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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진 영화만사] 노인들이 만드는 영화의 숭고함

영화감독의 창작 능력은 몇 세까지일까. 최근 개봉되는 영화들을 보면 영화감독의 고령화가 매우 높은 수준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가 있다. ‘플라워 킬링 문’의 마틴 스코세이지는 1942년생, 한국 나이로 81세이다. 신작 애니메이션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를 한국 극장가에 탑재시키며 초반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미야자키 하야오는 1941년생, 82세이다. 이 둘에는 훨씬 못미치지만 ‘소년들’의 한국 감독 정지영도 1946년생으로 77세이다. 현재 극장가는 노익장을 과시하는 감독들의 작품들로 채워져 있다. 할리우드에는 이보다 훨씬 더 고령의 감독들이 놀랍게도 여전히 활동 중이다. 배우 겸 감독인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1930년생으로 93세에도 현역임을 과시한다. 올해 나온 다큐멘터리 ‘엔니오 : 더 마에스트로’에도 모습을 비춘 바 있다. 1935년생으로 88세의 우디 앨런 감독은 한 술 더 떠 ‘쿠 드 샹스’라는 신작을 가지고 지난 9월초에 열린 제80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돼 레드 카펫을 밟았다. 이들의 활동들을 보고 있으면 영화감독에게 물리적인 나이는 결코 문제가 아님을알 수가 있다. 문제는 새로운 세대, 젊은 세대와의 교감 능력, 그 에너지가 어느 정도인가일 것이다. 여기에 오랜 세월을 살아 온 사람으로서의 경륜, 삶과 역사의 진실과 실체를 깨달은 현자의 아우라가 얼마 만큼 덧붙여져 있는 가에 따라 작품에 대한 반응이 차이가 나기 마련이다. 잘못하면 ‘노인들’의 ‘잔소리’가 차고 넘치는 이야기로 치부 받을 수도 있는 노릇이다. 마틴 스코세이지의 ‘플라워 킬링 문’은 제목이 은유하고 있는 의미를 추출하기가 다소 난해한데다 러닝 타임이 무려 206분, 3시간26분짜리여서 아무리 봐도 대중적인 작품이라고 볼 수는 없다. 하루 상영 횟수가 1회, 많아야 2회밖에 될 수 없는 상황이어서 극장이 선호하는 영화도 되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국내 포털 기준 관객 평점 7점~8점을 기록하고 있는 것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관객들, 특히 시네필이라 불리는 영화 매니아 층들이 이제 극장에서 보고 싶어 하는 ‘시네마’가 어떠한 것인 가를 우회적이나마 시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플라워 킬링 문’은 노장의 영화답게 문학적 서사의 방식을 과감하고 절묘하게 차용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영화란, 보는 예술만이 아니라 읽고 분석해 냄으로써, 이야기가 갖는 역사의 맥락과 깊이를 음미하게 만드는 작품이라는 것이다. 서사라는 것, 이야기가 주는 강렬한 느낌이라는 것, 와이드 스크린에서만 맛볼 수 있는 장관의 풍경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새삼 깨닫게 만든다. 진부한 표현이지만 흔히들 말하는 ‘영화적’이라는 것의 의미를 되새기게 만든다. 극장용 영화라면 보다 더 깊고 우아하며 웅장한 자태를 지니고 있어야 함을 역설하기도 한다. 원래 애플TV플러스 영화로 제작됐음에도 OTT 방영을 늦추고 극장 상영을 연장하고 있는 것은 극장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욕구를 어느 정도 채워주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신작은 다소 호오가 엇갈리고 있다. 아마도 그건 ‘이웃집 토토로’에서 ‘벼랑위의 포뇨’에 이르기까지 그 자신이 창조해 낸 모든 캐릭터를 한꺼번에 집대성한 듯한 느낌 때문으로 보인다. 어떤 사람들은 그래서 더욱 환상적이라고 보는 반면 어떤 사람들은 그것 때문에 이야기가 지나치게 산만해진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야자키 하야오가 쌓아 놓은 견고한 이야기의 성은 여전히 난공불락임을 보여 준다. 하야오는 아직 ‘죽지’ 않았다. 두 작품의 극장 상영은 영화가 모든 장애에도 불구하고 교감의 예술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감독의 나이가 100세에 이른다 한들 젊은 관객과 얼마든지 소통할 수 있는 바, 그것은 이야기의 힘에서 나온다는 점을 보여 준다. 젊은 세대들에게 이야기를 펼쳐 보이되 가르치려 하지 않고, 설득하려 하지도 않으며, 그렇다고 애걸하거나 타협하지도 않는다. 고령의 감독들이 만드는 영화의 특징은 여전히 그들의 작품이 ‘의연하다’는 것이다.오동진 영화평론가 2023.11.02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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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진 영화만사] ‘엔니오: 더 마에스트로’의 이상 흥행 조짐 왜?

영화 속 수많은 인터뷰어들 가운데 엔니오 모리꼬네의 음악을 가장 가슴에 와닿게 정리하는 사람은 바로 독일 출신의 영화음악가 한스 짐머이다. ‘엔니오: 더 마에스트로’란 영화에서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한 음절만 들어도 이게 엔니오의 음악인지 아닌지 사람들은 금방 알아 챕니다. 그만큼 그의 음악은 사람들의 가슴속에 스며들어 있죠.” 그는 또 이렇게 덧붙인다. “엔니오의 영화음악은 우리들 인생의 OST이죠.”‘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파트 원’(이하 미션 임파서블7) 개봉 홍수 속에 서울 일부 극장에서 조용히 상영중인 다큐멘터리 ‘엔니오: 더 마에스트로’(이하 엔니오)가 사람들 사이에서 은근한 파문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런 분위기라면 ‘스테디 셀러’를 넘어서서 예술영화, 특히 다큐로서 흥행에 크게 성공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5일 개봉한 ‘엔니오’는 19일까지 2만여명을 동원했다. ‘미션 임파서블7’에 딱 1/100 수준이다. 하지만 ‘미션 임파서블7’ 전국 스크린 수가 현재 2000개가 넘고 ‘엔니오’가 20개가 채 안된다는 점, 그것도 하루 1회 상영에 불과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 다큐의 흥행세가 결코 만만한 수준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이런 추세라면 예술영화 중 ‘대박 흥행’으로 손꼽히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의 기록(15만 8484명)에 다가설 수도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단 개봉 스크린이 계속 확대된다는 것을 전제로 해야 한다.‘엔니오’ 인기의 동력은 일단 지식인 사회다. ‘엔니오’의 음악은 꽤 대중적이지만 엔니오 모리꼬네 자체에 대한 관심은 그리 넓지 않다. 엔니오의 생, 그의 음악적 삶을 조명하는 내용은, 이른바 교양인들의 관심 영역일 수밖에 없다. 현재 이 영화의 주관객층은 영화 매니아, 지식인 계층인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17개 예술영화관 외에 전국에서는 유일하게 경기도 파주 헤이리 시네마 단 한 곳에서만 상영중인 바, 이 극장의 매니저 M씨는 ‘엔니오’ 때문에 “극장에 사람들이 늘었다”고 말하고 있을 정도다. 이들 예술영화관에는 유명 감독과 영화인, 뮤지션, 배우들이 조용히 다녀 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 내용에 대한 입소문도 계속 퍼져 나가고 있다. 영화 중간, 롤랑 조페의 작품 ‘미션’이 언급되고 관련 OST가 만들어지는 과정, 음악의 선율이 나올 때 관객들 거의 전부가 울음바다가 된다는 얘기마저 돈다. 이런 소문이 나면 관객들 중 많은 수가 일단 울 준비를 하고 극장에 들어가게 되며, 이런 분위기가 알려지는 영화에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이 몰리는 법이다. ‘미션’은 1700년대 브라질 포르투갈 식민지의 한 원주민 마을을 지키려는 신부와 수사들의 숭고한 희생을 그린 내용이다. 1986년 개봉됐던 작품으로 롤랑 조페의 연출, 제레미 아이언스, 로버트 드 니로오, 리암 니슨의 연기로도 유명했지만 뭐니뭐니해도 엔니오 모리꼬네가 구축한 음악의 세계, 플룻과 오보에 같은 목관악기의 선율이 전세계의 심금을 울렸던 작품이다. 엔니오는 이번 다큐에서 ‘미션’의 음악을 만들기 직전의 상황에 대해 정통 클래식 업계의 따돌림에 지쳐 더 이상 영화음악을 만들지 않겠다고 결심했을 때였음을 밝히고 있다. 그에게 영화 ‘미션’은 음악 인생의 엄청난 분기점이었는데 정작 이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들은 사람들 또한 인생이 큰 전환점을 간접적이나마 경험한 셈이 됐다. 우리사회에 만연된 진영논리의 정쟁과 갈등, 자연재해와 인재 등등으로 사람들의 심사가 편치 않다는 점도 이 영화에 대한 관심과 갈망을 높이는 요인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세상사가 불편하고 피곤할 때 음악이 어떤 역할을 하고, 예술이 무슨 일을 해야 하며, 궁극적으로 예술가가 어떤 존재여야 하는 가를 역설하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고 감동의 눈물을 흘리는 것은 단순히 음악이 주는 아름다운 선율, 그 위로의 느낌 때문만은 아니다. 거기엔 일정한 반성의 사유가 담겨져 있다. 엔니오 모리꼬네는 평생의 음악 작업을 통해 인간 삶이 지녀야 할 보편적 가치를 가르쳐 준 셈이다. ‘엔니오’의 인기는 지금 우리사회가 지향해야 할 조용한 성장, 내면의 성숙을 의미심장하게 지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동진 영화평론가 2023.07.20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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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진 영화만사] 공포심 느끼게 하는 독립·예술영화 최근 상황

지난 4월에 개봉한 ‘사랑의 고고학’은 기대작이었다. 이 작품을 만든 이완민 감독은 저예산 비상업영화계의 기린아였다. 그는 서울 시내의 한 철학 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썼다. ‘사랑의 고고학’은 작품 완성도가 높아 영화진흥위원회의 제작 지원은 물론 배급 지원까지 받았다. 다수의 관객들을 만나라는 취지였다. 그 정도로 기대를 모은 셈이다. 3시간이라는 다소 긴 러닝 타임이 마음에 걸렸지만 관계자들은 어느 정도의 관심과 주목을 끌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니 기대하고 싶었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이다. 결과는 참혹했다. 전국 관객 수 3093명. 이 영화의 배급사 엣나인 관계자는 흥행 성적을 보며 “공포심을 느꼈다”고 말했다. “지금의 시장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지경이 됐다”고도 했다. 분명한 사실 한 가지는 이제 예술영화나 독립영화라 불리는 작품들은 민간 투자가 전혀 불가능해지는 시대가 됐다는 것이다. 수익성이 제로이기 때문이다. 지난 5월31일 개봉한 독립영화계의 야심작 ‘드림 팰리스’는 개봉 한 달이 넘은 현재 누적 관객 1만 2038명이다. 그나마 1만명을 넘긴 것은 김선영, 이윤지라는 대중스타가 나온 덕이다. 그럼에도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 영화가 나온 지도 잘 몰랐거나 모르고 있다. 그건 홍보 탓도 있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고 그 돈이 없으니 광고마케팅을 거의 못했을 것인 바, 따라서 극장 스크린도 많이 확보하지 못하는 빈곤의 악순환이 진행됐을 것이다. 영화는 작품성과 완성도가 중요하지만 한편으로는 P&A(Print and Advertise : 배급과 광고) 과정에서 흥행이나 관객 수의 증감이 결정된다. 독립영화가 취약한 것은 이 분야이기도 하다. 그 어느 시기보다 작금의 극장가는 다양성의 천국이다. ‘보 이즈 어프레이드’나 ‘애스터로이드 시티’같은 희대의 자기충동적, 절대적 관념주의의 작품도 있는 가 하면 ‘엔니오 : 더 마에스트로’ 같은 감동의 음악영화도 있다. 환경 다큐 ‘수라’나 ‘위대한 작은 농장’도 눈에 띈다. 일본영화 ‘1986 그 여름 그리고 고등어통조림’이나 ‘너의 눈을 들여다 보면’은 눈밝은 관객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칸이나 아카데미 같은 해외 유수 영화제의 수상작이나 후보작 중에 ‘슬픔의 삼각형’과 ‘말없는 소녀’도 국내 개봉했다. 클래식 영화 격인 ‘순응자’와 ‘샤이닝’까지 재개봉된 상태이다. 하지만 이들 영화는 극장들이 큰 상업영화, 빅 머니 영화를 걸기 위해 들러리를 세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스크린 수는 10여개에 불과할 때가 많고 그나마 각 극장별로 하루 1회나 2회 상영이 고작이다. 다들 마동석의 천만 영화 ‘범죄도시3’ 스크린수 1%도 가져가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시장은 정상인 것인가, 아니면 이상한 폭주를 계속하고 있는 중인가. 사업성이 제로인 만큼 일반 투자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이런 류의 영화들은 철저하게 공적 지원으로 만들어져야 한다. 중앙정부나 지방정부의 다양한 영화 펀드가 조성돼 있고 그 기금이 철저하고 투명하게 관리되며 공정하게 지원된다면 소위 독립영화, 예술영화, 비상업영화의 생존 가능성은 밝을 것이다. 이런 자금들은 외국의 예술영화를 수입하는 영화사에게도 적용이 돼야 하며 단순히 배급마케팅 분야만을 지원하는 것에 그치지 말고 수입 자금을 다양한 형태로 지원(지분 투자, 저리 대출, 손실 충당 등등)해야 할 처지다. 지난 3월말 개봉한 독일 영화 ‘나의 연인에게’는 전국 1299명이라는 관객 수를 기록했다. 그렇게 심각한 푸대접을 받을 영화는 아니었다. 이 모든 것을 풀어 나가자 하는 의지는 ‘빈곤의 철학’에 따른 것이다. 반대로 이 모든 문제를 풀어 나갈 생각이 없거나 아예 문제 인식도 갖지 못하고 있는 것은 ‘철학의 빈곤’이다. 자, 지금 당신은 어느 쪽인가. 오동진 영화평론가. 2023.07.13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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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신X장항준 ‘엔니오: 더 마에스트로’ 메가토크 참석

뮤지션 윤종신과 영화감독 장항준, 작가 김세윤이 영화관에 뜬다.세 사람은 오는 30일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리는 ‘엔니오: 더 마에스트로’의 메가톸에 참여한다.’월간 윤종신 프로젝트’로 음악 활동을 펼치고 있는 윤종신은 영화 ‘라이터를 켜라’, ‘불어라 봄바람’,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의 음악 감독으로 참여했다. JTBC ‘방구석 1열’ 시즌1의 진행을 맡을 정도로 평소 영화에 대한 깊은 조예를 보여줬다.영화감독 장항준은 영화 ‘라이터를 켜라’로 데뷔해 ‘기억의 밤’, ‘리바운드’ 등으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예능까지 활동 범위를 넓혀 센스 있는 입담을 아낌없이 발휘하고 있다.GV의 모더레이터는 MBC 라디오 ‘FM영화음악 김세윤입니다’의 김세윤 작가가 맡는다. 윤종신과 장항준은 참여 작품이 아니지만 영화를 사전에 보고 너무 큰 감동을 받아 메가토크에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엔니오 모리꼬네와 그의 영화 음악에 대해 유쾌한 해설과 입담이 오갈 것으로 기대되는 메가토크 티켓 예매는 26일 오후 2시에 시작된다. ‘엔니오: 더 마에스트로’는 오는 다음 달 5일 개봉한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06.26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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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V, 거장 故 엔니오 모리꼬네 특별전 연다

세계 영화음악사에 한 획을 그은 거장 음악가 故 엔니오 모리꼬네(Ennio Morricone)를 추모하는 특별 기획전이 열린다. CGV는 지난 6일(현지시간) 91세를 일기로 타계한 엔니오 모리꼬네를 기리는 마음을 담아 ‘굿바이 마에스트로, 엔니오 모리꼬네 추모 기획전’을 개최한다고 13일 밝혔다. 기획전은 오는 16일부터 전국 20개 극장에서 열린다. 1928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태어난 고인은 굵직한 영화의 음악 감독을 맡으며 500여 편이 넘는 영화 음악을 작곡했다. 2007년 제79회 아카데미 시상식 평생 공로상에 이어 2008년엔 프랑스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았다. 이번 기획전에서는 고인의 대표작 중 하나인 ‘시네마 천국’을 비롯해 ‘베스트 오퍼’, ‘피아니스트의 전설’, ‘미션’, ‘헤이트풀8’ 등 5편을 각각 6000원에 만날 수 있다. 영화 ‘시네마 천국’ OST인 ‘Cinema Paradiso’, ‘Love Theme’은 엔니오 모리꼬네의 명곡 중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언급되고, 지금까지 대중에게 사랑받는 음악 중 하나다. 영화 ‘시네마 천국’은 어린 토토(살바토레 카스치오)와 늙은 영사기사 알프레도(필립 느와레)의 평생에 걸친 우정을 그린 작품이다. ‘시네마 천국’ 이후 엔니오 모리꼬네는 영화 ‘베스트 오퍼’의 음악을 맡아 쥬세페 토르나토레 감독과 다시 한번 만났다. ‘베스트 오퍼’는 쥬세페 토르나토레의 탁월한 연출로 우아한 품격과 미학을 드러내는 동시에 아름다운 현악기 선율의 엔니오 모리꼬네 특유의 음악이 기품을 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평생을 바다 위에서 보낸 천재 피아니스트 나인틴 헌드레드(팀 로스)의 아름답고 순수한 삶을 그린 영화 ‘피아니스트의 전설’의 OST인 ‘Playing Love’도 그의 대표곡 중 하나다. 극 중 주인공인 ‘나인틴 헌드레드’가 태어나 처음으로 창 밖의 여인에게 사랑에 빠지는 순간을 연주한 곡으로 영화의 감동을 배가한다. 영화 ‘미션’도 빼놓을 수 없는 대표작이다. 이구아수 폭포를 배경으로 울려 퍼지는 ‘Gabriel’s Oboe’는 영화의 큰 매력 포인트 중 하나로, 팝페라 가수 세라 브라이트먼이 부른 ‘Nella Fantasia’ 원곡으로도 널리 알려졌다. 지난 2016년 열린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헤이트풀8' 음악 감독으로 생애 첫 오스카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CGV 김홍민 편성전략팀장은 “불후의 명곡으로 많은 관객의 마음에 깊은 여운과 감동을 선사해 준 고인을 기리는 마음을 담아 준비한 기획전”이라며 “그가 만든 음악으로 더욱 빛났던 영화들을 감상하며 엔니오 모리꼬네의 마지막을 추모하는 시간이 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2020.07.13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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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된 엔니오 모리꼬네, 영원히 남을 '시네마 뮤직 천국'(종합)

거장 엔니오 모리꼬네(Ennio Morricone)는 하늘의 별이 됐지만, 그가 만든 영화음악들은 영원히 우리 곁에 남았다. 6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엔니오 모리꼬네는 5일 밤 이탈리아 로마의 한 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91세. 낙상 사고로 대퇴부 골절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숨을 거뒀다. 거장의 죽음에 전 세계의 많은 이들이 애도하고 있다. 이탈리아 주세페 콘테 총리는 "우리는 마에스트로의 천재적 예술성에 감사하며 영원히 기억할 것이다. 그는 음악과 영화의 역사에 잊을 수 없는 기록을 남겼다"고 추모했고, 로이터 통신은 "그의 음악은 영화보다 더 유명하다"고 추억했다. 엔니오 모리꼬네는 1928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태어났다. 재즈 트럼펫 연주자였던 아버지 밑에서 자라 어린 시절부터 음악을 배우며 밀접하게 접했다. 학창시절에는 주로 순수 음악을 공부하며 트럼펫과 작곡을 전공했다. 학교 졸업 후인 1955년부터 영화음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때는 1964년 세르조 레오네 감독 '황야의 무법자'의 음악을 만들면서부터다. 'The ecstacy of gold' 등 지금도 회자되는 OST를 만들어냈다. 세르조 레오네 감독과는 '석양의 건맨', '석양의 무법자',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더 웨스트', '석양의 갱들' 등 여러 작품에서 호흡을 맞췄다. 이탈리아 영화계의 대표적 거장 연출가 피에르 파올로 파졸리니 감독의 작품에도 그의 음악이 함께했다. '매와 참새', '아라비안 나이트', '살로 소돔의 120일' 등의 음악을 책임졌다. 스파게티 웨스턴 장르에서 독보적인 음악 세계를 보여준 후 할리우드에서 영화음악가로 더욱 이름을 날렸다. 아카데미 음악상 후보에 오른 '천국의 나날들', '미션', '언터처블', '말레나' 등의 음악을 맡았다. 또한 '시네마 천국'은 엔니오 모리꼬네의 영화음악 세계를 언급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작품으로 남았다. 유독 상과는 인연이 없었으나 거장에게 트로피가 향하지 않을리는 없었다. 2007년 7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평생공로상을 받았고, 2016년 88회 아카데미에서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헤이트풀8'의 음악감독으로 생애 첫 오스카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한국 팬과도 만난 바 있다. 2005년 내한해 서울에서 공연을 열었고, 2011년 데뷔 50주년을 기념해 내한 공연을 개최했다. 500여 편이 넘는 영화의 음악을 만들어낸 영화음악의 거장 엔니오 모리꼬네. 하늘의 별이 된 그는 영원히 기억될 음악들로 우리 곁에 살아 숨쉰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2020.07.06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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