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 이적시장 최대어 박혜진(30)을 잡기 위한 이적시장 경쟁이 뜨겁다. 원 소속팀 아산 우리은행이 위성우 감독을 앞세워 총력전을 펼치는 가운데 경쟁 구단도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박혜진은 2019~20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 선수 자격을 얻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시즌이 조기 종료되면서 고향 부산에 머물며 각 구단과 면담 중이다. 오는 25일까지 전 구단과 협상이 가능하다. 박혜진은 팀의 레전드로 남느냐, 변화를 통해 새로운 도전을 하느냐를 두고 고민 중이다.
박혜진의 몸값은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다. 여자프로농구는 개인 연봉 상한선이 3억원인데, 박혜진은 최고 대우를 받고 있다. 어느 팀에 가도 연봉(수당 제외) 인상을 기대할 순 없어서 어떤 결정을 내리든 명분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 통합 6연패(2012~18년)를 이끈 주역 박혜진은 리그 최고의 선수로 통한다. 정규리그 최우수 선수(MVP) 5회, 챔피언결정전 MVP 3회를 수상했다. 2019~20시즌도 공헌도 1위로 MVP를 차지했다. 키 1m78㎝ 가드인 그는 왕성한 활동량에 날카로운 슛 감각이 주 무기다. 우리은행 전성기를 이끌며 베테랑급 큰 경기 경험까지 쌓았다.
이런 박혜진을 영입하는 팀은 단 번에 다음 시즌 우승 후보로 올라설 수 있다. 다른 구단이 전력 혹은 금전 손실의 부담을 안고도 영입을 원하는 이유다. 원 소속팀 우리은행을 제외한 다른 팀이 박혜진을 영입하려면 보상선수 1명이나 계약금액 3배의 보상금 중 하나를 우리은행에 줘야 한다.
박혜진을 가장 적극적으로 설득 중인 팀은 우리은행이다. 위 감독은 두 차례나 직접 부산을 찾아 박혜진과 만났다. 강한 카리스마와 지옥 훈련으로 유명한 위 감독은 박혜진 마음을 잡기 위해 지도 방식까지 부드럽게 바꿔보겠다고 제안했다. 감독이 선수를 의식해 자신의 지도 철학에 변화를 주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그만큼 팀 내 박혜진의 존재감이 크다는 뜻이다.
정장훈 우리은행 사무국장은 지난 3주간 사실상 부산에 머물고 있다. 박혜진은 20일까지 구단에 답을 주기로 했지만, 그 이전에라도 대화를 원하면 언제든지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위 감독과 정 국장 외에도 전주원, 임영희 두 코치도 박혜진을 설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국장은 "박혜진 선수에게 '믿고 기다리겠다'고 얘기했다. 2008~09시즌 데뷔 후 줄곧 우리 팀에서 뛰며 큰 성과를 거둔 만큼 앞으로도 우리은행에서 뛰며 레전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