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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 산성' 리더 김주성 감독 "지금 DB 멤버, 공격은 우리 이상"

"내 선수 시절과는 많이 다르다. 지금 선수들은 공격이 강점이다. 그들이 현대 농구에 더 맞는 플레이를 한다."김주성 원주 DB 감독은 프로농구 레전드 중 한 명이다. 통산 16시즌 동안 DB에서만 뛰며 10288득점(역대 4위) 4425리바운드(역대 3위) 1037 블록슛(역대 1위)의 대기록을 남겼다. 선수 시절 김주성 감독이 뛴 DB를 가리키던 말이 '동부 산성'이다. 2011~12시즌 동부(DB의 전신)는 김주성(2m5㎝)과 윤호영(1m96㎝) 로드 벤슨(2m7㎝)으로 구성된 장신 라인업을 앞세워 강력한 수비를 보여줬다. 팀 평균 실점이 67.9점에 불과했다.그해 정규리그 성적은 44승 10패였다. 김주성 감독은 지도자로서 또 다른 도전 중이다. 지난 시즌 대행으로 출발해 올 시즌 정식 감독으로 처음 출발한 그는 1월 31일 기준 팀 승률 0.757(28승 9패)로 DB의 선두를 지키고 있다. 개막 후 마지막까지 1위를 지키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에 도전 중이다. 이번 시즌도 DB의 강점은 높이다. 국가대표 센터 김종규(2m7㎝)와 포워드 강상재(2m)에 공격력을 갖춘 디드릭 로슨(2m2㎝)이 더해졌다. 세 사람이 중심에 선 DB는 수비보다 공격이 강점이다. 경기당 평균 90.6점(1위)으로 2004~05시즌 대구 오리온스 이후 19년 만에 평균 90점 고지에 도전하고 있다.지난 1월 30일 서울 삼성전이 끝난 후 김주성 감독에게 과거와 현재의 팀을 비교해달라고 묻자 그는 "당시와 지금은 결이 아주 다르다. 그때는 수비, 지금은 공격이 강점"이라며 "그때 동부는 세트 오펜스 기반, 포스트 위주의 공격이 많았다. 지금 선수들은 외곽에서 해준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현대 농구에 더 맞는 플레이를 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지난 시즌에도 DB엔 김종규와 강상재가 있었다. 올시즌 핵심은 역시 고양 데이원에서 뛰다 이적한 로슨의 존재다. 김주성 감독은 "로슨을 영입하면서 지향하는 농구가 좀 바뀌었다. 정통 센터가 아닌 로슨과 함께하면 수비 중심의 농구를 할 수 없다. 그래서 공격 중심의 농구를 할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고 했다. 김주성 감독의 농구를 보고 자란 김종규는 이를 듣고 "감독님의 업적, 커리어와 우리를 어떻게 감히 비교하겠나"라고 웃으며 "그래도 지금이 더 세다고 해야 올 시즌 통합 우승을 거둘 수 있을 거 같다"고 말했다. 김종규는 "나도 올 시즌 우리 팀이 더 강하다는 자신감을 가져보겠다. 더 잘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겠다"고 웃었다.잠실=차승윤 기자 2024.01.31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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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작지 않은’ 이정현, 그가 만든 창단 첫 승

프로농구 고양 소노가 드디어 창단 후 첫 승에 성공했다. 지난봄 에이스로 발돋움한 이정현(24)이 드디어 터졌다.소노는 지난 29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23~24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경기에서 울산 현대모비스를 99-88로 이겼다. 창단 후 정규리그에서 거둔 첫 승이다. 이정현의 존재감이 절대적이었다. 이날 그는 37분 9초 동안 3점 슛 7개(성공률 100%)를 포함해 34점 7리바운드 12어시스트로 소노의 '양궁 농구'를 이끌었다. 지난봄 플레이오프(PO) 9경기에서 경기당 20.1점(3.9 어시스트)을 기록, 4위 현대모비스를 꺾고 챔피언 안양 KGC(현 정관장)까지 위협했던 모습 그대로였다.이정현은 프로 입단 후 단 한 차례도 이적하지 않았지만, 유니폼은 두 번이나 갈아입었다. 그는 연세대 졸업 후 지난 2021~22시즌 고양 오리온에서 데뷔했다. 프로농구 간판스타 중 한 명인 이정현(서울 삼성)과 같은 이름 덕에 신인 때부터 '작정현(작은 이정현)'이라는 별명으로 주목받았다. 이제 프로 3년 차에 불과하지만, 많은 일을 겪었다. 이정현은 2년 차 때 오리온이 구단을 매각하면서 고양 데이원 소속이 됐다. 데이원은 임금 체불 등 논란으로 단 한 시즌 만에 리그에서 제명됐다. 소노인터내셔널이 구단을 인수해 창단하면서 팀은 지켰지만, 데뷔 때 빨간색(오리온)이었던 유니폼은 주황색(데이원)을 거쳐 하늘색(소노)으로 변했다.유니폼보다 기량이 더 극적으로 변했다. 오리온 때만 해도 그는 강을준 감독이 기대하는 유망주 정도였지만, 지난 시즌 김승기 감독의 집중 지도 속에서 팀 주축이 됐다. FA(자유계약선수)로 영입된 전성현이 "너도 슈터야"라며 그를 격려하며 자극했다. 덕분에 이정현은 리딩과 득점 능력을 모두 갖춘 가드로 성장했다. 시즌 후에는 지난 항저우 아시안게임(AG)에도 참가, 명실상부한 국가대표 가드로 올라섰다.다만 이번 시즌 초반 주춤했다. 첫 3경기에서 각각 7점-15점-20점을 기록했다. 27일 삼성전(20점)에 득점은 회복했으나, 필요한 3점 성공은 여전히 1개(성공률 25%)에 그쳤다. 준비 과정에서 논란을 샀던 AG 대회 기간 컨디션과 기량이 떨어진 탓이었다. 그러나 현대모비스전에서는 그 우려를 모두 씻어냈다. 1쿼터에만 12득점을 기록한 그는 골 밑을 파고드는 돌파력에 3점 능력은 물론 디욘타 데이비스·전성현·김강선에게 연결되는 어시스트까지 완벽하게 수행했다.이정현의 성장이 필수적인 소노로서도 반가운 소식이다. 김승기 감독은 지난해 부족한 모기업 지원 속에 시즌 내내 선수층 문제에 시달렸다. 디드릭 로슨-전성현-이정현 삼각 편대를 앞세워 '봄 농구' 진출에는 성공했으나, 3명의 체력 문제가 있었다. 설상가상 로슨은 임금 체불 논란 후 모기업이 바뀌는 과정에서 원주 DB로 이적했다. 남은 두 선수의 부담은 더 커졌다. 더 이상 작지 않아진 이정현이 더 커져야 할 때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10.30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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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의 '단기전 승리 요정' 허일영

허일영(38·1m96㎝)이 또 한번 서울 SK의 ‘단기전 승리 요정’이 될까. 허일영은 16일 창원에서 열린 2022~23 프로농구 창원 LG와의 4강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2차전에서 SK 대역전승의 발판을 놓았다. 그는 팀이 LG에 끌려가던 4쿼터에 외곽포를 터뜨리며 역전승을 이끌었다. 이날 경기는 종료 1초 전 터진 리온 윌리엄스의 위닝 샷으로 SK의 92-91 역전승으로 끝났다. 적지에서 2연승을 거둔 SK는 챔피언결정전까지 1승만 남겨뒀다. 프로 13년 차 허일영은 그동안 고양 오리온(현 고양 캐롯)에서만 뛰다가 지난 시즌 SK로 옮겼다. 그리고 이적 첫 시즌에 통합 우승의 주역이 됐다. 그는 시즌별 평균 득점이 10점 안팎이다. 기록만 보면 평범한 식스맨 슈터다. 그러나 단기전에서 허일영은 상대팀에 굉장히 껄끄럽다. 발은 느리지만 한방이 정확하고, 단기전 경험이 많아 노련하기 때문이다. 그는 2015~16시즌 오리온이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할 때도 알토란 같은 외곽슛으로 활약했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도 SK가 1, 2차전을 잡고 3차전에서 안양 KGC에 져서 기세가 흔들리던 시점에도 허일영이 4차전에서 맹활약하며 우승에 기여했다. 이렇게 쌓인 단기전 경험이 올해 완전히 무르익었다. 전주 KCC와의 6강 PO에서 SK의 3연승을 완성하는 3점 슛 한방이 허일영의 손에서 나왔다. 속공이 주무기인 SK는 빠르게 전달된 공을 3점으로 완성하는 슈터가 있으면 정말 무서운 팀이 되는데, 허일영이 KCC와 6강 PO 3차전에서 이걸 완성했다. SK는 주포 최준용이 발바닥 부상으로 계속 자리를 비우고 있지만, 허일영이 결정적인 승부처에서 한방씩 해내며 공백을 메우고 있다. LG가 SK 공격의 핵심인 김선형과 자밀 워니를 틀어막을 때 허일영이 슛을 터뜨리며 분위기를 바꿨다. 허일영은 LG에 2연승을 거둔 후 “단기전은 승부를 봐야 하기 때문에 미룬다고 공격 기회가 오는 게 아니다. 찬스가 오면 자신있게 던지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규리그 3위 SK는 2위 LG를 상대로 업셋에 도전한다. 두 팀의 4강 PO 3차전은 18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다. 이은경 기자 2023.04.17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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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롯, 기적의 4강행…5차전서 현대모비스 제압

프로농구 고양 캐롯이 2022~23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창단 첫 시즌에 4강행에 성공했다. 캐롯은 10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5전 3승제) 울산 현대모비스와의 5차전에서 77-71로 이겼다. 시리즈 3승 2패를 만든 캐롯은 4강에 올랐다. 정규리그 5위 캐롯은 4위 현대모비스보다 낮은 순위다. 올 시즌 고양 오리온을 인수해 창단한 캐롯은 모기업 대우조선해양건설의 경영난으로 자금 위기를 맞았고, 시즌 내내 자금 문제로 잡음이 흘러나왔다. 무엇보다 마음고생이 심했던 건 선수단이었다. 캐롯은 정규리그 5위를 하고도 3월 31일까지 KBL(한국프로농구연맹) 특별가입비를 완납하지 못하면 플레이오프에서 뛰지 못할 위기에까지 몰렸지만, 마감일보다 하루 먼저 가입비를 모두 내면서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았다. 5위 캐롯은 전력에서도 현대모비스에 밀린다는 평가를 받았다. 6강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돌발성 난청으로 자리를 비웠던 캐롯 슈터 전성현은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 플레이오프에 뛰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각종 악재 속에서 캐롯은 1차전에서 완패를 당했다. 그러나 2차전에서 캐롯 이정현이 폭발하면서 승부 균형을 맞췄고, 3차전을 내줬지만 4차전에서 전성현이 복귀하면서 기어이 2승 2패 균형을 맞췄다. 이날 5차전에서 캐롯은 디드릭 로슨이 30점 13리바운드 7어시스트로 맹활약했다. 이정현은 24점을 터뜨렸다. 5차전에서도 뛴 전성현은 17분간 뛰며 5득점에 그쳤지만, 승부처인 4쿼터 막판 결정적인 3점포를 꽂아 넣으며 승리에 기여했다. 현대모비스는 2쿼터까지 끌려가다가 4쿼터 초반 서명진(14점)과 이우석(15점)의 연속 득점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4쿼터 막판 중요한 순간에 전성현과 로슨에게 득점을 허용하며 고비를 넘지 못했다. 캐롯은 13일부터 정규리그 1위팀 안양 KGC와 5전 3승제의 4강 플레이오프를 벌인다. 이은경 기자 2023.04.10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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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인터뷰] 오세근 “PO에서도 KGC 전매특허 ‘짜릿 승부’ 기대하라”

2022~23시즌 프로농구가 플레이오프(PO) 일정에 돌입했다. 오리온 구단을 인수한 고양 캐롯을 포함해 6개 팀 중에서 4개 팀이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PO를 치른다. 관심을 끄는 건 올 시즌 정규리그 우승팀 안양 KGC의 활약이다. 2016~17시즌 이후 6년 만에 통합우승을 목표로 내건 KGC는 4강 PO에 직행, 4위 울산 현대모비스와 5위 캐롯의 6강 PO 승자와 맞붙는다.KGC 센터 오세근(36·2m)이 중심에 선다. 오세근은 최근 본지와 인터뷰에서 “프로야구 선수 지인들이 있어, 야구를 즐겨본다. SSG 랜더스가 지난 시즌 통합우승(정규리그+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뤄내지 않았나. (당시 너무 부러웠는데, KGC도) 통합우승까지 해야 부러움이 없어질 거 같다. 4강 PO부터 잘해서 챔피언결정전 우승까지 꼭 달성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오세근은 KGC 정규리그 우승 주역이었다. 중앙대를 졸업하고 2011년 KGC에 1라운드 1순위 지명받고 프로에 데뷔한 오세근은 올 시즌이 프로 11번째 시즌이었다. 변함없이 꾸준하게 활약했다. 올 시즌 정규리그에는 52경기에 나와 평균 27분 21초를 뛰며 13.1득점 6.4리바운드 2.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그는 프로농구 역대 13호 3000리바운드(3093개) 대기록도 달성했다.팬들은 올 시즌 오세근이 ‘건세근 모드’를 발동했다고 평가했다. 건세근은 ‘건강한 오세근’이라는 뜻으로 부상이 잦은 오세근이 건강하면 KGC의 성적이 좋다는 뜻이다. 그는 정규리그 54경기를 모두 뛴 게 2016~17시즌뿐이다. 이 시즌에 KGC는 통합우승했다. 그는 발목, 족저근막염, 어깨, 무릎 등에서 부상이 잦았다. 선수에겐 불명예스러운 별명이다. 잘하나 못하나 부상 이미지가 따라붙기 때문이다. 오세근도 “‘건세근’ 별명은 ‘양날의 검’이다. 좋은 방향으로만 봐주셨으면 좋겠다”며 “올 시즌 전 경기 출장이 목표였다. 팀 사정 때문에 2경기 결장했다. 아쉽긴 하지만, 다쳐서 못 뛴 건 아니었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시즌이다. 더 잘할 수 있었다. 노력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현재 오세근의 양쪽 무릎은 연골이 거의 없다. 코트를 뛸 때나 넘어지면 무릎 부위에 통증을 느낀다는 게 그의 설명. 몸싸움이 잦고 점프를 많이 하는 스포츠 특성상 무릎이 성할 수 없었다. 경기가 끝나면 무릎에 얼음팩으로 꽁꽁 싸맨 뒤 관리한다. 오세근은 “다친 걸 (참고) 계속 뛰다 보니 (지금까지) 누적됐다. 통증이 있긴 한데, 참고 뛰고 있다”고 말했다. 프로 초년 우월한 체격으로 골 밑에서 상대를 압도해 ‘안양의 사자’로 불렸던 오세근은 지금은 ‘노련한 사자’가 됐다. 투박하게 싸우기보다 노련미로 상대를 압도한다. 강력한 파워에 농구 센스, 정확한 슛 능력까지 더해져 현역 최고 빅맨이라는 평가다. 그는 지난 시즌부터 3점 슛 시도 횟수를 대폭 늘렸다. 오세근은 “열정은 예년과 같으나, 노하우가 생겼다”고 짚었다. 팀 내 주전 가드 변준형과 외국인 포워드 오마리 스펠맨과 호흡도 좋다. 변준형과는 2대2 플레이로 득점을 생산한다. 외곽 슛에 능한 스펠맨은 오세근이 골 밑에서 싸워주기 때문에 거침없이 슛한다. 외국 선수 매치업도 스펠맨이 아닌 오세근의 몫. 오세근은 “준형이와는 상황에 따라 이야기가 잘 되는 편이다. 스펠맨과 공존은 지난 시즌보다 더 좋아졌다”고 했다. 우승 반지 5개 획득이 목표인 오세근은 지금까지 3개(2011~12·2016~17·2020~21시즌) 갖고 있다. 팀의 우승에 모두 공헌했다. 오세근은 정규리그보다 PO 같은 큰 무대에서 더 강하다는 특징도 있다. 오세근은 “선수 생활하면서 목표로 삼았던 걸 이루지 못한 기억이 한 번도 없다. 이번에 네 번째 우승 반지를 끼면 다섯 번째 반지도 (다음에) 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올 시즌 KGC는 경기 후반 극적인 승부를 펼친 끝에 승리한 경기가 많다. 승부처에 강한 선수들의 활약 덕분이다. 오세근은 PO에서도 팬들에게 ‘짜릿한 승리’를 선물하겠다는 각오다. 그는 “챔피언결정전에서 4승 2패 정도로 이기는 게 좋은 마무리다. 올 시즌 짜릿한 승부가 많았다.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다. 선수들도 긴장되는 건 마찬가지다. 끝까지 집중하겠다”고 했다.김영서 기자 zerostop@edaily.co.kr 2023.04.02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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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롯, 플레이오프에 갔지만 아직 간 게 아니다

프로농구 고양 캐롯이 2022~23시즌 6강 플레이오프(PO)행을 확정하고도 웃지 못했다. 캐롯은 지난 18일 원주 DB와 원정에서 57-68로 졌다. 그러나 이날 7위 수원 KT가 안양 KGC에 68-76으로 지면서 5위 캐롯과 7위 KT의 승차가 5.5경기까지 벌어졌다. 정규리그 5경기를 남겨둔 캐롯은 남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최소 6위를 확보해 PO행을 굳혔다. 캐롯은 지난 시즌 후 고양 오리온을 인수해 창단했다. 그리고 창단 첫 시즌 PO에 진출했지만, 구단의 자금난 탓에 성적으로는 PO행을 확정하고도 PO에 못 뛸 수도 있다. 캐롯은 한국프로농구연맹(KBL)에 특별회비 15억원을 내야 한다. 그러나 시작부터 특별회비 문제로 삐걱댔다. 시즌을 앞두고 15억원을 한 번에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시즌 개막이 코앞에 다가와서 당장 창단팀을 퇴출하기도 애매한 상황이었다. KBL은 캐롯이 분납으로 특별회비를 내도록 했다. 캐롯은 지난해 10월 5억원을 먼저 냈고, 아직 잔여분 10억원이 남아있다. KBL은 캐롯이 오는 31일까지 특별회비를 완납하지 못하면 PO에 나설 수 없도록 이사회를 통해 결정했다. 만일 캐롯이 3월 31일 오후 6시까지 10억원을 내지 못할 경우 7위팀이 6강 PO에 진출한다. 캐롯의 자금난은 시즌 내내 잡음을 만들었다. 캐롯은 프로농구 최초로 네이밍스폰서를 도입한 팀으로, 모기업은 대우조선해양건설이다. 창단 때부터 구단을 운영하고 수익을 낼 방법에 대해 의심의 시선이 많았다. 창단 후 굵직한 스타 플레이어를 영입한 게 아니라 오히려 팀의 최고 스타들을 다른 팀으로 보내고 보상 선수 대신 돈을 받았다. 결국 자금 마련 방안이 ‘선수 장사’였는지 성토하는 팬의 불만이 터졌다. 구단을 운영할 만한 충분한 자금이 있는지도 계속 의심받았다. 결국 지난해 12월 대우조선해양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우려는 현실이 됐다. 모기업의 농구단 지원이 올스톱되면서 올 들어 캐롯 구단 선수 및 직원들의 급여가 매달 지연 납부됐다. 구단 인수 1년도 되지 않아 캐롯 구단은 새 주인을 알아보고 있다며 사실상 매각을 선언했다. 이런 현실에서 과연 캐롯 구단이 잔여 회비 10억원을 기한에 맞춰 KBL에 낼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큰 게 당연하다. 올 시즌 마지막 PO 한 자리를 두고 막바지 정규리그에서 KT와 DB가 치열한 경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 팀들은 7위를 하더라도 PO에 갈 수 있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캐롯은 성적으로 6강을 굳혔으나, 구단의 자금 사정에 따라 ‘진짜 PO행’이 결정되는 웃지 못할 상황이다. 여기에 곤란한 상황은 또 있다. 올 시즌 정규리그는 29일 오후 7시에 5경기가 동시에 열리면서 막을 내린다. 이날 최종 순위가 결정되더라도 6강 PO의 마지막 주인공이 누가 될지는 이틀 뒤인 31일 오후 최종 결정된다. 정규리그가 막을 내려도 이틀간 6강 PO 대진은 확정하지 못하는 초유의 상황이다. 이은경 기자 2023.03.19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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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캐롯, 6강 PO 진출 '굳히기'... 2년 차 가드 이정현이 선봉장 선다

프로농구 고양 캐롯 2년 차 가드 이정현(24·1m87㎝)이 플레이오프(PO) 진출을 굳히는 데 핵심 역할을 맡는다.캐롯은 지난 7일 원주 DB와 벌인 2022~23시즌 정규리그 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96-91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24승 21패가 된 캐롯은 PO 진출 ‘굳히기’에 들어갔다. 캐롯은 6위 전주 KCC(20승 25패)에 4경기 앞서있다. 6라운드에서 캐롯이 큰 부진에 빠지지 않는 이상, PO 진출 티켓을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프로농구는 리그 6위까지 PO 진출 자격이 주어진다.올 시즌 캐롯은 특색 있는 농구로 주목받았다. 안양 KGC에서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합작한 김승기 감독과 슈터 전성현을 한 번에 품었다. KGC에서 김 감독의 트레이드마크였던 ‘양궁 농구’는 캐롯에도 이식됐다. 전희철 서울 SK 감독은 “캐롯과 경기하면 (3점 슛을 많이 시도했던) KGC와 경기하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캐롯은 고양 오리온 시절이던 지난 시즌 경기당 팀 3점 슛 성공 7.1개(7위) 성공률 33.9%(5위)에 그쳤다. 올 시즌엔 경기당 팀 3점 슛 성공 12개(1위) 성공률 34.2%(3위)를 기록하고 있다. 자신의 단일 시즌 최다 3점 슛 기록(177개·2021~22시즌) 경신을 눈앞에 둔 전성현(45경기 160개)의 활약 덕분이다. 3점 슛은 캐롯의 팀 색깔로 자리 잡았다.캐롯의 공격은 전성현만 이끄는 게 아니다. 이정현도 급성장했다. 지난 시즌 52경기에서 평균 9.7점에 그쳤던 이정현은 올 시즌 45경기에서 평균 14.1점을 기록하고 있다. 김승기 감독의 ‘특별지도’를 받는 이정현은 올 시즌 더 과감해졌다. “슛 기회가 생기면 무조건 쏘라”는 김 감독의 주문을 착실히 이행하고 있다.7일 DB와 경기에서 이정현은 시험대에 올랐다. 슈터 전성현이 최근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그는 5라운드 8경기에서 3점 슛 평균 2.4개, 성공률 25.7%에 그쳤다. 이날 경기에서도 7분 2초 출전에 그쳤다. 팀 3점 슛은 21개에 그쳤다. 이정현이 해결사로 나섰다. 그는 37분 26초 동안 17점 6어시스트로 펄펄 날았다. 38점을 올린 외국인 포워드 디드릭 로슨과 득점을 쌍끌이했다.공격 성향이 강한 이정현은 자신의 공격에 집중하면서도 메인 볼 핸들러 역할을 맡아 팀 공격을 조율했다. 올 시즌 이정현이 성장했다는 걸 DB와 경기에서 증명했다. 이정현도 경기 뒤 인터뷰에서 “(전성현이 부진한 상황에서도 승리할 수 있어) 큰 의미가 있다”며 “포인트 가드 역할까지 하는 게 (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팀 공격 조율도 하면서 더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는 게 목표”라고 했다.이정현은 올 시즌 45경기 평균 33분 56초를 뛰고 있다. 출전 시간 리그 전체 1위다. 그는 “많이 지친 건 사실”이라면서도 “너무 힘든 상황이다. 매 경기 (기량이) 성장하면서도 팀의 승리를 위해 뛰고 있다”고 했다.김영서 기자 zerostop@edaily.co.kr 2023.03.08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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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러니한 프로농구 7강 전쟁? 캐롯 선수단은 무슨 죄 [IS 시선]

프로농구가 모처럼 휴식기를 맞았다. 국제농구연맹(FIBA) 대회 기간을 맞아 대부분 팀은 경기가 없다. 일부 팀만 일정 변경을 요청해 휴식기에 경기를 치른다. 이때 치러지는 경기는 총 3경기. 다른 팀은 선수단에 휴가를 주는 등 휴식기를 갖는다. 전열을 재정비하는 팀도 있다. 서울 SK와 안양 KGC는 2023 EASL(동아시아슈퍼리그) 참가를 위해 일본으로 향한다.숨 고르기에 들어간 프로농구는 플레이오프(PO) 진출권이 주어지는 6위 경쟁이 치열하다. 1위 안양 KGC부터 5위 고양 캐롯까지 기복이 없이 경기력을 보이는 가운데, 수원 KT-전주 KCC-원주 DB가 6위 자리를 두고 치열하게 경합하고 있다.아이러니하게도 올 시즌엔 사상 초유의 사태로 7위가 PO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KBL(프로농구연맹)이 자금난을 겪고 있는 캐롯에 “내달 31일까지 미납된 KBL 가입급 잔여분 10억원을 납부하지 못하면 올 시즌 6강 PO 출전을 불허하기로 한 결정을 재확인했다”고 통보했기 때문. KBL이 엄포를 놓은 대로 캐롯이 PO에 진출하지 못한다면 1997년 프로농구 출범 이래 10위 팀 중 7위를 한 팀이 PO에 나가게 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게 된다. KBL에 따르면, 이 같은 원칙적 대응은 지난해 10월 긴급이사회에서 이미 이뤄진 바 있다.캐롯은 자금난을 겪고 있는 모기업 때문에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캐롯의 운영 주체는 대우조선해양건설을 모기업으로 하는 데이원스포츠(데이원). 데이원은 2021~22시즌 종료 뒤 고양 오리온을 인수해 농구단을 재창단했다. 데이원은 출발부터 여러 의문부호가 붙으며 불안감을 자아냈다. 프로농구단을 운영할 만큼 안정적인 자금력을 갖추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였다.데이원은 오리온과 농구단 인수 협상 과정에서 잡음이 일었고, KBL에서 진행한 신규 회원사 가입 심사에서는 운영계획 자료가 부실하다는 이유로 회원 가입이 한 차례 보류되기도 했다. 또한 정규시즌 개막 앞두고는 가입금을 다 내지도 못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선수단 및 사무국 직원들의 월급도 밀렸다. 결국 구단을 매각하기로 결정, 현재 새 주인을 찾고 있다.김승기 캐롯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은 “회사의 일은 회사의 일이다. 우리는 우리 일(농구)을 해야 한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성적도 상위권을 유지하는 등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마음 한 편으로는 불안한 건 사실일 터. 오리온이 매각될 때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던 선수단은 연이은 구단 매각 소식에 불안감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아무 죄없이 성실하게 농구에만 충실해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고 있는 선수단만 애꿎은 피해를 보고 있다. 시즌 막바지 치열한 순위싸움을 펼치고 있는 선수단의 사기와 동기부여 저하가 우려된다. 비시즌부터 시즌 막바지까지 최선을 다해 얻은 결과물을 눈앞에서 놓친다면 그 박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클 수밖에 없다.KBL도 이 책임에 자유로울 수는 없다. 리그 참여 자체를 불허하는 거와 시즌 도중 PO 참여 금지를 통보하는 건 차원이 다른 행정 조치다. 차후 리그에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이미 데이원이 가입 당시부터 자금력 등에서 문제가 있었다는 걸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을 사태가 닥치고서야 뒤늦게 강경 대응에 착수한 건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김영서 기자 zerostop@edaily.co.kr 2023.02.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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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이슈] 선수들은 "6강 경쟁 최선"인데...'PO 박탈 위기' 캐롯은 어디로

고양 캐롯의 이름을 과연 '봄 농구'에서 볼 수 있을까. 그리고 오는 여름 과연 캐롯의 간판은 또 어떻게 바뀌게 될까. 모든 게 물음표다.캐롯의 운영사인 데이원스포츠(데이원)는 지난 7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지난해 말부터 모기업 역할을 할 새로운 인수기업을 모색 후 협상 중”이라고 전했다. 8월 말 창단식을 치렀던 걸 고려하면 채 반년이 지나기도 전에 구단이 존폐 위기에 놓인 셈이다.이미 창단 때부터 온갖 물음표가 따라온 구단이었다. 데이원의 인수 진행은 지난해 봄 고양 오리온(캐롯의 전신)이 4강 플레이오프(PO)에서 탈락한 직후 곧바로 이뤄졌다. 데이원은 매각 발표 후 곧바로 허재 전 국가대표 감독을 대표로 내세웠고, 초대 감독으로 안양 KGC에서 두 차례 우승을 이끌었던 김승기 감독을 영입해 화제를 모았다. 리그 최고 슈터 전성현도 FA(자유계약선수)로 영입했다. 화려한 간판 밑은 허점투성이였다. 지난해 6월 한국농구연맹(KBL)의 신규 회원사 가입 심사가 진행됐으나 부실한 자료를 제출해 논란을 빚었다. 데이원의 재정 안정성이 문제가 됐고, 가입 승인은 한 차례 보류된 후에야 가까스로 이뤄졌다.전력 보강보다 누수가 컸다. 슈터 전성현을 영입했지만, 리그 최고 수준의 빅맨 이승현은 팀을 떠나 전주 KCC로 향했다. 주득점원이었던 이대성은 대구 한국가스공사로 이적했는데, 캐롯은 보상 선수가 아닌 현금을 선택했다. 올스타 2명을 내보내고 새 얼굴 1명과 ‘급전’만 채운 모양새가 됐다.재정 문제는 계속 캐롯의 발목을 잡았다. 데이원은 KBL 특별회비(가입금) 15억원 중 5억원을 지난해 10월 7일까지 우선 납부하겠다고 했으나 기한을 지키지 못하고 개막 직전에 완납했다. 이어 매달 5일 지불하던 선수단과 사무국의 임금을 지난달 13일까지 미루고서야 겨우 지불했다. 이달 역시 10일에야 월급 입금이 마무리됐다.재정 불안이 심화한 건 데이원의 모기업 대우조선해양건설의 자금난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건설 역시 임금 체불, 하도급금 지연 등을 겪었고 결국 지난 6일 법원은 기업 회생절차개시결정을 내렸다. 창단한 지 6개월도 안 된 캐롯이 재매각 결정을 내리게 된 배경이다. 흔들리는 팀 상황 속에서도 캐롯 선수단은 분전하고 있다. 23일 기준 22승 20패(정규리그 5위)로 PO 진출권에 있다. 전성현은 평균 19점(국내 1위)과 3점 슛 158개(전체 1위·성공률 39.5%)를 기록하며 MVP(최우수선수) 수상에 도전하고 있다. 김승기 감독도 "월급이 좀 늦어지긴 해도 다 주더라. (허재 대표도) '좋아질 것'이라 하셨고, 선수들이 동요하지 않도록 하는 게 내 역할"이라고 했다.그런 김승기 감독의 '육성 집중 타깃'이 된 게 2년 차 가드 이정현이다. 그는 올 시즌 누적 출전 시간 1430분 11초(전체 1위)를 기록하며 팀의 대들보로 활약 중이다. 아직 어린 나이와 메인 볼 핸들러로서 막중해진 역할 탓에 기복도 있지만, 향상심을 유지하며 김 감독의 가르침을 녹여내고 있다.이정현은 본지와 통화에서 “프로 2년 차에 불과한 내가 이렇게 많은 기회를 받을 수 있어 감사하다. 감독님께서는 (부진할 때뿐 아니라) 시즌 초반부터 한결같이 엄격하셨다”고 웃으면서 “최근 부진한 데는 체력적인 부분도 없지 않다. 경기가 없는 2월 휴식기 동안 잔부상을 관리해 12경기가 몰려 있는 3월 좋은 경기력을 펼치고 싶다"고 했다.이정현은 “우리 선수들도 팀 상황을 기사로 접하고 있다. 분위기가 좀 어수선해지고 혼란스러운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우리 모두 프로 선수다. 지금은 6강 경쟁을 펼치는 시기로 중요한 경기들이 많이 있다. 한 경기 한 경기에 집중하고 최선을 다하는 것만 생각하겠다”고 다짐했다.특별회비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데이원은 다음 달 31일까지 잔여금 10억원을 완납해야 한다. 캐롯 관계자는 일간스포츠와 통화에서 "박노하 경영총괄 대표이사께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분전하고 있다. 구단 입장에서도 농구단을 살려놔야 매각을 진행할 수 있다"며 "박 대표가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마련한다'고 하신 만큼 어떤 형식으로든 자금을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KBL은 16일 열린 임시총회를 통해 "캐롯이 특별회비 잔여분 10억원을 납부하지 못하면 6강 PO 출전을 불허하기로 재확인했다"고 경고했다. 캐롯이 출전하지 못할 경우 차순위 팀이 대신 PO에 진출하게 된다.다만 임금까지 체불됐던 현 상황에서 캐롯의 완납 가능성을 낙관적으로만 바라보긴 어렵다. 모기업이 흔들리고 있어 사태를 확실하게 반전시킬 카드도 마땅치 않다. 모기업이 투자 여력을 잃은 만큼 가입금을 내지 못하고 매각에 실패하면 최악의 사태까지도 가정해야 할 수 있다. 어떻게든 특별회비를 마련한 후 재매각이 되는 게 최선이다. 데이원의 행보에 따라 캐롯 선수단의 분전이, 올봄 PO 구도가, 프로농구 체제의 판도가 좌우될 수도 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2.23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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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통에도 거뜬한 '출전 시간 1위' 이정현 "풀 타임 기회 감사할 뿐...6강 경쟁에만 집중"

프로 2년 차에 주축으로 성장한 이정현이 잠시 주춤하고 있다. 그래도 그는 기회에 감사하고, 봄 농구를 향한 꿈에만 집중했다.이정현은 올 시즌 팀의 주축 가드로 활약하고 있다. 이제 프로 두 번째 시즌에 지나지 않지만 김승기 감독은 그를 점찍고 팀의 메인 볼핸들러로 기용하고 있다. 출전 시간만으로도 그의 비중을 알 수 있다. 22일 기준 누적 1430분 11초로 프로농구 전체 1위를 기록하고 있다.출전 시간이 길다는 건 체력 소모도 많다는 뜻이다. 아직 어린 이정현도 마찬가지. 지난 2라운드에는 평균 17.4점을 기록하는 등 활약했으나 5라운드 들어 평균 10.2점으로 페이스가 조금 떨어졌다. 경기 중 기복이 나타나기도 하고, 작전 타임 때 김승기 감독의 호통이 나올 때도 늘었다. 이정현이 지나치게 긴 출전 시간 탓에 체력적 문제를 겪는다는 시각이 나오는 이유다.그래도 이정현은 "기회에 감사하다"고 했다. 이정현은 본지와 통화에서 "이렇게 많은 기회를 받을 수 있는 게 감사하다. 프로에 온 지 2년차 밖에 안 됐는데도 많은 기회를 주셨고, 덕분에 풀 타임 출전할 수 있었다"고 기뻐했다.김승기 캐롯 감독은 국내 최고의 '가드 조련사' 중 한 명으로 통한다. 선수 시절 포지션 역시 가드였고, 안양 KGC를 이끄는 동안 변준형을 집중 육성한 끝에 국내 최고 톱 가드로 키워낸 바 있다.이정현에게 김승기 감독의 엄격함은 어떻게 비춰졌을까. 이정현은 “감독님께서는 시즌 초반부터도 한결같이 엄격하셨다”고 웃었다. 그는 “최근 문제를 겪은 데는 체력적인 부분도 없진 않다. 단순히 플레이하는 게 아니라 코트에서 해야 할 게 정말 많기 때문에 그렇다”고 돌아봤다.프로 2년 동안 벌써 감독 두 명을 겪었다. 이정현은 지난해에도 강을준 당시 고양 오리온 감독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팀명도 감독도 바뀌었지만, 사령탑의 관심 어린 시선은 여전하다. 이정현은 "두 분은 스타일이 정말 다르시다"고 했다. 그는 "강을준 감독님께서는 한 시즌만 함께 했지만, 선수들에게 자율성을 많이 부여하시던 분이었다. '자유롭게, 즐겁게 해라, 웃으면서 하자'라고 많이 말씀하셨고 자유롭고 창의성 있게 플레이하라고 강조하셨다"고 떠올렸다. 이정현은 이어 "김승기 감독님께서는 정말 구체적으로 가르쳐 주시는 분"이라며 "원하시는 플레이 하나하나를 선수들이 정확하게 해주기를 바라신다. 바운드 패스, 스틸, 가드로서 슈터를 살려주는 방법, 내 공격과 팀 동료들에게 찬스를 만들어주는 방법까지 구체적으로 가르쳐 주신다"고 설명했다.지쳐있던 이정현은 단비와 같은 휴식을 취하고 있다. 지난 19일 서울 삼성과 홈 경기를 마지막으로 2월 동안에는 경기를 치르지 않는다. 이정현은 "최근 경기력도 많이 떨어졌는데, 잘 쉬면서 페이스를 회복하겠다"며 "사소하지만 잔 부상도 어느 정도 있다. 그런 부분들을 휴식기 동안 관리하겠다. 3월 1일부터는 12경기가 몰려 있다. 좋은 컨디션과 경기력을 유지하기 위해 준비하겠다"고 전했다.정규리그 22승 20패로 5위에 머물러 있는 캐롯은 봄 농구 진출이 유력하다. 최근 구단의 미납금 문제로 자칫 플레이오프 출전이 무산될 수도 있지만, 성적만큼은 기대 이상이다. 이정현은 "봄 농구 각오를 말하기엔 아직 많이 이르다"고 웃으면서도 "지난 시즌 봄 농구를 처음 경험했는데, 정말 즐거웠다. 정규리그 때보다 더 즐거웠기 때문에 그런 경험을 한 번 더 하고 싶다. 또 그런 경험을 하면 선수로서도 성장한다고 믿고 있다. 그 성장을 위해 일단 플레이오프 진출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다짐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2.22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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