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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진 A급 불펜 투수, 최정은 4년 보장+@...'쩐의 전쟁' 스토브리그 개막

포스트시즌(PS)이 막을 내린 뒤에도 팬들의 관심은 야구를 떠나기 어렵다. '쩐의 전쟁' 스토브리그(Stove League)가 바로 개장한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한국시리즈(KS) 종료 닷새 이내 자유계약선수(FA) 자격 선수를 공시한다. 해당 선수는 이틀 안에 권리 행사 여부를 결정하고, KBO 총재는 신청 마감 이튿날 FA 승인 선수를 발표한다. 이후 10개 팀 모두 원하는 선수와 FA 협상에 임할 수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주축 소속 선수와 일찌감치 비(非)FA 다년 계약을 하는 팀이 많아졌다. FA 장기 계약 사례도 늘었다. 시장에 '대어급' 매물이 줄어든 이유다.'100억원 이상' 대형 계약은 나올 가능성이 있다. SSG 랜더스 프랜차이즈 스타 최정(37)이 FA 자격을 얻기 때문이다. 그는 KBO리그 통산 홈런 부문 1위(495개)에 오른 거포다.적지 않은 나이가 장기 계약 걸림돌이 되는 게 일반적이지만, 최정은 무난히 4년 계약을 보장받을 전망이다. 2024 정규시즌에서 홈런 3위(37개)에 오를 만큼 여전히 강한 파워를 증명했다. '인천 야구'의 원클럽맨이라는 상징성도 최정의 가치를 높이는 요인이다. 6년 전 최정은 두 번째 FA 자격을 얻은 SSG 전신 SK 와이번스와 총액 106억원에 계약한 바 있다. 개인 두 번째로 100억원 계약을 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가대표 3루수' 허경민(34)도 FA 시장에 나올 수 있다. 2020년 12월 원소속팀 두산 베어스와 총액 7년, 최대 85억원에 계약했던 그는 4년 뒤 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조항을 넣었다.허경민은 올 시즌 타율 0.309를 기록했다. 부상 탓에 좋은 페이스가 끊기기 전까지 타율 1위를 지키기도 했다. PS 경험이 많고, 리더십을 갖췄다는 강점도 있다. 허경민이 옵션을 행사하지 않고 두산에 잔류하면 향후 3년 총액 20억원을 받게 된다. 이번 FA 시장에서 가장 주목할 포지션은 불펜 투수다. 정상급 기량을 갖춘 선수가 많다. 김원중(31)이 대표적이다. 그는 2020년부터 롯데 자이언츠 마무리 투수를 맡아 통산 132세이브를 쌓았다. 큰 키(1m92㎝)에서 뿌리는 150㎞/h 대 강속구와 낙차 큰 포크볼이 강점이다. 롯데 셋업맨 구승민(34)도 FA 자격을 얻는다. 지난 7시즌 동안 팀 필승조 임무를 수행하며 통산 홀드 121개(역대 8위)를 기록했다. 2021시즌 홀드왕(34개) 장현식(29)도 있다. 그는 올 시즌 KIA 타이거즈 통합 우승 '1등 공신'이기도 하다. 삼성 라이온즈와의 KS에서는 1~5차전 모두 등판해 좋은 투구를 보여줬다. 노경은(40)도 빼놓을 수 없다. 40대 노장이지만 내구성이 뛰어나다. 그는 2024 정규시즌 홀드왕(39개)에 올랐다. 평균자책점(2.90)도 빼어났다.통산 177세이브를 올린 이용찬(35·NC 다이노스), 마무리 투수 경력이 있는 서진용(32·SSG)도 불펜이 약한 팀에선 눈독을 들일 투수들이다. 선발 투수 중에선 엄상백(28·KT 위즈)이 단연 가장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강속구를 뿌리는 사이드암스로 투수로 올 시즌을 포함해 두 차례 두 자릿수 승수를 올렸다. 20대 나이가 큰 강점이다. 최원태(27·LG 트윈스)도 선발진 보강을 노리는 팀이 영입을 고려할 만하다. 최근 8시즌 연속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풍부한 경험을 쌓았다. 정규시즌 10승을 기대할 수 있다. '내야 최대어'는 심우준(29)이다. 2021년 KT 통합 우승 주역으로 리그 정상급 수비력을 갖춘 유격수다. 올 시즌은 군 복무를 마친 뒤 향상된 타격 능력을 증명했다. 삼성 라이온즈 '유틸리티 플레이어' 류지혁(30)과 한화 이글스에서 주전 유격수를 맡았던 하주석(29)도 FA 자격을 얻었다. 리그 출범 최초로 정규시즌 1000만 관중을 돌파한 KBO리그. 역대급 흥행에 성공한 프로야구가 스토브리그도 뜨겁게 보낼 전망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10.31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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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달라야 한다' 굳은 의지, '엽의 전쟁'에서 승리한 이승엽 [IS 잠실]

'엽의 전쟁'에서 이승엽 두산 감독이 웃었다. 두산은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잠실 라이벌' LG 트윈스와의 KBO리그 홈경기에서 9-5로 이겼다. 정규시즌 초반 중하위권(7위)에 머무르고 있는 두산은 주중, 주말 3연전을 모두 우세 시리즈(3연전 중 2승 이상)로 장식하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경기를 앞두고 이승엽 감독은 "주초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2승 1패로 잘했다. LG전 승리는 (라이벌팀을 꺾은) 프리미엄까지 있다"라며 승리를 기대했다. 염경엽 감독이 이끄는 '디펜딩 챔피언' LG는 지난해와 달리 중위권에서 힘겹게 버티는 중이었다. 양 팀 사령탑 모두 1승이 절실했다.LG와의 3연전을 치르는 이승엽 감독은 특히 비장했다. 지난 12일 "모두가 라이벌이지만, 특히 (잠실 라이벌인) LG전에는 팬들의 몰입과 응원이 크다. 지난해 우리가 크게 열세였다"고 돌아봤다. 이승엽 감독 부임 첫 시즌이었던 지난해 두산은 LG와의 상대 전적(5승 11패)에서 크게 밀렸다. 2016년부터 2021년까지 6년 연속 상대 전적 우세(승률 0.648)를 보이다, 2022년(6승 10패)에 이어 2년 연속 밀린 것이다. 14일 경기 전에도 LG를 의식하는 말을 여러 번 전했다. 지난해 LG전 열세가 이 감독에게 큰 부담인 듯했다. 그는 "LG와의 시즌 첫 3연전에서 꼭 우세 시리즈를 거두겠다"고 밝혔다.라인업에서 승리 의지가 감지됐다. 이승엽 감독은 팀 내 타율과 홈런 1위 강승호를 프로 데뷔 첫 4번 타자로 기용하면서, 간판타자 김재환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하는 파격 라인업을 꺼냈다. 염경엽 감독도 오지환을 대신해 구본혁을 선발 유격수로 투입했다. 이뿐만 아니라 박해민을 8번 타순으로 내리는 등 공격력 향상을 꾀하려 했다. 염 감독은 "타순에서 변화를 줄 수 있는 게 이 정도뿐"이라며 안타까워했다. LG는 1회와 2회 초 희생플라이를 날려 2-0으로 앞서갔다. 두산은 2회 말 선두 타자 양석환의 솔로 홈런으로 추격을 시작했다. LG의 5선발 투수 손주영의 개막 후 16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에 마침표를 찍는 한 방이었다. 이후 2사 3루에서 전민재의 동점 적시타가 터졌다.두산은 3회 말 안타 2개와 볼넷 1개로 만든 만루에서 박준영의 희생 플라이로 결승점을 뽑았다. 이어 상대 포수의 패스트볼과 내야 실책으로 2점을 더 달아났다. LG도 지지 않고 7회 초 김현수와 문보경의 1타점 적시타로 5-4로 추격했다. 그러자 7회 말 두산은 정수빈의 볼넷과 조수행의 번트 안타에 이은 양의지의 2타점 적시타로 다시 달아났다. 8회 말에는 대타 김재환의 쐐기 2루타와 정수빈의 1타점 적시타가 터졌다. 개인 한 경기 최다 투구 수(99개)를 기록한 두산 선발 투수 김동주는 5이닝 5피안타 2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거뒀다. LG와 첫 3연전에서 2승 1패를 기록한 두산은 시즌 성적 9승 11패를 기록, 공동 5위인 LG와 한화를 0.5경기 차로 추격했다. 경기 후 이승엽 감독은 "1루 관중석을 가득 채워준 팬 여러분께 우세 시리즈를 안겨드릴 수 있어서 만족스럽다. 뜨거운 함성에 늘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반면 LG는 올 시즌 처음으로 5할 승률(9승 10패 1무)이 무너졌다. LG는 이번주 KIA 타이거즈전 스윕패를 포함해 1승 5패로 부진했다.잠실=이형석 기자 2024.04.14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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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GG 볼거리 가득... 양의지·최정 9회 수상 도전+LG 1994년 기록 경신 도전

2023 KBO리그를 마무리하는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오는 1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다. 올해도 의미 있는 기록이 쏟아질 전망이다. ▲우승팀 LG 몇 명 수상할까.29년 만에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LG는 12명의 골든글러브 후보를 배출하면서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선수가 수상 후보로 올랐다. 지난 시즌 유격수 부문 수상자였던 오지환이 2년 연속 수상을 노리고 있으며, 출루율과 득점 부문 1위에 오른 홍창기도 2년 만에 외야수 부문 타이틀을 되찾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29년 전 LG가 우승을 차지한 1994시즌에는 포수 김동수, 1루수 서용빈, 2루수 박종호, 3루수 한대화, 외야수 김재현 등 5명의 수상자를 배출한 바 있다. ▲ SSG 최정, 두산 양의지 수상하면 9회로 최다 수상 2위 등극이번 골든글러브 후보에 오른 선수 중 최다 수상자는 8회 수상에 빛나는 SSG 최정과 두산 양의지다. 최정은 2011시즌 첫 수상을 시작으로 12시즌 동안 8번이나 골든글러브의 주인공이 되며 KBO 리그 최고의 3루수라는 수식어를 가지게 됐다. 최정이 수상할 시, 동일하게 3루수 부문에서 8차례 수상한 한대화(전 쌍방울)를 제치고 포지션 최다 수상자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양의지 역시 9번째 골든글러브 수상을 노린다. 포수로 7차례, 지명타자로 1차례 수상하며 지난 9시즌 중 1차례를 제외(2017)하고 모두 골든글러브 수상자로 호명됐다. 양의지 역시 수상 시 현재 포수 부문 7차례 수상으로 공동 1위에 올라있는 김동수(전 히어로즈)를 제치게 된다. 한편, 역대 골든글러브 최다 수상자는 10차례 수상한 현 두산 감독 이승엽이다.▲ KBO리그 대표 베테랑 타자들의 지명타자 부문 경쟁지명타자 부문은 후보 명단 선수들이 수상한 골든글러브만 17개에 달하는 KBO 리그 대표 베테랑 타자들의 전쟁이다. KIA 최형우(6회 수상), LG 김현수, NC 손아섭(5회 수상), 롯데 전준우(1회 수상)에 KBO 골든글러브 수상 경력은 없지만 대한민국 최고 타자 중의 한 명인 SSG 추신수까지 엄청난 이름값을 자랑하는 후보 명단이다. 쟁쟁한 후보들 사이에서 누가 수상하게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최다 득표-득표율 누구.최다 득표와 득표율의 영예를 안을 선수가 누구일지도 관심이 모인다. 지난해에는 정규시즌 MVP를 수상한 키움 이정후가 총 313표 중 304표를 획득해 97.1% 득표율로 최다 득표-득표율의 주인공이었다. 역대 최다 득표는 2007시즌 두산 이종욱이 기록한 350표, 최다 득표율은 99.4%의 지지를 받은 2020시즌 당시 NC 소속이었던 양의지가 기록하고 있다.▲ 개인 첫 골든글러브 수상의 영예를 안을 선수는 누구일까.개인 첫 수상을 노리는 선수들도 있다. 2023시즌 홈런, 타점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며 ‘국가대표 4번타자’로 발돋움한 한화 노시환은 3루수 부문에서 첫 골든글러브 수상을 노리며, 골든글러브와는 인연이 없었던 NC 박건우도 데뷔 후 15년 만에 외야수 부문에서 수상을 노린다. 또한 KBO 리그 데뷔 시즌에 좋은 활약을 펼친 외국인 선수들도 후보에 올랐다. 2023시즌 KBO MVP를 수상한 NC 페디와 꾸준한 모습을 보여준 키움 후라도는 투수 부문 후보에 올랐고, LG 우승의 주역 오스틴도 1루수 부문 후보에 올라있다. 타선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며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끈 SSG 에레디아와 NC 마틴도 외야수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2.07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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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서 잠실만 뜨겁다' 21년 기다린 LG 팬들의 열기

LG 트윈스 팬들의 열망이 한파를 몰아내고 있다.전국은 지금 한파에 몸살을 앓고 있다. 8일 기준 서울 아침 최저기온은 섭씨 2.3도까지 떨어졌다. 11월 초인데도 사람들은 겨울 패딩을 꺼내 입었다. 오직 한 곳, 잠실야구장은 예외였다. LG 팬들은 패딩 대신 가을 유광잠바를 착용했다. LG는 지난 7일부터 KT 위즈와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맞대결을 벌이고 있다. LG가 KS에 올라온 건 지난 2002년 이후 21년만. 우승은 1994년 이후 29년 동안 없었다.LG 팬들의 뜨거운 열망이 '이상 고온'을 만들고 있다. 이미 정규시즌부터 기세가 심상치 않았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인기 팀이 호성적까지 따르니 역대급 흥행이 기록됐다. LG는 올해 최종 관중 수 120만 2637명으로 10개 구단 체제 이후 최초로 120만 관중을 달성했다.KS 예매는 전쟁, 그 이상이었다. 지난 6일 인터넷 예매가 시작되자마자 동시 접속자가 폭주했다. 포스트시즌 단독 판매사인 인터파크 기준 대기자가 10만 명 이상이었다. 잠실구장에 들어올 수 있는 관중은 2만 3750명뿐. 대기자가 최대 20만 명 이상까지 찍힐 정도로 예매 경쟁이 치열했다. 잠실구장 전역이 LG 유광잠바와 노란 응원 수건으로 가득 찼다. 구광모 LG 그룹 회장이 이례적으로 현장을 찾았다. 1994년 마지막 우승 배터리였던 김용수-김동수가 시구와 시포를 각각 맡아 축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상대 선수들도 LG 팬들의 열기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KT 유격수 김상수는 "그냥 즐기겠다. (LG는) 프로야구에서 손꼽히는 톱 클래스 인기 팀이다. 소름이 돋는다. 반대로 날 응원한다고 생각하고 뛰려 한다"고 했다. KT 투수 고영표는 "그런 재미도 있다. 상대 팬들도 많지만, 좋은 플레이를 해서 우리가 승리했을 때 (더) 짜릿한 기분이 드는 것 같다"며 웃었다. 이 순간을 가장 즐기고 있는 건 역시 LG 팬들이다. 우승하지 못한 29년 동안 LG를 응원해 온 팬들 저마다의 사연도 달랐다. 잠실구장에서 만난 이금강 씨는 5세 때인 1994년 응원을 시작했다. 이 씨는 "그때는 1번 타자 유격수 류지현이 언제나 최고의 선수였다. 내겐 세상에서 제일 야구를 잘하는 선수였다"며 "대학 입학 후인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LG 야구에 빠졌다. 성적이 좋지 못했을 때를 더 많이 봤다"며 미소 지었다.현재 미국에서 거주 중인 이 씨는 KS를 보기 위해 한국에 돌아왔다. 정규시즌을 2위로 마친 지난해에도 한국을 찾았으나, LG가 플레이오프(PO)에서 패해 KS 관람에 실패했다. 결국 올해 드디어 KS의 감동을 진하게 느끼고 있다. 20대인 김영빈 씨는 LG 팬 2세다. 우승은 물론 2002년 마지막 KS도 보지 못한 나이다. 김 씨는 "중학교 2학년이던 2009년부터 응원했다. 아버지가 LG 팬이셨는데, 어쩌다 누나와 본 경기(두산 베어스전)에서 LG가 홈런 4개를 치고 이겼다. 그때 완전히 빠졌다"며 "그해 그 경기보다 행복하게 야구를 본 날은 없었다"며 웃었다. LG는 2009년 당시 8팀 중 7위에 불과했다. 김 씨는 "당시 워낙 잘하는 팀들이 많아 '환승(응원 팀을 바꾸는 것)'을 고민했다. 그래도 LG 선수가 좋아 남았고, 팀이 좋아져 계속 버텼다"고 회상했다. 이날 잠실구장에는 젊은 팬들뿐 아니라 1982년 프로야구 원년 MBC 청룡 시기부터 응원했던 '올드팬'들도 많았다. 손호익 씨는 "LG는 내 인생"이라 했다. LG가 곧 그의 고향이기도 했다. 손 씨는 "부모님이 이북 출신이시라 서울에 살면서도 여기가 고향이라는 느낌은 없었다. 그럴 때 프로야구가 생겼고, MBC 청룡(LG의 전신)과 LG를 응원하면서 내 정체성처럼 됐다"고 떠올렸다. 잠실구장에서 매장을 운영하는 상인들도 이 열기를 피부로 느낀다. 3루 관중석 쪽에서 카페를 운영 중인 권은희 씨는 "팬들이 구장에 오는 시간이 평소보다 빨라졌다"고 전했다. 그만큼 KS의 특별한 분위기를 느끼고 싶은 이들이 많아졌다고 볼 수 있다. 권 씨는 "보통 이곳에는 원정 팬들이 많이 오시는데, 오늘은 확실히 LG 팬들이 많더라"며 "점주들끼리는 이번 시리즈가 7차전까지 갔으면 좋겠다고들 한다"고 기대했다.29년 만의 우승 도전, 팬들은 간절한 만큼 행복하다. 손호익 씨는 "LG가 KS에 다시 올라오는 걸 보면서 '이렇게 행복한 인생도 있구나' 싶었다. 영원히 다신 못 볼 줄 알았다"며 껄껄 웃었다. 손 씨는 '캡틴' 오지환의 미디어데이 인터뷰를 인용하며 "시리즈가 6차전까지 갈 것 같다. 우리 주장이 그렇게 말했으니까"라며 "물론 빨리 이겨도 좋겠지만, 오랜만에 오지 않았나. 이 분위기를 더 오래 느껴보고 싶다"며 기뻐했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11.09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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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FA 이적생 퍼포먼스? 채은성 단연 최고...강견 잃은 엘·롯 포수

지난겨울 KBO리그 스토브리그는 역대급이었다. 가장 마지막(3월 27일) 원소속팀 키움 히어로즈와 계약한 정찬헌까지 포함, 총 803억 1500만원이 오갔다. 보상액을 포함하면 더 늘어난다.이적도 유독 많았다. 포수 전쟁이 이를 주도했다. 2020시즌 NC 다이노스의 통합 우승을 이끈 양의지가 친정팀 두산 베어스로 복귀했고, KIA 타이거즈 주전 포수였던 박동원이 LG 트윈스, LG 트윈스 안방을 지켰던 유강남은 롯데 자이언츠로 향했다. 양의지 부재를 메웠던 박세혁은 NC로 갔다.이밖에 삼성 라이온즈 왕조의 후예인 김상수가 KT 위즈, ‘소리 없는 강자’ 노진혁이 롯데, LG 타선 핵심 선수였던 채은성이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었다. 이름값 높은 선수들이 활발하게 이동한 덕분에 순위 경쟁 판도도 예측이 어려워졌다. 개막 한 달이 지나고, 어린이날 시리즈를 맞이한 KBO리그. 주요 이적생들의 퍼포먼스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일간스포츠가 개막 전 해설위원 8명을 상대로 진행한 설문 조사에서 ‘베스트 이적생’ 1순위로 꼽힌 채은성은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5일 기준으로 출전한 27경기에서 타율 0.305·5홈런·24타점·OPS(출루율과 장타율 합계) 0.859를 기록했다. 타점은 에디슨 러셀(키움)에 이어 2위다. 득점권에서 타율 0.333를 기록하며 타선 기둥 역할을 해내고 있다.최근엔 기복이 있다. 다른 한화 타자들의 타격감이 좋지 않아, 상대 배터리의 집중 견제 또는 회피 대상이 되고 있다. 하지만 노시환, 정은원, 김인환 등 한화도 성장 중인 선수들이 많다. 채은성 가세 효과는 앞으로 더 두드러질 전망이다. 4일 두산전에서는 5회 초 3번째 타석에서 만루 홈런을 치며 저력을 보여줬다. 시즌 5홈런. 리그 2위 기록이다. 152억원(기간 4+2년)에 두산에 복귀한 양의지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정까지 소화하며 몸 관리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제 몫을 하고 있다. 타율(0.277)과 장타율(0.373)이 그에게 기대하는 수치는 아니지만, 주 임무인 안방마님 역할을 예상대로 잘 해내고 있다. 두산이 팀 선발진 평균자책점 2위(3.01)에 오른 건 그의 지분이 크다는 평가다. 6년 차 곽빈의 각성, 신예 김동주의 1군 안착을 이끌고 있다.박동원은 ‘공격형 포수’라는 수식어에 걸맞은 장타 생산 능력을 보여줬다. 홈런 5개를 치며 이 부문 팀 내 1위에 올라 있다. 구창모·구승민 등 리그 대표 선발 투수와 셋업맨을 공략해 만든 결과다. 유강남도 타율(0.230) 홈런(1개) 등 타격 수치는 다소 아쉽지만, 3~4월 팀 1위를 이끈 주역 중 한 명이다. 나균안·김진욱 등 롯데 마운드 기대주들과 좋은 호흡을 보였다.다만 두 포수는 나쁘지 않았던 도루 저지 능력이 저조하다. 박동원은 17.9%, 유강남은 13.0%에 그치고 있다. 유강남은 2021시즌 23.0%, 박동원은 2022시즌 35.5%를 기록한 바 있다.포수 전쟁을 이끈 한 명인 박세혁은 19경기에서 타율 0.183를 기록했다. 4월 7일 키움전에서 안우진을 상대로 홈런을 치는 등 나쁘지 않은 타격감을 보여줬지만, 14일 SSG 랜더스전에서 상대 타자 기예르모 에레디아가 헛스윙한 배트에 뒤통수를 맞아 휴식기를 보낸 뒤 타격 성적이 급격히 떨어졌다.‘알짜배기’ 유격수 노진혁은 24경기에서 타율 0.270, KT 새 주전 유격수 김상수는 타율 0.233를 기록했다. 롯데 유니폼을 입은 사이드암 투수 한현희는 5경기에서 7점(7.17) 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한화로 컴백한 이태양은 불펜 투수로 나선 10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51을 기록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5.06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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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웅 도박 논란, LG 타선 첫 '잠실 라이벌'전서 시원하게 터졌다

LG 트윈스가 올 시즌 두산 베어스와 잠실 라이벌 첫 맞대결서 웃었다. 이날 오전 LG 소속 외야수 이천웅의 불법 온라인 도박 사실이 알려져 더욱 값진 승리였다. LG는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홈 경기에서 13-4로 이겼다. 이날 경기는 올해부터 LG(염경엽)와 두산(이승엽)의 지휘봉을 두 신임 사령탑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두 감독의 이름 끝 자를 본떠 '엽의 전쟁'으로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오전 이천웅이 불법 온라인 도박 사실을 시인하면서 경기 외적으로 더욱 이목을 끌었다. 염경엽 감독은 "선수단의 현장 책임자로서 깊이 사과드린다. 정말 죄송하다. 팀에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났다. 재발 방지를 위해 다시 교육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프로 선수들은 팬들의 신뢰를 잃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선수의 잘못으로 가족과 동료들이 피해를 본다"고 안타까워했다.LG로선 승리가 절실했다. 선발 투수 김윤식은 5이닝 5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다. 타선은 상대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를 완벽 공략했다. 0-1로 뒤진 2회 말 김민성의 동점 2루타가 나왔다. 3회에는 2사 1, 2루에서 오스틴 딘의 2타점 결승 적시타가 터졌다. 3-1로 앞선 4회 말 무사 1루에서 김기연의 투수 앞 땅볼 때 유격수 실책으로 찬스를 이어간 LG는 서건창의 내야 안타로 한 점을 더 달아났다. 이어 박해민의 번트 안타로 무사 만루 찬스를 잡은 LG는 홍창기와 문성주가 삼진과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임시 주장 김현수가 2사 후 싹쓸이 2루타를 쳤다. LG는 5회에도 서건창과 박해민의 연속 적시타에 힘입어 9-1까지 달아났다. 김현수는 4타수 2안타 4타점을 기록했다. 오스틴과 문보경, 김민성, 서건창, 박해민까지 6명이 멀티 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때렸다. 이형석 기자 2023.04.14 22:40
프로야구

[타격은 어쩔티비(feat.김태균)] 훈련은 훈련처럼, 실전은 실전처럼

오늘로 18회에 걸쳐 연재한 ‘타격은 어쩔티비(feat.김태균)’를 마칩니다. 이 시리즈를 통해 일간스포츠 독자들이 타격의 재미, 나아가 야구의 깊이를 알아가길 기대했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신 독자와 야구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전합니다. <편집자 주>지금 KBO리그 팀들은 미국, 일본, 호주 등으로 흩어져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있다. 지난주에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가하는 대표팀 훈련도 시작됐다. 캠프 출발과 함께 선수들의 경쟁은, 아니 전쟁은 시작한다. 내가 20대 초중반 나이에 캠프에서 자주 들었던 말이 있다.“너 놀러 왔어? 왜 그렇게 대충 치는 거야?”내가 혼자서 배트를 휘두를 때 선배님이나 코치님이 했던 말이다. 흔히 프리배팅이라 부르는 배팅 프랙티스(batting practice)를 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분들이 왜 그랬는지 나도 안다. 내가 이상한 자세로 스윙하는 거 같고, 공을 살살 때리는 거 같기 때문이다. 그분들 생각이 틀렸다는 게 아니다. 난 나의 훈련법을 고민하고, 적용했다. 좋은 타격을 하겠다는 목표는 같았으나 방법이 달랐을 뿐이다.시즌이 끝나고 12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선수들은 보통 휴식과 웨이트 트레이닝을 병행한다. 이 기간 빼먹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스프링캠프에서 수행할 과제를 생각하는 거다. 이번 캠프 목표는 무엇인지, 그걸 위해 뭘 해야 할지 정해야 한다. 그래야 훈련 효율이 높아질 수 있다. 선수 시절 훈련할 때 나는 빈 스윙(실제로 공을 치지 않고 방망이를 허공에 휘둘러보는 동작)을 천천히 했다. 론치 포지션에서 방망이를 살살 내리면서 오른 팔꿈치를 오른쪽 옆구리에 딱 붙였다. 그리고는 오른 팔꿈치를 앞(오른쪽 가슴)으로 밀어냈다. 동시에 하체를 움직인 뒤 배트를 휙 돌렸다. 위에서 보면 배트의 움직임이 V자에 가깝다.이 동작이 이상해 보인 모양이다. 위에서 이 동작을 내려다보면 어떨까? 팔꿈치가 내 상체로부터 떨어져 있다가(론치 포지션) 몸에 바짝 붙었다가(히팅) 다시 앞으로 나가는(폴로스루) 과정이 V와 비슷하다. 즉, 인 앤드 아웃 스윙이다.장난치는 거로 보였던 이 동작은 나름대로 인 앤드 아웃 스윙을 만드는 과정이었다. 이런 동작을 매일 수백 번 반복했다. 그래서 나더러 남들처럼 빈 스윙을 해보라고 하면 제대로 하지 못한다. 인 앤드 아웃 스윙이 습관처럼 굳어버렸기 때문이다.스물네 살이던 2006년, 난 최악의 슬럼프를 겪었다. 2007년 초반엔 타격감이 좋았다가 갈수록 성적이 떨어졌다. 정말 고민했다. 숱한 시행착오 끝에 내린 결론은 ‘슬럼프에 빠졌을 때는 예외 없이 인 앤드 아웃 스윙이 망가져 있다’는 것이다.방망이를 자연스럽게 휘둘러보자. 배트 무게를 따라 두 팔이 몸통에서 멀리 떨어질 것이다. 이 상태에서는 방망이가 더 움직일 공간이 정해져 있다. 배트의 회전 반경이 작아졌기 때문이다. 이게 도어(door) 스윙이다. 이렇게 스윙하면 정확성이 떨어지는 데다 힘을 싣기도 어렵다.반대로 인 앤드 아웃 스윙은 타자가 느끼기에 부자연스럽다. 그러나 현란하게 변하는 투구를 따라가기에 최적의 스윙 궤적이다. 힙턴할 때까지 팔꿈치를 상체에 붙여놓고 공의 궤적을 따라가다 밀거나 당겨 칠 수 있기 때문이다.문제를 발견했으니 해법을 찾아야 했다. 결국 반복 훈련 말고는 답이 없었다. 그래서 만든 게 V자 스윙이었다. 배트를 오른쪽 옆구리로 확 당겼다가 앞으로 쭉 내미는 동작을 하루에도 수백 번은 해봤다.여기서 질문 하나. 실전에서도 V자 스윙이 가능할까? 아니다. 투수의 손을 떠나 0.4초 만에 홈플레이트를 통과하는 패스트볼을 타격하는 배트 궤적이 그렇게 크게 바뀌기는 불가능하다. 완만하게 U자를 그려도 충분할 거다.다만 훈련 땐 뭐든지 극단적이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했다. 그래야 실전에서 자연스러운 인 앤드 아웃 스윙이 이뤄진다고 믿었다. 남들이 장난으로 본 그 동작을 하느라 난 땀을 뻘뻘 흘렸다.내가 또 오해를 샀던 동작 중 하나가 있다. 배팅 프랙티스 때도 대충 친다는 거다. 아마 그렇게 보였을 거다. 캠프에서 방망이를 처음 잡으면 난 공을 툭 쳤다. 힘없이 굴러간 공은 1루 근처에 멈췄다. 그렇게 툭툭, 몇 개를 더 쳤다. 그러다 보면 1루 근처에 내가 굴린 공이 꽤 많이 모여 있었다.그다음은 2루수 쪽이다. 그다음 유격수 쪽이다. 다른 타자들이 신 나서, 또 온힘을 다해 장타를 펑펑 치는 것과 비교하면 내가 훈련하는 장면은 장난처럼 보였을 수 있다.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훈련에서 중요한 건 ‘강한 타구’를 만드는 게 아니라 ‘좋은 자세’를 잡는 것이다. 배팅 프랙티스에서는 시속 120~130㎞의 공이 때리기 좋게 온다. 실전에서는 140~150㎞의 강속구가 무섭게 날아온다. 훈련 때 홈런을 뻥뻥 쳤던 스윙 그대로 투수와 맞서 보라. 똑같은 타구를 날릴 확률은 제로(0)에 가깝다. 그래서 난 후배들에게 기회가 될 때마다 말한다. “훈련은 훈련처럼, 실전은 실전처럼 해라.”힘을 빼고 설렁설렁하라는 게 아니다. 실전에서 잘할 수 있는 준비를 하라는 거다. 난 그래서 인 앤드 아웃 스윙을 극단적으로 반복했다.또 배팅 프랙티스 때 나는 ‘벽(오른손 타자의 왼 어깨부터 골반까지)’을 단단히 만들기 위해 1루쪽으로, 2루쪽으로 툭툭 밀어 친 거다. ‘벽’이 세워진 뒤엔 힙턴을 이용해 당겨치기도 했다. 타구를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내야에서 외야로 보내면서 내 스윙 밸런스를 점검한 거다. 훈련 때 뻥뻥 쳐서 좋은 밸런스를 만들 수 있다면 그것도 좋다. 오해와 야유를 받으면서 내 타격을 만들어갔다. 고맙게도 내 훈련법을 존중해준 지도자들도 있었다. 2008년에는 어느 정도 폼이 완성된 것 같았다. 성적도 잘 나왔다. 프로 입단 7년만, 나이로는 스물여섯 살 때였다. 당시 난 상당히 빨리 타격을 정립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요즘 이정후 선수, 강백호 선수 등을 보면 더 어린 나이에도 전성기에 이를 수 있는 것 같다.내 전성기는 2017년까지였다. 나이로는 서른다섯 살이었다. 기술이 완성 단계에 이르렀고, 힘과 스피드가 모자라지 않은 기간이 2008년부터 2017년, 딱 10년이었던 거다. 2018년 이후 내 커리어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체력이 예전 같지 않은데 그걸 만회하겠다고 더 훈련 강도를 높였다. 그래서 힘이 부쳤다. 소속 팀 사정도 좋지 못해서, 내 체력을 안배해줄 여력이 없었다. 그때로 되돌아간다면, 난 트레이닝(training, 체력 향상)보다 컨디셔닝(conditioning, 체력 유지)에 더 집중할 것이다. 그랬다면 30대 후반에 기량 하락을 늦출 수 있었을지 모른다. 내가 유니폼을 벗은 지 2년이 됐다. 현장으로부터 한 발 떨어져 '타격은 어쩔티비(feat.김태균)'를 연재했다. 야구 선배로서 후배들이 1년이라도 빨리 전성기에 이르기를, 또 1년이라도 더 늦게 은퇴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그건 야구팬들에게도 더없는 선물일 것이다.20대에는 힘과 열정이 남아돈다. 대신 기술과 지혜는 모자라다. 이론이 만들어지면, 체력이 떨어지는 법이다. 마흔 살이 넘었고, 먹방을 찍는 요즘도 난 가끔 상상한다. 지금의 이론과 기억을 가진 채 20대의 젊음을 되찾는다면, 야구를 얼마나 잘할까? 젊을 때 정말 열심히 해야 한다. 1년이라도 빨리 자기 루틴과 메커니즘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우직하게 밀고나갈 줄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전성기가 빨리 찾아온다.지도자도 선수를 조금 더 이해해줬으면 좋겠다. 감독‧코치님이 각자의 개성과 계획을 존중하지 않으면 선수는 보여주기 위한 훈련만 한다. 훈련을 위한 훈련은 실전에서 쓸모없을 가능성이 크다.강한 팀은 그냥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내가 보고 겪은 강팀은 서로 돕고 존중하는 문화가 잘 만들어져 있었다. 자신의 키로 볼 수 있는 곳보다 멀리 보기 위한 방법은 뭐가 있을까? ‘거인의 어깨’에 올라타면 된다. 후배들이 성장할 수 있다면 (거인은 아니지만) 내 어깨를 기꺼이 빌려줄 것이다. 후배들의 건승을 빈다.오늘로 18회에 걸쳐 연재한 ‘타격은 어쩔티비(feat.김태균)’를 마친다. 부족한 글을 읽어주신 일간스포츠 독자와 야구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전한다. 끝.KBS 해설위원, 정리=김식 기자 2023.02.28 07:00
메이저리그

1조 4500억원...유격수 전쟁에 역대급 돈잔치...평가는 '갸웃'

유격수 전쟁이 열린 메이저리그(MLB) 스토브리그. 예상대로 천문학적인 돈이 오갔다. MLB닷컴 등 미국 스포츠 매체는 18일(한국시간) 자유계약선수(FA) 유격수 댄스비 스완슨이 시카고 컵스와 계약했다고 전했다. 기간 7년·총액 1억 7700만 달러(2318억원)이다. 아직 구단의 공식 발표는 나오지 않았다. 스완슨이 전 구단 트레이드 거부권을 갖고 있다는 세부 계약 내용은 전해졌다. 애틀란타 브레이스 주전 유격수였던 스완슨은 2022 정규시즌, 전 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7 25홈런 96타점을 기록했다. 포지션별 가장 뛰어난 수비력을 갖춘 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드글러브도 그가 차지했다. 지난 시즌(2021)도 27홈런 88타점을 기록하며 활약했고, 애틀란타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 이 계약은 컵스 구단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종전 1위는 2015년 12월, 외야수 제이슨 헤이워드와 1억 8400만 달러였다. 7년 이상 장기 계약도 헤이워드, 알폰소 소리아노에 이어 세 번째다. 하지만 이런 대형 계약이 초라해 보인다. 스완슨은 올겨울 FA 시장에 나온 대형 유격수 4명 중 가장 짧은 기간, 적은 금액에 사인했다. 첫 테이프는 트레이 터너가 끊었다. 지난 6일, 기간 11년·총액 3억 달러(3930억원)에 필라델피아 필리스로 이적했다. MLB 역대 10번째로 3억 달러 이상 규모 계약에 사인했다. 통산 849경기에서 타율 0.302를 기록할 만큼 정교한 타격을 하는 선수다. 30도루 이상 기록할 수 있을 만큼 발도 빠르다. 최근 2시즌(2021~2022)은 20홈런을 넘기기도 했다. 이어 젠더 보가츠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기간 11년·총액 2억 8000만 달러(3667억원)에 계약했다. 터너 영입전에서 고배를 마신 샌디에이고가 적극적인 협상으로 터너에 버금가는 유격수를 얻었다. 2013년 빅리그에 데뷔한 보가츠는 통산 1264경기에 출전해 통산 타율 0.292 156홈런 683타점을 기록했다. 데뷔 3년 차 이후 시즌 타율이 0.274 이하로 떨어지지 않은 타자다. 단일시즌 홈런 커리어하이가 33개(2019년)에 이를만큼 펀치력이 있다. 무엇보다 기록 없는 경기력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카를로스 코레아는 터너·보가츠보다 더 큰 계약을 따냈다. 지난 14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기간 13년, 총액 3억 5000만 달러(4585억원)에 계약했다. 2022시즌 홈런왕 애런 저지가 원소속팀 뉴욕 양키스에 잔류하며 계약한 3억 6000만 달러(4716억원)에 이어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코레아는 통산 6시즌이나 20홈런 기록하며 리그 대표 거포 내야수로 평가받았다. 지난 3월 미네소타 트윈스와 1억 530만 달러 계약했지만, 올 시즌이 끝난 뒤 옵트아웃(계약을 파기하고 FA 자격을 얻는 조항)을 행사하며 다시 시장에 나왔고, 잭팟을 터뜨렸다. MLB 스토브리그는 포지션에 상관없이 대형 거포와 에이스급 투수가 주로 주연을 맡았다. 올겨울처럼 유격수 4명의 계약이 물고 물리며 가열된 사례는 많지 않다. 각 구단은 공격력을 갖춘 주전 유격수가 미치는 영향력에 주목한 것 같다. 터너·보가츠·코레아·스완슨 모두 최근 6년(2017~2022) 사이 차례로 소속팀을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바 있다. 너무 많은 돈이 오갔다는 평가도 많다. 첫 계약을 한 터너가 기준선을 그었고, 다른 FA 대어 영입전에서 고배를 마신 '큰 손' 구단들의 자존심 대결까지 겹치며 다른 세 선수 몸값도 치솟았다. 단일시즌 기준으로 30홈런을 보장할 수 없는 이들에게 가치 이상의 계약을 안겼다는 얘기다. 샌디에이고·샌프란시스코·컵스는 유격수가 취약 포지션이라고 볼 수도 없다. 샌프란시스코는 지난 11년 동안 개막전 선발로 나선 브랜든 크로포드가 있다. 프랜차이즈이자 샌프란시스코 팬덤에서 가장 인기 있는 선수 중 한 명이다. 구단은 크로포드 노쇠화를 미리 대비하기 위해 코레아를 영입한 것 같다. 상대적으로 보강이 필요한 외야수 영입이 더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컵스는 올 시즌 주전으로 도약한 젊은 유망주 니코 호너가 있다. 올 시즌 타율 0.281·10홈런을 기록한 선수다. 유망주 랭킹 톱3를 놓치지 않은 선수가 비로고 풀타임을 시즌을 치르며 안착했는데, 스완슨이 영입되며 자리를 옮겨야 할 상황이다. 샌디에이고의 선택은 이미 국내 MLB팬에 볼멘소리를 낳았다. 한국인 빅리거 김하성이 직접 연관 있기 때문이다. 현지 언론은 올 시즌 유격수 부문 골드글러브 최종 3인 후보에 이름을 올리며 입지를 다진 김하성이 2023시즌도 주전 유격수를 맡을 것으로 내다봤다. 기존 주전 페르난도 타니스 주니어가 외야로 자리를 옮길 것이라며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샌디에이고는 보가츠를 영입했다. 상대적으로 풍부한 내야 자원을 애써 정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안희수 기자 2022.12.18 11:31
메이저리그

뜨거운 코레아 영입전, 미네소타는 마우어 소환

올겨울 메이저리그(MBL) 스토브리그 화두는 '유격수 전쟁'이다. LA 다저스에서 뛰었던 트레이 터너가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기간 11년· 총액 3억 달러(3918억원)에 계약했고, 보스턴 레드삭스 주전 유격수였던 젠더 보가츠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11년·2억 8000만 달러(3658억원)에 계약했다. 남은 대어는 2021년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의 우승을 이끈 댄스비스완슨, 그리고 미네소타 트윈스와 계약한 지 1년 만에 옵트아웃(계약을 파기하고 다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카를로스 코레아다. 뉴욕 양키스·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시카고 컵스 등 '빅마켓' 구단이 이들을 노리고 있다는 소식이 연일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MLB닷컴은 코레아의 미네소타 잔류 가능성을 언급했다. 코레아와 미네소타는 지난해 3월, 기간 3년·총액 1억 530만 달러(1375억원)에 계약한 바 있다. 코레아는 2022시즌 타율 0.291 22홈런 64타점을 기록했고, 더 좋은 계약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시즌 종료 뒤 옵트아웃을 선언했다. MLB닷컴은 디 애슬래틱애런글리먼 기자의 취재 내용을 인용 "미네소타가 프랜차이즈 역사상 최대 규모를 코레아에게 제안할 것"이라고 했다. 미네소타 구단 종전 최대 규모 계약은 기간 8년·총액 1억 8400만 달러(2401억원)였다. 팀 프랜차이즈 포수이자 리더였던 조 마우어였다. MLB닷컴은 코레아의 계약은 3억 달러를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터너가 필라델피아와 계약하며 기준을 만들었고, 코레아는 그런 터너보다 나이가 적고 타자로는 더 뛰어난 장타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빅마켓 팀들이 영입전에 뛰어든 가운데, 미네소타도 전력 누수를 막기 위해 과감한 베팅을 준비 중이다. 코레아의 선택이 주목된다. 안희수 기자 2022.12.13 09:55
프로야구

[IS 포커스]박세혁, 46억원 NC행...'포수 전쟁'에 343억원 쐈다

2019년 두산 베어스의 통합 우승을 이끈 포수 박세혁(33)이 NC 다이노스 유니폼을 입었다. NC는 "자유계약선수(FA) 박세혁과 4년 총액 46억원(계약금 18억원·총 연봉 24억원·인센티브 4억원)에 계약했다"고 24일 밝혔다. 임선남 NC 단장은 "박세혁은 한국시리즈(KS) 우승과 국가대표팀 경험을 지닌 안정감 있는 포수다. 야구에 대한 태도가 진지하고 성실한 선수이기 때문에 우리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내부 FA가 7명에 달했던 NC는 포수 양의지, 내야수 박민우의 잔류를 우선순위로 뒀다. 4년 전, 125억원(기간 4년)을 투자해 양의지를 붙잡았던 NC는 두 번째 FA 자격을 얻은 그에게 이에 웃도는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친정팀 프리미엄'에 역대 최고 대우(4+2년 최대 152억원)까지 제시한 두산에 이번에는 밀리고 말았다. NC는 박민우는 계약 기간 8년(5+3년) 총액 140억원에 붙잡았다. 그렇다고 포수 공백을 그대로 둘 수 없었다. 유망주 포수 김형준은 무릎 부상으로 2023시즌 초반 출전하기 어렵고, 올 시즌 성장세를 보여준 박대온은 아직 주전감이 아니다. 양의지 계약 발표에 앞서, 포수 FA 대어로 평가받은 유강남은 롯데 자이언츠(4년·80억원) 박동원은 LG 트윈스(4년·65억원)와 계약했다. 남은 선택지는 박세혁뿐이었다. 시장에서의 인기는 다른 세 포수보다 적었지만, 전력 손실을 최소화해야 했다. 두산 배터리 코치 시절 박세혁을 지도한 바 있는 강인권 신임 NC 감독도 박세혁을 원했다. 결국 NC는 양의지를 떠나보낸 지 이틀 만에 그와 계약을 마무리했다. 박세혁은 양의지가 NC로 떠난 뒤 맞이한 2019시즌 주전 포수로 올라섰다. 그해 포수로 1071과 3분의 2이닝을 소화하며 두산이 팀 평균자책점 2위(3.51)에 오르는 데 기여했다. 타석에서도 타율 0.279 63타점 58득점을 올리며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특히 단일시즌 포수 최다 3루타(9개)를 기록하며 기동력을 갖춘 포수로 주목받았다. 박세혁은 지난해 4월 LG 트윈스전에서 상대 투수 김대유의 공에 얼굴을 맞고 안와 골절상 부상을 당했다. 이후 공·수 성적이 크게 떨어졌다. 그의 시장가치가 하락한 이유다. 그러나 박세혁은 2할 7~8푼의 타율, 3할 7~8푼의 장타력을 기대할 수 있는 선수로 평가된다. 박세혁은 계약 뒤 "'또 다른 시작'이라는 마음가짐을 갖고 뛰겠다. 2023시즌 NC의 가을 야구 진출을 목표로 최선을 다하겠다. 고참 선수로서 잘 준비해 새 동료들과의 호흡도 잘 이뤄내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박세혁이 행선지를 전하며 이번 스토브리그 '포수 전쟁'도 마무리됐다. FA 자격을 얻은 빅4(양의지·박동원·유강남·박세혁) 모두 새 팀을 찾았다. 이들과 계약한 4개 구단은 총 343억원을 투자했다. 보상금까지 더하면 370억원이 넘는 돈이 '포수 전쟁'에 지출됐다. 롯데는 주전 포수였던 강민호가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한 뒤 5년(2018~2022시즌) 동안 새 안방 주인을 찾지 못했다. 이 기간 포스트시즌(PS)에 진출하지 못한 롯데는 유강남을 영입했다. 포수가 육성만으로 주전급 자원을 만들기 어려운 포지션이라는 게 다시 한번 증명됐다. 포수 몸값은 금값이 됐다. 한편 주전 유격수 심우준이 입대하며 내야진에 공백이 생긴 KT 위즈는 베테랑 내야수 김상수와 4년 총액 29억원에 계약했다. 김상수는 개인 두 번째 FA 계약에서 삼성과 재계약(3년 18억원) 한 첫 번째보다 더 좋은 대우를 받았다. 안희수 기자 2022.11.24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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