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72시간내 떠나라" 필리핀 북부 봉쇄령, 韓 대형 항공기 투입
필리핀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17일(현지시간)부터 북부 루손 섬 전체를 봉쇄함에 따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대형 항공기를 투입해 교민 이송을 돕기로 했다. 앞서 지난 16일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에서 “17일 0시부터 4월 13일 0시까지 수도권 메트로 마닐라를 포함한 루손 섬 전체를 봉쇄한다”고 발표했다. 또 “우리는 생존을 위한 싸움을 하고 있다”며 “포악하고 보이지 않는 적을 상대로 전쟁을 벌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루손 섬에서는 육ㆍ해ㆍ공 모든 길이 막히게 됐다. 생필품ㆍ의약품을 사러 나가는 것 외에 다른 목적의 외출은 금지된다. 식료품 공급업계 등을 제외한 대부분 사업장이 문을 닫고 대중교통 운행도 중단된다. 이런 조치는 군경의 감시하에 이뤄지며, 정부의 지침을 어길 시 구금된다. 급작스러운 봉쇄령에 루손 섬을 빠져나가려는 한국인들이 크게 늘자 현지 대사관은 국토교통부ㆍ항공사 등과 협의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편의 좌석을 늘리기로 했다. 봉쇄 후 72시간 동안 외국인의 출입국이 허용됨에 따라 필리핀을 떠나기 위해선 오는 19일 자정까지 항공편 등에 탑승해야 하기 때문이다. 20일부터는 루손 섬의 모든 공항이 폐쇄된다. 대한항공은 18ㆍ19일 마닐라-인천구간에 대형 기종을 투입하는 등 총 318석을 늘렸고, 아시아나 항공도 대형 기종 투입으로 총 868석을 추가 확보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17일 기자들과 만나 “필리핀 전체는 아니고 루손 섬이 봉쇄된 것으로 현지 공관과 주재국이 공조하고 있다”며 “여행객들이 일단 출국할 수 있도록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기존에 운행하는 항공편을 늘리는 것 외에 추가 전세기 투입 여부에 대해서는 “공관에서 여러 옵션을 검토할 수 있겠지만, 본부 차원에서는 아직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수도 마닐라가 있는 루손 섬은 인구가 약 5700만명으로 한국 교민은 5만~6만명 가까이 된다. 필리핀 전역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 8만5000여명 중 대다수가 이 섬에 살고 있다. 관련기사 필리핀 금융시장 무기한 폐쇄…코로나19로 인한 첫 셧다운 필리핀 코로나19 치명률 8.2%로 상승..."두테르테 대통령은 음성" 필리핀에서는 현재까지 확진자 187명(17일 기준)이 확인됐으며 이중 사망자는 12명이다. 임주리ㆍ이유정 기자 ohmaju@joongang.co.kr
2020.03.17 20: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