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38건
프로야구

찬란했던 2024시즌, 'WAR 7.34' 김도영에게 남은 건 이제 MVP [IS 피플]

큰 임팩트를 남긴 김도영(21·KIA 타이거즈)의 2024년 프로야구 정규시즌이 막을 내렸다. 이제 관심이 쏠리는 건 그의 KBO리그 최우수선수(MVP) 수상 여부다.김도영은 지난달 30일 광주 NC 다이노스전을 끝으로 프로 3년 차, 정규시즌 일정을 마무리했다. 최종 성적은 타율 0.347(544타수 189안타) 38홈런 40도루 109타점. 2015년 외국인 타자 에릭 테임즈(당시 NC 다이노스) 이후 9년 만이자 역대 두 번째, 국내 타자로는 사상 첫 40(홈런)-40(도루) 달성을 아쉽게 놓쳤다. 그러나 그에 못지않은 여러 굵직굵직한 발자취를 남겼다. 시즌 마지막 타석(우익수 뜬공)까지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슈퍼스타의 탄생을 알렸다.김도영은 지난 4월 리그 사상 첫 월간 10홈런-10도루 달성을 시작으로 역대 5번째 전반기 20-20 클럽, 역대 최연소·최소 경기 30-30 클럽, 역대 최연소 선점·최소 경기 100득점, 역대 두 번째 내추럴 사이클링 히트(단타부터 홈런까지 차례로 때려내는 기록) 등을 해냈다. 지난달 24일에는 2014년 서건창(당시 넥센 히어로즈)이 달성한 단일 시즌 최다 득점(종전 135득점)을 경신한 뒤 143득점까지 기록을 늘리기도 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애플리케이션 기준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WAR)가 7.34로 멜 로하스 주니어(KT 위즈·6.55) 구자욱(삼성 라이온즈·6.17)에 앞선 전체 1위. 전천후 활약으로 KIA의 7년 만에 정규시즌 우승을 이끌었다. 마땅한 MVP 대항마가 없다는 것도 김도영의 수상 가능성을 높인다. 후반기 투수 4관왕(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승률)에 도전한 외국인 선수 카일 하트(NC 다이노스)가 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부진했던 것도 김도영에겐 호재. 하트는 지난달 25일 창원 SSG 랜더스전에서 6이닝 6실점 패전 투수가 되면서 평균자책점과 승률왕 타이틀에서 멀어졌다. 다승마저 공동 3위까지 미끄러져 MVP 표심에서 멀어졌다는 평가다. 다승 공동 1위 겸 평균자책점 국내 1위 원태인(삼성 라이온즈)과 역대 두 번째 시즌 200안타 고지를 정복한 외국인 타자 빅터 레이예스(롯데 자이언츠) 등이 MVP 경쟁에 뛰어들 전망인데 김도영은 개인과 팀 성적,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점에서 우위다.조심스럽게 '만장일치' 얘기가 나오기도 한다. KBO리그 역사상 MVP 투표에서 만장일치가 나온 건 원년인 1982년이 유일하다. 그해 '불사조' 박철순(당시 OB 베어스)이 22연승 신화와 함께 24승을 기록, MVP 후보로 단독 입후보한 뒤 수상했다. 박철순의 사례를 제외하면 2022시즌 기자단 투표에서 유효표 107표 중 104표를 획득한 이정후(당시 키움 히어로즈)의 97.2%가 최고 득표율이다. 타이거즈 출신 MVP는 2017년 투수 양현종이 마지막. 야수로는 2009년 김상현 이후 명맥이 끊겼다. 김도영이 타이거즈 역대 10번째 MVP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을지 흥미롭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10.02 11:02
배구

'수술만 12번, 소문도' 은퇴 박철우 "제 배구 인생 정말 다사다난했죠"

"제 배구 인생이요? 한마디로 다사다난했죠."배구 선수 박철우(39)는 지난 5월 은퇴를 발표했다. V리그 남자부 마지막 원년(2005년) 멤버였던 그는 최근 본지와 만나 "저만큼 배구 인생에 파도가 많았던 선수가 있었을까요"라며 물었다. 옆에 있던 농구 선수 출신 아내 신혜인(39) 씨는 "행복하지 않았을까요? 이렇게 많은 상을 받았는데"라며 남편에게 힘을 실어줬다. 박철우는 남자부 통산 최다 득점(6623개)의 주인공이다. 이 밖에도 후위 득점 1위, 서브 득점 3위, 최다 출장 3위를 기록했다. 현대캐피탈 소속이었던 2008~09시즌에는 국내 선수 최초로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외국인 선수의 전유물이나 마찬가지인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포지션에서 국내 선수로서 자존심을 지켜온 그다. 3년 전부터 출장 시간이 줄어든 박철우는 지난 5월 기자와 연락이 닿았을 때 "80~90%는 은퇴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올해 배구를 시작한 큰딸 소율이를 위해 조금 더 뛰어야 하나 싶었다. 결국 여러 상황을 고려해 은퇴를 결정했다. 박철우는 "미래를 위해 지금 (은퇴) 결단하는 게 낫겠더라"고 말했다.학창 시절부터 27년 동안 이어온 배구 인생이 마냥 행복했을 것 같았지만 박철우는 아쉬운 순간을 먼저 떠올렸다. 그는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다. 행복했던 때도 많았고, 최악이었던 때도 많았다"라고 꼽았다. 그러면서 "배구 선수로 가장 좋았을 때 '국가대표 사건'이 발생했다"라고 했다. 박철우는 2009년 대표팀 소집 당시 코치진으로부터 온몸이 피멍이 들 정도로 맞아, 다음날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큰 파문이 일자 대한배구협회는 해당 코치에게 무기한 자격정지 중징계를 내렸다. "아시안게임과 올림픽도 나가 금메달도 따고 싶다"던 박철우는 이후 대표팀에서 제대로 꽃을 피우지 못했다. 부상도 그를 괴롭혔다. 크고 작은 수술을 총 12차례 했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네 번의 기흉 수술도 했다. 점프를 반복하는 배구 선수에게 기흉은 치명적인 약점이었다. 그는 "내부 장기가 키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등 몸이 전반적으로 약했다. 어려움을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2020년 자유계약선수(FA)가 되어 한국전력으로 이적한 박철우는 발목 수술 전 검사 단계에서 심장 부위에 이상을 발견했다. 결국 가슴을 열고 대동맥류 수술을 받았다. 신혜인 씨는 "저도 선수 출신이라 정형외과 수술을 (무던하게) 받아들이는데, 심장 수술 때는 (남편이) 정신력 강한 사람임을 느꼈다. 빨리 코트로 복귀하겠다며 수술 후 사흘째부터 스쿼트를 하더라"며 "이 나이까지 선수로 뛰는 이유가 여기 있구나 싶었다"라고 전했다. 박철우는 "구단이 많은 돈을 들여 날 영입했는데 수술대에 오르니 너무 죄송했다. 처음 훈련장에 나타나니 후배들이 '좀비가 오는 줄 알았다'라고 하더라. 아내도 '미친놈'이라고 했다"라고 웃었다. 박철우는 아내와 장인을 위해 더 열심히 뛰었다. 박철우는 현대캐피탈에서 뛸 때 당시 라이벌 삼성화재의 신치용 감독 딸 신혜인 씨와 교제하며 화제를 낳았다. 이후 삼성화재로 이적, 장인과 한솥밥을 먹었다. 한국 프로스포츠 사상 전인미답의 7연속 우승을 이끌고 2015년 지휘봉을 내려놓은 신 감독은 태릉선수촌장을 거쳐 현재 한국체육산업개발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박철우는 "아내와 만날 때도 사실과 전혀 다른 소문이 퍼지기도 했다. 그저 난 선수로서 가치를 증명하고 싶었다"며 "장인어른의 명성에 해를 끼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장인어른이 자랑하고 싶은 사위가 되고자 더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박철우는 또 "(당시 현대캐피탈, 현재 IBK기업은행) 김호철 감독님이 저를 키워주셨다면, 신치용 감독님은 제 배구를 성장시켜 주셨다"라며 "최근 은퇴 논의 과정에선 충분히 할 만큼 했다. 하고 싶은 대로 해"라고 응원을 받았다고 한다. 박철우는 "은퇴하면 다시는 배구를 못하니까 아쉬울 것 같았는데 엄청난 스트레스와 압박에서 벗어나니 홀가분하다"라며 웃었다. 공을 내려놓은 손에 마이크를 쥐었다. 박철우는 배구 해설위원으로 현장을 찾는다. 인생 제2막을 여는 박철우는 "은퇴 후 미래 걱정이 많았다. 아내가 '걱정하지 마. 내가 일할 테니, 당신은 쉬어'라고 하더라. 그때 참 멋있었다"면서 "더 많이 공부하고 배워서 (지도자 등으로) 다시 배구 코트에서 만나 뵐 것"이라고 약속했다.용인=이형석 기자 2024.07.03 06:23
배구

V리그 원년 멤버 사라진다, 40대 레전드의 은퇴 릴레이

V리그 40대 레전드가 줄줄이 은퇴하고 있다. 국가대표 출신 리베로 흥국생명 김해란(40)은 지난 5일 은퇴를 발표했다. 2002년 한국도로공사에 입단한 김해란은 KGC인삼공사(현 정관장)-흥국생명을 거치면서 V리그 역대 디그 성공 1위(1만1059개) 리시브 정확 2위(5059개) 수비 성공 2위(1만6118개)를 기록했다. 2020년 한 차례 은퇴한 그는 출산 이후 코트에 다시 복귀해 3시즌을 더 뛰었다. 포지션 특성상 순발력과 민첩성이 중요한데, 김해란은 무릎 통증으로 더 뛰기 힘들었다. 김해란은 "은퇴 결정이 쉽지는 않았다. 마지막 순간까지 많이 노력했다"며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는 리베로 김해란으로 살 수 있어서 행복했다"고 말했다. 김해란 외에도 원년 멤버들이 하나둘씩 유니폼을 벗고 있다.1978년생 현역 최고령 현대캐피탈 여오현은 2023~24시즌을 끝으로 은퇴했다. 여오현은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의 '우승 리베로'였다. 그동안 수 없이 몸을 던지며 남자부 디그, 리시브 정확, 수비 성공 역대 1위에 올라 있다. 남자부 최다 FA(자유계약선수) 계약만 5차례나 했다. 여오현은 현대캐피탈 시절 은사였던 김호철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IBK기업은행 코치로 새롭게 출발한다. 1981년생 여자부 최고령 정대영(GS칼텍스)은 지난달 초 은퇴했다. 정대영은 1999년 현대건설에 입단, 프로 원년인 2005년 득점, 블로킹, 속공 1위 타이틀을 싹쓸이하며 정규리그 초대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V리그 최초 육아휴직(2009~10시즌)을 썼고, 30대 후반~40대 초반에도 블로킹 2위-7위-2위-4위-3위에 오를 정도로 녹슬지 않은 기량을 자랑했다. 역대 블로킹 2위(1228개) 득점 4위(5653득점). 정규시즌과 챔피언 결정전 MVP, 올스타전 MVP, 라운드 MVP, 베스트7, 페어플레이상까지 웬만한 상을 다 받았다. 그는"정말 배구를 하고 싶을 때까지 했다"며 "시원섭섭하기보다 후련하다"고 말했다. 정관장 미들블로커 한송이는 여자 선수로는 유일하게 V리그가 출범한 2005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20시즌을 모두 뛰었다. 2012 런던, 2020 도쿄 올림픽 4강 신화 멤버였다. 그는 "꿈 같은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원년 신인상 출신의 1982년생 미들블로커 하현용(삼성화재)도 지난 시즌을 끝으로 유니폼을 벗기로 결정했다.이제 V리그 원년 멤버는 박철우(한국전력)와 황연주(현대건설)까지 남녀부 각 1명씩만 남았다. 이형석 기자 2024.05.07 09:07
프로농구

구도 부산의 한, KCC가 27년 만에 풀었다

부산 KCC가 2023~24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이 됐다. 오랜 기간 부산을 연고로 하는 프로 스포츠팀의 우승이 나오지 않았는데, 올시즌 연고지를 옮긴 KCC가 부산 프로팀으로는 27년 만에 우승하며 구도(球都) 부산의 한을 풀었다. KCC는 지난 5일 수원 KT 소닉붐 아레나에서 열린 2023~24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챔프전·7전 4승제) 5차전에서 수원 KT를 88-70으로 제압,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우승했다. KCC는 지난 2010~11시즌 이후 13년 만에 통산 6번째 별을 거머쥐었다.KCC는 현대 농구단을 인수해 2001년 창단하면서 2023년까지 전주를 연고로 썼다. 그러나 체육관 문제 등이 얽히면서 올시즌 전격 부산으로 둥지를 옮겼다. 그리고 연고 이전 첫 시즌에 우승을 거머쥐면서 21세기 부산 프로팀의 첫 우승을 신고했다. KCC 우승 전까지 부산에서 나온 마지막 우승은 1997년이었다. 프로농구 출범 원년 시즌에 당시 최강팀으로 꼽혔던 부산 기아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 해에 프로축구 부산 대우도 우승했다. 그러나 부산 프로축구팀은 이후 우승과 인연이 없었고, 현재 부산 아이파크는 2부리그인 K리그2에 있다. 부산 연고의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1992년 우승이 마지막이다. 올시즌은 최하위 10위에 머물고 있다. KCC도 올시즌 정규리그에서는 부진했다. 기대에 한참 못미치는 5위에 그쳤다. 프로농구에서 정규리그 5위팀이 챔프전에서 우승한 건 사상 처음이다. KCC는 당초 시즌 개막 전부터 ‘슈퍼팀’으로 불리며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다.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출신 포워드 최준용를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했고, 허웅·이승현·라건아로 이어지는 막강 라인업을 완성했다. 시즌 중엔 또 다른 MVP 출신 송교창이 전역 후 합류했다. 그러나 화려한 라인업이 승리를 보장하진 못했다. 스타 플레이어들은 경기 중 공에 대한 소유욕이 컸고, 팀 플레이는 삐걱댔다. 시즌 초반 예상치 못한 부상도 연이어 나왔다. 올시즌 전까지 챔프전 우승을 세 차례나 이끌었던 전창진 KCC 감독은 단기전에서 노련하게 해법을 찾아냈다. ‘슈퍼팀으로 불렸는데, 이런 성적이 창피하다’고 말하는 선수들의 자존심을 자극해 동기부여를 했다. 또한 우승을 위해 선수들의 개인 욕심을 줄이도록 설득해 플레이오프부터 스타들의 출전시간을 배분하는 로테이션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쓰기 시작했다. 라건아가 확실하게 골밑에서 중심을 잡고, 최준용과 송교창이 주특기인 속공 플레이로 상대를 몰아쳤다. 허웅은 이들을 지휘하며 볼배급을 주도했다. 정규리그에서 눈에 띄지 않았던 아시아쿼터 선수 에피스톨라까지 득점력이 폭발했다. 이승현과 정창영은 수비로 팀을 끈끈하게 만들었다. '슈퍼 로테이션' 덕분에 KCC는 단기전에서도 매경기 안정감이 있었다. KCC는 6강 플레이오프에서 서울 SK에 3연승을 거뒀다. 4강에서는 정규리그 우승팀 원주 DB를 3승 1패로 제압했다. 챔프전에서도 KT에 4승 1패로 압도적인 경기력을 뽐냈다. 과거 ‘치악산 호랑이’로 불렸던 전창진 감독은 개성 강한 스타들이 대거 모인 팀에서 선수들에 맞춰 스타일을 확 바꿨다. 강압적인 카리스마를 보이기 보다 맛있는 음식을 사주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식으로 팀 분위기를 추슬러나갔다. 정규리그 막바지인 지난 3월에는 허웅이 전 감독에게 면담을 요청해 ‘빠른 속공 농구로 팀 컬러를 바꾸자’는 선수들의 의견을 전달했다. 전 감독은 이를 받아들였다. KCC가 우승을 확정하자 일부 선수들은 전 감독에게 헤드락을 거는 포즈를 하며 격의없이 기쁨을 나눴다. 치악산 호랑이에서 ‘부산 종이 호랑이’가 된 모습에도 전 감독은 활짝 웃었다. 그는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 감독으로 시대 변화를 이겨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많았다"며 "코치들이 옆에서 잘 도와줘서 버텨냈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처럼 훈련 많이 하고, 정신력으로 싸우는 시대는 지났다. 잘 만들어진 선수들을 포장해서 경기를 잘하도록 하는 것이 감독의 역할"이라고 했다.KCC가 무서운 기세로 우승에 다가설 때 부산 홈 관중은 열광적으로 호응했다.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챔프 3, 4차전에는 모두 1만 명이 넘는 관중이 들어찼다. 스포츠광으로 알려진 박형준 부산 시장은 5일 수원 원정까지 함께 하며 우승을 지켜본 후 우승하면 춤을 추겠다는 공약을 실행했다. 전창진 감독은 챔프전 우승 뒤 “무엇보다 부산 팬들 앞에서 우승하지 못한 게 너무 아쉽다”라며 앞으로 부산 팬의 응원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김우중 기자 2024.05.07 05:30
프로야구

40대 베테랑 전성시대 "과거랑 무엇이 다른가. 올해 궁금하다" [김인식 클래식]

KBO리그 베테랑의 선수 생명이 점점 길어지고 있다. 올해는 40대 베테랑이 더 많아졌다. 프로야구가 출범한 1982년, 선수들은 서른에서 서른두 살 정도에 대부분 은퇴했다. 프로 원년 꿈의 4할 타율(0.412)을 기록한 백인천이 특별한 경우였다. 급하게 프로팀을 만들다 보니 일본 프로야구를 경험한 39세 백인천이 한국에서 감독 겸 선수로 뛰었다. 1990년대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서른다섯 살이 되면 거의 유니폼을 벗었다. 물론 원년 최우수선수(MVP) '불사조' 박철순처럼 마흔 살을 넘겨서도 공을 던진 투수가 있었지만, 박철순도 플레잉코치와 1군 투수 코치를 거쳐 다시 마운드에 오른 예외적 경우였다. 리그 최다승 투수(210승) 송진우가 세운 최고령 등판 기록은 아직 깨지지 않고 있다. 1966년생 송진우는 2009년 9월 23일 대전 LG전에서 43세 7개월 7일 나이에 공을 던졌다.얼마 전만 해도 마흔 살에 그라운드를 누비는 건 아주 특별한 경우였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추신수(SSG 랜더스) 오승환(삼성 라이온즈) 김강민(한화 이글스) 최형우(KIA 타이거즈) 고효준(SSG) 노경은(SSG) 등 40대 선수들이 굉장히 많다. 선수 생명이 길어진 이유는 다양하다. 첫 번째 요인은 자유계약선수(FA) 제도 덕분이다. 1999년 한국야구위원회(KBO)가 FA 제도를 도입하자, 선수들의 책임 의식이 높아졌다. 이와 더불어 실력에 걸맞은 대우를 받게 됐다. 이전 같았으면 은퇴 시기를 넘긴 나이라고 해도, 선수로서 가치를 보여준다면 금전적인 보상이 따라왔다. 과거에는 선수들이 음주를 즐기는 등 자기 관리에 미흡했다. 술을 마시면 선수 생활을 오래 하지 못한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술자리를 거절하는 이들이 많지 않았다. FA 제도 도입 후 음주 문화는 많이 사라졌다. 선수들이 몸 관리에 나서기 시작했다. 초창기 KBO리그는 실업 선수들을 끌어모아 출범했다. 프로야구가 뿌리를 내리면서 실업 출신 선수들은 경쟁에서 밀려나 하나둘 은퇴했다. 이 기간 2군 규모가 커지면서 코치가 부족했다. 결국 30대 선수들이 은퇴 후 코치로 새 야구 인생을 시작했다. 구단에서 베테랑 선수를 빨리 정리하려는 분위기도 한몫했다. 지금은 다르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출신 추신수는 여전히 수준급 실력을 자랑하며, 올 시즌 최고령 안타 및 출장 기록에 도전한다. 최근 삼성과 2년 FA 계약한 오승환은 2022년 최고령 구원왕에 올랐고, 지난해에도 30세이브를 올렸다. 김강민은 2022년 한국시리즈(KS)에서 결정적인 활약으로 KS MVP를 차지하는 등 맹활약했다. 최형우는 최다 타점 기록을 작성했다. 노경은은 지난해 최고령 30홀드를 달성했고, 고효준도 왼손 필승조로 나선다. 이들의 전성기는 지났지만, 황혼기가 화려하다.프로는 나이가 아닌 실력으로 증명하는 무대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걸 40대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몸소 보여주고 있다. 또한 베테랑이 계속 경기에 나선다는 건 이들을 제칠 만한 실력을 갖춘 후배들이 부족하고, KBO리그의 질적 하락을 의미하기도 한다.40대 베테랑의 활약, 그리고 이들을 이겨내려는 젊은 선수들의 도전이 그 어느 때보다 궁금하다. 김인식 전 국가대표 감독정리=이형석 기자 2024.01.28 08:47
e스포츠(게임)

'롤드컵 우승' T1, 젠지에 설욕할까…2024 LCK 스프링 17일 개막

지난해 '리그 오브 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에서 막강한 화력을 과시하며 우승컵을 들어 올린 T1이 다가오는 스프링 시즌 개막과 동시에 천적 젠지와 라이벌전을 펼친다.LoL 한국 프로 리그를 주최하는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는 오는 17일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에 위치한 LCK 아레나에서 2024 LCK 스프링 시즌의 막을 올린다고 16일 밝혔다.개막 첫 경기에서는 DRX와 농심 레드포스가 만난다.2022년 롤드컵에서 우승한 뒤 부진에 빠졌던 DRX는 베테랑인 '라스칼' 김광희가 중심을 잡고 유망 신인들을 이끄는 라인업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2023년 LCK 챌린저스 리그 소속 선수들을 대거 콜업한 농심 레드포스는 다크호스 역할을 톡톡히 하겠다는 포부다. 개막일 2경기에는 손에 땀을 쥐는 빅매치가 기다리고 있다.2022 LCK 스프링부터 2023 LCK 서머까지 네 스플릿 연속 결승전에서 혈전을 벌인 젠지와 T1이 대결한다.젠지가 2022 서머부터 최근 결승전까지 모두 승리하면서 LCK 역사상 네 번째 3회 연속 우승을 달성해 T1을 압도하고 있다.T1은 FA(자유계약선수)를 선언한 선수들과 모두 계약에 성공하면서 우승 멤버를 유지했다. 여기에 원년 멤버인 김정균 감독을 영입해 대기록에 도전한다.T1은 지난 10일 스프링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다른 9개 팀의 만장일치로 우승 가능성이 가장 높은 팀으로 꼽혔다.젠지는 사령탑과 코칭 스태프, 주전 3명을 모두 교체했다.인빅터스 게이밍에서 2018년 롤드컵 우승을 경험한 김정수 감독을 영입했고, 2014년 롤드컵 결승전 MVP 출신인 '마타' 조세형을 코치로 품었다.미드 라이너 '쵸비' 정지훈, 원거리 딜러 '페이즈' 김수환 등 기존 선수들에 더해 탑 라이너 '기인' 김기인, 정글러 '캐니언' 김건부, 서포터 '리헨즈' 손시우 등 베테랑들을 불러들여 전력을 보강했다. LCK 사상 유례가 없는 4연속 우승을 노린다.2024 LCK 스프링은 유튜브와 아프리카TV, 네이버 e스포츠 채널에서 생중계한다. 현장 관람 티켓은 경기 시작 48시간 전부터 인터파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1.16 15:52
프로야구

[IS 피플] 한화의 대들보, 축제의 별…가치 증명한 '大선수' 채은성

이제 그 누가 채은성(33·한화 이글스)에게 '오버 페이'를 이야기할 수 있을까.채은성은 지난 15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올스타전에서 나눔 올스타 3번 타자·1루수로 선발 출전, 만루 홈런을 포함해 3타수 2안타 5타점 2득점으로 활약했다. 올스타전 만루포는 1982년 원년 올스타전 김용희(당시 롯데 자이언츠) 이후 41년 만에 나온 기록이다. 채은성의 그랜드 슬램에 힘입은 나눔 올스타는 8-4로 승리했고, 채은성은 기자단 투표 61표 중 56표를 받아 김용희처럼 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말 그대로 '별 중의 별'이다. 채은성은 이미 14일 열린 홈런 레이스에서도 5개를 넘겨 1위를 차지했다. 홈런 레이스 우승에 이어 올스타전 MVP까지 수상한 KBO리그 최초의 선수가 됐다. 올스타전 종료 후 취재진과 만난 채은성은 "얼떨떨하다. 여기 있어도 되나 싶다"며 "올스타전에 오는 것만으로도 힘든데 '미스터 올스타(MVP)'라니 의미가 남다르다"고 했다.최초가 하나 더 있다. 역사상 첫 육성선수(연습생) 출신 MVP로 남게 됐다. 순천 효천고를 졸업한 채은성은 지난 2009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8개 팀 어디에도 선택받지 못했다. 육성선수로 LG에 입단한 그는 이듬해 곧바로 현역 입대를 선택했다. 전역 후 친정팀으로 돌아왔고, 2014년 퓨처스(2군)리그 타율 0.403 맹타를 친 끝에 감격의 1군행을 이뤘다. 콜업된 5월 27일 4회 말 삼성 라이온즈 배영수(현 롯데 퓨처스 총괄 코치)로부터 데뷔 첫 안타를 쳤다. 양상문 당시 LG 감독이 기념구에 써준 문구가 '大(대) 선수가 되세요'였다.이후 채은성은 줄곧 1군 주전으로 활약했다. 그러나 '스타 군단' LG에서 주인공이 아니었다. 1군에 올라왔을 때 양상문 감독이 주도한 세대교체의 핵심 멤버였지만, 팀의 기둥은 이병규, 박용택 등 고참들이었다. 2018년엔 자유계약선수(FA)로 온 김현수가 선수단 중심이 됐다. 팀 내 입지도 공·수 핵심인 오지환이 더 높았다. 채은성은 지난해 팀의 필요에 따라 외야수보다 시장 가치가 낮은 1루수로 포지션을 옮겼다. 준수한 성적표를 받았어도 채은성은 언제나 LG의 두 번째, 세 번째 타자였다. 간판타자가 아닌 채은성을 지난겨울 한화가 6년 90억원에 FA 영입했다. 당연히 오버 페이 논란이 따랐다. 선수단 중심이 무너진 한화로서는 위기 때 대들보로 버텨줄 타자가 필요했다. 30대 중반에 접어들고 있는 타자에게 6년 동안 거액을 지불한 건 그래서였다.채은성은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증명했다. 개인 성적만 놓고 보면 기대에 다소 미치지 못한다고 평가할 수도 있다. 전반기 74경기에서 타율 0.291 11홈런 47타점 46득점, 출루율(0.370)과 장타율(0.450)을 합친 OPS는 0.820을 기록했다. 그러나 투고타저 리그와 구장 환경 변화까지 고려한 wRC+는 130.2(100이 리그 평균. 스포츠투아이 기준)다. 지난해(122.7)보다 올랐다. 이제 양상문 전 감독의 응원처럼 채은성을 '대 선수'라 불러도 어색하지 않다. 현재 한화의 최고 타자는 노시환(타율 0.317 19홈런)이지만, 그의 성장에 채은성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채은성은 팀이 최하위로 추락했던 4~5월 타선의 중심에서 고군분투했다. 스프링캠프부터 트레이닝 파트너를 자처했고, 타선에서는 노시환이 집중 견제에 당하지 않게 도왔다. 젊은 타자들이 매 타석에 일희일비하지 않도록 모범을 보인 것도 채은성이었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팀에서 가장 타격 기술이 좋다"고 할 정도로 채은성을 신뢰하고 있다. 그가 만드는 '우산효과(강한 타자 앞뒤 타순의 타자들이 누리는 반사이익)'가 노시환과 외국인 타자들에게 간다고 믿는다. 채은성의 팀 내 비중과 기여도가 크다고 인정받는 이유다.한화는 전반기를 34승 4무 40패(승률 0.459) 8위로 마쳤다. 지난해(승률 0.324)보다 무려 0.135가 올라갔다. 그 동력은 외국인 투수 2명과 노시환의 성공이다. 그러나 한화는 시즌 초 두 달 넘게 성장통을 겪었다. 그동안 채은성이 대들보가 돼 버텼다. 처음에 낯설게만 들렸던 한화의 '이기는 야구'가 이제 어색하지 않게 됐다. 그걸 상징하는 이가 '미스터 올스타' 채은성이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7.17 08:38
프로야구

박용택 "더 이상 야구 못 한다 놀림 당하기 싫어" 정근우 "하루 150개 스윙"

고려대(2001년)와 LG 트윈스(2020년)에서 함께 지낸 박용택(45)과 정근우(41)가 JTBC '최강야구'에서 다시 뭉쳤다. 최근 시즌1을 끝낸 '최강야구'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야구에 진심이다. 성적에 따른 선수 영입과 방출이 이뤄진다. 프로그램 초반, 총 30경기 가운데 10패(최종 21승 8패)를 하는 즉시 팀을 해체한다고 엄포를 놓았다.한국 프로야구 레전드 스타를 모아 팀을 꾸려, 팀 이름도 '최강 몬스터즈'다. 초대 지휘봉은 이승엽(현 두산 베어스 감독)이 잡았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박용택과 정근우도 '최강야구' 원년 멤버로 활약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출범 40주년을 맞아 실시한 투표에서 박용택이 15위, 정근우가 38위를 차지했다. 박용택은 KBO리그 최다 안타(2504개)와 최다 경기(2236경기) 출장, 역대 최초 200홈런-300도루 달성 등의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정근우는 역대 2루수 중 통산 안타·타점·득점·도루 부문 1위에 올라 있고, 올림픽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프리미어12 등 각종 국가대표팀에서 맹활약했다. 멋지게 은퇴한 박용택과 정근우는 '최강야구'를 통해 다시 구슬땀을 흘린다. 선수 시절 못지않게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개인 일정 탓에 매일 훈련하진 못하지만, 김성근 감독 부임 후 늘어난 훈련량이 어마어마하다. 둘 다 "대충 할 수 없다. 더 잘하고 싶다"고 입을 모은다. '최강야구'는 오는 1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KT 위즈와 맞붙는다. 박용택은 "트라이아웃에 깜짝 놀랄 만한 선수도 참가했다. 올해 '최강야구'에서는 웃음기 빼고 야구에만 집중하겠다. 더 이상 (야구 못한다고) 놀림당하기 싫다"며 시즌2를 예고했다. -대학과 프로에 이어 예능까지 인연이 이어지고 있다. 박용택(이하 박)="쥐똥만 한 놈(정근우)이 눈치도 빠르고 하는 짓도 예쁜 후배였다. 선배에게 잘 다가왔다. 운동도 열심히 하고 승부욕도 엄청났다. 그래서 많이 데리고 다녔다." 정근우(이하 정)="내가 까불까불한 성격이다. 형이랑 성격이 잘 맞아서 더 친해졌다. 그때 함께한 추억이 정말 많다."정근우는 마지막까지 은퇴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대표팀과 프로 경력을 고려하면 의외였다. 정근우는 "당시 용택이 형이 '예고 은퇴'를 선언하고 원정 구장을 돌며 뛰고 있었다. 내가 은퇴를 미리 발표하면 방해가 될 것 같았다"고 말했다.-박용택은 시즌1에서 타율 0.215로 부진했다. 반면 정근우는 타율·홈런·최다안타 3개 부문 1위를 차지했다.박="핑계지만 프로야구처럼 계속 임팩트를 보여주고 싶었다. 욕심을 내는 순간 끝났다."정="원래 타격은 잘하는 사람이 잘 친다. 나는 거실에 배트를 놓고 하루 150차례씩 휘둘렀다. 눈에 보여야 배트를 돌리니까. 최우수선수(MVP) 수상 욕심도 살짝 있었는데, (유)희관이가 워낙 중요할 때 큰 역할을 해서 놓쳤다."박="나도 근우처럼 하려면 할 수 있다. 올해는 선수 때처럼 루틴대로 야구할 것이다. 그라운드에서 말 한마디도 안 할 것이다. 예능적 요소를 포기했다. 더 이상 (야구 못 한다고) 놀림당하기 싫어서다. 올해는 내 실력을 다 보여드릴 것이다." -서울 고척돔에서 열린 18세 이하 청소년대표팀과 경기 직전 다쳤는데.박="너무 안타까웠다. 코로나19 시대에 모처럼 야구장에 많은 팬이 입장했다. 경기가 (LG 트윈스 홈인) 서울에서 열려서인지 관중석에 내 유니폼(을 입은 팬들)이 가장 많이 보였다. 은퇴 후 제2의 인생을 살면서 다시금 이런 환호를 받을지 몰랐다. 아드레날린이 분비됐다. 컨디션도 날아갈 것처럼 좋았다. 몸을 푸는데 종아리에서 '찍' 소리가 났다. 많은 팬이 어렵게 찾아주셨으니, 100% 스윙이 어려워도 출전했다. 첫 타석에서 상대 실책으로 출루했는데 주루가 안 되더라. 벤치에서 교체 사인을 줬지만, 절뚝거리면서 나오고 싶지 않아 오기를 부렸다." 정="그날따라 (박용택이) 높은 강도로 무리하게 훈련하더라. 어이가 없었다. 중요한 역할을 할 사람이, 왜 저렇게 자기 관리를 못 하나 싶더라(웃음)." -이승엽 감독이 떠난 뒤 감독 대행을 잠시 맡았는데.박="3승 1패로 승률이 높았다. 예능적인 재미가 컸다. 댓글을 보니 '이게 예능이지'이라는 반응이 많았다. 선수들이 날 감독으로 보지 않더라. 특히 정근우와 이택근, 정의윤이 그랬다. 내가 말만 하면 선수들이 중간에 막 끼어들었다. 감독의 스트레스와 고뇌를 많이 느꼈다. 잠이 안 오더라." 정="난 반대였다. 과연 프로 무대에서 2504안타를 친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경기 분위기를 읽을 줄 모르더라. 이겨서 다행이지, 감독의 역할이 중요한 것을 느꼈다(웃음)." -이대호가 은퇴 후 막판에 합류했다.정="'과연 대호랑 다시 야구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흔쾌히 빨리 합류했다. 정말 좋다. 대호뿐만 아니라 함께 운동한 선수들이 다시 모여 즐겁다. 그 사이 다들 울음이 많아졌더라. 아쉽게 은퇴하거나, 제대로 작별 인사도 못 하고 그라운드를 떠난 선수들이 많다. 아픔과 사연을 가진 선수들이 '최강야구'를 통해 다시 기회를 얻었다."박="시즌 2에는 깜짝 놀랄 만한 지원자들도 있다." 은퇴 후 예능으로 향하는 스포츠 스타 출신이 늘어나고 있다. 박용택과 정근우는 야구 현장을 떠나지 않고 '본캐'에 충실하다. 박="예능뿐만 아니라 해설위원을 하고 있다. 베스트 포지션이다(웃음). LG 더그아웃에서만 야구를 보던 내가 해설위원을 맡으니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된다."정="칼럼이나 유튜브를 통해 야구를 분석하고 이슈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게 재밌다. 사실 난 얹혀서 가고 있다(웃음). 국가대표를 하면서 병역 혜택 등 국가와 팬들로부터 얻은 게 많다. 그래서 양상문 여자 야구대표팀 감독으로부터 코치직 제안을 받자마자 수락했다. 대신 돈은 받지 않고, 재능기부 형태로 참여하고 있다. 야구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다행이다."-현장 복귀 생각은.박="마음은 있다. 다만 다각도로 생각 중이다. 은퇴한 지 2년 정도 지나니까 (현장에 복귀하고 싶은 마음이) 꿈틀거린다. 어느 팀, 어떤 보직이든 이때다 싶을 때 돌아가겠다."정="현재 계획은 없다. 초등학교 5학년에 재학 중인 막내딸이 피겨 스케이팅을 하고 있다. 새벽 4시 훈련장으로 데려다준다. (세 남매의) 아버지와 지도자 역할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 당분간은 가족을 돕지 않을까 싶다."이형석 기자 2023.03.02 11:27
프로축구

[프로축구 40년 IS 기획] 올타임 베스트11, 40년 최고 중의 최고는 누구일까

1983년 닻을 올린 프로축구가 출범 40주년을 맞았다. 프로축구는 1983년 5월 8일 서울운동장에서 '축구 수퍼리그'라는 이름으로 화려하게 막을 열었다. 당시 대한뉴스는 수퍼리그가 ‘한국 축구 중흥의 새로운 계기를 마련하고자’ 출범했다고 전했다. 원년 수퍼리그에는 프로팀 할렐루야와 유공, 실업팀 포항제철, 대우, 국민은행까지 총 5개팀이 참가했다. 개막전에서 맞붙은 유공과 할렐루야는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후 40년, 한국 프로축구는 K리그라는 이름으로 아시아 대표 프로축구 리그로 자리잡았다. 수많은 스타들이 K리그를 통해 탄생했고, 매 시즌 치열한 경쟁과 이야기가 쏟아졌다. 프로축구 출범 때부터 현장을 함께 지켰던 일간스포츠는 프로축구 40년을 맞아 전문가 패널 10인의 설문을 토대로 한국 프로축구 올타임 베스트11을 선정했다. 전·현직 K리그 선수들을 모두 후보에 올리고 가장 뛰어난 선수를 뽑아 많은 표를 얻은 선수 11명을 추렸다. 베스트11을 뽑은 전문가 패널은 방송 축구전문 해설위원 5인과 한국프로축구연맹 및 대한축구협회의 기술 관련 임원, 베테랑 감독과 프로축구 출범 현장부터 오랜 기간 축구를 취재했던 원로 기자까지 총 10인이다. 가장 많은 표를 얻어 베스트로 뽑힌 11인의 선수(4-4-2 포메이션 기준)는 공격진에 이동국과 데얀(몬테네그로), 미드필드에는 신태용, 유상철, 염기훈, 김주성이었다. 수비수 네 명은 홍명보, 박경훈, 최강희, 하석주다. 최고의 골키퍼로는 김병지가 선정됐다. 이견 크지 않았던 공격수공격수 중에는 이동국(10표)과 데얀(6표)이 몰표를 얻었다. 이동국은 전 포지션을 통틀어 가장 많은 득표를 했다. K리그에서 23년간 뛰며 548경기 228골 77어시스트를 기록한 이동국은 그야말로 기록의 사나이다. 그는 통산 득점, 공격포인트에서 1위에 올라 있다. 통산 어시스트는 염기훈(110개)에 이어 2위이며 골키퍼를 제외한 필드 플레이어 중 통산 출장 경기수 1위다. 한준희 쿠팡플레이 해설위원은 “이동국은 전북 왕조의 얼굴이다. K리그 공격수로서 그의 업적을 뛰어넘을 선수가 다시 나올지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이동국에 대해서는 ‘독보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통산 득점 2위(198골)의 데얀은 외국인 선수 중 유일하게 올타임 베스트11에 이름을 올렸다. 박태하 프로축구연맹 기술위원장은 데얀에 대해 “역대 프로축구 외국인 선수 중 최고라고 생각한다”고 평했다. 공격수 중 황선홍(2표)과 박주영(1표)도 표를 얻었다. 이들은 국가대표 공격수로서 인상 깊은 활약을 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K리그에서 기록은 도드라지지 않는다. 황선홍은 31골을 넣었고, 박주영은 76골을 기록 중이다. 박주영은 데뷔 시즌인 2005년 18골을 터뜨리며 리그 인기를 끌어올린 센세이션의 주인공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해외리그 진출 기간도 꽤 길었고, K리그 통산 득점으로는 톱10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지난 2013년 프로축구연맹이 선정한 레전드 베스트11에는 공격에 최순호와 황선홍이 선정된 바 있다. 특히 공격수들은 리그 기록보다도 대표팀에서 보여준 활약이 많은 팬들에게 강렬하게 기억되는 것은 사실이다. K리그 기록으로 보면 통산 득점 3위는 김신욱(132골), 4위는 김은중(123골)이다. ‘기록의 미드필더’가 높은 점수미드필더 중에는 신태용(8표)이 가장 많은 표를 받았다. 서형욱 MBC 해설위원은 “올타임 베스트11 중에서도 최고의 선수를 뽑자면 신태용”이라고 했다. 신태용은 K리그 401경기에서 99골 68도움을 기록했다. 2003년 역대 최초로 통산 60-60(60골-60어시스트) 금자탑을 쌓은 주인공이다. 성남 일화의 전성기를 이끌면서 최우수선수(MVP) 연속 2회, 베스트11에 9차례 뽑혔다. 미드필더로서 신태용의 통산 기록을 넘어선 염기훈(6표)도 기록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염기훈은 통산 어시스트 1위, 통산 공격포인트 3위(187개)에 올라 있다. 8표를 얻은 유상철은 K리그 역사상 최고의 ‘멀티 플레이어’로 기억됐다. 142경기에서 37골 9도움을 올린 그는 수비수, 미드필더, 공격수로 모두 베스트11에 선정된 진기록을 갖고 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의 영웅이자 K리그 울산 현대를 강팀으로 이끌었던 유상철은 강렬한 플레이를 남기고 지난 2022년 세상을 떠나 축구팬들을 가슴 아프게 했다. 5표를 얻은 김주성은 플레이도 화려했고, 많은 팬을 이끌고 다닌 스타였다. ‘갈기머리’로 대표되는 미남 스타 김주성에 대해 황보관 본부장은 “K리그 역사상 최고의 스타였다. K리그를 넘어 아시아 전체의 스타였다”고 기억했다. 이외에 ‘날쌘돌이’ 서정원(3표)과 김기동, ‘가물치’ 김현석(이상 2표)도 표를 얻었다. 강력한 피지컬과 체력을 선보였던 고정운과 기술적으로 뛰어났던 외국인 선수 몰리나, 에닝요, 세징야도 한 표씩 얻었다. 치열했던 수비진 선정후비에서는 홍명보(9표)가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그리고 최강희와 박경훈, 하석주(각 5표)가 뒤를 이었다. 홍명보는 K리그에서 156경기를 뛰며 14골을 기록했다. 134경기를 소화한 박경훈은 역대 최고의 측면 수비수로 꼽힌다. 강인한 체력을 바탕으로 현대의 수비를 이끌었던 최강희와 ‘왼발의 달인’ 하석주도 최고의 수비수로 선정됐다. 수비는 경쟁이 대단히 치열했던 포지션이었다. 김태영과 아디가 각 4표씩을 얻어 한 표 차로 올타임 베스트11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밖에 전북의 왕조 시대를 이끈 이용(2표)을 비롯해 홍정호, 홍철, 최진철, 김민재, 김상식 등이 한 표씩을 얻었다. 김민재를 뽑은 김대길 KBS N스포츠 해설위원은 “K리그에서 오래 뛴 선수는 아니지만, 역대 한국 수비수 중 최고의 기량이라고 생각해서 뽑았다”고 설명했다. 신의손 제치고 최고 GK 김병지골키퍼에서는 김병지가 5표를 얻어 신의손(3표, 러시아 출신으로 2000년 귀화)을 제쳤다. 이운재와 조현우가 각 1표씩을 얻었다. 김병지는 706경기(통산 1위)라는 압도적인 경기 출장 기록과 더불어 연속 출장경기(193경기), 통산 무실점 경기(229경기)에서 모두 1위에 올라 통산 기록 면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또 김병지는 울산 소속이던 1998년 포항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극적인 헤딩 골을 넣는 등 팬에게 즐거운 장면을 많이 만들어준 스타 플레이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남다르다. 황보관 본부장은 “김병지는 공격적인 스타일의 골키퍼였다. 현대적인 스타일의 거울이다”라고 평가했다. 신의손 역시 전문가 패널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신의손 골키퍼에 대해 “판단력, 순발력, 신체조건 모든 면에서 한 수 위였다. 한국 프로축구 골키퍼사의 혁명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은경⋅김희웅⋅김영서 기자 2023.02.16 07:29
프로야구

[KBO리그 40년 The moment] '미라클 두산' 역전 우승, 감독들 줄사퇴

한국 프로야구가 올해로 출범 40주년을 맞이했다. 1969년 창간한 일간스포츠는 1982년 프로야구 태동을 현장에서 지켜본 국내 유일의 스포츠 전문지다. 강산이 네 번 바뀌는 동안 한해도 빠짐없이 프로야구의 성장과 변화 과정을 기록했다. 이 기간 여러 구단의 희비가 엇갈렸고 수많은 별이 뜨고 졌다. 일간스포츠는 프로야구 원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KBO리그 역사를 사진으로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고자 한다. ①역대급 우승 '미러클 두산' 두산은 8월 15일까지만 해도 선두 SK에 무려 9경기 차 뒤진 3위였다. 이후 SK를 무섭게 추격했다. 9월 19일 SK와의 더블헤더 2연전을 모두 쓸어담는 등 9월 29일까지 8승 1무 1패로 상승세를 타며, SK와 87승 55패 1무 동률까지 이뤘다. SK는 최종전이었던 9월 30일 한화전에서 6-2로 승리했다. 두산도 다음날인 10월 1일 잠실 NC전 9회 말 박세혁의 끝내기 안타로 6-5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두산이 SK와 상대전적에서 9승 7패로 앞서 우승을 차지했다. 정규시즌 최종일에 우승팀이 바뀐 것은 KBO 리그 역사상 처음이었다. ②린드블럼 3관왕, 정우영 신인왕 두산 조쉬 린드블럼이 정규시즌 30경기에 선발 등판해 20승 3패 평균자책점 2.50을 기록했다. 더불어 탈삼진(189개)과 승률(0.870) 1위까지 차지했다. 린드블럼은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투표 880점 만점에서 716점을 얻어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외국인 선수로는 역대 5번째 수상이다. 정우영(4승 6패 16홀드 평균자책점 3.72)은 LG 선수로 이병규 이후 22년 만에 신인상을 차지했다. ③레전드 은퇴 '만루 홈런의 사나이' KIA 이범호가 6월 18일 은퇴를 발표했다. KIA는 이범호를 은퇴 발표 이후인 7월 4일 엔트리에 등록한 뒤 역대 13번째 통산 2000경기 대기록을 달성하도록 배려했다. 7월 13일 친정팀 한화와 은퇴경기를 통해 통산 2001경기 출장 기록을 세운 이범호는 은퇴식을 갖고 물러났다. 삼성 프랜차이즈 스타 박한이는 음주 운전으로 불미스럽게 은퇴했다. 박한이는 5월 27일 오전 술이 덜 깬 채 운전하다 접촉사고를 냈다. 이에 사실을 구단에 알리고 은퇴를 결정했다. 이 외에도 KIA 윤석민, 두산 배영수, LG 이동현 등 많은 사랑을 받은 스타들이 그라운드를 떠났다. ④김광현 MLB 진출 SK 에이스 김광현이 12월 18일 미국 메이저리그(MLB) 세인트루이스와 2년간 총액 1100만달러에 계약했다. 지난 2014년 김광현은 포스팅을 통해 미국 진출에 도전했으나 최고 응찰액 200만 달러를 써낸 샌디에이고와 협상에 실패한 뒤 5년 만에 꿈을 이뤘다. 2019년 17승 6패, 평균자책점 2.51, 180탈삼진 등을 기록하며 KBO리그 정상급 활약을 펼친 김광현은 MLB에서 2년 동안 뛰었다. 2022년 SSG로 돌아온 그는 통합 우승에 힘을 보탰다. ⑤김기태·양상문 감독 중도 퇴진 김기태 KIA 감독이 5월 16일 자진 사퇴했다. 2017년 KIA를 8년 만의 통합 우승으로 이끈 김 감독은 2019년 4월 9연패를 당하는 등 팀이 10위로 떨어지자 구단에 자진 사퇴 의사를 전했다. 양상문 롯데 감독은 전반기를 마치고 물러났다. 롯데는 7월 19일 양상문 감독과 이윤원 단장의 동반 사퇴를 발표했다. 당시 롯데는 34승 2무 58패(승률 0.370)로 꼴찌였다. 2018년 10월 2년 임기 사령탑에 선임된 양상문 감독은 한 시즌도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다. KIA는 박흥식 감독대행, 롯데는 공필성 감독대행 체제로 시즌을 마쳤다. KBO 리그 감독 2명이 한꺼번에 시즌 도중 지휘봉을 내려놓은 것은 김경문 감독과 김성근 감독이 각각 두산과 SK에서 물러난 2011년 이후 8년 만이었다. ⑥3피트 수비 방해 논란 정규시즌 내내 3피트 수비 방해 규정과 관련해 몸살을 앓았다. 야수가 홈에서 1루로 송구할 때 타자 주자가 1루로 달리면서 파울 라인을 밟거나 안쪽으로 뛰면 1루에서 세이프 선언을 받아도 자동으로 아웃되도록 했다. 타자 주자의 수비방해 의도를 심판원의 재량에 맡기던 것을 명확한 기준을 통해 판정하자는 취지였다. 그러나 규정이 세밀하지 않고 상황별로 동일하게 적용되지 않아 논란과 항의 사태가 지속됐다. 이에 KBO는 6월 실행위원회를 열어 일부 수정했다. 또한 3피트 라인 위반 수비방해 여부를 비디오 판독 대상으로 추가하기로 결정했다. ⑦한화 베테랑 이적 요청 몸살 한화 이용규가 시범경기 중이었던 3월 중순 구단에 트레이드를 요청한 사실이 알려졌다. 한화는 3월 22일 이용규에 대해 “FA 계약을 체결한 선수가 트레이드를 요청한 시기와 방식이 팀의 질서와 기강은 물론 프로야구 전체의 품위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라며 무기한 참가활동정지 처분을 내렸다. 한화는 9월 1일 이용규에 대한 징계를 해제했다. 앞서 2월에는 한화 베테랑 투수 권혁이 트레이드를 요청했다. 한화는 고심 끝에 권혁을 자유계약선수로 풀어줬고, 권혁은 이틀 뒤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⑧2020 도쿄올림픽 진출권 획득 김경문 감독이 이끈 대표팀이 제2회 WBSC 프리미어12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 대회에는 2020 도쿄 올림픽 진출권이 걸려있었다. 일본을 제외하고 아시아 국가 중 최고 성적을 거둬야만 진출권 확보가 가능했다. 한국은 결승에서 일본에 3-5로 패했지만, 첫째 목표였던 올림픽 진출권 획득에는 성공했다. 다만 슈퍼라운드에서 대만에 0-7로 패하고, 일본과 두 차례 맞대결에서 8-10, 3-5로 져 아쉬움을 남겼다. ⑨'비선수 출신' 한선태 등장 LG 투수 한선태가 KBO리그 역사에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고교 졸업 후 야구에 입문한 한선태는 독리리그를 거쳐 2019 KBO 신인 드래프트 2차 10라운드 전체 95순위로 LG에 입단했다. 6월 25일 잠실 SK전에서 1이닝 1피안타 1사구 무실점을 기록하며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비선수 출신으로 1군 경기에 등판했다. 한선태는 1군 통산 7경기에서 8과 3분의 1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5.40에 그친 뒤 2022년 방출됐다. 이형석 기자 사진=IS 포토·연합뉴스 2022.12.31 09:36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