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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티웨이 계속되는 지연 사태…"불만 넘어 안전 우려 증폭"

유럽 하늘길을 넓히고 있는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티웨이항공에서 연이어 운항 지연 사태가 발생해 소비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경쟁사 대비 안전투자액이 낮은 상황에서 노선 확장에만 치중한 나머지 가장 중요한 '승객의 안전'은 뒷전으로 미룬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불안해서 타겠나13일 항공 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지난 11일 오전 2시 15분(이하 현지시간) 싱가포르 창이 공항에서 이륙한 TW172편 항공기(A330-300 기종) 기체에 안전점검이 필요한 부분이 확인돼 이륙 55분 만에 창이 공항으로 회항했다.당시 이 항공편에 탑승한 승객은 285명이었다. 티웨이항공은 TW172편에 투입된 항공기가 즉각 운항에 복귀할 수 없는 상태라고 보고 한국에서 대체 항공기를 보냈다. 대체 항공기는 11일 오후 11시께 창이 공항에서 이륙했다. 21시간 가까운 출발 지연인 셈이다.티웨이항공의 출발 지연은 처음이 아니다. 올해 하반기 들어 지연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지난 6월 13일 인천발 오사카행 티웨이항공 TW283편은 항공기 연료펌프 이상으로 무려 11시간 이상 출발이 미뤄졌다. 이 과정에서 티웨이항공은 기존에 배정된 항공기 대신 크로아티아 자그레브로 향할 예정이던 항공기를 배치하면서 '항공기 바꿔치기' 논란도 일었다.같은 날 태국 방콕발 인천행 TW184편도 20시간가량 지연됐다. 다음날에는 오사카발 인천행 TW284편이 또다시 11시간 지연 출발했다.티웨이항공의 항공기 운항 지연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지난 6월 15일 인천발 싱가포르행 TW171편은 1시간, 17일 일본 구마모토발 인천행 TW276편은 4시간 지연됐다. 지난달 25일에는 후쿠오카발 인천행 TW296편이 공항 혼잡을 이유로 15시간 지연 출발했다. 이달 5일에는 광주발 제주행 TW907편이 항공기 꼬리 부분 이상으로 3시간 지연 출발해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다.문제는 티웨이항공의 국내선과 국제선 지연율이 평균치를 훌쩍 넘는다는 점이다. 실제 국토부의 항공교통서비스 보고서에 따르면, 티웨이항공 국제선 지연율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국제선 지연율의 추이를 살펴보면, 2023년 1분기 21.9%를 기록했다가 2분기에 13.6%로 개선됐다. 하지만 이후 계속 상승하여 올해 1분기에는 34.8%를 기록했다. 이는 국적 항공사의 평균(22.5%)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업계 관계자는 "티웨이항공의 지연 원인은 기체 결함인 경우가 많아 고객 불만을 넘어 안전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며 "유럽 취항에 맞춰 항공 스케줄 재편을 비롯해 충분한 항공기 및 정비 인력·부품 등 자재 확보, 안전성 제고를 기반으로 한 소비자 신뢰 회복이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주요 LCC 중 안전투자 '꼴찌'업계에서는 티웨이항공의 잇따를 지연 사태를 두고 '예고된 사고'라는 말까지 나온다. 그도 그럴 것이 티웨이항공은 국낸 LCC 중 '항공안전투자금액'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국토교통부 '항공안전투자공시'에 따르면 2022년 티웨이항공 항공안전투자액은 361억원이었다. LCC '빅 4'인 제주항공(2250억원), 에어부산(2600억원), 진에어(3920억원)에 비하면 10~15%에 불과했다.지난해에도 티웨이항공의 지난해 안전투자계획 규모는 117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진에어 4774억원, 제주항공 4020억원, 에어부산 1910억원 등 경쟁 LCC들 대비 상당히 부족한 수준이다.항공 부문 안전투자액은 항공사가 노령 기체 교체를 위해 지출한 비용, 항공기·부품 등 정비 및 수리·개조 비용, 정비 보관 시설 설치를 위해 투자한 금액을 포함한다.이에 대해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안전투자금은 경년항공기 교체에 필요한 비용도 전부 반영된 것으로, 단순히 안전 부문에 지출되는 비용만 놓고는 항공기 안전과 관련한 투자가 많다거나 적다고 얘기하기는 조금 힘든 점이 존재한다"고 말했다.지연 사태가 잇따르자 국토교통부는 최근 티웨이항공을 상대로 특별점검을 실시했다. 이후 안전대책을 시행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국토부는 또 향후 티웨이항공의 장거리 노선 확대를 위한 인허가 단계부터 안전운항 체계를 철저히 검증하고, 미비점을 보완하라고 명령할 방침이다. 항공기 정비는 물론 조종사 훈련, 지상조업, 부품 확보 여부 등을 더욱 면밀히 살피겠다는 것이다.발등에 불이 떨어진 티웨이항공은 부랴부랴 안전강화 대책을 내놓고 있다. 최근 항공기와 직접 관련된 항공기 및 부품 등의 구입비 확대는 물론 '항공안전관리시스템의 구축·유지관리' '항공종사자·직원의 교육훈련' 등에도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1346억원으로 잡았던 올해 안전투자계획금도 5769억8900만원으로 대폭 늘렸다. 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4.08.14 07:00
산업

구광모, 향후 5년간 국내 100조 투자...미래사업 적극 육성

LG그룹이 2028년까지 향후 5년간 100조원을 국내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LG는 27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중장기 투자 계획을 공유했다. 국내 투자액 100조원은 LG의 글로벌 총투자 규모의 65%에 해당하는 수준이다.LG는 이번에 발표한 투자 재원의 약 55%를 연구개발(R&D)에 투입해 국내를 핵심소재 연구개발과 스마트 팩토리 등 제조 핵심기지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22년 밝힌 중장기 투자계획을 업데이트한 것이다.당시 LG는 2026년까지 5년간 국내에만 106조원을 투자하고 이중 43조원은 배터리와 배터리 소재, 차세대 디스플레이, AI 등 미래성장 분야에 투입한다고 밝힌 바 있다.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이날 권봉석 ㈜LG 부회장이 대독한 영업보고서 인사말을 통해 "LG는 저성장과 불확실성으로 인한 위기 극복을 넘어 그 안에서 새롭게 만들어지는 미래 기회를 선점하기 위한 노력을 더욱 강화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구 회장은 "2024년은 경기 둔화와 지정학 리스크가 지속되는 가운데 AI의 보편화·일상화, 탈탄소 전환 등 산업의 변곡점들이 뚜렷해지면서 글로벌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올 한해 '차별적 고객 가치'와 '사업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에 더욱 매진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사업 전반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통해 어떠한 상황에서도 성과를 내는 단단한 사업 구조를 만들어 가겠다"며 "성장 사업은 고객과 시장이 요구하는 핵심 경쟁력을 조기에 확보해 주력 사업화하고, 미래 사업은 AI, 바이오, 클린테크 분야를 중심으로 속도감 있게 추진해 미래 포트폴리오의 한 축으로 키워가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LG는 보통주 1주당 3100원, 우선주 1주당 3150원을 현금배당하기로 했다. 이사 보수한도는 지난해 180억원에서 올해 170억원으로 축소됐다.LG전자 주총 때와 마찬가지도 이날의 주총도 온라인으로도 중계됐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3.27 15:05
IT

삼성전자, 작년 4분기 D램 흑자 전환 성공…"시황 회복 기대"

반도체 한파를 겪고 있는 삼성전자가 D램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실적 개선의 희망을 봤다.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2조82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4% 줄었다고 31일 밝혔다. 매출도 67조7800억원으로 3.81% 감소했다.반도체를 담당하는 DS(디바이스 솔루션) 부문은 2조1800억원의 영업 손실을 냈다. 이에 지난해 연간 적자는 약 15조원이다.삼성전자는 "메모리는 고객사 재고가 정상화되는 가운데 PC 및 모바일 제품의 메모리 탑재량이 증가하고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버 수요가 증가하면서 전반적인 수요 회복세를 보였다"고 했다.회사는 고부가 가치 제품에 집중했다. HBM(고대역폭 메모리)과 DDR5, LPDDR5X, UFS 4.0 등 첨단 공정 제품 위주로 영업 활동을 펼쳤다.이런 노력에 시장을 상회하는 비트 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를 기록했으며, D램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스마트폰과 TV, 가전을 포괄하는 DX(디바이스 솔루션) 부문의 영업이익은 2조6200억원으로 집계됐다.이 가운데 MX(모바일 경험)는 작년 4분기 신모델 출시 효과가 둔화되면서 스마트폰 판매가 감소해 매출과 이익이 줄었다. VD(TV)와 가전도 시장 수요 정체와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쪼그라들었다.소비자 오디오 성수기를 맞은 하만과 중소형 패널 수요에 적기 대응한 SDC(디스플레이)는 각각 3400억원, 2조1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삼성전자의 지난해 연간 시설 투자액은 53조1000억원으로 전년과 동일한 수준으로 나타났다.삼성전자는 올해 전망과 관련해 "메모리 시황과 IT 수요 회복이 기대된다"며 "AI 반도체에 적극 대응하고 AI 탑재 제품 시장 선점을 추진하는 가운데, 프리미엄 리더십과 첨단 공정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기술 준비도 병행할 방침"이라고 했다.이어 "거시경제 불확실성과 제품별 회복 속도 차이에 따라 전사적으로 상저하고의 실적이 전망된다"고 덧붙였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1.31 08:58
메이저리그

'1조 7000억원' 쓴 다저스, 또 써?…선발 팩스턴 147억원에 영입, '무소식' 커쇼는 어디로?

LA 다저스의 폭주가 멈출 줄을 모른다. 선발 투수에 또 다시 돈을 썼다.뉴욕 포스트, 디애슬레틱 등 현지 매체들은 23일(한국시간) "다저스가 제임스 팩스턴(36)과 계약을 앞뒀다"고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1년, 연봉 1100만 달러(147억원)에 인센티브가 더해진 구조다.팩스턴은 통산 10시즌 동안 빅리그에서 뛴 베테랑 왼손 선발 투수다. 통산 10시즌 156경기에 오롯이 선발로만 등판해 64승 38패 평균자책점 3.69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 평균 구속이 시속 95.2마일(153㎞)로 여전히 빨랐지만, 19경기 7승 5패 평균자책점 4.50에 그쳤다. 그보다 앞서 2시즌에서는 부상과 부진으로 각각 5경기, 1경기 등판에 그쳤고 평균자책점도 6점대였다.다소 충격적인 투자다. 액수 자체가 놀랄 정도는 아니지만, 돈을 쓴 게 다저스라서다. 다저스는 이미 올 시즌 메이저리그(MLB) 역사상 가장 많은 돈을 썼다. 오타니 쇼헤이와 10년 7억 달러(9358억원)에 계약하더니 트레이드로 영입한 타일러 글래스나우에게는 5년 1억 3500만 달러(1805억원) 연장계약을 안겼다. 기존 주전 3루수 맥스 먼시와는 2년 2400만 달러(321억원) 계약을 더했다. 외야수 제이슨 헤이워드와 900만 달러(120억원), 구원 투수 조 켈리와도 800만 달러(107억원)에 재계약했다.이어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으로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 참여한 야마모토 요시노부에게 투수 역대 최장, 최고액인 12년 3억 2500만 달러(4345억원) 계약을 안겼다. 야마모토의 친정팀 오릭스 버팔로스에는 5062만 5000 달러(677억원)도 지불했다. 여기에 외야수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에게 1년 2350만 달러(314억원) 계약을 더했다. 합쳐 12억 7512만 5000달러(1조 7036억원). 5억 달러 수준이던 종전 단일 스토브리그 최고 투자액을 아득히 넘었다. 그런데 여기에 팩스턴이 더해졌다. 디애슬레틱의 짐 보든 칼럼니스트는 앞서 다저스의 올 겨울 움직임을 두고 'A+' 학점을 주면서도 "다저스가 스프링캠프 이전에 투수를 추가하더라도 놀라지 마라"고 예견했다. 그리고 그 말대로 선발 투수인 팩스턴이 더해졌다.팩스턴을 더한 건 시즌 초 선발진에 여유를 두기 위해서로 보인다. 현지 매체들은 다저스가 부상 재활에서 막 돌아온 워커 뷸러를 5월 이후에 기용할 것이라 전망한다. 야마모토, 글래스나우, 바비 밀러, 에밋 쉬한 등을 선발로 쓰게 되지만, 이들 모두 부상 변수가 있다. 6선발 체제 예상도 나오는 가운데 팩스턴을 더해 휴식일을 부여할 가능성이 크다.다만 클레이튼 커쇼의 행방은 여전히 물음표로 남게 됐다. 2008년 다저스에서 데뷔해 한 팀에서만 뛴 커쇼는 통산 210승 92패 평균자책점 2.48을 기록한 '원 클럽맨' 레전드다. 지난 시즌 종료 후 어깨 수술을 받은 그는 올 여름 복귀를 자신했으나 그보다 늦게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FA(자유계약선수) 신분인 상황에서 다저스와 당연히 재계약하고 재활할 것이라 전망됐다. 그러나 다저스가 이후 오타니를 시작으로 대형 영입을 이어가는 동안 커쇼의 소식은 들리지 않는 중이다. 이미 4차 사치세 기준선을 한참 넘어서 올해 팀 연봉이 3억 달러 이상인 다저스가 커쇼와 재계약할 가능성이 조금 더 옅어졌다.물론 어차피 가성비를 논하는 게 의미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다저스가 커쇼와 재계약하고, 재활에만 집중시킬 가능성도 있다. 커쇼는 오랫동안 고향 팀 텍사스 레인저스, 친정 팀 다저스 외에는 뛰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해왔다. 텍사스 역시 선발 투수가 부족하지만, 재활이 필요한 커쇼를 영입할 상황은 아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1.23 12:49
연예일반

[2023방송결산] 넷플릭스 부럽지 않네… 국내 OTT의 역습

넷플릭스의 독주가 이어졌던 OTT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여전히 넷플릭스가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지만, 국내 OTT가 오리지널 콘텐츠를 통해 유료가입자 유입에 나서며 매섭게 추격 중이다. 여기에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OTT 시장에 지각변동을 예고했다.2023년은 국내 OTT의 가능성을 보여준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약한영웅: class1’으로 저력을 보여줬던 웨이브는 ‘박하경 여행기’를 시작으로 ‘거래’까지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나영 주연의 ‘박하경 여행기’는 교사 박하경이 쉼을 찾아 전국을 다니는 이야기로 잔잔한 감성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약한영웅’을 잇는 기대작으로 불렸던 ‘거래’는 공개 첫날 전체 신규 유료 가입 견인율 1위에 등극해 기대에 부응했다. 공개 후에는 키노라이츠에서 신호등 지수 96.43%, 왓챠피디아에선 5점 만점에 3.1점, 대만 OTT 프라이데이에선 5점 만점에 4.6점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다. 티빙은 ‘아일랜드’ 파트2를 포함해 총 6편의 신작을 선보였다. ‘우리가 사랑했던 모든 것’, ‘잔혹한 인턴’을 비롯해 웹툰을 원작으로 한 ‘방과 후 전쟁활동’, ‘운수 오진 날’, ‘이재, 곧 죽습니다’를 공개했다. ‘운수 오진 날’의 두 주연 유연석, 이성민은 각각 사이코패스와 택시기사를 연기해 웹툰 원작과 다른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유료 가입 기여자 수 3주 연속 1위를 기록하며, 호평 속 대미를 장식했다. 서인국, 박소담 주연의 ‘이재, 곧 죽습니다’는 15일 공개된다.지난해 국내 OTT는 힘든 시기를 보냈다. 티빙, 왓챠, 웨이브 등 국내 OTT 3사의 영업손실이 3000억 원에 달한 것.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OTT에 대적하기 위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힘을 쏟았지만 경쟁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국내 OTT가 고군분투하는 동안 넷플릭스가 제작사 투자액을 늘려 좋은 콘텐츠를 선점했기 때문이다.모바일덱스에 따르면 11월 기준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넷플릭스 1141만 명, 쿠팡플레이 508만 명, 티빙은 494만 명, 웨이브는 399만 명이다. 국내 OTT 중 이용자 수가 가장 많은 쿠팡플레이도 넷플릭스의 절반에 못미친다. 또한 과거 5억~7억 원 규모였던 드라마 회당 제작비가 10억 원 수준으로 늘어난 상황이라 막대한 자본력과 넓은 시장을 갖춘 글로벌 OTT가 경쟁에 유리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위기에도 국내 OTT는 콘텐츠 제작에 더 힘을 쓸 계획이다. 특히 웹툰을 원작으로 한 콘텐츠를 꾸준히 제작해 진입장벽을 낮추겠다는 각오다. 이태현 웨이브 대표는 지난 4월 열린 ‘2023 웨이브 콘텐츠 라인업 설명회’에서 오는 2025년까지 콘텐츠 제작에 1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매년 1000억 원 가량 콘텐츠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데 시장 환경이 쉽지 않다”며 “선택과 집중으로 전략을 바꿀 것”이라고 설명했다.올해 4편의 오리지널 작품을 공개했던 티빙은 내년 10편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안재홍, 이솜이 부부로 출연하는 ‘LTNS’, ‘샤크: 더 스톰’, ‘빌런즈’, ‘러닝메이트’, ‘피라미드 게임’, ‘춘화연애담’, ‘우씨왕후’, ‘나는 대놓고 신데렐라를 꿈꾼다’, ‘좋거나 나쁜 동재’, ‘스터디그룹’ 등이 대기 중이다. 웨이브는 넷플릭스 ‘지금 우리 학교는’으로 눈도장을 찍었던 윤찬영 주연의 ‘조폭인 내가 고등학생이 되었습니다’와 이민기가 출연하는 ‘룩앳미’ 등을 선보인다.여기에 지난 5일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 소식이 전해지면서 OTT 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만약 합병이 계획대로 마무리되면 티빙(494만 명)과 웨이브(399만 명)는 통합 약 893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게 된다. 1141만 명을 보유한 넷플릭스와 격차가 크게 줄어드는 것이다.올해 넷플릭스는 ‘더 글로리’, ‘길복순’ 등 상반기 작품을 제외하곤 그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국내 OTT가 위기를 기회 삼아 반등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2023.12.15 06:00
IT

'임기 만료' SKT·LGU+ 수장, 경영 능력은 증명…연임 순항할까

임기 만료를 앞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수장이 계속해서 운전대를 잡을지 관심이 쏠린다. 향후 10년을 준비하는 비전의 수립을 주도하고, 어려운 시장 환경에도 안정적으로 수익 구조를 가져간 만큼 무리 없이 연임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와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의 운명이 이르면 이달 결정된다.SK텔레콤 관계자는 "보통 3년 정도 대표직을 수행하지만 임기가 딱 정해진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달 말부터 내달 초까지 이뤄지는 그룹사 임원 인사가 관건이다.유영상 대표는 지난 2021년 11월 취임했다. 회사의 주력 사업인 MNO(이동통신)를 이끌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으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았다.유 대표는 주가 상승을 이끌고 그룹 차원에서 밀고 있는 인공지능(AI) 전략도 지휘하고 있어 자리를 지키는 것이 회사 차원에서도 유리하다는 분석이다.SK텔레콤 주가는 유 대표 체제 출범과 맞물려 투자 전문 회사인 SK스퀘어와의 분할 상장 이슈로 성장세가 한동안 지지부진했다.그러다 작년 말을 기점으로 다시 기지개를 켜고 과거 수준으로 돌아가고 있다. 연초 4만원 중후반대에서 최근 5만원 초반대로 10%가량 상승했다.LTE에 이어 5G 리더십을 공고히 한 것도 성과로 꼽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올해 9월 통계에서 5G 점유율 48%를 가져가며 2위 KT(30%)와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유 대표는 올해 임원 인사에서 SK그룹 ICT위원회 위원장이라는 중책까지 맡았다.SK텔레콤을 비롯해 SK스퀘어, SK하이닉스 등 그룹 ICT 회사와 손잡고 AI 주도권 확보 전략을 설계하고 있다. 이 역시 그룹의 전략통인 박정호 부회장으로부터 이어받은 자리라 그만큼 경영 실력을 인정받은 셈이다.유영상 대표는 지난 16일 개최한 테크 콘퍼런스에서 "생성 AI가 촉발하고 있는 변화는 우리 모두에게 위기보다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SK는 '사람 중심의 AI'로 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이슈와 어려움을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실적도 탄탄하다. SK텔레콤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49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0% 증가했다. 나란히 마이너스 성적표를 받아든 경쟁사와 대비된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23일로 예정된 LG 계열사 임원 인사에서 연임을 확정 짓는다.LG유플러스는 올 초가 고비였다. 지난 1월 수십만 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된 데 이어 1~2월 대규모 디도스(분산서비스 거부) 공격으로 인터넷 서비스 장애가 발생했다.황 대표는 곧바로 사과 입장을 밝히는 대신 정확한 원인 파악과 정부의 조사 지원에 총력을 기울였다. 제대로 문제를 살펴본 뒤 만족스러운 수준의 고객 보상안을 마련해 진정성을 어필하기 위해서다.이에 LG유플러스는 그간 보안 시스템 관리가 미흡했던 점을 솔직히 인정하고 연간 정보보호 투자액을 기존의 3배 수준인 1000억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진심이 통했는지 가입자 이탈 현상은 일어나지 않았다.오히려 지난 9월 3G·LTE·5G를 합한 전체 가입자 점유율 22%를 기록하며 KT(21%)를 누르고 '만년 꼴찌' 탈출의 시동을 걸었다. B2B(기업 간 거래) 사업을 확장해 IoT(사물인터넷) 회선을 대폭 늘린 효과를 봤다.이처럼 위기 극복 능력을 증명한 황 대표 역시 LG유플러스의 '플랫폼 기업 도약'이라는 미래 비전의 선봉에 있기 때문에 어려움 없이 연임할 것이라는 관측이다.다만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대응해 예상을 깨고 대표 교체가 이뤄질 가능성을 아예 배제할 수는 없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측 모두 대표 연임 전망을 두고 "알 수 없다"고 답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11.22 07:00
프로축구

수어강: 수원 삼성은 어쩌다 강등을 진지하게 걱정하게 됐나

2부리그의 수원 삼성. 내년 K리그에서 충분히 현실이 될 수 있는 이야기다. 수원은 10일 현재 K리그1 최하위인 12위다. 6승 8무 21패, 승점 26에 불과하다. 11위 강원FC(승점 27)와 시즌 마지막 날까지 자동 강등을 피하기 위한 사투를 벌여야 할 판이다. K리그1에서 최하위는 자동 강등, 10위와 11위는 승강 플레이오프(PO)를 치른다. 수원은 이미 10위 수원FC(승점 32)와도 격차가 크다. 수원이 ‘추락’을 경험한 건 올해가 처음이 아니다. ‘명가’ 수원은 지난 시즌 10위에 그쳐 창단 후 처음으로 승강 PO를 경험했다. FC안양을 상대로 터진 오현규(22·셀틱)의 극적인 골 덕분에 가까스로 1부에 남았다.해가 바뀌어도 수원의 추락은 계속됐다. 시즌 내내 패배라는 성적표만 받았다. 그동안 감독만 네 번 바뀌었다. 팀이 비전과 미래 플랜을 갖고 좋은 지도자를 찾았다기보다, 레전드 출신 사령탑들을 내세워 잠시나마 서포터스의 분노를 가라앉히는 방패막이로 써버리는 일이 반복됐다.프리시즌부터 팀을 만든 이병근 감독이 개막 7경기 무승(2무 5패)으로 경질됐고, 이 자리를 최성용 수석코치가 물려받았다. 최성용 감독대행은 1승 3패를 기록한 후 또 짐을 쌌다. 5월엔 김병수 감독이 새 사령탑이 됐다. 20경기에서 4승 5무 11패를 기록한 김병수 감독은 4개월 만에 또 경질됐다. 플레잉코치로 시즌을 맞이한 염기훈이 감독대행이다. 몇 개월짜리 ‘파리 목숨’이었던 감독들은 모두 무기력했다. 감독을 네 번 갈아치우는 동안 프런트는 아무 변화가 없었다. 오동석 수원 단장은 구단 SNS에 “구단의 책임 역시 피하지 않겠다. 다만 지금은 살아남는 데 집중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감독들이 프런트의 방패막이였다고 봐도 반박하기 어려운 상황이 돼버렸다.잦은 감독 교체는 당연히 대혼란을 불러왔다. 한 시즌에만 감독을 네 번 바꿨다는 건 코치진까지 수 차례 물갈이됐다는 뜻이다. 수원 관계자는 김병수 감독 취임 발표 이후 “업계 관례상, 새 감독과 코치진이 왔으면 기존인원들은 자리를 비워줘야 한다”라며 코치진 물갈이는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시즌 내내 ‘백지화’가 이어졌고, 선수단은 거듭해 혼돈을 겪었다. 그렇다고 선수단이 책임을 피해가기도 어렵다. 사실 수원은 지난해 부진을 털어내기 위해 올시즌 전력 보강에 신경을 썼다는 사실이 더 치명적이다. 수원은 시즌을 앞두고 국가대표 출신 미드필더 김보경은 물론, 한국 무대에서 이름을 날린 아코스티·뮬리치 등을 품으며 공격진 보강에 공을 들였다. 이외 주축 선수들과의 재계약에도 성공했다. 시즌 막바지에 다다른 지금, 수원 공격진 중 리그에서 5골 이상 넣은 선수는 없다. 안병준(4골) 뮬리치(4골) 아코스티(3골) 등 공격수들은 무기력하다. 선수 스카우트와 운용도 처참했다. 시즌 중 합류한 웨릭 포포는 단 4경기 출전했고, 슈팅은 3개뿐이었다. 유효슈팅이 0개였다. 수원은 시즌 55실점으로 K리그1 전체 실점 공동 2위(수원FC 70실점·대전하나시티즌 55실점), 득점은 31점에 불과해 강원(27점)에 이어 최소 득점 2위다. 다른 팀은 어떤가. FC서울은 중위권인 7위에 머물고 있지만 61골로 화끈한 공격을 보여줬고, 대형 스타가 없는 3위 광주FC는 32실점으로 최고의 짠물 수비를 보여줬다. 수원은 공수 양면에서 무색무취의 무기력한 경기를 이어갔다. 최성용 전 수원 감독대행은 올 봄 FC서울과의 슈퍼 매치에서 1-3으로 참패한 후 “많은 대표급 선수와 외국인 선수가 있으면 좋을 것 같지만, 현재 가동할 수 있는 인원은 이런 자원밖에 없다”라며 한숨을 쉬었다. 비시즌 선수층 보강의 결과에 대해 초반부터 이미 ‘실패’라고 자백한 셈이다. 프런트는 조급했고, 감독들은 뭔가를 보여주기도 전에 잘려 나갔다. ‘명가’라던 수원의 선수단 안에는 단단한 구심점 노릇을 하는 선수도 없었다. 최근 수원의 경기에는 패배주의와 무기력함이 보인다. 충성도 높고 극성스럽기로 유명한 수원 서포터들은 수원의 경기력보다도 선수들의 근성 없고 무기력한 모습에 실망해 경기장에 상복을 입고 왔고, 장례식 퍼포먼스도 했다. 프런트는 비전이 없고, 선수단은 투지가 없다는 게 수원을 꼴찌로 추락시켰다. 수원은 2000년대 초반 K리그에서 가장 투자를 많이 하는 팀 중 하나였다. 리그의 ‘큰 손’이던 시절에는 상위권을 지켰지만 투자액이 적어지자 급격히 힘이 빠졌다. 프로축구연맹이 공개한 구단별 연봉 지출액 순위를 보면 지난해 수원은 8위에 그쳤다. 리그 성적은 그보다 낮은 10위였다. 올해 팀별 지출액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수원이 최상위권은 아니다. 그러나 단순히 투자가 적어지면 성적도 안 나온다는 공식은 ‘명가’라는 이름에 전혀 걸맞지 않다. 수원 구단은 과거 통큰 투자가 이뤄질 때와 달리 현재의 구단 운영 방식, 동기부여 방식, 미래 비전을 바꿔야 했음에도 거기에 소홀했다. 수원은 12일 수원FC전, 25일 서울전, 12월 2일 강원전을 앞두고 있다. 마지막 강원전에서 누가 자동 강등(12위)을 할 것인지를 두고 ‘단두대 매치’를 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아도 승강 PO에서 무조건 이긴다는 보장도 없다. 명가라고 자부하던 수원의 2023년은 씁쓸하기만 하다. 김우중 기자 2023.11.10 06:00
e스포츠(게임)

[권오용의 G플레이] ‘제2의 배그’ 농사 한창인 크래프톤

빅5 게임사 중 하나인 크래프톤이 농사를 열심히 짓고 있다. ‘배틀그라운드’ 성공신화를 재현하기 위해 싹수가 보이는 게임개발사에 적극 투자하는 것은 물론이고 비게임 부문에서 신사업을 발굴하고 있다. 이 같은 밭 일구기는 신작 부재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 속에서도 올해 내내 묵묵히 이뤄지고 있어 주목된다. 내달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에서 농사가 잘되고 있는지 일부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작 부재 속앓이 23일 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올해 내내 신작 부재로 따가운 눈총을 받아야 했다. 실제로 지난 8월 크래프톤의 독립 스튜디오 라이징윙스에서 모바일 디펜스 게임 ‘디펜스 더비’를 출시한 것 말고는 이렇다 할 신작이 없었다. 크래프톤은 올해도 대표작 ‘배틀그라운드’(이하 배그)에 전적으로 의지했다. 다행인 것은 배그가 2017년 출시된 이후 6년이 지났지만 인기가 여전하다는 점이다. 특히 신흥 시장인 인도에서 의미있는 성과가 나고 있다. 2021년 7월 첫 진출 이후 인도와 중국의 국경 분쟁 등의 영향으로 두 차례 서비스가 중단됐다가 올해 5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BGMI)라는 이름으로 인도 당국의 승인을 받아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후 누적 이용자 수 1억명을 돌파하고 현지 앱 매출 순위 1위를 기록하며 인도의 국민 게임으로 자리매김했다. BGMI는 인도 현지 구글 앱마켓에서 8월 이후 지속적으로 매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배그는 크래프톤의 견고한 실적도 뒷받침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9257억원, 영업이익은 4145억원, 당기순이익은 3957억원으로 전년 대비 매출 2%, 영업이익 14%, 당기순이익 10% 각각 감소했다. 실적이 다소 줄긴 했지만 신작 부재에도 선방했다는 평가다. 3분기 실적도 전년과 비교해 나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배그의 IP(지식재산권) 파워가 여전히 강력하지만 대형 신작이 나오지 않는다는 점은 미래 성장성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2021년 8월 코스피 상장 첫날 45만4000원이었던 주가는 현재 14만~20만원대로 반토막 난 상태인데, 이는 투자자들이 크래프톤의 미래에 대해 물음표가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크래프톤도 시장의 우려를 충분히 알고 있다. 그렇다고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게임을 등 떠밀려 내놓는 악수는 두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오히려 올해를 미래를 위해 씨앗을 뿌릴 때라고 판단하고 있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올해 사업 계획을 짤 때부터 (신작 부재 등) 여러 부분을 고려했다”며 “한층 더 높이뛰기 위해 국내외 게임사와 비게임 부문에 투자하며 여러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각화·글로벌 씨 뿌리기 크래프톤은 올해 어느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키워드는 배그와 같은 글로벌 히트작을 또 다시 배출하기 위한 다양화와 글로벌이다. 본업인 게임 부문에서 ‘스케일-업 더 크리에이티브'라는 전략 아래 국내외 개발사에 투자해 다양한 게임 IP 확보에 나서고 있다. 연초부터 지금까지 투자한 곳은 8개사로 투자액만 1020억원(최초 투자액 기준, 미공개 1개사 제외)이다. 가장 많은 액수를 투자한 곳은 423억원을 낸 피플캔플라이그룹이다. 피플캔플라이는 2002년 설립된 폴란드 개발사로, ‘불릿스톰’ ‘기어스 오브 워: 저지먼트’ ‘아웃라이더스’ 등 콘솔 및 PC 슈팅 게임을 주로 개발해왔다. 크래프톤은 이번 투자로 피플캔플라이가 개발 중인 ‘프로젝트 빅토리아’ 혹은 ‘프로젝트 바이프로스트’의 퍼블리싱 권한을 확보했다.263억원으로 두 번째로 많이 투자한 미국 개발사 플레이긱은 10억 달러(1조3500억원) 가치의 게임 프렌차이즈를 개발해본 경험을 가진 다수의 전문가로 구성돼 있으며, 첫 게임으로 판타지 세계에서의 팀 배틀 게임인 ‘미스틱 킹덤즈’를 개발 중이다.크래프톤은 국내 개발사 두 곳인 퍼니스톰·바운더리에도 투자했다. 차세대 LBG(위치 기반 게임) 명가를 목표로 2021년 설립된 퍼니스톰은 AR(증강현실) 기술에 RPG(역할수행게임)를 접목한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바운더리는 이달 문을 연 신생 게임개발사로, 라인게임즈의 화제작 ‘언디셈버’를 만든 구인영 PD 등이 개발진으로 포진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바운더리의 핵앤슬래시 장르의 신작 ‘프로젝트 너트’에 대한 글로벌 퍼블리싱 우선협상권을 확보했다. 크래프톤은 인도를 비롯한 신흥 시장에 대한 투자로 사업 확대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기도 하다. 인도 게임 벤처캐피탈, 인도 e스포츠 기업 노드윈 게이밍, 인도 모바일 게임개발사 릴라 게임즈 등 각 영역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업체에 2021년부터 현재까지 투자한 누적 총 투자금이 1700억원에 달한다. 비게임 부문에서도 올해 총 720억원을 투자하며 중장기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달 토종 앱 마켓인 원스토어에 200억원을 투자해 신주를 인수했다. 해외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원스토어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해 투자했다는 설명이다. 지난 7월에는 한국모태펀드 문화계정의 K콘텐츠 IP 분야와 K유니콘 분야 펀드에 약 300억원을 출자했다. 독창적인 크리에이티브를 가진 중소 게임사를 발굴하겠다는 취지다. 지난 6월에도 스타트업을 공동 창업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패스트트랙 아시아에 220억원을 투자해 27.47%의 지분을 확보했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올해는 개발 조직을 다양하게 확대하는 것이 계획”이라며 “필요하면 해외 개발사에도 적극 투자하고 있다. 글로벌에서 통하는 신작을 다양하게 개발하는 등 미래 먹거리를 위한 텃밭을 가꾼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지스타서 일부 공개…농사 결실은 내년부터 크래프톤은 투자와 함께 게임 개발 조직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 12번째 제작 스튜디오인 ‘플라이웨이게임즈’를 출범, 5개의 신규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플라이웨이게임즈는 PC·모바일 게임 프로젝트를 2024년 내 소프트 론칭 및 얼리액세스(사전 출시)하는 것이 목표다. 크래프톤의 이같은 행보는 모두 제2의 배그를 내기 위한 것이다. 당장 설익은 게임을 내기 보다는 다양한 신작 개발 라인업을 확보해 성공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크래프톤이 짓는 농사의 결실은 내달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되는 국내 최대 게임전시회 ‘지스타’에서 일부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크래프톤은 이번 지스타에서 지난 8월 라이선스를 확보한 신생 개발사 아이언메이스의 ‘다크앤다커’ IP를 활용한 신작 모바일 게임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다크앤다커는 생존 어드벤처 게임으로 지난 8월 얼리액세스를 시작했으며 현재 글로벌 유료 이용자가 46만명을 넘은 화제작이다. 하지만 넥슨과 저작권 침해 소송이 벌어지고 있는 논란의 게임이기도 하다. 크래프톤은 다크앤다커가 글로벌 시장에게 통하는 게임이라고 보고 ‘법적 리스트’에도 불구하고 라이선스 계약을 진행, 한창 개발 중인 신작 게임 일부를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크래프톤이 법적 다툼이 진행되고 있는 다크앤다커의 IP를 활용한 게임을 지스타에서 선보이는 것은 굉장히 공격적인 행보”라며 “일부 자신감의 표현이 아니겠느냐. 다만 역풍이 불 우려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크래프톤는 다크앤다커 모바일 게임을 비롯해 20종이 넘는 신작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내년부터 이들 신작이 하나둘 출시될 예정이어서 크래프톤의 농사가 풍년일지 여부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권오용 기자 bandy@edaily.co.kr 2023.10.25 07:00
산업

[IS리포트] 롯데 신동빈 강조한 '오픈 마인드'로 '푸드테크' 새 먹거리 키울까

‘푸드’는 롯데그룹의 ‘베스트셀러’다. 가장 잘 하고 있고, 가장 자신 있는 분야라 할 수 있다. 이런 롯데의 푸드 경쟁력은 그룹의 식품 연구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롯데중앙연구소에서 비롯됐다. 가장 잘 하는 분야에서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나서고 있는 롯데는 최근 ‘푸드테크’에 공들이고 있다. 신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오픈한 ‘푸드테크밸리’에서 담당자들과 함께 롯데의 미래 먹거리 계획을 들여다봤다. 신동빈 강조, 푸드테크 오픈 이노베이션 ‘핵심 기지’ 롯데는 올해 식품 연구개발 조직을 대폭 개편했다. 기존 5부문 1센터 25개팀에서 9개 부문 2센터 43개팀으로 개편했고, 예산을 700억원대로 늘리며 신사업 연구개발에 힘을 주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조직을 개편하고 투자액을 늘려 헬스&웰리스 등 새로운 먹거리 사업에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푸드테크’ 분야 강화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다. 신동빈 회장은 2019년 스타트업 강국인 이스라엘을 다녀온 뒤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롯데중앙연구소의 김다혜 오픈이노베이션&커넥션팀 팀장은 “이스라엘에 다녀온 뒤 ‘외부의 새로운 시각을 활용하고, 적극적으로 수용해서 새로운 기회를 찾자’는 신동빈 회장의 주문이 있었다”며 “그동안 롯데벤처스에서 펀드를 조성해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이어나갔고, 이후 푸드테크가 본격화됐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맞춰 롯데중앙연구소도 폐쇄적인 이미지에서 개방형으로 바뀌었다. 사실 롯데중앙연구소는 일반인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롯데의 식품 전진기지다. 일부는 롯데인재개발원을 롯데중앙연구소로 착각하기도 한다. 김다혜 팀장은 “롯데의 식품 계열사들의 연구개발 담당들이 모여 신제품 개발, 품질관리, 위생관리 시스템 구축 등의 업무를 한다”며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 롯데마트 등 식품 계열사들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에는 푸드테크밸리처럼 롯데의 자원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며 롯데중앙연구소의 역할을 소개했다. 롯데는 푸드테크밸리를 ‘실리콘밸리’처럼 푸드테크를 양성하자는 기지로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지난해 11월 서울 마곡동 사옥에 식품사업의 미래 먹거리 선점을 위한 공유 오피스인 푸드테크밸리를 오픈했다. 다시 말해 푸드테크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공간이다. 김다혜 팀장은 “푸드테크 스타트업 성장이 롯데의 성장 기회라고 생각하며 많은 도움을 주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며 “푸드테크를 통해 대체식품, 대체소재, 고차원적인 제품 등을 발굴해서 헬스&웰니스 분야에 접목한다는 그룹의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차세대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는 ‘푸드테크’에 대해서는 푸드테크밸리에 입주한 이성준 팡세 대표이사가 소개를 했다. 팡세는 프리미엄 배양육을 개발하고 있는 바이오 프린팅 기술 전문기업이다. 이성준 대표는 “기존 푸드에 혁신의 요소가 가미된 분야”라며 “기존에는 성분을 분석하고 재조합을 하는 정도였다면 푸드테크는 IT와 바이오, 나노기술 등이 결합돼 기존의 연구개발을 뛰어넘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다혜 팀장도 “푸드테크는 산업의 틀을 바꿀만한 기술을 의미한다”며 “기존의 식품 산업이 제조업과 유통업에 머물렀다면 이제 다양한 분야와 조합이 가능하다. 식품 산업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푸드 강자’ 롯데, 시장 관점의 실질적 협업 모델 강점 푸드테크밸리에는 현재 롯데벤처스의 푸드테크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인 ‘미래식단’ 1, 2기 기업 중 6개사가 입주해있다. 푸드테크가 각광받고 있는 만큼 점점 더 규모를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신성장 동력 발굴과 관련해 예산도 대폭 늘어난 만큼 기존의 내향형 오픈 이노베이션이 아닌 적극적인 오픈 이노베이션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팀장은 “롯데가 혁신의 시드가 되자는 마음”이라며 “푸드테크의 핵심 기업들이 다 모였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는 초기이다 보니 협업 모델을 개발 중이고, 멘토링을 하면서 다양한 부서와 교류하고 의견을 나누고 있는 만큼 좋은 모델이 나올 것 같다”며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소개했다. 롯데가 ‘푸드 강자’이다 보니 다른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과는 차별화된 실질적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식품업계에서는 전혀 경험하지 못했던 롯데만의 인프라가 특히 강점이다. 오픈이노베이션&커넥션팀은 총 5명 중 4명이 모두 연구원 출신이다. 이성준 대표는 “다른 대기업들은 마케팅적인 측면에서 스타트업에 접근하거나 도움을 주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롯데는 연구집단이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연구원들은 연구와 사업화를 다해본 경험자들이라 스타트업 입장에서 배우는 점이 상당히 많다”며 “연구원들은 깊게 들어가 제품에 대한 방향성까지 제시해줘서 실질적 사업에 큰 도움이 된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멘탈케어와 소비자감성센터 활용까지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롯데만의 프로그램이 있다. 이 대표는 “창업 이후 8년 동안 엑셀러레이터들을 만나봤지만 멘털케어 프로그램을 도입한 곳은 롯데가 처음이었다”며 “창업자들은 불안감과 외로움을 감내해야 하는데 멘탈케어 프로그램이 큰 도움이 됐다. 롯데가 실질적인 도움을 위해 고민한 흔적이 느껴졌다”고 고마워했다. 시장 관점에서 스타트업에 다양한 조언을 하고, 소비자감성센터와 같은 시설 지원도 연계하고 있다. 김 팀장은 “소비자감성센터의 다양한 패널들을 통해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을 얻을 수 있다”며 “시장이 중요하기 때문에 ‘시장 관점’과 연계해 기술 스타트업에게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롯데중앙연구소의 400명 안팎의 직원 중 연구원만 300명 정도다”며 “연구원의 수준이 높고 솔직한 평가를 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과제를 하나씩 클리어해 나가면 좀 더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푸드테크밸리의 강점에 힘을 줬다. 롯데는 푸드테크 분야에서 신사업 전개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소비자에게 친숙하다는 ‘무기’를 바탕으로 미래 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친다는 계획이다. 김다혜 팀장은 “롯데는 소비자에게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다. 어렸을 때부터 롯데의 제품을 먹고 자란 소비자가 많다”며 “그렇기 때문에 미래 사업에 대한 경쟁력을 빠르게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푸드테크 해당 분야의 스타트업들과의 점진적인 협업을 통해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겠다”고도 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4.14 06:59
산업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비중 확인...반도체 10% 감소 시 경제성장률도 뚝

한국의 반도체 수출 양대산맥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무게감을 증명하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반도체 수출 둔화가 예상보다 커질 경우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이 1% 초반까지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25일 대한상공회의소의 SGI 브리프 보고서('반도체 산업의 국내 경제 기여와 미래 발전전략')에 따르면 반도체 수출이 10% 감소하면 국내 경제성장률은 0.64%, 20% 감소시에는 1.27% 하락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1.7%로 예측하고 있다. 보고서는 반도체 수출 둔화가 예상보다 커질 경우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이 1% 초반까지 하향 조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작년 3분기부터 시작된 국내 반도체 산업의 경기 침체는 올해 하반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지난해 4분기 적자마저 전망되고 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반도체 수출 증가율은 -9.9%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전년 동기 대비 반도체 수출 증가율은 올해 상반기 -16.8%에서 저점을 기록하고 하반기에도 -2.2%로 침체가 이어질 전망이다.김천구 대한상의 SGI 연구위원은 "과거 IT 버블 붕괴(2001년), 1·2차 치킨게임(2008·2011년) 등의 시기에 국내 반도체 수출 증가율이 40% 이상 급락했다"며 "그동안 반도체 산업은 국내 경제의 연평균 경제성장률(2010∼2022년) 3.0% 중 0.6%를 높이는 데 기여했지만 올해는 오히려 경제성장률을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작년 기준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은 6839억 달러 규모로, 이중 반도체 수출액은 1292억 달러다. 전체 산업에서 반도체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10.9%에서 작년 18.9%로 증가했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가 계측한 바를 보면 과거 반도체 산업의 경기 사이클 주기는 평균적으로 경기 상승은 약 3년(38.7개월), 하강은 약 1년(12.1개월) 지속되는 경향이 있다. 최근 PC와 스마트폰 등 소비자용 IT 기기와 기업용 서버 수요 둔화, 공급 과잉 등으로 반도체 재고가 쌓이고 있다. 미국의 중국 견제와 자국 공급망 강화 조치 등으로 정치적 불확실성도 높은 상황이다.보고서는 특히 국내 반도체 산업의 침체에 따른 민간투자 축소를 우려했다. 국내 전산업 대비 반도체의 설비투자 비중은 2010년 14.1%에서 2022년 24.7%까지 급증한 상황이다. 보고서는 반도체 설비투자액이 2022년 54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7% 줄어든 데 이어 올해도 51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1%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글로벌 반도체 산업이 빠르게 재편되고 각국이 반도체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뛰는 상황에서 국내 반도체 산업의 투자 감소는 성장의 손실뿐만 아니라 치열해진 국가 간 기술경쟁에서 뒤처지는 요소가 될 수도 있다.김 연구위원은 "기업의 투자 의지를 다시 살리려면 정책의 적시성이 중요하다"며 "정부의 투자세액공제 확대 조치가 국회에서 조속히 입법될 수 있도록 정치권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정부안에 따르면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의 당기(연간) 시설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이 대기업 기준 현재 8%에서 15%로 올라간다. 추가 투자 증가분에 대한 혜택까지 고려하면 시설 투자 세액공제율은 최대 25%까지 올라갈 전망이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1.25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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