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무명’ 이형준, ‘20야드 칩샷 이글’로 제주 강풍 뚫어…데뷔 첫 승 ‘예약’
평균 초속 5~6m의 강풍. 제주의 바람은 거셌다. 순간 최대 풍속이 8~9m에 이를 때는 서 있는 것도 힘들 정도였다. 그러나 무명 이형준(22)은 그 강풍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이형준이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 헤럴드·KYJ 투어챔피언십 J Golf 시리즈에서 강풍을 뚫고 생애 첫 승의 '예비 우승자'로 이름을 올렸다.2일 제주 서귀포에 있는 롯데 스카이힐 제주 골프장의 힐-오션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3라운드. 이 대회는 1, 2라운드 때 폭우와 안개 때문에 54홀 경기로 축소된 가운데 마지막 날은 강풍으로 경기가 지연되면서 우승자를 가리지 못하고 하루 더 순연됐다. 그러나 이형준이 우승을 예약했다.전날 8언더파로 단독선두에 올랐던 이형준은 이날 14번홀까지 이글 1개, 버디 2개, 보기 2개, 더블보기 1개로 스코어를 줄이지 못했지만 중간합계 8언더파로 공동 2위 그룹인 허인회(27·JDX멀티스포츠·15번홀까지 4언더파)와 홍순상(33·SK텔레콤·14번홀까지 4언더파)를 4타 차로 따돌렸다. 특히 8번홀(파5)에서 20야드 거리의 칩샷 이글이 순위 추락을 막았다. 이형준은 3일 오전 7시30분에 재개되는 잔여 경기 4개 홀에서 현재의 스코어를 지켜 낸다면 새로운 스타로 탄생하게 된다.올 시즌 코리안 윈터투어를 통해 어렵게 투어 카드를 손에 쥔 이형준은 이 대회 최종일 챔피언 조에서 처음 경기할 정도로 무명인 선수다. 키 177cm에 몸무게 70kg으로 거구는 아니지만 바람에 강한 아이언 샷을 소유한 선수이기도 하다.그는 "공을 낮게 치는 것이 장기 샷이다. 그래서 바람이 많이 분 이번 대회에서 성적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평소에도 볼을 압착해 낮게 때리는 샷 연습을 많이 하는 편이다. 바람이 불 때는 볼을 더 오른쪽에 놓고 낮고 긴 폴로스루를 구사한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상상해 왔던 우승이 눈앞에 있지만 아직 대회가 끝나지 않았다"고 말을 아꼈다. 공동 2위에 있는 허인회는 3개 홀을 남겨놓고 대회 2연패를 꿈꾸고 있다.제주=최창호 기자 chchoi@joongang.co.kr
2014.11.02 18: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