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곽윤기 ‘다이너마이트’, 캐나다 ‘쓱쓱’… 남자계주 시상식 진풍경
지난 16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인도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남자 5000m 계주 파이널A에서 한국 대표팀은 6분41초679를 기록, 캐나다에 이어 두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한국 대표팀이 올림픽 남자 쇼트트랙 계주에서 메달을 딴 건 2010년 벤쿠버 대회 이후 12년 만이다. 뜻깊은 수상만큼 시상식도 독특했다. 한국은 맏형 곽윤기(33·고양시청)가 나섰다. 곽윤기는 경기 직후 열린 간이 시상식에서 한국이 호명되자 가장 먼저 단상에 올라서 BTS의 곡 ‘다이너마이트’ 안무를 선보였다. 곽윤기가 안무를 마치자 비로소 후배들도 함께 시상대에 올랐다. 곽윤기는 시상식을 마친 후 세리머니의 이유를 밝혔다. 대표팀에 응원을 전했던 BTS 멤버 RM에 대한 보답이었다. 곽윤기는 “평소 BTS의 팬이기도 하고 대회 초반 편파판정으로 힘들 때, 저에게 직접 보낸 건 아니지만 황대헌이 RM의 위로를 받았다”며 “거기에 어떻게든 보답해야겠다는 마음이었다”고 밝혔다. BTS의 답장도 곧바로 이뤄졌다. 경기와 세리머니를 시청한 RM은 개인 인스타그램을 통해 중계 화면을 올린 뒤 “윤기님, 다이너마이트 잘 봤습니다”라며 “우리 윤기 형(BTS 멤버 슈가. 본명 민윤기)도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썼다. 경기 후 개인 유튜브 채널 ‘꽉잡아윤기’에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한 곽윤기는 RM의 응원 글을 실시간으로 확인한 후 “미쳤다”라고 소리치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한국 선수들 다음 순서로 시상대에 오른 캐나다 대표팀의 세리머니 역시 평범하지 않았다. 5명의 선수는 시상대에 오르기 전 서로를 쳐다보더니 동시에 시상대를 손으로 두 번 쓸어내는 시늉을 한 뒤 밝게 웃으며 올라갔다. 미리 약속된 동작이라는 뜻이다. 캐나다가 이번 대회 쇼트트랙 종목에서 금메달을 수상한 건 남자 계주가 처음이다. 캐나다는 이 세리머니의 원조다. 지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남자 계주 동메달을 땄을 때 같은 세리머니를 펼쳤다. 캐나다 대표팀은 정확한 세리머니의 의미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당시 다른 종목에서 캐나다 선수들이 받은 판정에 항의하는 의도라는 추론이 따랐다. 시상대를 쓸어내는 세리머니는 이미 이번 대회에서 한 차례 화제였다.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 종목에서 은메달을 딴 차민규가 한 차례 한 적 있다. 당시 차민규 역시 시상대를 쓰는 시늉을 하고 올라갔다. 차민규는 “소중하고 값진 자리이기 때문에 더 경건한 마음으로 존중한다는 의미로 한 동작”이라고 설명했지만, 중국 네티즌들은 4년 전 캐나다 대표팀에 대한 추론과 마찬가지로 판정에 불만을 표시했다며 비난의 포화를 쏟아냈다. 차승윤 기자 cha.seunyoon@joongang.co.kr
2022.02.17 1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