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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진 영화만사] ‘연인’ 과거로 현실을 배우게 하다

조선의 왕 인조가 인기다. 인조는 결코 인기를 얻을 만한 인물은 아니다. 그러니 인조가 아니라 사실은 ‘인조의 시대’가 인기라는 얘기다. 인조는 조선 27대 왕 중에서 가장 못나고 비열하며 정통에서도 어긋난 임금이었다. 서울 인왕산 뒤 냇가인 홍제천에서 칼을 씻고(이후 세검정을 지었다) 산을 타고 넘어가 창덕궁의 광해군을 끌어 내린 후 스스로 왕이 된 인물이다. 당시 이름은 능양군. 광해군은 자신의 이복 삼촌이었다. 그렇게 왕이 된 인조는 병자호란으로 청에게 삼전도의 굴욕을 당했다. 청에 볼모로 잡혀 갔다 돌아 온 자신의 아들 소현세자를 시기해 그를 독살했다는 설이 지금까지 파다하다. 청에 끌려갔던 수많은 여자들을 두고는 몸이 더럽혀졌다는 이유로, 양반 가문의 여자인 경우 호적에 올리지 못하게 하다가 홍제천에서 몸을 씻으면 다시 집안에 받아 들이게 하는 기행 정치를 하기도 했다. 그때 나온 말이 환향녀(還鄕女)이지만 이 시대 이후로 화냥년이란 비속어가 됐다. 그러니 인조는 인기를 모을 수 있는 임금이 아니다. 비난 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영화와 TV드라마는 비극과 비운, 재앙과 음모를 먹고 자란다. 인조의 얘기는 만들어질 때마다 기이하게도 큰 인기를 모은다. 황동혁 감독이 만든 영화 ‘남한산성’이 그랬고 안태진 감독의 영화 ‘올빼미’는 2022년 코로나 후유증이 아직 채 가시기 전임에도 332만명을 모으며 기염을 토했다. 그렇게 한바탕 휩쓸고 지나간 듯 했던 인조시대의 열풍을 요즘 MBC드라마 ‘연인’이 다시 일으키고 있다. 이 드라마는 평균 시청률 12%대를 기록하며 안방에서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붙들고 있다. ‘연인’의 강점은 캐릭터이다. 등장인물들과 그 역을 해내는 배우들의 역할이 크다. 남궁민은 얄미운 캐릭터를 얄미울 정도의 연기력으로 능수능란하게 그렸다. 안은진은 새삼스러운 발견이다. 영화 ‘올빼미’에서 악독한 소용 조씨(인조의 후궁) 역을 맡았을 때 그를 눈에 두지는 못했다.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에도 나왔지만 이번처럼 메인 타이틀 롤은 아니었다. 그러니 ‘연인’은 안은진의 재발견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남한산성’에서 이병헌이 했던 최명길 역은 김태훈이 맡았다. 사극이 거의 처음인 배우인 만큼 시청자들로서는 또 다른 재발견의 연기자인 셈이다. 문성근의 괴력 같은 연기도 이 드라마의 화제성을 올리는데 한 몫하고 있다. 문성근은 디즈니플러스 ‘무빙’을 비롯해 줄기찬 악역 혹은 개성있는 배역으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치고 있다. 쇳소리가 나는 낮은 보이스가 그의 연기의 장점이다. 극작가 황진영이 써내는 발군의 대본은 이 드라마를 고급스럽고 세련되게 만들었다. TV드라마가 빠지기 쉬운 궁중 암투극의 상투성을 넘어서 인조시대의 암운, 조선이라는 거대한 체제와 시대에까지 시청자들을 단숨에 호흡하게 만든다. 조선시대라는 거대 담론에다 한편으로 전쟁과 비정상의 통치 체제를 겪으며 엇갈리는 연인의 러브 스토리를 적절하게 오가는 리듬감이 매우 뛰어나다. 지칠 만 하면 두 남녀의 연애담이 펼쳐지고 손발이 오그라들 때쯤엔 다시 청과 조선, 조선의 궁중 권력 다툼으로 화면을 재배치 한다. 기본적으로 작가 황진영의 역사관이 잘 정제돼 있는 것으로 보이며 과거의 시대를 추상이 아니라 특정 인물과 민중으로 사고하는 식의 구체화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보여준다. ‘연인’의 인기는 격변의 시대가 낳은 극적인 에피소드 때문만이 아니라, 그리고 두 남녀가 보여주는 달콤하고 애달픈 사랑 이야기 때문만이 아니라, 그 두 가지가 뒤엉켜 새로운 이야기로 나아가는 변증법적 서사 구조 때문에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연인’의 인기는 다분히 사회정치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 드라마에는 사람들 각자가 느끼는 시대정신이라는 키워드가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과거를 통해 현재를 반추하고 미래를 계획하고 싶은 것이다. 그것이야 말로 역사 드라마가 지니는 요체 중의 요체이다. 과거는 미래이고 미래는 과거이다. 사람들은 지금 이 드라마를 통해 크나 큰 혼란기를 겪을 때 과거 사람들은 어떻게 이겨냈을까를 보고 싶어 하는 셈이다. 적어도 드라마를 보면서 위안과 대리만족을 느끼고 싶은 것이다. 허구가 현실을 이기고 가상이 진짜를 앞선다. 허구의 드라마 한편이 우리 사회 현실의 답을 찾고 있다. ‘연인’의 역할이 참으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이유다. 좋은 드라마란 이런 작품을 두고 하는 말이다.오동진 영화평론가 2023.11.16 06:05
영화

‘59회 대종상’ 수상의 영광은 누구에게… 이병헌 송강호 등 경합

‘제59회 대종상 영화제’ 수상의 영광은 누가 안을까.15일 오후 6시부터 경기아트센터 대극장과 컨벤션홀에서 ‘제59회 대종상영화제’가 개최된다. 배우 차인표, 방송인 장도연 사회로 영화제가 성대한 막을 올린다.대종상영화제는 1962년 처음 개최된 시상식으로 전통과 역사를 자랑한다. 한때 공정성 논란에 휩싸인 바 있으나 내부에서 분골쇄신의 의지를 보이며 위기를 타파해가고 있다.최우수작품상 부문에선 ‘거미집’, ‘콘크리트 유토피아’, ‘밀수’, ‘올빼미’, ‘잠’, ‘다음 소희’ 등 6편이 경합을 펼친다. 감독상 후보는 ‘1947 보스톤’의 강제규,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엄태화, ‘교섭’의 임순혜, ‘거미집’의 김지운, ‘다음 소희’의 정주리, ‘밀수’의 류승완 등이다.남우주연상 부문에서는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이병헌, ‘거미집’의 송강호, ‘올빼미’의 류준열 등 세 명이, 여우주연상 부문에서는 ‘다음 소희’의 배두나,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 양말복, ‘드림팰리스’의 김선영 등 세 명이 경합을 펼친다.조연상 부문의 후보들도 쟁쟁하다. 남우조연상 부문에는 ‘밀수’의 김종수, ‘범죄도시3’의 고규필, ‘밀수’의 박정민, ‘교섭’의 강기영, ‘거미집’의 오정세가 이름을 올렸고, 여우조연상 부문에서는 ‘영웅’의 나문희, ‘밀수’의 고민시, ‘거미집’의 정수정, 전여빈이 선의의 경쟁을 펼친다.신인상 후보는 김선호, 이신영, 김성철, 변우석, 박성훈, 김시은, 안은진, 임지호, 오우리, 문승아 등이다. ‘올빼미’의 안태진 감독과 ‘비닐하우스’의 이솔희 감독, ‘잠’의 유재선 감독,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의 김세인 감독, ‘비밀의 언덕’의 이지은 감독, ‘드림팰리스’의 가성문 감독은 신인감독상 부문에서 경쟁한다.영화 ‘거미집’은 14명의 후보를 배출하며 최다 노미네이트됐고, 이어 ‘콘크리트 유토피아’(13), ‘밀수’(12), ‘올빼미’(11) 순이었다.또 시리즈 부문이 마련돼 넷플릭스 ‘마스크걸’, ‘더 글로리’, ‘D.P.’, 티빙 ‘몸값’, 디즈니플러스 ‘카지노’, ‘형사록’, ‘무빙’, 웨이브 ‘박하경 여행기’ 등이 여러 부문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11.15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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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빼미’ 백상 8개 부문 최다 노미..류준열 남주 후보

안태진 감독의 ‘올빼미’가 제59회 백상예술대상에 8개 부문에 후보에 올라 영화 부문 최다 노미네이트됐다.7일 ‘올빼미’ 제작사 씨제스 스튜디오는 이 같은 소식을 전했다. ‘올빼미’는 백상예술대상 영화 부문에서 작품상, 감독상(안태진), 남자최우수연기상(류준열), 남자조연상(김성철), 여자조연상(안은진), 각본상(현규리, 안태진), 예술상(홍승철/조명) 등 총 8개 부문에 후보로 올랐다.‘올빼미’는 밤에만 앞이 보이는 맹인 침술사가 세자의 죽음을 목격한 후 진실을 밝히기 위해 벌이는 하룻밤의 사투를 그린 스릴러 영화다. 지난해 21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관객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한편 씨제스 스튜디오는 ‘올빼미’를 비롯해 디즈니+ 최고 화제작 ‘카지노’ 공동 제작사로 참여했다. 올해는 라미란 공명 염혜란 박병은 등이 출연하는 영화 ‘시민 덕희’를 선보일 예정이다.전형화 기자 brofire@edaily.co.kr 2023.04.07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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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빼미' 류준열부터 '헤결' 탕웨이까지..디렉터스컷 어워즈 2월24일 정상 개최

영화감독들이 뽑는 디렉터스컷 어워즈가 2월24일 개최된다.9일 DGK(한국영화감독조합)는 ‘제21회 디렉터스컷 어워즈’가 2월 24일 오후6시 충무아트센터 1층 컨벤션 홀에서 개최된다고 알렸다. '디렉터스컷 어워즈'는 지난 1998년 ‘젊은 영화 감독 모임 디렉터스컷’이 주최한 제1회 시상식을 2017년 DGK 주최 행사로 발전시켜 2022년까지 총 20번의 행사를 가져왔다. ‘디렉터스컷 어워즈’는 기존의 영화상들과는 달리 한국 영화감독들의 투표를 통해 감독상, 각본상, 신인감독상, 비전상(독립영화상), 남녀배우상, 새로운 남녀배우상 후보와 수상자를 선정하고, 시상식 역시 격식 없는 방식으로 유쾌하게 치르는 것이 특색이다. 2022년부터는 시리즈 부문과 국제영화상 부문을 신설했다.지난 3년간 팬데믹으로 대면 시상식을 진행하지 못했던 ‘디렉터스컷 어워즈’는 올해 관객석을 채운 200여명의 감독들과 함께 다시 성대히 치러질 예정이다. 2019년 시상식 영상 수상 소감 도중 배우 송강호가 사라진 갑작스러운 사고를 능수능란하게 수습하여 “시상식 레전드”로 만들어냈던 봉만대 감독이 이번에는 단독 MC를 맡아 기대감을 고취시킨다. 세계적인 아카펠라 그룹 ‘메이트리’가 특별 축하 공연을 통해 시상식을 더 빛내 줄 예정이다.이번 시상식에서 영화 부문 감독상 후보는 '한산:용의 출현' 김한민, '헤어질 결심' 박찬욱, '올빼미' 안태진, '영웅'의 윤제균, '외계+인 1부' 최동훈 감독이 이름을 올렸다.신인감독상 후보는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 김세인, '불도저에 탄 소녀' 박이웅, '올빼미'의 안태진, '범죄도시2' 이상용, '헌트' 이정재 감독이다. 각본상 후보는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의 김세인, '육사오(6/45)'의 박규태, '오마주' 신수원, '헤어질 결심'의 정서경, 박찬욱, '올빼미'의 현규리, 안태진 작가가 선정됐다.여자배우상은 '영웅'의 김고은,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의 양말복, '인생은 아름다워'의 염정아, '오마주'의 이정은, '헤어질 결심'의 탕웨이가 경합을 벌인다. 남자배우상 후보는 '올빼미'의 류준열, '헤어질 결심'의 박해일, '한산: 용의 출현'의 변요한, '올빼미'의 유해진, '영웅'의 정성화가 노미네이트됐다.새로운 여자배우상 후보는 '헤어질 결심'의 김신영, '불도저에 탄 소녀'의 김혜윤, '영웅'의 박진주, '올빼미'의 안은진,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의 양말복,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의 임지호이다. 새로운 남자배우상 후보는 '그 겨울, 나는'의 권다함,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의 김동휘, '올빼미'의 김성철, '윤시내가 사라졌다'의 노재원, '헤어질 결심'의 서현우이다.비전상 후보는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의 김세인, '불도저에 탄 소녀'의 박이웅, '오마주'의 신수원, '수프와 이데올로기'의 양영희, '미싱타는 여자들'의 이혁래, 김정영 감독이다.국제영화상 감독 후보에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의 다니엘 콴, 다니엘 쉐이너트,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의 요아킴 트리에, '아바타: 물의 길'의 제임스 카메론, '놉'의 조던 필, '탑건: 매버릭'의 조셉 코신스키, '우연과 상상'의 하마구치 류스케가 이름을 올렸다.시리즈 부문의 감독상 후보는 '카지노'의 강윤성, 남기훈, '글리치'의 노덕, '수리남'의 윤종빈, '지금 우리 학교는' 이재규, 김남수, '욘더'의 이준익,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의 이호재 감독이 이름을 올렸다. 각본상 후보는 '카지노'의 강윤성, '수리남'의 윤종빈, 권성휘,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 이호재, '글리치' 진한새, '지금 우리 학교는' 의 천성일 작가가 꼽혔다.여자배우상 후보는 '지금 우리 학교는'의 박지후, '안나'의 배수지, '카지노'의 이혜영, '글리치'의 전여빈, '안나'의 정은채, '지금 우리 학교는'의 조이현이다. 남자배우상은 '수리남'의 박해수, '수리남'의 조우진, '카지노'의 최민식, '수리남'의 하정우,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의 한석규, '수리남'의 황정민이 경합을 벌인다.새로운 여자배우상 후보는 '진검승부'의 김히어라, '안나'의 박예영, '카지노'의 손은서, '지금 우리 학교는'의 이은샘, '지금 우리 학교는'의 하승리이다. 새로운 남자배우상 후보에는 '수리남'의 김민귀, '지금 우리 학교는'의 로몬, '지금 우리 학교는'의 윤찬영, '카지노'의 이해우, '안나'의 최용진이 선정됐다. 전형화 기자 brofire@edaily.co.kr 2023.02.09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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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빼미’ 유해진, 왕이 된 남자 [일문일답]

‘왕의 남자’(2005)의 남사당패 광대가 17년 후 ‘올빼미’에서 마침내 왕 인조가 됐다. ‘왕의 남자’ 조감독으로 유해진과 처음 만났던 안태진 감독은 새로운 왕의 얼굴을 그리기 위해 유해진에게 러브콜을 보냈고, 유해진은 기꺼이 응답했다. 영화 ‘올빼미’ 개봉을 앞둔 11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유해진과 만났다. 안태진 감독으로부터 인조 역 제안을 받은 뒤 “내가 왜 왕이냐”고 물었다는 유해진. 기댈 곳은 시나리오뿐이었다는 그는 치열한 고민을 통해 자신만의 인조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데뷔 이래 첫 왕 역이다. “나도 처음에는 의아했다. 그래서 안태진 감독이 처음 찾아왔을 때 ‘왜 나냐’고 물었다. 너무나 왕 같은 배우들이 많은데 왜 나를 왕으로 하고 싶었는지 궁금했다. 그러니까 안 감독이 ‘그런 것에서 벗어나고 싶었다’고 하더라. 그 말 듣고 많이 고민 안 했다. 사실 나한테 왕 역이 언제 또 들어올지 모르지 않나(웃음). 그래서 홀라당 수락을 했다.” -외적인 부분도 신경을 많이 쓴 것 같은데. “의상은 정말 신경을 많이 썼다. 질부터 다르더라. 궁중 의복 하는 분이 와서 의상을 해줬는데, 그 옷을 입으니 사람이 정말 달라지더라. 촐랑대고 그럴 수가 없었다(웃음). 또 수염 길이를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도 고민을 많이 했다. 수염을 길게 붙이니까 제법 폼은 나는데, 너무 뻔한, 많이 봐왔던 그런 임금 같더라. 아예 짧게도 해볼까 하다가 중간점을 찾은 게 영화 속 버전이다.” -첫 임금이었는데 성군이 아니어서 아쉽지는 않았나. “그런 마음은 없다. 나한테 맞는 왕이었다고 생각한다. 내가 평범한 왕을 연기했다면 도리어 매력 없이 보였을 것 같다.” -역사적으로도 많은 부정적 평가가 있는 인물이다. 어떻게 연기하려고 했나. “역사에 있는 인물이기는 하지만 우리 영화가 있는 그대로의 역사를 그린 작품은 아니기 때문에 ‘올빼미’ 안에서의 인조만 생각했다. 이 영화 안에서의 인조는 연민을 가질 여지가 없는 인물 같다. 끝까지 올라가려다 바닥으로 떨어지는 그런 인간을 표현하고자 했다.” -류준열과 세 번째 같은 작품이다. “언론 시사회 때 영화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주맹증이라는 장애를 가진 인물을 연기한다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너무나 능숙하게 극을 쭉 끌고 가더라. 내가 준열이가 출연한 다른 작품을 많이 보지 않아서 몰랐는데, 영화를 보면서 ‘극을 잘 끌고 가는구나’란 생각을 했다.”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 “워낙 무거운 이야기다 보니 현장은 진지한 분위기였다. 나는 원래 무게 있고 진지한 걸 할 때 다른 배우들하고 같이 잘 안 있는 편이다. 쉴 때도 농담하고 그런 분위기가 아니었다. 쉬는 시간엔 그냥 혼자 촬영장 주변을 계속 걸어 다녔다.” -폭발적인 감정신, 구안와사 등 표현하기 쉽지 않은 장면들이 있었을 것 같은데. “기댈 데는 시나리오밖에 없었다. 그냥 시나리오를 보고 자기 최면을 걸었다. ‘그래, 이럴 수 있겠다’ 하고. 그래야 그 배역을 연기해낼 수 있는 거니까. 그러면서 디테일적인 부분을 신경을 썼다. 구안와사의 경우에는 처음에는 특수분장을 하자는 제안을 받았다. 그런데 특수분장을 하면 연기를 하는 데 제약이 있을 것 같아서 내가 그냥 해보겠다고 했다. 안태진 감독도 처음에는 ‘괜찮겠느냐’고 염려스러워하다가 나중에는 ‘(특수분장) 안 하길 잘했다’고 하더라.” -아들 소현세자(김성철 분)의 죽음 앞에 오열하는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마음이 죽은 것처럼 연기하더라. “그 장면에서 진짜 슬피 울었다. 콧물도 나올 정도로(웃음). 그 순간 정말 많은 생각이 있었을 것 같더라. 그래서 내가 연기한 인조라면 그 순간엔 진짜 눈물을 흘렸을 거란 생각을 했다.” -소용 조씨(안은진 분)에게 소리를 지르는 장면에선 정말 왕 같지가 않더라. “그게 ‘올빼미’ 속 인조를 잘 보여주는 장면 가운데 하나였다고 생각한다. 거기서 인조가 조씨의 뺨을 때리지 않나. 리허설 때 안 감독과 안은진이 내가 때리기 좋게끔 자세를 바꿔주겠다고 하더라. 그래서 그렇게 하지 말라고 했다. 그냥 대사를 치고 있으면 내가 어떻게든 때릴 테니까, 그게 이 사람(인조)일 것 같으니까 내가 한 번 알아서 해보겠다고 했다. 그 장면을 보면 인조가 조씨의 뺨을 아래에서 위로 친다. 그렇게 때리리라곤 상상을 못 했을 거다. 그런 장면들이 모여 그 인물이 만들어지는 거라 본다. 아, 물론 진짜 때린 건 아니다. (웃음)” -영화 찍으면서 실제 침도 좀 맞았나. “못 맞았다. 내가 침을 좀 무서워한다. 주사는 괜찮은데 침에는 익숙해지질 않는다.” -‘올빼미’를 기다리고 있을 관객들에게 한마디 해준다면. “극장에서 보면 좋을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영화를 호젓하게 홀로 보는 즐거움도 있지만, 사람들과 함께 봐서 좋은 점도 있지 않나. 극장에 와서 보시면 좋은 시간을 가질 수 있을 만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오셔서 극장의 재미를 느끼고 가시면 좋겠다.” 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2.11.1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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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고 독특한 스릴러” 유해진X류준열 ‘올빼미’가 선사할 어둠의 미학 [종합]

믿고 보는 배우들의 영화 ‘올빼미’가 올겨울 극장가에 찾아온다. 18일 오전 서울 용산구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올빼미’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안태진 감독을 비롯해 배우 유해진, 류준열, 최무성, 조성하, 박명훈, 김성철, 안은진, 조윤서가 참석했다. ‘올빼미’는 밤에만 앞이 보이는 맹인 침술사가 세자의 죽음을 목격한 후 진실을 밝히기 위해 벌이는 하룻밤의 사투를 그린 스릴러. 소현세자의 죽음을 둘러싼 미스터리에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완성됐다. 이날 안 감독은 “‘올빼미’는 4년 전쯤 영화사 대표가 아이템을 주셔서 시작하게 됐다. 밤에만 보이는 주맹증을 가진 주인공이 궁에 들어가서 비밀을 목격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그 아이템이 흥미로워서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을 하게 됐다”고 연출을 맡은 계기를 말했다. 주맹증을 소재로 한 작품은 ‘올빼미’가 처음이다. 이에 안 감독은 “주맹증을 다룬 작품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주맹증을 갖고 계신 분이 어떻게 느끼는지부터 알아야 했다. 직접 인터뷰를 하고 참고해서 최대한 가깝게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안 감독은 유해진과 ‘왕의 남자’ 이후 17년 만에 호흡을 맞췄다. 그는 “마치 어제 만났던 사람처럼 대해주더라. 동네 형 같았다”고 말했다. 유해진은 “많은 시간이 지난 후 현장에서 만나니 낯설지 않더라. 안 감독님이 예전과 바뀐 게 없다. 현장에서 만났던 편안함이 있어서 허물없이 작품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유해진과 류준열을 캐스팅한 이유도 밝혔다. “유해진이 하는 왕은 다를 것”이라고 운을 뗀 그는 “처음 만났을 때부터 인조에 빙의해있었다. 거기서 새로운 모습을 봤다. 그 점이 현장까지 이어졌다”고, 류준열을 “평소에 보며 장르 영화에 어울리는 배우라는 생각을 했다. 스릴러라 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른 배우”라며 극찬했다. 유해진은 데뷔 후 처음으로 왕 역할에 도전했다. 이날 유해진은 “살다 살다 왕까지 해본다”며 “시나리오가 쫄깃쫄깃했다. 한 번에 읽히고 다음 장이 궁금해졌다. 왕 역이 처음이기도 하고 안 해본 캐릭터라 욕심도 있었다. 그동안 도망 다니고 굴러다니고 했는데 이번엔 옷도 입혀주더라”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 “의상에서 오는 심리가 있다. 곤룡포를 입고 있으니 마음가짐도 달라졌다. 색다른 경험이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인조 역할을 위해 노력한 부분도 밝혔다. 유해진은 “색깔이 들어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기존의 왕 이미지가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심리적인 부분을 쫓아가려고 했다. 외적으로는 얼굴의 떨림을 표현해보려고 했다”고 전했다. 유해진과 류준열은 ‘택시운전사’, ‘봉오동 전투’에 이어 세 번째 호흡이다. 유해진은 “인연이 있는 것 같다. 옆에서 보고 있으면 연기도 단단해지는 느낌을 받았다”고 칭찬했다. 류준열은 “데뷔 전부터 관객으로서 본 선배랑 세 작품을 함께 하는 게 감동스럽다. 그래서 다음 작품을 또 함께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류준열은 세자의 죽음을 목격한 맹인 침술사 경수를 연기한다. 역할을 준비하며 맹인에 대해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됐다는 그는 “영화적 허용에 대해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했다. 관객들이 납득할 수 있게 경수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게 어떤 부분은 드러내고, 숨기면서 영화적으로 재밌게 보이려고 했다”고 노력한 부분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눈에 띄는 핸디캡을 가진 역할은 첫 도전이다. 보이고 안 보인다는 것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며 “눈을 가리거나 감고 연기를 하면 오히려 마음이 편할 수 있다. 눈을 뜬 상태에서 안 보이는 척 해야 한다는 점에 부담이 있었다”고 고충을 털어 놨다. 그는 “맹인학교에 ‘뛰지 마시오’라는 푯말이 있다더라. 맹인 분들도 익숙한 공간에서는 뛰어다니신다고 한다. 제가 영화에서 실제로 뛰는 장면도 있다.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지 마시고 실제 맹인들의 생활을 생각하고 봐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최무성과 ‘응답하라 1988’ 이후 오랜만에 만난 것에 대해 “다시 만나기가 어려운데 오랜만에 만나서 같이 연기하니 반가웠다. 처음 만난 날 ‘응답하라’ 세트장에 간 기분이었다. 그때 같이 연기했던 배우들 안부를 묻기도 했다”고 이야기했다. 이에 최무성은 “영화에서 준열 씨와 손을 잡고 걸어가는 장면이 있는데 아들 손을 잡고 걸어가는 기분이었다”며 “그때 예전 생각이 많이 났다”고 회상했다. 최무성은 세자의 병세를 돌봐온 어의 이형익을, 조성하는 영의정 최대감 역을 맡았다. 최무성은 이형익에 대해 “사건에 관련해서 뭔가를 보게 된다. 왕이 무서워서 벌벌 떠는 역할”이라고 소개했다. 조성하는 “자세히는 모르지만, 소현세자의 아픔에 대해 관심이 있었다. 관심을 갖고 책을 봤었다. 이 작품은 시작하면서 마지막까지 급박하게 상황이 진행되고, 반전의 반전을 거듭한다. 상황 자체를 면밀하게 놓치지 않으려고 하는 부분에 중점을 뒀다”고 연기 포인트를 전했다. 평소 류준열의 팬이었다는 박명훈은 경수를 돕는 내의원 의관 만식 역을 맡았다. 그는 “준열 씨와 현장에서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케미를 만들어나가다 보니 만족했다”며 “만식 역할은 극에서 쉬어가는 포인트다. 감독님과 어떻게 해야 영화를 더 재밌게 할 포인트가 될 수 있을까 의견을 많이 나눴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김성철은 비운의 죽음을 맞이한 인조의 아들 소현세자 역을, 안은진은 권력을 탐하는 후궁 소용 조씨 역을, 조윤서는 세자 죽음의 실마리를 알게 된 소현세자의 부인 강빈 역을 맡았다. ‘올빼미’로 첫 사극에 도전하는 김성철은 “소현세자가 20대 후반의 나이에 청나라 볼모로 끌려가서 어떻게 살았을까를 많이 생각해봤다. 인물 자체가 진취적이다. 조선을 더 나은 나라로 만들려고 하는 세자였기 때문에 거기서 많은 것들을 더 가져오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청나라에서 서양문물에 대해서도 공부하고 그걸 조선으로 가져왔는데 아버지 인조와의 트러블이 생기면서 비운의 죽음을 맞게 된다”고 말했다. 안은진은 데뷔 후 첫 악역을 맡았다. 그는 “조선 최고의 악녀로 불리는, 자신의 욕망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지리 않고 노력하는 인물이다. 처음에 굉장히 부담되고 할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악역처럼 보이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고 했다. 김성철와 안은진은 한예종 10학번 동기다. 이에 안은진은 “전에 성철이랑 공연을 같이한 적이 있었다. 제가 뒤에서 떨고 있으면 잘 잡아준다. 같이 작업하는 게 든든한 기억이 남았는데 영화에서 만난다고 하니 설레고 기다려지더라”며 “마지막 촬영 날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보니 그때로 돌아간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성철 역시 “은진이와 주름이 하나씩 늘어가는 모습을 보며 이렇게 세월이 흐르는구나 싶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마지막으로 최무성은 “어둠의 미학이 뛰어난 영화다. 굉장히 아름답고 독특한 작품이 나왔다고 생각한다”고, 조성하는 “개인적으로 이 작품을 아주 재미있게 읽었고 참여했다. 여러분들도 이런 새로운 접근, 아이디어에 대해 함께 공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명훈은 “이렇게 극장에서 빨리 보고 싶은 영화는 처음”이라고, 조윤서는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 충격과 재미를 잊지 못한다. ‘올빼미’의 일원으로 함께 했다는 게 굉장한 자부심인데 그만큼 영화가 재밌다고 생각한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영화 ‘올빼미’는 오는 11월 23일 개봉 예정이다. 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2022.10.18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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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올빼미, '파이팅'

배우 조성하, 김성철, 최무성, 유해진, 류준열, 박명훈, 조윤서, 안은진, 안태진 감독(왼쪽부터)이 18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영화 ‘올빼미’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영화 ‘올빼미’는 밤에만 앞이 보이는 맹인 침술사가 세자의 죽음을 목격한 후 진실을 밝히기 위해 벌이는 하룻밤의 사투를 그린 스릴러다.오늘 11월 23일 개봉 예정이다.서병수 기자 qudtn@edaily.co.kr /2022.10.18. 2022.10.18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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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올빼미, ’새로운 스타일의 서스펜스 스릴러‘

배우 유해진, 류준열, 최무성, 조성하, 박명훈, 김성철, 안은진, 조윤서, 안태진 감독(왼쪽부터)이 18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영화 ‘올빼미’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진행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영화 ‘올빼미’는 밤에만 앞이 보이는 맹인 침술사가 세자의 죽음을 목격한 후 진실을 밝히기 위해 벌이는 하룻밤의 사투를 그린 스릴러다.오늘 11월 23일 개봉 예정이다.서병수 기자 qudtn@edaily.co.kr /2022.10.18. 2022.10.18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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