올해 하반기 뷰티업계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는 세계 최대 화장품 편집숍 세포라의 국내 상륙이다.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그룹에 속한 세포라는 미국·프랑스·이탈리아·중국 등 33개국에서 2300여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 뷰티 업계 분석에 공을 들였던 세포라는 오는 24일 한국 시장에 첫 발을 내딛는다.세포라는 글로벌 화장품 업계에서 명성이 높다. 전세계 주요 거점지마다 매장을 갖추고 있다. 특유의 깐깐한 제품과 브랜드 선택으로 화장품 유행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아무나 들어갈 수 없다. 세포라는 높은 수수료 외에도 반짝이는 아이디어, 기술력, 잠재력을 고루 갖춘 브랜드의 제품만 공급 받는다. 업계에 "세포라 입점에 성공하면 그 자체로 제품에 대한 합격점을 받았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세포라가 한국 시장에 진입하면서 어떤 브랜드를 선택할지 관심을 받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동화약품이 지난 2017년 론칭한 신생 화장품 브랜드 활명이 세포라 입점에 성공하며 화려하게 국내 데뷔를 하게 됐다.세포라는 지난 1일 "뷰티 트렌드를 리드하며 성장해나갈 잠재력있는 국내 브랜드를 발굴하기 위해 노력한 끝에 활명, '탬버린즈', 어뮤즈' 등 세 개 브랜드를 함께 할 국내 브랜드로 최종 선정했다"고 밝혔다. 특히 활명에 기대를 거는 눈치다. 세포라 측은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브랜딩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활명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해 국내 독점 브랜드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활명은 자사몰, 면세점 외에 세포라를 유일한 유통 채널로 두게 된다.동화약품도 활명의 세포라 입점에 안팎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을 부인하지 않는다.3년 전 미국에서 처음 선보인 뒤 고급 백화점 입점과 굵직한 해외 행사로 인지도를 쌓아왔다. 지난 2월 에는 '2018 뉴욕 패션 위크'에서 미국 패션 브랜드 '리버틴'의 백스테이지 스킨케어 공식 파트너로 참가했다. 현재는 미국 노드스트롬 백화점 30여 개의 지점에 입점해 K뷰티 브랜드로 판매 중이다.동화약품 관계자는 "최근 활명의 세포라 입점을 두고 '쉽지 않았을 것 같다'는 주변 평가를 더러 듣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2017년 론칭 뒤부터 국내보다는 미국과 이탈리아 등 해외에서 인지도를 쌓아온 브랜드"라며 "이번 세포라 입점으로 중저가 라인업을 새롭게 공개하고 국내 시장에도 활명 화장품을 본격적으로 알릴 것"이라고 했다. 한방·고급·해외개척…활명 '통할까' 활명은 생약 성분을 담은 고급 화장품을 지향한다.최근 K뷰티 업계에서 력셔리 한방 화장품은 큰 트렌드 중 하나로 분류된다. 중국과 유럽에서 인기가 있는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 LG생활건강의 '더 히스토리 오브 후(이하 후)'도 한방 처방을 기본에 깔고 있다. 활명이 성공하려면 설화수나 후 같은 경쟁 상대를 제쳐야 한다는 뜻이다.동화약품은 이들 브랜드를 누를 자신감이 있다는 입장이다. 120년 세월 동안 쌓아온 기술력이 가장 큰 무기다.1897년 설립된 동화약품은 국내 최초 제약사 동화약방이 전신이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동화약방은 소화제 '활명수' 등 약품 외에도 1910년 무렵부터 화장품을 만들고 판매했다. 동화백분, 옥용수 등 몇 가지 종류가 있었다"며 "이제 우리가 갖고 있던 화장품 기술과 전통을 다시 이어 가는 것이다. 활명이라는 브랜드 네임을 정한 것 역시 그런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아직 화장품 생산 라인은 갖추지 않았으나 화장품을 만드는 제조법과 원료는 자체적으로 조달한다.회사 관계자는 "화장품에 들어가는 주요한 원료와 레시피는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다"며 "제약회사는 피부과 의원 및 의료진과 관계가 깊다. 기능성 제품을 출시할 수 있는 기술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활명 화장품은 4세 경영의 막을 올린 동화약품의 미래 먹거리로 분류된다.'부채표 까스활명수', '후시딘', '판콜' 등 제약업계 베스트셀러를 갖춘 동화약품이 야심차게 도전하는 또 다른 영역이다. 윤현경 총괄상무는 활명 화장품의 출시와 해외 진출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활명 화장품의 고급스럽고 단정한 디자인, 한방 콘셉트, 긍정적인 해외 시장 반응과 세포라 국내 단독 입점까지 모두 윤 총괄상무의 작품이란 평가다.윤 총괄상무는 세포라 입점과 비슷한 시기에 중저가 제품 라인업을 함께 공개할 전망이다. 활명의 대중화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는 소리다. 현재 활명의 기초 세트 가격은 10만원 대 초중반에 형성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활명이 세포라 입점을 통해 국내 시장에 화려하게 데뷔하게 됐다. 중국 시장을 잡으려면 한국 내 인지도도 무시할 수 없다. 동화약품이 활명으로 또 다른 히트작을 낼수 있을지 관심이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19.10.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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