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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IS] "코로나19 ing"…'뮬란→테넷' 또 개봉연기 검토

할리우드가 더욱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개봉' 라인업이다. 외신들에 따르면 디즈니는 7월 24일로 새 개봉일을 확정했던 '뮬란'을, 워너브라더스는 같은 달 31일 개봉 예정이었던 '테넷' 타임라인을 다시 검토 중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여파가 여전히 잠잠해지지 못하고 있는 만큼, 전세계 영화계의 골머리도 여전히 썩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폭스 비즈니스 뉴스는 25일(현지시간) '뮬란' 관계자의 말을 빌려 "디즈니는 현재 '뮬란' 개봉 연기를 심도 깊게 고민 중이다. 이미 내부 논의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3월 개봉 프로모션까지 진행했던 '뮬란'은 모든 계획을 백지화 시키고 여름으로 개봉을 미뤄뒀다. 하지만 이 역시 차질이 빚어질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코로나19 진원지인 중국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작품인 만큼 개봉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는 반응도 지배적이다. '테넷'은 '뮬란'에 비해 그 아쉬움이 더 크다. 물론 워너브라더스 측은 '테넷' 개봉 연기에 대해 어떠한 공식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지만, 워싱턴 포스트의 한 기자는 "워너브라더스가 '테넷' 개봉을 31일에서 8월 중순으로 옮기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업계 내 소문을 솔솔 뿌렸다. '테넷'은 3차 세계대전을 막기 위해 현재 진행 중인 미래를 바꾸는 멀티 장르 액션 블록버스터다. 특히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 '테넷'은 단순히 할리우드 뿐만 아니라 전세계 영화계 시계를 돌아가게 만들 작품으로 어마어마한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 각국의 극장 재개 기준이 사실상 '테넷'으로 기정사실화 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7월 17일 개봉을 끝까지 고수하려 했고, 워너브라더스는 어렵게 31일로 한 차례 연기 시켰던 바, 8월 개봉 계획이 현실화 될지는 미지수다. '뮬란'과 '테넷'이 개봉을 연기한다면 국내에서는 일단 오리지널 한국영화만 여름시장에 등판하게 될 예정. 칸 초청에 성공한 강동원·이정현 '반도(연상호 감독)'가 7월 15일 개봉을 공식화 했고, 황정민·이정재·박정민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홍원찬 감독)', 정우성·곽도원·유연석 '강철비2: 정상회담(양우석 감독)', 엄정화·박성웅 '오케이 마담(이철하 감독)' 등 작품이 7월과 8월 개봉을 순차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기생충(봉준호 감독)'으로 빵 터진 'K-무비'의 위상에 이어,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예상못한 'K-방역'이 글로벌 관심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K-방역을 바탕으로 줄줄이 출격하는 K-무비들은 무탈하게 스크린을 살려낼지 여러모로 주목되는 여름시장이 아닐 수 없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0.06.26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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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촬영재개' 다시 돌아가는 영화시계

잠시 멈췄던 영화계 타임라인이 조심스레 다시 돌아가는 추세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여전히 시행되고 있지만 타국에 비해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확산세는 확연히 줄어들고 있다.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는 없겠지만, 사실상 움직이지도 못한 채 빗장을 걸어뒀던 영화계는 개봉부터 촬영까지 기지개를 켜보려 노력 중이다. 최고의 복덩이는 역시 '기생충'이다. '기생충' 측은 코로나19 여파로 잠시 연기했던 '기생충: 흑백판(봉준호 감독)' 특별상영을 29일부터 시작한다. '기생충'은 개봉 1주년을 맞이하는 5월 IPTV와 VOD 서비스 계약이 체결돼 있는 상황. 이에 따라 배급사는 '기생충: 흑백판' 극장 상영을 더는 미룰 수 없다 판단했고, 4월 말 공개를 결정했다. 해외판권계약 논란부터 상영금지가처분 인용까지, 영화계를 들썩인 '사냥의 시간(윤성현 감독)'은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내면서 넷플릭스 공개를 추진 중이다. 스크린판을 OTT(인터넷을 통해 볼 수 있는 TV 서비스) 형식으로 공개하는건 '사냥의 시간'이 최초. '사냥의 시간' 공개 분위기에 따라 개봉을 미뤘던 영화들 중 OTT행 움직임을 보이는 영화들도 있을 전망이다. 극장 사정에 영향을 끼칠 만한 행보가 될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당당하게 극장 개봉을 준비하는 영화들도 있다. 눈에 띄는 변화는 온라인 시사회가 다시 현장 시사회로 변경된다는 것. 29일 개봉하는 '호텔 레이크(윤은경 감독)'는 22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30일 개봉하는 '저 산 너머(최종태 감독)'는 20일,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내달 6일 개봉하는 '슈팅걸스(배효민 감독)'는 23일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언론배급시사회를 개최한다. 해외촬영에 발이 묶인 영화들은 고심 끝 국내촬영부터 시작할 계획이다. 입·출국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닌 만큼 여전히 신경써야 할 지점들이 많다. 크랭크인 지연으로 대부분의 영화들이 손실을 겪었지만 감수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더 큰 피해를 입기 전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도를 찾는 것이 급선무다. 남미 콜롬비아 촬영을 중단, 배우·스태프 전원 입국 후 자가격리를 취했던 '보고타(김성제 감독)' 팀은 국내 세트 촬영을 이어간다. 황정민·현빈 주연의 '교섭(임순례 감독)' 팀도 요르단 촬영을 일단 포기하고 국내 촬영부터 돌입한다. 베트남 촬영이 막혔던 '범죄도시2' 측은 일찌감치 우회로를 택해 국내 촬영을 진행 중이다. 그 외 국내 촬영을 미뤘던 작품들도 현장으로 향할 채비 중이다. 한 관계자는 "영화계 피해는 코로나19 만큼 전세계적으로 퍼진 문제다. 마냥 징징거릴 수 없고 할 일은 해야 한다. 언제나 그랬듯 목표와 결론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자는 것이다. 좋은 영화는 분명 많은 관객들에게 사랑받을 것이라는 믿음이 크다. 견딜만큼의 고통이 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0.04.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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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IS] 기승전'마블'? 코로나 전쟁 구원투수 될까

마블의 열기는 코로나 시국 속에서도 뜨겁다. 마블의 자신감도 굳건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 영화 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디즈니, 그 중에서도 마블의 계획은 변함없이 꿋꿋하다. 예비 관객들 역시 "마블만 기다리고 있다"며 오매불망 애정을 표하고 있는 상황. 마블의 시간은 마블의 시계에 따라 흘러가고 있고, 좋은 타이밍도 마블이 등판하는 그 순간이다. 세계 영화시장을 움직이며 '흥행 끝판왕'이라 불리는 기승전 마블. 코로나 전쟁 속 구원투수가 되어 줄지 모든 이목이 쏠리고 있다. 디즈니·마블 스튜디오는 9일(현지시간), 오는 5월 1일 개봉을 확정지은 '블랙 위도우' 메인 포스터와 예고편을 공개했다. 앞서 '007 노 타임 투 다이' 등 할리우드 대형 영화들이 상반기에서 하반기로 계절을 뛰어넘는 개봉 연기를 공표하면서 '마블도 움직이지 않을까' 관심을 모았던 상황. 하지만 최소 3년의 계획을 잡고 움직이는 마블 라인업 특성상 하나가 흔들리면 전체가 흔들리는 타임라인에 마블 측은 코로나19 사태와 상관없이 개봉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실제 '블랙위도우'를 하반기로 넘긴다 해도 11월에는 '이터널스'가 버티고 있다. 6월~8월 여름시장도 각 달마다 '소울' '정글 크루즈' 'The one and only ivan' 등 디즈니 금수저를 문 개봉 예정작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물론 마블은 제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디즈니는 코로나19에 한번 무릎을 꿇었다. 3월 개봉 예정이었던 픽사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과 오리지널 실사화 '뮬란' 개봉을 잠정 연기한 것. 다만 이 또한 북미 일정은 건드리지 않은 결과다. 시기에 따른 흥행 결과도 결국 그 영화의 운명이라는 듯 디즈니는 시장에 끌려다지는 것이 아닌, 이끄는 모양새를 보이며 가장 큰 시장만큼은 지켜내려 노력 중이다. 지난 6일 북미에서 개봉한 '온 워드: 단 하루의 기적'은 약 4000만 달러(한화 약 476억원) 오프닝을 기록했고, '뮬란'은 27일 첫 선을 보인다. 이에 따라 코로나19의 영향을 가장 적게 받는 영화는 어쩔 수 없이 디즈니가 될 것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3월 지옥을 버틴 후 4월 기지개를 켜고, 5월 흥행 회복의 첫 단추를 '블랙 위도우'가 채워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화제성과 흥행성을 싹 쓸어갈 것이라는 평. "5월까지는 어느 정도 안정화가 돼야 마땅하다. 더 지속되면 영화계 뿐만 아니라 전 세계 경제가 망한다"는 희망도 내포된 예측이다. 때문에 '블랙 위도우'는 극장과 예비관객 모두가 기다리는 작품이 됐다. 어벤져스 원년 멤버로 활약한 블랙 위도우의 첫 솔로 무비,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부터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사이의 알려지지 않은 블랙 위도우의 이야기, '캡틴 마블'을 잇는 여성 히어로 솔로 무비 등 '블랙 위도우'를 둘러싼 모든 것이 기대치를 치솟게 만드는 상황에서, 관객들은 그간 극장을 찾지 못했던 답답함을 '블랙 위도우'에 쏟아내고 극장은 빠르게 수익을 높일 수 있는 절호의 찬스다. 문제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던 시기에도 마블 영화의 눈치는 꼬박꼬박 챙겨봤던 다른 영화들이다. 2월~3월 개봉을 예고했던 영화들이 대부분 개봉을 포기한데다가 5월 초는 마블이 붙박이 자리를 지키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망망대해에 둥둥 떠 있는 영화들에겐 4월이라는 대책 밖에 남지 않았다. 앞 뒤 경쟁을 모두 따지며 최악의 실패를 피하기 위한 최선의 결정을 내려야 한다. 한 관계자는 "'007 노 타임 투 다이'가 밀리면서 '마블도 다른 시장을 노려주면 내심 고맙겠다' 생각했는데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 같다"며 "현재로써는 4월 내 대거 개봉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이고 극장가는 전례없는 포화 상태를 맞이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그만큼 관객들이 극장을 찾아줄지는 미지수다. '지긋지긋한 코로나19'라는 말을 달고 살게 된다"고 토로했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0.03.1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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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IS] 韓극장 일일관객수 5만 '사상 최저'…글로벌 손실 6조 '참담'(종합)

시작부터 피해가 막심하다. 2020년 영화계 키워드에서 '코로나19'는 빠질 수 없는 존재가 됐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여파로 국내외 영화계가 어마어마한 손실을 맞닥뜨리게 됐다. 코로나19 피해가 최고치로 파악되고 있는 한국과 중국, 이탈리아는 전년 대비 반토막 이상의 피해를 입었다. 북미까지 포함된다면 하반기 어느정도 회생이 가능할지 파악 불가능이다. 국내 극장 일일관객수는 매일 떨어지고 있다. 관객과 극장의 소통이 사실상 단절된 상황에서 어디까지 떨어질지 확인하는 것 자체가 무서울 지경.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3일 총 관객수는 5만9879명으로 집계됐다. 10만 선이 무너진지 일주일만에 다시 절반 가량의 관객이 빠졌다. 이날 박스오피스 1위 '인비저블맨'은 1만9122명을 동원하는데 그쳤다. 2위 '1917'이 1만1721명, 3위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7806명으로 1만 명을 채 끌어 들이지 못했다. 대구지역 극장들이 잠정 휴관을 결정하고, 대형 멀티플렉스들도 타임라인을 조정하면서 극소수만 극장을 찾고 있는 실정이다. 약 50여 편의 영화가 3월 개봉을 포기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몇몇 영화들은 개봉 강행을 결정했다. 5일에는 '찬실이는 복도 많지'와 '더 보이 2: 돌아온 브람스'가 관객들과 만난다. 단 한 명의 관객도 선물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 신작 개봉이 남은 관객들을 묶어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글로벌 수익도 참담하다. 외신 할리우드 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글로벌 박스오피스는 최소 50억 달러(한화 약 5조9650억 원) 손실이 예상되고 있다. 영화 시장이 큰 중국을 비롯해 한국, 이탈리아, 일본 등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면서 1, 2월은 그야말로 초토화가 됐다. 코로나19 진원지이자 전 세계 '악의 축'이 된 중국은 국가 비상사태 속 영화계가 올스톱 됐다. 외신 버라이어티는 "중국이 코로나19가 창궐한 후 1월부터 2월까지 두 달간 박스오피스 수익 19억1000만 달러(약 2조2774억 원)를 손실 봤다"고 보도했다. 올해 1, 2월 중국 박스오피스 수익은 약 2억3800만 달러(약 2747억3500만 원). 지난해 같은 기간 21억4800만 달러(약 2조5562억 원)와 비교하면 '폭망'이다. 1월부터 극장이 폐쇄됐고, 50명 이상 인원은 한꺼번에 모이지도 못해 제작 재개도 쉽지 않을 전망. 당국 가이드 라인이 해제되지 않는 이상 피해는 더욱 커질 것으로 분석된다. '유럽의 우한'이라 불리며 확진자 증가폭이 연일 최고치로 늘어나고 있는 이탈리아도 만만치 않다. 코로나19 여파로 극장 절반 이상이 문을 닫은 이탈리아는 지난 주말(2월 28일~3월 1일) 수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00만 유로(한화 약 159억 원)에서 200만 유로(약 26억 원)까지 약 75% 급감했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0.03.04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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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토크②] 곽경택 감독 "재수없는 충무로 이방인, 꿋꿋이 20년 버텼죠"

부산에서 함께 한 '아침 해장술'이다. 곽경택 감독(53)이기에 가능한 타임라인이다. "역사적인 모닝 취중토크"라는 말에 곽경택 감독은 "원래 오전에 에너지가 가장 샘솟는 법이다"며 "기왕 왔는데 한 잔 하자!"고 첫 술을 뜨기도 전 소주부터 시원하게 들이켰다.부산을 대표하는 '부산 출신' 곽경택 감독은 부산국제영화제, 부산영상위원회가 막 출범한 시기였던 1997년 영화 '억수탕'으로 데뷔해 영화 산업의 궤적을 함께 하며 상부상조에 일조했다. 곽경택 감독의 역작 '친구'(2001) 역시 부산을 배경으로 흥행에 대성공한 작품으로 여전히 1순위에 꼽힌다.'챔피언'(2002) '똥개'(2003) '태풍'(2005) '사랑'(2007) '눈에는 눈 이에는 이'(2008) '통증'(2011) '친구2'(2013) '극비수사'(2015) '희생부활자'(2017) 그리고 최근작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2019)까지 곽경택 감독은 연출력 뛰어난 감독임과 동시에 장르의 경계없이 매 작품마다 '사람'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하는 이 시대 대표 '스토리텔러'다.20여 년간 숱한 풍파를 겪으면서 오뚝이처럼 살아난 곽경택 감독이기에 아쉬움 속 조용히 막을 내린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 역시 홀가분하게 떠나 보냈다. 곽 감독은 "개봉 일주일이 딱 됐을 때, 부산에 내려오기 3일 전 마음 정리를 끝냈다. 다음 작품을 더 긴장감 있게 하라는 신호로 받아 들였다"며 속시원한 반응을 내비쳤다.뉴욕 대학교 영화연출 전공자로 '유학파' 출신이었던 곽경택 감독은, 충무로 입성 당시 정통파가 아니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방인' 꼬리표를 달고 무수한 전쟁을 치러야만 했다. 때론 억울했고, 때론 답답하기도 했지만 20년이 지난 현재 버젓이 살아남은 승리자는 곽경택 감독이 됐다. 르네상스 시기와 침체기를 모두 경험한 한국 영화 역사의 산증인이다.때론 예측 불가능한 흥행 수치에 의아함을 느끼고, 때론 완성도 떨어지는 국내 영화들에 씁쓸함을 감추지 못할 때도 있지만 한국 영화와 관객을 애정하는 마음은 한결같다. 결과에 승복할 줄 알고, 변화를 배척하기보다 받아들이는 유연함은 곽경택 감독의 과거가 존경받고, 다음이 늘 궁금한 이유다. 그리고 지금 준비하고 있는 '다음'은 또 다른 '곽경택의 세계'를 마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1편에 이어...-흥행 맛을 본 영화계 올드 멤버들의 의기투합이라 주목받기도 했죠."강우석 감독님이 최근 '영화를 더 이상 안 하겠다'고 선언 하셨어요. 사실 전 초창기 충무로에서 좋은 부모 만나 미국 유학 갔다 온, 싸가지 없는 이방인이었어요. 학연·지연·혈연 하나없이. 심지어 방송 밥 먹으며 성장한 눈엣가시였죠.(웃음) 근데 강 감독님은 충무로 정통파 영화인이잖아요. 정통파는 결국 정통성이니까요. 그래서 감독님의 결정이 되게 씁쓸했어요. 정태원 사장도 된 소리 많이 듣지만 개성있는 필름메이커예요. '이런 사람들이 살아 남아야 하는데' 생각이 들죠." -변화가 필요하다해도 정통성이 사라지는건 분명 아쉬워요."대기업에서 하지 않는, 하지 말라고 하는 '엣지'를 이들은 잡을 수도 있거든요. 작품의 성공 여부를 떠나 '빠른 변화 속에서 살아 남을 수 있을까?' 걱정도 되고요. 산업 자체의 다운도 심하고, OTT(Over The Top·인터넷을 통해 볼 수 있는 TV 서비스)도 많이 들어오는 시기잖아요. '1년에 몇 편의 영화는 만들어져야 한다'는 기준점이 있는데 그 아래로 내려가면 산업적으로 힘들죠. 편집실도 살아 남아야 하고, 돌아가야 하는 시스템들이 있으니까요. 굉장히 고민스럽긴 해요." -뾰족한 방법이 있을까요."하나 믿는건 한류. 일본이나 다른 나라는 갖고 있는 않는 우리만의 강점이에요. 지금은 정치적으로 일본·중국 시장이 워낙 막혀서 그렇지, 좀 더 아래로 내려가거나 서쪽으로 가서 고민해 보면 찬스가 있을지도 모르죠." -넷플릭스도 무시할 수 없고요."최근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을 마음 속으로 정리하고 고민하면서 아이템을 하나 결정했어요. '내가 연출한다, 안 한다'를 떠나 제작사에서 원래는 영화로 만들려 했던 아이템을 OTT로 변화 시키기로 했죠. 구체적으로 정리된건 없어 자세하게 언급할 단계는 아니지만, 영화적으로 모든 상상을 해 볼 수 있는 작품이에요." -직접 연출은 왜 고민하고 있나요. "보통 미드도 네임밸류 있는 감독들이 앞에 붙어 1, 2회 정도까지 맡고 후배 감독들이 바통을 받아요. 그런 방식을 도전해 볼까 생각 중이에요." -공동 각본을 쓴 '암수살인'은 스토리로 정통성과 신선함을 다 잡은 작품이에요. 다양한 부문에서 수상도 많이 했고요."그런 작품이 앞으로도 준비돼야 할 거에요. 액션은 아무리 해도 미국 못 따라가요. 판타지·SF도 마찬가지고요. 결국 무기는 드라마인데, 쉴새없이 몰아치는 드라마적인 구성으로 탄탄한 이야기를 준비하지 않으면 뭐든 힘들거라 생각해요." -후배 김태균 감독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졌어요."제가 시상식에 일체 안 간 이유이기도 해요. 일부러 안 갔죠. 김태균 감독 혼자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하고 싶었어요.(웃음)" -후배 감독들을 입봉시키는 감독들도 많아졌죠. 책임감도 있나요."류승완 감독 밑에 있었든, 윤제균 감독 밑에 있었든 계파들은 있기 마련이고 비슷한 사람끼리 모여요. 난 성실한 사람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요. '근면하면 밥은 먹는다'는 옛 말도 있잖아요.(웃음) 최근 GV를 하나 했는데 '감독님에게 영화란 한 마디로 뭔가요?'라는 질문을 받았어요. '밥이요'라고 답했죠. 하하. '내가 맛있게 먹을 수도 있고, 내가 맛있게 해 드릴 수도 있고. 영화는 주식(主食)이지 귀걸이는 아닌 것 같습니다'라고요." -가장 기본적인 것이 그 사람의 모든 것을 설명해줄 때도 있죠."사실 천재들은 많이 없어요. 제임스 카메론 정도면 모를까. 우리나라는 그 심한 경쟁에 비하면 잘 나가봐야 수재 정도죠. 천재과는 못 살아 남는 시스템이기도 하고요. 그럼 같은 선상에서 '성실한데 재능까지 보이는 사람이면 해볼만 하다' 싶은거죠. 난 그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감독님은 평정심을 잘 지키고 있다 생각하나요."지키는 척 하고 있죠.(웃음) 엔터쪽 사람들의 사는 모습을 보면 갑자기 확 올랐다가 또 떨어져요. 위험하죠. 우울증이 오고요. 평정심을 갖고 버티기가 힘든 판인건 맞아요. 질 낮은 사람, 팔자 센 사람, 인간 군상도 다앙하고요." -강골이어서 장점일 수도 있지만 시대에 맞추는 유연성도 필요할 것 같아요."우리나라처럼 변화가 심한 나라는 뛰어야 걷는 거예요. 걸으면 서 있는 것이고, 서 있으면 밀리죠. 뛰어야 정상 스피드라는 소리예요. 얼마나 벅차고 힘들겠어요." -'한국사람들은 나태지옥엔 안 갈 것이다'는 말도 있죠. "하하하. 그거 되게 재미있는 말이네요. 그럼 다들 '술 지옥'에서 만나려나?(웃음)" -데뷔부터 스타감독으로 주목 받았어요. 정통성을 따지는 충무로 분위기에 외로움을 느끼지는 않았나요.""두번째 영화가 나왔을 때, 제작사 대표님과 당시 충무로 넘버원 누군가와 사이가 안 좋았어요. 언론시사회 날, 전 그 때까지도 신인의 마음이었기 때문에 '이런 이런 이야기들을 해야겠다'고 계속 생각하면서 무대에 올라갔는데 기자님들이 한 분도 안 계셨어요. 알고보니 넘버원이 '다 철수해' 했던거죠. 그땐 그게 통하는 시대였어요."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네요."데뷔작인 '억수탕' 때도 현상소에 갔는데 작업을 못해준다는 거예요. '어디서 이상한 놈이 와서는 충무로 허락도 안 받고 영화 찍었다'는 소문이 쫙 돌고 있었어요. 당시엔 현상소가 한 군데 밖에 없었거든요. '그래도 사람이 무릎꿇고 사정을 하면, 아무리 내가 미워도 좀 봐주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일단 갔죠. 앉아 있는데 현상소 관리인이 나오더니 내가 누구인지 묻지도 않고 '야, '억수탕 왔냐?' 하는 거에요. '네?' 했더니 '그거 무조건 안 된다고 해라' 하면서 가버리더라고요." -말만 들어도 답답해요."어이가 없어서 '왜요!'라고 따졌더니 그제서야 '너 누군데!' 묻더라고요. ''억수탕' 감독이요!!'라고 되받아치니까 당황하면서 결국 그낭 갔어요. 그들 입장에서는 이상한 놈이 충무로 룰을 깬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룰이라는게 한번 깨지면 되돌리기 힘들잖아요. 기득권이라 하는 그들은 그걸 지키고 싶었던거죠. 놓치기 싫으니까." -전쟁터에서 살아 남았네요."카메라도 대여, 조명도 대여를 받아야 했는데 당연히 못 받았죠.(웃음) 마침 제이콤이라고 고(故) 김종학 감독님이 차렸던 제작사에 카메라가 한 대 있어 그걸 겨우 빌렸어요. 그 때 제가 31살, 촬영기사가 26살이었는데 패기로 덤볐던 것 같아요." -현상소 공략도 성공했나요."해주긴 해줬는데 필름을 떡을 만들어 놔서…. 진짜 다 던져버리고 싶었어요. 아직도 그때를 생각하면 너무 화가 나네요.(웃음) '난 이쪽과 일할 일은 없겠다. 근데 계속 이러면 발전할 수도 없다'는 마음이었어요. 근데 내가 생각해도 우리나라는 발전할 것 같아요. '당신들이 도태될 것이다. 두고봐라' 했어요. 결과는 뭐. 하하.">>[취중토크③] 에서 계속조연경·박정선 기자사진=박세완 기자 [취중토크①] 곽경택 감독 "억눌렸던 '장사리' 판단미스, 마음정리 끝"[취중토크②] 곽경택 감독 "재수없는 충무로 이방인, 꿋꿋이 20년 버텼죠" [취중토크③] 곽경택 감독 "'기생충' 제작자 친동생, 인생 큰 한방 축하해요" 2019.10.18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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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에서 현재까지 시대불문, 시간을 달리는 조진웅

시대를 불문하는 배우 조진웅이 '광대들: 풍문조작단(김주호 감독)'을 통해 조선시대 광대로 변신, 다시 한번 이목을 집중시킨다. '명량' '암살' '끝까지 간다' 등 주조연을 가리지 않고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해온 것은 물론, 작년 한 해 '독전' '공작' '완벽한 타인'으로 3연속 흥행에 성공하며 충무로를 대표하는 배우로 거듭난 조진웅. 명실공히 다작배우인 그가 출연한 작품들은 유독 다양한 시대 배경을 선보여 눈길을 끈다. 먼저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에서 조선시대 세종대왕의 충직한 호위무사 무휼로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은 조진웅은 2014년 영화 '명량'에서 왜군 장수 와키자카로, '군도: 민란의 시대'에서 백성을 위해 싸우는 군도 무리의 전략가 태기로 출연해 전혀 다른 캐릭터를 선보였다. 이후 일제강점기 시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 '암살'에서 생계형 독립군 속사포 역으로, '아가씨'에서는 아가씨의 후견인이자 이모부 코우즈키로, 백범 김구 선생의 청년 시절을 연기한 '대장 김창수'까지 같은 시대 속 캐릭터별 맞춤형 연기로 호평 받았다. 여기에 1950년대 한국전쟁을 다룬 '고지전', 1970년대 군사독재 시절 학원액션물 '말죽거리 잔혹사', 1990년 범죄와의 전쟁 선포 시기를 다룬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1990년대 흑금성 사건을 소재로 한 첩보물 '공작' 등 한국 현대사와 함께한 조진웅은 1980년대부터 현재를 다룬 타임슬립 드라마 '시그널'에서 대쪽 같은 성격의 우직한 강력계 형사 이재한 역을 맡아 안방극장에 신드롬을 일으키며 대중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끝까지 간다' '독전' '완벽한 타인' 등 조진웅의 타임라인은 현대극까지 쭉쭉 이어지며 탄탄한 연기력은 물론,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자랑하며 충무로 대세 배우임을 입증하고 있다. 시간을 달리는 조진웅이 선택한 영화 '광대들: 풍문조작단'은 조선 팔도를 무대로 풍문을 조작하고 민심을 흔드는 광대들이 권력의 실세 한명회에 발탁되어 세조에 대한 미담을 만들어내면서 역사를 뒤바꾸는 이야기. 광대패를 이끄는 리더이자 사람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는 신묘한 재주를 지닌 풍문조작단의 연출가 덕호 역을 맡은 조진웅은 다시 한번 조선시대로 돌아가 세조실록에 기록된 기이한 현상의 뒷이야기를 그린 기상천외한 팩션 사극을 선보인다. 김주호 감독으로부터 “한국영화계에서 독보적인 카리스마를 지닌 배우이자 광대로서 넘치는 ‘끼’와 ‘흥’을 가지고 있는 배우”라는 찬사를 받은 조진웅은 포용력 있는 리더십, 뛰어난 연기력, 상대방을 쥐락펴락하는 말발까지 못하는 게 없는 팔방미인 매력을 뽐내며 다시 한번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광대들: 풍문조작단'은 오는 21일 전국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2019.08.15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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