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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구 여제' 김가영 "3쿠션 선수의 길, 이제 시작일 뿐…조금씩 더 성장하고 있다" [IS 인터뷰]

“제 나이에 ‘시작’이라는 말, 너무 재미있지 않아요?”‘당구 여제’ 김가영(41·하나카드)은 자신의 3쿠션 커리어를 ‘시작’이라는 단어로 표현했다. 프로당구 남·여 최초의 4회 연속 우승에 최다 우승(11회), 그리고 최다 연승(24연승) 신기록까지. 2019년 프로당구 출범 이후 그야말로 새 역사를 거듭 써 내려가고 있는데도, 3쿠션 선수로는 스스로 갈 길이 멀다는 의미다.최근 경기도 고양시의 개인 연습실에서 만난 김가영은 “3쿠션 선수로는 이제 시작일 뿐”이라며 “3쿠션을 제대로 친 지 이제 3~4년 정도밖에 안 됐다. 그래서 사실 아직 목표도 없다. 포켓볼은 너무 잘 아는 종목이니까 계획이 그려졌다면, 3쿠션은 아직 청사진을 못 그리겠다. 그저 선수로서 올인할 뿐”이라고 말했다.그러면서 김가영은 “이 나이에 성장이라는 단어를 쓰기는 좀 그렇지만, 3쿠션 선수로 조금씩, 또 한 스텝씩 잘 성장해 나가고 있는 것 같다”고 웃어 보였다. ‘김가영 천하’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의 프로당구 3쿠션 무대에서 눈부신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지만 최정점에 오른 건 아니라는 뜻이다. 그가 써 내려가고 있는 프로당구 3쿠션 대기록들은 그래서 더 대단하다. 앞으로의 행보에 대한 기대감 역시 더 커질 수밖에 없다. '4구 2000점' 목표로 시작된 김가영의 당구 인생실제 30년 가까운 김가영의 당구 인생에 3쿠션이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일부다. 그는 어린 시절 아버지가 운영하던 당구장에서 자연스럽게 당구를 접했다. 처음 접한 건 4구였다. 김가영은 “처음에는 재미로 시작했다. 아버지께 매일 1~2시간씩 레슨을 받았다. 400~500점을 치면서 2000점을 목표로 삼았다. 특기 정도로 만들어놓으려 했는데, 중학교 1학년 때 목표가 바뀌었다”고 했다.당시 한국계 미국인 포켓볼 선수 자넷 리(미국)의 방한이 화제가 되고, TV 광고도 찍는 걸 보면서 자연스레 김가영의 시선이 쏠렸다. 공부보다 당구에 더 흥미를 느끼며 당구 선수의 길을 고심하던 그는 4구로는 먹고살 수 없다는 걸 깨닫고는 포켓볼 선수로 전향을 결심했다. 그리고는 포켓볼 선수로 정식 등록해 본격적으로 당구 선수의 길을 걸었다. 중학교 2학년 때였다.김가영은 “사실 당구 재능이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비교대상이 없었기 때문이다. (중학생 때) 처음 선수로 등록했을 때 바로 윗 선배도 20대 중반이었다”며 “자넷 리를 보면서 미국에서 프로 하면 되게 좋은가 보다라는 막연한 생각만 들었다. 그래서 4구 2000점에서 포켓볼 세계 챔피언으로 목표가 바뀌었다”고 했다.본격적으로 당구 선수의 길을 걸으면서 혹독한 훈련도 받았다. 유도선수 출신 아버지의 가르침을 받아 일반 남자 운동부처럼 매일 훈련했다. 오전에는 유산소 운동을 하고 낮에는 수업을 받았다. 오후에 당구 훈련을 하다 훈련이 끝나면 웨이트 트레이닝을 했다. 여중생인 김가영에게는 특히나 힘든 시간들이었다.김가영은 “제 인생에서 제일 고통스러웠던 5년이었다. 훈련을 혼자 다 버텨내야 하니까 기댈 곳도 없었다”며 “남자 선수들도 그렇게 안 하는데, 매일 아침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뛰거나 사이클을 타야 했다. 꾀를 부리거나 성실하지 않으면 혼도 났다. 당시엔 내가 뭘 하는지도 모르고 매일이 괴로웠다”고 돌아봤다.그러면서 김가영은 “다들 10대로 돌아가고 싶다고, 학창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고 하는데 나는 절대 아니다. 절대 돌아가고 싶지 않다”면서도 “다만 결과적으로 당시 경험들은 뒤에 있었던 모든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발판이자 밑거름이 됐다. 어떤 일을 겪더라도 그때보다는 고통스럽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포켓볼 세계 챔피언에게 찾아온 첫 번째 시련혹독한 훈련 속 김가영은 각종 대회를 휩쓸며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대만 국적이던 아시아당구연맹 회장의 권유로 고교 졸업과 동시에 대만 무대로 향했다. 고교 졸업과 동시에 대만행을 택한 이유는 두 가지였다.김가영은 “(처음 제안을 받고) 무조건 가겠다고 했다. 고된 훈련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 하나, 그리고 또 하나는 류신메이(대만)라는 선수의 존재였다”며 “유일하게 테크닉에 반했던 선수이자 우상이었다. 고등학교 1학년 때쯤 만났을 때, 단 한 번의 실수로 역전패를 당했던 적이 있다. 한국에 있으면 1년에 한 번을 만날 수 있을지 없을지 몰랐다. 그래서 대만에 가서 다시 붙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안 갈 이유가 없었다”고 했다.언어도 통하지 않는 혹독한 환경 속 김가영은 오롯이 포켓볼로 승부했다. 남다른 승부욕 속 류신메이에게는 설욕도 성공했다. 대만 진출 이후 6개월 만에 처음 류신메이를 이겼고, 1년 정도 지난 뒤엔 승률이 비슷해졌다. 2년 가까이 된 시점엔 오히려 류신메이보다 승률이 더 높은 선수가 됐다. 세계 챔피언의 영예도 안았다. 2004년과 2006년 잇따라 우승해 세계랭킹 1위 자리까지 올랐다. 세계 최초로 포켓볼 그랜드슬램의 역사도 썼다.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대회에도 나섰다. 2006 도하(카타르) 아시안게임에 나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가영은 “아시안게임 전에 한 나라에서 귀화 제의도 받았다. 훨씬 좋은 조건이었는데 한 마디로 잘랐다. 미국에서 시민권을 딸 기회 역시 신청조차 안 했다. 태극마크를 달고 애국가가 울려 퍼지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 있었다”고 했다.그러나 대만에서 김가영은 결국 외국인 선수였다. 김가영의 실력이 급증한 건 곧 대만 당구계의 시기와 질투로 이어졌다. 특히 도하 아시안게임 직후엔 황당한 이유로 대만당구협회로부터 자격정지 징계까지 받았다. 대만과의 경기에서 한국 선수단의 요청으로 잠시 통역을 했다는 게 그 이유였다.김가영은 “비인기 종목이다 보니 아시안게임 때 통역이 따로 없었다. 한국과 대만의 경기 도중 한국 남자 선수들이 판정과 관련해 나에게 통역을 요청해 한국 선수들의 입장을 대신 통역해 준 적이 있다. 결과적으로는 심판 판정은 대만 선수에게 유리하게 나왔다”며 “그런데 그 판정 이후 승부가 뒤집혔다. 경기가 끝난 뒤 대만 당구계의 모든 화살이 돌연 나한테 돌아왔다. 결국 자격정지 2년의 징계를 받았다”고 했다.이어 김가영은 “대만에서 함께 활동했던 선수들이 누구도 나를 돕지 않았다. 그들에게도 민감한 문제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현지 기자들도 내가 말한 것과는 다르게 보도했고, 인격모독성 내용까지 담겼다. 대만당구협회장에게 항의했지만, 결국 화살을 나한테 돌려야 자기들이 산다고 했다. 심지어 해외에서 이런 일을 겪고 있는데 대한당구연맹에서도 도와주지 않았다. 양쪽에 다 배신감을 느낀 것”이라고 했다. 자격정지는 6개월 만에 풀리긴 했지만, 마음의 상처는 깊었다. 포켓볼 선수에게 내려진 사실상 사형선고대만에서의 생활을 마무리한 뒤 김가영은 미국과 한국 등을 오가며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포켓볼 세계 최정상의 자리도 굳게 지켰다. 그러다 지난 2019년, 또 한 번의 시련이 또 찾아왔다. 이번에는 대한당구연맹의 ‘영구 제명’ 징계였다. 당시 새로 출범한 프로당구협회(PBA)의 초청을 받아 3쿠션 대회에 참가했다는 게 중징계의 이유였다.김가영은 “당시 와일드카드를 통해 단 한 번 PBA 3쿠션 대회에 참가했다. 그렇다고 PBA에 정식 가입한 것도 아니어서 서류상 문제가 있던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대한당구연맹에서는 ‘영구 제명’ 징계를 내렸다. 음주운전을 해서 사고를 낸 것도, 당구계에 막대한 피해를 끼친 것도 아닌데 그런 중징계를 내려진 것”이라고 했다.당시 새로 출범한 PBA와 대한당구연맹 간 ‘대립’의 본보기 징계라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김가영도 “‘PBA로 가면 김가영조차 제명’이라는 걸 보여줌으로써 선수들이 PBA로 가지 못하도록 내린 징계였다고 본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몇 번 우승을 했든, 국위선양을 얼마나 했든 본보기로 징계를 내린 것”이라고 했다.특히 당시 PBA 3쿠션 대회에 참가한 것 역시도 그저 포켓볼과 나아가 한국 당구의 발전을 위한 결정이었던 터라, 김가영이 느낄 배신감과 허탈감은 더 컸다.김가영은 “포켓볼을 더 부흥시키고 발전시키고 싶었는데 결과적으로 쫓겨난 셈이다. 그때 대회에 참가한 것도 3쿠션의 발전을 위해서가 아니었다. 오직 ‘당구 선수들을 위해서는 프로가 생겨야 한다’는 단 한 가지 생각뿐이었다”며 “프로가 생겨야 당구로 먹고사는 사람들이 더 많아질 거고, 그래야 선수들이 갈 수 있는 길이 더 넓어질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대한당구연맹은 아마추어 단체라 (선수들의 생활엔) 큰 관심이 없었다”고 했다.이어 김가영은 “그동안 프로당구를 만들겠다는 단체들이 몇 번 있었지만 미심쩍었다. 하지만 PBA는 준비 과정이 믿을 만했다. 첫 대회인 만큼 대회 인지도가 있는 내가 참가해 힘을 실어주자는 생각이었다”며 “PBA에서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포켓볼 역시 프로를 만들겠다고 했다. 프로가 생겨야 당구에 대한 인식도 바뀌고, 나중에 포켓볼 종목에도 나쁜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해 참가하게 된 것이었다”고 덧붙였다.그런데도 돌아온 건 ‘영구 제명’이었다. 이 징계로 김가영은 포켓볼 선수로서 국내 대회 참가는 물론 국제 대회 참가의 길까지 모두 막혔다. 평생을 포켓볼만 해온 김가영에겐 사실상 사형선고였다. 김가영의 등록 말소와 관련해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할 만큼 이슈가 됐으나, 달라지는 건 없었다.김가영으로선 자신의 선수 생활의 위기만큼이나 후배 선수 등 포켓볼계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점이 더 안타까웠다.그는 “후배 등 포켓볼에 종사하고 계시는 선수분들이나 관계자분들에게는 마음 한편에 미안한 감정이 있다. 내가 배신한 것 같은 느낌도 없지 않아 있다”면서도 “언젠가는 돌아갈 거다. 포켓볼 선수로 돌아간다거나 대한당구연맹에 가겠다는 게 아니라, 포켓볼을 위해 내가 뭔가 할 일이 있을 때 돌아가겠다는 뜻이다. 포켓볼 쪽에 꾸준히 관심을 가질 것이라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은퇴 기로에서 결심한 3쿠션 선수의 길대한당구연맹의 영구 제명 징계는 김가영의 인생 계획도 바꿔놨다. 사실 김가영은 포켓볼 선수 이후 지도자의 길을 준비하던 참이었다. 그는 “원래 마흔 살 정도까지만 선수 생활에 집중하고, 40대 초반부터는 지도자를 할 생각이었다. 대학원에 다닐 때 지도교수님께서도 ‘경기력도, 이론도 잘 돼 있는 사람이 체육계에서 인정받는다, 너는 가능하지 않느냐’고 해주셨다. 지도자를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한국도 포켓볼 강국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열심히 지도자를 준비하려다 제명 징계를 받은 것”이라고 했다.김가영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가 놓였다. 계획보다 더 이른 포켓볼 지도자의 길, 그리고 3쿠션 선수로의 전향이었다. 포켓볼과 3쿠션은 엄연히 다른 종목인 데다, 적지 않은 나이에 새 종목으로 전향한다는 것 그야말로 큰 도전일 수밖에 없었다. 오랜 고민이 필요했던 이유였다.김가영은 “결정하는 데까지 정말 엄청 오랜 시간이 걸렸다. 사실 고민이 많았다. 30대 후반의 나이에 뭘 다시 시작한다는 건 상상도 안 해본 일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될까’ 싶기도 했다. 초보자 때의 기억과 느낌도 없었다. 포켓볼과 3쿠션은 큐 길이나 굵기, 공 크기, 당구대 높이 등 모든 게 다르다. 포켓볼을 칠 땐 최소한 내 실력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 그게 나를 지탱해 줬다면, 3쿠션은 나에 대한 믿음이 없었다”면서도 “그래도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다, 한 번 해보자’라는 결심이 섰다. 생판 모르는 걸 새로 시작하는 거니까 지도자와 병행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대학원을 그만두고, 3쿠션 선수의 길을 걷기로 했다”고 말했다.3쿠션 전향 첫 시즌 6차 대회부터 첫 우승을 차지하며 화제가 됐다. 다만 두 번째 시즌엔 단 한 번도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첫 시즌 우승 역시 ‘반짝 우승’으로 비쳤다. 김가영은 “첫 시즌에 왜 우승했는지도 모르고, 사실은 할 실력도 아니었다. (초창기다 보니) 전체적으로 선수들의 수준이 높지 않았고 운도 좋았다”면서 “두 번째 시즌에 혼란기가 왔다. 처음엔 그냥 열심히나 치자고 했다면, 3쿠션에 대해 조금씩 알게 되면서 더 어렵게 느껴지고 혼란이 오면서 여러 가지를 바꿨다. 이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었다. 초반에 운이 좋게 포켓볼 스타일로 성적을 냈다면, 두 번째 시즌이 진짜 내 실력이었던 것”이라고 돌아봤다.그래도 ‘선수로서의 경험’이 많은 게 큰 도움이 됐다. 김가영은 세 번째 시즌부터는 매 시즌 2회씩 정상에 오르며 본격적으로 3쿠션에 적응을 마친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이번 시즌엔 무려 4회 연속 우승을 차지하면서 프로당구 새 역사를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24연승을 달성하며 프레데리크 쿠드롱의 기록을 넘어 프로당구 남·여 투어 최다연승 신기록까지 썼다. 평생을 포켓볼을 치다 3쿠션에 전향한 지 5년도 채 안 돼 이뤄낸 눈부신 성과들이었다.김가영은 “선수 경험이 많았던 게 컸던 거 같다. 3쿠션에 대한 경험은 적어도, 승부사나 경기인으로서의 경험은 남녀 통틀어도 손가락 안에 들 거다. 곧 있으면 선수 생활만 30년 차가 되는데, 그 경험을 완전히 무시는 못 하는 거 같다. 공의 원리에 대한 이해도나 공을 다루는 건 아무래도 습득하는 속도가 빠르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이어 “4회 연속 우승 등 이번 시즌 성적이 좋은 이유는 사실 지금도 잘 모르겠다. 3쿠션에 올인한다고 했을 때나 지금이나 훈련량이나 루틴이 거의 비슷하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으로 수정하거나 뒤집어엎은 것도 없다. 조금씩 루틴을 수정하고 조절하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처음 3쿠션을 시작할 때와 똑같다”며 “그저 한 스텝씩 잘 성장해 나가고 있는 느낌”이라고 웃어 보였다. “오랫동안 잘하면 된다”…김가영이 따라 걷는 레전드의 길지도자까지 준비하며 청사진을 그려가던 포켓볼과 달리, 김가영은 아직 3쿠션 선수로서 목표나 향후 미래를 그리지는 못했다. 김가영은 “포켓볼은 너무 잘 아는 종목이니까 전체적인 계획이 그려지는데, 3쿠션은 아직 안 그려진다. 사실 몇 살까지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포켓볼과 달리 3쿠션은 선수 생명이 길다. 앞으로 어떻게 계획을 세워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그저 계속 올인할 뿐”이라고 했다.그래서 더더욱 체력 등 자기 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다. 특히 오프시즌 때는 당구 훈련보다 체력을 기르는 데 집중하고 있다. 김가영은 “오프시즌 때는 한 시즌을 잘 치르기 위해 체력 훈련에 신경을 쓴다. 당구 연습보다 운동을 더 많이 할 정도다. 그때 몸을 만들어놓고, 시즌이 시작되면 몸을 유지하는 정도로만 운동을 한다. 오프시즌 때는 필라테스와 웨이트를 많이 한다”고 했다.여기에 틈틈이 정신적인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취미 생활도 잊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프리다이빙’에 빠졌다. 김가영은 “동호회는 처음 가입해 봤다. 경기 때 다이버 분들이 응원 피켓을 들고 경기장에 와주신다. 사회 생활하면서 이렇게 좋은 분들을 만날 수 있지 싶을 정도로 좋은 분들을 만났다. 서로 윈윈(Win-Win)하고 있다. 당구장 평생 안 가보신 분들이 이제는 당구룰을 꿰고 계신다. 반대로 당구 선수들은 저 때문에 프리다이빙에 관심을 갖고 계신다”고 말했다.이어 “프리다이빙에 당구에 도움이 되는지 결론은 못 냈다. 다만 확실히 느끼는 건 있다. 열이 받거나 하던 게 잘 될 때, 긴장될 때 숨이 가빠지지 않나. 당구칠 때 역시도 호흡이 가빠지거나 흥분하면 안 된다. 호흡을 가라앉히는 게 좋은데, 프리다이빙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은 하고 있다. 기분 탓일 수도 있다”며 “취미 생활을 할 땐 갈 때부터 기분이 좋다. 잘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당구를 치거나 훈련할 땐 ‘늘 잘해야 돼, 실수하면 안 돼’ 이런 마음이라면, 취미를 할 때는 ‘재미있게 놀자, 못해도 된다’는 마음으로 간다. 스트레스도 풀리고, 다칠 일도 없다. 나쁠 게 없는 거다.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건강하면 자기 관리는 끝”이라고 웃어 보였다.이처럼 김가영이 당구 실력뿐만 아니라 체력 등 자기 관리에 더욱 집중하는 이유가 있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세우지 못했지만, 결국은 오랫동안 꾸준히 잘하고 싶다는 마음가짐에서다. 여기에는 김가영이 유독 마음속에 담고 있는 레전드의 조언이 자리 잡고 있다. 과거 포켓볼 레전드 앨리슨 피셔(영국)가 김가영에게 직접 건넸던 조언이다.김가영은 “예전에 피셔에게 ‘나도 당신처럼 레전드가 되고 싶다’고 물은 적이 있다. 그는 ‘오랫동안 잘하면 된다, 잠깐 잘하면 그건 반짝 스타’라고 답해줬다. 그게 되게 기억에 많이 남았고, 지금도 늘 마음에 새기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오랫동안 잘하는 게 결코 쉽지가 않다. 다행히도 선수 생활을 하는 28년 동안 우승을 못한 해는 1~2년 정도밖에 안 된다. 그건 운이 아니라 제 노력의 결과였다. ‘오랫동안 잘하면 된다’는 말을 마음에 새기고, 노력하고 있는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당구 여제' 김가영이 걸어가고 있는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고양=김명석 기자 2024.11.22 16:22
경제

바바리맨에 가짜정액 테러범까지…성범죄 '저승사자' 떴다

지난해 말 경남 김해에서 길 가던 20대 여성이 ‘정액 테러’를 당한 것 같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맞은편에서 걸어오던 남성이 자신의 등 뒤에 ‘흰색의 점액질로 된 액체’를 뿌리고 도망갔다는 것이었다. 경찰은 신고 당일 피해자의 옷에 묻어있던 액체를 채취하는 등 곧바로 현장감식에 나섰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흰색 액체는 정액처럼 보이게 만든 ‘가짜 정액’으로 판단했다. 폐쇄회로TV(CCTV) 판독을 통해 경찰이 검거한 남성은 인터넷에서 가짜 정액 제조법을 검색해 범행을 목적으로 만든 것이라고 시인했다. 가짜 정액의 정체는 연유와 계란이었다. 경찰은 지난달 9일 이 남성을 강제추행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 지난해 14개 경찰서에 여청 강력팀 시범 설치 이 남성이 붙잡힌 곳은 김해중부경찰서다. 경찰청이 지난해 전국 14개 경찰서에 여성청소년범죄강력수사팀(여청 강력팀)을 시범 설치한 경찰서 중 한 곳이다. 이곳은 지난해 발생한 여성·청소년 성폭력 사건 검거율이 100%다. 경찰서에 접수된 강간, 강제추행 등 강력 사건은 범인을 다 잡아들였다는 뜻이다. 김해중부서 여청 강력팀장인 김지만 경위는 “충분히 추행 고의가 있고, 가짜 정액이 선량한 시민들에게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생각해 강제추행으로 입건했다”고 말했다. ━ 올해부터 1급지 경찰서 149곳으로 확대 경찰은 올해 2월부터 치안 수요가 많은 전국의 1급지 경찰서(149곳)에 순차적으로 여청 강력팀을 확대·신설했다. 여청 강력팀은 여성·청소년 사건의 초동 수사를 강화하고 수사 연속성을 유지할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불특정 피의자가 도주한 강간이나 강제 추행 등의 미제사건부터 이른바 ‘바바리맨’으로 불리는 학교 주변 공연음란, 소재 불명 신상정보공개 성범죄자 추적 등의 수사를 전담한다. 여청 강력팀은 보통 경감급 팀장 1명, 경위급 이하 팀원 2명으로 구성된다. 여성 경찰관을 한명씩 포함하는 팀도 있다. 수사 과정에서 피해자의 심리적 안정 등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이들은 기존의 여성청소년범죄수사팀(여청 수사팀)과 달리 당직 근무를 서지 않는다. 보통 당직 근무 때 들어오는 사건은 하루를 쉬고 다음 날 출근해서 처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경찰청은 지난해 14개 경찰서에서 여청 강력팀을 시범 운영한 결과 전년 대비 ‘불상 성폭력’ 검거 소요 일이 54% 단축됐다고 밝혔다. 올해부턴 13세 이상~18세 미만 아동학대 사건도 여청 강력팀이 전담한다. 지난해 16개월 입양아가 양부모 학대로 숨진 ‘정인이 사건’의 경우 세 차례 경찰에 신고가 접수됐다. 그러나 교대근무 등에 따라 3개 팀이 각각 따로 수사를 전담해 제대로 된 수사가 어려웠다. 13세 미만 아동학대 사건은 시·도경찰청에 설치된 아동학대 전담팀이 담당한다. 경남 창원서부경찰서 여청 강력팀은 지난달 16일 오픈 채팅에서 만난 여중생을 강간하고 휴대폰으로 촬영한 뒤 도주한 40대 초반 남성을 긴급체포했다. 같은 달 7일 여청 강력팀이 신설된 지 열흘만이다. 창원지역 성폭력상담소를 통해 사건을 전달받은 여청 강력팀 소속 여성 경찰관이 피해 학생에게 신고를 설득했다. 창원서부서 여청 강력팀장인 김중혁 경감은 “아동 성착취물 촬영은 유포를 막기 위해서라도 신고와 신속한 검거가 필요하다”며 “피해 학생의 부모도 유포될까 싶어 전전긍긍했다”고 말했다. 바바리맨도 여청 강력팀을 피해갈 순 없었다. 지난달 24일 광주광역시 북구에서 원룸에 혼자 사는 여성을 뒤따라가 건물에 침입한 뒤 음란행위를 한 20대 남성에게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건물 주변 영상을 확보해 사건 발생 닷새 만에 용의자를 특정한 광주 북부경찰서 여청 강력팀은 이 남성이 과거에도 비슷한 범행을 저지른 사실을 파악했다. 경찰은 재범 우려가 높다고 보고 법원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 여청 강력팀 인원 수급·차량 배차 어려움도 여청 강력팀엔 강력범죄나 여성·청소년 범죄 수사에 오랜 경험을 가진 인력들을 배치한다. 하지만 업무 부담 때문에 현실적으로 인력 수급이 쉽지 않다. 일선서 한 여청 강력팀 소속 경찰은 “매일 발생 사건이 들어오는데 거의 다 중요 범죄다 보니 피로도가 상당하다”고 전했다. 외근 부서로 분류되지만, 아직 긴급한 현장 출동이나 피의자 호송 등에 쓰일 차량을 배차받지 못한 곳이 대부분이다. 피의자 검거 현장에 3~4명이 임시로 배차받은 경차를 타고 출동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보통 형사과에 소속된 강력팀은 고정적인 승합차를 배정받아 업무에 활용한다. 경찰청 관계자는 “차량은 국가 재정과 관련된 문제여서 예산 담당 부처와 충분한 협의가 필요하다”며 “인력 보강은 관련 부처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2021.03.01 11:34
연예

솔비, 웹예능계 책임지는 금맥 퍼펙트 '예능퀸'

솔비가 여성 단독 웹예능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가수 겸 아티스트 솔비는 최근 JTBC 스튜디오 룰루랄라에서 제작하는 웹예능 '야생속으로'에 출연하며 여성 단독으로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다. 자극적이었던 웹예능계에 솔비만의 엉뚱하면서도 감성적인 터치가 신선하다는 반응이다. 지난 2018년 라이프타임 '로마공주 메이커'에서는 솔비가 가진 '로마공주'라는 독특한 캐릭터를 통해 주체적이고 자존감 높은 여성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며 큰 공감을 불러일으켰던 터. 특히 여중생에게 성교육을 하고, 여성이 호신술을 배워야 하는 배경에 대한 소신을 밝히며 현실 공감을 일으켰다. 누적 조회 수 200만뷰를 넘기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를 모았다. '로마공주 메이커'에서 주체적인 여성상 캐릭터를 선보였다면, 야생동물을 찾아다니는 좌충우돌 리얼 탐험기를 담은 '야생속으로'에서는 자유분방하고 엉뚱하면서 소통하는 '야생녀'로 변신했다. 고라니 편을 시작으로 수달, 반딧불이 등을 찾아다니며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동물을 보호해야 하는 이유를 알리며 감동을 전하고 있다. 자극적인 예능이 아닌 착한 예능을 주도적으로 이끌며 편안한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여성으로서 단독으로 웹예능의 선두주자로 나선 솔비의 다양한 변주에 방송계도 주목하고 있다. 기존 방송계에서 시청률 보증수표로 활약한 솔비는 독보적인 캐릭터로 활약했다. 시대의 흐름에 맞게 웹예능까지 흡수하며 방송인으로서 변화를 선도하고 있는 상황. 각종 웹예능계에서 '치트키' 역할을 하며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솔비가 출연하고 있는 '야생속으로'는 매주 화요일 오후 6시 유튜브 스튜디오 룰루랄라 채널을 통해 업로드되고 있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tbc.co.kr 2020.07.08 12:33
스포츠일반

조하은·조예람 "청송여고 이름에 걸맞게 노력할게요"

청송여고 배드민턴부는 청송군의 자랑이다. 전국 최고의 명성과 실력을 갖춘 배드민턴 명문이라고 할 수 있다.조흥구 청송 부군수가 "지역 소규모 학교지만 배드민턴을 너무나 잘 한다. 유명한 선수도 많이 배출되고 있다. 항상 우승권에 포함되는 학교다. 지난해 전국가을철중고배드민턴선수권대회 우승팀이 청송여고였다. 전국 각지 여중생들이 청송여고로 서로 오려고 할 정도다. 배드민턴에 특화된 학교라 할 수 있다"고 강한 자긍심을 내비칠 정도. 이런 청송여고가 올해 조금 부진하다. 5일 청송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2019 전국가을철중고배드민턴선수권대회' 예선 4일차에서 청송여고는 2승2패를 기록하며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청송여고는 2017년과 2018년 연속으로 정상에 올랐다. 3년 연속 우승에 실패한 것이다. 하지만 배드민턴 명문이라고 해서 매번 우승할 수는 없는 일. 청송여고는 일보후퇴하며 이보전진을 노리고 있다.8강 탈락이 확정된 뒤 청송여고 2학년 조하은과 조예람을 만났다. 그들의 표정은 아쉬움으로 가득찼다. 조하은은 "내 몫을 다해주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고, 조예람은 "작년 대회에 참가해 우승을 했다. 3학년 언니들이 잘해줘서 나는 받쳐주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올해는 8강에 진출하지 못해 너무 아쉽다"고 표현했다.이들은 상대 선수들과 싸우고 또 배드민턴 명문이라는 명성과도 싸우고 있다. 조하은은 "청송여고는 언제나 잘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 잘하지 못했을 때 너무 죄송스럽다"고 털어놨다. 조예람 역시 "청송여고 배드민턴부라 좋은 점도 있고 좋지 않은 점도 있다. 청송여고라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 이번처럼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내면 실망하는 분들이 많다"고 밝혔다.두 선수는 이번 대회로 좌절하지 않았다. 당당하게 다음을 기약했다. 조하은은 "청송여고 이름에 걸맞게 내년에는 반드시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 더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조예람은 "올해 8강에 들지 못한 것을 밑거름으로 삼아 더 노력하겠다. 내년에 3학년이다. 후배들을 잘 이끄는 역할을 해내겠다. 4강 이상 들겠다"고 결연한 의지를 드러냈다.마지막으로 좋아하는 선수를 묻자 굳었던 두 여고생의 표정이 살짝 풀렸다. 조하은은 "타이쯔잉을 좋아한다. 내가 배울 점이 많다. 특히 스텝에서 내가 보완해야 할 점을 보여주는 선수다. 닮고 싶다"고 말했다. 조예람은 "리 총 웨이를 닮고 싶다. 키가 작은 선수인데 힘으로 하지 않고 기술로 경기를 풀어간다"고 설명했다. 청송=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ins.com 2019.09.06 07:00
축구

국가대표 인기를 K리그 인기로… 한국 축구 살리기 성공할까

"꼭 2002 한일월드컵 때 같네요."지난 7일과 11일, 고양과 수원에서 열린 A매치 평가전에는 실로 오랜만에 만원 관중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붉은 옷에 머리띠, 머플러까지 두른 팬들이 목소리를 높여 "대~한민국!"을 외치는 풍경은 근래 들어 좀처럼 보기 힘든 풍경이었다. 무려 12년 만에 기록한 A매치 2경기 연속 매진 사례는 한국 축구의 부흥을 예고하는 것처럼 보였다.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의 평가전 현장을 찾은 몇몇 축구인들이 하나같이 '2002 한일월드컵'을 떠올리는 까닭이다.파울루 벤투(49·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이 9월 A매치 평가전 일정을 1승1무로 마무리 짓고 해산했다. 벤투호는 이번 평가전 2연전에서 벤투 감독의 사령탑 데뷔전 승리 그리고 남미의 강호 칠레를 상대로 무승부를 거두는 좋은 성적을 냈다. 하지만 좋은 성적 이상으로 주목받은 부분은 따로 있었다. 바로 '대한민국 국가대표'의 인기였다. 고양과 수원 경기를 연달아 매진시킨 벤투호의 인기는 엄청났다. A매치가 두 경기 연속 매진된 것은 2006 독일월드컵을 앞두고 그해 5월 23일 열린 세네갈전 그리고 5월 26일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전 이후 12년 4개월여 만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표팀은 쏟아지는 비난 속에서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다. 2014 브라질월드컵의 좌절과 울리 슈틸리케(64) 감독의 실패 그리고 2018 러시아월드컵 초반 2경기의 부진 등으로 한국 축구는 동네북처럼 두들겨 맞았다. 그러나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독일을 2-0으로 격파하며 반전의 계기를 만든 대표팀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금메달로 흥행의 불씨를 지폈다.아시안게임 대표팀이 금의환향하던 3일 인천공항에는 무려 1000여 명의 축구팬이 몰려들었고 A매치 기간 동안 파주 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오픈트레이닝데이 행사에는 대한축구협회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은 1100여 명의 인파가 운집하면서 뒤늦게 대기표를 발급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특히 월드컵과 아시안게임에서 활약한 손흥민(26·토트넘) 이승우(20·헬라스 베로나) 등 스타 선수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팬층이 여중생과 여고생들로 크게 확대된 점이 눈에 띄었다.한 번 타오른 축구 흥행의 불씨를 이어받을 주자는 당연히 K리그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A매치 기간이 끝난 상황에서 이 열기를 주말에 열리는 K리그로 이어 가고자 노력 중이다. 김진형 프로축구연맹 홍보팀장은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러시아월드컵 독일전 승리, 벤투호의 선전 등과 맞물려 한국 축구가 오랜만에 호기를 맞았다"며 "축구 열기를 K리그로 가져올 수 있는 여러 방안에 골몰하고 있다. 구단 차원의 공세적 마케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물론 쉽지 않은 일이다. 2002 한일월드컵 때도 'CU@K리그'라는 슬로건과 함께 월드컵 열기를 K리그로 이어 가려는 노력이 있었다. 그 당시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한일월드컵 때 스타덤에 올랐던 '히딩크호' 선수 대부분이 K리그 소속 선수들이었던 덕에 전년 대비 관중 수가 30% 이상 급증하는 효과를 낳았다. 그러나 '월드컵 특수'는 잠깐이었고 이내 관중 수가 다시 줄어들었다. 2002년의 성과도 '반짝 인기'에 그친 셈이다. 16년 만에 어렵게 다시 찾아온 기회인 만큼 연맹과 프로축구 구단들은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다. 각 구단은 월드컵과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활약한 선수들을 주축으로 적극적 마케팅을 펼치고 있으며, 연맹도 '동해안 더비'의 미디어데이 행사를 대대적으로 개최하는 등 '축구의 봄'을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침체 일로에 빠져 있던 한국 축구를 살리기 위한 절호의 기회"라면서도 "막연히 국가대표 인기에 기댈 것이 아니라 팬들의 니즈를 반영한 적극적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희선 기자 2018.09.14 06:00
연예

블랙핑크, '뚜두뚜두'로 韓中日 차트 정복

블랙핑크(제니·리사·로제·지수)가 한·중·일 음악 시장에서 차원이 다른 성적을 내며 톱클래스 걸그룹으로 위상을 뽐내고 있다. 블랙핑크 첫 미니앨범 '스퀘어 업(SQUARE UP)' 타이틀곡 '뚜두뚜두'는 15일부터 현재까지 멜론·엠넷·올레뮤직·벅스·소리바다·지니·네이버뮤직·몽키3 등 국내 실시간 음원차트 8곳에서 모두 1위에 오르며 6일째 올킬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중국 차트 성적도 화려하다. 20일 기준 QQ뮤직 종합 신곡 차트·K팝 MV 차트·종합 MV 차트에서 3관왕을 차지하며 기세를 이어갔다. 쿠거우 K팝 신곡 차트에서는 '포에버 영(Forever Young)' '리얼리(Really)' '씨 유 레이터(See U Later)' 등 앨범 수록곡 4곡이 1~4위까지 줄세우기에 성공했다.일본에서는 발매 직후 아이튠즈 종합 앨범차트 1위에 오른 뒤 5일 연속 정상의 자리를 지켰다. 더불어 오리콘 디지털 앨범 주간차트에서 1위로 첫 진입하며 일본 팬들의 오랜 기다림과 뜨거운 반응을 실감케 했다. 뿐만 아니라 19일 기준 레코초쿠 앨범 데일리 랭킹 1위에도 올랐다. 블랙핑크에 대한 일본 현지 팬들의 열기는 다가오는 아레나 투어에 대한 기대감과 비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7월 24일 오사카 공연을 시작으로 3개 도시 6회 규모로 진행될 예정이었던 블랙핑크 아레나 투어 '블랙핑크 아레나 투어 2018(BLAKCPINK ARENA TOUR 2018)'는 팬들의 쇄도하는 요청으로 1회 추가 공연을 확정했다. 지난해 7월 부도칸에서 1만 5000석 규모의 데뷔 쇼케이스를 열며 일본 정식 데뷔했다. 당시 쇼케이스는 전석 매진 기록은 물론 티켓 응모자만 20만여명에 달할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앨범은 오리콘 위클리 CD앨범 차트 1위에 오르며 출발부터 화려한 성적을 기록했다. 이 같은 기세를 이어 블랙핑크는 도쿄 시부야를 상징하는 패션 빌딩 시부야109 등 일본 내 7곳 시설을 대표하는 얼굴이 돼 일본 현지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또한 일본 여중생·여고생 유행어를 분석한 '2018년 트렌드 예측' 인물 부문에 뽑히는 등 올해 가장 주목 받는 걸그룹으로 인정받았다.김진석 기자 superjs@joongang.co.kr 2018.06.20 16:34
경제

노예 관계 맺고 여중생 성적 학대한 남성이 감형받은 이유

‘주인과 노예 관계’를 맺은 여중생을 성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된 2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감형됐다. 대전고법 제1형사부(권혁중 부장판사)는 8일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음란물 제작‧배포 등)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22)씨의 항소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1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주종 관계를 맺게 된 중학생 B양을 자신의 집으로 불러 성관계를 하는 등 모두 15차례에 걸쳐 성적 학대를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또 B양의 친구에게 성관계 모습을 촬영하게 하고, 신체 사진을 이용해 음란물을 제작하기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1심 재판부는 “신체적‧정신적으로 미성숙한 피해자에게 신체를 촬영하도록 한 뒤 음란물을 제작하는 등 성적 학대를 해 죄질이 좋지 않다”며 징역 5년을 선고했다. A씨는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며 항소했고, 재판부는 A씨의 손을 들어줬다. 항소심 재판부는 “일부 피해자와 합의했고 반성하고 있어 형이 무거워 부당하다는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있다”고 판시했다. B양과 가족들은 지난해 7월 A씨를 처벌해 달라고 경찰에 고소장을 냈다. 한달 후인 지난해 8월 B양은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낸 뒤 건물에서 스스로 뛰어내려 목숨을 끊었다.온라인 일간스포츠 2018.06.08 17:11
경제

"이영학, 아내 사망 3일 후 성인 사이트에 '동거녀 구함'"

여중생 살해와 시신 유기 혐의를 받는 '어금니 아빠' 이영학(35)의 추악한 실체가 드러났다. 28일 방송된 SBS 시사·예능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는 '어금니 아빠 이영학의 두 얼굴'이라는 제목으로 이영학의 과거 행적 등을 집중 조명했다. ◆"욕설·음담패설 일삼던 인물"= 이영학은 방송 등에 나와 딸이 투병 중인 사실을 알리며 '부정(父情)'을 호소했다. 그러나 그는 방송을 통해 알려진 것과는 다른 인물이었다. 욕설과 음담패설을 입에 달고 살던 인물이라고 동창들은 증언했다. 이영학이 운영했던 가게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아르바이트생은 이영학이 가게에 잘 나오지 않았고, 어쩌다 나오면 아르바이트생에게 성희롱을 일삼는 말을 했다고 기억했다. 이영학 동창들은 그가 중학교 때부터 범죄를 저질렀다고 폭로했다. 한 동창은 "이영학이 당시 초등학생에게 과자를 주며 데려가 성폭행한 사실이 있다"고 말했다. 또 이영학과 학창시절 가출 경험이 있던 친구라고 밝힌 한 남성은 "중학교 가출을 한 이영학이 또래 친구 3명과 한 여성을 성폭행한 모습을 직접 목격했다"고 털어놨다. 21년 전 이영학의 중학교 선생님은 "이영학이 교복에 피를 묻히고 성폭행을 했다고 자랑했다. 그래서 불러서 조사해봤더니 사실이었다"고 전했다. 그뿐만 아니라 이영학의 동창들은 그가 동네에서 알아주는 부자였다고 회상했다. 이영학의 부모가 용돈을 끊자 그는 집 안에 있는 가전제품이나 보석·피아노 등을 팔아 유흥비를 마련했다고 한다. 그는 중학생 때 100만원 정도 돈을 써야 하는 단란주점을 다니기도 했다고 동창은 전했다. ◆"아내 사망 3일 후 성인 사이트에 글 올려"= 이영학 아내 최모(32)씨 죽음도 다뤄졌다. MC 김상중은 "어린 시절 성적 욕구가 강하고 집착이 심했지만, 성폭력 전과가 없던 그가 하루아침에 '성범죄 살인범'으로 돌변한 이유는 무엇일까"라고 의문을 제기하며 방송은 이영학 아내 최씨의 죽음을 파헤쳤다. 최씨는 이영학 의붓아버지 A씨로부터 2009년 3월 초부터 지난 9월 초까지 8년간 수차례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고소장에는 'A씨가 총기(엽총)로 위협하면서 성폭행했다'는 내용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씨는 추가 피해를 신고한 지 하루 만인 지난달 6일 오전 0시 50분쯤 서울시 자신의 집 5층에서 떨어져 숨졌다. '그것이 알고싶다'에 따르면 이영학은 아내가 숨진 날인 9월 6일 단골 미용실에 들러 머리카락을 잘랐다. 그의 이발을 담당했던 미용실 직원은 "이영학이 '예쁘게 보여야 하니 예쁘게 머리카락을 잘라달라'고 말했었다"고 했다. 그는 아내 사망 3일 후 성인 사이트에 "커플이 되고 싶다. 동거 가능"이라는 내용을 담은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영학은 아내 시신을 직접 염하는 모습을 공개하는 등 아내 사랑이 평소 극진했음을 주장하나, 아내 추락 당시가 담긴 폐쇄회로TV(CCTV) 영상은 달랐다. 당시 목격자들은 "두 사람이 가족인지 몰랐다" "울고불고 그런 것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원들이 최씨에게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는데 전화를 한다거나 울지도 않았다. 최씨를 태운 구급차가 출발하는 모습을 쳐다보지도 않고 휴대전화만 쳐다봤다. 온라인 일간스포츠 2017.10.29 10:32
연예

[리뷰IS] '마녀' 정려원X윤현민, 낮은 성범죄 형량에 경종…조두순이 떠올랐다

'마녀의 법정'은 무섭다. 여성 아동 성범죄를 다루며 현실적인 부분을 가감없이 표현하기 때문이다. 특히 23일 방송분에서는 납치 미수 사건을 추적하며 성범죄에 대한 낮은 형량에 경종을 울렸다. 성폭행범은 공포의 대상이었고 이를 보는 지켜 내내 분노가 일었다.23일 방송된 KBS 2TV '마녀의 법정'에서는 정려원(마이듬)과 윤현민(여진욱)이 공조를 펼치며 납치 미수 사건을 수사하는 모습이 그려졌다.이날 정려원과 윤현민은 5년을 복역하고 출소한 아동 성폭행 범인 의붓아버지는 피해자 모녀에게 수면제를 먹인 후 딸을 납치할 계획을 짜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몸싸움이 일어났고 의붓아버지는 '여중생 칼부림 사건'의 피해자가 됐다.이 의붓아버지는 5년 전 윤현민이 소아정신과 의사일 때 성폭행으로 피해를 본 아동 측의 범인이었다. 당시 윤현민은 법정에 증인으로 나섰다.그러나 당시 검사는 "열 살 아이가 자발적으로 성관계를 할 수 있지 않나"라고 물었고, 윤현민은 "개소리다. 이들은 애착 욕구와 성적 욕구를 혼동할 수 있다. 애착 욕구가 강한 아이에게 성적인 행위를 시켜놓고 잘했다고 하면 아이들은 성적인 의미가 아니라 애정 표현으로 착각할 수 있다는 말"이라며 강한 분노를 표현했다. 그러나 이 의붓아버지는 고작 5년형을 선고 받았다.윤현민은 이 사건을 계기로 의사 옷을 벗고 검사가 됐다. 그런 그 앞에 의붓아버지가 피해자로 나타난 것. 여전히 뻔뻔함으로 일관했다.윤현민은 피해자의 어머니가 입원한 병원을 찾아갔다가 의붓아버지가 다시 피해자에게 접근하는 모습을 보고 흥분했다. 결국 주먹이 나갔고, 이 모습이 담긴 CCTV는 언론에 공개되며 위기에 처했다.윤현민은 정려원에게 도움을 청했고, 이들은 의붓아버지가 모녀에게 수면제를 먹였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두 사람은 사라진 모녀를 찾기 위해 공조에 나섰다.이미현 기자 lee.mihyun@joins.com 2017.10.24 06:54
무비위크

[신작IS] '이웃집스타' 어설픈 코미디, 한채영·진지희 매력으로 '커버'될까

영화 '이웃집 스타'가 배우들의 매력으로 어설픈 코미디를 상쇄시킬 수 있을까. '이웃집 스타'는 21일 개봉, 관객들을 찾아온다. 가볍고 말랑한 코미디 가족 영화다. 그러나 왠지 어설프다. 기대할 만한 요소는 두 주연배우의 매력 정도. '이웃집 스타'는 스캔들 메이커 톱스타 혜미(한채영)와 '우리 오빠'와의 열애로 그의 전담 악플러가 된 여중생 소은(진지희)의 한 집인 듯 한 집 아닌 이웃살이 비밀을 그린 코믹 영화다. '못말리는 결혼'의 김성욱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최근 잘 보기 힘든 가벼운 코미디 영화다. 범죄 한 사건 들어가지 않으면 영화가 만들어지지 않는 요즘 영화판에서 피라곤 전혀 비치지 않는다. 대신 아기자기하면서 따뜻한 이야기로 승부한다. 전반부는 웃음, 후반부는 눈물에 집중한다. 전형적인 흐름이지만, 가장 상업적인 전개이기도 하다. 문제는 어설프다는 것. 코미디는 크게 유쾌하지 않고, 감동은 그다지 와닿지 않는다. 이야기 전개는 예상대로 흘러가는데다 몇몇 조연들의 부족한 연기력은 몰입을 방해한다. 결국 전적으로 한채영, 진지희 두 주연배우의 매력에 기댄다. 한채영은 도도한 이미지를 버리고 허당기 넘치는 스타이자 엄마로 분한다. 쓰레기통에 들어가기도 하고 능청스러운 표정 연기도 소화한다. 잘 자란 아역 배우 진지희는 성인 연기자 못지않은 연기력을 보여준다. 한채영과의 모녀인듯 자매아닌 모녀 같은 케미스트리도 능숙하게 만들어낸다. '이웃집 스타'에겐 쉽지 않은 게임이다. '살인자의 기억법'이 개봉 이후 보름째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고 있다. 주연배우 설경구의 '미친 연기'가 호평을 이끌어내며 장기 롱런 중이다. 톰 크루즈의 '아메리칸 메이드'도 꾸준히 관객을 모으고 있고, 호평받고 있는 외화 '베이비 드라이버'도 박스오피스 2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가장 무서운 경쟁작은 이제훈, 나문희 주연의 '아이 캔 스피크'다. 언론배급시사 이후 웰메이드 영화라는 입소문이 나기 시작해 기대감이 높아져 있는 상황. '이웃집 스타'가 끼어들기엔 치열한 박스오피스다.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아 역전승할 수 있을까. 오늘 첫 선을 보일 '이웃집 스타'의 성적에 관심이 쏠린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oins.com 2017.09.21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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