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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잠실] 염경엽 감독 "엔스, 필승조 지금은 성장 과정 속...팬들께서도 인내해주셨으면"

"기다려주는 게 중요하다. 팬들께서 죄송하지만, 선수들이 성장하는 과정이라 생각하시고 인내해주셨으면 좋겠다."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은 올 시즌 팀을 만드는 데 한창이다.시즌 전 LG가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혔던 걸 생각하면 예상 밖 상황이다. 지난해 29년 만의 통합 우승을 이룬 LG는 올해도 탄탄한 불펜과 타선을 바탕으로 2년 연속 정상에 오를 팀으로 꼽혔다. 그러나 개막 후 한 달여가 흐른 현재, LG는 18승 2무 15패로 5위에 머무르고 있다.마운드가 예상보다 불안한 게 컸다. 2일 기준 LG의 팀 평균자책점은 4.60으로 5위에 머무르는 중이다. 특히 외국인 선수 케이시 켈리(평균자책점 5.09) 디트리히 엔스(평균자책점 5.35)가 부진하고 임찬규도 평균자책점 5.50에 그친다. 최원태 혼자 선발진을 지키는 형국이다.불펜도 마무리 고우석의 MLB 이적 영향이 크다. 유영찬, 김유영, 김진성, 이우찬 등 다양한 카드들을 기용했으나 지난 몇 년 간 보여준 철벽 불펜을 재현하지 못하고 있다. 불펜 평균자책점이 4.44(5위)에 그친다.염경엽 감독은 위기에 주저앉는 스타일이 아니다. 엔스의 경우 신 구종 스플리터 장착을 시도 중이다. 영입하자마자 체인지업 장착을 시도했으나 실패해 대안을 모색 중이다.다만 당장 장착은 아니다. 3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염경엽 감독은 이날 선발로 등판할 엔스에 대해 "잘 던질 것"이라고 웃으면서 "오늘까지는 스플리터보다는 체인지업을 섞어 던질 것 같다. 던질지 말지는 본인에게 맡겼다"고 전했다.염경엽 감독은 엔스가 아직 과정에 있다고 했다. 그는 "나도 부진한 모습을 보는 건 힘들다. 팬들도 힘들다. 그러나 성장시키는 과정이다. 어쩔 수 없이 겪어야 한다. 직전 경기에서도 볼넷이 많았다"며 "하지만 자유계약선수(FA)를 데려오는 게 아니고서야 어떤 선수든 (기용할 때) 그런 시간을 거쳐야 성장할 수 있다. 기다려주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염 감독은 "오지환도 '오지배'일 때가 있었다. 그런 시간이 있어서 임찬규도 지금의 위치까지 왔다. 모든 선수는 그런 성장의 시간이 있었다. 인내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떠올렸다.염경엽 감독은 불펜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는 "필승조도 만드는 과정이라고 봐야 한다. 김대현도 그래서 써본 거다. 안 쓰면 성장하지 않는다. 쓰면서 어려움도 있을 거다. 그걸 견뎌내는 팀이 선수를 성장시킨다. 그 과정을 못 참는 팀은 육성을 할 수 없다. 쓰는 선수만 쓰면 성장시킬 수 없다"고 했다.염 감독은 "2일 NC 다이노스전도 팬들께서 보시기엔 엄청 짜증나셨을 거다. 죄송하지만, 그것도 선수들이 성장하는 과정이라 생각하시고 인내해주시면 좋겠다. 아픔 없이는 성장 없다. 인내 없는 성장은 없다. 내가 경험한 야구란 사람을 육성하는 것이다. 김하성도 에러 30개씩 하면서 성장했다. 그냥 성장은 없다. 성장통은 다 있다"고 전했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5.03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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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제약 시상식] 최고투수 고영표, 최고타자 노시환…대상 오지환

올 시즌 프로야구 투타 최고의 별은 고영표(32·KT 위즈)와 노시환(23·한화 이글스)이었다. 영예의 대상은 2023 한국시리즈(KS) 최우수선수 오지환(33·LG 트윈스)에게 돌아갔다.4일 서울 강남구 엘리에나 호텔에서 열린 '2023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시상식에서 올 시즌 최고의 선수들이 선정됐다. 최고 투수상을 받은 고영표는 올해 정규시즌 28경기에 나와 174와 3분의 2이닝을 책임지며 12승 7패 평균자책점(ERA) 2.78을 기록했다. 국내 투수 중 가장 빼어난 피칭을 보인 그는 KT의 KS 진출을 이끌었다. 올 시즌 홈런(31개)·타점(101개) 2관왕에 오른 노시환은 이견 없이 최고 타자상을 받았다. 유망주 꼬리표를 떼고 KBO리그 최고 타자로 우뚝 선 그는 9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4번 타자로 나서 국가대표팀의 우승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대상 수상자 오지환은 상금 1000만원의 주인공이 됐다. 2009년 시작한 조아제약 시상식에서 LG 선수가 대상을 받은 건 그가 처음이다. 2010년 양의지(두산 베어스)에게 밀려 아쉽게 신인상을 놓쳤던 오지환은 13년 만에 대상을 받아 조아제약 시상식의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오지환은 정규시즌에서 타율 0.268(422타수 113안타) 8홈런 62타점으로 다소 부진했다. 그러나 KS에서 LG를 29년 만에 통합 우승으로 이끈 공로를 인정 받았다.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은 개인 기록뿐만 아니라 팀 성적도 중요한 평가 항목 중 하나다. 오지환의 수상으로 2020년 양의지(당시 NC 다이노스) 2021년 강백호(KT) 지난해 이정후(키움 히어로즈)에 이어 4년 연속 타자가 대상을 받으며 강세를 이어갔다. 마지막 투수 대상은 2017년 양현종(KIA 타이거즈)이다. 오지환은 KS 5경기에서 타율 0.316(19타수 6안타) 3홈런 8타점으로 활약했다. 시리즈에서 출루율(0.409)과 장타율(0.842)을 더한 OPS가 1.251에 이르렀다. 특히 2~4차전에서 모두 손맛을 보여 단일 KS 사상 첫 3경기 연속 홈런으로 남다른 존재감을 뽐냈다. 1승 1패로 맞선 3차전 5-7로 뒤진 9회 초 2사 1·2루에서 터트린 역전 결승 스리런 홈런은 리그 역사에 남을 명장면이었다. 3차전을 짜릿한 역전승으로 마무리한 LG는 4·5차전마저 승리, 29년 동안 멈춰있던 우승 시계를 돌렸다. 덕분에 그는 '적토마' 이병규, '캐넌히터' 김재현도 하지 못한 KS 우승과 시리즈 MVP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며 LG 대표 프랜차이즈 타자로 우뚝 섰다.데뷔 초반 적지 않은 실책 탓에 "경기를 지배한다"는 부정적 의미의 '오지배'라는 별명이 있었다. 하지만 어느새 LG 내야를 지키는 야전사령관으로 자리매김했다. 오지환은 염경엽 LG 감독이 신뢰하는 베테랑 중 하나로 선수단을 이끄는 주장으로 내부 결속에도 큰 역할을 했다. 젊은 선수들을 다독이며 통합 우승의 동력을 만들어냈다.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주인공으로 손색 없는 활약이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12.04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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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 디스부터 오지배까지' 재치와 겸손 담긴 입담들, KBO 축제 수놓은 말·말·말 [KBO 시상식]

2023시즌 KBO리그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뛰어난 실력만큼 수상자들의 입담도, 각오도 남달랐다. 27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3 KBO 시상식에서 선수들은 재치 있는 입담으로 프로야구 최고의 축제를 수놓았다. 손아섭은 타율상(0.339)·안타상(187개) 2관왕에 걸맞은 입담을 과시했다. 사회자가 '절친' 임찬규(LG 트윈스)가 '우승 못 한' 손아섭을 방송에서 놀린 에피스드를 소개하면서 이에 관한 소감을 물었다. 그러자 손아섭은 "임찬규가 한국시리즈(KS)에서 5이닝도 못 던진 걸로 기억하는데…"라며 재치 있게 응수했다. 손아섭은 "(임)찬규가 방송에서 나를 공격하는 걸 봤다. 찬규가 등판한 경기(11월 10일 KS 3차전)에서 초반부터 무너져 중간 투수의 힘으로 (LG가) 이긴 걸로 기억하는데, 무슨 경험을 말해준다는지 모르겠다"라면서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라도 했으면 이야기라도 들어보겠는데 도움이 안 될 것 같다"라며 좌중을 웃게 했다.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한 최정(SSG 랜더스)도 영상 인터뷰를 통해 시상식 분위기를 띄웠다. 이번 시즌 장타율상(0.548)을 기록한 최정은 "노시환이 3관왕을 차지할 수 있었는데, 시즌 막바지에 내가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내가 결장해도) 장타율 1위를 지켰다. (내가 다치지 않았다면) 노시환이 3관왕이 됐을 텐데 미안하다"라며 웃음을 유발했다. 노시환은 31홈런 101타점으로 홈런·타점 2관왕에 올랐다. 다만 장타율(0.541)에서 최정에게 밀려 3관왕을 놓쳤다. 최정이 겸손하면서도 재치 있는 소감으로 노시환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달한 것이다. 최정은 "내년에는 떳떳한 성적으로 시상식에 참석하겠다"라고 약속했다.LG 내야수 오지환도 자신의 ‘별명’을 언급하며 팬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올해 신설된 수비상(유격수 부문)을 받은 그는 “그동안 이 상을 가장 기다렸다. 내 별명이 ‘오지배’인데, 실수를 하도 많이 해서 경기를 지배한다는 별명”이라며 자학 개그를 했다. 그는 “그동안 ‘언제 인정을 받나’라고 생각하면서 항상 노력했다. 가치 있는 상을 주셔서 감사하다”라면서 자신의 서사를 담은 소감을 남겼다. 윤승재 기자 2023.11.2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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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아닌 시리즈를 '지배'하는 오지환

한때 유격수 오지환(33·LG 트윈스) 별명은 '오지배'였다.그는 풀타임 첫 시즌이었던 2010년 KBO 리그에서 가장 많은 실책 27개를 쏟아냈다. 승패와 직결된 '클러치 실책'도 적지 않아 "경기를 지배한다"는 부정적 의미의 별명이 붙었다. 2012년부터 3년 연평균 실책이 21.7개. 2018년에도 실책 1위(24개)였다. 짧지 않은 인내의 시간을 보낸 오지환의 야구 인생이 개인 첫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에서 만개하고 있다.오지환은 지난 7일 막을 올린 KT 위즈와의 KS에서 맹활약 중이다. 4차전까지 타율 0.400(15타수 6안타) 3홈런 8타점을 기록, 유력한 최우수선수(MVP) 후보다. 장타율(1.067)과 출루율(0.500)을 합한 시리즈 OPS가 1.567에 이른다. 고비마다 빛난다. 5-7로 뒤져 패색이 짙던 3차전 9회 초 2사 1·2루에서 결승 역전 스리런 홈런을 터트렸다. 4차전에선 승부에 쐐기를 박는 스리런 홈런으로 KS 단일시리즈 사상 첫 3경기 연속 홈런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3승(1패) 고지를 선점한 LG는 우승의 9부 능선을 넘었다. 역대 KBO리그 KS에서 3승 1패에서 우승을 차지한 확률은 무려 94.1%(16/17)다. 오지환은 2009년 입단 후 단 한 번도 KS를 경험하지 못했다. 기회가 없었던 건 아니다. LG는 2013년과 2014년, 그리고 2016년 플레이오프(PO)에 진출했으나 KS 문턱을 넘지 못했다. 2013년과 2014년에는 '서울 라이벌' 두산 베어스와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에 덜미가 잡혔다. 오지환은 두 번의 시리즈에서 도합 22타수 2안타에 그쳤다. 실책도 각각 1개씩 기록, 공수 활약이 기대를 밑돌았다. 2016년에는 NC 다이노스에 무릎 꿇었다. 네 번째 기회였던 지난해에도 KS는 허락되지 않았다. 그런데 올해는 다르다. LG가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 KS에 직행한 것이다. 오지환은 개인 첫 '꿈의 무대'에서 펄펄 날고 있다. 과정은 녹록하지 않았다. KS 1차전에서 송구 실책 2개 기록했다. 3차전에선 5회 결정적인 포구 실책으로 대량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오지배'라는 별명이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앞선 가을야구였다면 스스로 고꾸라질 수 있지만 버텨냈다. 팀의 주장으로 시리즈 전 선수들에게 "끝까지 포기하지 말자"고 했던 약속처럼 실책의 아쉬움을 타격으로 만회하며 '가을 사나이'로 우뚝 섰다. 공격이 풀리니 수비도 점점 안정적이다. 센터라인의 핵심 자원으로 LG의 상승세를 이끈다. 염경엽 LG 감독은 오지환에게 전폭적인 신뢰를 보낸다. 오지환은 2009년 입단 후 LG에서만 15년째 뛰는 '원클럽맨'이다. 2019년 12월 개인 첫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4년, 총액 40억원에 잔류했다. 국가대표 유격수로 성장한 그는 지난해 LG 유격수로는 1999년 류지현 이후 23년 만에 골든글러브를 받았다. 지난 1월 비FA 다년 계약으로 6년, 최대 124억원에 사인하며 '종신 LG맨'을 선언하기도 했다. LG는 1994년 이후 KS 우승 경험이 없다. 오지환은 누구보다 팀의 우승 갈증을 잘 안다. 그는 시리즈 내내 "저한텐 15년, 팬들에겐 29년을 기다려 온 우승이다. 우승이 최대 목표"라고 강조했다.오지환이 멈춰 있던 LG의 우승 시계를 돌리려 한다. 그가 KS를 진짜 '지배'하기 시작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11.13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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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환 "은퇴하면 지도자 찾아 뵙고 죄송하다 꼭 인사"

"주전으로 나섰지만 '오지배'라는 타이틀도 얻고…. 정말 최악의 선수였는데…." 입단 14년 만에 황금 장갑을 품에 안은 LG 트윈스 오지환(32)은 아픈 기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최고 유격수'로 우뚝 선 뒤에 구단과 지도자, 팬에게 미안함을 먼저 전했다. 오지환은 지난 9일 열린 2022 골든글러브 시상식 유격수 부문에서 총 유효표 313표 중 246표(득표율 78.6%)를 얻었다. 득표율 78.6%로, SSG 랜더스 박성한(50표) KIA 타이거즈 박찬호(12표) 등을 가볍게 제치고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입단 14년 만에 이룬 쾌거다. 오지환은 2009년 LG로부터 1차 지명을 받고 입단했다. 류지현 전 LG 감독 은퇴 후 차세대 유격수를 찾던 LG는 2008년 캐나다 에드먼턴에서 열린 18세 이하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우승 멤버(주장)인 '대형 유격수' 오지환을 주목했다. 오지환은 입단 2년 차인 2010년부터 주전 유격수로 기용했다. 하지만 성장 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010년 27개, 2012~2014년 동안에도 연 평균 20개 이상의 실책을 기록했다. 결정적인 상황에서 수비 실책이 잦아 경기를 지배한다는 의미로 '오지배'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까지 붙었다. LG는 마땅한 대체자가 없어 그를 계속 기용했다. 오지환은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가 당연한 것으로 여겼다. 그는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어릴 때는 뭘 몰랐다. 구단은 선수를 키워야 하니 리빌딩 과정에서 실책 20개를 해도 (날) 계속 기용한다고 생각했다. 나도 경기에 나서는 게 마냥 좋았고, 실책하면 그저 '내 실력이 부족한가 보다'라고 여겼다"고 떠올렸다. 나이를 먹을수록 오지환의 생각도 바뀌었다. 오지환은 "20대 후반에 접어들며 '세상에 당연한 건 없다'고 느꼈다. 늘 나를 두고 논란이 많았다. 팀 성적 부진 속에 많은 감독님이 바뀌었는데, 그 한 가지 원인이 나인 것 같았다"고 돌아봤다. 이런 과정을 겪으며 오지환은 훌쩍 성장했다. 2016년 타율 0.280 20홈런 78타점으로 훨훨 날아올랐다. 2018년에는 처음으로 성인 대표팀(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뽑혔고, LG와 FA(자유계약선수) 계약까지 했다. 2020년 오지환은 개인 첫 3할 타율을 달성했다. 올 시즌엔 142경기에서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25개) 타점(87개)을 기록했다. 내야수로는 수비 이닝 최다 3위(1167이닝)였다. 넓은 수비 범위를 바탕으로 굉장한 호수비를 펼쳤다. 이닝 대비 실책(16개)은 적었다. 올 시즌엔 주장을 맡아 LG의 구단 역대 한 시즌 최다승(87승)을 이끌었다. 입단 14년 만에 최고 유격수로 평가 받으며 아픈 과거와도 확실하게 이별했다. 오지환은 "어쩌면 그저 그럴 선수가 될 뻔 했는데 류지현 감독님이 포기하지 않고 가르쳤다. 염경엽 감독님은 1군 데뷔 때 수비 코치였다. 염 감독님이 (2008년 LG) 스카우트를 맡은 덕분에 내가 LG에 입단했다"라고 감사함을 전했다. 이 외에도 류중일 전 LG 감독(2018~20년)과 이종범 1군 주루 코치를 언급하며 "좋은 지도자를 만난 건 내게 큰 복이었다"라고 덧붙였다. 오지환은 "LG는 내가 성장하도록 많은 기회를 준 팀이다. 또한 팬들께도 굉장히 감사하고 미안한 마음을 늘 가지고 있다. 언젠가 은퇴하면 (옛 지도자를) 찾아 뵙고 '죄송했다'고 꼭 말씀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이형석 기자 2022.12.13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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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오지환의 진짜 목표는 2022 챔피언

오지환(32)은 2009년 1차 지명을 받고 LG 트윈스에 입단했다. 대형 유격수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그가 인고의 시간 끝에 마침내 20(홈런)-20(도루) 고지를 점령했다. 오지환은 지난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서 20-20 클럽에 가입했다. 2-0으로 앞선 6회 초 볼넷을 골라 걸어나간 그는 후속 문보경 타석에서 2루를 훔쳤다. 시즌 20번째 도루. 지난달 중순 이미 20홈런(13일 기준 23개)에 도달한 오지환은 2009년 입단 후 처음으로 20-20을 달성했다. KBO리그 통산 56번째 기록이다. 수비 부담이 큰 유격수로 한정하면 20-20은 이종범(1996~1997년), 강정호(2012년), 김하성(2016, 2020년)에 이어 역대 6번째 해당한다. LG 선수로는 1999년 이병규(등번호 9) 이후 23년 만이자 역대 4번째. LG 소속 유격수로는 최초 달성이다. 그는 "이종범 퓨처스(2군) 감독님 소환해서 뜻깊다"라면서 "아버지로서 아이들에게 평생 남을 기록을 선물해 기분 좋다"며 웃었다. 오지환은 8월 18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 개인 한 시즌 최다 20홈런 타이를 이뤘다. 20-20까지 남은 도루는 7개였다. 당시 오지환은 "상황이 되면 도루를 하겠지만, 기록을 위해 일부러 뛰진 않겠다"고 강조했다. 오지환은 이후 2점 차 이내 접전 상황에서 도루 7개를 성공시켰다. 그만큼 중요한 승부처에서 베이스를 훔쳤고, 80%(성공 20개, 실패 5개)의 높은 성공률로 팀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는 개인 첫 골든글러브(유격수 부문) 수상에 도전한다. 경쟁자는 박성한(SSG)이다. 콘택트는 박성한, 장타력은 오지환이 크게 앞선다. 오지환은 20-20 달성으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게 됐다. 1600경기 이상 출장한 경험을 바탕으로 수비 실책은 적은 반면, 도루-타점-결승타 등 대부분의 공격 지표에서도 앞선다. 하지만 그는 "(수상은) 아직도 모르겠다"라며 "2016년에도 20홈런에 타율도 지금보다 높았지만, 그런(골든글러브) 이야기가 전혀 없었다"고 신중함을 보였다. 여기까지 오는 길은 험난했다. 유격수의 가장 기본은 수비력이다. 주전으로 처음 뛴 2010년 실책을 27개나 범했다. 2012~2014년 연 20개 이상 실책을 기록했다.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호수비를 펼쳐도, 어이없는 실책에 파묻혔다. 오히려 결정적인 상황에서 수비 실책이 잦아 '오지배'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까지 붙었다. 그때마다 당시 류지현 코치(현 LG 감독)가 붙잡고 가르쳤다. 오지환은 "그때 정말 힘들었다. 그래도 감독님께서 끝까지 날 포기하지 않고 지도해주셔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포구부터 급한 성격까지 고치도록 정말 잔소리를 많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류지현 감독은 이제 "오지환이 대한민국 리그 최고의 유격수"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오지환은 입단 때부터 '대형 유격수'로 성장할 잠재력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았다. 늘 "중심 타자가 되겠다"는 목표를 가슴에 품고 뛰었다. '홈런 치는 유격수'가 드문 KBO리그에서 20-20 달성만으로도 가치를 높이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그는 전혀 만족하지 않는다. 그는 "지금 내 기록이 완벽한 수치라는 생각이 들진 않는다"며 "시즌 초반부터 이런 페이스를 보였다면 타율 3할-30홈런은 어려워도 (지금쯤) 타율 2할 7푼-27홈런 정도는 바라볼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올 시즌 첫 홈런이 터지기 전까지 오지환은 13경기에서 타율 0.188로 부진했다. 그는 "김하성(피츠버그 파이리츠)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기 전인 2020년 3할-30홈런을 달성한 것을 생각하면 지금 내 기록에 만족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고 유격수를 꿈꾸는 것이다. 2022년 LG의 주장은 오지환이다. 올 시즌 완장을 찬 그가 개인 기록에 집착하지 않는 이유다. 오지환은 "골든글러브를 받으면 좋겠지만, 욕심은 전혀 없다. 내가 젊었더라면 수상 욕심이 있을지 모르겠지만…"이라며 "지금은 그런 생각을 가질 겨를도 없다. 시즌 끝나고 평가를 받는 것이다. 내가 가장 욕심내는 건 LG의 우승"이라고 했다. 28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 LG는 선두 SSG를 바짝 쫓고 있다. LG 프랜차이즈 스타 오지환은 'LG 한국시리즈 우승 주장' 타이틀을 가장 원한다. 이형석 기자 2022.09.15 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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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격수 GG 도전 오지환, 류지현 14년 믿음 통했다…"날 포기하지 않아"

LG 트윈스 류지현(51) 감독과 유격수 오지환(32)은 서로에게 고마워한다. LG는 지난 24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9-2로 승리했다. 류지현 LG 감독은 경기 뒤 "4회 말 오지환의 호수비로 상대 팀에 분위기를 넘겨주지 않았다. (오지환이) 승리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고 말했다. LG가 4-2로 앞선 4회 말 1사 1·2루에서 박상언의 안타성 타구를 오지환이 백핸드로 잡아내 병살타로 처리한 장면을 두고서였다. 이날 LG 구단 역사상 최연소 10승 고지를 밟은 이날 선발 투수 이민호(21)도 "오지환 선배님의 플레이가 정말 멋졌다"며 고마워했다. 류지현 감독으로부터 극찬을 받기 몇 시간 전, 오지환은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류지현 감독님이 나를 포기하지 않으셨다.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오지환은 경기고를 졸업하고 2009년 LG로부터 1차 지명을 받아 입단했다. 류지현 감독 은퇴 이후 차세대 유격수를 찾던 LG는 2008년 캐나다 에드먼턴에서 열린 18세 이하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우승 멤버(주장)인 오지환을 주목했다. 잠재력은 뛰어났으나, 수비가 문제였다. 주전으로 처음 뛴 2010년 실책을 27개나 범했다. 2012~2014년 연 20개 이상 실책을 기록했다.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묘기 같은 동작을 보여줬지만, 어이없는 실책도 넘쳐났다. 결정적인 상황에서 수비 실책이 잦아 '오지배'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까지 붙었다. LG는 마땅한 유격수 대체 자원이 없었고 오지환의 공·수·주 잠재력을 높이 사 계속 기용했다. 류지현 감독이 발 벗고 나섰다. 1994년 신인왕 출신의 류지현 감독도 KBO리그 명 유격수 계보를 잇는 한 명이다. 국가대표 수비 코치 출신인 그는 미국 유학을 마치고, 2008년 LG에서 코치 생활을 시작했다. 수비뿐만 아니라 작전과 주루, 수석 코치까지 모두 역임했다. 류지현 감독의 역할이 바뀌어도 오지환에 대한 기대는 그대로였다. LG 구단 관계자는 "오지환은 사실상 감독님이 키우셨다고 봐도 무방하다. 신인 시절부터 곁에서 계속 지도했다"고 귀띔했다. 이어 "감독님이 수비 코치가 아닐 때는 월권으로 비칠까봐 조심스러워하셨다. 그런데도 수비 코치에게 양해를 구해 오지환을 가르치실 만큼 굉장히 애썼다"고 말했다. 오지환도 동의한다. 그는 "내가 '오지배'라고 불릴 정도로 수비를 못했다. 어쩌면 그저 그런 선수가 될 뻔했다"면서 "류지현 감독님이 날 포기하지 않고 옆에서 알려줬다"고 말했다. 이제는 국가대표 유격수로 성장했다. 올 시즌에는 SSG 랜더스 신예 박성한과 생애 첫 유격수 골든 글러브를 놓고 치열한 다툼 중이다. 상대 선수의 주력과 타구 방향, 볼카운트에 따라 수비 위치를 스스로 결정해 움직인다. 24일 기준으로 오지환이 882이닝(전체 8위, 내야수 3위)을 뛰는 동안 수비 실책은 14개로 박성한과 같다. 그나마도 LG 2루수가 워낙 자주 바뀌어 호흡이 잘 맞지 않았고, 이를 메우려고 더 넓은 수비 범위를 책임지려다가 나온 실책이 많다. 그는 "류지현 감독님께 이론적으로 정말 많이 배웠다. 그게 머리에 쌓였고 몸이 반응한다"며 "감독님이 노하우를 많이 전수해 주셨다. 나도 (감독님에 대한 존경의) 마음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었다"고 돌아봤다. 전임 류중일 감독과 현 류지현 감독 모두 한때 최고 유격수로 활약한 터라 높은 눈높이를 맞추려고 더 애썼다. 오지환의 올 시즌 홈런포 폭발도 류지현 감독의 배려가 작용했다. 류지현 감독은 원래 오지환의 체력 부담과 타순 연결까지 고려해 9번 타자로 세우려 했다. 하지만 어느 날 오지환이 "앞 타순(2번)에 들어서거나, 9번 타자로 나서는 게 긴장감 유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류지현 감독은 "내 생각과 선수의 생각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그때 처음 깨달았다"고 말했다. 오지환은 올 시즌 5번 타자로 활약하며 벌써 개인 한 시즌 최다 20홈런(2016년) 타이기록을 달성했다. 결승타는 10개(공동 4위)로 상당히 많다. 오지환은 "늘 중심 타자가 되겠다는 목표를 가슴에 품고 있었다"며 "결과가 나오니까 타격이 정말 재밌다"며 웃었다. 올해 오지환은 LG의 주장이다. 그는 "개인 욕심을 버렸다. 감독과 코치, 선수단의 가교 역할에 충실해지려 한다"고 말한다. '홈런 치는 유격수'로, 주장까지 맡아 계약(2년) 만료를 앞둔 류지현 감독을 돕고 있다. 28년 만의 우승에 도전하는 LG는 안정적으로 2위를 사수하고 있다. 오지환은 팀이 이기면 주장 자격으로 가장 먼저 사령탑과 하이파이브를 한다. 류지현 감독이 오지환을 반갑게 맞는 장면을 자주 볼 수 있다. 이형석 기자 2022.08.26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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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수가, 만화 같은 일이…홈런으로 오! 지배

LG 트윈스 오지환(32)이 홈런으로 경기를 '지배'하고 있다. 오지환은 지난 2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홈경기에서 개인 통산 두 번째 4번 타자로 출장했다. 담 증세를 보인 채은성을 대신해 4번 타자를 맡은 그는 3-1로 앞선 3회 말 2사 2루에서 한화 윤대경의 체인지업을 통타, 중월 2점 홈런을 터뜨렸다. 19경기, 24일 만에 터진 반가운 홈런이었다. 1회 동점 적시타를 포함해 이날 4타수 2안타 3타점을 올린 그는 "홈런 치는 4번 타자 유격수, 정말 만화 같은 이야기를 이뤘다"며 자신의 활약을 자랑스러워했다. 오지환은 이런 '만화 같은' 활약을 올 시즌 자주 보여주고 있다. 그는 23일 기준으로 홈런 11개를 기록, 부문 공동 6위에 올라있다. KBO리그에서 보기 드문 '홈런 치는 유격수'다. 프로 데뷔 후 가장 빠른 페이스로 올해 두 자릿수 홈런을 돌파했다. 그보다 홈런 순위가 높은 선수는 박병호(KT 위즈, 20개)와 김현수(LG 트윈스, 13개), 이정후(키움 히어로즈)·오재일·호세 피렐라(이상 삼성 라이온즈, 이상 12개) 등 5명뿐이다. 모두 1루수 또는 외야수다. 수비를 최우선으로 여기는 유격수 중 홈런 30걸 안에 포함된 선수는 오지환이 유일하다. 단순히 홈런 개수를 떠나 영양가가 넘쳐난다. 오지환의 올 시즌 홈런 11개 중 4개가 결승타였다. 특히 동점 상황에서 터진 홈런만 무려 7개다. 1점 차 이내 승부에서 홈런 2개, 2점 차·3점 차에서도 1개씩 기록했다. 모든 홈런이 박빙에서 터졌다. 동점 상황에서 앞서가는 점수를 올리거나, 팀이 근소하게 지고 있을 때 동점 내지 턱밑까지 추격하는 대포를 가동했다. 큰 점수 차에서 나온 홈런은 한 개도 없다. 오지환이 가장 만족하는 부분이다. 오지환이 홈런을 친 경기에서 LG는 8승 3패(승률 0.727)를 기록하고 있다. 시즌 승률(0.588)보다 훨씬 높다. 오지환이 홈런으로 경기를 지배하는 셈이다. 그의 별명 중 하나인 '오지배'는 부정적인 의미가 컸다. 승부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수비 실책을 자주 한다는 뜻으로 쓰였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영양가 높은 홈런으로 경기를 지배한다는 의미로 바뀌고 있다. 입단 14년 차 오지환은 그동안 2번 타자나 하위 타순에 포진했다. 올해 5월 초부터는 중심타선으로 옮겼다. 그는 "장타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야구 선수로서 내 매력이 떨어지는 것 같다"고 했다. 또한 올해부터 주장을 맡으면서 "팀에 영향력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올 시즌 결승타 부문에서 오지환은 팀 동료 김현수와 함께 공동 1위에 올라 있다. 류지현 LG 감독은 "주장 오지환은 어느 타선에서건 충분히 자기 역할을 해주고 있다. 오늘도 4번에서 좋은 모습으로 승리를 이끌었다"고 칭찬했다. 오지환은 홈런과 결승타로 팀에 좋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다만 '또 4번 타자로 나서고 싶지 않나'라는 말에 손사래를 쳤다. 오지환은 "(4번 타자 출전은) 일회성으로 끝났으면 좋겠다. 내가 나를 잘 안다. 기분 좋을 때 멈추는 게 좋다"고 말했다. 잠실=이형석 기자 2022.06.24 09:21
야구

치명적 판단 미스, 그래도 LG 수비 중심은 오지환이다

한순간의 판단 미스로 8점을 내줬다. 그래도 류지현 감독의 오지환(31·LG)에 대한 신뢰는 굳건했다. LG는 5일 잠실 KT전에서 0-11로 대패했다. LG는 주말 두 경기 차이 앞서는 1위 KT를 만나 2연전을 치렀다. 모두 이겼다면 시즌 55승, 승률 0.591로 시즌 57승 승률 0.588이 됐을 KT에 앞설 수도 있었다. 하지만 LG는 되려 두 경기를 모두 KT에 내줬다. 양 팀의 격차는 네 경기까지 벌어졌다. 5일 경기에서는 3회 초 8실점이 치명적이었다. LG는 경기 초반부터 대량 실점을 허용하며 일찌감치 승기를 KT에 내줬다. 8점까지 내주는 과정에는 주전 유격수 오지환의 판단 미스도 있었다. LG는 3회 초 허도환에게 중견수 뒤 2루타, 심우준에게 우익수 앞 1루타를 허용했다. 대량 실점까지는 피할 수 있었지만 송구 하나에 아웃 카운트 두 개를 잃은 게 컸다. 마운드에 있던 김윤식은 무사 1, 3루 상황에서 후속 타자 조용호에게 유격수 앞 땅볼을 유도했다. 유격수가 2루 베이스 바로 앞에서 잡아 병살을 만들기 최적의 타구였다. 하지만 오지환의 선택은 병살이 아닌 홈으로 향하는 허도환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송구가 옆으로 빗나가 허도환도 잡지 못하고 실점만 기록했다. 실점이 끝이 아니었다. 무사 1, 2루 상황에서 KT 중심 타선이 김윤식을 기다렸다. 김윤식은 강백호에게만 땅볼을 유도했을 뿐, 황재균의 적시 1루타, 배정대의 자동 고의4구, 문상철의 밀어내기 볼넷, 박경수의 싹쓸이 적시 2루타를 맞았다. 결국 김윤식은 마운드를 내려갔고, LG는 넘어간 분위기를 되찾지 못하면서 반전 없이 추가 실점만 허용한 채 0-11로 경기를 마쳤다. 순위 경쟁팀 상대로 대량 실점의 빌미를 만들었다. 흔들릴 수도 있었지만 사령탑의 신뢰는 굳건했다. 류지현 LG 감독은 7일 경기 전 인터뷰에서 “오지환 덕분에 이긴 경기가 더 많다”며 주전 유격수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류 감독은 그날 홈 송구에 대해 “정석적인 플레이는 아니다. 더블 플레이로 이닝을 빨리 마칠 수도 있었다”면서도 “선두 주자(허도환)가 느려서 순간적으로 눈에 들어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류 감독은 이어 “잘하려다가 그런 것이다. 오지환 덕분에 이긴 경기가 더 많다. 수비로 많이 도와준 덕에 실점을 안 해왔다”라며 “1-2위 간 대결이라 마음이 앞섰던 것 같다. 따로 얘기는 안 했고 앞으로도 자기 역할을 잘할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오지환은 커리어 내내 LG 수비의 중심이었다. 신인 시절엔 치명적인 실책으로 경기를 지배한다며 ‘오지배’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도 있었다. 그러나 특유의 운동 신경을 발휘하며 2012년 이후 매년 100경기 이상 출전해 LG 내야를 지키고 있다. 2017년(830⅔이닝)을 제외하면 매년 930이닝 이상을 유격수로 소화하고 있다. 2010년대 LG 내야의 중심을 홀로 지켰다고 해도 무방하다. 올 시즌에도 타격은 타율 0.253·6홈런·OPS 0.702로 부진하지만 수비수 오지환은 변함없다. 수비 이닝이 벌써 702⅔이닝을 기록 중이다. 올 시즌 유격수 중 5위 기록이다. 오지환보다 수비 이닝이 많은 유격수는 김혜성(키움·820⅔이닝), 심우준(KT·723⅓이닝), 딕슨 마차도(롯데·705⅓이닝), 박찬호(KIA·705⅓이닝)뿐이다. 모두 어린 20대 후배거나 외국인 선수뿐이다. 올 시즌으로 13년 차를 맞이한 오지환이지만, 당당히 이들과 함께 이름을 올리고 있다. 수비의 질도 나쁘지 않다. KBO리그 기록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수비율(0.976), RAA(수비득점기여·7.42) 등 여러 수비 지표에서 유격수 1, 2위를 다툰다. 한 시즌 단위로 100% 신뢰하긴 어려운 기록이지만, 그가 여전히 정상급 수비수라는 점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류 감독이 1경기의 판단 미스로 오지환을 의심하지 않는 이유다. 차승윤 인턴기자 2021.09.08 15:57
야구

완벽주의자 오지환, 오!귀환!

오지환(31·LG)이 귀환했다. 3년 만에 당당하게 대표팀에 뽑혔다. 오지환은 16일 서울 도곡동 KBO 야구회관에서 발표된 도쿄 올림픽 최종 엔트리(24명)에 포함됐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이후 3년 만의 대표팀 승선이다. 이로써 그는 3년 전의 아픔을 씻어낼 기회를 얻었다. 오지환은 2018 아시안게임 때 큰 홍역을 치렀다. 당시 대표팀 구성은 일부 선수의 병역 혜택을 위해서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그 중심에 오지환이 있었다. 2016년 경찰 야구단에 지원했던 그는 문신 문제로 탈락해 대회 직전까지 병역을 해결하지 못한 상태였다.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일원으로 활약하지 못했다면, 시즌 종료 후 입대해야 했다. 대표팀은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땄고, 백업 내야수로 뛴 오지환은 4주간 기초 군사훈련으로 병역을 대신했다. 하지만 대표팀과 일부 선수를 향한 비난은 계속됐다. 대회 기간 경기력이 기대에 못 미친 터라, 금메달 획득 후에도 대표팀 구성과 관련된 논란이 멈추지 않았다. 급기야 선동열 대표팀 감독이 국회 국정감사장에 불려 나가기도 했다. 야구인으로서는 최초였다. 정운찬 전 KBO 총재 역시 2주 후 국정감사에 출석했는데, 정치인 편에 서는 발언을 했다. 결국 대표팀 첫 전임 사령탑이었던 선동열 전 감독은 자진해서 사퇴했다. 오지환의 이런 소용돌이의 중심이었다. 그를 향한 악플도 쏟아졌다. 당시에는 백업 유격수 및 내야수였다면, 오지환은 이번에는 당당히 대표팀 제1의 유격수가 됐다. 오지환을 제외하면 특별한 선택지가 별로 없었다. 공격과 수비를 겸비한 김하성(샌디에이고)은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어, 대표팀 차출이 막혔다. 베테랑 내야수 김재호(두산)는 올 시즌 하락세와 함께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마이너리그 출신 이학주는 부진으로 2군에 오래 머무르고 있다. 올 시즌 노진혁(NC) 심우준(KT) 하주석(한화) 등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다만 셋 다 성인 대표팀 경험이 없고, 공격과 수비 모두 확실한 강점을 갖추진 못했다고 판단했다.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신화를 쓴 김경문 감독의 선택은 오지환이었다. 넓은 수비 범위와 강한 어깨를 자랑한 그를 뽑는 건 현재로서는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 2009년 LG 1차지명으로 입단한 오지환은 결정적인 상황에서 수비 실책이 많아 '오지배(오지환이 경기를 지배한다)'라는 부정적인 의미의 불명예 별명도 갖고 있다. 가끔 쉬운 타구를 놓친다는 걸 오지환 자신도 알고 있다. 이제는 과거보다 수비가 훨씬 안정된 모습이다. 지난 15일까지 419⅔이닝을 수비하면서 오지환의 실책은 6개. 경쟁자보다 적은 편이다. 감탄을 자아내는 슈퍼 캐치도 자주 선보인다. 10년 넘게 주전 유격수로 뛰어 상대 타자의 특성, 볼카운트에 따라 수비 위치를 스스로 계산하고 결정해 움직이는 경지에 올랐다. 국제무대에서, 특히 유격수 포지션은 수비가 최우선으로 여겨진다. 김경문 감독은 "오지환이 가장 수비를 잘하지 않나. 투수들의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내야 수비가 더 견실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오지환의 타율이 낮지만, 수비를 제일 잘한다고 생각해서 코치진이 점수를 많이 준 것 같다"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올 시즌 타율 0.240에 그친 아쉬움을 수비력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의미다. 오지환도 수비에 자부심이 있다. 스스로 '완벽주의자'로 여기는 그는 "다른 포지션과 비교해 타석보다 수비의 비중이 커야 한다. 그동안 많은 실수를 하다 보니 타구 처리가 좋아졌다"라며 '내가 제일 잘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자부심이라기보다 자신감을 가지려고 나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번 대표팀을 통해 명예회복을 기회를 얻었다. 무대는 마련됐다. 대표팀 선발 소식을 들은 오지환은 "수비력이 좋은 선수들이 워낙 많아 내가 대표팀에 발탁될 줄 전혀 예상 못했다.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 나 역시도 '다시 대표팀에 다시 뽑히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라며 "대표팀은 항상 꿈의 자리다. 기쁘고 설렌다" 말했다. 그는 이어 "아시안게임 때는 압박감이 컸고 (부정적인) 시선이 많았다. (대표팀에) 되갚고 싶은 마음이 컸다"라며 "김경문 감독님께서 좋게 평가해주셔서 뿌듯했다. 3년 전과 또 다르다"고 각오를 다졌다. 고척=이형석 기자 2021.06.17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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