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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 유상철 감독 추모한 ‘슛돌이’ 이강인…“존경하는 스승님, 보고 싶습니다”

‘슛돌이’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이 3년 전 세상을 떠난 고 유상철 감독을 추모했다. 유상철 감독과 이강인은 방송 예능 프로그램 ‘날아라 슛돌이’에서 사제의 연을 맺은 바 있다.이강인은 유상철 감독 별세 3주기였던 지난 7일 자신의 소셜 미디어(SNS)에 어린 시절 유상철 감독과 함께 한 사진과 함께 “존경하는 스승님, 보고 싶습니다”라는 문구로 스승을 추모했다. 18년 전 사진 속 유상철 감독은 작전판에 무언가를 적고 있고, 이강인은 유 감독에게 기대 유 감독이 적는 작전판을 지켜보는 모습이었다.유상철 감독과 이강인은 지난 2007년 방송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인연을 맺었다. 유 감독은 2006년부터 이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에게 축구를 가르쳤고, 이강인은 1년 뒤에 이 프로그램에 합류했다. 당시 이강인은 남다른 재능으로 많은 화제가 됐고, 덕분에 ‘슛돌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강인은 고 유상철 감독을 “저에게 처음으로 축구의 재미를 알려주신 감사한 분”으로 떠올린 바 있다.방송 프로그램을 통한 인연이 전부는 아니었다. 이후에도 유상철 감독과 이강인은 꾸준하게 인연을 이어갔다. 유상철 감독은 자신의 투병기 영상에서 ‘건강하게 일주일을 보낼 수 있다면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질문에 “(이)강인이가 하고 있는 경기를 직접 현장에서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이강인도 유 감독의 별세 소식에 “제게 베푸셨던 드높은 은혜에 보답해 드리기도 전에 먼저 세상을 떠나셔서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라며 “감독님이 저에게 그러셨던 것처럼 저도 앞으로 후배들 그리고 대한민국 축구의 밝은 미래와 무궁한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 앞으로 더 열심히 노력해서 더 좋은 선수가 되는 것이 감독님께 드릴 수 있는 가장 큰 기쁨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계신 곳에서 꼭 지켜봐 주십시오”라고 명복을 빌기도 했다. 한국축구의 대표적인 멀티 플레이어로 이름을 날린 레전드 선수이자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인 고 유상철 감독은 지난 2021년 6월 7일 췌장암 투병 끝에 5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인천 유나이티드를 이끌던 2019년 10월 황달 증세로 병원에 입원했다가 췌장암 4기 진단을 받고 투병하던 유상철 감독은 투병 중에도 벤치를 지키며 인천의 잔류를 이끈 뒤, “꼭 돌아오겠다”는 약속과 함께 투병에 전념했지만 1년 8개월여의 투병 끝에 하늘의 별이 됐다.유상철 감독 3주기를 맞아 지난달 29일엔 유 감독이 감독으로서 마지막으로 지휘봉을 잡았던 인천과 선수로서 뛰었던 마지막 팀인 울산 HD의 경기에서 합동 추모 행사가 열렸다. 지난 4월엔 유 감독이 선수 시절 또 다른 레전드 선수로 뛰었던 요코하마 F.마리노스와 울산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경기 때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한·일 합동 추모가 진행되기도 했다.김명석 기자 2024.06.08 09:21
프로축구

기일 3주기 앞둔 故 유상철 감독…인천·울산, 뜻깊은 '합동 추모' 예정

인천 유나이티드가 울산 HD전 홈 경기에서 울산 구단과 함께 고 유상철 명예감독을 함께 기린다.인천 구단은 오는 29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리는 울산과의 하나은행 K리그 1 2024 15라운드 홈 경기에서 유상철 명예감독의 기일 3주기를 울산 구단과 함께 맞이할 것이라고 28일 밝혔다. 유상철 명예감독의 기일 3주기는 오는 6월 7일이다.구단에 따르면 이날 킥오프 전 양 팀 팬들이 함께 볼 수 있도록 전광판을 통해 추모 영상이 송출된다. 선수 입장 시엔 양 팀 팬이 각 팀의 유니폼을 착용하고 에스코트로 나서며 킥오프 후 전반 6분에는 유 명예감독의 추모 박수가 60초 동안 이어질 예정이다. 또한 당일 홈·원정 팬 모두를 대상으로 장내 이벤트를 통해 유 명예감독의 ‘Forever with YOO’ 추모 배지도 증정된다.이날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 특별한 추모 공간도 마련된다. 경기장 E석 하이네켄펍 옆에 있는 ‘역대 감독 메모리얼 공간’과 W석 블루마켓 매장 옆 ‘구단 역사 전시실’에서 유 명예감독을 추모할 수 있다. 매 홈 경기 많은 팬이 찾고 있는 이곳은 이날 역시 특별한 꽃다발과 함께 추모 공간으로 조성될 예정이다.유 명예감독은 인천유나이티드에서 축구인으로서 마지막을 보냈고, 울산에서 선수 생활을 마감했기에 이번 합동 추모가 더욱 뜻깊다.지난 2019년 5월 인천의 감독으로 부임한 후 팀을 극적인 K리그 1 생존으로 이끌었던 고 유상철 명예감독은 2021년 6월 7일 췌장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투병 생활 때는 인천, 울산 구단과 팬 모두 한마음으로 쾌유를 바랐고, 명을 달리한 이후에도 함께 명복을 빌었다.전달수 인천 대표이사는 “고 유상철 명예감독의 기일 3주기를 맞아 홈, 원정 팬 모두가 함께 추모하는 뜻깊은 시간을 마련했다”며 “한편으론 스포츠의 고유 ‘페어플레이 정신’처럼 이날 유 명예감독님으로 하나 될 양 팀 팬과 선수가 성숙한 축구 문화를 만들어 K리그를 빛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김명석 기자 2024.05.28 15:04
프로축구

"많이 보고 싶습니다"…특별한 스승 유상철 감독 떠올린 설영우

“감독님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지난 17일 울산 HD와 요코하마 F.마리노스(일본)전은 여러 모로 특별했다. 동아시아 최강팀을 가리는 2023~2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의 한·일 맞대결이었을 뿐만 아니라, 두 팀이 함께 고(故) 유상철 감독을 함께 추모하는 뜻도 담긴 경기였기 때문이다.췌장암 투병 끝에 3년 전 세상을 떠난 유 감독은 선수 시절 울산과 요코하마에서 뛰면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자연스레 유상철 감독은 두 팀을 이어주는 연결고리가 됐다. 이날 맞대결이 AFC 챔피언스리그 4강뿐만 아니라 ‘유상철 메모리얼 이벤트’ 의미가 더해진 이유였다.경기 전부터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는 유 감독을 기억하는 다양한 이벤트가 마련됐다. 한국과 일본 팬들 모 유상철 감독을 추모할 수 있는 장소가 설치됐고, 킥오프 직전 전광판을 통해 ‘함께 한 모든 순간을 잊지 않겠다’는 메시지가 담긴 추모 영상이 송출됐다. 유 감독의 상징적인 번호인 전반 6분엔 모든 관중이 응원을 멈추고 1분 간 기립박수로 유상철 감독을 추억했다. 양 팀 서포터스는 유상철 감독 추모하는 걸개들을 들어 올렸다. 유 감독이 투병할 당시 일본 현지에 응원 걸개를 걸어 화제가 됐던 요코하마 팬들은 일본어와 한글로 ‘포기하지 않는 정신은 우리가 이어받자, 유상철형과 함께’는 걸개를 선보이기도 했다.그리고 유상철 감독을 다시 떠올리게 한 이날 분위기는 설영우(26·울산 HD)에게 더욱 특별할 수밖에 없었다. 유 감독을 “나에겐 아주 특별한 분”이라고 소개할 만큼 인연이 남다르기 때문이다. 유상철 감독과 설영우는 지난 울산대 시절 사제의 연을 맺었다. 측면 공격수로 뛰던 설영우가 측면 수비수로 포지션을 바꾼 것 역시 당시 유 감독의 권유였다. 포지션 변경 후 설영우는 그야말로 승승장구했다. 울산 주전 풀백으로 도약한 그는 2021시즌 K리그1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했고, 나아가 국가대표 측면 수비수로도 성장했다. 유상철 감독과 함께 했던 시간이 설영우의 축구 인생을 바꾼 중요한 전환점이 된 셈이다.요코하마전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난 설영우는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였겠지만, 저는 특히 더 특별하게 생각하고 경기에 임할 수 있었다”며 “유상철 감독님은 제가 프로에 입문하실 수 있도록 도와주신 분이다. 아주 특별한 스승님이자 선배님이시기 때문”이라고 했다.이날 추모 영상에 등번호 66번을 달고 뛰는 유 감독의 모습이 나오면서 설영우를 더욱 뭉클하게 했다. 유 감독은 지난 2002년 울산에서 66번을 단 적이 있는데, 이는 현재 설영우의 등번호이기도 하다. 설영우는 “오늘 경기장에 오셨다면 ‘꼭 이겨라’라고 말씀해 주셨을 것 같다”며 “영상을 보는데 감독님이 66번을 달고 뛰시는 장면이 나왔다. 그런 걸 보면서 감독님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했다.울산은 요코하마를 1-0으로 꺾고 ACL 4강 기선제압은 물론,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출전권까지 따냈다. 설영우도 풀타임을 소화하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울산 구단은 물론, 특별한 스승을 기억하는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설영우에게도 더욱 값진 경기가 됐다.울산=김명석 기자 2024.04.19 14:51
연예일반

이정 “이강인 ‘슛돌이’ 때 업고 다녀, 그때도 천재”(‘컬투쇼’)

가수 이정이 축구 국가대표 이강인 선수와 특별한 인연을 자랑했다. 이정은 30일 방송된 SBS 파워FM ‘두시탈출 컬투쇼’에 스페셜 DJ로 출연했다. 이날 DJ 김태균은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이강인 선수가 큰 활약을 하고 있다. 내가 감독이면 이강인을 주전으로 넣고 싶다. 이정 씨는 이강인 선수와 특별한 인연이 있지 않냐”고 물었다. 이에 이정은 “우리 강인이가 여섯 살 때 ‘날아라 슛돌이’에 나왔다. 그때 내가 코치였고, 고 유상철 감독님이 계셨다. 내가 강인이를 맨날 업고 다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강인이는 당시에도 완전 천재였다. 지금도 나에게 ‘코치님’이라고 한다. 아직도 연락하고 지낸다”고 자랑했다. 이정은 이강인이 경기에 출전하는 것을 보고 “나오는데 내가 더 떨리더라”며 “강인아, 너를 업고 키울 때부터 코치님은 알고 있었단다. 다치지 말고 끝까지 파이팅!”이라고 응원을 건넸다. 이에 김태균은 “이강인 선수가 포르투갈 전에서 몇 골 넣을 것 같다”며 기대를 높였다. 한편 이강인은 한국 축구 대표팀에 승선해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활약 중이다. 한국 대표팀은 12월 3일 자정 포르투갈과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조별리그 3차전을 펼친다. 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2022.11.30 18:23
프로축구

[백투더 2022 ④미드필더] 거침 없던 진공청소기 김남일, 걱정할 게 더 많아진 정우영

일간스포츠는 2002 한·일월드컵 20주년을 맞아 현재 축구대표팀과 20년 전의 대표팀을 포지션 별로 비교하는 시리즈물을 연재한다. 2002년 6월 4강 신화를 만들어냈던 전설의 스쿼드를 돌아보며 2022 카타르월드컵을 앞둔 축구대표팀을 더 흥미롭게 지켜보고 응원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끈 2002년 한·일월드컵 대표팀의 중원의 중심에는 유상철과 김남일이 있었다. 유상철은 골키퍼를 제외한 전 포지션을 볼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였다. 한·일월드컵 첫 경기였던 폴란드전에서 쐐기 골을 터뜨렸을 정도로 공격에도 가담했다. 대표팀 경력 또한 풍부한 베테랑이기도 했다. 김남일은 수비에 집중했다. 상대가 한국 진영을 넘보지 못하게 꽁꽁 묶는 역할을 했다. 그는 연령별 대표팀을 거쳐왔고, 월드컵 대표팀은 2002년이 처음이었다. 김남일은 플레이도 거침없었는데, 툭툭 던지는 말은 더 거침없었다. 김남일은 월드컵 직후 ‘신드롬’이라 할 만큼 엄청난 인기를 얻었다. ━ 히딩크가 지어준 별명 ‘진공청소기’ 히딩크 감독은 월드컵 본선이 열리기 전부터 김남일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진공청소기’라는 별명도 히딩크가 직접 지어줬다. 상대 선수를 빨아들이듯 수비한다는 뜻이다. “98 프랑스월드컵 때 네덜란드 대표팀에서 에드가 다비즈가 했던 롤을 김남일이 해주고 있다”며 극찬한 적도 있다. 다소 투박한 스타일의 김남일이 처음부터 축구 팬의 신뢰를 받은 건 아니었다. 하지만 히딩크 감독은 저돌적이고 창의적인 김남일을 기존의 미드필더들보다 더 믿었다. 김남일은 상대를 잘 막아내면서도 효율적인 패스를 하는 선수였다. 월드컵 본선에서 김남일은 조별리그 3경기 풀타임, 16강 이탈리아전과 8강 스페인전에 모두 선발 출전했다. 김남일은 여러 면에서 이전의 한국 축구에 ‘반전’을 던졌다. 1990년대 한국 축구에서 미드필더 이야기가 나오면 그 주제는 늘 ‘플레이메이커’였다. ‘한국에 제대로 된 플레이메이커만 있다면 월드컵에서도 해볼 만하다’는 게 언론의 단골 기사 주제였다. 하지만 히딩크 감독은 기술이 좋은 선수보다 강인하고 터프한 김남일을 선택했다. 미드필더로서 ‘진공청소기’ 역할을 해낸 그는 반항적인 외모에 거칠 것 없는 말투로 순식간에 소녀팬까지 사로잡았다. ‘날 것’의 느낌이 살아있는 그의 젊은 에너지가 4강 신화에 열광하던 팬들을 빨아들였다. 김남일은 거침없는 언변으로 ‘어록’을 만들어냈다. 한·일월드컵 직전에 치른 프랑스와의 평가전에서 지네딘 지단(프랑스)의 돌파를 막아내다가 지단이 다쳤다. 한국 기자들이 ‘지단 몸값이 얼만데…’라고 걱정하니까 “내 연봉에서 (치료비를) 까라고 해요”라고 툭 던진 게 그의 대표적인 어록이다(당시 지단이 기록한 세계최고액 이적료가 7500만 유로, 1000억원이 넘었다). 한·일월드컵 당시 노란색 염색 머리를 했던 김남일은 과거 축구가 하기 싫어 숙소를 탈출, 나이트클럽 웨이터를 한 적이 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그리고 월드컵 직후 선수들의 인기가 하늘을 찌를 때 대국민 축하행사에서 “나이트에 가고 싶은 김남일입니다”라고 자기소개를 했다. 김남일은 터프한 플레이와 청춘드라마 속 반항아 남주인공 같은 이미지, 거침없는 언변 덕분에 아이돌 스타 같은 인기를 누렸다. 당시 팬들이 김남일과 닮은꼴 연예인을 꼽으면서 강동원을 거론하기도 했다. 안정환·이동국 등 ‘꽃미남 공격수’가 아닌 터프가이 수비형 미드필더 김남일이 엄청난 인기를 끌자 축구 관계자들이 기자들에게 “대체 왜 김남일이 여자 팬에게 인기가 많은 거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플레이도, 신드롬 같았던 인기도, 무서울 게 없는 듯이 말하고 달려들던 김남일은 한·일월드컵이 남긴 최고의 ‘낭만 터프가이’로 기억될 것이다. ━ 한 명의 스타보다 팀으로 조화 우선 김남일 이후 한국 대표팀에는 오랜 기간 기성용(33·FC서울)이 중원의 핵심 역할을 해냈다. 기성용은 2019년 1월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2022 카타르월드컵을 준비하는 미드필더들은 아시아 예선 때부터 끊임없이 기성용과 비교당해야 했다. 지금의 미드필더들은 위축되기 쉬운 게 사실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미드필더로 정우영(33·알 사드) 이재성(30·마인츠) 황인범(26·서울)을 주로 기용해왔다. 11월 카타르월드컵 본선에서도 크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중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공수 연결고리 역할을 맡을 선수가 정우영이다. 체격에서 유럽 선수들에게도 밀리지 않는 그는 수비 가담이 좋은 수비형 미드필더다. 프리킥 능력도 좋다. 다만 정우영은 세밀한 패스나 창의적인 공격 전개 능력은 다소 부족하다. 이런 부분을 황인범과 이재성이 메워주는 조합이다. 벤투 감독은 미드필더 개인기에 의존하지 않고, 선수들을 어떻게 조합하는 게 가장 이상적인지 고민하는 걸로 보인다. 한국 대표팀은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A조 10경기 7승 2무 1패, 13득점 3실점의 준수한 성적을 냈다.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에서 탈락 직전까지 갔을 정도로 고전했기에 이번 최종예선이 더 의미 있었다. 그런데도 대표팀 수비와 미드필더들은 늘 비판의 대상이다. 아시아에서는 통할지 몰라도 세계적인 강팀과 만나면 허리와 수비진이 무너진다는 지적이다. 그 중심에서 정우영이 비난의 목소리를 듣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이란 원정에서 수비진 실수로 동점 골을 내준 후 동료들의 소셜미디어(SNS)에 비난 메시지가 쏟아지자 정우영은 “비난과 욕설을 멈춰주세요”라는 공개 메시지를 올리기도 했다. 베테랑 정우영은 수비의 중심을 잡는 동시에 맏형으로서 후배들이 흔들리지 않도록 잡아주는 역할까지 해내고 있다. 정우영과 이재성이 부상으로 동시에 빠졌던 지난달 파라과이 평가전(2-2 무승부)에서 중원에 큰 공백이 생겼다. 역설적으로 이 경기를 통해 이들이 대체불가한 자원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정우영은 인터뷰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자신을 비롯해 벤투 감독의 ‘빌드업 축구’에 대해 불안해하는 팬들에게 “감독님과 선수들은 오랜 기간 우리의 색깔을 준비해왔다. 믿음을 보내 달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은경 기자 2022.07.22 07:15
축구

설영우 “유상철 감독님, 저 잘 컸죠?”

최근 서울 서소문에서 만난 프로축구 울산 현대 설영우(23)의 별명은 ‘울산 아이돌’이다. 아이돌 그룹 제국의 아이들로 활동했던 배우 박형식을 닮아서다. 그의 ‘반달 눈웃음’은 여심을 흔드는 매력 포인트다.여성 팬들은 구단 클럽하우스에 설영우를 응원하는 커피차를 올 해만 두 번 보냈다. ‘내 심장은 오직 설영우한테만 설렘’이란 문구와 함께였다. 팬들은 홈경기가 있는 날 설영우 아버지가 울산에서 운영하는 족발집을 열심히 찾는다. 설영우는 “팬들이 아빠에게 커피도 선물한다. 아버지에게 ‘족발 매출에 기여했으니 인센티브를 달라’고 했더니, ‘여태까지 키워준 걸 생각하면 못 주겠다’고 하셨다”며 웃었다.그는 ‘이집트 아이돌’이라고도 불린다. 지난해 11월 올림픽축구대표팀 소속으로 이집트 친선전에 나선 그를 보고 난리가 났다. 이집트 축구 팬들이 설영우 소셜미디어(SNS)에 찾아와 현지어로 ‘잘 생겼다’ ‘이집트에 남아 달라’는 글을 남겼다. 설영우는 “국제적인 관심을 받으니 신기했다”고 했다. 설영우의 누나가 경찰인 것도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그는 “누나가 ‘도대체 내가 경찰인 건 어떻게 알려진 게 된 거냐’고 묻더라. 팀 선배가 불법 유턴하다가 누나한테 적발된 적이 있다”며 웃었다.설영우는 울산의 이동준, 원두재, 이동경(이상 24) 등과 함께 K리그를 대표하는 젊은 스타다. 그는 “제가 넷 중에 축구 실력이 꼴찌지만, 외모는 가장 낫지 않나. K리그에서 정승원(대구) 형, 임상협(포항) 형이 진짜 잘생겼고, 제가 3등”이라며 웃었다.울산 아이돌이라 불리는 울산 현대 설영우. 장진영 기자그의 진가는 축구 실력에 있다. 지난 7일 정상빈(19·수원 삼성)을 제치고 K리그 영플레이어상(신인상)을 받았다. 울산에 국가대표 풀백 홍철과 김태환이 있는데도, 설영우는 31경기(2골-3도움)에 뛰며 준우승에 기여했다. 설영우는 “꾸준히 노력하는 걸 좋게 봐주신 것 같다. 역시 연말에 임팩트가 있어야 한다”며 웃었다. 설영우는 시즌 최종전에서 1골·1도움을 올렸다. 설영우는 대한축구협회가 선정하는 올해의 영플레이어상 유력 후보이기도 하다.울산 현대고 시절 윙포워드였던 설영우는 울산대 1학년 때 사이드백으로 전향했다. 설영우는 “사이드백 3명이 부상 당하자, 당시 유상철 울산대 감독님이 권유하셨다. 당시 유튜브로 감독님의 선수 시절 영상을 봤는데, 두 개 포지션(수비수와 미드필더)을 모두 잘하셨다. 나도 감독님처럼 멀티 플레이어가 되고 싶었다”고 했다. 유상철 감독의 가르침 덕분에 설영우는 지금 양쪽 풀백, 양쪽 윙어까지 4개 포지션에서 뛸 수 있다. 특히 오른발잡이지만 왼쪽 풀백을 잘 소화한다.K리그 시상식에서 설영우는 지난 6월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난 유상철 감독의 이름을 불렀다. 설영우는 “올림픽대표팀 소집 기간에 (코로나19 버블 때문에) 감독님 장례식장도 못 갔다. 이번에도 직접 찾아뵙고 감사 인사를 전할 수 없다. 시상식 날 가장 많이 생각났다. 한국 축구에 한 획을 그은 분이 잊힐까 두렵기도 했다. 내게는 영원한 스승”이라고 했다.이어 그는 “울산 홈구장에 감독님 등 번호였던 ‘6번 걸개’가 걸려있다. 경기 전 그라운드를 한 바퀴 돌면서 속말로 ‘감독님 오늘도 도와주세요’라고 부탁드린다. 제자가 잘 커서 신인상을 받았는데, 하늘에서 뿌듯하게 지켜보셨겠죠?”라고 했다.설영우는 차세대 A대표팀 풀백으로 거론된다. 앞서 지난 7월 31일 도쿄올림픽 멕시코와 8강전에서는 3-6 참패를 막지 못했다. 설영우는 “내가 우물 안 개구리라고 느꼈다. 목표는 월드컵인데,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생각하게 됐다”고 전했다.설영우는 롤모델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리버풀 측면 수비수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23·잉글랜드)다. 그래서 그와 같은 등 번호 66번을 단다. 설영우는 “아놀드는 사이드백인데도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한다. 월드컵에서 잉글랜드의 아놀드와 붙는 상상만 해도 벅차다. 킥오프 전부터 유니폼을 바꾸자고 할 것”이라며 웃었다.내년 카타르월드컵이 11월에 열리기 때문에 K리그는 2월 19일 개막한다. 지난 5일 올 시즌 최종전을 마친 설영우는 일주일 만인 12일 개인훈련을 재개했다. 설영우는 “3년 연속 실패(전북에 밀려 3연속 준우승)를 맛봤다. 내년은 호랑이의 해(임인년)이고, 우리 팀(울산) 상징도 호랑이고, 저도 범 띠(98년생)다. 내년에는 절대 실패하지 않겠다”고 했다.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1.12.23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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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별 중의 별 홍정호

프로축구 `하나원큐 K리그1 2021 대상 시상식이 7일 오후 서울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렸다.MVP를 수상한 전북 홍정호가 시상식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민규 기자 kim.mingyu@joongang.co.kr /2021.12.07/전북 현대의 주장 홍정호(32)가 7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 그랜드 호텔에서 열린 2021 프로축구 K리그1 대상 시상식에서 MVP(최우수선수)에 올랐다.각 팀 감독(30%)과 주장(30%), 미디어(40%)가 매긴 점수에서 홍정호는 49.98점을 얻어 2위 주민규(제주 유나이티드·39.45점)를 크게 앞섰다. K리그에서 수비수가 MVP를 받은 건 1997년 김주성(은퇴)에 이어 24년 만이다. 홍정호는 베스트11 수비 부문에도 이름을 올려 2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2019년부터 3년 연속 베스트11 수상이다.지난 시즌 은퇴한 이동국에 이어 전북 주장이 된 홍정호는 리그 5연패를 이끈 주역이다. 그는 지난 시즌 MVP였던 수비형 미드필더 손준호(산둥 루넝) 이적으로 생긴 수비 공백을 완벽하게 메웠다. 전북은 올 시즌 37골만 내주며 리그 최소 실점을 기록했다. 홍정호는 수비 지역 인터셉트 2위(50회), 획득 4위(185회), 클리어 9위(85회), 차단 11위(100회) 등 수비 전 부문에서 상위권을 차지했다.홍정호는 공격에서도 돋보였다. 지난달 28일 리그 37라운드 대구FC전(2-0승)에선 결승골을 터뜨리며 팀에 귀중한 승점 3을 안겼다. 이 경기 승리로 전북은 울산보다 승점에서 앞서 우승의 8부 능선을 넘었다.홍정호는 “행복한 날이다. 내 포지션이 공격수보다 주목을 덜 받는 수비수라서 MVP가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초보 주장 밑에서 고생해 준 고참 선후배들이 고맙다. 4년 전 해외 생활(독일·중국)을 마치고 국내로 복귀했을 때 찾아주는 팀이 많지 않았다. 그때 전북이 손을 내밀었다. 보답하고 싶었고, 잘하고 싶었다. 최고의 팀에서 최고의 감독과 최고의 동료와 함께했기에 최고 선수가 될 수 있었다. 앞으로도 ‘전북의 벽’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오늘이 마침 아내의 생일이다. 좋은 상을 선물로 전하게 돼 기쁘다. 귀가 전 백화점에 들렀다 귀가하겠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감독상은 사령탑 데뷔 시즌에 우승한 전북 김상식 감독에게 돌아갔다. 김 감독은 “처음 감독을 맡아 처음 한 우승이다. 감독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운지 새삼 공부하는 한 해였다. 더 좋은 팀을 만들고 K리그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헌신하겠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이어 “16번째 결혼기념일인데 집에 바로 못 갈 것 같다. 상금으로 아내 (명품)백 하나 사서 집에 가야 안 쫓겨날 것 같다”며 웃었다.영플레이어상(신인상)은 준우승팀 울산 현대 수비수 설영우가 받았다. 그는 “가장 존경하는 선배이자 스승인 유상철 감독님께 감사하다. 이 자리에 계셨다면 ‘잘 커 줘서 고맙다’고 하셨을 것 같다. 내년에는 우승이라는 선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고교 시절까지 공격수였던 설영우는 울산대 스승이었던 유 전 감독의 권유로 포지션을 수비수로 바꿨다. 유 전 감독은 지난 6월 췌장암 투병 끝에 별세했다.베스트11에는 주민규와 라스(수원FC)가 공격수로 뽑혔다. 주민규는 득점왕과 베스트11을 받아 MVP를 놓친 아쉬움을 달랬다. 미드필더 부문에는 세징야(대구FC), 이동준, 바코(이상 울산), 임상협(포항 스틸러스)이, 수비수 부문은 홍정호, 강상우(포항), 이기제(수원 삼성), 불투이스(울산)가 이름을 올렸다. 골키퍼는 조현우(울산)에게 돌아갔다. 올해 32경기에서 10도움을 기록한 김보경(전북)은 도움왕을 차지했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2021.12.08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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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족발집에 소녀팬 북적…'설스타' 설영우

올 시즌 프로축구 울산 현대 홈 경기가 끝나면 울산의 한 족발집에는 소녀팬들이 몰린다. 울산 측면 수비수 설영우(23) 이름이 새겨진 울산 유니폼을 입고 있다. 설영우 아버지가 운영하는 가게란 게 알려진 뒤 ‘성지’처럼 방문한다.설영우는 제국의 아이들로 활동했던 배우 박형식을 닮아 ‘울산 아이돌’, ‘울산 박형식’이라 불린다. 올해 여성 팬들이 구단 클럽하우스에 커피차만 두 차례 보냈다. ‘내 심장은 오직 설영우한테만 설레임’이란 문구가 적혀있었다. 팀에서 ‘설스타’로 통한다. 팀에 조현우와 이청용 등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많은데, 설영우는 유니폼 판매량이 최상위권이다.설영우는 27일 전화 인터뷰에서 “아버지한테 족발 매출에 기여했으니 인센티브를 달라고 했다. 난 갓 프로 2년 차인데 유니폼을 많이 팔아 구단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좋다”고 농담하면서 “커피차가 비쌀텐데 보내주신 팬들에게 너무 감사하다. (홍)철이 형은 ‘팬인 척하고 네가 보낸 거 아니냐’고 하더라”며 웃었다.설영우는 도쿄올림픽을 함께 다녀온 울산의 이동준, 원두재, 이동경(이상 24)과 함께 ‘설이원이’, ‘F4’라 불린다. 설영우는“제가 넷 중에 축구 실력은 꼴찌지만, 외모는 제일 낫지 않나. 외모 2등은 두재 형”이라고 했다.설영우는 지난 25일 광주FC전에서 ‘택배 크로스’로 이동준의 다이빙 헤딩골을 도우며 1-0 승리에 기여했다. 설영우는 “내가 크로스가 좋은 선수가 아닌데, 골대 주변에 동료들이 많아 그 쪽으로 올렸다. 동준이 형이 키가 큰 편은 아니지만 헤딩력과 점프력이 워낙 좋다. 형한테 초밥을 사달라고 해야겠다”고 했다.울산에는 국가대표 풀백 홍철과 김태환이 있는데도, 설영우는 올 시즌 24경기(1골-2도움)에 출전했다. 설영우는 주로 왼쪽 풀백으로 나서는데, 오른발잡이라서 한번 접고 크로스를 올려 한 템포 느리다는 지적을 받는다. 현영민 해설위원이 지난 5월 울산-수원 삼성전 해설 도중 그의 지나친 오른발 의존을 지적했는데, 설영우가 후반전에 오른발로 프로 데뷔골을 터트렸다.설영우는 “현 위원님도 선수 시절 울산에서 오른발잡이인데 왼쪽 풀백을 봤다. 조언을 허투루 듣지 않고 요즘 왼발 연습을 많이 하고 있다. 경기장에서 몸을 푸는데 현 위원님이 지나가면서 ‘설영우 화이팅’이라고 해주셨다”고 했다.현대고 시절 윙포워드였던 설영우는 울산대 1학년 때 사이드백으로 전향했다. 멀티 플레이어였던 고 유상철 당시 울산대 감독이 권유했다. 설영우는 “당시 사이드백 3명이 부상 당하자, 유 감독님이 방으로 불렀다. 나도 감독님처럼 되고 싶었다”고 했다.설영우는 양쪽 풀백, 양쪽 윙어 등 4가지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볼 간수를 잘하며 상대 공격을 예측해 차단한다. 다만 러닝 크로스가 약하다. 설영우는 “훈련 때 형들이 날 붙잡고 훈련 시켜준다. (홍)철이 형은 ‘왼발은 포기하고 오른쪽으로 파라’고 장난친다. 난 축구를 양반처럼 해왔는데, 태환이 형의 터프한 면을 배우고 있다. 피지컬과 근력도 보완하려 한다”고 했다.설영우 등 번호는 프리미어리그 리버풀의 풀백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와 같은 66번이다. 설영우는 “아버지가 태어난 해(1966년)이자, 가장 좋아하는 동갑 선수 아놀드의 등 번호다. 아놀드가 사이드백인데도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한다”고 했다.울산은 2위 전북과 승점 1점 차로 치열한 우승 경쟁 중이다. 설영우는 “지난 2년간 선두를 달리다가 막판에 잡혀 우승을 놓쳤다. 올해 홍명보 감독님이 온 뒤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 같다. 올해는 분명 다를 것”이라고 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1.09.28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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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철 감독님, 요코하마서 ‘슛돌이’ 지켜 보실 거죠?

축구대표팀 이강인(20·발렌시아)에게 도쿄올림픽 조별리그 3차전은 특별하다. 28일 오후 5시 30분 온두라스와 맞붙는 장소가 요코하마 인터내셔널 스타디움. 고(故) 유상철 전 인천 감독이 1999~2000년, 2003~04년 뛰었던 일본 J리그 요코하마 마리노스의 홈구장이다. 유 전 감독은 지난달 7일 세상을 떠났다. 2007년 예능 프로그램 ‘날아라 슛돌이’에 출연했던 이강인의 첫 스승이 유 전 감독이었다. 이강인은 출국 전 인터뷰에서 스승 얘기가 나오자 한참 말을 잇지 못했다. 이강인은 뉴질랜드와 1차전에 선발 출전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루마니아와 2차전에선 후반 교체 투입돼 15분만 뛰고도 두 골을 몰아쳤다. 후반 38분 페널티킥이 주어지자 “형들 제가 찰게요”라며 손을 드는 적극성도 보였다. 경기 후 방송 카메라가 켜진 줄도 모르고 “내가 인터뷰할 게(수훈 선수가) 아닌데…”라며 머리를 긁적였다. 유 전 감독은 생전에 기자에게 “강인이가 악성 댓글에 상처받지 않을까 걱정된다. 잘하면 높은 곳에 올렸다가, 못하면 밑바닥까지 내려버리지 않았으면 한다”고 당부한 적이 있다. 지난 2년 동안 요코하마 팬들은 유 전 감독의 췌장암 투병 소식이 알려지자 경기장에 ‘할 수 있다. 유상철 형’이라고 적힌 걸개를 여러 번 내걸었다. 유 전 감독은 지난해 2월 요코하마를 찾아 고마움을 전했다. 그런 ‘상철이 형’이 뛴 곳에서 ‘막내형’이 뛴다. 재일동포 스포츠 칼럼니스트 신무광씨는 “유상철은 요코하마의 첫 한국 선수이자, 팀 역사상 최초의 J리그 2연패(2003, 2004) 당시 주축 선수였다. 요코하마에 한국축구의 투혼을 심어준 선수였다. 서포터들이 현수막을 건 것도 그에 대한 애착이 있어서였다”며 “요코하마 사람들은 이강인이 유상철 제자라는 사실을 잘 모를 거다. 이강인이 활약해서 그 사실을 알게 된다면 요코하마 팬들도 감동할 것”이라고 했다. 올해 1월 유튜브 ‘유비컨티뉴’에 출연한 유 전 감독은 “건강하게 일주일을 보낼 수 있다면 강인이 경기를 현장에서 보고 싶다”고 말하자, 이강인은 “다시 제 감독님 해주셔야죠”라고 대답했다. 스승은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이강인은 소셜미디어(SNS)에 어릴 적 유 감독과 공을 차는 사진을 올리며 이렇게 적었다. “감독님은 제게 처음으로 축구의 재미를 알려주신 감사한 분이셨습니다. 은혜에 보답해드리기도 전에 먼저 세상을 떠나셔서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제가 더 좋은 선수가 되는 게 감독님께 드릴 수 있는 가장 큰 기쁨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계신 곳에서 꼭 지켜봐 주십시오.” 도쿄=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1.07.28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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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이강인, 실력 증명해 봐

한국 축구의 두 ‘젊은 피’ 이승우(23·포르티모넨세)와 이강인(21·발렌시아)은 도쿄올림픽 무대에 설 수 있을까. 운명이 걸린 마지막 테스트가 다가왔다.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두 차례(12, 15일 오후 8시) 열리는 한국과 가나의 두 차례 올림픽대표팀(24세 이하 팀) 평가전이 도쿄행 최종 관문이다. 올림픽 출전은 축구 인생에 새 이정표를 세울 중요한 도전이다. 게다가 세상을 떠난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 영전에 승리를 전하려는 후배들 각오는 남다르다. 김학범(61)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은 이달 말 최종 엔트리(18명)를 확정한다. 만 23세 이하 선수(도쿄 대회만 24세 이하)만 참가하는 대회이지만, 와일드카드(24세 초과 선수) 3장이 있어 실질적으로 엔트리는 15명인 셈이다. 더구나 골키퍼(2명)를 빼면 필드 플레이어 자리는 13개다. 이승우와 이강인은 유럽파라고는 해도, 올림픽팀에서는 엄연히 후발 주자다. 여러 차례 소집훈련에 참가했던 국내파와 달리, 코로나19로 국가 간 이동이 제한돼 김학범 감독 앞에서 경쟁력을 입증할 기회가 부족했다. 설상가상으로 소속팀에서도 출전 기회가 적어 경기력에 대한 의문도 생겼다. 올여름 나란히 이적을 준비하는 두 선수에게 올림픽은 자신의 가치를 끌어올릴 기회다. 특히 이강인은 올림픽에서 메달을 딸 경우 병역도 해결할 수 있다. 귀국 거부와 입대 기피로 물의를 빚은 석현준(30·트루아) 사례에서 보듯, 해외에서 뛰는 군 미필 선수에게 병역은 중요 변수다. 이승우는 한국 축구선수로는 처음 국제축구연맹(FIFA) 연령별 월드컵 및 아시아축구연맹(AFC) 주요 대회에 모두 출전하는 선수가 될 수 있다. 그간 17세 이하 월드컵(2015년), U-20 월드컵(17년), 월드컵, 아시안게임(이상 18년), 아시안컵(19년) 본선에 출전했다. 마지막 하나가 올림픽이다. 올림픽만 채우면 한국 축구에 새 역사를 쓴다. 차범근(68), 박지성(40), 손흥민(29·토트넘) 등 한국 축구의 최고 별들도 가보지 못한 전인미답 경지다. 국제대회 경쟁력은 두 선수의 장점이다. 이승우는 U-17 월드컵부터 아시안게임까지 연령별 대회마다 득점포를 터뜨리며 해결사 본능을 뽐냈다. 이강인은 2019년 U-20 월드컵 당시 팀의 에이스로 준우승을 이끌었고, 골든볼(최우수선수상)까지 받았다. 경험에 그치지 않고 경쟁력을 증명했다. 유상철 전 감독 별세 소식은 두 선수를 더 단단하게 했다. 어린 시절 ‘날아라 슛돌이’ 멤버로 유 전 감독과 사제의 연을 맺은 이강인은 소셜미디어에 “저에게 베풀어주신 은혜에 보답하기 전 세상을 떠나셔서 마음이 아프다”는 애도 글을 적었다. 이승우도 에이전시를 통해 “유상철 감독님은 모든 면에서 모범이 되는 선배이셨다. 진심을 담아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조의를 전했다. 두 차례 평가전에서 김학범 감독은 두 선수는 테스트 기회를 충분히 줄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은 “두 선수를 포함해 최종 엔트리 선발의 핵심 기준은 체력과 협력이다. 빡빡한 일정 속에서 매 경기 기복 없이 풀타임을 소화할 수 있을지, 동료와 잘 어우러지며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유심히 살피겠다”고 말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2021.06.11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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