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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물들이는 복고 열풍, ‘응답하라! 90년대’

연예계가 90년대와 사랑에 빠졌다.요즘 세대는 도통 무슨 물건인지 짐작할 수도 없는 휴대용 CD플레이어와 삐삐, 벽돌만큼 큰 휴대전화가 심심찮게 드라마에 등장한다. 90년대 가요계를 주름잡던 스타들은 이제 TV속 주인공으로 출연한다. 올 상반기 90년대를 떠올리게 하는 소품 등으로 흥행몰이를 성공한 영화 '건축학개론'을 필두로 드라마 '신사의 품격', '응답하라 1997' 등 90년대 향수와 추억을 되새김질하는 콘텐트가 요즘들어 유난히 대중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어떤 드라마들이 90년대 감성으로 시청자들에게 호소하는지, 70, 80년대가 아닌 굳이 90년대 추억에 집착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살펴봤다.▶어떤 드라마 있나tvN '응답하라 1997’은 제목에서 알수 있듯 90년대 문화가 드라마의 주요 소재다. 1997년 부산을 배경으로 아이돌 그룹 1세대인 H.O.T에 빠진 여고생과 친구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현재와 같은 팬덤이 만들어지던 시기를 자세하고 현실감있게 재연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얼마전 종영한 SBS 주말극 ‘신사의 품격’은 1972년생 주인공 4인의 학창시절을 프롤로그로 꾸며 90년대 감성을 자극했다. 90년대 하이틴 스타인 장동건·김민종 등이 둘러앉아 1995년 최고의 인기드라마였던 '모래시계' 테마송을 따라부르는 모습이나 벽돌만한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모습은 동시대를 살았던 30대 전후반 시청자들의 향수를 자극했다. "미래엔 컴퓨터를 들고 다니면서 쓰게? 왜, 에어콘도 천장에서 나온다고 하지?" 등 당시 상상하지 못했던 시대상을 그려내 더욱 웃음을 자아냈다.▶왜 90년대 추억인가소비의 중심 세대가 7080에서 90년대로 바뀌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올해 6월 LG경제연구원은 ‘문화와 소비를 주도하는 대한민국 30대의 가치관과 라이프스타일’이라는 보고서에서 “최근 사회 중진세력으로 자리한 386세대들의 뒤를 이어 397세대(30대·90년대 학번·70년대 출생)가 우리 사회의 변화를 주도하는 세대로서 주목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콘텐트를 만들어내는 구성작가나 PD 감독 등이 모두 비슷한 연령대라는 점도 90년대 추억 되새김질에 한몫했다. 이들 중 적지않은 수가 90년대 학번으로 자신의 경험담을 더욱 디테일있게 묘사할 수 있으며 이에 크게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SBS 드라마국 김영섭 부국장은 "90년대 초반은 탈정치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는 동시에 경제적 풍요로움이 넘치던 시기였다"면서 "어린 세대에는 새로움을, 당시 세대에는 회고의 대상이 될 수 있는 대중문화의 원형이 만들어진 시기인 만큼 앞으로도 계속 소재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유아정 기자 poroly@joongang.co.kr 2012.09.03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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