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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중계권 시리즈②] 야구 영상, 유튜브 쇼츠로도 본다...외연 확장 노리는 KBO와 구단들

KBO리그 유무선(뉴미디어) 중계 사업이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OTT(Over The TOP·인터넷동영상서비스) 플랫폼만 보유한 CJ ENM이 중계권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십수 년 동안 포털 사이트를 통해 무료로 중계를 시청했던 야구팬은 혼란에 빠졌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야구단은 콘텐츠 저변 확대를 도모할 계기로 보고 있다. 본지는 3회에 걸쳐 프로야구 유무선 중계권 선정 상황과 전망을 짚어본다. KBO는 이번 유무선 중계권 사업자 선정 입찰에 가격평가와 기술평가의 배점을 각각 5대5로 뒀다. 통신·포털 컨소시엄(네이버·카카오·KT·LG유플러스·SK브로드밴드)이 선정됐던 5년 전(2019년 2월)에는 6대4였다. KBO가 유무선 중계권 사업자를 선정하는 목적은 마케팅 수익 확대와 KBO리그 활성화를 도모하는 것이다. 한 가지 콘텐츠를 다양한 형태로 소비할 수 있는 뉴미디어 시대가 정착한 현재, 선정된 업체는 야구팬이 온라인 경기 중계뿐 아니라 많은 영상 소스를 다양한 경로로 즐길 수 있도록 산업 발전을 이끌게 된다. KBO는 안정적인 운영 노하우뿐 아니라 새로운 시도를 구현할 수 있는 기술력과 의지를 갖춘 업체를 선정하기 위해 기술평가 배점을 높였다.2024~2026 유무선 중계권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CJ ENM(OTT 티빙)은 지난 5일 열린 기술평가 프레젠테이션에서 가장 많은 호응을 얻었다. 400억원 이상 써낸 것으로 알려진 입찰액도 경쟁 업체에 비해 우위를 점했지만, 야구 저변 확대를 이끌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한 게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데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가장 눈길을 끄는 '공약'은 영상 소스 활용 방침이다. CJ ENM 대외협력 관계자는 "이전까지 특정 공간(포털) 안에서만 소비할 수 있었던 중계 영상 부가 콘텐츠가 다양한 소셜미디어(SNS)와 디지털 플랫폼으로 확산할 수 있도록 유도, KBO리그 시청 저변을 확대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전 사업자이자 영상 재판매 권리를 갖고 있던 통신·포털 컨소시엄은 쇼츠(짧은 영상) 사용조차 철저하게 제한했다. 저작권 보호 명분으로 중계 영상에 대한 2차 가공과 유통을 금지하고, 상업적으로 활용하는 이들에 대해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그런 이유로 영상 콘텐츠가 가장 많은 유튜브와 개인 소셜미디어(SNS)에서 야구 영상이 사라졌다. 심지어 콘텐츠 생산 주체인 야구단도 자체 제작에 애를 먹었다. 이전 계약(2019~2023) 초기, 중계 영상 활용은 야구장 전광판에 노출할 때만 가능했다. 구단 영상 채널엔 쓸 수 없었다. KBO리그 대표 스타였던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2022시즌 개막 미디어데이에 '움짤(웹에서 움직이는 이미지)'조차 개인 SNS에 활용이 어려운 상황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라며 아쉬움을 전한 바 있다. KBO도 지난 5년 동안 영상 소스가 가진 힘을 온전히 활용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국내외 유력 OTT들이 직접 제작한 콘텐츠가 더 많이 노출될 수 있도록 유명 크리에이터들에게 리뷰를 맡기는 점도 주목했다. 원천 소스에 자신이 있다면 저작권 침해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는 걸 확인한 것이다. KBO는 이번 기술평가 사업 전략·콘텐츠 활성화 항목에 이 점을 중시했다. KBO 관계자도 "다른 입찰 업체도 이전보다 많은 전략을 준비했다. 하지만 CJ ENM이 가장 돋보이는 방향성을 제시한 것 같다. 이 점이 야구단 (마케팅) 실무자들에게도 긍정적으로 보인 것 같다"라고 했다. 야구단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A구단 관계자는 "이전에는 짧은 영상을 사용하는 것조차 절차가 복잡했다. 요즘 쇼츠가 더 많이 소비되는 추세인데, 더 다양한 자체 콘텐츠 제작이 가능할 것 같다"라고 했다. B구단 관계자도 "야구에 관심이 많은 인플루언서가 한 번 영상을 올릴 때마다 화제가 많이 될 것 같다. 그러면 야구팬이 더 생길질 수 있다"라고 했다. 야구팬은 중계 유료화에 대한 우려가 크다. 반면 KBO와 구단은 영상 소스 활성화로 이뤄낼 야구의 외연 확장이 장기적으로 더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기대한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1.11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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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선실세' 의한 단장 교체 의혹에 SSG, "사실무근" 반박

프로야구 SSG 랜더스가 최근 단장 교체 관련 논란에 대해 공식 입장을 전했다. SSG는 14일 민경삼 대표이사 명의로 입장문을 내 "일부에서 제기하는 '비선실세'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법인으로서 그리고 위계와 자율이 공존하는 야구단의 특성상 비정상적인 운영으로는 좋은 성적은 물론 운영 자체가 불가했을 것이다. 일부에서 거론하는 분 또한 자문 역할을 해주시는 분들 중 한 분일 뿐, 구단 인사나 운영에 관여할 수 있는 어떤 위치에도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SSG는 지난 12일 류선규 전 단장의 자진사임을 알렸고, 이어 14일 오전 김성용 퓨처스(2군) R&D센터장을 신임 단장으로 발표했다. SK 시절부터 오랜 기간 구단에 있었던 류 전 단장이 호성적에도 구단을 떠나면서 외부적 요인에 의한 교체가 아니냐는 의혹이 흘러나왔다. 다음은 민 대표의 입장문 전문이다. SSG 야구단의 신임 단장 선임과 관련해 구단을 대표해 입장을 말씀드립니다. 지난 12월12일 류선규 단장이 사의를 표했고, 조직의 안정을 위해 빠르게 후임 단장을 선임했습니다. 구단은 대표이사와 이사회의 결정에 따라 신임 단장으로 김성용 SSG 랜더스 퓨처스 R&D센터장을 임명했습니다. 류선규 단장은 올 시즌 ‘와이어 투 와이어’ 통합 우승을 일궈내는데 역할을 했기에, “2년간 팀 재건의 목표를 이뤄 소임을 다했다”는 완강한 뜻에 아쉬움이 컸습니다. 보도자료에서 밝힌 바, 구단은 정상적인 의사결정 과정과 의견 수렴을 거쳐 미래를 위한 적임자를 선임했습니다. 그렇기에 일부에서 제기하는 ‘비선실세’ 의혹은 사실이 아닙니다. SSG는 모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선수단과 프런트가 일치단결해 통합 우승을 이뤘습니다. 법인으로서 그리고 위계와 자율이 공존하는 야구단의 특성상 비정상적인 운영으로는 좋은 성적은 물론 운영 자체가 불가했을 것입니다. 구단은 짧은 시간에 인수 및 창단을 했습니다. 이에 야구 원로, 관련 종사자, 미디어 관계자, 경영인, 공공기관 등 야구계 내외의 많은 분들에게 자문을 받고 운영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야구단도 법인으로서 인사 및 운영의 주체는 분명히 명시되고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이사회를 통해 의사결정을 합니다. 일부에서 거론하는 분 또한 자문 역할을 해 주시는 분들 중 한 분일 뿐, 구단의 인사나 운영에 관여할 수 있는 어떤 위치에도 있지 않습니다. 더 나은 내년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에 결과적으로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야구단을 재정비하여 내년에도 우승을 향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팬들에게 사랑받는 SSG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2.12.14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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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보우 리포트] 야구장, 크다고 좋은 게 아니에요

사람들이 살면서 여러 이유로 이사하듯, 야구단도 홈구장을 옮기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사람은 더 넓은 집으로 이사를 꿈꾼다. 반면 야구의 본고장 미국 메이저리그(MLB) 구단들은 최근 잇따라 더 '좁은' 집으로 보금자리를 옮겼다. 21세기에 홈구장을 이전한 MLB 13개 팀은 모두 새 구장의 좌석 수를 감축했다. 얼핏 생각하기에 좌석이 많으면 관중 수입이 오르고, 구장 내 먹거리와 상품의 소비도 증가할 것 같다. 이로 인해 구단 수익도 늘어나지 않을까. 좁은 집으로 이사한 건 나름의 이유가 있다. 우선 많은 관중 수가 반드시 구단의 수익 상승으로 직결되지 않는다. 관중이 늘어나면 구장 안전요원 수, 쓰레기와 주변 교통 혼잡도도 정비례해 증가한다. 경기중 관중 안전사고의 발생 확률도 높아진다. 추가 수입만큼 한계비용도 무시하지 못할 수준으로 늘어난다. 많은 사람으로 들어찬 경기장은 구장 내 부대 수익 시설에도 악영향을 준다. 야구는 한 경기를 치르는 데 3시간 이상 소요된다(2021년 MLB 정규이닝 평균 경기 시간은 3시간 10분이었다). 관중이 내내 자리를 지키지 않고 나가서 돈을 쓴다. 하지만 구장 내에 유치할 수 있는 부대 수익 시설은 한정적이다. 지나치게 많은 관중은 시설 이용을 방해한다. 그들에게는 야구 관람이 주목적이기에 자리를 이탈하는 건 잠시일 뿐이다. 부대시설 이용에 지나치게 긴 시간을 허비하느니 차라리 자리를 지키게 된다. 구단 입장에서는 적절한 관중 수를 유지하면서, 그들이 부대 수익 시설에 돈을 더 많이 쓰도록 유도하는 게 수익에 도움이 된다. 팬들의 고령화도 변수다. 미국 스포츠 비즈니스 저널이 지난 2020년 조사한 바에 따르면, MLB 시청자의 평균 연령은 57세로 4대 프로스포츠(야구, 농구, 미식축구, 아이스하키) 중 가장 높았다. 경기당 평균 관중 수도 2007시즌 3만2696명으로 최고점을 기록한 이후 지속해서 하락했다. 코로나 사태 직전인 2019년에는 2만8209명으로 2007년 대비 약 14% 감소했다. 팬들의 연령대가 올라간다는 건 한편으로 개인의 구매력이 높아짐을 의미한다. 구단은 입장 수익 감소분을 관중 1인당 소비 증가를 통해 벌충할 수 있다. 과거 MLB 구단이 많은 관중을 바탕으로 박리다매(薄利多賣)식 영업을 추구했다면, 이제는 적게 파는 대신 이윤을 크게 남기는 후리소매(厚利小賣) 전략으로 선회했다. 실제 MLB의 수입은 2019시즌까지 17년 연속 상승했다. 2019년 MLB 전체 매출은 107억 달러(14조원)를 기록했다. KBO리그는 어땠을까. 최근 KBO리그 4개 팀은 새로운 구장으로 이사했다. 모두 2만2000석 내외의 좌석을 갖춰 팬들을 맞이할 준비를 했다. 과거 구장 대비 좌석 공급량을 두 배 이상 늘리며 MLB와 정반대의 선택을 했다. 하지만 새 구장 이전으로 인한 관중 증가가 늘어난 좌석 수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새 구장의 경기당 평균 좌석 점유율은 50%에도 미치지 못한다. 특히 내야 2층과 외야 관중석은 일부 주말 경기를 제외한다면 거의 텅 비어있다. 결국 이 팀들은 비인기 좌석을 부랴부랴 고급화했다.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와 창원 NC파크는 기존 좌석을 테이블석으로 교체했다. 서울 고척스카이돔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역시 기존 좌석을 푹신한 소파로 교체하며 총 좌석수가 1000석 가까이 감소했다. 수요 예측 실패가 낭비를 불러온 것이다. KBO리그에는 좋은 사례가 없을까? 현재 가장 오래된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1964년 완공·이하 대전구장)를 꼽을 수 있다. 2012년 이후 지속적인 리모델링을 진행한 대전 구장은 국내 최초로 내야 3층 관중석과 포수 후면석을 설치했다. 이외에도 불펜석, 가족석, 라운지석, 잔디석 등 특색있는 관람환경을 제공하는 시설을 갖추며 팬들의 다양한 눈높이를 충족하고 있다. 그 결과 대전구장은 관중 1인당 입장 수익인 '객단가'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 리모델링 직전인 2011년 대전구장의 객단가는 6553원으로 당시 8개 구단 중 최하위였다. 그러나 2017년 객단가는 1만2549원으로 10개 구단 1위를 기록했다. 2018년과 2019년 서울 야구단에 이어 객단가 4위를 기록했다. 대전구장은 관중에서도 2013년 이후로는 단 한 번도 최하위를 기록하지 않아 가장 작은 야구장이라는 핸디캡도 극복했다. 이 기간 한화의 성적이 나빴던 것까지 고려하면 상당한 성과다. 좌석 수 확대 노선 대신 특색 있는 좌석을 만들면서 관중과 수익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은 것이다. 현재 KBO는 4개 구장이 이전을 계획하고 있다. 이중 서울 잠실 구장은 3만3000석, 대전 새 구장은 2만2000석 규모로 지어질 예정이다. 좌석 수를 크게 늘리는 과거 사례를 따르려는 것이다. 한국 프로야구는 무리한 좌석 수 증가가 불러오는 역효과를 이미 경험했다. 여기에 대전구장은 나름의 대안을 제시했다. 몇 년 후 팬들과 만날 새 구장은 편안한 관람 환경과 팬들의 취향을 두루 수용하길 바란다. 그러려면 적절한 규모와 좌석의 다양성이 필요하다. 민경훈(칼럼니스트) 고려대학교 통계학과 재학 중. '야구공작소' 칼럼니스트 2022.07.21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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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아닌 '2군 타격왕' 밀어주기 논란, 숨은 진실은?

KBO 클린베이스볼센터는 지난 13일 "퓨처스(2군)리그에서 '타격왕 밀어주기'를 위해 고의로 느슨한 수비를 펼친 팀이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 국군체육부대(상무) 야구단 소속 내야수 서호철(25)이 지난 8~9일 문경 2군 경기에서 상대 팀인 KIA의 도움을 받아 남부리그 타격왕에 올랐다는 것이다. 서호철은 이 2경기에서 연속 멀티 히트로 타율 0.388을 기록하면서 롯데 김주현(0.386)을 근소한 차로 제치고 타격 1위를 확정했다. 제보자가 문제를 제기한 부분은 "서호철이 친 안타 4개 중 2개가 번트안타였다"는 점이다. 서호철은 8일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기습 번트를 대 투수 앞 내야안타로 연결했고, 9일에도 1회 첫 타석에서 3루수 쪽 번트안타로 출루했다. 제보자는 "서호철은 올 시즌 번트안타가 하나도 없었고, 오른손 타자라 번트를 내야안타로 만들기도 어려운 선수다. 상무 측에서 서호철을 타격왕으로 올리기 위해 KIA에 부탁했다는 정황이 있다. 실제로 KIA 내야진이 서호철의 번트 타구를 적극적으로 수비하지 않고 뒤로 물러나 고의로 안타를 만들어줬다"고 주장했다. 클린베이스볼센터는 즉각 조사위원회를 꾸려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정금조 클린베이스볼센터장은 "관련 팀들로부터 경위서를 받았고, 해당 경기 때 현장에 있던 KBO 경기운영위원과 기록위원, 심판, KIA와 상무 2군 감독, 선수, 현장 관계자들의 얘기를 듣고 있다. 최대한 자세히 상황을 파악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KIA와 상무는 논란이 불거지자마자 "특정 선수를 타격왕으로 밀어줘야 할 이유가 없다"며 강력하게 부인했다. KIA는 "번트안타가 없던 선수라서 번트 수비를 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고, 상무는 "서호철은 번트안타 외에도 2루타 포함 2안타를 더 쳐서 타격왕이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보자가 '밀어주기'의 이유로 내세웠던 '상무의 갑질'에 대해서도 "터무니없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상무는 2019년 경찰야구단 해체 후 현역 선수가 야구를 하면서 군복무할 수 있는 유일한 팀으로 남았다. 구단들 입장에선 입대 선수를 한 명이라도 더 상무에 보내고 싶은 게 당연하다. 하지만 상무 감독에게는 선수 선발 권한이 없다. 2018년부터 야구단도 다른 종목처럼 국방부 인력이 포함된 선수 선발위원회가 1차 서류전형과 2차 체력·신체·인성 검사를 거쳐 최종 명단을 추린다. 한 구단 관계자는 "이름값 높은 선수가 지원해 감독이 데려오고 싶다고 해도, 체력 테스트에서 탈락하면 못 간다. 예전엔 각 구단 사정을 살피느라 팀별 선수 안배를 했는데, 요즘은 그런 문화도 사라졌다"고 했다. KIA 입장에선 굳이 무리해가며 상무에 '잘 보일'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심지어 서호철은 KIA가 아닌 NC 소속이다. 그 경기를 끝으로 전역해 NC에 복귀했다. 오히려 남부리그 타격왕 경쟁을 하던 김주현이 해당 2연전에 앞서 KIA 2군 포수에게 "볼넷도 좋고 사구도 좋으니 서호철에게 안타는 맞지 말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전송한 게 조사 과정에서 확인됐다. 롯데 관계자는 19일 "선수가 '그런 내용을 보낸 게 맞다'고 인정했다. 다만 '강요'나 '청탁'의 느낌은 아니었다고 한다"며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은 내용인 것은 인정한다. 구단 내부적으로도 엄중하게 보고 있다"고 했다. 명예에 큰 타격을 입을 뻔했던 KIA와 머쓱해진 롯데. 갑작스러운 2군 '타격왕 밀어주기' 논란의 쟁점이 다른 쪽으로 이동하는 모양새다. KBO 관계자는 "아직은 크게 의심스러운 정황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배영은 기자 2021.10.19 14:35
스포츠일반

부산 KT 프로농구단은 없습니다, 앞으로는 수원 KT입니다

프로농구 부산 KT 소닉붐이 연고지 이전을 눈앞에 뒀다. 새 연고지 후보는 경기 수원시다. 추진 과정에서 KT와 부산시 모두 ‘에어볼’(림에도 닿지 않은 슛)만 날렸다. 요컨대 양측 다 헛손질만 했고, 그 과정에서 부산 농구 팬들만 팀 잃은 속칭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 최현준 KT 단장은 8일 “지난주 기업 내부회의에서 연고지를 수원으로 옮기기로 결정했다. 7일 부산시에 이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KT는 프로농구연맹(KBL)에 승인을 요청했고, 9일 열리는 KBL 이사회가 승인하면 최종 확정된다. KT는 KTF 시절인 2003년부터 17년간 연고지였던 부산과 결별하고 수원에 새 둥지를 튼다. 사실 KT는 홈 경기만 부산사직체육관에서 했을 뿐, 훈련장과 사무국 등은 수원 올레 빅토리움에 있다. 2010년에 수원 훈련장이 건립되면서 KT는 홈 경기를 위해 사흘 남짓 부산에 다녀오기를 반복했다. 그러다 2017년 ‘연고지 정착제’가 도입 예고됐다. 따라서 내후년(2023년 6월)부터는 훈련과 구단 사무를 연고지에서 진행해야 한다. KT는 서수원칠보체육관을 새 홈구장으로 쓰기로 했다. KT 관계자는 “선수들이 긴 이동 거리에 따른 피로를 호소해왔다. 게다가 수원에 KT 위즈 프로야구단도 있어 공동 마케팅할 수 있다”고 이전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KT와 부산시의 오랜 갈등이 결국 곪아 터진 거로 보고 있다. 최 단장은 “(부산시와 갈등이) 체육관 하나 때문 만은 아니다. 10여년 간 부산시에 지원을 요청했지만, 서병수 전 시장 시절 난방비 3000만원을 받은 것 외에는 지원이 없었다. 경기장 대관료도 서울 연고 팀(SK, 삼성)을 제외하고는 최상위권”이라고 토로했다 KT가 부산시에 낸 대관료는 시즌당 2억5000만원으로 경기 당 1000만원 정도다. ‘연고지 이전’처럼 큰 사안을 두고도 KT와 부산시는 제대로 된 협의조차 하지 못했다. 공식 만남이 4일에야 열렸다. 하지만 이마저도 형식적인 만남에 그쳤다. KT는 훈련장으로 사직체육관 내 보조경기장 사용을 요청했다. 이에 부산시는 “시민들이 사용해야 한다”며 난색을 보였다. 부산시 체육진흥과 관계자는 “대안으로 (시가) 강서구 등지에 부지를 제공하고 건립비용을 분담할 것을 제안했지만, 7일 KT로부터 수용 불가 입장을 통보 받았다”고 전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부산시는 KT 측에 급히 연락을 취했지만, 최 단장은 “다시 논의할 상황이 아닌 듯하다. (모기업) 윗선에서 결정하겠지만, 이미 많이 온 만큼 (번복하기) 어려울 거라 판단한다”고 말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이 8일 구현모 KT 대표에게 직접 연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시 체육진흥과 관계자는 “박 시장 연락 후 KT가 이사회 상정을 유보하기로 했다고 전해 들었다”고 말했지만, 최 단장은 “아직 내려온 게 없다”고 했다. KT의 수원행이 확정되면, 인구 336만의 부산이 그 절반 인구(118만)의 수원에 물을 먹는 셈이다. KT 구단도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다. 2018~19시즌부터 2시즌간 평균 관중이 10개 팀 중 5위였다. ‘대한민국 제2의 도시’를 연고지로 둔 구단으로는 초라한 순위다. 이에 대해 KT 측은 “정기적으로 팬 사인회를 열었다”는 변명만 했다. KT는 원정팀처럼 경기만 하고 올라가는 수준이다 보니 현지에서는 ‘부산팀은 롯데 자이언츠뿐’이라는 분위기다. 최 단장은 “부산하면 야구 도시를 떠올리는 건 사실이고, 농구단이 홍보를 잘 못 한 부분도 있을 거다. 성적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KT는 창단 후 챔피언결정전에서 한 차례로 우승하지 못했다. 지난 시즌에는 허훈·양홍석을 데리고도 6강 플레이오프에서 3연패로 탈락했다. 부산이 연고 농구팀을 다른 도시에 뺏기는 게 처음이 아니다. 2001년에도 부산 기아 엔터프라이즈가 연고지를 울산으로 옮겼다. 부산 농구 팬들은 20년 만에 아픈 역사를 반복하게 됐다. 조현일 해설위원은 “농구 인기도 예전만 못하고, 애정이 생길 만 하면 연고 팀이 떠난다. 그런 점에서 창원 LG가 모범 사례다. 훈련장도 이천에서 창원으로 옮겼고 선수들도 지역에서 출퇴근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최근 한국가스공사가 인수한 인천 전자랜드 구단은 9일 연고지 대구 이전을 발표할 예정이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1.06.08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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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 SSG행' 단독 보도 본지 김식 기자, 1분기 체육기자상 수상

일간스포츠 김식 기자가 한국체육기자연맹 선정, '2021년 1분기 체육기자상' 보도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1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시상식이 진행됐다. 김식 기자는 지난 2월 23일 메이저리그(MLB)에서 16시즌 동안 뛴 추신수의 국내 무대 입성 소식을 단독 보도했다. 추신수의 SSG 입단 소식은 국내 야구팬에 큰 설렘을 안겼다. 새 출발에 나선 SSG 야구단도 큰 관심을 받았다. 이날 시상식은 2020 한국체육기자연맹 시상식과 함께 진행됐다. 이길용 체육기자상은 강호철 조선일보 부장, 대한장애인체육회(KPC) 올해의 기자상은 CBS 재직 시절 장애인 체육 보도에 기여한 문화일보 오해원 기자가 수상했다. 안희수 기자 2021.05.10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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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을 향한 비난 쇄도…야구단도, 스폰서도 사면초가

팬 사찰 의혹을 받는 키움 히어로즈가 한국야구위원회(KBO) 상벌위원회에 회부됐다. KBO는 22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상벌위원회를 열어 키움의 팬 사찰 의혹에 대한 징계를 논의한다. 키움 구단이 상벌위원회 안건으로 올라간 건 지난 3월 이장석 전 대표이사의 '옥중 경영' 의혹 이후 9개월 만이다. 당시엔 제재금 2000만원의 징계를 받았다. 이번 상벌위원회 쟁점은 민감하다. 전례를 찾기 힘든 '사찰'이라는 단어가 언급된다. 키움 출신 베테랑 이택근(40)은 "구단이 팬을 사찰했다"고 주장하며 KBO에 '키움 구단을 징계해달라'는 품위손상 징계요청서를 제출(본지 12월 10일 단독 보도)한 상태다. 이택근은 시즌 뒤 구단으로부터 방출돼 사실상 은퇴 수순을 밟고 있다. 논란의 발단은 지난해 6월 불거진 허민 히어로즈 이사회 의장의 2군 캐치볼 영상이었다. 당시 키움 선수를 상대로 공을 던지는 허민 의장 영상이 방송에 공개돼 파장이 컸다. "갑질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여론이 나빴다. 그러자 키움 구단이 CCTV를 동원해 영상을 촬영한 특정 팬을 사찰했다는 게 이택근의 얘기다. 구단은 "사찰이 아니다"라고 맞섰지만, 관련 녹취록이 공개돼 이택근 주장에 힘이 실렸다. 키움은 야구계 안팎에서 전방위적인 압박을 받고 있다. 지난 11일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는 입장문을 통해 '프로야구 선수들에게 일명 '야구놀이'를 강요하고 있는 키움에 유감을 표하며 갑질 및 비상식적인 지시를 당장 멈출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키움 구단에 강력한 징계를 내려줄 것을 KBO에 요청한다'고 밝혔다. 사흘 뒤인 14일에는 야구 원로들의 모임인 한국프로야구 은퇴선수협회(한은회)가 나섰다. 한은회는 '불법으로 팬을 사찰하는 등의 사태가 발생했다는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한국 프로야구 존재 이유인 팬을 감시하고 불법으로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행위는 있어서는 안 된다. 조사를 통해 마땅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키움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엄정한 조처를 해줄 것을 KBO에 요청한다'고 밝혔다. 선수협과 한은회가 "징계를 요청한다"는 한목소리를 내면서 키움을 향한 여론이 부정적으로 기울었다. 키움 구단의 스폰서인 키움증권으로선 현재 상황이 매우 난감하다. 모기업이 없는 히어로즈는 2019년부터 5년 동안 키움증권에 네이밍 라이츠(Naming rights, 팀명에 기업명을 붙이는 권리)를 팔았다. 이 대가로 키움증권은 야구단에 연 100억원씩 총 500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자금을 투입한다. 올해로 두 번째 시즌을 보냈다. 향후 3년간 300억원을 더 투자해야 한다. 이현 키움증권 대표이사는 2019년 1월 열린 구단 출범식에서 "키움과 히어로즈는 유사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키움은 IT와 금융이 융합된 새로운 디지털 금융회사로 전무후무한 14년째 1위를 기록 중이다. 계열사가 각 부분에서 확고한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 히어로즈는 거대한 그룹사와 별도로 독립된 구단으로 네이밍 스폰서라는 독특하고 창의적인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러나 연이은 구설로 인해 네이밍 라이츠 홍보 효과에 대한 물음표가 찍혔다. 키움증권의 모회사 격인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의 책임론까지 불거질 경우 사면초가에 빠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야구계 안팎에서는 "이 정도 문제라면 계약을 파기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KBO는 지난 3월 '옥중 경영' 의혹과 관련한 상벌위원회 결과를 발표하며 한 가지를 강조했다. '향후 리그의 가치를 훼손하는 중대한 사안이 발생할 경우 사안에 따라 이사회와 총회에 안건으로 상정해 지명권 박탈, 제명 등 KBO 규약이 정한 범위 내에서 강력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엄벌을 예고했다. 상벌위원회 결과에 따라 키움증권의 대응도 공식화될 수 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0.12.21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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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빈도 잡았다…두산, 반전의 스토브리그

두산이 두 번째 내부 자유계약선수(FA) 계약에 성공했다. 2021 스토브리그에서 두산이 파격적인 행보로 판세를 주도하고 있다. 두산은 16일 "내부 FA 외야수(중견수) 정수빈과 6년 총액 56억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계약금은 16억원, 연봉 합계 36억원, 인센티브 4억원이다. 영입전에 뛰어든 한화는 정수빈에게 4년 총액 40억원을 보장한 바 있다. 그러나 두산은 장기 계약 카드로 응수하며 선수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정수빈은 계약 후 "'원클럽맨', '베어스맨’이 된 것 같아 영광스럽다. 좋은 조건을 제시해 준 구단에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두산은 지난 10일 내부 FA 3루수 허경민(30)을 잡았다. 선수 옵션(3년·총액 20억원)을 포함해 최대 7년, 총액 85억원을 투자했다. 'FA 최대어'로 평가된 허경민의 몸값이 치솟았지만, 역대 FA 최장 기간 계약을 안겼다. 허경민은 "장기 계약으로 보여준 두산의 믿음에 감사하다"고 했다. 두산은 이후 FA 최주환(32·SK)과 오재일(34·삼성)을 빼앗겼다. 한화의 물량 공세에 정수빈 계약도 난항이 예상됐다. 그러나 두산은 15일 정수빈과의 세 번째 만남에서 허경민에게 썼던 장기 계약 카드를 다시 꺼냈다. 허경민과 정수빈은 1990년생이다. 두산 내부 FA 중 가장 젊다. 그러나 주전으로 뛴 경험은 오재일, 최주환보다 많다. 포스트시즌 경험도 마찬가지다. 허경민과 정수빈은 각자 포지션에서 가장 뛰어난 수비 능력을 갖췄다. 타격 능력은 매년 향상되고 있다. 이제 막 전성기에 접어들었다. '허슬 두산'이라는 팀 정체성을 상징하는 역량도 갖췄다. 두산은 현재의 주축이자 미래의 리더가 될 수 있는 두 선수를 잡았다. 박건우, 허경민, 정수빈 '1990년생 트리오'의 해체를 바라지 않는 두산 팬의 마음도 함께 잡았다. 두산의 스토브리그는 그야말로 대반전이다. 두산 그룹은 현재 핵심 계열사 매각을 추진 중이다. 야구단도 올해 내내 매각설에 시달렸다. 모기업 재정 악화로 인해 스토브리그 '머니 게임'에서 밀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지난 11월에는 '세일즈 앤드 리스 백(자산을 다른 기업이나 금융 기관에 판 뒤 이것을 다시 빌려 쓰는 방법)' 방식으로 2군 훈련장 베어스파크를 한국자산관리공사에 매각했다. 두산이 일단 290억원을 확보했으나, 이 돈이 FA 계약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두산은 과감한 행보를 보였다. 김현수(LG), 민병헌(롯데), 양의지(NC) 등 내부 FA와의 계약에 번번이 실패했던 것과 달랐다. '빅4' 중 2명을 잡았고, 김재호와 유희관과의 재계약도 낙관적이다. 두산의 스토브리그는 이미 성공적이다. 두산이 핵심 전략으로 내세운 장기 계약은 위험 부담이 크다는 우려도 있다. 선수 나이가 30대 중반으로 접어들면 통상적으로 기량이 저하된다. 장기 계약의 리스크를 구단이 다 떠안았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또한 앞으로 FA 자격을 취득하는 두산 선수들은 허경민과 정수빈의 계약을 바로미터로 삼을 것이다. 두 선수에게 예상보다 많은 액수를 안긴 탓에 다른 선수들과의 협상이 어려울 수도 있다. 두산이 2021 스토브리그에서 많은 이야깃거리를 남기고 있다. 안희수 기자 2020.12.16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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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영은의 야野·생生·화話] 키움증권은 ‘노이즈 마케팅’에 200억원 썼다

서울 히어로즈 야구단은 지난 일주일간 야구계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 팀은 메인 스폰서 키움증권의 간판을 걸고 ‘키움’이라는 이름으로 프로야구 KBO리그에 참가하고 있다. 키움증권과 히어로즈 구단은 태생부터 닮았다. 증권사는 대개 대기업이나 대형 금융회사의 계열사로 출발한다. 독립기업인 키움증권은 처음부터 기댈 언덕이 없었다. 점포 없는 증권사로 시작했고, 20년간 온라인 특화 서비스로 성장했다. KBO 리그 야구단도 대부분 그렇다. 삼성, SK, LG 등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이 야구단을 운영한다. 시가총액 2조원 규모의 키움증권은 엄두를 내기 힘든 사업이다. 키움증권은 대신 2019시즌을 앞두고 독립 야구기업 히어로즈와 손잡았다. 2023시즌까지 연 100억원씩 5년간 지원하는 조건으로 야구단 네이밍권을 샀다. 키움증권은 이 계약을 통해 브랜드 홍보와 이미지 제고 효과를 누리려 했을 것이다. 실제로 키움증권은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 프로야구를 등에 업고 이전보다 지명도가 높아졌다. 내로라하는 대기업 팀보다 더 좋은 성적도 냈다. 다만 지난 2년간 야구단에 투자한 200억원이 ‘키움’ 브랜드의 신뢰도도 높였는지는 미지수다. 수감 중인 전 대표이사의 ‘옥중경영’ 의혹, 과도한 보수를 받다 물러난 임원진, 석연치 않은 이유로 중도 퇴진한 감독…. 야구단은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허민(44) 이사회 의장의 ‘구단 사유화’ 논란까지 일었다. 발단은 지난해 6월의 ‘야구놀이’다. 키움 2군 훈련장을 방문한 허민 의장은 훈련시간이 끝난 뒤 일부 선수를 타석에 세워놓고 공을 던졌다. 이 장면을 담은 영상이 한 방송사를 통해 공개됐다. 키움 구단은 일단 대외적으로 사과했다. 키움에서 뛰다가 은퇴한 이택근(40)은 최근 KBO에 ‘키움 구단과 관계자에 관한 품위손상 징계 요구서’를 제출했다. 그는 “구단이 불법적으로 설치한 자체 CCTV를 사찰해 그 영상 촬영자가 내 팬이라는 점을 찾아냈다. 이후 내게 그 팬의 개인 정보를 요구하고 영상 제보 여부를 캐물었다”고 썼다. 키움은 이택근의 주장을 부인했다. 하지만 구단 해명과 상반된 내용의 녹취록이 공개됐다. 구단 임원진이 이 팬의 사진을 공유하고 대응 방법을 논의한 모바일 메신저 채팅 내용도 속속 드러났다. 거짓 해명으로 망신살까지 뻗쳤다. 마침내 현역 및 은퇴 선수들이 한목소리로 야구단 행태를 규탄했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와 한국프로야구은퇴선수협회는 11, 14일 각각 성명을 발표했다. 두 단체는 “히어로즈가 계속되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프로야구 선수들에게 이른바 ‘야구놀이’를 강요하고 있는 데 대해 유감을 표한다. 키움 구단은 선수에 대한 갑질 및 비상식적인 지시를 당장 멈출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KBO에 철저한 조사와 엄정한 조처도 요청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단은 사과도, 해명도 없이 철저히 침묵한다. 거짓말이 들통나면 대응하지 않는 게 키움 구단의 변함없는 방식이다. 구단이 운영을 잘못해도 이에 대한 책임을 묻는 모기업이 없어서 그렇다. 팀 내에 만연한 ‘도덕 불감증’은 개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야구단에 이름까지 내준 ‘메인’ 스폰서 키움증권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쏟아지는 비난을 ‘노이즈 마케팅’이라 생각하고 남은 300억원을 순순히 건네야 할까. 히어로즈 야구단은 키움증권이 회사의 이름과 명예를 걸고 ‘투자’하는 ‘주요 종목’이다. 그런 종목 리스크 관리도 이뤄지지 않는 키움증권이라면 고객은 누굴 믿어야 할까. 배영은 야구팀장 bae.youngeun@joongang.co.kr 2020.12.16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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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은 '노이즈 마케팅'에 200억원을 썼다

서울 히어로즈 야구단은 지난 일주일간 야구계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 팀은 메인 스폰서 키움증권의 간판을 걸고 '키움'이라는 이름으로 KBO리그에 참가하고 있다. 키움증권과 히어로즈 구단은 태생부터 닮았다. 대부분 증권사가 대기업이나 대형 금융회사의 계열사로 출발한다. 독립 기업인 키움증권은 처음부터 기댈 언덕이 없었다. 점포 없는 증권사로 시작했고, 20년간 온라인 특화 서비스를 통해 성장해왔다. KBO리그 야구단도 대부분 그렇다. 삼성, SK, LG, 기아자동차 등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들이 야구단을 운영한다. 시총 2조원 규모의 키움증권은 엄두도 낼 수 없는 사업이다. 대신 지난해부터 독립 야구 기업 히어로즈와 손을 잡았다. 2023시즌까지 연 100억원을 5년간 지원하는 조건으로 야구단 네이밍 권리를 샀다. 키움증권은 아마도 이 계약을 통해 브랜드 홍보와 이미지 제고 효과를 누리려 했을 것이다. 실제로 키움증권의 이름은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인 '프로야구'를 등에 업고 이전보다 훨씬 유명해졌다. 내로라하는 대기업 팀보다 더 좋은 성적도 냈다. 그러나 지난 2년간 야구단에 투자한 200억원이 '키움' 브랜드의 신뢰도를 높였는지는 확신하기 어렵다. 구속 수감 중인 전 대표이사의 '옥중경영' 의혹, 과도한 보수를 받다 조용히 사라진 임원진, 석연치 않은 이유로 중도 퇴진한 감독…. 구단은 끊임없이 잡음을 일으켰다. 여기에 이젠 허민(44) 이사회 의장의 '구단 사유화' 논란까지 불거졌다. 발단은 지난해 6월 벌어진 '야구놀이' 사건이다. 키움 2군 훈련장을 방문한 허 의장은 훈련을 끝낸 일부 선수를 타석에 세우고 공을 던졌다. 이 장면을 담은 영상이 한 방송사를 통해 공개되자, 키움 구단은 일단 대외적으로 사과했다. 그러나 키움에서 오래 뛰다 은퇴한 이택근(40)은 최근 KBO에 '키움 구단과 관계자에 관한 품위손상 징계 요구서'를 제출했다. 그는 이 문서를 통해 "구단이 불법적으로 설치한 자체 CCTV를 사찰해 영상 촬영자가 내 팬이라는 점을 찾아냈다. 이후 내게 그 팬의 개인 정보를 요구하고 영상 제보 여부를 캐물었다"고 고발했다. 키움은 9일 즉각 장문의 보도자료를 내 이 내용을 공식 부인했다. 그런데 몇 시간 뒤 구단 주장과는 상반된 내용의 녹취록이 공개돼 파장이 커졌다. 이튿날에는 구단 임원진이 이 팬의 사진을 공유하면서 대응 방법을 논의한 모바일 메신저 채팅방 내용도 세간에 알려졌다. 거짓 해명으로 망신까지 산, 최악의 대처였다. 현역 선수들과 은퇴 선수들이 입을 모아 야구단을 규탄하고 나섰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와 한국프로야구은퇴선수협회(한은회)는 11일과 14일 각각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두 단체는 "키움 구단이 계속되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프로야구 선수에게 이른바 '야구놀이'를 강요하고 있는 데 대해 유감을 표한다. 선수에 대한 갑질 및 비상식적인 지시를 당장 멈출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또 KBO에 철저한 조사와 엄정한 조처를 요청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물론 키움 구단은 이 모든 일과 관련해 철저히 침묵하고 있다. 사과도, 해명도 없다. 거짓말을 들키면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게 키움 구단의 전통이자 특징이다. 구단이 팀을 잘못 운영해도 철퇴를 내릴 모기업이 없어서 그렇다. 팀 내에 만연한 '도덕 불감증'은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히어로즈 구단은 키움증권이 거액을 투자하는 '주요 종목'이다. 그런데도 리스크 관리에 매번 실패하고 있다. 유일한 자랑이던 성적조차 점점 하락세다. 야구단의 메인 스폰서인 키움증권은 이제 어떤 대처를 해야 할까. 바닥에 떨어진 야구단의 신용등급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만 봐야 할까. 앞으로도 계속될 '노이즈 마케팅'을 위해 약속된 300억원을 말없이 건네야 할까. 메인 스폰서로서 잃어버린 권리와 책임은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2020.12.15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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