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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반 유니폼? 찐 팬과 가짜 팬 갈등의 상징 [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지난달 20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2024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개막전 서울시리즈 1차전이 열렸다. 경기에 앞서 한국 최초의 메이저리거인 박찬호가 마운드에 올라 시구를 했다. 특히 박찬호는 '파드리스(PADRES)’와 '다저스(dodgers)’가 절반씩 들어간 '파드저스(PADgers)’ 유니폼을 착용해 눈길을 끌었다.미국의 많은 언론도 박찬호의 역사적인 시구를 보도했다. 필자는 반반 유니폼에 대한 현지 야구팬들의 반응이 궁금했다. 두 팀의 유니폼을 합쳐 만든 ‘스플릿 저지(split jersey)’는 미국의 스포츠 팬들 사이에서도 논란의 대상이기 때문이다.소수의 팬이 “Burn that jersey(그 저지를 불태워라)”, “Stupid jersey, shouldn’t have been allowed (바보 같은 저지, 허락하지 말아야 했어)”라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에 반해 대다수의 팬들은 박찬호의 스플릿 저지에 호응했다. 이들은 “PADGERS!!!(파드저스)”, “The Padgers are my favorite baseball team of all time(파드저스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야구팀이야)”, “I remember back when he pitched for Padgers. Good times(박찬호가 파드저스를 위해 뛰었던 때를 기억하지. 좋은 시절이었어)”, “Oh cool, the San Angeles Padgers(오 멋지네, 샌 앤젤레스 파드저스)”같은 식으로 호감을 표했다. 또한 박찬호는 다저스 선수였다는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에 ’Padgers’보다는 ‘Dodres’가 더 어울린다는 의견도 많았다. 박찬호의 스플릿 저지에 호감이 많은 이유는 크게 2가지 이유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팬들은 양 팀에서 뛰었던 선수가 입는 스플릿 저지에 관대했다. 두 번째 이유는 파드리스와 다저스의 관계에 기인한다. 최근 파드리스의 전력이 급부상하며 다저스의 신흥 라이벌이 되었고, 많은 파드리스 팬들이 다저스를 싫어한다. 그럼에도 다저스 입장에서 파드리스는 형을 이기겠다고 전의를 불태우지만, 거의 언제나 시원찮은 모습을 보이는 동생 같은 팀이기 때문이다. 박찬호가 만약 다저스의 전통적 라이벌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합쳐진 스플릿 저지를 착용했다면, 팬들의 반응은 훨씬 나빴을 것이다.MLB에서 가장 치열한 라이벌은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다. 2022년 4월 한 야구팬이 베이비 루스와 그의 등번호 3번이 새겨진 양키스와 레드삭스 스플릿 저지를 착용한 적이 있다. 이 저지를 찍은 사진은 온라인에 널리 퍼졌고, 절대다수의 팬들은 이를 야구 역사상 가장 추악한 유니폼이라고 비난했다. 필자는 예전 칼럼에서 현재 EPL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반반 스카프’를 다룬 적이 있다. 원래 반반 스카프는 컵 파이널, 자선 경기 등과 같이 특별한 경우에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축구장의 관중이 중산층과 특히 부유한 외국인 관광객으로 채워지면서, 2010년대 이후 EPL의 모든 경기장에서 반반 스카프는 급속히 늘어났다. 진짜 팬이라면 한 클럽만 응원해야 하기 때문에, 플라스틱 팬(가짜 팬)과 관광객들의 상징인 반반 스카프는 현지에서 혐오의 대상이다. 그리고 잉글랜드의 많은 찐 팬들이 반반 스카프보다 훨씬 싫어하는 것이 바로 반반 셔츠다. 위의 사진에 등장한 반반 셔츠를 입은 두 명의 팬에 갖가지 비난이 빗발쳤다. ‘축구에 대한 범죄’, ‘평생 축구장 출입 금지’, ‘광대’, ‘축구의 명복을 빈다’는 그나마 얌전한 표현이었다. 차마 여기에 옮길 수 없을 정도로 거친 말이 남발했다. 특히 21세기 들어 신흥 라이벌이 된 맨유와 첼시의 반반 셔츠에 원색적인 욕이 쏟아졌다. 맨유와 첼시를 합친 셔츠 자체가 플라스틱 팬과 관광객의 특징을 극명하게 보여줬기 때문이다.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반반 스카프에 비해, 반반 셔츠는 주로 팬이 직접 만든다. 팬은 보통 두 개의 멀쩡한 레플리카 셔츠를 잘라낸 후 셔츠의 반반을 꿰맨다. 바느질에 재주가 없는 이는 최소 30파운드 이상의 수수료를 지불한다고 한다. 따라서 반반 셔츠를 만들기 위해서는 ‘2개의 셔츠 가격+선수 이름, 번호, EPL 패치 마킹 가격+수수료’가 들어간다. 보수적으로 잡아도 최소 200파운드(34만원)의 금액과 정성이 있어야 하지만, 이러한 반반 셔츠에는 온갖 조롱과 멸시가 쏟아진다.반반 셔츠가 불쾌감을 유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축구팬의 정체성을 정면으로 부정하기 때문이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태어난 곳이나 부모님의 영향을 받아 응원하는 클럽을 정한다. 한번 팀이 정해지면 어떠한 일이 벌어져도 팬들은 끝까지 클럽과 함께하며 고통을 감내한다. 이들은 복수의 클럽을 응원하지도 않고, 입장권 가격이 비싸다는 이유로 클럽을 갈아타지도 않는다. 팬들은 클럽의 ‘고객(customers)’이 아니라 ‘서포터스(supporters)’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축구의 오랜 전통을 부정하고 태동한 상업화의 산물인 반반 셔츠는 팬들을 단순 소비자처럼 보이게 만들기 때문에, 이들은 화가 나는 것이다.경희대 테크노경영대학원 객원교수 2024.04.05 18:00
프로야구

[김종문 진심 합심] 좋은 선배, 따뜻한 환대

제가 야구팀에 있을 때 트레이드를 여러 차례 했습니다. 구단을 운영하는 입장에선 전력 강화라는 목적으로, 끊임없이 가능성을 검토하고 타진합니다. 그러다 보면 작별하게 되는 선수들이 생깁니다. 강팀으로 가는 길에서 많은 인연과 만나고 헤어집니다. 이별하는 만큼 새로운 만남이 생기지만, 가는 사람의 뒷모습이 눈에 밟히는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프로 스포츠는 비즈니스’라는 말이 있습니다. 냉정하지만 헤어질 때 여러 감정이 듭니다. 트레이드의 특성상 선수 본인과 충분히 미리 교감하거나 정보를 공유하기 불가능합니다. 하루 이틀 먼저 알리기도 하지만, 여의치 않을 때가 있습니다.선수 사정을 듣다 보면 딱할 때가 많습니다. “지난 주 전세 계약을 했다” “아이가 유치원 들어갔다"라는 말을 들으면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위로도 합니다. 그렇지만 조직과 제도가 모든 걸 돕지는 못합니다. 그럴 때 필요한 사람이 있습니다. 동료들입니다. 야구팀에서 사람이 가고 오는 일은 일상이나 마찬가지여서 이런저런 일 처리, 관련 안내는 패키지처럼 제공됩니다. 그러나 당사자 마음까지 속속들이 챙기는 데는 주위 사람만한 존재가 없습니다. 그리고 좋은 형들이 있다면 든든한 울타리가 됩니다.2021년 5월 어느 날 이야기입니다. NC 다이노스 내야수 김찬형 선수가 SSG 랜더스로 옮기는 날이었습니다. 일찌감치 오고 간 논의가 그즈음 급물살을 탔고, NC가 서울로 원정 왔던 때에 맞춰 성사됐습니다. 경기 서너 시간 전 최종 결정됐기에 해당 선수들이 마음 정리, 짐 정리를 할 시간이 부족했습니다.두 팀 프런트는 다음날 서로 선수를 보내도 될지 조율했습니다. 그런데 상대 코치진에서 이적 당일 바로 뛰게 할 수 있으니 합류했으면 좋겠다고 해 서울 고척돔에서 경기 전 훈련을 마친 김 선수를 인천 야구장(SSG 랜더스필드)까지 급히 보내야 했습니다.맨몸으로 갈 수 없으니 원정 숙소인 호텔에 먼저 들러서 개인 짐을 싸야 했습니다. 야구 장비 가방, 여행용 트렁크 하나씩 끌고 졸지에 이사를 하게 된 것이죠. 김찬형 선수가 얼마나 당황스럽고 마음이 착잡했을까요. 며칠 뒤 그의 인터뷰를 보니 “점심 때 이용찬 선배가 새로 왔다고 인사했는데 오후에 갑자기 내가 떠난다고 하니 눈물이 났다"라고 말했더군요.김찬형 선수는 구단 직원이 잡아 놓은 택시를 타고 겨우 시간 맞춰 새로운 홈 구장에 도착합니다. 유니폼을 바꿔 입은 김 선수는 9회 대주자로 나서 동점 득점을 기록했고, 이어진 찬스에서 SSG는 끝내기 역전승을 합니다. 새 팀에서 멋진 데뷔전을 치릅니다.그날 저는 이틀 연속으로 이어진 자유계약선수(FA) 계약과 트레이드의 마무리 작업을 하느라 김찬형 선수를 못 만났습니다. 김 선수는 김경문 감독님 재임 중 입단했는데 감독님이 “신인이 힘든 훈련 한 번도 안 빠지고 다 해내는 게 기특하다. 잘 지켜보라"라며 주목한 유망주였습니다.트레이드 과정을 직접 설명하지 못하고 떠나 보낸 게 마음에 걸렸습니다. 다음날 운영팀 담당 매니저로부터 김 선수 소식을 물었습니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추신수 선수가 많이 챙겨줬다고 하네요. 경기 마치고 쭈뼛거리는데 저녁식사 자리에 데려가고, 당분간 지낼 임시 숙소도 김강민 등 선배들과 나눠 찾아줬다 합니다. 시즌 중 옮겨온 선수에게 지원이 더 필요하다고 추신수 선수가 구단에 바로 전화하는 걸 (김)찬형이 들었답니다.”당시 ‘그팀 선배들 멋지구나’ 싶었는데 그 기억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최근 팀(SSG) 최고 베테랑 듀오의 한축 김강민 선수가 2차 드래프트로 팀을 옮긴 최근 이슈를 보면서 입니다.남은 후배들이 왜 그렇게 김강민 선수에게 그리움과 존경의 메시지를 올리는지 2년 전 이야기가 생각나며 이해가 됐습니다. 어느 팀이든 중계 화면에 후배 챙기는 팀 선배가 눈에 띄지만 ‘진짜 형’은 드러나지 않게 든든하고 큰 바람막이를 자처하더군요. 이제 남은 선수 중 누군가 떠난 선배의 빈자리, 그 형이 사람을 환대하던 모습을 이어받지 않을까요. 그렇게 좋은 팀이 만들어집니다. 좋은 사람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김종문 coachjmoon 지메일 김종문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2011~2021년 NC 다이노스 야구단 프런트로 활동했다. 2018년 말 '꼴찌'팀 단장을 맡아 2년 뒤 창단 첫 우승팀으로 이끌었다. 현재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KPC)다. 2023.12.04 07:30
프로야구

[단독] 장훈이 두 번 놀랐다. “한국 저변 취약, 연봉은 너무 높다” [창간 54]

일간스포츠가 창간 54주년을 맞아 '레전드의 일침'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에서 드러난 한국 야구에 대한 부진 이유를 되짚어 보고, 개선 방향을 논의하자는 취지입니다. 본지는 하리모토 이사오(한국명 장훈), 이토 쓰토무, 다카쓰 신고, 김성근 등 한국과 일본 야구에 정통한 레전드부터 일침(一針)을 들었습니다. 한국 야구가 다시 도약하길 바라는 이들의 ‘비수 같은 훈수’를 독자 여러분과 야구 관계자들에게 전합니다. 장훈(일본명 하리모토 이사오)이 깜짝 놀라 다시 물었다.“응? 뭐라고요? 한국에 고교 야구팀이 몇 개라고?”8월 어느날. 일본 도쿄 시내의 한 호텔에서 만난 그는 어떤 주제로 대화해도 차분했다. 불과 2년 전까지 야구 평론가로서 날카로운 독설을 날린 그였지만, 지금은 한결 온화해졌다. 배트와 마이크를 내려놓은 지금은 가끔 공원에 나가 어린이들에게 야구를 가르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그런 그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어조를 높인 순간이 있었다. 한국 야구의 저변을 얘기할 때였다."한국에 고교 야구팀은 몇 개인가? 뭐? 60개를 넘은지 오래되지 않았다고? (2023년 8월 기준 96개) 말도 안 된다. 프로야구가 있는 나라에서 말이지. 일본에는 3000개(2022년 일본고교야구연맹 기준 3857개)가 넘는 고교팀이 있다. 그래야 프로(일본 프로팀 12개)에서 경쟁이 된다."위기에 빠진 한국야구에 대해 본지가 고언(苦言)을 구하자 장훈은 어렵게 설명하지 않았다. 한국 야구의 저변을 걱정했다. 10/96 vs 12/3857의 차이지난 3월 열린 제5회 WBC에서 일본은 7전 전승을 거두며 우승했다. 일본은 2006년과 2009년 1,2회 대회에서 챔피언에 오른 바 있다. 그러나 당시 미국, 도미니카공화국 등을 대표한 메이저리그(MLB) 선수들은 지금처럼 전력을 다하지 않았다. 당시 일본은 예선전부터 한국과 팽팽한 라이벌전을 벌였다. 1,2회 WBC는 사실상 한국과 일본이 주도했다. 2023년 대회에서 일본은 한국과의 격차를 크게 벌리는 동시에, 미국을 힘으로 제압했다. 야구로 ‘세계제일’을 노래하던 일본의 꿈이 이뤄졌다. 장훈은 "일본 선수들을 보라. 충분히 우승할 수 있는 멤버였다. 오타니 쇼헤이, 다르빗슈 유 등 미국에서 최고인 선수들이 그대로 일본 대표팀에 왔다. 우승한 이유는 바로 그거"라고 말했다.2023년 일본 대표팀에는 오타니(LA 에인절스)와 다르빗슈(샌디에이고 파드리스)뿐 아니라 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 레드삭스) 라스 눗바(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등 쟁쟁한 빅리거가 참가했다. 게다가 야마모토 요시노부(오릭스 버팔로즈) 사사키 로키(롯데 마린스) 무라카미 무네타카(야쿠르트 스왈로즈) 등 일본 프로야구(NPB) 소속이지만, 미래의 메이저리거도 여럿 있었다. 일본 대표팀의 평균 나이는 27.3세로 WBC 대표팀 사상 최연소였다.한국에도 김하성(샌디에이고) 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 등 빅리거 2명이 있었다. 김현수‧김광현‧양현종 등 MLB를 경험한 선수도 적잖았다. 그러나 대표팀 구성 밀도에는 큰 차이가 있었다. 투수들의 기량이 크게 떨어졌다. 한국 대표팀 평균 나이는 29.2세였다.한국‧일본 저변의 차이가 두 대표팀의 차이를 만들었고, 그게 곧 실력 차이였다. 2006년과 2009년 WBC에서 한국이 일본을 꽤 따라잡은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건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게 장훈의 생각이었다.장훈은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좋은 나라다. 과거 일본에 뒤처졌으나 이제 일본을 많이 따라잡았다. 한류 등 문화는 물론 경제적으로도 세계 일류 국가가 됐다"고 극찬했다. 이 말을 하는 과정에서 그는 한국인이 좋아하는 '월드클래스'라는 표현을 썼다.기자는 "한국 스포츠도 월드클래스가 됐나"라고 물었다. 장훈은 잠시 고민하더니 "일단 인구(한국 약 5100만명, 일본 1억2000만명)에서 큰 차이가 난다. 한국의 스포츠 저변도 (일본에 비해) 그만큼 허약하다. 아직 (스포츠에서 월드클래스는) 아닌 거 같다"고 답했다. 장훈은 "풀기 어려운 문제가 있다. 한국에서 야구를 잘하면 선수들이 미국(MLB)에 가는 거다. 하긴, 연봉을 열 배쯤 더 주니까 나도 미국에 가고 싶은 마음이 들 거 같기는 하다. 그래도 자국 리그 보호를 위해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고민해야 한다. 미국에 갔다가 돌아오는 선수는 2년 정도 자국 리그에서 뛰지 못하게 하던지…"라며 씁쓸해 했다. 장훈이 제안한 것과 비슷한 규정이 실재한다. KBO 규약 제107조 조항에 따르면, 한국에서 고등학교 이상을 재학하고 한국 프로구단 소속 선수로 등록한 사실 없이 외국 프로구단과 선수계약을 체결한 선수는 외국 프로구단과 선수 계약이 종료한 날부터 2년간 KBO 소속 구단과 선수 계약을 할 수 없다. 그러나 이는 아마추어 선수에 해당하고, 프로 선수는 해외리그에서 언제든지 돌아올 수 있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프로 선수의 이적을 막는 건 현재의 제도로는 어렵다. 그러나 KBO리그 보호 및 발전에 대해 한국 야구의 고민이 부족하다는 장훈의 충고는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한국 고연봉, 유지 가능한가?"장훈은 "일본 야구도 미국의 하위 리그로 전락하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자국 리그를 보호하고 육성할 방법이 꼭 필요하다. 이러다가 100년 후에는 일본 야구가 없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했다. 한국에 비하면 인적‧물적 인프라가 훨씬 뛰어난 일본 야구도 우려할 만큼 우수 인재의 유출이 심각하다고 장훈은 보고 있다.인터뷰가 끝날 때쯤 장훈이 기자에게 "KBO리그 최고 연봉자는 돈을 얼마나 받나"라고 질문했다. KBO에 따르면 2023년 최고 연봉 선수는 구자욱(삼성 라이온즈‧20억원)이다. 그러나 FA 계약금을 포함한 실질적인 연봉킹은 지난겨울 두산 베어스로 돌아온 양의지(4년 총액 152억원)다.장훈은 또 한 번 깜짝 놀랐다. 그는 "그렇게 높나? KBO리그 팀은 대부분 대기업이 운영하기 때문에 (일부) 선수들 연봉이 너무 높다. (시장이 더 큰) 일본에서는 각 팀 최고 연봉자가 5~6억엔(46억~55억원) 정도를 받는다. 일본 선수 연봉도 높다고 생각하는데, 과연 지금 같은 연봉 시스템에서 KBO리그가 안정적으로 운영될지 의문"이라고 전했다.2023년 NPB 최고 연봉자는 야마모토다. 그는 FA와 비(非)FA를 통틀어 가장 많은 6억5000만엔(58억원)을 받는다. 게다가 KBO리그와 달리 NPB의 연봉 상승 곡선은 가파르지 않다. 20년 전 최고 연봉이 이미 7억2000만엔(2003년 요미우리 자이언츠 로베르토 페타지니)이었다. 2021년에는 스가노 도모유키(요미우리)가 8억엔을 돌파한 바 있다. 이승엽(현 두산 베어스 감독)이 2007년 요미우리와 계약한 연봉도 6억5000만엔(4년 총액은 30억엔)이었다. 2023년 KBO리그 선수들의 평균 연봉은 1억4648만원(신인, 외국인 선수 제외)이다. 일본 선수들 평균 연봉 4468만엔(4억원, 외국인 선수)의 36% 수준이다. 리그의 연봉 격차는 큰 편이지만, 최상위 선수들 간 차이는 생각보다 크지 않다.장훈은 KBO리그가 출범한 1982년부터 2005년까지 KBO 총재 특보를 맡았다. 각 구단을 돌며 타격 인스트럭터로 활동하기도 했다. 한국 프로야구 구조와 선수들 기술에 대해 잘 파악해온 인물이다.한국 야구의 개선점을 묻는 말에 장훈은 구체적인 답을 하길 꺼려했다. 최근에는 KBO리그 팀과 직접적인 교류가 없었기 때문에 조심스러워 한 것이다. 대신 그는 한국 야구의 기형적인 구조, 즉 96개 고교팀이 10개 프로팀의 근간이라는 문제점을 분명하게 지적했다. 뿌리가 약하면 자생력이 강할 리 없고, 고른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는 비단 대표팀만의 문제가 아니다. 수년째 KBO리그에서 지적되고 있는 선수 간 기량‧연봉 격차가 심화하는 이유도 결국 약한 기반에서 비롯됐다는 걸 장훈과의 인터뷰를 통해 환기했다. 도쿄(일본)=김식 기자 ◆장훈(張本勳, 1940년 6월 19일~)NPB 통산 최다 안타(3085개) 기록자. 일본 히로시마에서 태어나 최고의 스타가 됐지만, 아직까지 한국 국적을 유지하고 있다. 1959년 NPB 도에이 플라이어스 입단해 신인왕을 차지했고, 1976년 요미우리 자이언츠로 이적해 홈런왕 오 사다하루와 ‘O-H 타선’을 구축했다. 1981년 은퇴할 때까지 NPB 통산 출전 3위(2752경기, 통산 타율 3위(0.319) 통산 타점 4위(1676개), 통산 홈런 7위(504개)를 기록한 뒤 1990년 일본 프로야구 명예의 전당에 입회했다. 1982년 한국 프로야구 출범에 앞서 KBO 총재 특보를 맡았다. 대한민국 정부로부터 체육훈장 맹호장(1980년)을 수훈했고, 국민훈장 무궁화장(2007년)을 받았다. 2023.09.25 11:00
프로야구

[김종문의 진심 합심] 트레이드의 심리학1

스포츠계 여름은 유명 선수들이 팀을 옮기는 빅 뉴스로 채워지고 있습니다. 축구 글로벌 이적시장이 한창입니다. 시즌 중인 야구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형 트레이드 루머까지 끊이지 않습니다. 이런 화젯거리는 그 자체로 재미있습니다. 미디어가 소문을 추적하며 판을 깔면 팬들이 찬반 논란에 뛰어 듭니다. 트레이드는 결과 못지않게 과정의 폭발력이 큽니다. 다양한 논의 과정이 실제로 영향력을 발휘합니다.제가 야구팀에 있던 2020년, 그해 여름도 마찬가지 였습니다. "우승 기회는 다시 오지 않아, 이번에 00자리 채워야 해!" "000선수 영입하나요? 000선수를 보내나요?" "팀은 뭐하고 있는거야, 이러다가 우리 뒤집어 진다니까"라는 압박성 의견과 질문, 질책까지 엄청나게 받았습니다. 구단-선수-여론의 심리가 복잡하게 얽혀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 벌어질 수 있었습니다. 트레이드의 겉모습은 분석과 협상인데 한 꺼풀 걷어내면 심리입니다. 어떻게 냉정을 유지할까요. 합리적인 판단이란 무엇일까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트레이드는 한국 야구를 기준으로 이달 말까지 문이 열려 있습니다. 2주 정도 남았습니다.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불안과 동기부여시중의 '썰'은 은밀하고 더 빨리 라커룸에 도달합니다. 이름이 거론된 선수는 머릿속이 복잡합니다. '왜 나야' '저 팀에 가면 내 자리가 어디지' '가족은 어쩌나, 애 유치원 때문에 나 혼자 가나' '전세는…' 재빨리 계산기를 두드리는데 문제는 머리와 마음을 채우는 불안·불확실성입니다. 얼굴이 어두워집니다.하지만 최근 삼성 라이온즈에서 KIA 타이거즈로 옮긴 포수 김태군 선수는 다른 것 같습니다. 성취 동기가 뚜렷하다고 기억하는데 역시 그는 성품대로 새 기회에 자신을 맞출 수 있게 몸과 마음을 잘 준비한 것 같습니다. 개막 전부터 '포수를 활용해 전력보강하겠다'는 소속팀 감독의 말에 체념하기 보다 불확실한 미래에 더 큰 가능성이 있다고 대비한 것이 훨씬 자신에게 득이 됐습니다. 오히려 '우리는 포수를 팔거야'라는 계획을 너무 일찍 꺼낸 소속팀이 협상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고 저는 봅니다.갈등과 팀 워크개인을 넘어 팀 전체가 동요합니다. 2020년 여름, 제 기억에 따르면 당시 야수, 투수 파트의 긴장이 커졌습니다. 투수진의 잇딴 부진으로 역전패가 많아지면서 입니다. 말을 쉽게 하는, 그래서 케미를 위태롭게 만드는 일부의 언행 (000 바꿔주세요, 000 나간다더라는 식으로)이 감지됐습니다. 편이 갈리고 탓하기 시작합니다. 장마철 습기 머금은 겨울 이불처럼 불평불만이 팀을 짓누릅니다.스포츠 팀은 우승을 목표로 끊임없이 전력강화를 고민합니다. 항시 카드를 맞추고 플랜 A-B-C를 준비합니다. 이때 말이 샙니다. 세상에는 내 편만 있는게 아니니까요. 해야 할 일이지만 이때 멈춰야 합니다. 2020년 때도 A팀과 협상을 중단했습니다. A팀 관련 핵심 내용이 특정 언론에 나오는 것이 이상했고, 저 역시 불안했습니다. '우리 선수가 자기 이야기를 밖에서 들으면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 협상 이전 내부 단속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렇지만 같이 진행한 B, C팀과는 다른 카드로 이어 갔습니다. 결국 마무리는 C팀과 합니다.판단 오류트레이드 카드를 맞출 때 비합리적인 판단이 개입하는 순간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선수를 맞출 때 지명순서에 필요 이상으로 집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잘 하는가, 필요한가 대신 '1차 지명' 같은 간판에 좌우됩니다. 선수 가치를 평가하는 방법이 많지만 최고위 결정권자, 미디어, 팬에게 보여 주기 위해 과거의 기준이나 모양새에 기댑니다. 현재 몸상태, 지금의 운동능력과 태도 등이 어떤지를 정확히 아는 것이 더 중요한데 말입니다. 더 많은 데이터, 돈과 정보력을 가진 메이저리그도 심심찮게 잘못된 선택을 한다고 저명 칼럼니스트 키스 로(Keith Law)는 '인사이드 게임'에서 지적합니다. 제 경험 역시 비슷합니다. 저를 포함한 의사결정권자들이 주저하는 모습에서 손실회피 성향을 발견합니다. 선발투수 보강을 고민하는 LG가 내린 최근 결정은 나중에 어떻게 평가될까요. 이걸 극복할 방법은 무엇일까요. 매몰비용, 현상유지, 핫핸드(hot hand) 같은 용어는 무슨 뜻일까요. 2회에서 이어가겠습니다.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김종문김종문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2011~2021년 NC 다이노스 야구단 프런트로 활동했다. 2018년 말 '꼴찌'팀 단장을 맡아 2년 뒤 창단 첫 우승팀으로 이끌었다. 현재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KPC)다. 2023.07.17 07:30
프로야구

[김식의 엔드게임] "야구로 미국 이기겠다" 일본의 90년 꿈 이루나

일본 요미우리신문의 사주였던 쇼리키 마쓰다로(正力松太郎, 1885~1969)가 생전에 남긴 3훈(訓) 중 하나가 ‘미국을 따라잡고 추월하라’였다. 메이지 시대 이후 일본의 기치는 ‘서양 따라잡기’였다.일본 야구 발전을 위해 마쓰다로는 메이저리그(MLB) 올스타의 방일을 추진했다. 1931년 첫 대회가 열렸고, 1934년 2차 방일에는 베이브 루스도 참가했다. 첫 대회에서 0승 17패, 2회 대회 때 1승 17패를 당한 일본은 더 간절하게 미국을 이기고 싶어 했다. MLB 올스타와 대결했던 대일본야구구락부(클럽)는 2년 뒤 도쿄 교진군(현 요미우리 자이언츠)이 되었다. 이를 시작으로 일본프로야구(NPB)가 태동했다.일본은 1945년 8월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맞고 패망한 뒤 크게 침체했다. 원폭 공격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시민을 위해 1945년 시민구단 히로시마도요 카프가 창단했다.이후 일본은 조금씩, 조용히 사회‧경제적 힘을 키웠다. 1960년대 ‘아시아의 홈런왕’ 오 사다하루와 ‘미스터 베이스볼’ 나가시마 시게오가 이끄는 ‘ON 타선’은 요미우리, 아니 일본의 자부심이었다. 가장 미국적인 스포츠라는 야구가 일본의 국기(國技)가 된 배경이다.일본은 특유의 장인정신을 야구에 녹였다. 집요할 만큼의 정확하고, 세밀했다. 상대를 철저하게 분석하고, 약점을 파고드는 일본 야구는 한국보다 늘 앞섰다. 1990년대 후반 노모 히데오, 2000년 초반 스즈키 이치로가 MLB에 진출하면서 일본은 더 큰 자신감을 얻었다. 이후 일본 톱클래스 선수들은 미국에서도 통한다는 신뢰가 생겼다. 급기야 2006년 초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2009년 WBC에서 일본이 우승하자 그들은 세계 제일이 되었다고 선언했다. 여기까지는 일본 내에서 퍼진 메아리였다. 2013년과 2017년 WBC에서 일본은 4강까지만 갔다.제5회 WBC에서 일본은 당시와 또 다르다. 이치로와 마쓰자케 다이스케 등 기교파 선수들이 주축이었던 과거와 달리 2023년 ‘사무라이 재팬’은 압도적인 힘을 과시했다. 2006년, 2009년과 달리 한국과 접전을 벌이지도 않았고 4전 전승으로 8강에 올랐다. 이 과정에서 보여준 오타니 쇼헤이, 사사키 로키 등의 파워는 경이적이었다. 이미 MLB에서 100년 묵은 루스의 투‧타 여러 기록을 깨버린 오타니는 2021년 투수로서 9승, 타자로서 46홈런을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MVP)에 올랐다. 지난해에는 홈런이 34개로 줄었지만, 투수로서 15승 평균자책점 2.33을 기록했다. MLB에서도 최고 스타가 된 오타니도 최고의 컨디션으로 WBC에 참가하고 있다.22세 사사키 로키는 이미 세계에서 가장 빠른 패스트볼(시속 164㎞)을 던지는 투수로 성장했다. 지난 11일 체코전 피칭을 보면 당장 미국에서도 통할 수 있어 보였다.힘센 거인만 있는 게 아니다. 야마모토 요시노부는 일본 특유의 정확하고 현란한 피칭을 뽐냈다. 일본 최고의 외야수 요시다 마사타카는 작은 체격(1m73㎝)인데도 지난겨울 보스턴 레드삭스와 5년 9000만 달러(1200억원)에 계약했다. 정교함을 바탕으로 한 파워의 향상이 2023년 일본 대표팀을 진짜 ‘세계 제일’의 반열에 올려놓았다.마쓰다로의 유훈을 품은 요미우리의 홈구장 도쿄돔은 ‘일본 야구의 심장’이라 불린다. 거기서 치른 WBC 1라운드 4경기에서 일본 대표팀은 강력한 파워를 보여줬다. 지난 10일 일본에 4-13으로 대패한 한국에는 치욕의 무대이기도 하다. 일본 주니치 드래건스 스타이자 MLB에서도 활약한 후쿠도메 고스케(TBS 해설위원)는 12일 기자를 만나 “최근 일본 선수들의 힘과 체격이 향상됐다. 탄탄한 기본기 위에서 웨이트트레이닝과 식단 관리를 통해 파워를 만들었다. 이제 일본은 미국의 경쟁 상대가 된 것 같다. (일본) 후배들이 정말 잘하는 것 같다”고 자랑스러워했다.일본 고시엔 대회에 참가하는 고교 야구팀만 해도 3600여 개에 이른다. 한 세기 전 “미국을 따라잡겠다”는 마쓰다로의 꿈을 아는지 모르는지 어린 일본 선수들은 지금도 성장하고 있다. “일본 야구가 미국에서도 통한다”는 평가에 만족하지 않고 ‘힘으로 미국과 맞서는’ 단계에 이른 것이다.한국 대표팀에서 가장 뛰어난 타격을 보여준 이정후도 “(일본전에서) 태어나서 처음 보는 공을 쳤다. 확실히 KBO리그에서는 보지 못했던 공이었다”고 토로했다. 일본 야구가 미국 야구를 추격하는 사이 한국 야구는 그만큼 뒤처졌다. 아니, 한참 뒷걸음질했다고 해도 틀리지 않는다. 스포츠1팀장 2023.03.14 08:20
프로야구

[KBO리그 40년 The moment] '압도적 괴물'의 등장, WBC 4강 영광

한국 프로야구가 올해로 출범 40주년을 맞이했다. 1969년 창간한 일간스포츠는 1982년 프로야구 태동을 현장에서 지켜본 국내 유일의 스포츠 전문지다. 강산이 네 번 바뀌는 동안 한해도 빠짐없이 프로야구의 성장과 변화 과정을 기록했다. 이 기간 여러 구단의 희비가 엇갈렸고 수많은 별이 뜨고 졌다. 일간스포츠는 프로야구 원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KBO리그 역사를 사진으로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고자 한다. ① '괴물' 류현진 등장 한화 류현진이 프로야구 역사를 새롭게 썼다. 1982년 KBO리그 출범 후 처음으로 최우수선수(MVP)와 신인왕을 동시 석권했다. 그해 류현진의 기록은 18승 6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23. 다승과 평균자책점, 탈삼진(204개) 1위로 1991년 선동열 이후 15년 만에 투수 부문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그는 수상 소감으로 "당연히 둘 다 좋은데, 신인왕보다는 MVP가 더 좋다"고 말했다. ② WBC 4강 신화 김인식 감독이 이끈 야구 대표팀은 초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에 올랐다. WBC는 올림픽, 아시안게임과 달리 미국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이 주관하는 국제 대회로 높은 관심이 쏠렸다. 대표팀은 미국에서 열린 본선 라운드에서 멕시코와 미국, 일본 등을 격파하고 4강 신화를 썼다. 미국이 자국의 우승을 위해 만든 기형적인 경기 운영 탓에 4강에서 다시 만난 일본에 패했지만 세계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③ 악몽의 LG LG로선 지우고 싶은 한해였다. 126경기 중 47승밖에 따내지 못해 창단 첫 꼴찌에 머물렀다. 승률이 0.385로 참담했다. 2004년 구단 제7대 사령탑으로 부임한 이순철 감독이 계약 기간 3년을 채우지 못하고 6월 4일 자진해서 사퇴했다. 2001년 이광은, 2002년 김성근, 2003년 이광환 전 감독에 이어 '감독 잔혹사'가 반복됐다. LG는 양승호 감독 대행 체제로 잔여 시즌을 치른 뒤 김재박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④ 200승 날아오른 '송골매' 한화 송진우는 8월 29일 광주 KIA전에서 프로야구 사상 첫 통산 200승을 달성했다. 1997년 9월 100승, 2002년 5월 150승을 차례로 정복한 뒤 40세 6개월 13일의 나이로 200승을 금자탑을 완성했다. 그는 기록 달성 후 "3000이닝 투구에 더 욕심이 난다"고 말했다. 2009년 4월 전인미답의 3000이닝까지 돌파했다. 그해 은퇴한 송진우의 통산 성적은 210승 153패 17홀드 103세이브 평균자책점 3.51이다. ⑤ 이와세 넘어선 오승환 삼성 오승환의 프로 두 번째 시즌은 그의 공처럼 묵직했다. 63경기에 등판, 4승 3패 47세이브 평균자책점 1.59를 기록했다. 10월 1일 수원 현대전에서 1과 3분의 1이닝 무실점 쾌투로 일본 프로야구(NPB) 이와세 히토키(당시 주니치 드래건스)가 보유한 단일 시즌 아시아 최다 세이브 기록(46세이브)을 뛰어넘었다. 프로야구 단일 시즌 40세이브는 1994년 정명원(당시 현대·40세이브) 2000년 진필중(두산 베어스·42세이브)에 이은 역대 세 번째였다. ⑥ 도하 참사 국제대회 성과는 희비가 엇갈렸다. 3월에 열린 WBC 상승세를 12월 열린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이어 가지 못했다. 김재박 감독이 이끈 대표팀은 '아시아 라이벌' 대만과 사회인 야구팀이 참가한 일본에 연속 패하는 수모를 당했다. 특히 일본전에선 오승환이 끝내기 스리런 홈런을 맞고 7-10으로 무릎 꿇었다. 동메달을 목에 건 대표팀은 1998년 방콕, 2002년 부산 대회에 이어 아시안게임 3연패 도전도 실패로 끝났다. ⑦ 쌍둥이 유니폼 입은 봉중근 5월 MLB에서 활약하던 봉중근이 LG 유니폼을 입었다. LG는 그의 마음을 잡기 위해 계약금 10억원, 연봉 3억5000만원을 안겼다. 계약금 10억원은 2006년 신인 한기주(당시 KIA)가 받은 한국프로야구 신인 최고 계약금과 같다. 다만 국내 프로구단에 소속된 적이 없는 봉중근은 KBO리그 규정상 신인 선수 신분이라 2006년이 아닌 2007년 신인 1차 지명을 거쳐 2007시즌부터 활약했다. ⑧ 이대호 '트리플 크라운' 2006년 '타자 MVP'는 롯데 이대호였다. 그는 122경기에서 타율 0.336 26홈런 88타점을 기록, 타율·홈런·타점 부문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하지만 팀 성적은 하위권에 머물렀다. 롯데는 승률 0.407(50승 3무 73패)로 리그 7위에 머물렀다. 시범경기 기간 마무리 투수 노장진이 팀을 무단으로 이탈했고, 4월엔 에이스 손민한이 충수염 수술로 공백기를 가졌다.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아 이대호의 활약이 유독 외로웠다. ⑨ 이승엽 400홈런 2006년 NPB에서 뛰던 이승엽이 한·일 통산 400홈런을 터트렸다. 8월 1일 한신 타이거스와 홈 경기에서 통산 400홈런과 401호 홈런을 때려냈다. 삼성에서 활약한 9년간 324개의 홈런을 쳐낸 이승엽은 2004년 NPB로 이적한 뒤 76개를 보탰다. 만 29세 11개월 13일에 400홈런을 달성, NPB 오 사다하루(왕정치) MLB 알렉스 로드리게스에 이어 세계 세 번째로 만 서른 살 이전에 400홈런을 터뜨린 선수로 기록됐다. ⑩ 또 우승 트로피 품은 삼성 한국시리즈(KS)에서 웃은 팀은 삼성이었다. 현대의 거센 추격을 뿌리치고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 삼성은 KS에서 한화 이글스를 4승 1무 1패로 꺾고 2002·2005년에 이어 통산 세 번째 KS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시리즈 MVP는 타율 0.280(25타수 7안타) 2타점을 기록한 박진만이 차지했다. 타격 성적이 압도적이지 않았지만, 시리즈 향방을 좌우한 3차전 결승타를 때려냈고 결정적인 호수비로 팀 승리를 견인했다. 배중현 기자 사진=IS포토·한국프로야구 30년사 2022.12.26 18:00
예능

'최강야구' 2차 티저, 폭발하는 자신감에 이승엽 확신까지

'최강야구'가 최강 몬스터즈 멤버들의 호기 넘치는 공약을 담은 2차 티저 영상을 공개했다. 16일 JTBC 새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 측은 최강 몬스터즈 멤버들의 인터뷰 영상을 통해 자신감 넘치는 포부와 공약들을 밝혀 팬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최강야구'는 프로야구팀에 대적할만한 11번째 구단을 결성한다는 포부를 가지고 전국의 야구 강팀과 대결을 펼치는 야구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이승엽을 비롯해 박용택, 송승준, 심수창, 장원삼, 유희관, 정성훈, 이택근, 정근우, 서동욱, 정의윤, 이홍구, 한경빈, 윤준호, 류현인까지 최강 몬스터즈로 뭉친 이들이 어떤 경기를 펼치게 될지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공개된 2차 티저 영상은 최강 몬스터즈 1선발 심수창의 인터뷰로 시작된다. "다 씹어먹을 수 있다"라며 자신감에 가득 찬 모습을 보였다. 급기야 130km/h 슬라이더를 던질 수 있다고 단언했다. 하지만 심수창을 향한 최강 몬스터즈 멤버들의 부정적인 폭로전이 이어졌고, 투수들은 심수창보다 자신이 더 잘할 거라고 어필하며 의욕을 불태운다. 투수들의 자신감은 시작에 불과했다. 대한민국 최다안타 기록의 보유자 박용택은 "타율로 이야기하면 6할 6푼 7리 이상 칠 것 같다. 그건 무조건 친다"라고 말했다. 끝판왕 정의윤은 박용택보다 넘치는 자신감으로 9할을 외쳤다. 여기에 홈런 40개 이상도 가능하다며 광기를 폭발시켰다. 이 밖에도 유격수 새싹 류현인과 포수 새싹 윤준호도 레전드 선수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다는 사실에 설렘을 드러냈다. 각종 포부와 공약들이 난무하는 가운데, 최강 몬스터즈 멤버들은 모두 입을 모아 팀의 승리를 확신했다. 유희관은 "즐겁게 하려면 스포츠에서 이기는 수밖에 없다"라고 강조했고, 이승엽은 "절대 안 진다. 야구 선수들은 무조건 최선을 다한다"라고 승리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도시어부' '강철부대' 장시원 PD가 JTBC 이적 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최강야구'. 대한민국 야구계를 이끌어 왔던 레전드 선수들의 만남이 어떤 파란을 일으키게 될지 주목된다. 6월 6일 월요일 오후 10시 30분에 첫 방송된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oongang.co.kr 2022.05.16 17:17
연예일반

'최강야구', 박용택→유희관 최강 몬스터즈 멤버 연습 현황 공개

'최강야구’ 최강 몬스터즈 팀 멤버들이 현역 시절 기량을 끌어 올리기 위해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JTBC 새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 측은 최강 몬스터즈 선수별 연습 현황을 11일 공개했다. ‘최강야구’는 프로야구팀에 대적할만한 11번째 구단을 결성한다는 포부를 갖고 전국의 야구 강팀과 대결을 펼치는 야구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먼저 박용택은 개인 운동은 물론, 모교 휘문고랑 합숙 훈련까지 병행하며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정근우 역시 인근 고등학교 학생들과 꾸준히 연습 중이고, 날렵한 수비를 위해 체중 관리에 돌입했다. 그는 은퇴 당시보다 체중이 5kg 정도 빠졌으며, 첫 경기까지 90% 컨디션을 끌어 올릴 수 있다는 전언이다. 매일 타격 훈련 중인 이택근은 “인근 학교에 고등학생들과 붙어봤는데 무리 없이 할 만하다”라며 “첫 경기에서 몸 기량을 100% 끌어올릴 자신 있다”고 밝혀 기대감을 더한다. 승률 9할을 목표로 삼았던 정의윤은 헬스와 배팅 연습에 몰두하고 있으며 “7살 딸이 야구 하러 안 가냐고 물었다. 빨리 야구하고 싶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최강 몬스터즈의 투수 라인을 책임질 송승준은 일주일에 4번씩 투구 연습과 함께 재활 치료를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첫 경기 구속은 140km까지 가능할 것 같다”고 말하며 승리를 예상했다. 심수창 역시 몸 밸런스를 잡고 구속을 올리기 위해 꾸준히 레슨장에서 연습 중이며, 어깨 컨디션도 아주 좋은 것으로 전해졌다. 투수 라인의 막내 유희관 또한 “가장 최근에 은퇴했기 때문에 경기 뛰기에는 내가 가장 무리 없지 않을까”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는 후문. 끝으로 매일 맹연습 중인 한경빈은 최근 리그에서도 3할 이상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그는 “팀 승률 9할을 예상한다. 레전드 선배들을 믿는다”라고 전했다. 이승엽을 비롯해 박용택, 송승준, 심수창, 장원삼, 유희관, 정성훈, 이택근, 정근우, 서동욱, 정의윤, 이홍구, 한경빈, 윤준호, 류현인까지 ‘최강 몬스터즈’라는 팀으로 모인 선수들은 지지 않는 최강의 야구팀을 위해 현역 시절의 경기 감각과 컨디션을 끌어 올리며 필승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이승엽의 좌우명인 ‘진정한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을 최강 몬스터즈가 흘린 땀방울로 입증할 수 있을지, 이들의 첫 경기에 모두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도시어부’, ‘강철부대’ 등 흥행의 대명사 장시원 PD가 JTBC 이적 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는 오는 6월 6일 오후 10시 30분에 첫 방송될 예정이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oongang.co.kr 2022.05.11 08:03
예능

평균 9할 무실점 선언‥'최강야구' 6월 6일 첫방 확정

'최강야구'가 프로 야구 레전드 선수들의 자신감 넘치는 포부를 담은 첫 티저 영상을 공개했다. 9일 JTBC 새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 측은 첫 티저 영상을 통해 선수들의 활약상과 더불어 팀 이름과 로고를 공개해 기대와 설렘을 증폭시키고 있다. '최강야구'는 프로야구팀에 대적할만한 11번째 구단을 결성한다는 포부를 갖고 전국의 야구 강팀과 대결을 펼치는 야구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도시어부', '강철부대'를 이끈 장시원 PD가 JTBC 이적 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예능으로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여기에 이승엽을 비롯해 박용택, 송승준, 심수창, 장원삼, 유희관, 정성훈, 이택근, 정근우, 서동욱, 정의윤, 이홍구 등 프로 야구 레전드들이 함께 팀을 결성했다는 소식이 야구 팬들의 가슴을 점점 뜨겁게 달구는 중이다. 공개된 첫 티저 영상에는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는 국민 타자 이승엽의 전성기 시절 모습을 시작으로, 목표 타율 7할쯤은 거뜬히 해낼 자신 있다는 기록의 사나이 박용택의 각오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평균 스탯이 뛰어난 황금 선수 이택근은 "아이들한테 아빠 야구선수인지 아는지 물어봤는데, 골프선수"라고 말하며 시무룩한 모습을 보여 제작진을 빵 터트렸다. 그뿐만 아니라, 최강 몬스터즈의 1선발 투수 심수창은 제작진에게 "아마추어는 다 발라버릴게요"라는 메시지를 보내며 가득 차 있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장원삼도 "팀의 좌완 에이스로서 무실점으로 틀어막겠다"라는 각오를 보였다. 더불어 투수를 제외한 전 포지션을 소화 가능한 유틸리티 플레이어 서동욱은 "저 같은 자원이 없어요"라며 제작진에게 강하게 어필했다. 이 밖에도 한 번에 열거하기도 어려운 선수들의 기록과 현역 시절 화려했던 모습들이 등장했다. 한경빈, 류현인, 윤준호 등 최강 몬스터즈에 활력을 불어넣을 젊은 선수들도 남다른 스펙을 자랑했다. 과연 이들을 한데 모아놓은 최강 몬스터즈가 어떤 역사를 새롭게 써내려갈지 더욱 궁금해진다.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을 만들어온 장시원 PD와 대한민국 야구계를 이끌어 왔던 레전드 선수들이 만나 어떤 시너지를 만들어낼지, 최강 몬스터즈를 향한 야구 팬들의 기대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oongang.co.kr 2022.05.09 15:02
야구

이정후, 동료들이 뽑은 2021 프로야구 올해의 선수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23)가 동료들이 뽑은 올해 프로야구 최고의 선수로 선정됐다. 이정후는 6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서울 2층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2021 동아스포츠대상 시상식에서 프로야구 올해의 선수로 호명됐다. 이 시상식은 국내 5대 프로스포츠 종목을 대표하는 선수들이 투표를 통해 각자의 종목 올해 최고 스타를 선정한다. 올해의 선수는 트로피와 황금열쇠를 받는다. 이정후는 구단별 5명씩 총 50명으로 구성된 투표인단으로부터 1위(5점) 18표, 2위(3점) 17표, 3위(1점) 4표 등 총 145점을 받아 1위에 올랐다. 2위는 1위 9표, 2위 7표 등으로 74점을 얻은 강백호(KT 위즈)다. 이정후는 올 시즌 타율 0.360으로 타격 1위에 오르면서 1994년 타격왕인 아버지 이종범 LG 트윈스 코치(당시 해태 타이거즈)와 함께 세계 최초의 '부자 타격왕'에 오르는 진기록을 세웠다. 프로축구에선 득점왕 주민규(제주 유나이티드)가 올해의 선수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구단별 4명씩 총 48명이 투표에 참여한 가운데 주민규는 1위 15표, 2위와 3위 각 14표로 총 123점을 획득했다. 남자 프로농구 올해의 선수는 총 120점을 얻은 송교창(전주 KCC)이 뽑혔다. 총 40명의 투표인단 중 18명이 송교창에게 1위표를 줬다. 송교창은 2020~21시즌 국내선수 득점 2위에 오르는 등 맹활약해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했다. 여자 프로농구 올해의 선수는 박지수(청주 KB스타즈)에게 돌아갔다. 박지수는 2020~21시즌 정규리그 MVP와 득점·리바운드 1위에 오르면서 여자농구의 대들보 센터로 활약했다. 7개 구단에서 총 35명이 투표에 참여한 남자 프로배구에선 나경복(우리카드)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나경복은 2020~21시즌 득점 8위, 공격종합 4위, 오픈공격 9위로 다재다능한 거포의 면모를 뽐냈다. 가장 경쟁이 치열했던 여자 프로배구 올해의 선수는 이소영(KGC인삼공사)이 차지했다. 1위 9표와 2위 7표, 3위 2표로 총 68점을 얻어 2위 임명옥(한국도로공사·64점)을 4점 차로 제쳤다. 올 시즌을 앞두고 인삼공사로 이적한 이소영은 GS칼텍스에서 활약한 2020~21시즌 챔피언 결정전 MVP였다. 국내 대회 상금랭킹 상위 30명이 투표권을 가진 남자 프로골프에선 김주형(CJ대한통운)이 총 96점으로 올해의 선수가 됐다. 1위 16표, 2위 5표, 3위 1표를 받았다. 김주형은 올해 대상, 상금, 평균타수 1위를 휩쓸었다. 여자 프로골프 올해의 선수는 박민지(NH투자증권)였다. 1위 23표, 2위 3표, 3위 1표로 총 125점을 획득했다. 박민지는 대상과 상금 1위뿐 아니라 6승으로 다승왕도 차지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땀을 흘리는 스포츠 꿈나무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메디힐 특별상'은 경남 양산 원동중학교 드림야구팀에게 돌아갔다. 원동중은 지난달 기준 전교생 42명 중 35명이 야구부원인 야구특성화 학교다. 트로피와 지원금 1000만원을 받았다. 배영은 기자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2021.12.06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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