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민(28)은 19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사라소타에서 볼티모어 오리올스 입단식을 가졌다. 앞서 볼티모어는 18일 윤석민의 입단을 공식 발표하면서 보장 금액보다 더 큰 옵션 내용이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윤석민은 3년간 총 557만 5000달러(사이닝 보너스 67만 5000달러+2014년 75만 달러+2015년 175만 달러+2016년 240만 달러)를 보장받았다. 옵션(총 750만 달러)은 선발 등판 횟수에 따른 보너스다. 6경기, 8경기, 10경기, 12경기, 15경기, 18경기 때마다 10만달러씩 보너스를 챙긴다. 20경기를 넘어가면 15만 달러, 24경기와 26경기째에는 25만 달러씩 받는다. 이렇게 26경기를 선발로 나서야 125만 달러의 옵션을 모두 챙길 수 있고, 다음 해 연봉에도 125만 달러가 추가로 더해진다.
▶빈틈이 없어 보이는 선발진
윤석민이 시범경기를 통해 선발 로테이션의 한 자리를 차지한다면, 옵션을 달성하는 데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그러나 팀내 선발 싸움은 윤석민에게 불리한 상황이다.
윤석민의 입단이 발표된 날, 볼티모어는 1선발급 투수인 우발도 히메네스(30)와 4년간 4800만 달러(약 509억원) 계약에 합의했다. 히메네스는 피지컬 테스트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히메네스는 지난해 클리블랜드에서 32경기에 선발 등판, 13승9패 평균자책점 3.30을 기록했다. 히메네스의 영입이 확정된다면, 1~2선발로 손색이 없다.
볼티모어 지역 언론은 올 시즌 선발진으로 지난해 에이스 노릇을 한 크리스 틸먼(16승 7패 평균자책점 3.71), 대만 출신의 천웨인(7승 7패 평균자책점 4.07), 미겔 곤살레스(11승 8패 평균자책점 3.78), 지난해 시즌 도중 휴스턴에서 이적해 온 버드 노리스(10승 12패 평균자책점 4.18)가 유력하다고 전했다. 히메네스가 가세한다면 확실한 선발 5명이 된다.
윤석민은 이 틈을 비집고 들어가야 선발 투수를 꿈꿀 수 있다. 볼티모어 지역 언론은 윤석민 이외에도 지난해 7번 선발 등판한 잭 브리튼(27), 지난해 빅리그에 데뷔해 5번 선발로 나온 유망주 케빈 가우스만(23)도 선발 경쟁자라고 언급했다. 첩첩산중이다. 선발진들의 시범경기 부진 혹은 부상 변수가 생겨야 윤석민에게 선발 기회가 올 지 모른다. 입단식을 통해 올해는 메이저리그 보장권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불펜 요원이 필요한 볼티모어
윤석민을 영입하고도, 볼티모어가 히메네스라는 확실한 선발과 장기계약한 것을 보면 윤석민은 불펜 투수로 기대하는 것 같다. 볼티모어는 불펜 보강도 필요하다.
볼티모어는 지난해 12월 마무리 짐 존슨(50세이브 9블론세이브)를 오클랜드로 트레이드되면서 불펜진 변화가 생겼다. 2010년(13승 4패) 이후 선발로 큰 활약을 못하다 지난해 셋업맨으로 성공한 토미 헌터(28, 6승5패 4세이브 21홀드 평균자책점 2.81)가 새 마무리로 승격된다. 존슨이 이적하고, 헌터가 마무리를 맡으면서 불펜이 헐거워졌다.
한국에서 마무리로 뛴 경험이 있는 윤석민이 불펜에서 수준급 피칭을 한다면 볼티모어의 뒷문은 단단해진다. 볼티모어는 지난해 27개의 블론세이브를 기록, 아메리칸리그 최하위였던 휴스턴(29블론세이브)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윤석민의 3년간 보장금액은 연평균으로 따지면 185만 달러가 된다. 참고로 2013시즌 메이저리그 불펜 투수의 평균 연봉이 220만 달러였다. 볼티모어는 윤석민에게 불펜 투수로 기대하고, 지난해 천웨인이 옆구리 부상으로 2달 정도 결장하는 사례가 생기면 임시 선발 보험으로 고려하는 모양새다. 임시 선발 또한 가우스만 등과 경쟁해야 한다.
윤석민이 임시 선발로 한 시즌에 10경기 정도 뛰면 30만 달러의 보너스를 받게 된다. 매년 10경기씩 선발로 나선다면 3년간 총 180만 달러를 챙길 수 있다. 볼티모어 구단으로선 연평균 250만 달러를 지출하기에 큰 부담이 없는 계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