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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에 공연계도 좌절...BSO, 139년만 첫 내한공연 무산 [종합]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Boston Symphony Orchestra)가 1881년 창단 이래 처음 갖는 역사적인 내한 공연이 무산됐다. 1960년 4.19 의거로 인해 내한 공연 일주일 전 취소된 이후 60년 만의 첫 방문을 확정지었는데, 이번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내한이 막혔다. 중국 우한발 전염 바이러스 감염 우려에 문화계까지 잔뜩 얼어붙는 모양새다. 마크 볼프 보스턴 심포니 대표는 "상하이 공연 주최 측에서 공연 취소를 결정하면서 협연자인 피아니스트 예핌 브로프만을 비롯해 오케스트라 단원들과 관계자들의 건강을 위해 모든 공연을 취소한다"면서 "바이러스의 영향을 훨씬 덜 받는 서울, 타이베이, 홍콩 또한 앞으로 몇 주 동안 어떤 영향을 받을지 불확실하기 때문에 아시아 투어 전체를 취소하게 됐다"고 밝혔다. 보스턴 심포니는 6일 서울을 시작으로 대만, 홍콩, 중국에서 연주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홍콩 문화여유부(문화관광부)는 공연장을 잠정 폐쇄 조처해, 보스턴 심포니 공연뿐 아니라 홍콩필하모닉과 피아니스트 루돌프 부흐빈더 연주회도 취소됐다. 이번 사태가 장기화된다면 3월 예정된 홍콩필하모닉 내한 공연까지도 영향 받을 수 있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에 따르면 1월 27일부터 2월 1일까지 서울 지역 뮤지컬 예매율은 전주 같은 기간 63.4%에서 57.1%로 떨어졌다. 경기지역은 장르에 상관없이 1~0%대 예매율을 보이고 있다. 육군 창작 뮤지컬 '귀환'은 2월 경기 공연을 모두 취소했다. 기획사 라이브컬쳐는 "최근 발생한 우한 폐렴의 확진 사례가 수도권 및 경기 일부 지역에 있었던 바 공연을 강행하는 것은 무리"라고 설명했다. 바이러스에 취약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공연은 대부분 취소됐다. 유튜브 채널을 공연으로 만든 '캐리TV – 캐빈 엘리쇼'는 2월 1~2일 예정됐던 고양 공연을 시작으로 3월까지 예정됐던 의정부, 안산, 용인, 부천, 안양 공연을 모두 진행하지 않는다. 제작사는 "공연장을 찾은 어린이와 가족 여러분에게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으로, 회사의 손실여부를 떠나 이 시점에서는 공연을 취소하는 게 올바르다고 판단했다"며 예매 관객들에 문자를 돌렸다. 취소 없이 진행 중인 뮤지컬에서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마스크를 착용한 관객들이 생겨났다. 커튼콜에서도 마스크를 벗지 않고 박수를 보내는 분위기다. 한 관계자는 "아이돌 스타들이 출연하는 공연의 경우 해외 국적의 팬들이 많기 때문에 서로가 조심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5년 전 메르스 사태 이후 얼어붙는 공연계에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공연 관계자는 "우한 폐렴 때문에 취소가 평상시보다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더 이상 확대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가수들의 해외 팬미팅 및 콘서트도 일부 취소됐다. 모모랜드는 일본 팬미팅을 취소했고 마카오 공연을 앞뒀던 뉴이스트 렌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지켜보기로 했다. 최근 컴백한 젝스키스는 중화권 팬사인회를 연기했으며, 블랙핑크 리사가 댄스 멘토로 출연 중인 중국 오디션 '청춘유니2'는 녹화를 미뤘다. 황지영기자 hwang.jeeyoung@jtbc.co.kr
2020.02.02 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