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이 22일 종합국감에 출석한다. 서 회장이 사실상 처음으로 국감장에 출석하는 것으로 K뷰티 업계는 물론 재계가 주목하고 있다.
21일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서 회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의 종합국감에 출석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서 회장은 앞서 지난 8일 국감에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고열과 근육통 등을 사유로 불출석한바 있다. 그러나 이후 서 회장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는데 이어 장녀 서민정 씨의 결혼식에 참석하면서 안팎에서 잡음이 있었다. 아모레퍼시픽 측은 "건강 악화로 앞선 국감에는 출석하지 못했으나 그동안 회복되면서 22일 열리는 종합국감에 출석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화두는 '상생'이다. 서 회장은 그동안 온라인과 오프라인 사이의 불공정 가격 정책 등으로 브랜드숍 가맹점주와 갈등을 겪어왔다. 아모레는 중저가 브랜드 '이니스프리'와 '에뛰드하우스', 아모레 전문 매장인 '아리따움'을 가두점 중심으로 운영하면서 2000년~2010년대 전성기를 누렸다. 그러나 정치 환경과 전염병에 따른 변수가 발목을 잡았다. 2016년 중국의 '사드 보복'과 2020년 코로나19 창궐로 외국인인 관광객이 급갑하면서 오프라인 매장 및 면세점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다. 오프라인 매장 운영에 따른 임대료와 인건비 상승도 아모레의 사업 환경을 흔들었다.
서 회장을 증인으로 신청한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이 가맹점 외 유통 채널의 비중을 확대하면서 최근 2년 새 전체 가맹점 수는 2257개에서 1596개로 줄었다. 전체 30% 가량인 661곳이 폐점한 것이다. 반면 가맹점 폐점이 이어지는 동안 비가맹점 매출 비중은 부쩍 높아졌다. 아모레퍼시픽이 운영하는 브랜드 가맹점 중에서 가장 가맹점 수가 많은 아리따움의 경우 매출의 37%가 쿠팡과 CJ올리브영 등에서 발생했다. 짧게는 수년 길게는 수십년 이상 아모레와 연을 맺어온 가맹점주들은 피켓을 들고 시위에 나섰다.
아모레는 서 회장의 종합국감 출석을 앞두고 급한 불은 끈 분위기다. 아모레 본사는 지난 16일 가맹점주를 만나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아모레는 가맹본부, 아리따움 가맹점 협의체인 ‘전국 아리따움 경영주 협의회’, ‘전국 아리따움 점주 협의회’ 등과 60억원 규모 지원을 포함한 7개 시행안에 서명했다. 협약의 골자는 각 가맹점에 대한 임대료 특별 지원, 재고 특별 환입, 폐점 부담 완화, 전용 상품 확대, 온라인 직영몰 수익 공유 확대 등이다.
나머지 브랜드 가맹점과의 상생 협약도 국감을 코앞에 두고 잇따라 체결됐다. 19일에는 에뛰드 가맹점에 14억원 규모의 지원을 약속했고, 이틀 뒤인 21일에는 이니스프리 가맹점에 40억원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끝은 아니다. 서 회장은 이번 상생안에서 빠진 온라인과의 오프라인의 가격 차이 문제에 대해 추가 대책을 요구 받을 것으로 보인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도 이 부분에 대한 제도적 한계를 인정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서 회장의 첫 종합국감 출석으로 본사 차원의 개선 계획 등을 국감장에서 밝힐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밝혔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국감 출석과는 별개로 지속적으로 가맹점주들과의 대화를 이어가 상생에 모자람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