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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고현정, 커리어→자녀 솔직 고백 속 15년 만 토크쇼 성공 (‘유퀴즈’)

배우 고현정이 15년 만 토크쇼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했다. 고현정이 지난 27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성공적인 토크쇼 나들이를 마쳤다. 출연이 예고됐을 때부터 기대와 관심을 한몸에 받았던 이날 방송에서 고현정은 긴장한 모습으로 등장, 수줍음 가득한 모습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특히 단아하고 품격이 느껴지는 솔직한 발언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고현정은 ‘토요대행진’에서 유재석과 만났었던 과거를 기억해내며 반가움을 자아냈고, 근황 토크에서는 특유의 잔잔하면서도 재치 있는 입담으로 웃음을 선사했다. 이어 최근 활발하게 소통 중인 개인 유튜브와 SNS에 대한 얘기로 남다른 예능 욕심까지 드러냈다.또한 고현정은 데뷔 후 35년이라는 시간 동안 느낀 감정들을 솔직하게 풀어가며 시청자들의 공감과 응원을 이끌었다. 고현정은 1989년 미스코리아 선으로 당선된 후 연예계 활동을 시작했던 비하인드를 비롯해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 ‘여명의 눈동자’, ‘엄마의 바다’, 그리고 희대의 명작 ‘모래시계’까지. 배우 고현정으로서 느낀 감사함과 죄송함을 조곤조곤 풀어냈다. 은퇴 후 복귀를 앞두고 느꼈던 불안함, 다시 한번 대중들의 사랑을 받게 됐을 때의 기쁨 등 어디서도 들을 수 없었던 고현정의 이야기와 감정이 고스란히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담겼다.의도치 않게 강성 이미지가 되어버렸지만 인간 고현정은 같은 일을 하는 모든 이들을 진심으로 아끼고, 단단한 마음으로 묵묵하게 본인의 일을 해내고야 마는 ‘K-장녀’ 그 자체였다. 이런 고현정의 솔직하고 진솔한 속내와 담담한 고백은 그녀에 대한 매력을 더욱 배가시키기에 충분했다.고현정은 “배우라는 직업에 대해서 다시 처음부터 몇 바퀴 돌리듯이 생각하는 중이다. 시대감을 잃지 않는 배우의 정신으로 작품들을 많이 해서 여러분을 찾아뵙고 싶다”라는 진심을 전했고, 어떤 식으로든 잘 쓰이고 싶다며 또 한 번 배우 고현정을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2024년은 행복했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당찬 아름다움으로 앞으로 보여줄 활약을 더욱 응원하게 만든 고현정. 오랜만의 예능 나들이를 성공적으로 해내며 또 다른 매력을 한껏 뽐내고 간 고현정에게 쏟아지는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한편 고현정 주연 드라마 ‘나미브’는 오는 12월 23일 오후 10시 ENA에서 첫 방송된다. 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11.28 15:42
영화

‘은퇴 부인’ 박신양, 부성애 연기로 ‘사흘’ 하드캐리

11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박신양은 명불허전이었다. 새 영화 ‘사흘’에서 카리스마는 덜어내고 애타는 집요함을 얹어 호러 속 새로운 부성애를 그려냈다.지난 14일 개봉한 ‘사흘’은 장례를 치르는 3일, 죽은 딸의 심장에서 깨어나는 ‘그것’을 막기 위해 구마의식이 벌어지며 일어나는 일을 담은 오컬트 호러 영화다. 박신양이 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 시즌2(2019), 영화 ‘박수건달’(2013) 이후 처음 선보이는 작품으로 개봉 전부터 관심을 모았다.영진위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 ‘사흘’은 개봉 3일 전 한국 영화 실시간 예매율 1위, 개봉 후 전체 박스오피스 3위까지 올랐다. 23일 기준 누적관객 19만 398명으로 한국 영화 박스오피스 3위를 유지 중이다. 이를 두고 한 극장 관계자는 “수능일에 개봉해 ‘공포 도파민’을 기대하는 10대 관객을 겨냥한 결과이면서, 촬영한 지 4년 만에 공개되는 박신양 영화에 대한 기대감도 크게 작용했다”고 분석했다.올 초 개봉해 천만 영화에 등극, 최근까지도 글로벌 선전 중인 ‘파묘’에 이어 제작사 쇼박스가 ‘K호러’로 내놓은 영화지만 마니아 장르인 오컬트 호러에 대중적인 가족 휴먼 드라마 감성을 접목한 것을 두고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그럼에도 박신양의 절절한 부성 연기는 따뜻하고 차가운 톤을 넘나들며 극을 집중력 있게 이끌어 호평받고 있다. 극중 박신양이 연기한 승도는 흉부외과 의사로 자신이 집도한 심장 이식 수술 후 돌연 이상해진 딸 소미(이레)를 마주하게 된다. 초자연적인 현상임을 알고 구마 사제 해신(이민기)을 불러 의식을 진행하지만, 딸의 심장은 멈춘다. 죄책감과 슬픔, 현실 부정으로 몽롱한 의식 속에서 딸의 장례를 치르던 승도는 식장에서 “아빠”라고 부르는 분명한 딸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딸을 구하겠다며 직진하는 승도의 행보는 사실 공포 영화에선 가장 답답한 유형이다. 누가 봐도 악의 축인 존재를 굳이 건드리는 것은 사건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신양의 연기는 설득력을 부여한다. 수술 전 딸과 나눈 대화 회상 속 승도는 한없이 다정하며 오히려 딸을 돕고자 거친 의식을 진행하는 구마 사제를 향해 도끼를 들 정도의 아버지임을 처음부터 정확히 제시했다. 또 승도가 영안실에 뉘어진 딸의 차디찬 손에 더운 숨을 불어넣은 장면은 이 영화 속 어느 공포 신보다도 깊은 인상을 남긴다. 푸른 톤으로 연출된 화면에서 시체가 보관된 장소가 주는 섬뜩함 속 박신양은 애끓는 부성을 형언할 수 없는 표정으로 표출한다. 박신양도 촬영 당시를 회상하며 “악마야 고맙다”라고 말했듯, 대본과 달리 이레가 누운 철제침대가 홀로 움직인 것을 보고도 감정선을 이어 연기한 덕에 딸의 시체 옆에서 함께 잠드는 아버지라는 이 영화의 핵심과도 같은 장면도 탄생했다.앞서 열린 시사간담회에서 박신양은 “아빠와 딸의 애틋한 휴먼 드라마와 오컬트가 함께 들어있는 점이 신선하고 흥미로워 출연하게 됐다”며 “두 장르가 동떨어지면 안 되기에 절묘한 밸런스를 맞춰야 했다”고 연기 주안점을 밝혔다. 그러면서 신과 컷을 나눠 두 장르의 비율을 수치화시켜 정확하게 표현하고자 했다고 부연했다. 특히 휴먼드라마 대목에 관해 박신양은 “작품에서 가장 묻어나야 하는 건 아빠와 딸의 애절한 느낌이다. 아빠가 미쳐가는 과정이 관객들에게 동의를 끌어낼 수 있어야 했다”며 “투샷만 나와도 그 느낌이 묻어날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밝혔다. 당시 중학생이던 이레와 현장에서 반말로 대화하는 등 케미스트리를 위해 분위기를 편하게 만들었다는 박신양을 두고 현문섭 감독은 “어떤 장르든 연기 베테랑”이라며 “이성적인 의사 승도가 딸을 구하기 위한 신념으로 흔들리고 미쳐가는 과정을 잘 표현하셨다”고 감사를 표했다. 지난해 개인전도 개최하며 최근 수년 간 화가로 활동 중인 박신양이지만, ‘사흘’을 시작으로 본격 본업 복귀를 할지도 관심사다. 박신양은 “그림을 그리는 게 연기를 그만두거나 안 한다는 얘기는 아니다”며 “저에게는 연기하는 것과 그림 그리는 게 다른 행위가 아니다. 표현을 하는 같은 행위”라고 은퇴설을 부인했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11.25 05:40
배구

'14번째 시즌' 박상하 "마지막이라는 생각, 하루하루 최선"

새 소속팀에서 새 도전에 나선다. '노장' 박상하(38)의 배구는 계속된다. 박상하는 2008년 프로 무대에 입성, 지난 시즌(2023~24)까지 394경기를 소화한 한국 남자배구 대표 미들 블로커다. V리그 역대 블로킹 득점 5위(837개)를 지켰다. 지난 시즌까지 뛴 현대캐피탈과 재계약이 불발된 박상하는 KB손해보험의 러브콜을 받아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미들 블로커 전력이 약한 KB손해보험의 오퍼가 가장 적극적이었다고.개막 직전 연습경기에서 오른쪽 종아리 부상을 당해 KB손해보험 데뷔가 미뤄졌던 박상하는 17일 수원 한국전력전에서 복귀전을 치러 자신의 V리그 14번째 시즌을 맞이했다. 중요한 순간마다 블로킹을 잡아내는 등 9득점을 지원하며 진가를 발휘했다. KB손해보험은 3-1로 승리했다. 박상하는 코트 안팎에서 KB손해보험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훈련장에 가장 먼저 나오고, 경기할 때는 누구보다 큰 소리로 동료들을 독려한다. 마틴 블랑코 KB손해보험 감독대행이 박상하를 향해 '전사 같은 선수'라고 할 정도. 박상하는 "원래 내가 외향적이다 보니 훈련이나 경기 때 힘을 불어넣기 위해 노력한다. 그런 모습을 보고 하신 말 아닐까"라며 웃었다. 서른여덟 살. V리그 남자부 미들 블로커 중에선 신영석(한국전력)과 함께 최고령이다. 박상하는 "은퇴가 가까운 나이다. KB손해보험과 얘기가 잘 돼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고 있다. 후배들에게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선수 생활 황혼기를 보내고 있지만, 더 나은 경기력을 보여주려는 마음가짐은 여전하다. 박상하는 올 시즌을 준비하며 상대적으로 약했던 서브 훈련 강도를 높였다. 그는 "블로킹은 자신 있지만, 서브는 내가 우리 팀에서 가장 부족한 것 같다. 동생들도 가끔 핀잔을 준다"라며 "(비시즌) 하루도 안 쉬고 운동하며 서브 강화를 위해 노력했다. 강력한 서브를 보여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11.20 15:57
메이저리그

"실패하면 부끄럽다는 말로 안 끝나"...NT, 이치로 명예의 전당 '만장일치 입회' 확신

'일본 야구 영웅' 스즈키 이치로(51)가 처음으로 명예의 전단 헌액 후보에 올랐다. 미국 매체가 만장일치를 장담했다. 메이저리그{MLB) 명예의 전당은 19일(한국시간) 2025년 명예의 전당 입성 신규 후보 14명, 기존 후보 14명을 발표했다. 신규 후보로 '안타 기계' 이치로가 이름을 올렸다. 일본프로야구(NBP) 최고의 스타였던 이치로는 2001시즌 MLB에 진출, 그해 타율 0.350(692타수 242안타), 56도루를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AL) 신인상과 최우수선수(MVP)를 동시 석권했다. 마흔다섯 살까지 선수 생활을 하며 MLB에서만 2653경기에 뛰었다. 통산 타율 0.311(9934타수 3089안타) 117홈런 780타점 509도루를 기록했다. 데뷔 시즌부터 10시즌 연속 200안타 이상 기록하기도 했다. 입후보 첫 시즌 입성이 확실하다. 시선은 득표율로 모인다. 역대 MLB 명예의 전당 입후보자 중 전미야구협회기자(BBWAA)의 만장일치를 얻은 레전드는 MLB 최다 세이브 투수(652개) 마리아노 리베라(2019년)뿐이다. 미국 유력 매체 뉴욕타임스는 '이치로가 만장일치를 얻지 못할 이유가 있는가'라는 제목의 기사로 이치로의 만장일치 입회에 당위성을 부여했다. 뉴욕타임스는 "올해 1월 발표된 헌액자 아드리안 벨트레도 만장일치 수상 가능성이 있다고 봤지만, 19표 놓쳤다. (뉴욕 양키스 영원한 캡틴) 데릭 지터는 1표, (가장 완벽한 선수) 켄 그리피 주니어는 3표가 부족했다"라고 짚으며 "이치로가 명예에 전당에 입성할 선수라는 건 모두 알고 있다. BBWAA 기자들은 두 대륙(미국·일본)에서 4367안타를 친 남자에게 투표하지 않을 이유가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뉴욕타임스는 "10년 연속 200안타, 10년 연속 골드글러브(외야수 부문) 수상이 유일한 선수에게 투표하지 않을 설득력이 있겠는가"라고도 했다. 이어 뉴욕타임스는 "이치로가 만장일치로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지 않으면 '부끄럽다'라는 얘기만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국제적인 문제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치로가 리베라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만장일치 입회자가 될 것이라고 강하게 어필한 것. MLB 명예의 전당은 MLB에서 10년 이상 뛴 선수가 은퇴 5년이 지난 뒤 입회 자격을 얻는다. BBWAA에 10년 이상 소속된 기자들의 투표로 결정되며, 이들은 최대 10명까지 투표할 수 있다. 전체 투표수의 75% 이상 얻으면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다. 발표는 2025년 1월 22일이다. 이치로는 현재 시애틀의 특별 고문을 맡고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11.19 16:41
프로야구

MLB, 공식 SNS 통해 추신수 '은퇴 기념' 포스팅..."고맙다"

메이저리그(MLB) 공식 소셜미디어(SNS)가 은퇴를 선언한 추신수(42)의 소식을 전했다. MLB 공식 X(구 트위터)는 7일(한국시간) 추신수가 "MLB 16시즌(2005~2010), KBO리그 4시즌(2021~2024)을 마치고 은퇴를 선언했다. 추신수는 MLB 통산 타율 0.275·218홈런·OPS 0.824를 기록했다"라고 전했다. 추신수가 타격 자세를 취한 사진에 '고맙다'는 문구를 새기기도 했다. 추신수는 7일 인천 연수구 경원재 앰배서더 인천에서 공식 은퇴 기자 회견을 갖고 30년 넘게 걸은 '야구 선수' 인생을 돌아봤다. 그는"점수를 매기기 어렵지만 (스스로에게) '잘 살았네'라고 얘기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부산 야구 대표 유망주였던 추신수는 고교 졸업 뒤 미국 무대로 향했고 긴 마이너리그 생활을 견뎌낸 뒤 MLB에 진출했다. 주전급 선수, MLB 대표 호타준족으로 인정받은 그는 한국인 빅리거 최초로 1억 달러(1억3000만 달러) 계약을 해냈다. 이후 텍사스 클럽하우스 리더로 7시즌을 뛰었다. 추신수는 2020시즌을 마친 뒤 KBO리그행을 선택했고, SSG 랜더스의 1호 영입 선수가 됐다. 이듬해는 SSG의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은퇴를 예고하고 뛴 올 시즌 그는 부상 탓에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아들벌 후배들에게 귀감을 주는 행보를 이어갔다. MLB는 모범적인 야구 선수 길을 걸은 추신수의 은퇴를 축하했다. 안희수 기자 점수 anheesoo@edaily.co.kr 2024.11.08 09:04
프로야구

[IS 피플] PS 이끈 마지막 감독이 코치로 컴백...롯데 조원우 "다시 불러줘 감사해"

코치에서 감독, 다시 코치. '야구인' 조원우(53)가 부산으로 돌아왔다. 보직은 다르지만 가치를 인정받은 건 여전했다.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5일 수석코치로 조원우 전 SSG 랜더스 수석코치를 영입했다고 알렸다. 원래 조 코치가 SSG와 계약이 1년 더 남아 있었지만, 구단 사이 정리가 원만히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복귀다. 그것도 두 번째 복귀다. 상황은 크게 달아졌다. 롯데의 감독이었던 지도자가 코치로 복귀하는 것이다. 조원우 코치는 2015월 10년 롯데 감독으로 부임해 2018년 10월까지 지휘봉을 잡았다. 2024년 12월 기준으로 롯데의 마지막 포스트시즌 진출(2017시즌)을 이끈 사령탑이었다. 그런 그가 수석코치로 사직구장에 컴백한 것. 과거엔 감독 이력이 있는 지도자가 코치로 재취업하는 사례가 드물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달라졌다. 초임 감독 부임 시기, 부임 기간이 빠르고 짧아졌다. 한창 현장을 누빌 나이이기 때문에 자존심보다 실리를 추구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당장 조원우 코치도 자신이 롯데 감독 시절 투수코치로 영입했던 '1년 후배' 김원형 감독이 SSG 사령탑으로 부임한 뒤 벤치 코치를 맡았다. 롯데는 감독을 맡았던 지도자가 계약 기간이 끝나거나 경질된 뒤에도 다시 돌아온 사례가 많았다. 조원우 코치는 김태형 감독의 러브콜을 받았다. 5년 차 선·후배 관계로, 선수 시절에는 겹치지 않았지만 SK 와이번스(현 SSG)에서 함께 코치 생활을 했다. 2년 먼저 부임한 김태형 감독이 조원우 코치가 롯데를 이끌 때부터 조언과 응원을 나누는 사이였다고. 조원우 코치는 "야구계에 계속 있다 보니 이렇게 다시 롯데로 돌아오게 됐다. 감독 시절엔 성적을 책임지는 게 당연했다. 쿨하게 떠났다. 지금은 감사한 마음으로 다시 왔다"라고 했다. 롯데는 2018시즌부터 7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다. 롯데팬은 마지막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끈 감독이 다시 합류하자 좋은 기운이 찾아올 것이라는 기대감에 반기고 있다. 이 상황을 전하자 조 코치는 "그때는 감독으로서도 지도자로서도 경험이 많지 않은 나이(40대 중반)여서 부족한 게 많았다. 이후 조금 더 경험을 쌓았다. 감독님을 잘 보필하고 선수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녹여볼 것"이라고 했다. 사령탑 시절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미안했던 마음을 수석코치 자리에서 갚겠다는 의미였다. 은퇴한 이대호뿐 아니라 현재 기둥 조원우, NC 다이노스로 떠난 손아섭까지 2017 정규시즌 3위를 이끈 주축 선수 모두 조원우 코치를 잘 따랐다. 시상식 등 공식 석상에서 조 코치를 향해 애정과 존경심을 전하는 이들도 많았다. 롯데가 천군만마를 얻었다. 김태형 감독 특유의 직관, 조원우 코치의 융화력이 어떤 시너지를 낼지 관심이 모인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11.07 17:15
프로야구

"난 특출난 게 없었던 선수" 추신수는 후회 없이 떠났다 [IS 인천]

"후회 없습니다."추신수(42·SSG 랜더스)가 후련한 표정으로 선수 생활의 마침표를 찍었다.추신수는 7일 인천 연수구 경원재 앰배서더 인천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서 "(올 시즌) 마지막 타석을 마친 뒤 엄청난 연락을 받았다. 아쉬움에 (선수 생활을) 1년 더 하라는 말도 많이 들었다"며 "야구를 시작한 아홉 살 때부터 기억을 되짚었을 때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더라. 사랑하는 야구를 하려고 주어진 24시간을 잘 쓴 거 같다. 점수를 매기기 어렵지만 (스스로에게) '잘 살았네'라고 얘기하고 싶다"라고 말했다.2024년은 추신수가 선수로 보낸 마지막 시즌이다. 지난해 12월 '예고 은퇴'를 선언한 그는 미련 없이 그라운드와 작별했다. 시즌 뒤 오른 어깨 수술을 한 탓에 보조기를 착용한 채 은퇴 기자회견에 나선 추신수는 "부상 때문에 많은 경기를 못 나가다 보니 선수로서 미련이 없어졌다. (선수로는) 더 이상 할 수 없다는 걸 인정하게 되더라. (어깨 부상은) 선수의 미련을 끊게 해준 부상인 거 같다. 부상으로 1년 동안 계속 힘드니까 경기에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사라지더라. 할 만큼 했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표정엔 시원섭섭한 마음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부산고를 졸업한 추신수는 2000년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 미국에 진출했다. 2005년 빅리그 데뷔 꿈을 이룬 그는 2020년까지 메이저리그(MLB) 무대에서 무려 16년을 뛰었다. 2019년에는 아시아 선수 사상 첫 MLB 통산 200홈런(최종 218개) 금자탑을 쌓았다. 그뿐만 아니라 2009년 아시아 선수 사상 첫 20(홈런)-20(도루) 달성, 2015년 아시아 선수 사상 첫 사이클링 히트 등 굵직굵직한 발자취를 남겼다. 2013년 12월에는 텍사스 레인저스와 7년 총액 1억3000만 달러(1816억원) 대형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하기도 했다.2021년 2월 KBO리그행을 선택한 추신수는 SSG에서 올해로 4년째, KBO리그 최고령 선수(2월 1일 기준, 41세 6개월 19일)로 그라운드를 누볐다. 그는 "냉정하게 추신수라는 선수를 평가하면 뭔가 하나 특출난 게 없었던 선수였던 거 같다. 다만 파이브-툴(타격 정확도·파워·수비·주루·송구 능력)이라고 하는 5가지 능력을 평균 이상으로 할 수 있는 선수이지 않았나 한다. 야구에 진심이었고 야구에 목숨을 걸었다는 평가가 있다면 그거면 내 야구 인생을 다 보상받을 수 있을 거 같다"라고 말했다. 추신수는 야구 인생의 가장 아쉬웠던 시즌으로 2016년, 가장 기억에 남는 시즌으로 2022년을 꼽았다. 텍사스에서 뛴 2016년은 각종 부상 문제로 46경기 출전에 그쳤다. 2022년엔 SSG 소속으로 와이어 투 와이어((정규시즌 개막일부터 1위를 한 번도 뺏기지 않은) 통합 우승을 이끌며 프로 커리어 첫 우승 반지를 손에 끼며 한을 풀었다. 추신수는 지도자 수업을 받을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이에 대해 그는 "지금은 몸도, 마음도 지쳐 있는 상태"라며 "여러 제안이 들어오고 있지만 그 어떤 자리에 있는 것보다 잘 해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뭔가를 하기엔 (아직) 이른 거 같다. 휴식기를 갖고 천천히 생각해 볼 생각"이라며 선을 그었다. 한국 야구, 후배들을 향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추신수는 "항상 내 자리를 위협하는 선수가 있다는 걸 잊지 말고 밑에 있는 선수는 그 자리를 뺏기 위해 노력했으면 한다. (그렇게 하는 게) 선수 개인은 물론이고 한국 야구가 나아지는 부분"이라고 힘주어 말했다.인천=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11.07 16:14
프로야구

[류선규의 다른 생각] 정통 코스 밟은 이범호 감독의 우승이 반가운 이유

2024 KBO리그는 지난달 28일 KIA 타이거즈의 통합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KIA의 한국시리즈(KS) 우승은 2017년 이후 7년 만이자 해태 타이거즈 시절 포함 역대 12번째(리그 최다). 홈구장이 있는 광주에서 KS 우승 축포를 터트린 건 1987년에 이어 37년 만이자 역대 두 번째였다.이번 KIA의 우승은 한두 명의 슈퍼스타가 아닌 여러 명의 선수가 어우러진 결과라 의미가 더 컸다. KS 최우수선수(MVP) 2루수 김선빈, 1표 차이로 아쉽게 KS MVP를 놓친 포수 김태군, 정규시즌 MVP가 확정적인 3루수 김도영을 비롯해 최형우와 나성범, 양현종을 비롯한 베테랑의 활약도 돋보였다. 특히 '프로야구 사상 첫 1980년대생 사령탑' 이범호 감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지난 2월 KIA 제11대 사령탑에 선임된 이범호 감독은 여러 우려를 불식시키며 선임 첫해, 통합 우승 대업을 달성했다. 이 감독은 2019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뒤 일본 프로야구(NPB)와 미국 메이저리그(MLB) 코치 연수, 퓨처스(2군)리그 총괄 코치, 1군 타격 코치 등을 두루 거쳤다. 비슷한 나이대의 스타 선수들이 코치를 기피하고 해설위원이나 방송 출연을 선호한 것과 다른 행보였다. 나름 '지도자 정통 코스'를 밟았던 터라 그의 성공이 지닌 의미가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요즘 KBO리그 현장에선 '코치 구인난'이 심각하다. 선수 시절 억대 연봉을 받고 뛴 선수들이 박봉에 시달리는 코치를 선호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코치 초임 연봉은 5000~6000만원에 머문다. 여기에 자리도 불안정하다. 성과가 있더라도 팀 성적이 부진하면 분위기 쇄신이라는 명목에 밀려 재계약에 실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감독이 '파리 목숨'에 비유되는데, 코치는 '파리만도 못한 목숨'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스타 출신 선수들은 은퇴 이후 해설위원이나 방송 출연, 이름값이 조금 떨어지는 선수들은 사설 아카데미 코치로 빠진다. 스타 출신 선수들의 코치 기피 현상은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다. 이들은 대부분 1군 수석 코치나 2군 감독 같은 무게감 있는 자리가 아니면 움직이지 않는다. 밑바닥부터 올라가는 어려움을 굳이 자처하지 않는 모양새다. 1980년대생으로 범위를 좁히면 '코치 품귀 현상'은 더욱 심각하다. 이진영 삼성 라이온즈 타격 코치(1980년생) 손시헌 SSG 랜더스 수비 코치(1980년생) 유한준 KT 위즈 타격 코치(1981년생) 정도를 손에 꼽을 수 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결정한 박경수(1984년생)가 방송계 제안을 거절하고 소속팀 KT 코치를 맡는 게 눈에 띌 정도다. 이범호 감독은 KBO리그 통산 홈런이 10위(329개)인 스타 선수 출신이다. 지도 능력을 인정받아 코치 경력 3년 만에 감독으로 발탁, 우승까지 일궈냈다. '스타 플레이어는 지도자로 성공하기 어렵다'는 편견도 있지만 필자는 이들이 가진 노하우가 분명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노하우를 감독과 코치로서 후배들에게 전수해야 리그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이 감독처럼 묵묵하게 지도자 코스를 밟아 성과를 내는 케이스가 늘어났으면 한다.전 SSG 랜더스 단장정리=배중현 기자 2024.11.04 10:16
골프일반

[뱁새 김용준 프로의 골프모험] 슈퍼스타 감사용 같은 선수는 더이상 프로 골프에서 나올 수 없는 것인가?

독자는 프로야구 선수 감사용을 아는가? 안다면 대단한 야구팬이다. 아니면 영화 개봉작을 한 편도 놓치지 않는 영화팬이거나. 감사용은 1984년부터 몇 시즌을 삼미슈퍼스타즈에서 뛴 왼손잡이 투수이다. 삼미슈퍼스타즈는 인천광역시를 연고지로 삼았던 프로야구 구단이고. 골프 칼럼에 웬 프로야구 이야기이냐고? 그럴만한 사연이 있다. 지금부터 9년쯤 일이다. 뱁새 김용준 프로는 2015년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제3차 프로 선발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 해 초에 도전을 시작해서 이미 두 번이나 낙방한 상황이었다. 그 해 3차 KPGA 프로 선발전은 전북 군산에 있는 군산컨트리클럽(군산CC)에서 열었다. 뱁새 김 프로는 예선전이 있기 5주 전에 짐을 싸서 군산에 내려갔다. 이번에도 떨어지면 때려치울 작정이었다. 뱁새는 숙소를 잡고 하루도 빠지지 않고 아침부터 밤까지 훈련을 했다. 더러 다른 청년 골퍼와 연습 라운드를 할 때도 있었다. 보통은 늘 외톨이였다. 드라이빙 레인지에도 혼자 다녔다. 연습 그린에서도 하루 종일 혼자서 퍼팅이나 어프러치 연습을 하곤 했다. 물론 밥도 혼자 먹었고. 지쳐서 밤 10시가 되기도 전에 쓰러지듯 잠이 들었다. 새벽에는 시계 알람보다 먼저 눈을 떠서 연습 그린을 찾았다. 그렇게 지독하게 외로운 싸움을 몇 주째 하고 있을 때였다. 하루는 조금 일찍 훈련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왔다. 잘 보지 않는 TV를 무심코 켰다. 외로워서 그랬을 것이다. 영화채널에서 영화가 나왔다. 영화 제목은 ‘슈퍼스타 감사용’이었다. 뱁새는 야구를 깊게 알지 못한다. 감사용이라는 이름도 그 때 처음 들었다. 영화는 사실에 기반을 두었다. 다만 극적으로 만들기 위해 몇몇 사실은 살짝 각색을 했다. 물론 나중에 안 일이다. 영화는 프로야구 원년인 1984년을 배경으로 삼았다. 감사용역은 배우 이범수가 맡았다. 주인공 감사용은 야구 동호회에서 뛰던 아마추어 선수였다. 그 해 삼미슈퍼스타즈는 선수 공채를 했다. 선수 공채라니! 지금 같으면 소설 같은 이야기이다. 좌완 투수가 없던 삼미슈퍼스타즈는 감사용을 뽑았다. 아마추어인 그가 구단에 합류해서 환영을 받았을까? 영화에서는 다른 선수들이 무시하는 것으로 묘사했다. 영화에서는 선수 하나가 감사용과 다투다가 “니가 프로야?”라고 모욕을 하는 장면도 나온다. 뱁새는 이 대목에서 목이 콱 하고 막혔다. 감사용이 당하는 꼴이 뱁새가 그 때 처한 처지와 비슷했기 때문이다. 엘리트 청년 골퍼가 즐비한 프로 선발전에서 마흔 살이 훌쩍 넘은 뱁새가 허우적대는 꼬라지가 영락없이 그랬다. 누구에게 골프를 배우지도 않고 순수 독학으로 익혔으니 빈틈이 얼마나 많겠는가? 영화 속 감사용도 그랬다. 영화에서 그는 패전 처리 투수처럼 비쳤다. 물론 실제로 전혀 그렇지 않다는 사실은 한참 후에야 알게 되었다. 그는 첫 해에 1승 14패를 기록한 것으로 기억한다. 패전 처리만 전담했다면 14패라는 기록이 있을 수 없다. 선발 투수로 출전하거나 계투를 해야만 패배도 기록하기 때문이다. 영화는 감사용이 당대 최고 투수와 맞대결을 하는 부분에서 절정으로 치닫는다. 괄시를 당하면서도 꿋꿋하게 자신의 꿈을 실어 공을 던지던 그가 당대 최고 투수였던 OB베어즈의 박철순과 붙은 것이다. 박철순 역은 배우 공유가 맡았다. 영화에서는 박철순이 20승을 눈 앞에 둔 것으로 나온다. 그 경기에 삼미슈퍼스타즈 투수 가운데 누구도 제물이 되고 싶어하지 않는다. 감사용이 감독을 졸라 바로 그 경기에 등판한다. 그리고 놀랍게도 박철순을 상대로 9회까지 완투를 한다. 결과는 끝내기 안타를 허용하면서 아쉬운 패배. 그러나 최강자인 박철순을 상대로 남긴 명승부가 감동을 준다. 영화에는 아들이 프로야구 선수인데도 자랑도 하지 못하는 어머니도 나온다. 얼마 전에 세상을 떠난 배우 김수미가 어머니 역을 맡았다. 감사용은 어머니가 자기 경기를 한 번도 보러 오지 않는 것으로 오해하며 서운해 한다. 그러다가 어머니 서랍에서 지난 경기들 입장권 뭉치를 발견하고는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어머니는 홈구장에서 경기가 열릴 때마다 단 한 경기도 빠지지 않고 관람을 했던 것이다. 행여 아들이 나올 새라 말이다! 영화 이름 하나는 기가 막히게 지었다. 철저하게 무명인 감사용 앞에 붙은 수식어는 ‘슈퍼스타’. 구단 이름인 삼미 슈퍼스타즈에서 따온 것이다. 동시에 단 1승 밖에 올리지 못한 감사용이 슈퍼스타라는 이중적 의미이기도 하다. 뱁새는 영화 ‘슈퍼스타 감사용’을 보면서 눈물이 났다. 그리고 큰 힘을 얻었다. 프로 골프 세상에 어떤 곳인 지도 모른 채 무모한 도전을 하고 있던 뱁새. 다른 종목이지만 야구에는 뱁새 보다 더한 설움을 이기고 선수 생활을 한 작은 거인 감사용이 있었다는 사실에 말이다. 영화와 실제 기록은 살짝 다르다. 그렇다고 그 이야기를 여기서 다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아무렴 어떤가! 실제로 감사용은 그 해 1승을 거뒀다. 수 많은 투수가 프로야구 세상에서 뛴다. 그 중에 상당수는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프로 생활을 접는다. 1957년생인 감사용은 이미 오래 전에 은퇴해 지금은 모 대학에서 감독을 맡고 있다. ‘슈퍼스타 감사용’ 이야기를 쓰는 이유는 다음 회에 이어진다.‘뱁새’ 김용준 프로와 골프에 관해서 뭐든 나누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메일을 보내기 바란다. 지메일 ‘ironsmithkim’이다. 김용준 KPGA 프로 2024.10.30 08:28
프로야구

'범 내려왔다' 현역 최연소 사령탑이 보여준 '형님 리더십' [IS 포커스]

이범호(43) KIA 타이거즈 감독은 KBO리그 '현역 최연소 사령탑'이다. 지난 2월 구단 제11대 사령탑에 오른 그는 '프로야구 사상 첫 1980년대생 감독' 타이틀을 달았다. 상황은 녹록하지 않았다. 당시 KIA는 전임 김종국 감독이 후원 업체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돼 영장실질심사(피의자 심문)를 받는 등 분위기가 어수선했다. 스프링캠프를 앞둔 시점에 김종국 전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았고, 그 자리를 이어받은 게 바로 이 감독이었다.2019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이범호 감독은 일본 프로야구(NPB) 소프트뱅크 호크스, 미국 메이저리그(MLB)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 코치 연수를 받았다. 2021시즌 퓨처스(2군)리그 감독으로 KIA에 복귀한 그는 1군 타격 코치 등을 두루 거친 '준비된 지도자'였다. 하지만 감독을 맡기엔 비교적 나이가 젊었다. 팀 내 최고참 최형우와 고작 두 살 차이. 선수단 장악에 실패하면 후폭풍이 따를 수밖에 없었다. 이범호 감독은 '형님 리더십'으로 우려를 불식시켰다. 선수들의 자율을 존중하면서 책임도 강조했다. 구단 내부 사정을 잘 아는 만큼 그동안 주목 받지 못한 2군 선수들에게도 귀 기울였다. "감독 성향에 따라 팀 전체가 바뀐다"라고 곱씹었다.양현종은 "형처럼 편하게 해주신다. 마운드에서 뛰어놀고 편하게 야구하라고 주문하기 때문에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어린 선수들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편안한 분위기와 환경을 만들어 주셔서 (그 덕분에) 좋은 성적으로 잘 마무리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포수 김태군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다. 김태군은 "선수들한테 스트레스를 안 주신다. 베테랑 선수들한테는 항상 먼저 오셔서 몸 상태가 어떤지 물어보시고 그런다. 일단 편했다"라고 말했다. 이범호 감독의 올 시즌 최대 수확 중 하나는 김도영의 발견이다. 2022년 입단 후 자리 잡진 못한 김도영을 1군 붙박이로 기용, 몬스터 시즌(38홈런 40도루)을 끌어냈다. 타격 코치로 그의 가치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던 이범호 감독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결과였다.김도영은 "편했던 코치님이 감독을 하시니까 똑같은 편안함을 느꼈다"며 "'너는 주전 선수'라고 확신을 주신 게 가장 큰 도움이 됐다. 그런 말 자체가 올해의 나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감독님 덕이 크다"라고 극찬했다. 리그 역대 두 번째로 젊은 나이(만 42세 9개월 23일)에 팀을 정규시즌 우승으로 이끈 이범호 감독은 '성공 시대'를 활짝 열었다. 한국시리즈(KS)에서도 승승장구한 그는 역대 두 번째로 어린 나이(만 42세 11개월 3일)에 취임 첫 시즌 통합우승을 이뤄냈다. 아울러 2005년 선동열 감독, 2011년 류중일 감독(이상 삼성 라이온즈)에 이어 취임 첫해 통합우승을 해낸 역대 세 번째 사령탑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범호 감독은 "처음 감독에 부임했을 때 선수들에게 '네가 하고 싶은 야구를 해"라고 했었는데 시즌 내내 잘 지켰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선수들이 플레이하는 데 감독 눈치를 보는 선수가 없는 팀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라며 "자기 기량을 못 펼치는 선수들이 자신의 기량을 펼칠 수 있게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최형우는 "나중에 지도자가 돼서 (내가) 하고 싶은 상(像)이다. 그걸 감독님이 먼저 하고 있다"라며 껄껄 웃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10.30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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