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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연속 챔프전 MVP…여전히 ‘우리·단비’ 천하

여자프로농구(WKBL) 아산 우리은행 김단비(34·1m80㎝)가 2년 연속 팀의 챔피언결정전(5전 3승제) 우승을 이끌며 최우수선수(MVP)에 등극했다.우리은행은 지난달 30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2023~24 여자프로농구 챔프전 4차전에서 청주 KB를 78-72로 제압,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통산 12번째 우승에 성공했다. 지난해 디펜딩 챔피언 우리은행은 올 시즌 정규리그 승률 9할(27승 3패)에 빛나는 KB를 격파했다.KB는 ‘농구 여제’ 박지수(26)를 비롯해 강이슬·허예은·염윤아 등이 포진한 정규리그 1위 팀이다. 박지수를 넘지 못한 경쟁 팀들은 차례로 무릎을 꿇었고, 우리은행 역시 지난 2021~22시즌 챔프전에서 0-3으로 스윕패했다.우리은행은 이듬해 챔프전에 도전장을 내밀었고 우승까지 차지했다. 반면 KB는 박지수가 공황장애 여파와 손가락 부상이 겹쳐 봄 농구가 좌절됐다. 이번 시리즈는 2년 만에 성사된 리벤지 매치였다.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박지수 대처법’에 대해 물었을 때 “막기 쉽지 않다”라고 인정했다. 그러나 김단비가 해답을 보여줬다. 김단비는 시리즈 내내 자신의 키보다 16㎝ 큰 박지수를 수비했다. 팀 동료 박지현과의 협력 수비로 공을 차단하는 장면을 여럿 보여줬지만, 일차적으로 박지수가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하게 방해한 것이 바로 김단비였다. 40분 내내 거친 몸싸움과 수비 집중력을 동시에 보여준 장면은 팬들의 탄성을 이끌었다. 김단비는 코트를 넘나들며 장기인 중거리슛과 레이업도 연이어 꽂아 넣었다. 4차전 4쿼터 3분 43초 남겨둔 시점, 김단비가 박지수의 공격을 막아선 뒤 넘어져 있다가 오뚜기처럼 일어서 단숨에 레이업 득점까지 올려놓은 장면은 이번 시리즈를 요약한 장면이었다.김단비는 4차전에서만 24점 7리바운드 7어시스트 5블록을 기록했다. 그의 이번 챔프전 평균 기록은 21.8점(2위) 6.5리바운드(3위) 6.5어시스트(1위) 2.2스틸(1위) 2.5블록(1위). WKBL 역대 최고의 올라운드 플레이어라는 칭호다운 활약이었다. 그는 기자단 투표 59표 중 58표를 받아 2년 연속 챔프전 MVP까지 거머쥐었다.김단비는 2007년 인천 신한은행에서 데뷔한 후 5년 연속 통합 우승을 맛보며 커리어를 시작했지만, 주로 선배들의 뒤를 받치는 역할이었다. 팀의 중심으로 올라선 뒤에도 정규리그·챔프전 MVP와는 연이 없었다. 동시에 전성기 구간에 접어든 2010년대엔 위성우 감독의 우리은행에 막혀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그랬던 김단비는 지난 2022~23시즌 우리은행에 합류하며 커리어의 새 챕터를 열었다. 그리고 결국 꿈에 그리던 정규리그·챔프전 MVP를 모두 맛봤다. 특히 올 시즌에는 ‘최강팀’ KB를 꺾으며 더욱 값진 시즌을 매조졌다.김단비는 이번 챔프전 중 “이제는 내가 하지 못하더라도, 후배들이 플레이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 줘야 한다”며 동료들의 성장을 바라는 말을 많이 남겼다. 하지만 34세의 김단비는 여전히 ‘봄의 여왕’다운 활약을 선보이고 있다.김우중 기자 2024.03.31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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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스타] MVP의 관록 뽐낸 박혜진 “일방적인 경기는 없어, 흐름은 온다”

여자프로농구(WKBL) 챔피언결정전 통산 최다 최우수선수(MVP) 수상(3회)에 빛나는 아산 우리은행 가드 박혜진이 자신의 명성다운 활약을 펼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우리은행은 통산 12번째 챔프전 우승까지 단 한 걸음만 남겨뒀다.박혜진은 28일 오후 7시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청주 KB와의 우리은행 우리WON 2023~24 여자프로농구 챔프전(5전 3승제) 3차전에서 39분 53초 14득점 9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 팀의 62-57 승리에 힘을 보탰다. 우리은행은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만들며 90.9%(10/11회)에 달하는 우승 확률을 잡았다.이날 경기는 2쿼터까지 KB의 압도적인 우위가 이어졌다. 빈틈없는 지역방어에 이어, 그동안 침묵했던 3점슛마저 터지며 우리은행을 압박했다. 우리은행은 에이스인 김단비와 박지현마저 체력 저하 탓인지 큰 영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하지만 박혜진은 팀이 크게 뒤처진 순간에도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1쿼터 정확한 중거리슛에 이어 적극적인 리바운드 가담까지 뽐낸 그는 2쿼터에도 이명관과 함께 팀의 공격 침묵을 깨는 득점을 올렸다. 최고 하이라이트는 3쿼터에 나았다. 우리은행이 김단비의 원맨쇼로 추격을 전개하자, 박혜진이 옆에서 그를 보좌했다. 박혜지는 3쿼터 3분 31초를 남겨두고 골밑 득점을 올리며 승부를 2점 차로 만들었다. 이어 1분 56초가 남았을 땐 박지현의 패스를 받아 승부를 뒤집는 3점을 꽂아 넣었다. KB의 16점 리드가 모조리 지워진 순간이었다.KB는 우여곡절 끝에 다시 동점을 만들었지만, 박혜진은 김단비의 패스를 받아 2초를 남겨두고 장거리 3점을 터뜨리며 아산 이순신체육관을 함성으로 채웠다.박혜진은 승부처인 4쿼터엔 수비와 리바운드에 힘을 보탰고, 결국 우리은행이 KB를 제압하며 승전고를 울렸다.승리 뒤 수훈선수로 선정돼 취재진과 마주한 박혜진은 “이겼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전반에 포기를 한 건 아니지만, ‘오늘은 안 되려나’라는 생각도 들었다”라고 털어놓으며 “후반 에너지 레벨을 끌어 올리자고 입을 모았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라고 웃었다. 동시에 “솔직히 이겼다는 게 실감 나지 않는다”라고 재차 말했다.한편 취재진이 3쿼터 마지막 김단비와 득점을 합작한 장거리 3점슛 장면에 대해 묻자, 박혜진은 “사실 연습 때는 감이 나쁘지 않은데, 경기장에서는 별로더라. 그런데 2차전 때 쏴야 할 때 머뭇거린 장면이 있었다. 오늘은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잘하는 것부터 하자고 생각했다. 솔직히 코트 위에선 거리감이 짧게 느껴져서 장거리슛에 대한 자신감은 있었다”라고 돌아봤다. 이날 경기는 지난 2차전과는 반대 양상으로 흘렀다. 2차전엔 우리은행이 초반 주도권을 잡았다가, 후반에 무너지며 고개를 떨궜다. 이번에는 그 반대 경우였다. 이에 대해 박혜진은 “단기전에서는 어느 한 팀이 일방적으로 이기기 쉽지 않다. 언젠가는 흐름이 오며, 위기가 닥친다. 2차전 때는 우리가 그 흐름을 대처하지 못한 것이다. 오늘은 초반 위기가 있었지만, 잘 극복해서 KB에 이긴 것 같다”라며 베테랑다운 답변을 남겼다.경기 뒤 위성우 감독은 박혜진의 경기력이 올라온다고 칭찬한 바 있다. 이 메시지를 전하자 박혜진은 “이번 시즌은 정말 이길 수만 있다면 뭐든 좋으니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으면 좋겠다는 심정으로 뛰고 있다”라면서도 “분명 플레이오프(PO)보단 경기력이 올라왔다. 슛을 멀리 던지는 것도 편해진 것 같다. 2경기 남았지만, 무조건 팀이 이기는 것만 생각하겠다”라고 강조했다.한편 상대인 KB는 경기 전 다양한 동기 부여 영상을 시청하며 경기에 임한다. 우리은행은 위성우 감독의 쓴소리가 코트를 가득 채우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에 취재진이 ‘감독님께서 어떤 얘기를 했는지’라고 묻자, 박혜진은 “2년 전에 0-3으로 허무하게 진 경기를 말씀해 주셨다. 우리끼린 ‘후회 없이 하자’고 했는데, 감독님께서는 ‘밀리면 무조건 죽는다. 후회하는 건 없다’라고 하시더라”라면서 “얘길 듣고 우리도 진다는 생각을 안 하고 들어갔다. 단기전은 흐름이 중요하지 않나. 자신감을 갖고 이기기 위한 경기를 하겠다”라고 말했다.박혜진은 2010년대 우리은행 왕조를 지탱한 슈퍼스타 가드다. 올 시즌엔 개인 사정으로 늦장 합류하고, 부상 탓에 전성기 대비 영향력이 크게 떨어졌다. 하지만 위기마다 소중한 득점과 리바운드를 따내며 WKBL 최다 챔프전 MVP 수상자의 면모를 뽐내고 있다. 박혜진이라는 날개를 얻은 우리은행은 30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4차전에서 승리한다면, 통산 12번째 챔프전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다.아산=김우중 기자 2024.03.28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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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에도 빛난 ‘보스’ 김정은의 투혼, 이제는 동료들도 응답할 차례

여자프로농구(WKBL) 부천 하나원큐의 베테랑 포워드 김정은(37·1m79㎝)의 투혼에 동료들이 응답할 수 있을까. 지난 2012년 창단한 하나원큐는 올 시즌 처음으로 봄농구를 하고 있다. 지난 3시즌간 5위·6위·6위라는 부진을 뒤로하고, 올해 4위에 오르며 마침내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다. 하나원큐는 정규리그 1위 청주 KB와의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1·2차전을 모두 패하며 탈락 위기에 놓였다. KB는 극단적인 3점슛 난조에도 ‘농구여제’ 박지수가 코트를 지배하며 시리즈 2승을 선취했다.KB가 일방적으로 앞서고 있지만, 경기 내용상 시리즈에서 가장 빛나고 있는 건 김정은이다. 그는 1·2차전 모두 팀 내 최다 득점을 올렸다. 고비마다 득점에 성공하며 추격전을 이끌었다. 특히 지난 11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PO 2차전에서는 2쿼터 막바지 홀로 7득점을 몰아치며 접전 양상을 이끌었다. 더블 클러치 레이업, 장거리 3점슛, 아이솔레이션 후 점프슛은 전성기 모습을 연상케 했다. 김정은은 PO 2차전에서 31분 38초 동안 3점슛 3개 포함 17득점 6리바운드 3스틸 1블록을 기록했다. 유일한 아쉬움은 4쿼터 중반 기습적인 더블팀을 시도하다 5번째 파울을 범해 조기에 코트를 떠난 것이다. 하나원큐는 결국 52-62로 졌다. 패배에도 김정은의 활약이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는 올 시즌이 그의 홈 커밍 시즌이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2005년 드래프트 1순위로 신세계 쿨캣 유니폼을 입었고, 그해 신인왕을 따냈다. 신세계 해체 후 선수단이 이어져 탄생한 게 하나원큐다. 창단 멤버가 된 김정은은 득점왕만 네 차례 수상하며 팀의 암흑기를 지탱했다. 이후 아산 우리은행 이적 후 3차례 우승 반지와 1차례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까지 수상했다. 그랬던 김정은은 올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을 얻어 친정팀인 하나원큐로 돌아왔다. 지난달 창단 첫 봄농구를 확정해 팀의 잔혹사를 끊은 뒤엔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당시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어렵게 창단해서 한 번도 PO를 진출시키지 못한 선수였다. 다시 돌고 돌아 창단 첫 PO를 가게 됐다. 오랜 선수 생활하며 치른 수백 경기 중 가장 의미 있는 경기였다”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PO에서도 눈부신 김정은의 활약에, 이제는 동료들이 응답할 차례다. 에이스로 성장한 가드 신지현과 센터 양인영은 PO를 앞두고 “언니에게 의지하기보다, 우리가 언니한테 도움이 되고 싶다”라는 말한 바 있다. 하나원큐는 13일 오후 7시 부천실내체육관에서 KB와의 PO 3차전에서 격돌한다.김우중 기자 2024.03.13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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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시련 거친 '7관왕', 비로소 진짜 '국보'가 됐다

시련은 아프기만 한 게 아니었다. 아픔을 딛고 돌아온 박지수(26·청주 KB)가 7관왕 시절 그 이상의 파괴력으로 올 시즌 여자농구 통합 우승을 정조준 중이다.박지수는 지난 11일 아산 우리은행전에 출전해 33점 16리바운드로 팀의 71-61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승리로 최근 12연승을 달린 KB는 정규리그 우승 매직넘버를 1로 줄였다. 이르면 13일 부산 BNK전에서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짓게 된다.이번 시즌 여자농구에서 박지수의 존재감은 절대적이다. 견줄만한 선수조차 없다. 평균 득점(21.2점) 리바운드(15.76개) 블록슛(1.68개) 2점슛 야투율(0.604) 공헌도(1142.7)에서 모두 1위다. 득점, 리바운드 등은 2년 연속 7관왕(득점, 리바운드, 2점슛 야투율, 베스트5, 윤덕주상, 우수수비선수상, MVP)에 올랐던 2020~21시즌, 2021~22시즌과 비슷하나 3점슛 성공률이 20% 전후에서 42.1%로 올랐고, 평균 어시스트 개수도 5.6개로 처음으로 5개를 넘겼다. 지난 시즌 공황장애 및 손가락 부상으로 제대로 시즌을 소화하지 못했던 그가 한 단계 더 진화한 걸 확인시켜주는 기록이다.박지수의 지배력은 이미 라운드 MVP 수상 이력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는 앞서 지난달 29일 올 시즌 4라운드 MVP에 올랐다. 1라운드부터 전 라운드 모두 수상했는데, 4라운드 연속 수상은 여자농구 역사상 최초. 항저우 아시안게임 이후 여자농구에 경기력 논란이 일었지만, 박지수는 되려 커리어하이를 찍고 있다. 여전히 독보적인 페이스라 5~6라운드까지 전 라운드 MVP를 수상해도 이상하지 않다. 말 그대로 막을 수 없는 위력에 라이벌 우리은행은 경기도 하기 전에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 우리은행 사령탑이자 여자농구 역사상 최고 명장으로 통하는 통산 '300승'의 위성우 감독은 11일 맞대결 전 "5라운드 말까지 왔는데도 다른 팀들이 박지수를 잡지 못한다. 막기 어렵다는 것"이라며 "2년 전에도 챔프전에서 만났지만, 2년 동안 박지수가 더 노련해졌다. 대처할 수 있는 이가 없다"고 혀를 내둘렀다.실제로 이날 우리은행은 박지수 제어에 애를 먹었다. 지난 시즌 MVP 김단비를 포함해 박혜진, 박지현, 최이샘 등 국가대표급 멤버를 자랑하는 우리은행에서도 박지수를 제대로 마크할 수 있는 선수가 드물었다.위성우 감독은 "상대 팀 선수지만 너무 좋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위 감독은 "스물 일곱살 정도에서 전성기를 맞았는데, 생각보다 더 빨리 컸다. 사실 지난 시즌 몸아 아파서 그랬을뿐 재작년부터 이런 선수가 됐다. 여자농구에서 가장 중요한 이가 될 것"이라며 "너무 똑똑한 선수다. 보통 키만 커서 리바운드만 많이 하거나 슛만 잘 넣는 선수들이 많았다. 그러면 수비가 약하다거나 허점이 있는 편인데 박지수는 허점을 찾기 어렵다. 5개 팀 감독들이 모두 똑같이 생각할 거다. 박지수를 보유한 김완수 KB 감독조차 똑같이 생각할 것"이라고 웃었다.이미 높이와 파워는 20대 초반부터 정상급이었던 박지수다. 지금의 박지수가 달라진 건 경기를 보는 눈, 멘털이다. 위성우 감독은 "KB전에서는 상대 팀이 공격적으로 가기가 쉽지 않다. 박지수가 워낙 인사이드 수비를 잘한다. 수비 버뮈가 넓다"며 "몇 년 전만 해도 이 정도로 넓지 않았는데, 노련함이 붙었다. 이제 경기 흐름을 안다. 그래서 더 무섭다. 블록슛을 잘한다 못한다의 문제가 아니다. 자신이 도와줘야 할 때, 아닐 때를 알고 한다"고 칭찬했다. 위성우 감독의 극찬은 이어졌다. 그는 "내가 박지수에 대해 제일 잘 알 것"이라며 껄껄 웃었다. 그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최종예선 때 대표팀 감독으로 박지수를 맡았다. 그때 '얘는 뭐지?' 싶더라. 그 어린 몸으로도 FIBA 대회에서 상대 선수들을 놀라게 했다. 만나는 팀 감독마다 그의 나이를 묻고 기량을 극찬하더라"고 떠올렸다. 위 감독은 "박지수가 어릴 때야 언니들의 기술에 당황하기도 했는데, 25살이 넘어가면서 이 방법, 저 방법을 다 경험하면서 똑똑해졌다. 올 시즌도 초반에는 상대 전술에 에러도 조금 나왔지만, 금방 적응해버리더라"고 감탄했다.적장의 끝없는 칭찬에 박지수도 감사하다고 미소지었다. 경기 후 만난 박지수는 "위 감독님께 인사 드리니 '널 못 막겠다, 너무 잘한다'고 칭찬해주셨다. 상대 감독님께서 칭찬해주시니 당연히 감사하다"고 웃었다.박지수는 '노련함'에 대해 "이전까지는 여유가 없었다. 상대가 트랩이 들어오는지, 새깅이 깊은지, 맨투맨으로 들어오는지 생각하지 못했다. 패스가 보이면 패스를 하고, 들어오지 않는데도 패스를 하다 에러가 많아지기도 했다. 결국 직접 해결해보려고 욕심을 부려 1대1 상황이 많았다"고 떠올렸다. 이어 "지금은 상대 진열을 먼저 보게 된다. 공을 잡고 급하게 하지 않고 상대가 새깅이 깊은지, 트랩을 들어오는지 본다. 그러니 패스도 잘 되고, 해결해야 할 때는 또 쉽게 한다. 그런 데서 좋아진 것 같다"고 했다. 위성우 감독은 박지수에 대해 "지수는 마음만 먹으면 매 경기 트리플 더블을 하고, 30점 20리바운드씩 기록할 수 있는 선수다. 하지만 팀 밸런스를 위해 무리하지 않는다. KB와 박지수가 잘 하고 있는 것"이라고 바라봤다.박지수는 "상대 수비가 트랩을 들어오면 내가 해결하고 싶어도 패스해야 하는 날이 있고, 또 직접 해결해야 하는 날도 있다. 패스를 욕심내거나, 득점을 욕심낼 수는 없다. 상황에 따라 대처해야 한다"며 "좋게 봐주셨지만 매 경기 그렇게 기록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웃었다. 이어 "그러면 나도 힘들 것 같고, 팀에도 좋지 않을 거다. 개인 기록을 신경 쓰다 보면 팀이 와해될 수 있다. 기록보다는 팀이 이기는 게 더 좋다"고 답했다.무엇보다 지난해 고난이 박지수를 더 웃게 하고 있다. 아프기 전보다 더 농구를 즐겁게 하고, 우승에 더 기뻐할 수 있게 됐다. 박지수는 "지난해 경기를 많이 뛰지 못해 경기장에 있는게 팀에 미안했다. 손가락 수술까지 하고 시즌 아웃 상태로 팀을 따라다녀야 할 때는 정말 미안했다. 체육관에 오기 싫다는 생각까지 들었다"며 "올해는 그런 생각을 안 해도 된다. 내가 도와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 시즌과 너무 다르다. 그 전 시즌과도 또 다르다. 올 시즌은 팀으로 우승하는 기분"이라고 웃었다.이제 박지수에게 '국보'는 단순한 수식어가 아니다. 지난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끝으로 주장 김단비가 태극마크 은퇴를 선언한 가운데 박지수가 대표팀의 기둥이 돼야 한다. 그리고 그럴 기량은 이미 충분하다.적장도 그의 가치를 인정하는 이유다. 그래서 '국보'다. 위성우 감독은 '공략 불가' 박지수의 존재에 힘을 얻을 여자 농구에 기뻐했다. 위 감독은 "상대 팀 입장에서야 어쩔 수 없지만, 우리나라에 저런 좋은 센터가 있다는 게 기쁘다. 일본 선수들보다 박지수가 더 좋다고 본다. 마인드, 승부욕까지도 좋다. 국제대회에서 박지수 같은 센터가 있으면 상대 선수들이 다 겁을 먹을 정도"라며 "그런 선수가 우리나라에 있다는 사실, 그 하나만큼은 참 뿌듯하다"고 웃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2.12 11:14
스포츠일반

최은실 때보다 잘하는 최이샘, 개명효과 톡톡

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 최이샘(27·1m83㎝)이 개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20일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2021~22시즌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인천 신한은행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75-74로 역전승을 거뒀다. 최이샘은 72-74로 뒤진 연장 종료 23초를 남기고 짜릿한 결승 3점 슛을 넣었다. 연장에서만 3점 슛 두 방을 성공한 최이샘은 10득점 6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최이샘의 역전포 한 방은 우리은행의 팀 분위기를 바꿨다. 시즌 초반 3패를 당하며 중위권으로 떨어졌던 우승 후보 우리은행(5승 3패)은 2연승을 달리며 신한은행과 공동 2위로 올라섰다. 선두 청주 KB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최이샘은 21일 전화 인터뷰에서 "연장전 경기를 이겨서 기쁘다. 결승 3점 슛을 던지기 직전에 실수를 해서 동료들에게 미안했는데, 개인적으도 다행이다. 위성우 감독님에게 오랜만에 '잘했다'고 칭찬받았다"고 말했다. 최이샘은 농구 팬에게 '최은실'이라는 이름으로 더 친숙하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둔 지난 8월 '은실'에서 이샘'으로 개명했다. 한글 이름이다. 2013년 우리은행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그는 줄곧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면서 후보 선수인 식스맨에 머물렀다. 지난 시즌인 2020~21시즌도 무릎 부상으로 20경기 출장에 그쳤다.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작명소를 찾았다. 최이샘은 "한글 이름이라서 마음에 들었다. 워낙 건강과 부상으로 힘든 시기가 많아서 성명학적으로 건강할 기운을 가진 이름이라고 해서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개명 효과일까. 최이샘은 올 시즌 전성기를 맞았다. 올 시즌 팀이 치른 8경기에 모두 출전한 최이샘은 경기당 평균 31분 57초를 소화하는 주전 선수로 올라섰다. 우리은행엔 박지수(KB), 진안(부산 BNK), 배혜윤(용인 삼성생명) 같은 정통 빅맨이 없다. 그동안은 포워드 김소니아와 가드 박지현이 리바운드를 맡았는데, 포워드 겸 센터인 최이샘이 가세하면서 공격과 수비 상황에서 '높이'에 대한 불리함도 일부 해소됐다는 평가다. 최이샘은 경기당 평균 11.3득점 5.6리바운드 1.8리바운드로 데뷔 후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 중이다. 수비만 잘하는 '반쪽짜리 선수'에서 공격과 수비를 다 하는 팀의 주전급으로 거듭났다. 최이샘은 "지금 성적만으로 이름을 바꾼 효과가 있다고 판단하긴 어렵지만, 좋은 출발을 했다는 점에선 기대가 된다. 부상이 없이 전 경기를 다 뛰어야 하고, 현재 기량을 끝까지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이샘은 올 시즌 새 이름은 농구 팬에게 각인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현재 선두권과 멀어졌다고 생각하는 분도 계시는데, 한 경기 한 경기 따라가면 불가능하다고 느껴진 목표도 따라잡을 수 있다. 지금은 우승이나 통합 우승이라는 말을 하기보단, '치고 올라가겠다' '우리은행다운 끈끈하고 빠른 경기력'을 약속하겠다. '최은실'보다 나은 '최이샘'이 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2021.11.21 15:37
스포츠일반

“박지수가 무적이라고요? 둘이 막으면 되죠”

“리바운드는 키보다 자신감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저희 둘, 자신감은 둘째가라면 서러운 사람이에요.”아산 우리은행의 골밑을 책임질 김소니아(28·1m77㎝)와 박지현(21·1m83㎝)을 12일 서울 장위동 우리은행 체육관에서 만났다. 오는 24일 개막하는 2021~22시즌 여자프로농구 우승 후보는 국가대표 센터 박지수(1m96㎝)가 버티는 KB다. 우리은행은 KB의 유일한 대항마로 꼽힌다. 에이스로 도약한 김소니아와 박지현 덕분이다.둘은 지난 시즌 초반 주포 박혜진(31)과 김정은(34)이 부상을 당하면서 주전으로 올라섰다. 김소니아-박지현 콤비는 경기당 평균 35분 이상을 뛰며 평균 32.5득점 10.2리바운드를 합작했다. 여자농구 평균 키로도 리바운드를 잘 잡았다. 포워드 김소니아는 평균 9.9개의 리바운드를 걷어 올려 리그 이 부문 4위. 박지현은 10.4개로 2위에 올랐다. 1위는 단연 박지수(15.2개)였다.든든한 센터가 없었던 우리은행은 둘 덕분에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플레이오프에선 4강 탈락)을 차지했다. 김소니아는 “KB 박지수가 좋은 체격과 실력을 갖췄지만, 넘지 못할 존재는 아니다. 지현이와 힘을 합치면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강조했다. 박지현도 “소니아 언니와 콤비 플레이를 기대해달라”며 자신감을 보였다.이번 시즌을 앞두고 베테랑 슈터 박혜진과 김정은이 부상에서 복귀했다. 득점 부담이 줄어든 김소니아와 박지현은 리바운드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두 사람은 비시즌 내내 키 1m90㎝의 남자 트레이너를 골밑에서 막는 훈련을 했다. 키가 5~10㎝ 더 큰 남자 고교 농구부와 연습경기도 했다. 지난 8월 도쿄올림픽을 경험한 것도 도움이 됐다. 루마니아계 혼혈인 김소니아는 루마니아 3대3 여자 농구 국가대표로, 박지현은 한국 여자 농구 국가대표로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맞붙었다.김소니아와 박지현은 ‘박지수 맞춤식’ 리바운드 전술을 만들었다. 볼이 림을 맞는 순간 김소니아가 박지수에게 달라붙어 몸싸움을 벌이는 것이다. 박지수가 방해를 받는 사이 박지현이 달려들어 볼을 따내는 방식이다. 박지현은 “지난 시즌 소니아 언니와 리바운드 상황에서 자주 싸웠다. 공만 보면 같이 달려들었기 때문이다. 그 모습을 보고 감독님이 벤치에서 한숨을 쉬는데 많이 창피했다. 지금은 임무가 달라서 훨씬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김소니아는 “1990년대 마이클 조던을 도와 미국 프로농구(NBA) 시카고 불스의 전성기를 이끈 리바운더 데니스 로드맨처럼 되고 싶다. 로드맨은 키가 2m1㎝로 당시 센터의 평균보다 10㎝ 정도 작았다. 그래도 7년 연속 리바운드왕(1991~98년)이 됐다. 나는 ‘여자 로드맨’”이라며 자부심을 보였다.김소니아는 박지수가 골 밑에서 돌아 슛을 시도할 때 달려들어 오펜스 파울(공격자 반칙)을 유도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김소니아는 남편이자 남자 국가대표 센터 출신 이승준(은퇴)과 1대1 훈련도 했다. 이 과정에서 큰 선수들이 자주 범하는 반칙과 까다로워하는 수비법을 배웠다.김소니아는 “박지수는 ‘BQ(농구 지능)’가 높아서 매번 같은 방법으로 막을 수 없다. 짜증이 날 만큼 끈질긴 수비를 하겠다”고 예고했다.두 사람은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한 경험이 없다. 김소니아는 19세였던 2012년 우리은행에 입단했다. 두 시즌 동안 9경기에 나와서 평균 2.1득점, 1.4리바운드만 기록하고 짐을 쌌다.챔피언결정전에서 활약할 기회가 없었다. 김소니아가 우리은행에 복귀한 2018~19시즌은 7시즌 연속 이어졌던 통합우승(정규리그·챔피언결정전) 행진이 멈출 때였다. 프로 3년 차 박지현은 그해 데뷔했다.김소니아는 “올 시즌엔 꼭 챔피언이 돼 보고 싶다. 코트에서 잘하기 위해 평소에도 팀워크를 다져야 할 것 같다. 그래서 라커룸에서 음악을 크게 틀고 후배들과 웃긴 표정으로 춤추고 노래한다. 인스타그램에 올릴 사진도 같이 찍는다. 올 시즌 마지막 경기에선 우승 파티 사진을 올리는 게 목표”라며 웃었다.박지현은 “팀 언니들은 대부분 여러 차례 우승을 해봤다. 그런데 난 아직 챔피언결정전 경험도 없다. 모두 힘을 합쳐서 우승을 이뤄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2021.10.14 08:42
스포츠일반

박혜진을 잡아라…우리은행 감독·사무국장 부산행

여자프로농구 이적시장 최대어 박혜진(30)을 잡기 위한 이적시장 경쟁이 뜨겁다. 원 소속팀 아산 우리은행이 위성우 감독을 앞세워 총력전을 펼치는 가운데 경쟁 구단도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박혜진은 2019~20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 선수 자격을 얻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시즌이 조기 종료되면서 고향 부산에 머물며 각 구단과 면담 중이다. 오는 25일까지 전 구단과 협상이 가능하다. 박혜진은 팀의 레전드로 남느냐, 변화를 통해 새로운 도전을 하느냐를 두고 고민 중이다. 박혜진의 몸값은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다. 여자프로농구는 개인 연봉 상한선이 3억원인데, 박혜진은 최고 대우를 받고 있다. 어느 팀에 가도 연봉(수당 제외) 인상을 기대할 순 없어서 어떤 결정을 내리든 명분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 통합 6연패(2012~18년)를 이끈 주역 박혜진은 리그 최고의 선수로 통한다. 정규리그 최우수 선수(MVP) 5회, 챔피언결정전 MVP 3회를 수상했다. 2019~20시즌도 공헌도 1위로 MVP를 차지했다. 키 1m78㎝ 가드인 그는 왕성한 활동량에 날카로운 슛 감각이 주 무기다. 우리은행 전성기를 이끌며 베테랑급 큰 경기 경험까지 쌓았다. 이런 박혜진을 영입하는 팀은 단 번에 다음 시즌 우승 후보로 올라설 수 있다. 다른 구단이 전력 혹은 금전 손실의 부담을 안고도 영입을 원하는 이유다. 원 소속팀 우리은행을 제외한 다른 팀이 박혜진을 영입하려면 보상선수 1명이나 계약금액 3배의 보상금 중 하나를 우리은행에 줘야 한다. 박혜진을 가장 적극적으로 설득 중인 팀은 우리은행이다. 위 감독은 두 차례나 직접 부산을 찾아 박혜진과 만났다. 강한 카리스마와 지옥 훈련으로 유명한 위 감독은 박혜진 마음을 잡기 위해 지도 방식까지 부드럽게 바꿔보겠다고 제안했다. 감독이 선수를 의식해 자신의 지도 철학에 변화를 주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그만큼 팀 내 박혜진의 존재감이 크다는 뜻이다. 정장훈 우리은행 사무국장은 지난 3주간 사실상 부산에 머물고 있다. 박혜진은 20일까지 구단에 답을 주기로 했지만, 그 이전에라도 대화를 원하면 언제든지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위 감독과 정 국장 외에도 전주원, 임영희 두 코치도 박혜진을 설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국장은 "박혜진 선수에게 '믿고 기다리겠다'고 얘기했다. 2008~09시즌 데뷔 후 줄곧 우리 팀에서 뛰며 큰 성과를 거둔 만큼 앞으로도 우리은행에서 뛰며 레전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2020.04.19 16:35
스포츠일반

미안함·고마움·존경…'임브론' 임영희 떠나보내는 길

코트에서 20년간 활약한 우리은행 임영희. 18일 열린 2018~2019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 3차전우리은행과 삼성생명의 경기는 임영희의 현역 마지막 경기가 됐다. WKBL 제공이름 없는 식스맨으로 10년, 없어서는 안 될 주전이자 팀의 기둥으로 10년.코트에서 꼬박 20년을 보낸 '임브론' 임영희(39·우리은행)의 선수 인생 전·후반 성적표는 흡사 다른 사람의 것처럼 판이하게 다르다. 그러나 그가 보낸 20년간의 선수 생활은 전·후반전 모두 여자 농구계에 깊은 울림을 주고 마무리됐다.아산 우리은행은 지난 18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2018~2019 여자 프로농구 플레이오프(3전 2선승제) 3차전에서 용인 삼성생명에 68-75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시리즈 전적 1승2패가 된 우리은행은 2012~2013시즌부터 이어 온 챔피언결정전 6연패의 꿈을 접고, 플레이오프에서 탈락의 고배를 들게 됐다. 위성우 감독과 전주원 코치가 우리은행에 부임해 '우리왕조'를 세운 뒤 처음 겪은 일이다.챔피언결정전 진출이 무산됐지만 우리은행의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개운하다' '후련하다'는 자평이 뒤따랐다. 위 감독은 "이 자리에 너무 오래 있었다. 이보다 더 일찍 내려오게 될 것으로 생각했다"며 "(3차전까지 가는 바람에) 결과적으로 진을 빼게 돼 삼성생명에 미안하다"며 멋쩍은 미소를 짓기도 했다. 남들은 한 번도 하기 힘든 우승을 6번, 그것도 통합 우승을 연달아 달성한 팀만이 느낄 수 있는 부담감을 내려놓은 위 감독의 심정이 전해지는 말이었다.위 감독을 비롯한 우리은행 선수들이 아쉬움을 느끼는 부분은 따로 있었다. '맏언니' 임영희의 현역 마지막 경기를 조금이라도 늦추고 싶었던 욕심이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임영희는 이날 삼성생명전이 선수 생활에서 마지막 경기가 됐다. 위 감독은 경기 이후 기자회견에서 임영희의 이름을 입에 올리다가 북받치는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오열하는 모습을 보였다. "나이 마흔 살이 먹도록 감독한테 욕먹으면서도 묵묵하게 뛰어 줬다. (임)영희를 생각하면 늘 미안하고 고맙다"며 "감독 인생에서 임영희라는 선수를 만나 고마울 뿐"이라고 그에 대한 진심을 전했다.마산여고 시절 신정자와 함께 주목받았던 임영희는 1999년 광주 신세계에 입단했다. 그러나 입단 이후에는 주로 식스맨으로 뛰며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다가 2009~2010시즌 우리은행으로 이적한 뒤 전성기를 구가했다. 특히 위 감독-전 코치 체제로 시작한 2012~2013시즌부터 박혜진과 함께 '우리왕조'의 토대를 세우고 국가대표팀에서도 맹활약을 펼쳤다. 이 같은 활약 속에서 2012~2013시즌 정규 리그와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를 싹쓸이하며 여자 농구 최고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2013~2014시즌에는 챔피언결정전 MVP에 올랐다. 시즌 베스트5 포워드 부문에도 세 차례나 선정됐다.여자 프로농구 사상, 그 누구도 달성한 적 없는 600경기 기록을 세울 정도로 근면 성실했다. 자기 관리의 화신이라고 평가받는 임영희는 선수들 사이에서도 '전설'이나 마찬가지였다. 상대팀이었던 박하나는 임영희의 은퇴 사실을 되새기며 흐르는 눈물을 참지 못했다. "신세계 시절 룸메이트였는데 언니가 해 준 '김치수제비'가 기억난다. (김)정은 언니와도 함께 뛰었던 추억이 있다"며 눈물을 보인 박하나는 "영희 언니는 우리은행을 이기기 위해선 반드시 넘어야 하는 존재였다. 경기가 끝난 뒤 언니가 '꼭 우승하라'고 해 줬다"며 고마움을 전했다.적장인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도 임영희에 대해 "프로 무대에서 40세가 될 때까지 최고 자리를 지킨다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영희는 정말 대단한 선수"라며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코트에서 적으로 부딪혔던 김한별 역시 "임영희의 마지막 경기라는 사실이 많이 슬프다"며 "WKBL과 우리은행 그리고 국가대표팀에서도 큰 기여를 한 선수다. 우리은행이 6연패 하는 동안 많은 걸 해 왔는데, 그의 마지막 시즌에 챔피언결정전에 가지 못했다는 사실이 아쉽다"고 임영희에 대한 존경을 표했다. 그는 "대표팀에서도 나를 많이 도와줬다. 정말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위 감독은 이날 "다음 시즌을 잘 준비해서 임영희 없이도 강한 우리은행을 보여 주겠다"고 다짐했지만, 반쪽 같은 제자를 떠나보내는 마음은 헛헛하기 그지없었다. 농담 삼아 "전 코치처럼 아이를 낳고 코트로 돌아오면 되지 않냐"고 한탄할 정도다. 물론 위 감독이 순순히 임영희를 보내 줄 리 없다. 선수로 마지막 경기를 마무리한 임영희는 2019~2020시즌부터 우리은행 코칭스태프로 합류해 위 감독과 동행을 이어 갈 예정이다.아산=김희선 기자 kim.heeseon@jtbc.co.kr 2019.03.20 06:00
스포츠일반

'어천와 펄펄, 김정은 부활' 우리은행, 신한은행 꺾고 6연승

아산 우리은행이 인천 신한은행의 연승 행진을 가로막고 선두를 질주했다.우리은행은 27일 인천도원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 2017~2018 여자 프로농구 정규리그 신한은행과 원정경기에서 67-49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6연승을 달린 우리은행은 21승4패를 기록, 2위 청주 KB스타즈(17승7패)에 3.5경기 차로 앞선 1위를 지켰다.반면 7연승을 달리며 상승세를 타고 있던 신한은행은 우리은행의 벽을 넘지 못하고 연승 행진을 중단하게 됐다. 신한은행은 3위(13승12패)에 올라있다.승리의 일등공신은 22득점 12리바운드 '더블-더블'을 기록한 나탈리 어천와였다. 4쿼터에만 9득점을 올리는 등 경기 내내 전성기 못지않은 모습을 과시한 김정은(19득점)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었다.1쿼터부터 앞서나간 우리은행은 2쿼터 신한은행의 추격 속에 역전을 허용하는 듯 했다. 그러나 3쿼터부터 임영희, 김정은 등 베테랑의 노련한 경기 운영 속에 48-41로 다시 앞선 채 점수를 벌려나갔고 마지막 4쿼터 김정은이 펄펄 나는 활약을 펼치며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김희선 기자 kim.heeseon@joins.com 2018.01.27 20:09
경제

우리은행, 'We'll 리치100' 은퇴설계콘서트 개최

우리은행은 13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라이나전성기재단, 트러스톤자산운용연금포럼과 함께 'We’ll 리치100 은퇴설계콘서트'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풍요로운 삶과 아름다운 노후’를 주제로, 퇴직을 앞두고 있거나 이미 퇴직한 장년층 300여 명을 초청해 은퇴 이후의 삶을 준비할 수 있도록 1:1 전문가 맞춤상담과 명사 초청 강연을 실시했다. 1부 행사에서는 우리은행 WM자문센터와 트러스톤자산운용연금포럼 전문가들이 참여해 부동산, 세무, 자산관리 분야별로 1대1 맞춤상담을 진행하고, 라이나전성기재단에서는 ‘시니어를 위한 배움과 나눔의 커뮤니티’를 소개했다. 2부에서는 트러스톤자산운용연금포럼의 강창희 대표가 ‘100세시대의 행복한 노후설계’, 문요한 작가가 ‘인생으로의 두 번째 여행’을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고, 우리은행 WM자문센터에서 ‘수익형부동산 투자전략’에 대한 전문가 강연이 이어졌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은퇴 후의 풍요로운 삶을 위해 전문가의 조언이 필요하다”며 “우리은행 은퇴설계전문가인 ‘웰리치100플래너’를 통해 다양한 은퇴설계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은애 기자 cho.eunae@joins.com 2017.07.13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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