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이정후, 친구·매제 고우석 향한 진심..."우리 모두 부족헀다, 힘내자"
올해 '코리안 빅리거' 활약은 두드러지지 않았다. 가장 기대를 모은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메이저리그(MLB)에 데뷔하며 꿈을 이뤘지만, 정규시즌 37번째 출전 경기였던 5월 13일 신시내티 레즈전 1회 초 수비 중 담장과 충돌해 왼 어깨 부상을 당한 뒤 수술대에 올랐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과 계약하며 올 시즌 빅리그 데뷔를 노린 'KBO리그 대표 클로저' 고우석은 한 번도 빅리그 마운드를 밟지 못하고 이적된 뒤 새 소속팀에서도 더블A로 이관됐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 취득을 앞둔 김하성(29·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은 정규시즌 막판 부상으로 결장이 길어졌고, 최근 어깨 수술이 확정됐다. 지난 시즌 내셔널리그(NL)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 수상자가 되며 한창 주가를 높였지만, 암초를 만났다. 이밖에 빅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최지만은 무적 신분이 됐고, 배지환(피츠버그 파이리츠)도 29경기 밖에 나서지 못했다. 소속팀 정규시즌 일정이 끝난 이정후는 1일 귀국했다. 그는 부상을 당해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한 점을 자책했고, 차기 시즌 최우선 과제로 '풀타임 소화'를 내세웠다. 정신적으로는 조금 더 성숙해질 수 있었던 계기라고 전했다.
이정후는 그러면서 조심스럽게 선배·친구들을 향한 마음도 전했다. 올 시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샌디에이고와의 개막 4연전을 꼽은 그는 "홈런도 쳤고, (김)하성이 형과도 함께 뛰었다"라고 했다. 김하성의 수술 소식에 대해 묻는 말에 이정후는 "애리조나에서 하성이 형과 이야기도 했다. 형 상황이 아시다시피 그런 터라 내가 어떤 이야기하기는 그렇다. 재활 잘하고 나면 형 모습 잘 찾을 거라고 생각한다"라며 응원했다.친구이자 매제이기도 한 고우석에 대해서는 "같이 힘내자고 말하고 싶다. 우리 모두 올해 부족한 걸 많이 느꼈다. 직접 경험하는 것만큼 좋은 건 없다. 실패해 봐야 얻는 게 있다. 힘냈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지난 시즌까지 키움에서 함께 뛰었던 '입단 동기' 김혜성에 대해서는 현실적인 조언을 전했다. 김혜성은 올겨울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빅리그 문을 두들긴다.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가 속한 에이전시(CAA스포츠)와 계약하기도 했다. 이정후는 "야구를 하는 건 어디서나 같은 것 같다. 하지만 생활적인 면에서 차이가 많다. 같은 말을 하는 게 통역사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먼저 동료들에게 다가가고, 장난도 걸어야 팀원들도 나를 동료로 생각해 준다. 처음에는 힘들지만, 그렇게 해야 할 것 같다"라며 경험을 통해 알게 된 팁을 친구에게 전했다. 전진을 위한 후퇴. 이정후의 2024년이 그랬다. 도전을 선택한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1년 뒤 이정후의 바람과 장담이 이뤄질지 관심이 모인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10.02 05: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