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KBL 시즌 프리뷰② - 오리온스, 전자랜드, KGC, KCC, KT
▶고양 오리온스오리온스는 그동안 긴 부진의 터널에서 헤맸다. 지난 시즌에도 아쉽게 플레이오프에 탈락했다. 추일승 오리온스 감독은 "그동안 팀이 부진해서 플레이오프 진출이 절실하다"고 목표를 밝혔다.오리온스는 올 시즌 귀화혼혈 선수인 전태풍을 새로 영입했다. 여기에 지난 시즌 '슈퍼 루키'로 활약했던 최진수가 건재하고, 지난 시즌 이적한 김동욱도 버티고 있다. 김승현이 떠난 후 취약 포지션이었던 포인트가드를 보강한 게 가장 큰 소득이다. 전태풍은 "재밌고 멋있는 농구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그는 "KCC에 있을 때는 하승진이 있어서 플레이가 쉬웠다. 공격과 수비 모두 편하게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오리온스는 다르다. 큰 선수가 없어서 속공, 2대 2 플레이, 3점 찬스 등 다양한 공격 옵션을 만들어야 한다. 완전히 다르다"며 눈을 빛냈다. 그는 지난 시즌까지 전주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전태풍은 "전주에서 경기하면 KCC 팬들을 보는 게 좀 아쉬울 것 같다"며 "하지만 허재 감독 얼굴 보면 그냥 열심히 뛰어야 된다"며 서툰 한국말로 "뒤져야 된다"고 허 감독을 흉내냈다. 오리온스는 그 어느 팀보다 빠르고 재미있는 농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문경은 SK 감독은 우승 후보를 오리온스로 꼽았다. 과묵한 성격의 김동욱마저 "올해는 재밌고 즐거운 농구를 선사하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인천 전자랜드전자랜드는 올 시즌 '헝그리 구단'으로 우승에 도전한다. 전자랜드가 농구단 운영을 포기하면서 KBL의 관리 아래 들어간 채 시즌을 맞는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여러가지로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그런 것을 염려해서 오히려 선수들에게 더 혹독하게 했다"고 말했다. 엄청난 양의 훈련을 소화한 전자랜드를 대변하듯 가드 이현민은 "내가 훈련 많기록 유명한 경희대 출신인데, 이번 비시즌 동안에는 오히려 대학 때가 참 편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말했다.유 감독은 "성적을 잘 내서 많은 이야기거리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강혁은 "선수들이 (팀 사정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집중하고 있다. 목표는 4강이고 결승까지 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포워드 이현호는 "올 시즌 목표는 좋은 성적을 거둬서 구단주님 마음을 돌리는 것이다. 만일 마음을 돌리지 않는다면 다른 좋은 구단에서 인수해서 우리가 부를 누리면서 농구할 수 있도록 하는게 목표"라고 말했다. '득점 타짜' 문태종은 "다른 팀들이 깜짝 놀라게 만드는 성적을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자랜드는 10월 13일 개막전에서 SK와 원정 경기를 치른다. SK는 이미 지난주에 "개막전에서 전자랜드를 이기면 선수단 전원이 말춤을 추겠다"고 공약을 내건 상태다. 이현호는 "어제 감독님께 그 이야기를 들었다. 그런데 아마 SK가 우리의 말춤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 KCCKCC는 올 시즌 '부동의 꼴찌 후보'로 꼽히고 있다. 하승진은 공익근무 요원으로 군 복무에 들어갔고, 전태풍은 오리온스로 이적했다. 지난 시즌 주전 중 남은 선수는 임재현이 유일하다. 김태홍 등 식스맨 출신과 신인들이 주전을 꿰찼다. 그나마 야심차게 뽑았던 1순위 외국인 선수 심스는 부상을 당했고, 신인 장민석도 다쳐 첩첩산중이다. 허재 KCC 감독은 "올해 변화가 많다. 젊은 선수들과 함께 재창단한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비장한 각오를 밝혔다. 임재현은 "우린 선수들이 빠져도 너무 빠졌다. 하지만 젊은 선수들 기량이 많이 올라왔으니 최대한 감독님 스트레스 안 받게 하겠다"고 말했다.허 감독은 짧은 머리스타일로 나타났다. 그는 "머리 자른 건 별 의미 없다. 다 아시다시피 머리숱도 없고, 덥기도 하고 해서 잘랐다"고 말했다. ▶안양 KGC인삼공사젊은 선수들을 앞세워 지난 시즌 챔프전 우승을 차지하는 파란을 일으킨 팀. 올 시즌에는 가드 박찬희가 입대했고, 오세근이 발목 부상으로 제 컨디션이 아니라는 게 변수다. 이상범 KGC 감독은 "지난 시즌에 얼떨결에 우승한 게 사실"이라고 웃으면서도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했다. 다시 한 번 도전한다는 자세로 하겠다"며 목표가 우승이라는 우회적인 표현을 했다. 양희종은 "각팀이 트레이드로 취약 부분을 보완했다. 어느 해보다 재미있고 기대되는 해"라고 말했다. 김태술은 "챔피언이 되는 것도 어려웠지만 지키는 것도 어렵다. 단순히 지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더 성장할 수 있게 하겠다"며 달변을 자랑했다.이날의 관심사는 오세근의 부상 정도. 이상범 감독은 "시즌 초반에는 10~20분 정도 기용할 생각"이라며 "자세한 건 직접 물어보라"고 답했다. 오세근은 "체력적인 문제는 없다. 최대한 몸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고, 조금씩 시간을 늘리다 보면 시즌 중반에는 지난 시즌만큼 뛸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근은 부상으로 재활을 계속하다가 최근 팀 훈련에 합류했다. ▶부산 KT"은퇴 전 마지막으로 한 시즌을 더 뛰겠다"는 서장훈을 영입했지만 상황은 좋지 않다. 조성민이 부상에서 최근에야 회복했고, 박상오는 SK로 옮겼다. 외국인 선수도 여전히 전창진 감독의 마음에 차지 않는다.전 감독은 "서장훈이 은퇴 전 마지막으로 우리팀에서 뛰게 됐다. 잘 해서 좋은 이미지로 은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전자랜드가 잘 해서 좋은 기업에 인수돼서 KBL의 멋진 팀으로 남아줬으면 좋겠다"고 성적에 달관한(?) 듯한 말을 했다. 서장훈은 "마지막 시즌 미디어데이에까지 참석하게 될 줄은 몰랐다"면서 "어떻게든 팀에 도움이 되면서 잘 마무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은 어디서든 앞장서서 팀을 끌고가려고 했다면 이제는 아 말고도 훌륭한 선수들이 많고, 또 감독님이 잘해주는 팀에 왔다. 감독님과 선수들을 믿고 최선을 다해서 도움이 될 수 있는 그런 시즌으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싶다"고 했다. 전 감독은 서장훈의 활용법에 대해 "선수로서 코트에 설 때 최선을 다 하고, 그때는 자기 역할을 다 할 수 있는 쪽으로, 뛰는 시간 만큼은 본인이 마음껏 뛰도록 배려할 것"이라고 했다. 곤지암=이은경 기자 kyong88@joongang.co.kr
2012.10.02 1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