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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숙인 레전드, 예비 슈퍼스타 대거 등장...뜨거웠던 전반기 KBO리그

순위 경쟁은 역대급 흥미를 자아냈고 예비 슈퍼스타가 대거 등장했다. KBO리그 전반기는 흥행 콘텐츠가 쏟아졌다. 프로야구는 지난 2일 열린 5개 구장에 7만 6723명이 입장하며 역대 최초로 전반기에 700만 관중을 돌파했다. 2년 전 시즌 총 관중이 810만 326명인 것을 돌아보면 현재 야구를 향한 대중의 관심이 얼마나 뜨거운지 알 수 있다. 현재 추세라면 역대 최초 1000만 관중을 넘어선 지난해를 넘어 1200만 관중 동원도 기대할 수 있다. 현장은 야구팬이 시선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개막전부터 2024시즌 최우수선수(MVP) 김도영이 주루 중 허벅지 부상을 당했다는 소식이 충격을 안겼다. 그 여파로 그의 소속팀이자 '디펜딩 챔피언' KIA 타이거즈는 시즌 초반 예상 밖으로 고전했다. 가장 큰 반전은 이전 6년(2019~2024) 동안 7위 안에도 들지 못했던 한화 이글스의 비상이다. 개막 첫 15경기에서 10패(5승)를 당했지만, 4월 둘째 주부터 '막강' 선발진을 앞세워 고공비행을 이어갔다. 5월 11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는 1992년 이후 33년 만에 12연승을 거뒀다. 그 사이 LG 트윈스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선 한화는 이후 꾸준히 상위권을 지켰고 결국 1위로 전반기를 마쳤다. 최근 7년 동안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던 롯데 자이언츠도 10구단 체제가 시작된 2015년 이후 가장 많은 승수, 최고 순위로 전반기를 마쳤다. 한때 8위까지 떨어졌던 KIA는 주축 선수 줄부상으로 전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백업 선수들이 존재감을 보여주며 반등, 결국 4위로 반환점을 돌았다. 한화가 독주 체제를 갖췄다고 보긴 어렵다. 김경문 한화 감독도 "한 시리즈(3연전) 결과로 (흐름이)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라고 했다. 2위부터 8위까지는 1~1.5경기 차이로 붙어 있다. 9위 두산 베어스와 10위 키움 히어로즈도 전반기 막판 경기력이 크게 좋아졌다. 예측 불허 전개는 후반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젊은 선수 돌풍도 두드러졌다. KT 위즈 외야수 안현민(22)은 '거포' 계보를 이어줄 선수로 기대받고 있다. 입단(2022년) 당시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그는 현역 군 복무 기간 마치 터미네이터같이 단단한 몸을 만들어 팀에 복귀했고, 올 시즌 9일까지 출전한 59경기에서 홈런 16개를 치며 남다른 파워를 증명했다. LG 트윈스 좌완 송승기(24)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시즌까지 1군 무대에 7경기 밖에 나서지 못했던 '무명' 선수였지만, 올 시즌 선발 투수 임무를 맡았고, 지난주까지 등판한 16경기에서 8승(5패) 평균자책점 3.25를 기록하며 LG 순위 경쟁에 힘을 보탰다. 송승기와 안현민은 올 시즌 가장 강력한 신인상 수상 후보로 평가받고 있다. 2023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 선수 김서현(21)은 기대주에서 스타로 올라섰다. 개막 2주 차부터 한화 마무리 투수를 맡은 그는 특유의 와일드한 투구 자세에서 뿜는 강속구를 앞세워 빠르게 새 보직에 적응했다. 한화 비상 주역으로 인정받은 김서현은 올스타 팬 투표에서 전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좋은 소식만 들린 건 아니다. 3월 말 창원NC파크에서 추락한 구조물에 야구장을 찾은 팬 한 명이 숨지는 참사가 일어나며 경기장 안전 문제에 경종을 울렸다.두산 사령탑이었던 '국민타자' 이승엽은 지난달 2일 부진한 팀 성적에 자진 사퇴했다. KT 위즈 타격 코치였던 '레전드 유격수' 이종범은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위해 시즌 중 퇴단 소식을 전해 야구팬 공분을 샀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7.11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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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19세인데 6G ERA 1.69… 만족은 없다, "누구보다 가장 열심히 해야 한다" [IS 인터뷰]

신인 오른손 투수 이호민(19·KIA 타이거즈)이 프로야구 1군 무대에 연착륙하고 있다.지난달 15일 프로 첫 1군 엔트리에 등록된 이호민은 아직 '생존' 중이다. 콜업 당시에는 불펜 한자리를 잠시 채우는 '임시 카드' 정도로 분류됐는데 20일 가까이 자리를 지켜내고 있다. 성적은 6경기 1승 평균자책점 1.69. 피안타율(0.200)과 이닝당 출루허용(WHIP·1.31) 모두 꽤 안정적이다.이호민은 본지와 인터뷰에서 "(아직 1군에서) 자리 잡은 건 아니다. (성적을 떠나) 누구보다 가장 열심히 해야 한다"며 "마운드에 올라갔을 때는 항상 자신감 있게 던지려고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호민은 고교 시절 정우주(한화 이글스)와 함께 쌍두마차로 활약하며 전주고의 전국대회 제패를 이끌었다. 그 결과 2025년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15순위로 타이거즈에 지명됐다. 개막 엔트리에 합류한 정우주보다 1군 데뷔가 늦었으나 개의치 않았다. 퓨처스(2군)리그에서 안정적인 활약(9경기 평균자책점 3.65)을 앞세워 경험을 쌓았다. 그는 "(주변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2군에 있었을 때는 내 페이스대로 하는 게 맞았다. 그래야 좋은 결과가 나올 거라고 봐서 조급하게 마음먹지 않고 천천히 했던 거 같다"며 "(정)우주가 1군에서 던지고 있을 때 열심히 응원해 줬다"라고 말했다.이호민의 강점은 제구이다. 고교 시절과 2군에서 모두 예리한 제구로 부족한 구속을 만회했다. 고교 시절 최고 147㎞/h까지 찍힌 직구 구속이 144㎞/h로 소폭 하락한 상황. 입단 후 어깨에 약간의 불편함을 느껴 몸 상태를 천천히 끌어올린 탓이다. 컨디션을 100% 회복하면서 구속도 조금씩 상향하고 있다. 그는 "구속이 조금 아쉽지만 몸을 만들면 더 붙을 거라고 믿는다. 멘털적으로 흔들리지 않는 게 강점"이라며 "(다소 생소한) 불펜은 긴박한 상황에 올라가야 하는 데 적응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이호민은 1군 세 번째 등판이던 지난달 22일 인천 SSG전에서 데뷔 첫 승을 따냈다. 3분의 2이닝 무실점. 그의 다음 목표는 선발승이다. 이호민은 "고등학교 때부터 선발만 해왔기 때문에 선발하는 그날까지 열심히 던져여 할 거 같다. 더 자신 있게 잘할 수 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광주=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5.07.02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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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폰세-앤더슨 다음, 역시 NC 스카우트의 안목은 달랐다

NC 다이노스 '2선발' 라일리 톰슨(29·등록명 라일리)이 리그 최고 외국인 투수와 경쟁하고 있다. NC 외국인 스카우트의 안목은 이번에도 탁월했다. 라일리는 지난 1일 열린 한화 이글스와 원정 경기에서 7이닝 동안 6피안타 2실점 9탈삼진을 기록했다. 불펜진의 방화로 한화 코디 폰세(11승)와 다승 공동 선두로 올라설 기회가 날아갔지만, 라이언 와이스(4이닝 4실점)와 선발 맞대결에서 이겼다. 라일리는 올 시즌 17경기에서 10승 4패 평균자책점 2.99를 기록 중이다. 개막 후 5차례 등판에서 평균자책점(ERA) 5.96(2승 2패)으로 리그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후 12경기(4월 24일~7월 1일)에선 8승 2패 ERA 2.00으로 아주 좋다. 이 기간 ERA는 드류 앤더슨(SSG 랜더스·1.36)과 폰세(1.81)에 이어 3위다. 현재 다승 공동 2위, 탈삼진 3위, 투구 이닝 공동 3위(102와 3분의 1이닝) 등에 올라 있다. 라일리는 ERA 1~2위 폰세(1.99)나 앤더슨(2.11)에 비해 주목도가 훨씬 떨어졌다. NC는 라일리와 총액 90만 달러(12억원)에 계약, '에이스' 로건 앨런(총액 100만 달러)에 이은 2선발로 낙점하고 뽑은 선수였다. 라일리를 두고 "왜 데려온 거지"라며 의외라는 반응도 있었다. 라일는 마이너리그 5시즌 동안 108경기에서 19승 25패 ERA 4.68에 머물렀다.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이 1.46으로 높았고, 9이닝당 볼넷은 4.3개로 많은 편이었다. NC는 그동안 제구력에 물음표가 달린 투수는 웬만하면 영입하지 않았다. 그러나 드류 루친스키-에릭 페디(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카일 하트(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3연속 빅리그에 역수출한 국제업무팀의 눈은 정확했다. 라일리가 KBO리그에서 활약하면 제구력이 안정돼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호준 NC 감독은 "라일리가 미국에서 뛸 때는 볼넷이 많았는데, 국제업무팀에선 KBO리그 공인구가 더 작아 탄착군이 스트라이크존 아래로 형성될 거라 봤다"라며 "루친스키와 같은 유형으로 판단했는데, 역시 우리 구단 국제업무팀의 눈이 정확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라일리의 한국 무대 9이닝당 볼넷은 2.11개. 마이너리그 시절과 비교해 절반 아래로 감소했다. 최고 150㎞ 중반대 직구와 슬라이더, 너클 커브 등을 앞세워 9이닝당 탈삼진이 11.62개로 앤더슨(13.16개)-폰세(12.14개)에 이은 리그 전체 3위. 지난달 11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선 7이닝 동안 탈삼진 15개를 뽑았다. 라일리는 "선발 투수로 기회를 꾸준하게 얻으면서 자신감을 갖게 됐다"라고 말했다.이형석 기자 2025.07.02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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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 유보하겠다" 카디네스 부상 대체인데…12타수 1안타로 출발한 스톤 [IS 고척]

부상 대체 외국인 타자 스톤 개랫(30·등록명 스톤·키움 히어로즈)의 출발이 다소 부진하다.지난 5일 팔꿈치 굴곡근건 손상으로 이탈한 루벤 카디네스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영입(6주 계약)된 스톤은 첫 3경기에서 14타석 12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타율 0.083. 장타 없이 볼넷 1개만 골라내 출루율(0.143)과 장타율(0.083) 모두 기대를 밑돈다. 득점권 타율도 5타석 3타수 무안타로 '0'이다.홍원기 키움 감독은 17일 고척 SSG 랜더스전에 앞서 스톤에 대해 "아직 평가를 유보하겠다"며 "훈련 때나 이런 모습들은 좋은 선수라는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 다만, 이 선수가 KBO리그에 오기 전에 실전 경험이 떨어졌고 부상의 여파가 가셨다고 하지만 리그에 적응하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한 거 같다"라고 말했다. 스톤은 2022년 빅리그에 데뷔해 지난 시즌까지 메이저리그(MLB)에서 활약(3년, 통산 118경기)했으나 올 시즌엔 워싱턴 내셔널스 산하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 머물렀다. 2023년 8월 24일 뉴욕 양키스전에서 외야 수비 중 왼쪽 종아리뼈가 골절되는 부상을 당한 이력도 있다. 홍원기 감독은 "우리는 급하지만 그래도 조금 더 지켜봐야 할 상황이 아닌가 한다"며 "여러 번 타점 기회가 있었는데 그게 좋은 방향, 좋은 결과가 났으면 분위기를 타지 않았을까 한다. 생각하지 않았던 결과 때문에 의기소침하지 않나…좋은 기회에 타점이나 장타를 날리면 어느 순간 또 그걸 계기로 해서 살아날 수 있다고 나는 그렇게 믿고 싶다"라고 신뢰를 보냈다.한편, 5연패에 빠진 최하위 키움은 이날 송성문(3루수) 임지열(좌익수) 이주형(중견수) 최주환(1루수) 스톤(3루수) 주성원(지명타자) 김동헌(포수) 송지후(2루수) 어준서(유격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에 포함됐다. 선발 투수는 시즌 무승 9패 평균자책점 6.06을 기록 중인 오른손 김윤하이다.고척=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5.06.17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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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 평가 뒤집고, 콘택트는 증명…떡잎 보인 박준순 "팀 승리 보탬 될래요" [IS 인터뷰]

과연 박준순(19·두산 베어스)은 '야수 1번'의 재능을 증명할 수 있을까. 적어도 콘택트는 '진짜'로 보인다.박준순은 최근 꾸준히 선발 기회를 받고 타석에 들어서는 중이다. 두산은 지난 2일 이승엽 감독이 자진 사퇴한 후 젊은 선수들을 적극 기용 중이다. 박준순도 그중 하나. 지난 5월 30일 올해 두 번째로 1군에 올라온 그는 이달 3일 조성환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은 뒤엔 꾸준히 선발 출장 중이다.첫 콜업 때만 해도 박준순은 별다른 장점을 보여주지 못했다. 덕수고 시절부터 1군 내야수로서 물음표가 따랐던 수비는 물론 장기인 콘택트에서도 활약 없이 2군에 내려갔다. 말소 당시 타율이 0.167에 불과했다. 두 번째 콜업 후 모습은 다소 다르다. 아직 완벽하다 말하긴 어렵지만, 충분히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는 덕수고 시절 포지션인 2루수는 물론 유격수, 3루수로도 뛰는 중이다. 실책은 있지만 공격적으로 공을 쫓고 망설이지 않고 1루로 뿌리는 편.박준순은 타격에서는 시즌 타율을 0.250까지 끌어올렸다. 선발 기회를 받은 조성환 대행 체제 이후로 보면 이는 0.276까지 오른다. 시원시원한 타구를 보여주는 유형은 아니지만 배트 컨트롤이 준수해 헛스윙이 적고 타구 코스도 좋은 편.조성환 감독대행은 그를 두고 "10일 경기에서 가장 좋은 타구는 박준순에게 나왔다"며 "본의 아니게 선수 포지션을 실험한 셈이 됐다. 이선우가 유격수 경험이 많아서 박준순을 3루수로 보냈다. 3루에서 너무 잘해줬는데 이유찬이 왔고, 다른 선수들도 오면서 포지션 변화가 있었다. 오늘(11일)도 오명진이 다리가 안 좋아 2군을 다녀온 만큼 3루로 뛰게 하고 싶어 박준순이 2루로 출전했다"고 설명했다. 박준순은 "캠프 때부터 수비 스텝을 코치님과 현 감독대행님께서 집중적으로 봐주셨다. 스텝이 좋아지면서 송구도 자연스럽게 멀리 간다. 그동안 2루만 보면서 송구가 좀 짧았다. 코치님들께서 (목표를 조준하는) 글러브 팔 위치를 조정해주시면서 송구 거리를 바꾸게 됐다"고 말했다.아직 숙제는 있다. 장타력, 볼넷 얻는 능력은 비교적 떨어져 생산성 자체는 낮은 편이다. 그래도 고교 시절 최고 타자로 불리게 한 콘택트 재능은 확실하게 선보였다. 다른 신진급 타자들과 달리 박준순은 1군 투수들의 변화구엔 쉽게 적응하는 편이다. 그는 "처음 올라왔을 때는 1군 투수들의 빠른 공에 적응이 잘 안 돼 타이밍이 늦었다. 지금은 중심에 조금씩 맞는다"며 "변화구는 직구 타이밍에 나갈 때도 배트에 걸리더라. 처음 본 투수는 어려운데, 두 번째 만나면 그래도 보인다. KIA 타이거즈 제임스 네일의 공도 두 번째 볼 때는 조금 보이더라"고 전했다. 박준순은 선구를 두고도 "초구 이후엔 적극적으로 치는 편이다. 2스트라이크가 되기 전 치자는 마인드가 있다보니 볼넷이 좀 적은 편"이라며 "아무래도 어떤 코스든 배트 중심에 맞히는 편인데, 그 결과 좋은 코스로 공이 가게 된 것 같다"고 했다.조성환 감독대행 체제는 박준순에게 엄청난 기회다. 1군을 경험한 선배들이 줄지어 있던 상황인데도 분위기 전환이 필요한 두산은 그에게 재능을 선보일 기회를 마련했다. 박준순은 "조성환 감독대행님께서 '기대 이상으로 잘해주고 있다. 에러해도 괜찮으니 자신 있게 해라. 여기가 목동야구장이고, 덕수고라 생각하라'고 하신 게 많은 도움이 됐다"고 했다.그는 "증명해야 하는 상황이니 보여드리고자 한다. 조급하지 않게 하고, 내 플레이를 하자는 마인드로 뛰고 있다. 1군에 최대한 남아 팀 승리에 보탬을 드리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대전=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6.12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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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나가서, 잘해야 했으니까요" 기회가 왔고 김호령은 잡았다 [IS 스타]

입단 11년 차. 서른셋 김호령(KIA 타이거즈)의 방망이가 모처럼 빛나고 있다.김호령은 지난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와 원정 경기에 9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 1볼넷 1타점 2득점 활약했다. 김호령을 앞세운 KIA는 11-3으로 두산을 크게 이겼다.이날 활약으로 김호령은 시즌 타율을 0.259로 끌어올렸다. 결코 높다고 할 수 없지만, 최근 페이스가 좋다. 최근 10경기 동안 그는 타율 0.323(31타수 10안타)를 기록했다. 최근 3경기에만 6안타를 때려냈다. 프로 생활 동안 뛰어난 수비력만 주목 받았던 그가 타격에서도 제 몫을 하는 중이다. 나성범, 김도영 등 주축 타자들이 연달아 이탈한 KIA는 김호령 등 백업 선수들의 활약 덕에 저력을 보이며 5할 승률을 회복했다.김호령의 최근 타격 상승세는 타격 폼 변화 덕분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달 28일 키움전을 앞두고 이범호 KIA 감독으로부터 '왼발을 약간 열어놓고 타격하는 기존 자세를 수정해 닫고 치는 자세로 바꾸는 게 더 낫다'라는 조언을 들었다. 이 감독은 밀어쳐서 안타성 타구를 만들지 못하는 김호령이 왼발을 닫고 몸쪽 코스를 정확하게 치도록 조언했고, 그는 이후 차근차근 자신만의 타격을 해내기 시작했다. 3일 경기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김호령은 "좋지 않았을 때 감독님, 코치님들께서 많이 알려주셨다. 주전 선수들이 계속 빠지는 상황에서 경기에 꾸준히 나갈 수 있었다. 상황에 적응하면서 긴장도 덜 하게 되고 좋아진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김호령은 "확실히 1군에 처음 올라왔을 때 비해 타격감이 좋아졌다. 지금은 긴장도 덜 하고, 공도 잘 보인다"며 "드문드문 출전할 때엔 뭘 해내고 싶어도 잘 되지 않았다. 계속 나가면서 나만의 존도 생기고, 타격에서도 계속 치면서 결과가 나오니 느끼는 부분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범호 감독과 타격폼 수정에 대해 "발을 빼고 칠 때는 골반이나 어깨가 빨리 열렸다. 지금도 경기 중 가끔 그러는데, 그래도 덜 빠지게 됐다"고 했다. 프로 11년 차. 30대 중반을 향해 가는 나이다. 오랜 시간 선수로 뛰면서 풀지 못한 문제를 알아도 풀기 어렵고, 몰랐다면 더욱 체감도 해결도 어려웠을 일이다. 김호령도 많은 시행 착오를 겪었다. 이제 달라진 상황 속에 조금씩 답을 찾아가는 모양새다.김호령은 "타격 폼이 마치 톱니바퀴처럼 계속 돌아가며 바뀌었다. 이 폼으로 하다가 저 폼으로 하던 식"이라며 "그런데 지금 주전 선수들이 빠진 상황에서 내가 출전해서 해내야 하는 상황이었다. 감독님, 코치님 말씀에 더 귀를 기울이게 됐다. 내가 나가서 잘해야 했다"고 전했다.어려운 상황 속에 KIA 선수단은 더 밝고 단단히 뭉치는 모양새다. 김호령은 "주전 선수들이 많이 빠진 상황에서 선수단 책임감도 더 강해졌다. 타석에서 한 번이라도 더 출루하려고 하니 집중력도 높아졌다"며 "어린 선수들이 더 열심히 해보려 한다. 지금 분위기는 정말 좋다"고 말했다.김호령은 최근 최형우의 인터뷰를 인용, "지금 주전 선수들이 빠졌다고 야구를 안 하는 게 아니다. 어린 선수들에게 기회가 왔고, 내게도 기회가 왔다. 그걸 잘 살리려고 선수들이 열심히 하는 것 같다"고 다짐했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6.04 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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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문의 진심합심] 내면의 악마가 나를 끌어내릴 때

2022년 7월, 해가 질 녘 하늘 속으로 타구가 사라집니다. 푸르스름한 보스턴의 여름밤 풍경은 아름답지만, 초보 외야수에겐 악몽의 시작입니다. 그는 하늘만 쳐다보며 어찌할 바를 모릅니다. 당황한 모습으로 공이 보이지 않는다는 듯 손짓합니다. 공은 그의 뒤쪽에 떨어집니다. 망연자실한 그 선수는 공을 쫓아갈 생각도 하지 못합니다. 다른 동료가 급히 뛰어와 대신해 줍니다. 평범한 플라이 같던 타구는 인사이드 파크 홈런이 되고, 공을 놓친 선수는 엄청난 조롱과 야유의 대상이 됩니다. 소셜미디어(SNS) 등은 물론이고 야구장에서도 대놓고 심한 욕설을 듣습니다. 이름이 불리고 그가 등장할 때마다 야유는 기본이었습니다.재런 듀란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메이저리그(MLB) 보스턴 레드삭스의 간판 중견수입니다. 지난해에는 올스타전에서 최우수선수(MVP)에도 뽑힌 다재다능한 스타플레이어입니다. 그렇지만 불과 3년 전에는 잦은 실수로 여론의 맹비난을 받습니다. 내야수에서 외야수로 자리가 바뀐 유망주에게는 적응 기간이 필요했습니다. 당시 그는 "뒤를 돌아보기가 무서웠다. 팬을 보는 게 두려웠다"라고 고백합니다.지난달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클럽하우스: 보스턴 레드삭스의 1년’은 다큐멘터리입니다. 2024년 레드삭스 구성원들의 생각과 삶이 생생히 담겨 있습니다. 특히 4편 ‘아직 살아있다(Still Alive)’에서는 듀란의 충격적인 고백을 들려줍니다. 그는 스스로 목숨을 끊을 시도를 했다고 말합니다. 극심한 스트레스에 빠진 듀란은 혼자 있는 방에서 총알이 든 소총의 방아쇠를 당겼다고 합니다. 그런데 총알이 발사되지 않았습니다. 그는 “딸깍 소리가 났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신이 내 목숨을 버리게 두지 않았다. 내가 있어야 할 이유라는 신호로 받아들였다”고 말합니다.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선수. 그의 스토리는 단지 프로 스포츠 선수의 심리적 부담감을 이해하는 것 이상입니다. 일상에서, 관계에서 큰 스트레스로 고통받는 우리에게 시사점이 많습니다. 이번 칼럼은 심리적 공황에 빠진 사람과 공감하고, 어떻게 극복해 가는지 배우는 데 초점을 맞추겠습니다.듀란은 다큐멘터리에서 마음 상태를 다양하게 묘사합니다. "짙은 먹구름이 머리 위로 뒤덮였다…공포의 섬에 갇힌 느낌"이라고 말합니다. 절망으로 스스로를 떠밀고도 있었습니다. "긍정적인 것은 금방 지나가고 부정적인 걸 움켜쥐고 있었다"라는 말에서 심한 우울감의 특징이 드러납니다. 경기 중 거칠게 욕하는 팬과 언쟁을 벌이는 자신의 상태를 진단합니다. "저의 멘털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선을 넘었다고 생각했어요. ‘약한 녀석’이라는 소리를 듣는 순간 자제력을 잃어요. 그게 저의 취약점이었죠."마음의 동굴 바닥으로 깊이 떨어지던 그가 어떻게 올스타 플레이어가 됐을까요. 그는 내면의 악마들을 직면합니다. 악마(demon)는 그가 쓴 표현입니다. "바보, 멍청이 같은 팬들의 욕보다 10배는 더 심한 말을 스스로에게 하고 있었다. 스스로를 미워하게 만드는 내면의 악마들이 나를 바닥으로 끌어내렸다"라고 설명합니다. 가장 가까이에서 자신을 채찍질하는 소리는 바로 그의 머릿속에, 마음속에 있었습니다. 자책은 악마의 유혹이라고 하죠. 저 역시 한때 그런 고통을 겪었는데 '자책은 자멸이란 독을 스스로 삼키는 행위'라는 걸 깨닫게 됐습니다.듀란에게 자각의 순간은 방아쇠가 딸깍하는 순간, 아무 일 없이 끝났을 때 찾아옵니다. 그리고 일기를 씁니다. 기록의 의미를 이렇게 말합니다. "처음엔 이것저것 아무렇게 썼다. 이제는 내 감정을 파악한다. 그리고 작은 성취까지 축하한다." X(SNS)에 올린 그의 저널에는 '나는 무엇에 감사하는가'라고 적힌 빈칸을 채운 걸 보여줍니다.심리 상담에서도 자기에게 감사 편지를 쓰라고 추천합니다. 주고받는 사소한 고마움을 기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도 코칭을 공부한 뒤로 다시 쓰고 있습니다. 자기 내면과의 대화이자 명상의 시간에 해당합니다. 반복되는 감정의 패턴을 발견하게 해주고 일과 삶을 분리해 줍니다. 사소한 메모는 내면과의 대화이자 감정을 흘려보낼 배출구가 됩니다. 그렇게 쌓여 긍정의 책이 완성될 겁니다. 당신이 이룬 성공의 기록입니다.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김종문 coachjmoon@지메일닷컴 김종문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2011~2021년 NC 다이노스 야구단 프런트로 활동했다. 2018년 말 '꼴찌'팀 단장을 맡아 2년 뒤 창단 첫 우승팀으로 이끌었다. 현재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KPC)다. 2025.06.0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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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규→양도근→타태훈' 적중·적중·적중, 10년 만의 7연승 이끈 삼성의 '슈퍼 백업' 카드

삼성 라이온즈가 무려 10년 만에 7연승을 달렸다. 삼성은 지난 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6-4로 역전승했다. 이날 승리로 삼성은 7연승을 달리며 4위(31승26패1무, 승률 0.544)로 점프했다. 삼성이 7연승을 한 건, 무려 10년 만이다. 삼성은 2015년 5월 29일 잠실 LG전부터 그해 6월 5일 NC 다이노스전까지 7연승을 달린 바 있다. 날짜로는 무려 3654일 만에 진기록을 달성했다. 7회 말까지 3-4로 끌려가던 삼성을 구한 건, 외야수 김태훈이었다. 2사 1루에서 대타 출전한 김태훈이 상대 투수 박명근을 상대로 비거리 130m의 역전 2점포를 쏘아 올리며 역전을 만들었다. 주전 유격수 이재현을 빼고 이날 경기 전까지 올 시즌 1군 3경기, 5타수 2안타 출전에 그쳤던 김태훈을 투입한 박진만 감독의 승부수가 제대로 적중했다. 7연승 기간 동안 박진만 감독의 카드는 여러번 적중했다. 우선 박진만 감독은 지난 대구 6연전(5월 23일~29일)에선 육성 선수였던 박승규를 정식 선수로 전환, 그를 과감하게 기용하며 연승을 달렸다. 박승규는 27일 롯데전에선 상대의 새 외국인 투수 알렉 감보아를 상대로 멀티 안타를 때려내며 팀 승리를 이끈 바 있다. 박승규는 감보아가 KBO리그 적응차 출전했던 퓨처스리그(21일 삼성전) 경기에 나선 바 있는 박승규는 당시의 구종과 노하우를 팀원들에게 전달, 자신의 2안타와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31일 잠실 LG전에선 전날(30일)의 포구 실책을 딛고 데뷔 첫 4안타를 때려내며 승리의 중요한 역할을 해냈다. 내야수 양도근 투입도 효과를 봤다. 박진만 감독은 5월 중순 대수비나 대주자 요원으로 투입했던 양도근을 대구 KIA전과 잠실 LG전에서 과감하게 선발 투입했다. 최근 주춤한 이재현과 지친 류지혁에게 휴식을 주면서, 내야 유틸리티 플레이어인 양도근을 출전시켜 공수에서 효과를 봤다. 이 기간 양도근은 타율 0.400(15타수 6안타)으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여기에 1일 김태훈 카드까지 성공하면서 삼성은 야수 운용의 폭이 넓어졌다. 박진만 감독은 2022년 감독 대행 시절부터 선수단 내부 경쟁과 선수층 강화에 중점을 두고 선수단을 운용해왔다. 지난 시즌 준우승도 젊은 선수들의 약진과 기존 백업 선수들의 분전 등이 맞물려 해낸 성과다. 올 시즌에도 기존 주축 선수들이 잠시 주춤할 때 새로운 젊은 선수들이 힘을 내주면서, 연패 가운데에도 순위상 크게 뒤처지지 않았다. 박진만 감독의 기조와 과감한 승부수가 빛을 발하고 있다.윤승재 기자 2025.06.02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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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놓친' 승리, 캡틴이 구했다...친정 팀에 '결승 투런' 채은성 "수명 줄은 것 같아" [IS 스타]

강력한 친정 팀을 상대로 채은성(35·한화 이글스)이 소중한 1승을 가져왔다.채은성은 2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정규시즌 LG 트윈스와 원정 경기에 5번 타자·1루수로 선발 출전해 11회 결승 투런 홈런으로 팀의 6-5 승리를 이끌었다.말 그대로 극적인 승리였다. 초 공격이긴 하지만, 채은성의 홈런은 끝내기 상황만큼 벼랑 끝에서 나왔다. 한화는 경기 초반 4-0으로 앞섰으나 선발 코디 폰세가 홈런 두 방을 맞았고, 7회 상대 더블 스틸 시도 때 내야진이 협살 상황을 처리하지 못했다. 결국 박해민의 적시타로 경기는 원점. 폰세와 코엔 윈이라는 선발 매치업 우위가 이 순간 지워졌다. 분위기를 내준 한화는 11회 초 2사까지 득점을 내지 못했다. 채은성이 아웃 카운트를 내주면 한화가 승리하는 경우의 수는 사라졌다.벼랑 끝에서 채은성이 해냈다. 그는 LG 박명근의 144.6㎞/h 하이 패스트볼을 통타, 잠실구장 왼쪽 담장을 넉넉히 넘기는 투런 홈런으로 한화가 놓칠 뻔한 리드를 안겼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채은성은 "마지막 공격이었고, 2아웃이라 부담 없이 쳤다. 뒤는 없다고 생각했다. 큰 게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크게 나왔다"고 떠올렸다.채은성은 이날 경기 어려웠던 흐름에 대해 "다행히 폰세 뒤에 나온 투수들이 잘 막아줬고, 수비수들도 잘 해줬기에 11회 기회가 왔다고 생각한다"며 "야구가 항상 그렇다. 좋은 투수가 나와도 많이 맞을 수 있고, 잘 막을 수도 있는 게 야구다. 그래도 선수들이 각자 다 할 일을 하면서 이겨내 다행"이라고 전했다. 채은성은 동점을 허용한 후 상황에 대해서도 "따로 이야기를 준 건 없다. 선수들끼리 '일단 나가서 점수를 내자. 내야 이긴다'라는 식 이야기만 나눴다"고 했다.승리하긴 했지만, LG는 마지막까지 한화를 압박했다. LG는 2점 열세로 출발한 11회 말 박동원이 솔로 홈런을 쳐 한 점 차로 추격했다. 또 한화 박상원, 조동욱을 상대로 주자를 쌓으며 2사 만루를 만들었다. 안타 하나면 경기가 뒤집어지는 상황이었는데, 조동욱이 결국 마지막 삼진을 잡아내 경기를 마감했다. 어려웠던 11회 말 상황에서 야수들의 긴장감도 높았다. 채은성도 1루 방향으로 날아가는 파울 타구를 전력으로 쫓아갔고, 긴장한 표정이 중계 화면에 잡히기도 했다. 채은성은 "수명이 줄은 것 같다"고 웃으면서 "마음이야 간단하게 이기고 싶지만, LG가 워낙 강팀이기에 끝까지 그런 상황이 나온 것 같다. 안타 하나면 끝나는 경기였기에 초조했던 것 같다. '재발, 제발' 생각했다"고 말했다.2009년 LG에 입단, 2022년까지 뛰었던 채은성은 LG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함께 하지 못했고, 한화에선 하위권만 경험했다. 그런 채은성에게 LG와 1위를 두고 순위 경쟁하는 느낌은 어떨까. 그는 "한화에 와 3년 째인데, 순위 싸움은 처음"이라고 했다. 그는 "사실 별로 감흥은 없었다"면서도 "지고 싶지는 않다. 그런 마음은 있다. LG야 최근 몇 년 동안 강팀이었고, 우리는 밑에서부터 올라온 팀이다. 예전에는 LG에 (이기고 싶은) 마음이 없었는데, 지금은 만나면 지고 싶지 않다"고 다짐했다. 연승가도를 달리던 한화는 최근 주춤하다. 타선의 페이스도 다소 떨어졌던 상황. 채은성은 "타격감이 올라오진 않았다. 최근 하루하루가 다르다.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 영향도 있다. 내가 키가 있다 보니 높은 존에서 볼을 벌 수 없다. 카운트에 쫓기면서 많이 덤비게 된다"고 햇다. 그는 "ABS 존(의 경계를) 아직도 잘 모르겠다. 지금까지 했던 것과 완전히 다른 야구라 사실 적응은 되지 않았다. 그래서 그냥 과감하게 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채은성은 "사실 연승할 때도 우리 팀 타선이 드라마틱하게 터지진 않았다. 투수력이 워낙 좋았다"며 "우리도 타선이 매 경기 20점씩 뽑으면 좋겠는데, 잘 맞지 않으니 부담을 느꼈는데 (이제는) 넘어가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최대한 하겠다. 방어적이기보단 최대한 공격적으로 하자고 했다. 언젠가는 잘 맞을 것"이라고 기대했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5.29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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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피운 시범경기 타격왕…오명진 “해야 하는 것도, 하고 싶은 것도 야구다" [주간 MVP]

"역시나 '해야 하는 것'과'하고 싶은 것' 모두 야구다."'반짝'이 아니었다. 시범경기 타격왕이었던 오명진(24·두산 베어스)이 두산 내야 세대교체의 주역으로 떠올랐다.오명진은 올 시즌 두산 내야의 활력소다. 27일 기준 41경기에 출전한 그는 시즌 타율 0.273(128타수 35안타) 1홈런 19타점 15득점, 출루율(0.338)과 장타율(0.383)을 합친 OPS 0.721을 기록 중이다.오명진은 퓨처스(2군)리그로 내려갔다가 돌아온 4월 23일 이후 두산 타선의 한 축을 맡고 있다. 콜업 첫 주인 4월 넷째 주(4월 22일~27일)에서 그는 타율 0.500(18타수 9안타) 12타점, OPS 1.550으로 이 기간 타율·타점·OPS 2위를 기록한 바 있다. 특히 4월 27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는 4회 말 롯데 송재영을 상대로 그랜드슬램을 터뜨려 승리를 이끌었다. 팀 역사상 세 번째로 나온 데뷔 만루 홈런이었다. 조아제약과 본지는 오명진을 4월 넷째 주 주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했다. 수상 소식을 들은 오명진은 "좋은 성적을 거뒀다는 점에서 일단 기쁘다. 당시 팀이 연패였던 상황인데, 팀 승리에 도움이 됐다는 점에서 더 그렇다"고 소감을 전했다.오명진은 지난 3월 시범경기에서 9경기 타율 0.407(1위)로 맹활약했다. 2020년 입단해 1군에서 단 1개의 안타도 때려보지 못한 그는 이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신데렐라가 돼 개막전 주전 2루수로 출전했다. 순항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오명진은 3월 내내 안타를 만들지 못했다. 4월에야 데뷔 첫 안타를 쳤고, 결국 4월 10일 타율 0.111을 기록한 채 2군으로 돌아갔다.이승엽 두산 감독은 오명진에게 다시 기회를 줬다. 4월 23일 오명진은 1군에 돌아왔고, 29경기에서 그는 타율 0.317 출루율 0.381 장타율 0.455로 순도 높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주전 2루수를 차지했고, 뒤이어 지난 20일 말소된 박준영을 대신해 유격수까지 소화하고 있다. 오명진을 되살린 건 기술이 아닌 마음이다. 군 복무 때부터 독서를 시작한 그는 2군에서 다시 책을 꺼냈다. 오명진은 서머싯 몸의 달과 6펜스를 읽은 뒤 "고3 시절, 전지훈련 도중 승무원이라는 꿈이 생겼다"며 "굳이 구분하자면 그때만큼은 야구 선수는 '되어야 하는 것', 승무원은 '되고 싶은 것'이었다"고 떠올렸다.오명진은 "부진했을 때 야구를 못하니 출근하기도 힘들 때가 있었다. 사실 1군에서 뛰는 것만으로도 내가 꿈꾸던 일이었다. 막상 결과를 내지 못하니 상심이 컸다"며 "그렇게 생각하니 그동안 성적에만 매달렸구나 싶었다. 야구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좋은 일이라고 느꼈다"고 돌아봤다. 그렇게 오명진은 "해야 하는 것도, 하고 싶은 것도 야구"라는 답에 도달했다. 오명진은 "프로 입단 후 개막전부터 이렇게 기대를 받아본 건 처음이었다. 당연히 적응해야 했지만, 처음이다 보니 조금 쫓겼다"고 떠올렸다. 조급함을 버리니 타격도 제자리로 돌아왔다. 오명진은 "타격이 좋았을 때는 하체를 잘 사용했다. 마음이 급해지니 하체를 제대로 쓰지 못하고, 손으로만 공을 치려 했다"며 "2군에서 기본적인 타격 어프로치를 되찾았다. 멘털을 재정비하고 온 게 돌아온 후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두산 내야의 핵심이 됐지만, 오명진은 고개를 저었다. 그는 "기록 욕심 때문에 시즌 초 부진했던 것 같다. 욕심 없이 다치지 않고 지금 느낌을 유지하고 싶다"며 "기록보다는 시즌이 더 진행된 뒤에도 나 자신을 확실하게 '주전 2루수'로 말할 수 있다면 좋겠다. 아직은 아니다"라며 분전을 다짐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5.28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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