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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8th BIFF] ‘대배우’ 윤여정 “나보다 나은 사람과 놀아야 발전해”

“전 모험 정신이 있는 사람은 아니에요. 미인이 아닌데도 배우를 한다는 것에 대한 자각이 있었던 것 같이요. 그래서 남들이 안 하는 역할을 하는 것 같아요. 거기에 대해 불만도 없고 분한 것도 없어요.”남들이 쉽게 도전하지 못하는 역할을 해내는 것. 1966년 데뷔한 배우 윤여정은 매번 자신의 한계를 깨고 있다. 윤여정은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KNN타워 KNN시어터에서 열린 ‘엑터스 하우스 윤여정’에서 관객들을 만나 솔직한 입담을 뽐냈다.2021년 신설된 부산국제영화제 액터스 하우스는 배우들과 함께 그들의 필모그래피를 돌아보며, 알려지지 않은 비하인드 스토리부터 향후 계획까지,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는 스페셜 토크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전 세계를 사로잡은 배우들이 함께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윤여정은 영화 ‘미나리’(2020)로 제93회 미국아카데미시상식에서 한국배우 최초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바 있다. 수상 이후 달라진 점을 묻자 “상금을 받은 것도 아니다. 내 마음도 달리진 게 없고 그러려고 노력 중”이라며 “하고 싶은 대로 살 것”이라고 말했다.이날 윤여정은 시작부터 시원시원한 입담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윤여정은 “그동안 인터뷰 자리를 피했다. 말을 잘 거를 줄 모른다”며 “그래서 피해왔는데 어쩌다 걸리게 됐다”고 말했다.‘화녀’, ‘바람난 가족’, ‘여배우들’, ‘돈의 맛’ 등 윤여정은 출연작마다 맛깔나는 연기를 선보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윤여정은 ‘화녀’를 선택한 이유를 묻자 ‘뭣 모를 때 김기영 감독한테 선택받아서 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또 윤여정은 ”김기영 감독은 저한테 반말 한번 한 적 없으시다. 너무 대단하고 천재적인 감독을 만나서 그때 정말 많이 배웠다“고 당시를 떠올렸다.그러면서 관객들을 향해 ”친구를 사귀더라도 고급하고 놀길 바란다“며 ”돈을 말하는 게 아니다. 나보다 나은 사람과 놀아야 발전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윤여정은 인품이 좋았던 감독으로 ‘미나리’의 정이삭 감독을 꼽았다. 그는 “한국말을 못 하는데 그걸 미안해하더라. 한국 종자가 서양 교육을 받아서 성인이 되면 이런 사람이 나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로 코리아 아메리칸을 물색없이 좋아하기 시작했는데 다 그렇진 않더라. 실패의 연속이다”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부산=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2023.10.06 21:07
연예일반

이정재, 2022년을 빛낸 영화배우 2년 연속 1위

배우 이정재가 대한민국 국민이 뽑은 ‘올해의 영화배우’ 에 선정됐다. 이정재는 34.4%의 지지를 얻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이정재는 올해 제작, 감독, 각본, 주연까지 도맡은 영화 ‘헌트’를 선보이며 호평을 이끌었다. 지난해 하반기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주인공 기훈으로 명실상부한 글로벌 스타 반열에 올라 올해의 배우에 꼽힌 바 있다. 이정재에 이어 2위는 올해 유일한 천만영화로 기록된 ‘범죄도시2’의 괴물형사 마동석(18.8%)이 뽑혔다. 마동석은 실제 사건을 모티브 삼은 이 영화의 제작자 겸 기획자, 주연으로 만능 활약을 펼쳤다. 마동석은 2016년 ‘올해의 영화배우’ 10위 처음 이름을 올린 뒤 2017년 2위, 2018년 1위를 차지하는 등 6년 연속 톱 5위권에 포함됐다. 3위는 국민배우 송강호(13.5%)에게 돌아갔다. 올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브로커’로 ‘제75회 칸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낭보를 전한 바 있다. 송강호는 2007년 이후 매년 조사에서 최다 1위(5회), 개봉작이 없는 해에도 최상위권을 지킬 정도로 두터운 신뢰를 받는 배우다. 윤여정(7.7%)이 4위에 랭크되며 여배우 중 유일하게 10위권을 지켰다. 올해 윤여정은 애플TV ‘파친코’에서 이민여성선자 역할로 전 세계에 묵직한 울림을 전했다. 이정재의 절친 정우성과 황정민이 6.5%로 공동 5위에 올랐다. 각각 ‘헌트’와 ‘수리남’으로 대중에 각인시켰다. 7위 ‘비상선언’ 이병헌(6.0%), ‘공조2: 인터내셔날’의 현빈(5.5%)이 8위, 유해진(5.2)이 9위를 차지했다. 10위는 ‘범죄도시2’의 손석구(5.0%)로 올해 영화배우와 탤런트 부문 10위권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번 조사에서 남성 배우가 절대다수를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앞서 발표한 탤런트 부문에서는 박은빈(1위), 김혜수(2위), 고두심(4위) 등 여배우가 강세였던 것과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한국갤럽은 2022년 올해를 빛낸 영화배우를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번 설문은 지난 11월 7일부터 24일까지 전국(제주 제외) 만 13세 이상 1771명의 응답(2명까지 복수응답)을 집계했다. 이현아 기자 lalalast@edaily.co.kr 2022.12.15 09:55
예능

이서진에 가방 맡긴 미국 여배우, 인종차별 논란

배우 이서진을 둘러싼 인종차별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29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뜻밖의 여정'에는 윤여정이 이서진과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함께 참석한 모습이 공개됐다. 이서진은 윤여정 매니저 역할로 함께 해,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시상자인 윤여정을 응원했다. 이날 항상 윤여정과 함께 하는 이서진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제작진이 찾아 나섰다. 제작진은 낯선 여자의 백을 들고 있는 이서진에 누구 것이냐 물었고, 이서진은 "제이미 리 커티스. 저보고 백을 잠시 갖고 있어 달라고"라고 웃으며 답했다. 미국 영화배우인 제이미 리 커티스는 다른 배우와 사진을 찍기 위해 초면인 이서진에 가방을 건넨 것. 가방을 찾으러 여배우가 왔을 땐 자막에만 '땡큐'가 나왔을 뿐, 실제 음성이나 고마움의 동작이 보이지 않았다. 해당 장면에 네티즌들은 제이미 리 커티스가 인종차별을 했다고 비판했다. 가방을 우연히 맡겼다 하더라도, 고맙다는 말이나 몸짓을 했을 텐데 그렇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가방을 맡긴 것부터 무례하다는 분노의 목소리도 나왔다.거졌다. '뜻밖의 여정'은 윤여정의 오스카 여우조연상 수상 이후, 매니저 이서진과 함께 떠나는 이야기를 다룬다. 매주 일요일 오후 10시 50분 방영된다. 황지영기자 hwang.jeeyoung@joongang.co.kr 2022.05.30 20:37
연예일반

'라떼9' 이진혁, "지금이라면 상상도 못할 TMI..." 과거 스타주소록에 경악

‘김구라의 라떼9’(라떼구)의 MC 김구라와 업텐션 이진혁이 안성기부터 윤여정까지 그 시절 배우들의 집 주소를 모아 놓은 희귀 자료를 보고 충격을 받는다. 18일(오늘) 오후 8시 채널S와 더라이프에서 방송하는 ‘김구라의 라떼9’(채널S·LG유플러스 공동 제작) 5회에서는 MC 김구라와 스페셜 게스트로 나선 이진혁이 ‘라떼 핫한 직업, 내가 제일 잘나가’를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펼쳐진다. 이날 김구라는 라떼 핫한 직업‘에 대해 9위부터 차례로 공개한다. 이중 6위에 ’영화배우‘가 오르자, “그 시절 엄청난 인기를 모았던 여배우들이 있는데 문희, 남정임, 윤정희가 1대 트로이카”라며 다양한 ’썰‘을 방출한다. 이어 “‘라떼9’가 희귀한 자료를 입수했다”면서, ‘국내 스타 주소’라는 제목이 적힌 자료집을 전격 공개한다. 이 자료에는 국민배우 안성기가 아역 배우 시절 살았었던 주소뿐 아니라 배우 윤여정, 신성일, 그리고 배우 박준규의 아버지인 배우 박노식 등의 주소가 자세히 적혀 있어 눈길을 끈다. 이진혁은 “지금이라면 상상도 못 할 TMI 아니냐?”며 놀라워하고, 김구라는 “옛날에는 졸업앨범 뒤에 동문들 주소록도 있었다”고 설명한다. 4위로는 해외를 내 집처럼 드나들었던 ‘항공 승무원’이 올라온다. 이에 대해 김구라는 “초창기 승무원 관련 자료를 찾던 중, 항공 역사의 놀라운 장면을 포착했다”고 밝힌 뒤, 과거 기내에서 열렸던 ‘공중 결혼식’ 자료를 공개한다. 이를 본 MZ 세대인 이진혁은 “지금 봐도 되게 힙하다”며 동공대확장을 일으킨다. 그런가 하면 김구라는 ‘가발기능공’을 2위로 소개하면서, “그 시절 시골에서 상경한 가발기능공들이 월급을 모은 돈과 함께 이것을 고향 집에 보냈다”고 돌발 퀴즈를 낸다. 이후 김구라는 상자에서 빵 하나를 꺼내는데, 이진혁은 이 빵을 보자마자 “편의점에서 봤다”며 즐거워한다. 그런데 김구라는 “이 빵 20년 만에 먹어 본다”고 추억에 젖은 뒤, 과거 가발기능공들이 이 빵을 고향집에 보냈던 특별한 사연을 들려줘 이진혁을 뭉클하게 한다. 제작진은 “지금은 거의 사라졌지만, 그 시절을 휩쓸었던 다양한 직업들에 대한 생생한 자료와 비하인드 스토리가 준비돼 있다. MZ세대 이진혁을 시종일관 놀라게 한 ‘라떼 핫한 직업’ 편이 신선한 충격과 함께 흥미로운 정보를 선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텐션 이진혁이 게스트로 나서는 ‘김구라의 라떼9’는 18일(오늘) 오후 8시 채널S와 더라이프에서 방송된다. 이지수 디지털뉴스팀 기자, 사진 제공=채널S, LG유플러스 2022.05.18 09:13
연예

'오징어 게임' 이정재, 美 고담 어워즈 아쉬운 수상 불발

배우 이정재의 '오징어 게임' 첫 수상이 불발됐다. 이정재는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2021 고담 어워즈에 신작 시리즈 부문 최고 연기상(Outstanding Performance in a New Series) 부문 후보로 참석했다. '더 굿 로드 버드'의 에단 호크, '퀸스 갬빗'의 안야 테일러 조이, '화이트 로투스'의 제니퍼 쿨리지, '러더포드 풀스'의 마이클 그레이아이스, '리저베이션 독스'의 디버리 제이콥스,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의 투소 엠데부, '핵스'의 진 스마트, '뤼팽'의 오마르 시, '위아 레이지 파츠'의 안자나 바산 등과 경쟁을 펼쳤다. 유력한 수상자로 점쳐졌지만, 아쉽게도 트로피는 에단 호크와 투소 엠데부에게 돌아갔다. 고담 어워즈는 미국 독립영화 지원단체인 인디펜던트 필름메이커 프로젝트(IFP, Independent Filmmaker Project)가 지원하는 시상식이다. 앞서 지난해 배우 윤여정이 영화 '미나리'로 최고 여배우상 후보에 오른 바 있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oongang.co.kr 사진=버라이어티 트위터 영상 캡처 2021.11.30 12:20
연예

'美 고담어워즈' 이정재 "'퀸스 갬빗' 안야 테일러 조이 만남 기대 중"

배우 이정재가 넷플릭스 시리즈 '퀸스 갬빗'의 배우 안야 테일러 조이의 팬이라고 밝혔다. 이정재는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2021 고담 어워즈 레드카펫에서 올해 가장 재미있게 봤던 TV쇼를 묻는 질문에 "'퀸스 갬빗'을 굉장히 재미있게 봣다. 이야기가 흥미진진해서, 한번에 다 봤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오늘 배우분(안야 테일러 조이)를 볼 수 있을까 기대하고 왔다"고 했다. 이어 '오징어 게임' 황동혁 감독은 "저도 '퀸스 갬빗'의 팬이다. 올해 가장 재미있게 봤던 쇼다. '퀸스 갬빗'을 보고 안야 테일러 조이의 팬이 됐다. 그녀를 실제로 볼 수 있는 기회가 왔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고담 어워즈는 미국 독립영화 지원단체인 인디펜던트 필름메이커 프로젝트(IFP, Independent Filmmaker Project)가 지원하는 시상식이다. 시상식 시즌의 포문을 여는 행사로, 아카데미와 에미상 등 향후 열릴 다양한 시상식 결과를 미리 점쳐볼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앞서 지난해 배우 윤여정이 영화 '미나리'로 최고 여배우상 후보에 지명된 바 있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oongang.co.kr 사진=버라이어티 트위터 영상 캡처 2021.11.30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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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70대" 고두심·윤여정·나문희, 할메니얼 전성시대

공로상? 창창하게 빛나는 현역이다. 70대 배우들의 눈부신 활약이 연일 박수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할머니 배우'를 위한 상은 공로상뿐이던 시대가 지나갔다. 최근 고두심, 윤여정, 나문희 등 70대 배우들의 활약이 심상치 않다. '할머니'와 '밀레니얼'을 합친 '할메니얼' 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바야흐로 할머니들의 전성시대가 열렸다. 고향 제주에서 올로케이션으로 찍은 영화 '빛나는 순간'에서 해녀 역을 맡아 깜짝 멜로 열연을 펼친 고두심을 비롯해 '미나리'로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은 윤여정, 그리고 '아이 캔 스피크' 등 웰메이드 작품에서 왕성하게 활동 중인 나문희의 존재감이 연일 주목도를 높인다. '빛나는 순간'은 제주 해녀 진옥(고두심)과 그를 주인공으로 다큐멘터리를 찍는 PD 경훈(지현우)의 특별한 사랑을 다룬 영화로, 고두심은 제주의 역사를 온몸으로 겪어낸 해녀 진옥 역을 맡아 소준문 감독으로부터 “고두심의 얼굴이 곧 제주의 풍광”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뿐만 아니라 배우 지현우와 함께 멜로 연기를 선보이는, 큰 용기가 필요했을 결정을 내린 그는 세대를 뛰어 넘는 교감과 위로, 치유의 과정을 압도적인 연기력으로 표현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 '윤식당' '윤스테이' 등을 통해 예능계도 접수한 윤여정은 '미나리'에서의 열연으로 아시아 최초 미국·영국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석권하며 새 역사를 썼다. 그는 극 중에서 미나리 씨앗을 가지고 미국 땅을 밟는 할머니 순자 역으로 미국 저예산 독립 영화에 출연하는 과감함을 보여줬다. 오스카레이스에서 보여준 그의 말과 행동은 ‘윤며들다’라는 신조어를 낳으며 신드롬을 일으켰다.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 '나빌레라'로 시니어 대표 배우로 각인된 나문희는 지난 2017년 개봉한 '아이 캔 스피크'에서 위안부 피해자 나옥분 역을 맡아 최고령 나이로 그 해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최우수여자연기상 등 각종 국내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휩쓸었다. 최근에는 핫하고 트렌디한 CF 모델로도 나서 주목받고 있는 중이며, 국내 최초 뮤지컬 영화를 표방하는 '영웅' 개봉도 준비 중이다. 나이를 초월, 스크린을 넘어 한국의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한 70대 여배우들의 용감한 행보는 업계와 수 많은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1.06.17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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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윤여정] '이변' 아닌 '당연' 만든 55년 찬란한 빛

당연하지 않은 길을 걸었기에 당연하지 않은 길을 안내 받았다. 스스로 이룩한 결말은 전세계에서 인정받은 당연한 결과가 됐다.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연기상을 받은 최초의 한국 배우로 역사에 새겨지게 된 이름 '윤여정'이다. 1966년 TBC 공채탤런트 3기로 데뷔해 2021년 오스카를 품에 안기까지. 평생을 한국 배우로 살았던 윤여정을 미국에서 알아봤다. 데뷔 56년 차, 74세 배우에게 남은건 '아름다운 은퇴'로만 여겨졌다. 시니어, 중견, 원로 배우라는 수식어가 붙으면서 왕성한 활동을 해도 할 수 있는 역할, 행보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 결론 내렸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제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주위의 반대에도 감행한 도전은 최초라는 역사와 희망이라는 새 꿈을 선물했다. 55년간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쌓은 필모그래피만 100여 편이 넘는다. 때론 친근했고, 때론 얄미웠으며, 때론 당당하다가, 때론 섹시했던 이 시대 모든 여성을 연기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반세기가 넘는 시간동안 살기 위해, 살아가기 위해 목숨 걸고 했던 연기만큼은 결국 윤여정을 배신하지 않았다. 1971년 드라마 '장희빈'과 스크린 데뷔작 영화 '화녀'를 동시에 히트시키며 '천재 여배우'로 각광받은 윤여정은 '사랑과 야망' '사랑이 뭐길래' '목욕탕집 남자들' '넝굴째 굴러온 당신' '디어 마이 프렌즈' 등 크고 작은 역할을 가리지 않으며 수 많은 드라마에서 열일 활동을 펼쳤다. 충무로에서는 웬만한 거장들과는 한번씩 호흡맞춘 배우이기도 하다. 임상수 감독의 '바람난 가족'에서 시한부 남편을 두고 자신의 성욕을 감추지 않는 중년의 어머니로 스크린에 컴백한 윤여정은 임상수 감독의 '그때 그 사람들' '하녀' '돈의 맛'에 연이어 출연했고, 홍상수 감독의 '하하하' '다른 나라에서' '자유의 언덕' 등을 통해 유럽 무대도 누볐다. 이재용 감독과는 '여배우들'과 '죽여주는 여자'를 함께 하며 대표작을 끝없이 갈아치웠다. 화려한 삶을 살기만 한 것은 아니다. 1974년 가수 조영남과 결혼한 후 미국으로 떠나 사실상 은퇴를 선언했다. 당시의 미국 생활은 그야말로 생고생. 두 아들을 키우기 위해 마트 알바까지 해야 했던 윤여정은 결혼 13년만에 이혼, 1985년 미국 생활을 청산하고 귀국했다. 한때는 목소리가 나빠서, 똑똑한 여자 역할을 많이 했다는 이유로, 이혼녀라는 비호감에 시청자들의 항의 전화가 빗발치기도 했지만, 생계의 무게를 짊어진 윤여정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움직였다. 세월이 흐를수록 꼰대가 아닌 젊은 할머니로 세련된 감각을 잃지 않았다. 거부감 1위였던 배우는 어느덧 진취적인 여배우들의 롤모델이 됐고, 많은 여성들로 하여금 따라 걷고 싶게 만드는 어른이 됐다. 능력으로 깨부순 벽이다. 도전적 행보는 다양한 방식으로 이어졌다. 2015년 워쇼스키 자매가 감독한 미드 'Sense8'에 비중있는 카메오로 출연하며 해외 활동에 물꼬를 텄고, '꽃보다 누나' '윤식당' '윤스테이' 등 나영석 사단 예능에 합류하며 본연의 매력과 함께 영어 실력도 자랑했다. 윤여정 때문에 윤여정의 예능을 본다는 젊은층도 상당하다. 패션, 입담, 궁금하지 않은 것이 없고, 훔쳐보고 싶지 않은 것이 없다. '미나리'의 순자는 윤여정이 걸어 온 50여 년 연기인생의 산물이다. 수상 직후 기자회견에서 "우리 다 같이 최고가 아닌 최중으로 살면 안되냐"고 되물었지만 윤여정은 '미나리' 이후도 승승장구 꽃길이 예정돼 있다. 물론 윤여정 스스로가 선택하고 갈고 닦은 길이다. 재미교포 작가 이민진의 소설 '파친코'를 원작으로 한 애플TV 플러스 '파친코'로 글로벌 대작에 참여했고, 지난해 칸영화제 공식 선정작에 포함된 임상수 감독의 새 영화 '헤븐: 행복의 나라로' 개봉도 기다린다. "고상한(Snobbish) 척 하는 영국 사람들"이라는 위트를 던질 수 있는 배우도, 무례한 질문에 "난 개가 아니다"고 단호하게 답할 수 있는 배우도 전매특허 통쾌함이 매력적인 윤여정 뿐이다. '윤여정이라면'이라는 믿음에 새 역사를 선물한 윤여정. "상 받았다고 윤여정이 김여정이 되는 건 아니다"고 누구보다 단호한 현실을 직시한 윤여정이라 다행이고, 윤여정이라 더 특별하고, 윤여정이기에 모두가 응원했던, 행복의 순간이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1.04.28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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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회 아카데미] 입담꾼 윤여정, 브래드 피트도 웃긴 '말말말'

윤여정은 타고난 재치로 국경을 넘어 전 세계인을 웃음 짓게 만들었다. 특히 직접 영어로 이야기하면서도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힘을 발휘했다. 소문난 입담꾼, 윤여정의 어록을 모아봤다. "브래드 피트! 우리 영화 찍을 때 어디 있었나요?"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장에서 시상자인 배우 브래드 피트와 만난 여우조연상 수상자 윤여정. '미나리' 제작사인 A24를 설립한 브래드 피트에게 그는 "나이스 투 미츄!"라는 인사를 건넸다. 이어 "브래드 피트! 나이스 투 미츄! 우리가 영화 찍을 때 어디 있었나. 만나게 돼 영광이다"라는 농담을 던져 좌중을 폭소하게 만들었다. 이어 짧지 않은 수상 소감 속에서 여러 가지 재치 넘치는 어록을 남겼다. 그는 "나는 한국에서 왔다. 이름은 윤여정이다. 유럽 분들은 내 이름을 '여여'라고 부르거나 '정'이라고 부르는데, 모두 용서해 드리겠다"며 "나는 사실 경쟁을 믿지는 않는다. 어떻게 글렌 클로즈와 같은 대배우와 경쟁하겠나. 다섯 후보 모두 다 다른 역할을 영화에서 해냈다. 우리 사회에서 경쟁이란 없다. 나는 그냥 운이 좀 더 좋아서 이 자리에 서 있는 것 같다. 미국 분들이 한국 배우들에게 특히 환대를 해주시는 것 같다. 어쨌거나 정말 감사드린다. 두 아들에게도 감사하다. 두 아들이 저한테 일하러 나가라고 종용한다. 그래서 감사하다. 아이들의 잔소리 덕분에 엄마가 열심히 일했더니 이런 상을 받는다. 김기영 감독님에게도 감사하다. 나의 첫 감독이었다. 나의 첫 영화를 함께 만드셨는데, 여전히 살아계신다면 나의 수상을 기뻐하셨을 거다. 정말 감사드린다"는 웃음과 감동을 넘나드는 소감을 밝혔다. "고상한 척 하는 영국분들" 윤여정은 제74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BAFTA Film Awards)에서 '미나리'로 여우조연상의 영예를 안았다. 직설적이면서도 예의를 갖춘 입담으로 시상식의 주인공이 됐다. "상을 줘 감사하다. 모든 상이 의미가 있지만, 이번 상은 특히나 '고상한 척하는(snobbish)' 영국분들에게 좋은 배우라고 인정받아서 정말 기쁘고 영광이다"라고 말했다. 수상 직후 윤여정의 특별한 수상 소감은 트위터 등 SNS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영화 '베이비 드라이버'의 에드가 라이트 감독은 자신의 트위터에 '윤여정이 이 수상 소감으로 전체 시상식 시즌에서 우승했다'며 감탄하기도 했다. "대사를 외울 수 있는 한 영화 안에서 살고 싶어요" 연기를 향한 진심을 담은 인터뷰로도 이목을 집중시켰다.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와의 인터뷰에서 50년이 넘는 경력을 가졌지만, 여전히 밤잠을 설치게 하는 질문이 있다며 "어떻게 촬영장에서 임무를 완수할 수 있을까"라고 말했다. 이어 "이걸 나의 일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불러도 될까. 확신할 수 없다. 그러나 나는 내가 대사를 외울 수 있는 한 계속해서 영화 안에서 살고 싶다"고 밝혔다. "아시안 증오 범죄는 끔찍한 일"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으로 떠나기 전, 미국 매체 포브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아시안 증오 범죄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민감하고 어려운 이야기임에도 윤여정답게 자연스러운 화법으로 무거운 사회적 문제를 꼬집었다. "두 아들이 한국계 미국인이다. LA에 살고 있는데, 아카데미 시상식을 위해 미국에 가려는 나를 걱정하고 있다. 아들은 '길거리에서 어머니가 다칠 수도 있다. 어머니는 노인이라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른다. 그들(증오 범죄 가해자들)은 노인을 노린다'고 염려한다. 아들은 내가 (증오 범죄) 공격을 받을까봐 걱정하고 있다"고 자신의 사적인 일화를 이야기하면서 "이건 끔찍한 일"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나라가 넓으니까 상도 많구나" 이토록 '쿨'한 배우가 또 있을까. '미나리'로 연기상을 셀 수 없이 많이 받아도 언제나 '무심한 듯 시크'하다. 국내 매체와의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연기상을 휩쓴 소감을 묻자 "사실 지금 상패는 하나 받은 상황"이라며 "그다지 실감은 못 하고 있다. 말로만 전해주니 실감을 못 하고 있다. 내가 할리우드 배우도 아니고, 이런 경험도 없기 때문에 '나라가 넓으니까 상이 많구나' 하는 정도"라고 이야기해 웃음을 선사했다. "나는 늙은 여배우니까 이제 힘든 건 하기 싫어요" 뾰족하게 허를 찌르면서도 둥글게 웃음으로 모두를 감싸 안는다. 윤여정의 입담 비결이다. 지난해 초 '미나리'가 최초 공개된 제36회 선댄스영화제에서는 이런 입담이 뜨겁게 빛났다. 윤여정은 진지하게 소감을 밝힌 스티븐 연 등에 이어 마이크를 잡고 "다들 진지하다. 그런데 난 저렇게 진지한 사람이 아니다"라면서 "난 한국에서 오랫동안 연기를 해왔지만 이 영화는 사실 하기 싫었다. 신인 감독과의 작업인데다 독립영화였기 때문이다. 그건 내가 고생을 하게 된다는 뜻이니까. 그런데 영화가 잘나왔다. 나는 늙은 여배우니까 이제 힘든 건 하기 싫다. 그런데 정이삭 감독이 기회를 줘 감사하다"고 말해 좌중을 '들었다 놨다'했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2021.04.2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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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정 오스카 축하"…한국영상자료원 '윤여정 특별전' 마련

배우 윤여정이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가운데 한국영상자료원이 특별전을 꾸린다. 한국영상자료원은 5월 7일부터 윤여정의 작품을 살펴보는 기획전을 꾸렸다. 윤여정이 아카데미 수상 소식을 알린 26일 티저를 올리고 관심을 당부했다. '윤여정 특별전: 도전의 여정을 걷다'란 제목으로 '충녀' '어미' '천사여 악녀가 되라' '바람난 가족' '여배우들' '하녀' '돈의 맛' '고령화 가족' '다른 나라에서+리스트' '장수상회' '계춘할망' '죽여주는 여자' '그것만이 내 세상'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찬실이는 복도 많지' '미나리' 등의 작품을 볼 수 있다. CJ CGV는 5월 1일부터 윤여정의 1971년 스크린 데뷔작 ‘화녀’의 상영을 시작으로 특별전 ‘윤여정 배우의 시작과 현재’를 이어갈 예정이다. 윤여정 특집 방송 '윤스토리'를 방영했던 OCN은 이날 영화 '장수상회' '그것만이 내 세상'을 편성했다. 황지영기자 hwang.jeeyoung@jtbc.co.kr 2021.04.26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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