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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안 된다’던 ‘오징어 게임’, 기적은 계속”…황동혁 감독, 美 고담어워즈 공로상 수상

“황동혁 감독님 전 세계에 대범한 스토리텔링의 힘을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정재)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의 황동혁 감독이 ‘2025 고담 텔레비전 어워즈’에서 공로상(Creator Tribute)을 수상했다.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 치프리아니에서 열린 ‘2025 고담 텔레비전 어워즈’에 황동혁 감독과 ‘오징어 게임’의 주연 배우 이정재가 참석했다.공로상은 TV의 지평을 넓히고 크나큰 영향을 미친 창작자에게 수여되는 상이다. 황 감독이 글로벌 시상식에서 공로상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시상을 위해 연단에 선 이정재는 “제2회 고담 텔레비전 어워즈에서 글로벌 TV의 판도를 바꿔놓은 상상력을 가진 한 스토리텔러를 기념하는 자리에서 설 수 있어 큰 영광”이라며 황동혁 감독을 소개했다.‘오징어 게임’은 지난 2021년 시즌1 공개 당시 2억 6520만 뷰를 기록하고 한국 드라마 최초로 고담어워즈, 골든글로브, 미국 배우 조합상 등 다양한 수상 영예를 안은 바 있다. 황 감독은 아시안 감독 최초로 프라임타임 에미상에서 드라마 시리즈 감독상 부문 수상이라는 쾌거도 거뒀다. 이를 두고 이정재는 “개인적으로도 황동혁 감독과 함께 오징어 게임이라는 작품을 세 시즌이나 함께한 경험은 제게 많은 배움과 설렘을 가져다 준 작품이었다”며 “매 장면마다, 대사마다 깊이가 있었고 황동혁 감독은 우리를 배우를 넘어 작품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는 협력자로 이끌어 줬다”고 감사를 표하며 황 감독을 호명했다. 황 감독은 “고담 어워즈는 ‘오징어 게임’으로 2021년에 처음 참석한 시상식이다. ‘오징어 게임’이 수상한 건 제게 놀라운 일이었다”며 “당시 ‘순수한 기적’ 같다고 했던 소감을 기억한다. 한국 작품이 가장 사랑받은 작품이 되다니 그저 기적이었다. 4년이 흘러 이 자리에 다시 섰다. 그리고 이 영광스러운 트로피를 받았다. 기적이 계속되고 있구나 싶다”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또한 황 감독은 “먼저 ‘오징어 게임’ 극본을 두고 ‘안 될 거다’라고 2009년에 거절했던 사람들에게 감사하다. 당신들이 승낙했다면 오늘날의 ‘오징어 게임’은 없었을 것”이라며 “수많은 거절을 통해 많이 배웠다. 감사하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또한 넷플릭스 관계자들과 전체 배우진과 제작진에게 감사를 전한 다음 이정재를 향해 “456번 성기훈이 되어줘서 감사하다. 모두가 알다시피 그는 ‘오징어 게임’에서 다른 플레이어를 살리는데 성공적이지 못했으나 나의 쇼는 살렸다. 고맙다”고 웃었다.‘오징어 게임’을 함께한 제작사 김지연 대표와 한국에 있는 황 감독의 어머니에게 특별한 감사를 전한 그는 “이 트로피가 화려하진 않지만 무겁고 단단하다”라며 “화려한 성취에만 눈멀지 말고 책임의 무게를 알고 나아가라는 것 같다. 명심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겠다”고 다짐을 전했다.한편 고담어워즈는 1991년부터 매년 열리는 독립영화·드라마 시상식으로, ‘오징어 게임’은 2021년 고섬어워즈에서 ‘40분 이상의 획기적 시리즈’ 부문 상을 받았다. ‘오징어 게임’ 시즌3는 오는 27일 시리즈의 대단원인 시즌3를 공개한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06.03 14:58
프로야구

'9K에도 조기강판' 허 찌른 트리플스틸, 삼성 코치진의 철저한 분석과 기민한 작전의 결과물 [IS 포커스]

"빠른 발로 공략한다."삼성 라이온즈 더그아웃의 전략은 적중했다. 철저한 전력 분석과 기민한 작전의 결과물이었다. 삼성은 2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 경기에서 7-3으로 승리했다. 2회 4득점 빅이닝이 컸다. 삼성은 선구안과 작전 플레이로 상대 선발 알렉 감보아를 흔들며 대량 득점에 성공했다. 2-0으로 앞선 2사 만루 트리플스틸 장면이 하이라이트였다. 감보아가 3루를 등지고 허리를 숙여 투구를 준비하는 사이, 루상의 모든 주자가 도루를 시도하며 홈스틸에 성공한 것이다. 감보아가 뒤늦게 확인했지만 3루주자 이성규는 이미 홈을 쓸고 지나갔고, 3루로 뛰는 2루 주자 김지찬의 확인도 늦어 추가 진루를 내줬다. 이후 삼성은 폭투로 1점을 추가하면서 삼성이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경기 전, "빠른 발로 (감보아를) 공략하겠다"라고 했던 박진만 삼성 감독의 눈은 정확했다. 감보아는 '1선발' 찰리 반즈의 대체 선수로 롯데에 합류한 선수로, 이날 KBO리그에 처음으로 데뷔한 선수였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감보아는 1군에 올라오기 전 퓨처스(2군) 리그에서 3이닝 실전을 치렀는데, 상대가 삼성 2군이었다. 덕분에 삼성은 더 가까이서 철저하게 감보아를 분석할 수 있었고, '빠른 발'과 감보아의 '루틴'에 힌트를 얻어 공략에 성공한 것이다. 강명구 주루코치는 경기 후 "코치들 단톡방이 있는데, 감보아가 2군에서 던지는 영상도 함께 공유하면서 약점을 파악하려고 했다. 감보아가 스트레칭하듯이 투구를 준비하는 동작이 있는데, 이를 놓치지 않고 이종욱 3루코치가 (이성규의 홈스틸을) 잘 지시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진영 타격코치 역시 "사전에 선수들에게 감보아의 투구폼이 크다는 내용을 공유했다. 찬스가 오면 뛰라고 감독님이 지시한 걸로 안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아슬아슬한 '옥에 티'가 있긴 했다. 이성규의 홈 스틸 때 2루 주자 김지찬이 스타트를 늦게 한 것. 경기 후 김지찬도 "뒤늦게 3루 도루를 알고 뛰었다"라며 머리를 긁적였다. 2루로 뛰던 1루 주자 이재현이 김지찬에게 알려줘서 김지찬이 빠르게 3루까지 도달했다는 후문이다. 사실 이 플레이 역시 약속된 플레이였다. 강명구 주루코치는 "김지찬이 1루에 있을 때 (만루가 되면) 3루 주자를 보고 뛰라고 말을 해놨었다. '투수'를 보라고 한 걸로 잘못 들었는지 스타트가 늦긴 했는데, 그래도 '빠른 발'로 잘 이겨내 줬다"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감보아는 이날 최고 155㎞/h의 포심 패스트볼을 던지며 명불허전 압도적인 구위를 자랑했다. 4⅔이닝 동안 삼진 9개를 잡아내면서 삼성 타자들을 압도했다. 하지만 삼성은 철저한 분석과 치밀한 작전으로 이겨냈다. 경기 후 박진만 삼성 감독은 "경기 전 전력분석을 통해 상대 외국인 투수의 투구 폼을 감안해 주루로 돌파구를 찾으려는 의도가 있었고 어느 정도 맞아떨어졌다"며 "이종욱 코치가 홈 스틸 판단을 잘해줬고, 선수들이 기민하게 움직여준 덕분에 초반에 많은 점수를 냈다"라고 선수들을 칭찬했다. 대구=윤승재 기자 2025.05.28 11:04
스타

[단독] ‘정년이’ 정지인 감독 “보편적 이야기와 재미, 콘텐츠 본질 잃지 말아야” [2025 K포럼]

“보편적인 이야기로 공감대와 재미를 높이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드라마 ‘정년이’로 여성국극을 한국은 물론 전세계에 알린 정지인 감독이 K콘텐츠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정 감독은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튜디오드래곤 사무실에서 진행된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처음 감독을 시작했을 때와 비교해 지금 K콘텐츠의 위상은 상상도 못할 정도로 높아졌다. 시장성에 중점을 둔 K콘텐츠들이 제작되기도 한다”며 “그럼에도 콘텐츠의 본질은 결국 이야기이고, 시청자들이 재밌고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 내용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콘텐츠를 만들 때 이 같은 본질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감독은 ‘다시 쓰는 K스토리’란 주제로 일간스포츠와 이코노미스트가 공동 주최하는 제3회 K포럼(Korea Forum 2025)의 챕터1 ‘STORY WHAT : 표현하는 모든 것이 K다’에 ‘정년이’ 원작 웹툰의 서이레 작가, 배우 정은채와 함께 참여한다. 오는 7월 2일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 그랜드볼룸에서 열리는 2025 K포럼은 K의 과거와 현재를 되짚어 보고 미래를 이야기하는 자리로 꾸며진다. 정지인 감독은 K포럼에서 ‘정년이’ 작업 과정을 구체적으로 전하며 K콘텐츠 제작자로서 경험을 공유하며 K콘텐츠 발전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정년이’는 동명의 웹툰이 원작으로 1950년대 한국전쟁 후를 배경으로, 최고의 국극 배우에 도전하는 타고난 소리 천재 정년이를 둘러싼 경쟁과 연대, 그리고 찬란한 성장기를 담은 내용으로 배우 김태리, 신예은, 정은채 등이 출연했다. 요즘 시청자들에게는 낯선 여성국극을 재조명한 ‘정년이’는 지난해 최고 시청률 16.5%(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한 데다 높은 화제성까지 기록하며 큰 인기를 누렸다. 정 감독은 “‘정년이’는 여성국극이라는 생소한 소재이지만, 결국 작품이 이야기하는 것은 꿈, 그리고 경쟁과 연대라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며 “이를 바탕으로 얼마나 더 많은 시청자들에게 다가갈지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사실 ‘정년이’는 방송 전 업계에서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다. 지난 2022년 큰 인기를 모은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을 연출한 정 감독의 차기작이자 인지도 높은 배우들이 총출동해 관심을 모았으나, 여성국극이 생소한 소재이고 원작의 극중극은 영상으로 구현하기 쉽지 않은 장치였던 탓이다. 더구나 여느 드라마 인기 요소인 주인공들의 러브라인도 없었다. 그럼에도 ‘정년이’는 최대 3년간 소리를 연마한 배우들의 열연, 완성도 높은 작품성을 기반으로 성공을 거뒀다. 정 감독은 “원작은 그 시대 여성들이 어떤 식으로 삶을 헤쳐 나갔는지가 중요한 포인트였다. 이를 드라마에서도 절대 놓치고 싶지 않았다”며 “정년이를 포함해 여성 캐릭터들 간의 관계성을 풀어내는 데 작가님과 논의를 무척 많이 했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정년이’가 여성들만의 이야기는 아니었다. 정 감독은 원작의 묘미를 살리되 대중이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 이야기에 중심을 뒀다. 정 감독은 “정년이가 여성이라고, ‘정년이’ 서사에서 남성이 소외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대중 드라마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특정층만 타깃으로 삼지 않는다. 마이너한 소재라도 언제나 누구나 보고 즐길 수 있는 드라마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정년이’는 분명 낯선 이야기지만, 이를 대중적 서사로 만들려고 모두가 노력했어요. 원작에 수많은 여성 캐릭터들이 있었는데, 이들 중 가장 보편적인 성격으로 확대할 수 있는 캐릭터들을 선별했죠.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드라마를 볼 수 있도록 해당 여성 캐릭터들이 어디까지 확장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있었어요. 물론 드라마에 넣지 않은 캐릭터에 대한 안타까움도 당연히 있죠.”정 감독이 언제나 작품에서 대중성을 주요하게 생각하는 지점은 그가 MBC에서 커리어를 출발한 영향도 있다. 정 감독은 지난 2005년 MBC 공채프로듀서로 입사해 ‘심야병원’, ‘자체발광 오피스’, ‘옷소매 붉은 끝동’ 등을 연출했다. ‘옷소매 붉은 끝동’을 통해선 ‘MBC 연기대상’ 8관왕, ‘올해의 한국PD대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런 정 감독이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옷소매 붉은 끝동’에 이어 ‘정년이’까지, 연달아 원작이 있는 작품을 연출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지점이다. “원작이 있는 작품을 연출하는 경우 원칙이 없으면 흔들릴 수밖에 없어요. 원작에 있는 걸 다 보여줄 수 없죠. 그렇다면 어떤 캐릭터와 이야기로 더 많은 시청자들과 얘기할 수 있느냐라고 생각해요. 원작을 보지 않은 사람들에게 쉽게 다가가는 게 중요하죠. 원작이 있는 작품이라고 해도 드라마나 영화가 원작 팬들의 서비스가 아닌, 별개의 콘텐츠인 것은 분명해요. 원작으로 채워지지 않는 세상을 보여주는 거니까요. 이건 반대도 마찬가지예요. 드라마 ‘정년이’를 보고 원작에 궁금함이 생기는 분들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원작 판매 부수가 오르길 바라고 있습니다.(웃음)” ‘정년이’는 해외에서 호평도 대단했다. 글로벌 최대 규모 콘텐츠 평점 사이트인 IMDb에서는 평점 8.3점, 에피소드별 평균 평점 9.0점의 높은 점수를 기록하며 “K소리를 알렸다”, “지나간 시대를 재현하는데 공들인 디테일들이 눈에 띈다” 등의 평가도 받았다. 이 같은 성과들의 뒤에는 정 감독의 도전과 노력이 담겼다. 오랜 시간 여러 작품을 연출했지만, 그에게도 여성국극 소재를 다루는 것은 생소하고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여성국극 공연을 시청자들이 최대한 즐길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였다. “사실 저뿐 아니라 많은 분들이 여성국극이 어떤 건지 몰랐을 거예요. 여성국극에서 쓰이는 판소리가 어떤 거고 어떤 게 좋은 소리인지 알아야 했기 때문에 공부를 하고, 공연을 계속 보러 다녔죠. 판소리를 들을 때 프로와 시청자 기준은 다를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어떻게 대중에게 잘 전달할지 음악 감독님과 많이 논의했고, 믹싱할 때 어느 부분에서 소리를 키우고 확장할지를 계속 고민했죠.”‘정년이’는 ‘자명고’, ‘춘향전’, ‘바보와 공주’, ‘쌍탑전설’ 등 여성국극 무대를 높은 완성도로 재현했다. 이런 노력이 한국 뿐 아니라 글로벌 관객들을 사로잡은 지점이기도 하다. “전 세계가 주목하는 K드라마 힘의 원천은 결국은 전 세계가 공감하는 보편적인 이야기이며 그걸 풀어내면서 오는 재미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지속 가능하게 해주는 제작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구요. K포럼에서 ‘정년이’ 제작 과정을 바탕으로 그런 이야기를 다소나마 풀어볼까 합니다.”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5.05.23 05:55
프로야구

"동열이 형 기록도 깨고, 내 기록도 깨고..." 정해영·양현종 타이거즈 후배들이 흐뭇한 이강철 감독 [IS 피플]

"(선)동열이 형 것도 가져가고, 내 것도 가져가고..."이강철 KT 위즈 감독이 '타이거즈 새 역사'를 쓴 정해영에게 너스레를 떨었다. 이강철 감독은 2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2025 신한은행 SOL 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홈 경기를 앞두고 특별한 손님을 만났다. 바로 KIA 투수 정해영이었다. 정해영이 그라운드를 가로질러 KT 더그아웃까지 오자, 이강철 감독은 "레전드 왔다"라며 웃었다. 정해영의 '타이거즈 신기록'을 두고 한 말이었다. 정해영은 지난 17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더블헤더 1, 2차전에 모두 세이브를 올리면서 개인 통산 133번째 세이브를 기록, 선동열의 132세이브를 넘어 타이거즈 구단 역대 최다 세이브 기록을 새로 썼다. 이에 이강철 감독이 특유의 넉살과 함께 그를 축하했다. 이 감독은 정해영과 악수를 하며 "선동열 감독님보다 네가 더 세이브를 많이 했지? 축하한다"며 "(양)현종이는 내 기록을 가져가고, 너는 (선)동열이 형 기록을 가져가고.. 잘한다"라고 웃었다. 양현종은 이강철 감독이 보유하고 있던 대기록을 여러 차례 깨왔다. 지난 2022년엔 이강철 감독의 타이거즈 최다승(151승)과 탈삼진(1731개) 기록을 넘어섰고, 올 시즌엔 10년 연속 150이닝 이상 소화 신기록도 바라보고 있다. 이강철 감독은 양현종이 타이거즈 신기록을 쓸 때마다 "다 가져간다"라며 너털웃음을 지어온 바 있다. 하지만 이강철 감독은 승부 앞에서 곧 냉정해졌다. 정해영의 손을 맞잡은 이강철 감독은 "(4연승의) 좋은 기를 뺏어와야 한다"라며 웃었다. KIA는 현재 4연승을 달리며 22승 22패 5할 승률 4위에 올라 있다. 21승 23패 3무 승률 0.477로 7위에 머물러 있는 KT는 KIA와의 3연전에서 순위 상승을 노린다. 수원=윤승재 기자 2025.05.20 18:34
프로농구

"플랜C까지 준비했다" 워니도, 속공도 조상현 감독 손바닥 안

창단 첫 우승을 노리는 창원 LG가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정규리그 챔피언 서울 SK를 잡아냈다.LG는 지난 5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와 2024~25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 4승제) 1차전에서 75-66으로 승리했다. 역대 챔피언결정전에서 1차전을 승리한 팀 중 70.4%(27회 중 19회)가 우승컵을 들었다.프로농구 대표 '지장'으로 꼽히는 전희철 SK 감독과 조상현 LG 감독은 챔프전을 앞두고 철저히 공략법을 준비했다. 지략 대결은 조 감독의 완승이었다. LG는 정규리그 1위였던 SK의 속공(경기당 평균 7.8회)을 단 한 차례(2점)만 허용했다. LG는 속공의 시발점이 되는 리바운드 대결에서 공격 리바운드 14개를 기록, SK의 발을 묶었다. LG는 SK의 또 다른 활로인 외국인 에이스 자밀 워니도 봉쇄했다. 올 시즌 평균 22.6점(1위)을 기록하고 외국인 최우수선수(MVP)가 된 워니는 앞서 수원 KT와 4강 플레이오프(PO) 5차전에서도 40점을 홀로 올리며 챔프전 진출을 이끌었다. 그랬던 그가 이날은 LG 수비진에 꽁꽁 묶였다. 21득점으로는 경기를 뒤집기에 역부족이었다.조상현 감독은 경기 후 "너무나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경기가 진행됐다. 수비, 트랜지션 게임, 리바운드 게임, 워니를 20점 내외로 묶는 데 중점을 둔 것이 잘 됐다"며 "속공은 나오는 과정이 팀마다 다르다. SK의 경우 5명이 다 달린다. 특히 워니를 중심으로 나간다. (선수들에게) 그 부분을 잡자고 했다"고 복기했다. 조상현 감독의 전술 중심엔 아셈 마레이가 있었다. 마레이는 이날 19점 14리바운드 4어시스트 5스틸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2m2㎝의 장신을 앞세워 워니를 억제한 그는 리바운드 싸움에서 SK를 제압했다.마레이는 경기 후 "(감독님이 늘) 플랜 A부터 B, C까지를 준비한다. 코트에 나서는 동료들이 같은 마음을 가지고 수비 플랜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A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B 플랜, C 플랜을 빨리 가져가야 하는데 오늘은 잘 됐다고 생각한다"고 했다.올 시즌까지 3년 연속 정규리그 2위에 올랐던 LG는 창단 이래 아직 우승이 없다. 조상현 감독이 사령탑으로 챔프전에 진출한 것도 처음이다. 조 감독은 "나도 이 무대가 처음인 만큼 긴장된다. 선수들에게 하던 대로 하자고 했다"며 "이제 1차전을 했을 뿐이다. 2차전을 잘 준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두 팀은 7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시리즈 2차전을 치른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5.07 07:12
프로축구

쓰라린 ‘7연패’ 서동원 대행 “심리적으로 경직…반등 계기 만들겠다” [IS 패장]

서동원 대구FC 감독대행이 반등을 약속했다.대구는 20일 오후 4시 30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 하나은행 K리그1 2025 9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1-3으로 졌다.경기 후 서동원 대행은 “오늘 선수들이 분전했는데, 초반에 실점하면서 전체적으로 흔들려서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다. 선수들을 믿고 있다. 반등할 계기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실점 장면에서 수비수들의 대처가 안일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동원 대행은 “선수들이 어릴 때부터 축구를 해 왔고 대응을 못 할 선수들이 아닌데, 경기장 분위기나 심리적인 부담감이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짚었다.어느덧 구단 창단 이래 최다 연패 타이인 7연패 늪에 빠졌다. 서동원 대행은 “선수단 내부에서 해결하는 게 가장 중요할 것 같다. 감독님이 안타깝게 나가시고 선수들이 나간 과정에 책임이 있고 실패라는 결과물 때문이라고 자각하고 있다. 나 또한 선수들과 어떻게 돌파구를 찾을지 방법론적인 접근을 하고 있다. 오늘은 비록 결과를 내지 못했지만,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하겠다”고 공언했다. 전반전 경기력은 썩 좋지 않았다. 전북에 3골이나 내줬고 공격 전개도 손발이 맞지 않는 모습이었다. 서동원 대행은 “전술적인 측면에서도 대구가 볼을 점유하는 축구를 지속해서 해온 팀은 아니다. 그라운드 컨디션 등을 탓할 수 없지만, 심리적으로 경직되면서 잘하는 것들이 맞지 않는 등 전체적으로 잘 안 나온 것 같다”고 했다.서동원 대행에게는 전북전이 K리그1 감독 데뷔전이었다. 그는 “늘 꿈꿔왔고 이런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생각하고 준비했다. 결과가 좋았으면 좋았겠지만, (그래도) 이번 결과가 아주 득이 될 것 같다. 내 역량, 결과들을 곱씹어서 앞으로 좋은 자산으로 쓰겠다”며 “앞으로 리그 경기가 많이 남아 있고 기회를 언제까지 받을지 모른다. 당장 1~2주 정도 합심해서 팀 방향성을 이어가는 상황이다.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긴 어렵다”고 했다.그는 이번 경기에서 잘한 점에 관해 “잘했으면 이런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것 같다. 내가 많이 부족했다”고 돌아봤다.전주=김희웅 기자 2025.04.20 19:02
프로축구

'원정 연전서 무승' 제주, 승리의 열쇠는 문전 결정력

프로축구 K리그1 제주 SK가 원정 3연전을 마친 뒤 안방으로 돌아왔다. 무승 침묵을 깨기 위해선 문전 결정력을 개선해야 한다.제주는 오는 20일 오후 4시 30분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포항 스틸러스와 하나은행 K리그1 2025 9라운드 홈 경기를 벌인다. 경기 전 제주는 리그 10위(2승2무4패·승점 8). 최근 2025 하나은행 코리아컵을 포함해 원정 3연전서 1무 2패라는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안방에서 분위기 반전이 절실하다.제주의 발목을 잡는 건 골 결정력이다. 앞서 리그 8경기서 단 7골에 그쳤다. 경기당 득점 0.88으로, 득점 부문 10위에 그쳤다.지난 8라운드 전북 현대 원정에선 선제골 이후 추가 득점 찬스를 놓쳤다. 부천FC와의 코리아컵 3라운드에서는 골 침묵에 빠졌다. 90분당 xG(기대득점)는 0.67로 리그에서 가장 저조하다. 이는 문전 앞 공략이 비교적 저조한 게 원인이다. 페널티에어리어(PA) 내 슈팅이 경기당 5.75개로 리그 11위에 그치고 있다.제주는 이창민, 안태현 등 중거리 슈팅이 뛰어난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들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상대 문전까지 깊숙이 들어가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해야 한다. 문전 앞 공략이 주효할 경우 2선 지원과 중거리 타격에 집중된 상대 수비의 집중력을 분산시킬 수 있다. 과감성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순간이다. 기대를 거는 건 유인수다. 멀티플레이어인 그는 주로 왼쪽 측면 공격수로 활용되며, 스피드와 순간적인 침투가 돋보인다. 올 시즌을 앞두고 강원FC를 떠나 제주에 합류했는데, 시즌 초반 2골을 기록했다.유인수는 지난 8라운드 전북전에서 전반 41분 남태희의 화려한 솔로 플레이를 지켜보지 않고 저돌적인 쇄도와 과감한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트렸다. 그러나 이후 결정적인 추가 득점 찬스를 놓치는 아쉬움도 있었다. 유인수는 구단을 통해 "선제골에 만족하지 않고 기회가 왔을 때 더 골을 넣었더라면 결과는 분명 달라졌을 것이다. 감독님이 결정은 과감하게, 행동은 저돌적으로 가져가야 상대가 당황할 수 있다고 강조하셨다. 문전 앞 마무리가 개선된다면 우리의 장점(중거리 슈팅)도 더욱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이번 포항전에서는 우리의 숙제를 반드시 풀어내겠다"라고 각오를 전했다.김우중 기자 2025.04.18 14:00
프로야구

람보르지찬·페라리윤·양도르기니 슈퍼카 세 대나 보유한 삼성, "팔 돌리는 맛 납니다" [IS 피플]

"팔 돌리는 맛이 납니다."3루에서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는 삼성 라이온즈 이종욱(40) 작전코치는 최근 팔 돌리는 재미가 있다고 전했다. 김지찬(24)과 김성윤(26) 양도근(22) 등 발 빠른 타자를 세 명이나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엄청난 주력으로 3루 베이스를 넘어 홈까지 치고 달리는 이들을 바라보며 절로 팔을 돌리게 된다고 말했다. 이 코치는 "이렇게 발 빠른 선수를 세 명이나 보유하고 있다는 건 행복이다"라며 웃었다.지난해 홈런 1위(185개)에 이어 올해도 이 부문 선두(21개)를 달리고 있는 삼성은 '홈런의 팀'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홈런 만큼 주목할 만한 지표가 있다. 바로 주루다. 삼성은 올 시즌 18경기에서 12개의 도루(리그 5위)를 성공했다. 김지찬이 3분의 1인 4개를 기록했고, 김성윤이 2개, 양도근이 1개를 책임졌다. 이들이 절반 이상의 도루를 책임졌다. 도루만 빛난 게 아니다. 빠른 발로 득점에도 관여하고 있다. 김지찬은 3월 30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단타에 2루까지 전력질주한 뒤, 상대가 잠깐 공을 더듬는 사이 3루까지 내달려 팀의 선취점에 기여했다. 지난 10일 대구 SSG 랜더스전엔 김성윤과 양도근이 팀의 끝내기 역전승을 합작했다. 0-1로 끌려가던 8회 말 왼쪽 담장을 직격하는 타구에 1루에 있던 김성윤이 홈까지 내달려 동점을 만들었다. 9회엔 양도근이 우전 안타에 1루에서 홈까지 내달려 승부를 연장까지 끌고갔다. 연장 10회엔 양도근의 우중간에 떨어지는 단타성 타구에 2루에 있던 김성윤이 홈까지 전력질주하면서 끝내기 타점을 만들었다.야구 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주자로서 득점할 확률을 나타내는 RS%((득점-홈런)/주루기회)에 따르면, 양도근이 150%, 김지찬이 50%, 김성윤이 47.6%로 삼성 선수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 빠른 발로 득점에 기여하는 정도가 높다는 뜻이다. 선수 시절 주루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였던 강명구 주루코치도 세 선수의 활약이 든든하다. 강 코치는 "김지찬은 아마추어 시절 때부터 발도 빠르고 주루 자신감이 넘쳤던 선수다. 김성윤은 '야생마'같은 투박한 면도 있지만 발이 빠르고, 양도근은 이들에 비해 발이 빠른 편은 아니지만 점점 좋아지고 있다"며 세 선수를 평가했다. 강 코치는 "타자들이 힘들 때 이들이 투수를 조금 흔들어주면 투구수도 늘어나고 팀에게도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박진만 감독과 강명구, 이종욱 코치의 삼박자도 이들의 빠른 발에 날개를 달아주고 있다. 강명구 코치는 "선수들에게 모든 걸 맡기면 불안해 하기도 한다. 그러면 '감독님과 나도 (투수의 타이밍이나 수비 위치, 경기 상황 등) 다 계산하고 선수들에게 (도루나 주루를) 지시하니까, 죽어도 좋으니 편하게 뛰라'고 한다. 선수들이 자신있게 뛸 수 있게 하는 게 우리의 일이다. 선수들이 도루에 성공하고 '이게 되네?'라는 표정으로 있으면 흐뭇하다"라고 전했다. 이들의 빠른 발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강명구 코치는 이들에게 '준비'를 강조한다고 전했다. 강 코치는 "도루나 주루는 타이밍이 중요한데, 타격 만큼 주루 준비도 잘돼있어야 한다. 그라운드에 나가기 전 몸을 잘 풀었는지, 실내에서만이 아니라 (파울라인 근처나 워닝트랙) 흙을 밟으면서 몸을 만들었는지도 중요하다. 준비가 잘되면 더 자신 있게 뛸 수 있고 성공률도 높아진다"라고 말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도 함박웃음이다. 박 감독은 "우리 라인업엔 장타력을 지닌 타자들도 있지만, 발 빠른 선수들이 필요할 때가 있다"라며 "최근 타선의 전체 타격 페이스가 좋지 않다. 그나마 잘 버틸 수 있었던 건 투수들의 힘도 있었지만 이렇게 빠른 발로 투수를 흔들 수 있는 선수들이 있었던 게 큰 힘이 됐다"라며 이들의 활약을 칭찬했다. 수원=윤승재 기자 2025.04.14 08:04
영화

수지·이진욱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시 조찬 모임’ 크랭크업…“위로받은 순간들”

수지, 이진욱 주연의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시 조찬 모임’이 크랭크업했다.7일 제작사 위드에이스튜디오에 따르면 영화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시 조찬 모임’은 지난해 12월 말 촬영을 시작으로 약 3개월의 촬영을 마쳤다.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 시 조찬모임’은 2012년 발간된 백영옥 작가의 동명 원작소설을 영화화한 작품. 사강(수지)과 지훈(이진욱)이 저마다의 사연으로 모인 조찬모임에서 자신의 ‘실연 기념품’을 서로 교환하며, 서로의 사연과 아픔을 공유하며 자신의 이별과 실연에 대처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극중 사강을 연기한 수지는 “좋은 감독님과 배우분들과 함께할 수 있어 행복한 촬영 현장이었다. 원작 소설을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떠오르면서, 영화화되는 과정을 지켜보며 묘한 감회를 느꼈다”며 “사강을 연기하며 위로받았던 순간들처럼, 관객들도 이 영화를 통해 따뜻한 위로를 얻길 바란다”고 전했다.지훈 역의 이진욱은 “촬영을 무사히 마쳐서 기쁘면서도 아쉬운 마음이 컸다. 좋은 배우들과 함께할 수 있어 촬영 내내 기분 좋은 에너지를 얻을 수 있었다”며 “지훈을 연기하며 이별의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려 노력한 만큼 관객들에게도 영화를 보고 따뜻한 공감과 위로가 전해지길 바란다”는 소감을 밝혔다.메가폰을 잡은 임선애 감독 역시 “좋은 스태프들과 배우들의 노력과 고민 덕분에 촬영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며 “영화를 기다리는 관객들에게 좋은 작품이 될 수 있도록 남은 후반작업까지 힘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한편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 시 조찬모임’은 오는 하반기 겨울 극장 개봉을 목표로 한다.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4.07 11:24
뮤직

[박세연의 감성돋송]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와 아이유 ‘Shh..’의 상관관계

“It’s not about F (F) / not about L (L) / We got something else” (이것은 단순 우정 얘기가 아니다. 단순 사랑 이야기도 아니다. 그녀와 나 사이엔 좀 더 복잡한 게 있었다. - 아이유가 직접 쓴 곡 ‘Shh..’ 설명 中)1년여 전, 가수 아이유의 미니 6집 ‘더 위닝’ 3번 트랙 수록곡 ‘Shh..’를 처음 접했을 당시의 신선한 충격이 떠오른다. 소녀의 시간을 지나 어느덧 30대 여성이 된 아이유가 여성(She)에 대한 이야기를 진중하게 담은 곡이라고 심플하게만 생각했던 이 곡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폭삭 속았수다’를 만난 뒤엔 왠지 새롭게 들린다. “음 아마 첫사랑이지 또한 내 첫 세상 뚫어져라 무언가 바라보던 시선 역시 같은 눈동자를 가진 그녀를 닮아서일까” ‘Shh..’는 진한 블루스 감성을 기반으로 하지만 가창자(아이유·혜인·조원선) 변화에 따라 소울 블루스, R&B, 록 등으로 장르 변화가 뚜렷한 곡이다. 엄마·친구·선배 등 아이유 인생 속 특별한 ‘그녀들’에 대한 솔직한 내면을 담아낸 가사가 인상적이다. 사적인 이야기를 조금 하자면 기자는 현재 자식을 키우는 엄마이기도 하다 보니 ‘더 위닝’ 수록곡 중 이 곡에 특히 끌렸고, 총 5곡 중 제일 많이 스트리밍했다. 곡을 감상하면서는 미혼인 아이유가 생각하기 어려운 주제를 꽤 딥하게 잘 다뤘다거나, 30대가 되더니 이런 테마도 쓰는구나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뒤늦게 보니 이 곡의 작업이 진행됐던 당시 아이유는 ‘폭싹 속았수다’ 촬영에 한창이었던 것이다. 드라마 종영 시점, 소속사에 ‘Shh..’와 ‘폭싹 속았수다’ 의 관계성에 대해 묻자 관계자는 “(아이유가)‘폭싹 속았수다’를 찍으며 느꼈던 감정에서 ‘Shh..’의 테마를 떠올렸다”는 입장을 짤막하게 전했다. ‘폭싹 속았수다’에서 아이유는 제주에서 태어난 ‘요망진 반항아’ 애순과 그녀의 금지옥엽 금명까지 1인 2역을 소화하며 인생 연기를 펼쳐냈다. 애순과 금명 각각의 인물은 물론, 모녀가 서로에 대해 가진 특별한 감정을 내레이션으로 풀어내며 임상춘 작가가 말하고자 한 인간, 관계, 인생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시청자에게 전달했다. 아이유는 장장 1년의 촬영 기간 동안 애순 그리고 금명의 삶을 단순히 연기한 것뿐만 아니라 작품을 통해 성장하고 ‘Shh..’의 영감도 얻은 것이다. 실제로 많은 ‘폭싹 속았수다’ 애청자들이 “드라마 본 뒤 아이유의 ‘Shh..’ 들으러 왔다”며 드라마의 여운을 음악으로 풀면서 작품에 깊이 몰입했던 아이유의 감정을 공유하고 있다. 아이유는 앨범 발매 2주 뒤인 지난해 3월,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이지금’에 ‘Shh..’ 코멘터리 영상을 게재했는데, 단순 코멘터리 콘텐츠와 달리 영상 속 인터뷰를 리드한 질문자가 아이유의 어머니라 흥미를 더했다. 질문자(아이유 어머니)의 존재가 드러나지 않은 초반부의 영상은 흑백톤이지만, 커밍아웃(!) 이후 영상에선 컬러감이 살아나는 편집의 묘에 무릎을 치게 된다.총 21분에 달하는 영상에서 아이유 모녀는 그 어떤 친한 친구보다도 편안한 티키타카를 보여주는데 그 모습은 흡사 ‘폭싹 속았수다’ 속 애순-금명 모녀지간을 떠올리게 한다. 영상에서 아이유는 “나는 엄마를 좋아하려 노력하지 않아도 항상 엄마를 좋아했어”라고 고백하는가 하면, “언젠가 한 번 엄마에 대한 곡을 쓰고 싶었는데 너무 아름답게, 엄마를 찬양하는 것으로만 쓰고 싶지 않았다. 딸과 엄마의 관계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사랑하는데 사랑이 다가 아닌, 경외심도 있고 무섭기도 한 이 모든 걸 아름다운 메이저 선율에 표현하고 싶지 않았고, 복합적인 심정을 다 담고 싶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곡은 톱배우 탕웨이의 뮤직비디오 출연, 조원선·혜인 피처링 및 인순이의 내레이션 등 곡에 참여한 초호화 라인업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특히 탕웨이는 뮤직비디오에서 아이유와 모녀 관계를 열연했는데 후반부엔 아이유를 안아주는 장면을 애드리브로 선보였을 정도로 작품에 강하게 몰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탕웨이는 아이유에게 손편지를 써 ‘Shh..’ 뮤직비디오 촬영을 하며 느꼈던 감정들을 고백하기도 했다. 아이유가 공개한 편지에서 그는 “두 번의 감동적인 순간을 지은(아이유)에게 말해주고 싶었다. 촬영 때 감독님이 저한테 디렉팅하실 때 아이유가 쓴 ‘그녀와 눈동자가 닮은 그녀의 엄마’라는 가사를 들은 순간 마음 속에서 어떤 울림이 있었다. 그동안 스스로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했던 것”이라고 배우임을 떠나 실제 엄마이자 딸인 한 인간으로서 느낀 감정을 털어놨다. 이어 “이 뮤직비디오를 찍기 전에 당신이 나의 엄마를 연기할 것이라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촬영 스튜디오에 들어서서 당신과 만나면서도 솔직히 상상하기 어려웠다. 그런데 촬영이 시작되고 당신은 아주 오랫동안 그 나무 바닥 위에서 똑같이 한 가지 포즈로 조명과 연기 속에서 조영하고 침착하게 그 자리를 지켰다. 그렇게 초현실적이고 아름다운 촬영을 이어가던 순간 내게로 어떤 장면이 홀연히 떠올랐다. 한 번도 상상해 본 적 없는, 젊은 시절의 엄마가 바로 내 옆에 있다는 느낌, 우리 엄마도 그렇게 호리호리한 몸매와 매끄러운 피부에 활기차고 영민한 눈매였다는 것을”이라며 “내게 이런 아름다운 기억을 만들어줘서 고맙다”고 하기도 했다. 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2025.04.02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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