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39건
프로축구

[공식발표] “근거 없는 주장, 묵과할 수 없다” 연맹, 최대호 안양 구단주 상벌위 회부 결정

프로축구연맹이 최대호 안양FC 구단주를 상벌위원회에 회부하기로 결정했다고 21일 밝혔다. 최 구단주는 최근 심판 판정에 대한 개선을 촉구하면서 기업구단과 시도민구단이 차별적 대우를 받는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연맹은 21일 오후 입장문을 통해 이같은 사실을 밝히며 “연맹은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판정의 정확성과 공정성에 의문이 제기된 현 상황에 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면서 “연맹은 K리그 심판의 배정과 평가를 담당하고 있는 대한축구협회와 함께 판정 불신을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것을 약속하겠다”라고 운을 뗐다.이어 “그러나 심판 제도의 책임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과 별개로, 특정 구단이 판정에서 차별을 받고 있고 나아가 그 차별이 구단의 규모나 운영주체의 상이함에서 기인한 것이라는 근거없는 주장이 제기되는 상황은 K리그 운영에 관한 최종 책임을 지고 있는 연맹으로서 묵과할 수 없습니다”라고 강조했다.상황은 이렇다. 전날(20일) 최대호 안양 구단주는 안양종합운동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안양의 여러 경기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한 공정하지 못한 심판 판정에 대해 더는 침묵할 수 없다는 판단에 이르렀다. 이는 단순한 오심 차원을 넘어 경기의 흐름을 결정짓고 결과를 좌우할 수 있는 수준의 심각한 판정 오류들이 누적됐기 때문”이라며 심판 판정에 대한 개선을 촉구했다. 당시 최 구단주는 연맹과 대한축구협회에 ▶심판 판정의 공정성 강화 ▶오심에 대한 공식 인정과 공개 ▶K리그 경기 규정 제37조 '심판 비판 금지' 조항 재검토 등을 요구했다.논란이 거세진 건 최대호 구단주가 기자회견 뒤 기업구단과 시민구단이 심판 판정에 있어 차별적 대우를 받는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기업구단이 시민구단에 비해 유리한 판정을 받는다는 해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축구계의 질타가 잇따랐다.연맹 역시 이날 “K리그에서 시도민구단과 기업구단이라는 분류가 관행적으로 사용되고는 있으나, K리그 정관과 규정에서는 구단의 운영주체에 따른 어떠한 공식적인 구분도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구단의 재정규모는 경기력의 차이로 반영될 수는 있으나, 리그 규정과 경기 운영의 원칙은 모든 구단에 동일하게 적용되며, 판정의 공정성은 구단의 형태와 무관하게 엄정하게 유지되고 있다”라고 전했다.또 “안양은 K리그에서 승강제가 실시된 2013년 이후 신규 창단해 리그에 가입한 이른바 ‘시민구단’ 중에서는 처음으로 K리그1에 승격한 구단이다. 안양의 선전이 바로 K리그의 공정한 경쟁 시스템을 방증하는 것이며, 안양이 K리그의 구조적인 불공정을 주장하는 것은 스스로가 이룬 역사를 부정하는 것과 같다. 구단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은 리그에 대한 존중과 함께 표현돼야 한다”라고 꼬집었다.최대호 구단주는 전날 기자회견 당시 안양이 불리했던 10개의 판정을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연맹은 “10개의 장면 중 대한축구협회 심판위원회가 평가회의를 거쳐 오심으로 인정한 것은 2개”라며 “대한민국 축구에서 판정의 정심, 오심 여부를 최종 판단하는 권한은 대한축구협회 심판위원회에 있다. 정당한 평가 절차를 거쳐 이미 정심으로 결론이 내려진 판정들까지도 자의적으로 해석해 오심으로 매도하는 것은 정당한 비판이 아니”라고 지적했다.끝으로 연맹은 “상벌위 일시는 추후 확정할 예정”이라며 “심판 행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강화하고자, 최근 대한축구협회에 ▶영국 프리미어리그나 독일 분데스리가와 같이 심판위원회에 지도자, 은퇴선수, 언론인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참여시켜 개방성과 보편성을 확보 ▶논란이 된 판정은 심판위원회가 직접 구단과 언론에 설명 ▶VAR 온필드리뷰를 진행한 판정은 주심이 장내 방송으로 관중에 상황을 설명할 것 등 심판제도 개선을 위한 여러 방안들을 제안했다. 앞으로도 대한축구협회와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판정의 신뢰 제고와 정확도 개선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들을 개발하고 함께 노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김우중 기자 2025.05.21 16:36
프로농구

DB의 이례적인 ‘심판 배제’ 요청, 실현 가능성은 작아

프로농구 원주 DB는 최근 프로농구연맹(KBL)에 특정 심판 배제를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판정 논란이 나온 12일 SK와의 홈경기 직후의 결정이었다. DB는 경기 종료 30초 전까지 접전을 벌이다가 80-88로 졌다. DB 입장으로 보면 억울할 만한 장면이 3차례 나왔다. 치나누 오누아쿠의 U파울(비신사적 파울), 김영현의 스틸 시도 중 파울, 김시래와 SK 선수의 접촉이 있었으나 콜이 나오지 않은 장면이다. 처음에 KBL은 모두 ‘정심’으로 판단했다. 하루 뒤인 13일 김시래의 장면에 대해서만 “여러 각도로 계속 봤음에도, 정말 애매한 부분이었다. 50대 50으로 명확하게 결론을 내릴 수 없다”며 오심도, 정심도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김시래는 팀이 2점 뒤진 상황에서 결정적인 수비 리바운드에 성공했으나, 스틸을 당해 공을 내줬다. 만약 파울로 인정됐다면 DB는 마지막 공격 시도를 할 수 있었다.DB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우리가 10경기를 했는데, 특정 심판이 많이 배정됐다. 배정됐을 때마다 납득하기 어려운 테크니컬 파울과 U파울이 나왔다”라고 말했다.또 DB 측은 과거에도 이런 경우가 있었으나, 제대로 된 제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관계자는 “지난해엔 KBL이 오심을 인정하고 특정 심판의 배정 제외가 이뤄졌는데, 3일 만에 다시 나온 경우도 있었다”라고 성토했다.프로구단이 먼저 연맹 측에 심판 배제를 요청하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한 수도권 구단 관계자도 이를 두고 “과거 KBL 측에서 오심을 인정하고 알아서 심판을 배제해 준 적은 있었다. 당시 2명의 심판이 오심 10개를 범했다”라고 돌아봤다. 구단이 먼저 요청하는 사례는 드물다. KBL에 따르면 심판 배정은 내부 규정에 따라 철저하게 운영된다. 오심이 발생했을 땐 심판의 인사 고과에 반영된다. 경기마다 논란이 되는 장면에 대해서도 상세히 검토하고 있다.KBL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심판 배정 기준을 공개할 순 없지만, 규칙에 맞게 배정된다. 특정 구단을 밀어주는 식의 배정은 단연코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번 DB의 요청에 대해서도 “만약 (요청이) 받아들여지게 된다면, 배정과 관련한 의구심을 모두 인정하게 되는 꼴”이라며 “자기들이 원하는 심판만 찾는 게 공정한 리그라고 보긴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DB가 요청한 특정 심판 배제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작다는 뜻이다. 올 시즌 도입된 하드콜에 대한 구단과 심판 간의 간극이 여전히 존재한다. KBL은 오는 19일 판정 관련 미디어 소통간담회를 개최해 경기본부 중간 평가를 발표할 계획이다.김우중 기자 2024.11.14 14:00
프로농구

[IS 시선] 거듭되는 심판 판정 의구심…KBL이 적극 해소해야

지난 12일 치러진 원주 DB와 서울 SK의 경기는 농구 팬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하드콜(몸싸움에 관대한 판정)' 기조 속 심판의 판정에 의구심을 지우지 못해서다.이날 경기에선 대표적으로 3개 장면에 대한 판정이 논란이 됐다. 4쿼터 5분 34초를 남겨둔 시점, DB 치나누 오누아쿠가 U파울(비신사적 파울)을 받았다. SK 최부경이 도움 수비를 하다 수비자 파울이 선언됐다. 그런데 비디오판독 끝에 오누아쿠의 U파울이 더해졌다. 오누아쿠가 최부경의 파울 이후 팔을 들어 올리다 그의 턱을 가격했기 때문이다.1분 2초를 남기고는 DB 김영현이 수비 리바운드를 잡은 SK 자밀 워니의 공을 스틸하다 팔을 쳐 파울을 받았다. DB는 파울챌린지를 요청했으나, 판정은 유지됐다. 경기 종료 20초 전에는 DB 김시래가 수비 리바운드 직후 워니에게 스틸당했다. 김시래는 팔에 맞았다며 강하게 항의했으나, 애초 파울이 선언되지 않아 비디오 판독 대상이 아니었다. 해당 상황은 모두 2점 내외의 접전에서 발생했고, SK가 최종 88-80으로 이겼다.경기 당일 KBL 측은 3개 장면 모두 '정심'이라 설명했다. 오누아쿠의 행동은 의도성이 담겼다고 봤고, 김영현 역시 오른손 접촉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시래의 장면에 대해서도 워니의 정상적인 스틸이라는 설명이다. 하루 뒤인 13일 정밀 분석이 진행됐으나, 김시래의 장면에 대해 “여러 각도로 계속 봤음에도, 정말 애매한 부분이었다. 50대50으로 명확하게 결론을 내릴 수 없다”고 매조졌다. 정심도, 오심도 아니었다는 의미다. 당연히 경기 결과에는 영향이 없다. 해당 경기 판정을 두고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시선이 많다. 거친 몸싸움에 대해 같은 판정이 나와야 하는데, 4쿼터 들어 흔들렸다는 이유다. 쿼터 막바지 퇴장당한 김주성 DB 감독도 경기 뒤 미디어를 통해 판정의 일관성을 지적했다. 팬들은 의구심도 함께 지우고 싶어 한다. 비디오판독과 파울챌린지 등이 이뤄지면 심판이 직접 마이크를 잡지만, 판정에 대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진 않는다. "00팀 볼로 판정됐다" "000의 파울이다" 식의 발언만 한다. 판정 이유를 모르니, 심판진에 대한 불신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KBL 각종 소셜미디어(SNS) 채널에는 판정에 대해 불만을 드러내는 팬이 많다.1라운드 종료 전, KBL 경기본부 측은 하드콜에 대한 본지 문의에 대해 "국제농구연맹(FIBA) 판정 기준에 맞추기 위해 훈련해 왔다. 다소 미흡한 부분도 있으나, 경기는 이전보다 박진감 넘치고 재밌다고 느끼는 분들이 많아졌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KBL은 올 시즌 1라운드 기준 총관중 기록이 지난해 대비 21.7% 상승해 훈풍을 탔다. 지금은 팬들의 의구심을 해소해야 할 때다. 경기 심판 보고서를 대중에게 공개하거나, 판정에 대한 설명을 상세히 전하는 등 추가적인 장치가 필요해 보인다.KBL은 오는 19일 판정 관련 미디어 소통간담회를 개최해 경기본부 중간 평가를 발표할 전망이다.스포츠2팀 기자 2024.11.14 06:00
프로축구

[IS 시선] 애매한 판정과 솜방망이 징계, 프로축구가 병 든다

지난 4일 치러진 FC서울과 울산 HD의 K리그1 11라운드 경기. 어린이날 연휴 효과 덕에 5만 2600명 관중이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았다. 올 시즌 프로축구 최다 관중, 올해 한국 프로스포츠 단일경기 최다 관중 기록이다.흥겨워야 할 축제에 미심쩍은 심판 판정이 옥에 티가 됐다. 시간을 내서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의문이 풀리지 않은 채 발길을 돌려야 했다. 서울은 울산과의 맞대결에서 발생한 페널티킥 판정에 관한 공문을 7일 대한축구협회(KFA) 심판위원회에 제출했다. 두 팀의 희비를 가른 주심의 페널티킥 판정이 온당치 않다고 본 것이다. 서울 구단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핸드볼 파울에 관한 명확한 기준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전했다.문제의 장면은 양 팀이 0-0으로 팽팽히 맞선 후반 40분에 나왔다. 울산 황석호가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페널티 박스 안에서 아타루가 머리에 맞췄고, 볼은 서울 수비수 최 준 몸에 맞고 골키퍼에게 향했다. 경기를 관장한 김희곤 주심은 1분 뒤에야 이 장면을 두고 온 필드 리뷰를 진행,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서울은 마틴 아담에게 페널티킥 골을 내주고 경기에서 졌다. 서울 구단은 "핸드볼 파울이 아니라고 판단된다"며 공식 질의를 접수했다. 최 준의 터치가 의도적이지 않았다는 점, 선수와 볼과의 거리 및 볼의 속도, 터치 부위 등을 근거로 들었다. KFA 심판위원회에 질의한 서울은 이 장면이 '오심'으로 정정돼도 결과를 뒤집을 수 없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다만 의문이 생긴 판정에 대한 답을 듣고, 이번을 계기로 핸드볼 파울에 관한 조금 더 명확한 기준이 생겨 K리그에 참가하는 팀들이 피해를 보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다. 평가소위원회를 열어 장시간 회의를 진행한 심판위원회의 결론은 "심판 판정을 존중한다"는 것이었다. 정심도, 오심도 아닌 애매한 결론이다. 억울한 구단과 팬들을 수긍하게 하는 부연도 없었다. 많은 이들이 고개를 갸웃하게 하는 판정이 나왔고, '판정 존중'이라는 결론을 내려면 더욱 상세한 설명이 필요했다. 주관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심판 판정을 조금이라도 일관되게 하려면 깊이 고민할 필요도 있었다. 그러나 그저 '존중'이라는 표현으로 경기를 관장한 주심만 보호한 셈이 됐다. 피해는 시간 내고 돈 들여 서울과 울산의 맞대결을 본 축구 팬, 의문이 풀리지 않은 서울, 승리하고도 찜찜함이 남은 울산이 보게 됐다. 그간 심판들의 의문스러운 판정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던 축구 팬, 지금의 심판들에게 판정을 맡겨야 하는 프로축구팀들의 불신도 더욱 커지게 됐다. 무엇보다 최근 KFA 심판위원회의 행보를 보면 더 나은 판정을 기대하기 어려워 보여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당시 맞대결을 관장한 김희곤 심판은 지난달 6일 인천 유나이티드와 제주 유나이티드의 경기에서도 판정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제주 골망을 가른 인천 공격수 무고사의 득점을 취소했다. 득점 직전 무고사가 반칙을 범했다고 판단했는데, 엿새 뒤 열린 평가소위원회에서 오심이라고 인정했다. 골을 빼앗긴 인천은 0-1로 패배하며 시즌 운영에 영향을 받았고, 김희곤 심판은 1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았다. 그는 징계를 받은 후 2주 만에 피치에 돌아왔고,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또 한 번의 논란을 야기했다. 리그 흥행에 심판의 자질은, 분명 선수의 기량만큼이나 중요한 요소로 여겨진다. 꺼림칙한 판정이 이어지고, 사후 대처도 지금처럼 없느니만 못하다면 축구 팬들은 흥미를 잃고 다른 리그와 스포츠로 눈을 돌릴 것이 뻔하다. KFA 심판위원회는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명확한 판정도 못 내려 생긴 불만을 유야무야 넘기는 것은 프로축구가 병드는 지름길임을 명심해야 한다.스포츠2팀 기자 2024.05.09 06:50
프로축구

[IS 시선] 사실상 보여주기식 징계…심판에 진짜 엄중해져야 할 KFA

대한축구협회(KFA)가 지난 전북 현대와 포항 스틸러스전 심판진 6명에 대해 잔여 시즌 배정 정지 조치를 내렸다. 이른바 교체 해프닝에 대한 책임을 우선 심판들에게 물은 것이다. KFA는 이를 두고 '엄중한 행정조치'라고 자평했다. 올시즌 K리그가 겨우 세 라운드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을 돌아보면, 사실상 보여주기식 징계 아니냐는 비판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KFA는 지난달 31일 보도자료 등을 통해 전북-포항전 경기를 진행했던 주심과 부심 2명, 대기심, VAR 심판 2명 등 심판 6명 전원에 대한 이같은 행정조치 처분을 발표했다. 책임이 더 큰 주심과 대기심에 대해서는 내년 한 단계 강등시키는 사안을 안건으로 회부하겠다는 내용도 담겼다.지난달 28일 두 팀의 K리그 맞대결에서 나온 교체 해프닝 촌극에 대한 징계다. 상황은 이랬다. 김용환(포항)이 부상으로 필드 밖에서 치료를 받던 상황, 포항은 치료를 받던 김용환과 무관하게 김인성을 빼고 신광훈을 투입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선수교체표를 제출했다. KFA에 따르면 심판진은 김인성이 아닌 치료를 받고 있던 김용환이 아웃되는 것으로 인지하고, 김인성이 나오지도 않았는데 신광훈이 그라운드에 투입될 수 있도록 했다.나간 선수는 없고 새로운 선수만 한 명 더 투입됐으니, 공식적으로 포항의 출전 선수는 12명이 됐다. 심판진이 이를 인지하는 데 걸린 시간은 4분이 훌쩍 넘은 뒤였다. 그제야 심판진은 당초 교체 아웃 대상이던 김인성을 내보냈다. 결국 경기 후 큰 논란이 됐다. 전북 구단도 프로축구연맹에 경기 규정을 근거로 포항의 몰수패와 김인성·신광훈에 대한 사후 징계에 대해 이의제기에 나섰다. 연맹 차원의 해당 경기 처분이 나오기도 전 KFA가 먼저 심판들에 대한 책임을 먼저 물었다. KFA는 K리그를 포함한 국내 모든 심판들을 관리·감독하고 있다. 그간 KFA가 심판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선 '불통'에 가까웠던 터라, 심판진에 대한 징계를 먼저 발표한 건 매우 이례적이었다. 사실 KFA는 지난 2020년만 하더라도 "투명한 공개를 원칙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며 심판평가소위원회 결과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K리그 매 라운드 주요 판정들의 정심·오심 여부를 직접 설명했다. 그런데 어느샌가 이를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다. 결정적인 오심이 나오더라도 KFA 심판위원회 차원에서도 이를 오심으로 인정하는지, 심각한 오심이라면 해당 심판은 그에 따른 징계를 받았는지 등에 대해 전혀 알리지 않았다. KFA의 이번 발표 자체가 의외였던 이유였다.뜬금없이 '엄중한 행정조치'를 운운하며 징계를 먼저 나서서 발표한 것도 의아하지만, 더 큰 문제는 과연 잔여 시즌 배정 정지가 KFA가 설명한 대로 '엄중한' 조치였는가에 대해선 의문이 남는다는 점이다. K리그는 이제 팀당 세 경기씩밖에 남지 않은 시즌 막바지이기 때문이다. 무거운 표현들로 포장됐을 뿐 실질적인 징계는 세 경기에 불과한 셈이다. 그나마 주심·대기심에 대해선 내년 리그 한 단계 강등 가능성을 내비쳤지만 실제 이뤄질지는 매우 불투명하다. 이례적으로 보도자료를 배포하면서까지 심판들에 대한 징계 소식을 알린 것 자체도 이해하기 어려운데, 실상마저 '보여주기식'에 그친 징계라는 비판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그간 심판들을 감쌌던 KFA의 행보를 돌아보면 팬들의 의심은 충분히 합리적이다. 지난 4월 강원FC-FC서울전에서 석연찮은 휘슬로 서울의 극장 동점골을 날려버린 심판은 불과 한 달도 채 안 돼 '슬그머니' 복귀했다. 당시 서울은 억울하게 승점 1을 놓쳤는데, 공교롭게도 시간이 흘러 서울의 파이널 A·B 운명을 가른 것 역시 승점 1이었다. 울산 현대-인천 유나이티드전에선 상대를 주먹으로 가격한 것을 보고도 외면한 심판 판정에 대해 '가격보다는 밀치는 행위였다'는 황당한 논리로 심판을 감싸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KFA 스스로 자랑했던 심판평가소위 결과 공개를 비공개로 전환한 것 역시 결국은 제 식구 감싸기라는 게 축구계 공통된 시선이다. 이번 교체 해프닝에 대한 징계 역시 실상은 보여주기식에 불과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이처럼 올 시즌 심판들이 논란의 중심에 서는 게 반복되고 있는 건, 일부 심판들의 자질뿐만 아니라 KFA 역시 심판들을 관리하고 감독해야 하는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무조건 감싸거나 보여주기식 징계에 그칠 게 아니라, 대중이 인정할 정도의 '엄중한' 징계를 내릴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심판 판정 하나가 경기 결과, 나아가 한 팀의 시즌 성패까지 좌우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심판도, KFA도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야 하는 이유다.스포츠2팀 기자 2023.11.02 11:03
국가대표

[IS 시선] 또 판정 논란에 황당 해명까지…거꾸로 가는 KFA 심판 행정

심판들은 눈 감았고, 대한축구협회(KFA)는 귀를 닫았다. 자질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판정 수준에 노골적인 제 식구 감싸기까지, 한국축구의 심판 수준도 그만큼 후퇴하고 있다.K리그에 또다시 대형 오심 논란이 불거졌다. 이번엔 상대 선수를 고의적으로 때렸는데도 주심도, VAR 심판도 이 장면을 외면했다. 축구계 거센 공분 속 KFA마저 황당한 해명과 무징계로 답했다. 상대 선수에게 폭행을 가한 선수도, 해당 장면을 그냥 넘어간 심판도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는 셈이다.상황은 이랬다. 지난 12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울산 현대와 인천 유나이티드의 경기, 후반 3분 이규성(울산)이 오른팔을 휘둘러 문지환을 가격해 쓰러뜨렸다. 볼 경합 상황에서 나오는 불가피한 장면은 아니었다. 이규성은 문지환의 얼굴을 정확하게 쳐다본 뒤 신경질적으로 오른팔을 휘둘렀다. 문지환도 그대로 쓰러져 고통을 호소했다.주심의 휘슬은 침묵했다. 공과 멀지 않은 위치였고, 시야가 가려진 상황도 아니었다. 장면을 아예 못 봤어도, 보고도 휘슬을 불지 않았어도 심판 자질에 대한 의문이 남을 장면이었다.이를 잡아냈어야 할 VAR 심판실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이 장면은 느린 화면을 통해 고스란히 전파를 탔다. 퇴장 판정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상황에서는 VAR이 가동될 수 있다. 그러나 주심이 직접 영상을 보고 확인하는, 온 필드 리뷰는 없었다. VAR 심판실이 권고조차 안 했거나, 주심이 권고받고도 그냥 넘긴 셈이다.프로축구연맹 차원에서도 분명 문제의 소지가 있는 판정으로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K리그를 포함해 모든 심판 관련 업무가 KFA로 넘어간 상황이라 의견을 전달하는 수준에 그칠 수밖에 없었다. 이제 시선은 KFA 심판평가위원회에 쏠렸다. KFA는 ‘황당한 해명’과 함께 해당 사안을 그냥 넘겨버렸다. 팔을 휘두른 각도나 속도 등을 감안할 때 ‘밀치는 행위’라는 게 심판위 설명이다. 공중볼 경합 상황 등 불가피한 장면도 아니고, 가격이든 밀치는 행위든 의도성으로 가지고 폭력을 행사한 장면인데도 들끓는 여론에 귀를 닫고 이를 외면한 것이다.축구계 비웃음이 KFA를 향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공과 상관없이 의도적으로 폭행을 가한 장면이다. 행동 자체를 봐야 하는데 밀쳤다느니, 주먹이 아니라느니 하는 설명이 그저 우스울 뿐이다. 선수들에게 ‘이 정도 폭행은 이제 괜찮다’고 해줘야 하는 건가 싶다”고 꼬집었다.더 큰 문제는 심판의 자질 문제, 그리고 심판들을 관리하는 KFA의 문제가 이번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당장 올해만 하더라도 결정적인 오심 때문에 논란이 된 사례가 적지 않다. 그러나 대부분 슬그머니 넘어가고 있다. 그나마 지난 강원-서울전 대형 오심으로 징계를 받았던 심판은 불과 한 달 만에 돌아온 상태다.한때 KFA가 직접 공개하던 심판평가위 결과는 어느샌가 자취를 감췄다. 논란의 장면이 오심인지, 왜 정심인지를 이제 확인할 길이 없다. 심지어 기존 심판위원장은 비위 행위로 조사를 받고 있고, 공석이던 위원장 자리에는 외부 인사가 아니라 기존 부위원장이 앉았다. 한국인 심판이 월드컵 무대에 나선 건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이 마지막(부심 1명)이다. 끊이지 않는 판정 논란과 심판 자질 문제, 이와 관련된 KFA의 심판 관련 행정까지. 그럴 만도 하다.스포츠2팀 기자 2023.07.20 07:03
프로야구

"일반인도 알 수준" 4월 오심, 5월 또 오심···멍드는 KBO리그

KBO리그가 연이은 오심에 멍들고 있다. 심판을 향한 불신의 골도 그만큼 깊다.지난 20일 잠실 LG 트윈스-한화 이글스전에선 눈살을 찌푸리는 오심이 나왔다. 상황은 이랬다. 1-1로 맞선 9회 말 무사 1루. LG는 정주현 타석에서 번트를 시도하다 강공으로 전환하는 '페이크 번트 앤드 슬래시' 작전을 시도했다. 그런데 작전을 간파한 한화 배터리가 피치아웃을 시도, 2루로 뛰던 1루 주자 신민재를 잡으려고 했다. 급해진 정주현이 어떻게든 공을 맞히려고 배트를 던졌는데 이 배트에 맞고 포수 최재훈이 쓰러졌다. 4심(권영철·전일수·김병주·유덕형)이 합의한 결과는 타격 방해. 최재훈이 정주현의 타격을 방해했다는 게 현장 심판들의 결론이었다. 최원호 한화 감독이 그라운드로 뛰쳐나와 항의했지만, 결과가 바뀌지 않았다. 하지만 곧 '오심'이었다는 게 드러났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경기가 진행 중이던 오후 9시10분경 "KBO 심판위원회 추가 확인 결과, 타격 방해가 아닌 수비 방해로 판정됐어야 할 상황이었다"며 "이에 따라 KBO 심판위원회는 징계 등 후속 조치를 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한 야구인은 "KBO가 경기 중 오심을 인정하고 발표한 건 이례적"이라면서 "타자가 배트를 던졌는데도 어떻게 타격 방해라고 선언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심판이 아니더라도 일반인도 알 수준"이라고 꼬집었다.20일 경기의 전일수 1루심(팀장·경력 28년)과 김병주 2루심(경력 31년)은 KBO리그(2군 제외)에서 각각 2200경기, 2800경기 이상 소화한 베테랑 심판들이다. 권영철 주심도 경력 21년에 1200경기 이상 뛴 심판이다. 하지만 누구도 정심을 내리지 못했다. 4심 합의 결과가 더욱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이유다. "심판의 권위가 땅으로 떨어졌다"는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 올 시즌 벌써 두 번째 큰 오심이다. KBO는 지난달 7일 사직 롯데 자이언즈-KT 위즈전이 끝난 뒤 이날 경기 2루심이었던 이영재 심판(팀장·경력 28년)을 퓨처스리그로 강등하고 100만원 벌금 조치했다. 장준영 주심, 김익수 1루심, 김정국 3루심, 윤상원 대기심에게는 각각 100만원의 벌금 및 경고 조처를 내렸다.해당 심판진은 4회 초 2사 1·3루 KT 김상수의 타구가 2루심 이영재 심판위원에게 맞고 굴절된 상황에서, 야구 규칙 5.06(c) 6항 '내야수(투수 포함)에게 닿지 않은 페어 볼이 페어지역에서 주자 또는 심판원에게 맞았을 경우 또는 내야수(투수 제외)를 통과하지 않은 페어 볼이 심판원에게 맞았을 경우-타자가 주자가 됨으로써 베이스를 비워줘야 하는 각 주자는 진루한다'는 규칙을 잘못 적용해 3루 주자 조용호의 득점을 인정했다. 규칙상 3루 주자는 움직이지 않고 그대로 3루에 머물러야 하지만 심판진이 주자의 진루를 인정하는 오류를 범해 KT의 득점이 기록됐다.심판을 향한 선수들의 불신이 작지 않다. 지난 시즌부터 '타고투저' 기조를 바로잡고 경기 시간 단축을 위해 스트라이크존을 일정 부분 확대했는데 선수들 사이에선 "판정의 일관성이 없다"는 볼멘소리가 계속 나온다. 올 시즌에도 크게 다르지 않다. 20일 경기에선 LG 박해민이 연장 12회 스트라이크 판정을 두고 권영철 주심과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오심이 반복되면서 '불신'이라는 불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한 구단 관계자는 "선수들도 그라운드에서 판정에 대한 불만 표출을 자제해야 한다. 그런데 스트라이크 판정이 아닌 운영 부분에서 오심이 나오는 건 심판들도 돌아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5.22 05:02
프로축구

K리그 또 '오심 논란'…명백한 파울, VAR까지 보고도 'NO 페널티킥'

K리그에서 또다시 이해하기 어려운 오심이 나왔다. 명백하게 발에 걸려 넘어졌고, 주심이 영상까지 직접 확인하고도 페널티킥(PK)이 선언되지 않은 것이다. 왜 PK를 선언하지 않았는지, 해당 판정이 정심은 맞는지는 공개되지 않은 채, 오심 피해를 본 선수와 팬들만 분통을 터뜨려야 하는 상황이다.문제의 오심은 지난 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광주FC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12라운드에서 나왔다. 서울이 2-1로 앞서던 후반 35분, 나상호가 왼쪽 측면을 돌파해 페널티 박스 안까지 파고든 순간이었다.나상호의 돌파를 막기 위해 광주 수비수 안영규가 슬라이딩 태클을 시도했고, 나상호는 이 태클에 걸려 그대로 쓰러졌다. 서울 선수들의 PK 항의에 경기를 진행한 고형진 주심은 파울이 아니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이후 VAR 심판실과 교신하던 고 주심은 VAR 심판실 권유에 따라 직접 영상을 보고 판단하는 '온 필드 리뷰'에 나섰다. 중계화면을 통해서도 주심이 보는 온 필드 리뷰 영상이 고스란히 나왔고, 안영규의 오른발에 나상호가 걸려 넘어지는 장면도 명확하게 잡혔다.파울 당시 공 소유권, 그리고 태클 동작 등을 고려하면 논란의 여지조차 찾기 어려웠다. 나상호는 안영규의 슬라이딩 태클 시점에 공을 컨트롤해 소유권을 지켰고, 살짝 방향을 바꿔 안영규의 태클 범위에서 벗어났다. 안영규는 슬라이딩 태클이 무산된 뒤 누운 상태에서 한 차례 더 발을 들어 올렸다. 이 과정에서 나상호가 걸려 넘어진 것이다. 명백한 파울이자 PK 상황이었다.논란이 커질 수밖에 없는 건, 주심 역시 이 장면을 온 필드 리뷰를 통해 직접 확인하고도 파울을 선언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VAR 심판실의 권유에 따라 직접 이 장면을 확인하고도 자신의 첫 판정을 유지하는 것으로 상황을 마무리한 것이다. 주심 성향에 따라 PK를 선언하지 않아도 될 만한 파울과도 거리가 멀었다는 점에서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판정이었다. 물론 이 장면 이후 박동진의 쐐기골이 나오면서 경기 결과에는 큰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 다만 오심 피해를 본 서울의 승리에 가려졌을 뿐, 이 장면에서 나온 주심의 판정은 분명 문제가 있었다. 오심을 최소화하기 위해 도입된 VAR까지 거치고도 명백한 파울 상황을 외면했다는 점에서 더욱 납득이 어려웠다.더 큰 문제는 이번 판정에 대한 정심·오심 여부는 물론, 정심이라면 왜 파울이 아닌지 등에 대해서는 전혀 공개가 안 된다는 점이다. 관리·배정 등 심판과 관련된 모든 권한을 가져간 대한축구협회(KFA)는 어느 순간부터 심판평가소위원회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고, 심지어 심판위원장은 공석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명백한 오심에도 속이 끓는 건 구단과 선수들, 그리고 팬들뿐인 셈이다.앞서 서울은 지난달 27일 강원FC와의 원정경기에서도 극적인 동점골이 주심의 파울 오심과 석연찮은 휘슬 타이밍으로 취소됐다. 오심 논란이 거세지자 당시 KFA는 심판평가소위를 통해 만장일치 오심을 결정하고 당시 주심이었던 채상협 심판의 배정을 긴급 정지했다. 보름도 채 지나지 않아 또 다른 대형 오심이 발생한 셈이다.김명석 기자 2023.05.11 07:01
배구

후인정 감독 분노한 오심, KOVO 관련자 경기 배정 제외 처분

한국배구연맹(KOVO)이 오심을 저지른 심판과 경기위원, 심판위원 3명을 징계했다. KOVO는 28일 서울 상암동 소재 연맹 사무실에서 전날(27일) 열린 2022~23 도드람 V리그 남자부 KB손해보험과 한국전력전에서 네트 터치에 관련 비디오 판독을 오독한 남영수 부심·정의탁 경기위원에게 3경기 배정 제외 결정을 내렸다. 정심 판정(네트터치 인정)을 피력한 진병운 심판위원도 연대 책임으로 1경기 출장 정지를 받았다. KOVO 상벌 규정 징계 및 제재금 부과 기준에 따르면 심판이나 전문 위원이 경기 중 비디오 판독 오독을 하면 1~3경기 배정 제외 또는 20만원 이하의 징계금 처분을 받는다. 상황은 이랬다. 후인정 KB손해보험 감독은 9-11로 지고 있던 4세트, 소속 아웃사이드 히터 홍상혁의 후위 공격이 라인 바깥으로 벗어나자, 한국전력의 네트 터치를 주장하며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방송사 중계 화면을 통해 한국전력 미들 블로커 박찬웅의 왼쪽 팔이 닿아 네트가 출렁인 게 확인됐다. 후인정 감독은 확신에 찬 모습을 보였지만, 판독 결과는 네트 터치가 인정되지 않았다. 후인정 감독은 "이게 말이 되는가"라고 강력하게 반발했다. 3명의 판독 위원은 다시 영상을 확인한 뒤에도 판정을 반복하지 않았다. 분노한 후 감독은 선수들을 향해 코트에서 철수하라고 지시했고, "이럴 거면 경기를 왜 하는가"라고 재차 항의했다. 판독 위원들은 판정에 대해 명확한 설명은 하지 않고, 그저 후 감독을 달래는 데만 급급했다. 몇몇 관중은 심판 판정과 경기 지연에 대한 불만을 고성으로 표현했다. 결국 경기는 중단된 지 8분 만에 재개됐다. 후인정 감독은 경기 지연 행위로 경고까지 받았다. KB손해보험 입장에선 1점 차로 추격할 수 있었던 상황이 3점 차로 벌어진 것이다. 하지만 오히려 전화위복이 된 것 같다. KB손해보험은 이후 맹렬히 추격했고, 듀스 승부 끝에 27-25로 4세트를 잡았다. 세트 스코어 3-1로 승리했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논란이 커졌다. 결국 KOVO는 28일 이 상황에 대해 사후 판독을 진행했다. 판독관으로 나선 심판 2명이 오독을 인정했다. 경기 운영본부와 연맹 고위층 인사 12명이 다시 회의를 가진 뒤 징계 수위를 확정했다. KB손해보험 승리 주역은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합류한 비예나였다. 33득점·공격 성공률 61.54%를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2019~20시즌, 대한항공 소속으로 뛰며 리그 득점 부문 1위(786점)에 올랐던 선수다. 하위권을 처진 KB손해보험의 반등을 이끌어 줄 것으로 기대받았다. 실제로 화려한 복귀전을 치렀다. 하지만 오심 논란에 가리고 말았다. 안희수 기자 2022.12.28 17:24
야구

[볼넷 인플레②] '일관성' 때문에 심판 판정이 흔들린다고?

2021년 KBO리그는 볼넷이 지배하고 있다. 19일 기준으로 팀당 9이닝당 평균 볼넷(BB/9)이 4.58개에 이으렀다. 전년 대비 0.84개나 늘어났다. BB/9가 4개를 넘는 건 2009년(4.09개) 이후 12년 만이다. 한 경기에서 10개 가까운 볼넷이 쏟아진다는 의미다. 현장에선 "볼넷에 웃고 볼넷에 운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KBO리그에서는 역대급 '볼넷 인플레이션'이 펼쳐지고 있다. 그 이유를 2회에 걸쳐 진단했다. 올 시즌 볼넷이 많이 증가한 이유로 심판 판정을 빼놓을 수 없다. 시즌 개막 후 지난달 30일까지 투구 데이터(PTS 투구 데이터 크롤링)를 종합해보면 올 시즌 심판의 판정 정확도는 예년과 큰 차이가 없다.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온 공을 스트라이크로 판정하고, 아닌 걸 볼로 판정하는 게 '정심'이라면 2021시즌 판정 정확도는 84.7%다. 지난 시즌(85.1%)보다 0.4%p가 낮지만 최근 5년 평균인 84.1%를 상회한다. 미국 메이저리그(MLB·86.9%)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크게 우려할 수준까진 아니다. 문제는 섀도 존(Shadow Zone)이다. 섀도 존은 스트라이크존 경계선 근처를 가리키는 말로 심판, 포수 프레이밍(포구 기술) 등에 따라 판정이 뒤바뀔 수 있는 곳이다. 섀도 존 판정에 따라 투수와 타자의 희비가 엇갈리는데 그 비율이 전체의 약 15% 정도로 추정된다. 스트라이크존 가운데에 꽂히는 투구에 대한 오심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대부분의 판정 논란은 섀도 존에서 이뤄진다. 최근 KBO리그는 섀도 존 판정이 타자에 유리하다. 데이터가 말해준다. 최근 5년 동안 정심을 받지 않았던 공 중 63.8%가 타자, 36.2%가 투수에 유리했다. 무려 27.6%p 차이가 난다. 그런데 편차는 올해 더 벌어졌다. 타자가 86.2%에서 유리한 판정을 받았고, 투수는 13.8%에 불과했다. 변화구로 구분할 경우 10번 중 9번(89.3%) 타자가 이득을 봤다. 투수들의 변화구 사용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KBO리그가 추구하는 일관성이 심판을 얼어붙게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KBO리그는 심판의 고과를 산정할 때 일관성 항목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지나치게 일관성을 지키기 위해 특정 코스를 모두 스트라이크로 잡아주고 그게 아니면 모두 볼로 판정하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스트라이크 존이 좁아졌다는 지적이다. 현재 KBO리그에서는 스트라이크 존 상단과 섀도 존 상·하단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스트라이크 판정 비율이 스트라이크 존 상단에선 3.8%p, 섀도 존 상단과 하단에선 각각 1.7%p와 0.7%p 감소했다. 특히 눈여겨볼 부분은 낮은 코스. KBO리그 투수들은 전통적으로 하이 볼이 아닌 낮은 쪽 코스를 향하는 빠른 공이 주 무기다. 그런데 올 시즌 섀도 존 하단에 꽂힌 직구의 스트라이크 판정 비율이 지난해보다 1.5%p 떨어졌다. 투수들의 주 무기가 봉쇄당하고 있는 셈이다. 일관성이라는 족쇄가 심판 판정을 보수적으로 만들었을 가능성이 크다. 일관성을 무리하게 추구하다가 가장 중요한 공정성을 잃을 수 있다. 현장에선 심판 판정에 대한 볼멘소리가 늘어나고 있다. A 구단 투수코치는 늘어난 볼넷의 원인으로 "현재 심판들의 스트라이크 존이 과거보다 타이트하다. 과거 스트라이크로 콜 되던 게 볼로 판정되면서 승부가 어려워지고, 그 결과 볼넷이 늘어난다"고 말했다. B 구단 투수코치도 "스트라이크 존이 좁고 다양하다. 심판 판정에 대한 심판들의 부담감이 커지면서 스트라이크 존이 더 좁아진 느낌"이라고 꼬집었다. KBO리그는 스트라이크 존 상단 부분 판정 비율이 60%대에 불과할 정도로 높은 코스에 인색하다. 낮은 스트라이크 존 투구에 대해서도 MLB에 비하면 좁다. 볼넷이 속출하는 이유를 투수가 아닌 심판 시점에서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차승윤 인턴기자 2021.05.20 06:31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