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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구 여제' 김가영 "3쿠션 선수의 길, 이제 시작일 뿐…조금씩 더 성장하고 있다" [IS 인터뷰]

“제 나이에 ‘시작’이라는 말, 너무 재미있지 않아요?”‘당구 여제’ 김가영(41·하나카드)은 자신의 3쿠션 커리어를 ‘시작’이라는 단어로 표현했다. 프로당구 남·여 최초의 4회 연속 우승에 최다 우승(11회), 그리고 최다 연승(24연승) 신기록까지. 2019년 프로당구 출범 이후 그야말로 새 역사를 거듭 써 내려가고 있는데도, 3쿠션 선수로는 스스로 갈 길이 멀다는 의미다.최근 경기도 고양시의 개인 연습실에서 만난 김가영은 “3쿠션 선수로는 이제 시작일 뿐”이라며 “3쿠션을 제대로 친 지 이제 3~4년 정도밖에 안 됐다. 그래서 사실 아직 목표도 없다. 포켓볼은 너무 잘 아는 종목이니까 계획이 그려졌다면, 3쿠션은 아직 청사진을 못 그리겠다. 그저 선수로서 올인할 뿐”이라고 말했다.그러면서 김가영은 “이 나이에 성장이라는 단어를 쓰기는 좀 그렇지만, 3쿠션 선수로 조금씩, 또 한 스텝씩 잘 성장해 나가고 있는 것 같다”고 웃어 보였다. ‘김가영 천하’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의 프로당구 3쿠션 무대에서 눈부신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지만 최정점에 오른 건 아니라는 뜻이다. 그가 써 내려가고 있는 프로당구 3쿠션 대기록들은 그래서 더 대단하다. 앞으로의 행보에 대한 기대감 역시 더 커질 수밖에 없다. '4구 2000점' 목표로 시작된 김가영의 당구 인생실제 30년 가까운 김가영의 당구 인생에 3쿠션이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일부다. 그는 어린 시절 아버지가 운영하던 당구장에서 자연스럽게 당구를 접했다. 처음 접한 건 4구였다. 김가영은 “처음에는 재미로 시작했다. 아버지께 매일 1~2시간씩 레슨을 받았다. 400~500점을 치면서 2000점을 목표로 삼았다. 특기 정도로 만들어놓으려 했는데, 중학교 1학년 때 목표가 바뀌었다”고 했다.당시 한국계 미국인 포켓볼 선수 자넷 리(미국)의 방한이 화제가 되고, TV 광고도 찍는 걸 보면서 자연스레 김가영의 시선이 쏠렸다. 공부보다 당구에 더 흥미를 느끼며 당구 선수의 길을 고심하던 그는 4구로는 먹고살 수 없다는 걸 깨닫고는 포켓볼 선수로 전향을 결심했다. 그리고는 포켓볼 선수로 정식 등록해 본격적으로 당구 선수의 길을 걸었다. 중학교 2학년 때였다.김가영은 “사실 당구 재능이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비교대상이 없었기 때문이다. (중학생 때) 처음 선수로 등록했을 때 바로 윗 선배도 20대 중반이었다”며 “자넷 리를 보면서 미국에서 프로 하면 되게 좋은가 보다라는 막연한 생각만 들었다. 그래서 4구 2000점에서 포켓볼 세계 챔피언으로 목표가 바뀌었다”고 했다.본격적으로 당구 선수의 길을 걸으면서 혹독한 훈련도 받았다. 유도선수 출신 아버지의 가르침을 받아 일반 남자 운동부처럼 매일 훈련했다. 오전에는 유산소 운동을 하고 낮에는 수업을 받았다. 오후에 당구 훈련을 하다 훈련이 끝나면 웨이트 트레이닝을 했다. 여중생인 김가영에게는 특히나 힘든 시간들이었다.김가영은 “제 인생에서 제일 고통스러웠던 5년이었다. 훈련을 혼자 다 버텨내야 하니까 기댈 곳도 없었다”며 “남자 선수들도 그렇게 안 하는데, 매일 아침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뛰거나 사이클을 타야 했다. 꾀를 부리거나 성실하지 않으면 혼도 났다. 당시엔 내가 뭘 하는지도 모르고 매일이 괴로웠다”고 돌아봤다.그러면서 김가영은 “다들 10대로 돌아가고 싶다고, 학창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고 하는데 나는 절대 아니다. 절대 돌아가고 싶지 않다”면서도 “다만 결과적으로 당시 경험들은 뒤에 있었던 모든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발판이자 밑거름이 됐다. 어떤 일을 겪더라도 그때보다는 고통스럽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포켓볼 세계 챔피언에게 찾아온 첫 번째 시련혹독한 훈련 속 김가영은 각종 대회를 휩쓸며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대만 국적이던 아시아당구연맹 회장의 권유로 고교 졸업과 동시에 대만 무대로 향했다. 고교 졸업과 동시에 대만행을 택한 이유는 두 가지였다.김가영은 “(처음 제안을 받고) 무조건 가겠다고 했다. 고된 훈련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 하나, 그리고 또 하나는 류신메이(대만)라는 선수의 존재였다”며 “유일하게 테크닉에 반했던 선수이자 우상이었다. 고등학교 1학년 때쯤 만났을 때, 단 한 번의 실수로 역전패를 당했던 적이 있다. 한국에 있으면 1년에 한 번을 만날 수 있을지 없을지 몰랐다. 그래서 대만에 가서 다시 붙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안 갈 이유가 없었다”고 했다.언어도 통하지 않는 혹독한 환경 속 김가영은 오롯이 포켓볼로 승부했다. 남다른 승부욕 속 류신메이에게는 설욕도 성공했다. 대만 진출 이후 6개월 만에 처음 류신메이를 이겼고, 1년 정도 지난 뒤엔 승률이 비슷해졌다. 2년 가까이 된 시점엔 오히려 류신메이보다 승률이 더 높은 선수가 됐다. 세계 챔피언의 영예도 안았다. 2004년과 2006년 잇따라 우승해 세계랭킹 1위 자리까지 올랐다. 세계 최초로 포켓볼 그랜드슬램의 역사도 썼다.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대회에도 나섰다. 2006 도하(카타르) 아시안게임에 나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가영은 “아시안게임 전에 한 나라에서 귀화 제의도 받았다. 훨씬 좋은 조건이었는데 한 마디로 잘랐다. 미국에서 시민권을 딸 기회 역시 신청조차 안 했다. 태극마크를 달고 애국가가 울려 퍼지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 있었다”고 했다.그러나 대만에서 김가영은 결국 외국인 선수였다. 김가영의 실력이 급증한 건 곧 대만 당구계의 시기와 질투로 이어졌다. 특히 도하 아시안게임 직후엔 황당한 이유로 대만당구협회로부터 자격정지 징계까지 받았다. 대만과의 경기에서 한국 선수단의 요청으로 잠시 통역을 했다는 게 그 이유였다.김가영은 “비인기 종목이다 보니 아시안게임 때 통역이 따로 없었다. 한국과 대만의 경기 도중 한국 남자 선수들이 판정과 관련해 나에게 통역을 요청해 한국 선수들의 입장을 대신 통역해 준 적이 있다. 결과적으로는 심판 판정은 대만 선수에게 유리하게 나왔다”며 “그런데 그 판정 이후 승부가 뒤집혔다. 경기가 끝난 뒤 대만 당구계의 모든 화살이 돌연 나한테 돌아왔다. 결국 자격정지 2년의 징계를 받았다”고 했다.이어 김가영은 “대만에서 함께 활동했던 선수들이 누구도 나를 돕지 않았다. 그들에게도 민감한 문제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현지 기자들도 내가 말한 것과는 다르게 보도했고, 인격모독성 내용까지 담겼다. 대만당구협회장에게 항의했지만, 결국 화살을 나한테 돌려야 자기들이 산다고 했다. 심지어 해외에서 이런 일을 겪고 있는데 대한당구연맹에서도 도와주지 않았다. 양쪽에 다 배신감을 느낀 것”이라고 했다. 자격정지는 6개월 만에 풀리긴 했지만, 마음의 상처는 깊었다. 포켓볼 선수에게 내려진 사실상 사형선고대만에서의 생활을 마무리한 뒤 김가영은 미국과 한국 등을 오가며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포켓볼 세계 최정상의 자리도 굳게 지켰다. 그러다 지난 2019년, 또 한 번의 시련이 또 찾아왔다. 이번에는 대한당구연맹의 ‘영구 제명’ 징계였다. 당시 새로 출범한 프로당구협회(PBA)의 초청을 받아 3쿠션 대회에 참가했다는 게 중징계의 이유였다.김가영은 “당시 와일드카드를 통해 단 한 번 PBA 3쿠션 대회에 참가했다. 그렇다고 PBA에 정식 가입한 것도 아니어서 서류상 문제가 있던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대한당구연맹에서는 ‘영구 제명’ 징계를 내렸다. 음주운전을 해서 사고를 낸 것도, 당구계에 막대한 피해를 끼친 것도 아닌데 그런 중징계를 내려진 것”이라고 했다.당시 새로 출범한 PBA와 대한당구연맹 간 ‘대립’의 본보기 징계라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김가영도 “‘PBA로 가면 김가영조차 제명’이라는 걸 보여줌으로써 선수들이 PBA로 가지 못하도록 내린 징계였다고 본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몇 번 우승을 했든, 국위선양을 얼마나 했든 본보기로 징계를 내린 것”이라고 했다.특히 당시 PBA 3쿠션 대회에 참가한 것 역시도 그저 포켓볼과 나아가 한국 당구의 발전을 위한 결정이었던 터라, 김가영이 느낄 배신감과 허탈감은 더 컸다.김가영은 “포켓볼을 더 부흥시키고 발전시키고 싶었는데 결과적으로 쫓겨난 셈이다. 그때 대회에 참가한 것도 3쿠션의 발전을 위해서가 아니었다. 오직 ‘당구 선수들을 위해서는 프로가 생겨야 한다’는 단 한 가지 생각뿐이었다”며 “프로가 생겨야 당구로 먹고사는 사람들이 더 많아질 거고, 그래야 선수들이 갈 수 있는 길이 더 넓어질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대한당구연맹은 아마추어 단체라 (선수들의 생활엔) 큰 관심이 없었다”고 했다.이어 김가영은 “그동안 프로당구를 만들겠다는 단체들이 몇 번 있었지만 미심쩍었다. 하지만 PBA는 준비 과정이 믿을 만했다. 첫 대회인 만큼 대회 인지도가 있는 내가 참가해 힘을 실어주자는 생각이었다”며 “PBA에서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포켓볼 역시 프로를 만들겠다고 했다. 프로가 생겨야 당구에 대한 인식도 바뀌고, 나중에 포켓볼 종목에도 나쁜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해 참가하게 된 것이었다”고 덧붙였다.그런데도 돌아온 건 ‘영구 제명’이었다. 이 징계로 김가영은 포켓볼 선수로서 국내 대회 참가는 물론 국제 대회 참가의 길까지 모두 막혔다. 평생을 포켓볼만 해온 김가영에겐 사실상 사형선고였다. 김가영의 등록 말소와 관련해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할 만큼 이슈가 됐으나, 달라지는 건 없었다.김가영으로선 자신의 선수 생활의 위기만큼이나 후배 선수 등 포켓볼계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점이 더 안타까웠다.그는 “후배 등 포켓볼에 종사하고 계시는 선수분들이나 관계자분들에게는 마음 한편에 미안한 감정이 있다. 내가 배신한 것 같은 느낌도 없지 않아 있다”면서도 “언젠가는 돌아갈 거다. 포켓볼 선수로 돌아간다거나 대한당구연맹에 가겠다는 게 아니라, 포켓볼을 위해 내가 뭔가 할 일이 있을 때 돌아가겠다는 뜻이다. 포켓볼 쪽에 꾸준히 관심을 가질 것이라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은퇴 기로에서 결심한 3쿠션 선수의 길대한당구연맹의 영구 제명 징계는 김가영의 인생 계획도 바꿔놨다. 사실 김가영은 포켓볼 선수 이후 지도자의 길을 준비하던 참이었다. 그는 “원래 마흔 살 정도까지만 선수 생활에 집중하고, 40대 초반부터는 지도자를 할 생각이었다. 대학원에 다닐 때 지도교수님께서도 ‘경기력도, 이론도 잘 돼 있는 사람이 체육계에서 인정받는다, 너는 가능하지 않느냐’고 해주셨다. 지도자를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한국도 포켓볼 강국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열심히 지도자를 준비하려다 제명 징계를 받은 것”이라고 했다.김가영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가 놓였다. 계획보다 더 이른 포켓볼 지도자의 길, 그리고 3쿠션 선수로의 전향이었다. 포켓볼과 3쿠션은 엄연히 다른 종목인 데다, 적지 않은 나이에 새 종목으로 전향한다는 것 그야말로 큰 도전일 수밖에 없었다. 오랜 고민이 필요했던 이유였다.김가영은 “결정하는 데까지 정말 엄청 오랜 시간이 걸렸다. 사실 고민이 많았다. 30대 후반의 나이에 뭘 다시 시작한다는 건 상상도 안 해본 일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될까’ 싶기도 했다. 초보자 때의 기억과 느낌도 없었다. 포켓볼과 3쿠션은 큐 길이나 굵기, 공 크기, 당구대 높이 등 모든 게 다르다. 포켓볼을 칠 땐 최소한 내 실력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 그게 나를 지탱해 줬다면, 3쿠션은 나에 대한 믿음이 없었다”면서도 “그래도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다, 한 번 해보자’라는 결심이 섰다. 생판 모르는 걸 새로 시작하는 거니까 지도자와 병행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대학원을 그만두고, 3쿠션 선수의 길을 걷기로 했다”고 말했다.3쿠션 전향 첫 시즌 6차 대회부터 첫 우승을 차지하며 화제가 됐다. 다만 두 번째 시즌엔 단 한 번도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첫 시즌 우승 역시 ‘반짝 우승’으로 비쳤다. 김가영은 “첫 시즌에 왜 우승했는지도 모르고, 사실은 할 실력도 아니었다. (초창기다 보니) 전체적으로 선수들의 수준이 높지 않았고 운도 좋았다”면서 “두 번째 시즌에 혼란기가 왔다. 처음엔 그냥 열심히나 치자고 했다면, 3쿠션에 대해 조금씩 알게 되면서 더 어렵게 느껴지고 혼란이 오면서 여러 가지를 바꿨다. 이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었다. 초반에 운이 좋게 포켓볼 스타일로 성적을 냈다면, 두 번째 시즌이 진짜 내 실력이었던 것”이라고 돌아봤다.그래도 ‘선수로서의 경험’이 많은 게 큰 도움이 됐다. 김가영은 세 번째 시즌부터는 매 시즌 2회씩 정상에 오르며 본격적으로 3쿠션에 적응을 마친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이번 시즌엔 무려 4회 연속 우승을 차지하면서 프로당구 새 역사를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24연승을 달성하며 프레데리크 쿠드롱의 기록을 넘어 프로당구 남·여 투어 최다연승 신기록까지 썼다. 평생을 포켓볼을 치다 3쿠션에 전향한 지 5년도 채 안 돼 이뤄낸 눈부신 성과들이었다.김가영은 “선수 경험이 많았던 게 컸던 거 같다. 3쿠션에 대한 경험은 적어도, 승부사나 경기인으로서의 경험은 남녀 통틀어도 손가락 안에 들 거다. 곧 있으면 선수 생활만 30년 차가 되는데, 그 경험을 완전히 무시는 못 하는 거 같다. 공의 원리에 대한 이해도나 공을 다루는 건 아무래도 습득하는 속도가 빠르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이어 “4회 연속 우승 등 이번 시즌 성적이 좋은 이유는 사실 지금도 잘 모르겠다. 3쿠션에 올인한다고 했을 때나 지금이나 훈련량이나 루틴이 거의 비슷하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으로 수정하거나 뒤집어엎은 것도 없다. 조금씩 루틴을 수정하고 조절하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처음 3쿠션을 시작할 때와 똑같다”며 “그저 한 스텝씩 잘 성장해 나가고 있는 느낌”이라고 웃어 보였다. “오랫동안 잘하면 된다”…김가영이 따라 걷는 레전드의 길지도자까지 준비하며 청사진을 그려가던 포켓볼과 달리, 김가영은 아직 3쿠션 선수로서 목표나 향후 미래를 그리지는 못했다. 김가영은 “포켓볼은 너무 잘 아는 종목이니까 전체적인 계획이 그려지는데, 3쿠션은 아직 안 그려진다. 사실 몇 살까지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포켓볼과 달리 3쿠션은 선수 생명이 길다. 앞으로 어떻게 계획을 세워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그저 계속 올인할 뿐”이라고 했다.그래서 더더욱 체력 등 자기 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다. 특히 오프시즌 때는 당구 훈련보다 체력을 기르는 데 집중하고 있다. 김가영은 “오프시즌 때는 한 시즌을 잘 치르기 위해 체력 훈련에 신경을 쓴다. 당구 연습보다 운동을 더 많이 할 정도다. 그때 몸을 만들어놓고, 시즌이 시작되면 몸을 유지하는 정도로만 운동을 한다. 오프시즌 때는 필라테스와 웨이트를 많이 한다”고 했다.여기에 틈틈이 정신적인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취미 생활도 잊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프리다이빙’에 빠졌다. 김가영은 “동호회는 처음 가입해 봤다. 경기 때 다이버 분들이 응원 피켓을 들고 경기장에 와주신다. 사회 생활하면서 이렇게 좋은 분들을 만날 수 있지 싶을 정도로 좋은 분들을 만났다. 서로 윈윈(Win-Win)하고 있다. 당구장 평생 안 가보신 분들이 이제는 당구룰을 꿰고 계신다. 반대로 당구 선수들은 저 때문에 프리다이빙에 관심을 갖고 계신다”고 말했다.이어 “프리다이빙에 당구에 도움이 되는지 결론은 못 냈다. 다만 확실히 느끼는 건 있다. 열이 받거나 하던 게 잘 될 때, 긴장될 때 숨이 가빠지지 않나. 당구칠 때 역시도 호흡이 가빠지거나 흥분하면 안 된다. 호흡을 가라앉히는 게 좋은데, 프리다이빙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은 하고 있다. 기분 탓일 수도 있다”며 “취미 생활을 할 땐 갈 때부터 기분이 좋다. 잘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당구를 치거나 훈련할 땐 ‘늘 잘해야 돼, 실수하면 안 돼’ 이런 마음이라면, 취미를 할 때는 ‘재미있게 놀자, 못해도 된다’는 마음으로 간다. 스트레스도 풀리고, 다칠 일도 없다. 나쁠 게 없는 거다.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건강하면 자기 관리는 끝”이라고 웃어 보였다.이처럼 김가영이 당구 실력뿐만 아니라 체력 등 자기 관리에 더욱 집중하는 이유가 있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세우지 못했지만, 결국은 오랫동안 꾸준히 잘하고 싶다는 마음가짐에서다. 여기에는 김가영이 유독 마음속에 담고 있는 레전드의 조언이 자리 잡고 있다. 과거 포켓볼 레전드 앨리슨 피셔(영국)가 김가영에게 직접 건넸던 조언이다.김가영은 “예전에 피셔에게 ‘나도 당신처럼 레전드가 되고 싶다’고 물은 적이 있다. 그는 ‘오랫동안 잘하면 된다, 잠깐 잘하면 그건 반짝 스타’라고 답해줬다. 그게 되게 기억에 많이 남았고, 지금도 늘 마음에 새기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오랫동안 잘하는 게 결코 쉽지가 않다. 다행히도 선수 생활을 하는 28년 동안 우승을 못한 해는 1~2년 정도밖에 안 된다. 그건 운이 아니라 제 노력의 결과였다. ‘오랫동안 잘하면 된다’는 말을 마음에 새기고, 노력하고 있는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당구 여제' 김가영이 걸어가고 있는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고양=김명석 기자 2024.11.22 16:22
영화

김새론, 제약회사 대표 만나 본업 복귀 시동…영화 ‘기타맨’ 출연

음주운전 혐의로 유죄 판결을 선고받고 활동을 중단한 배우 김새론이 새 영화로 복귀한다.13일 영화계에 따르면 김새론이 영화 ‘기타맨’ 출연을 확정하고 활동을 재개한다. ‘기타맨’은 언더밴드 볼케이노에 천재 기타리스트가 합류하는 내용으로, 김새론은 지난달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진행된 촬영 현장에서 포착되기도 했다. 당초 이 작품은 신재호 감독이 연출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촬영 도중 하차하고, 다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특히 김새론의 상대 역으로 그룹 ‘이선정밴드’로 활동 중인 성원제약의 이선정 대표가 출연해 눈길을 끈다. 이선정 대표는 최근 ‘이선정밴드’ 공식 SNS에 ‘기타맨’ 촬영 비하인드 컷을 게시 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번 영화에서 남자 주인공 역 출연뿐 아니라 OST 작사·작곡과 보컬, 영화의 전반적 연출과 투자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4일 크랭크인했으며 내년 상반기 개봉 예정이다.한편 김새론은 지난 2022년 5월 서울 강남구 학동사거리에서 음주상태로 운전을 하다 가로수와 변압기 등을 들이받는 사고를 내 벌금 2000만원을 선고받았다. 당시 김새론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인 0.08%를 넘어선 0.2%로 나타났다.이후 모든 활동을 중단했으나 김새론은 자숙 기간에도 김수현과의 셀프 열애설 등으로 끊임없이 잡음을 내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 4월에는 연극 ‘동치미’를 통해 2년 만에 복귀하는 듯했으나 부정 여론 속 돌연 하차를 결정하면서 연기 복귀가 무산됐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11.13 13:33
연예일반

하이브가 역바이럴 회사라고?..하이브와 방시혁을 위한 19가지 변명 [전형화의 직필]

있어선 안될 일이 일어났다. 지난 24일 진행된 국정감사 도중 하이브가 국회의원의 질의에 대한 반박자료를 배포하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이날 진행된 종합 국정감사에는 김태호 빌리프랩 대표이사 겸 하이브 최고운영책임자가 증인으로 나서 하이브와 걸그룹 뉴진스 소속사 어도어 간의 저작권, 표절 이슈 및 음반 밀어내기 의혹 등 엔터 현황 등에 대한 질의를 진행했다.특히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하이브가 업계를 모니터링 한 자료라며 공개한 내부 보고서에는 타 회사 K팝 아티스트들에 대한 노골적인 외모 평가와 성적인 비하 등의 표현이 다수 포함돼 K팝 업계에 공분을 불러일으켰다.이에 대해 하이브는 국정감사 진행 도중에 “당사 모니터링 보고서는 업계 동향과 이슈를 내부 소수 인원들에게 참고용으로 공유하기 위해 커뮤니티나 SNS 반응을 있는 그대로 발췌해 작성됐으며 하이브의 입장이 아니다”라며 “보고서 중 일부 자극적인 내용들만 짜깁기해 마치 하이브가 아티스트를 비판한 자료를 만든 것처럼 보이도록 외부에 유출한 세력에 대해서는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국정감사 도중 피감 대상자 측이 반박 입장문을 밝힌 건 초유의 일인데다 하이브의 공식 입장대로라면 민형배 의원이 특정 세력에 의해 짜깁기한 내용을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셈이라 국회 문체위원회 의원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김태호 대표에게 질타를 퍼부었다. 전재수 문체위원장은 “국감위원 증인으로 질의응답이 진행되고 있는 마당에서 어떻게든 회사에서 입장을 내서 무의미하게 만드는 건 무책임하다. 더구나 하이브가 K콘텐츠를 이끌어가는 회사 아니냐. 국회가 만만하냐”고 질책했다.파장은 상당했다. 타 회사 K팝 아티스트에 대해 원색적으로 묘사한 하이브의 이 내부 보고서는 각종 SNS와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궜다. 수많은 K팝 팬들은, 이 하이브 보고서 내용에 담긴 대로 자신이 사랑하는 아이돌들이 사이버 테러를 당했다며, 하이브가 역바이럴을 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가능성은 크게 세 가지다. 하이브의 주장대로, 첫째 이 보고서는 업계 동향과 이슈만 정리했을 뿐 하이브가 이 보고서를 토대로 역바이럴은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다. 둘째 이 보고서에 담긴 내용은 이미 온라인에 퍼져 있는 동향이며 이걸 바탕으로 하이브가 역바이럴을 더 강화했을 가능성이다. 셋째 이 보고서가 역바이럴을 위한 데이터용으로 작성됐을 가능성이다.하이브는 국정감사 반박 공식 입장을 삭제하긴 했지만 해당 보고서가 업계 동향 파악용이라고 밝힌데다, 아직까지 하이브가 역바이럴을 지시하거나 주도했다는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다.확실한 증거 없이 하이브를 역바이럴 회사라고 단정해선 아직 안될 일이다. K팝 산업을 선도하는 하이브가 설마 역바이럴 회사는 아닐 테다. 아무리 김태호 하이브 최고운영책임자가 국정감사에서 하이브 음반 밀어내기 전황과 관련해 “회사의 방침이 아닌 실무자들 판단으로 일부 이뤄진 것”이라고 했던 터라, 역바이럴도 회사 방침이 아니라 실무자들 판단으로 일부 이뤄졌을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닐 테지만, 설마 하이브가 역바이럴 회사는 아닐 테다. 아무리 가요계에서 하이브가 주장한 대로 업계 동향 자료를 다 만든다고는 했어도 각 회사들이 절대 하이브처럼 타 회사 아티스트 외모에 대한 비하성 글을 특히 요즘 같은 민감한 시대에 내부자료로 남기지는 않는다고 입을 모으고는 있지만, 설마 하이브가 역바이럴 회사는 아닐 테다. 아무리 상당수 가요 PR인사들이 올해 4월부터 시작된 하이브와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와 갈등 이후 하이브 외 K팝 아티스트에 대한 악플이나 악성 프레임이 눈에 띄게 줄어들어 다른 활동 때보다 상대적으로 온라인 이슈 대응이 쉬워졌다고 말해왔지만, 설마 하이브가 역바이럴 회사는 아닐 테다. 아무리 하이브가 연매출액을 1000분의 1로 축소 신고해 플라스틱 폐기물 부담금을 적게 냈다가 발각됐고 이에 대해 하이브에서 최초 신고시 일부 자료에서 단위 착오로 인한 기재 오류가 있었다고 해명했지만, 설마 하이브가 역바이럴 회사는 아닐 테다.아무리 하이브 산하 계열사 전현직 직원들이 방탄소년단 입대라는 내부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팔아 손실을 피했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데다 그 중 한 명은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현직으로 하이브 계열사에서 주요한 업무를 진행하고 있는 게 의아하지만, 설마 하이브가 역바이럴 회사는 아닐 테다. 아무리 하이브가 2년 전 하이브에서 발생한 직원 사망 사건과 관련해 국회로부터 관련 제출 요구를 받았지만 응하지 않고 있다고 하더라도, 설마 하이브가 역바이럴 회사는 아닐 테다.아무리 하이브가 지난 7월 파리올림픽 국가대표 선수 웅원을 위해 팀코리아 응원봉 5000여개를 제공했다고 밝혔지만 무상 제공이 아니라 3000개만 협찬했고 나머지는 2만 2000원에 대한체육회가 사들였고 하이브가 이에 대해선 전혀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설마 하이브가 역바이럴 회사는 아닐 테다.아무리 하이브에서 뉴진스 멤버 하니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일었고 하이브 조사 과정에서 의혹이 있어서 국정감사에 하니가 참고인으로 참석해 입장을 밝혔지만, 설마 하이브가 역바이럴 회사는 아닐 테다.아무리 하이브가 팬 상품(굿즈) 환불 및 교환 등을 제한한 행위로 법을 위반한 데 대해 국정감사에 위버스컴퍼니 대표가 증인으로 참석한 가운데 국회의원이 위버스에서 구매한 굿즈에 이염 자국 하자가 있다고 밝히는 마른 하늘에 날벼락을 맞을 확률로 일어날 법한 일이 벌어졌지만, 설마 하이브가 역바이럴 회사는 아닐 테다.아무리 하이브 소속 레이블 아티스트 아일릿의 뉴진스 표절 의혹에 대한 새로운 증거가 지난 11일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의 대표 재선임 가처분 소송 심문기일에서 제기됐고, 이에 대해 빌리프랩이 사실이 아니라고 강하게 반박했지만, 빌리프랩의 반박 내용이 앞서 지난 6월 빌리프랩 최윤혁 부대표가 해명 영상에서 밝힌 내용과 상충돼 듣는 사람들을 의아하게 만들었지만, 설마 하이브가 역바이럴 회사는 아닐 테다. 아무리 하이브 PR 관계자가 자사 레이블 소속인 뉴진스의 일본 성과에 대해 기자에게 “팩트는 바로 잡아야 하지 않겠냐. 일본에서 많이 팔린 게 아니다. 생각보다 못해서 바로 잡아야 한다”고 한 내용이 세상에 공개됐다지만, 설마 하이브가 역바이럴 회사는 아닐 테다.아무리 뉴진스의 긴급 기자회견에 대해 방탄소년단 멤버 정국이 누구봐도 응원인 메시지를 SNS에 남긴 데 대해 하이브가 급히 군대에 있는 정국에게 확인했다며 “어떤 경우에도 어린 아티스트를 분쟁에 끌어들이고 방패막이로 내세우는 일은 있어선 안된다는 생각에서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고 알렸지만 정국의 입에서 ‘방패막이’란 단어가 직접 나왔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을 안했어도, 설마 하이브가 역바이럴 회사는 아닐 테다.아무리 방탄소년단 멤버 슈가가 음주운전으로 약식명령으로 기소됐지만 공익근무요원이라 퇴근 후 벌어진 일이란 이유로 징계를 받지 않는 데 대해 김종철 병무청장이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타당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법에서 규정하고 있어서 그렇다”며 개탄했는데도 하이브는 방탄소년단 멤버 전역 후 완전체 활동에 대한 기대를 알리고 있어도, 설마 하이브가 역바이럴 회사는 아닐 테다.아무리 어도어 대표이사가 바뀌고 새 경영진이 들어선 뒤 일주일이 채 안돼 그간 뉴진스의 ‘디토’ ‘ETA’ 등의 뮤직비디오를 제작한 돌고래유괴단과 갈등을 빚고 결별을 했다고 하더라도, 설마 하이브가 역바이럴 회사는 아닐 테다.아무리 공정거래위원회에서 하이브에서 방시혁 의장이 지분 100% 부동산 기업을 통해 미국 LA에서 360억원이 넘는 초호화 저택을 사들인 것을 공시 누락한 데 대해 하이브가 ‘단순 누락’으로 정정 신고를 했다지만, 설마 하이브가 역바이럴 회사는 아닐 테다. 아무리 박지원 하이브 전 대표가 하이브 대표이사 재직 당시 카카오게임즈 자회사인 오션드라이브스튜디오 감사와, 본인이 100% 지분을 갖고 있는 오션드라이브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를 겸직했는데 하이브가 대기업으로 지정될 때까지는 오션드라이브인베스트먼트를 계열회사로 보고하진 않았지만, 설마 하이브가 역바이럴 회사는 아닐 테다. 아무리 하이브에서 세븐틴 베스트 앨범 디럭스 버전을 정가 20만 4900원, 17% 할인해 17만원대로 판매하겠다고 했다가 고가 논란이 일자 운영상의 오류로 가격 오류가 있었다며 8만 3400원, 17%로 할인해 6만 9500원에 조정됐다고 알렸으나 실제 그날의 긴박했던 상황에 대해선 추후 보도할 예정이지만, 설마 하이브가 역바이럴 회사는 아닐 테다. 아무리 하이브에서 각고의 노력과 기획으로 최선의 이름으로 선정했다고 해도 앞서서 원어스라는 이름으로 활동한 아이돌이 있다면 투어스란 이름은 피하는 게 상도의고, 캣츠아이의 팬덤명 아이콘즈도 앞서 데뷔한 아이돌 아이콘과 흡사하기에 피하는 게 상도의라는 비판이 일었지만, 설마 하이브가 역바이럴 회사는 아닐 테다.아무리 일련의 모든 하이브의 실수 또는 의혹에 대해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최종 책임자라 국정감사에서 “미국에서 시시덕거릴 게 아니라 심각성을 빨리 깨달아야 할 것 같다”며 질타를 당했지만, 방시혁 의장이 과즙세연과 미국에서 ‘우연히’ 만날 만큼 바쁜데 시시콜콜 지시를 하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다 설마 역바이럴 지시를 하지는 않았을 테다. 미래에셋증권이 하이브의 3차 전환사채가 사실상 투자 실패란 지적을 받으면서도 하이브의 4차 전환사채에 베팅한 건, 거칠게 이야기하면 국민연금 때문이다. 대체로 국민연금이 투자한 국내 회사에는 기관들이 투자하는 터라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즉 하이브는 국민들이 낸 연금으로 정부가 K팝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기에 하이브는 K팝 산업을 건전하고 안정적으로 선도하며 산업을 육성할 의무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이브가 일자리 으뜸기업으로 선정돼 각종 혜택을 받게 된 것도 그런 국가의 기대가 반영이 된 결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록 선정 결과에 이견이 제기돼 고용노동부가 경찰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했지만, 그 결과가 빨리 나올 리는 만무하기에, 그 결과가 나오기까지 하이브는 으뜸기업으로 혜택은 계속 받게 된다. 애초 하이브가 일자리 으뜸기업으로 선정된 것도 국민추천으로 시작된 것이라 한 만큼, 하이브에게는 K팝 산업을 잘 육성하라는 국민의 기대가 있는 셈이다.그런 하이브가 설마 절대 역바이럴 회사는 아닐 것이다. 그래서도 안되며, 그런 일은 있을 수도 없어야 한다. 만에 하나라도 그랬다면 K팝 산업 육성은 커녕 K팝 산업을 망가뜨리려는 암적인 존재를 국가가 지원했다는 오명을 두고두고 받게 될 터다. 과거 2005년 제일기획에서 연예계 루머를 정리한 ‘연예계 X파일’이 공개되자 각 연예인 단체들이 보이콧을 선언했고, 제일기획은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19년이 지났는데 사회와 기업의 인식이 후퇴되는 일이 있어선 안될 터다. 사기업이 국회를 무시했다며 질타를 받는,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 일어나긴 했지만 설마 또 그런 일이 일어나지는 않을 테다. 이래도 또 하지는 않을 테다. 설마 또 하지는 않길 진심으로 바란다. 전형화 기자 brofire@edaily.co.kr 2024.10.27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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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발로 서고 싶었다" 만큼 간절했던 바람, "6만 관중 앞에서 음주운전 경각심 알려 뜻깊어" [IS 인터뷰]

"6만 관중 앞에서 음주운전 경각심 알린 것 같아 뜻깊었습니다."제주 유나이티드 골키퍼 출신 유연수(26)가 뜻깊은 시축을 진행한 소감을 전했다. 유연수는 지난 7월 31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올스타 '팀 K리그'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의 쿠팡플레이 시리즈 1경기에 앞서 신영록과 함께 시축을 진행했다. 시축 당시를 돌아본 유연수는 "다시 장갑을 끼고 골대 앞에 서니까 감회가 새로웠다. 경기장에 두 발로 서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같은 제주 출신 공격수 신영록 선배와 함께 뜻깊은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좋았다"며 "좋은 자리를 마련해주신 쿠팡플레이 관계자 분들과 팬분들께 감사드린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두 선수는 불의의 사고로 축구선수 생활을 접어야 했던 선수들이다. ‘영록바(신영록+드록바)’라고 불렸던 신영록은 태극마크까지 단 대형 공격수였지만, 지난 2011년 경기 도중 심정지 사고로 축구선수의 꿈을 접게 됐다. 유연수는 제주 유나이티드의 골문을 지키며 조금씩 주전으로 성장해가고 있던 골키퍼였지만, 지난 2022년 팀 트레이너와 함께 차를 타고 이동하다 음주운전을 한 상대 차량에 의해 교통사고를 당해 하반신마비 증상으로 유니폼을 벗어야 했다.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에는 6만3395명의 관중이 찾아 축제를 즐겼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의 환호에 유연수도 얼떨떨했다고. "K리그에서 뛸 때 2만 여명 관중이 들어온 건 경험해봤지만 6만 명은 처음이다"라면서 그는 "많은 관중 앞에서 음주운전을 하면 안된다는 걸 보여줄 수 있어 뜻깊었다"라고 말했다. 유연수는 사고 후에도 한동안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려야 했다. 가해자는 지금까지도 사과 한마디가 없고, 지난 5월 2심에서 겨우 4년의 실형만 선고 받아 억울함은 더했다. 해당 가해자는 이전에 음주운전으로 처벌된 전력이 있고, 여성을 추행한 혐의까지 있지만 징역 4년을 받는 데 그쳤다. 이에 제주 구단 서포터스 귤케이노를 중심으로 온·오프라인을 통해 음주운전 교통사고 가해자 A씨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는 서명 운동이 진행되기도 했다. 이러한 억울함 속에서, 자칫 위축될 수도 있을 법한 상황임에도 유연수는 더욱 적극적으로 밖으로 나왔다.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알리기 위해서다. 6만 관중들 앞에 섰을 때도 그는 "'나를 통해서' 음주운전이 다시는 나오지 안게끔 하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자신처럼 억울한 피해를 받지 않도록 음주운전이 근절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한편, 유연수는 재활 훈련 끝에 현재 장애인스포츠를 시작, 사격 선수로서의 제2의 인생에 도전하고 있다. 유연수는 "원래는 스포츠를 그만 하려고 했지만, 스포츠 만큼 가슴을 뜨겁게 하는 것도 없더라"면서 "스포츠를 하면 몸도 건강해지지만, 대인 관계나 자신감도 좋아진다. 한 턱만 넘으면 넓은 세상이 있는데 그 한 발짝을 나오는 게 가장 힘들다. 많은 장애인들이 스포츠를 통해 밖으로 나왔으면 좋겠다"라며 희망을 던지기도 했다. 이천=윤승재 기자 2024.08.21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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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음주측정 거부' 최승준 코치 계약 해지, 김재율 1군 타격 코치로 승격

LG 트윈스가 음주운전 후 경찰의 음주측정을 거부한 혐의로 최승준(36) 1군 타격 코치와 계약을 해지하고, 대신 김재율(35) 퓨처스 코치를 1군 타격 보조 코치로 승격했다. LG는 30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을 앞두고 1군 엔트리에서 최승준 코치를 말소하고, 김재율 코치를 등록했다. 김재율 코치는 2011년 LG 5라운드 34순위로 입단해, 2019시즌을 끝으로 은퇴했다. 우타 거포로 관심을 모았지만 기대처럼 성장하진 못했고, 잦은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1군 통산 149경기에서 타율 0.253 7홈런 40타점을 기록했다. 2017년에는 75경기에서 타율 0.304(181타수 55안타) 6홈런 28타점으로 커리어 하이를 올렸다. 입단 첫 시즌인 2011년 퓨처스 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기도 했다. 모교 고려대 야구부 코치를 거쳐 올해부터 LG 퓨처스 타격 코치로 합류했다. 한편 LG는 이날 오후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킨 최승준 코치와 계약 해지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최승준 코치는 지난 29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측정거부)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사실이 알려졌다. 최 코치는 이날 오전 6시 30분쯤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음주측정을 요구하는 경찰의 요구에 불응했다. 경찰은 최 코치가 음주운전을 하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음주측정을 요구했으나, 최 코치가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최 코치는 음주측정 거부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됐다. 구단은 "최승준 코치의 음주운전 사실을 확인 후 즉각 KBO 클린베이스볼 센터에 통보했다"며 "이번 사안과 관련하여 구단은 팬들에게 사과와 함께 재발 방지책 및 선수단 관리에 더욱 만전을 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최승준 코치는 2006년 LG 2차 7라운드 51순위로 입단해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한화 이글스를 거쳐 은퇴했다. 통산 성적은 182경기에서 타율 0.240 31홈런 82타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부터 1군에서 타격 지도를 맡았으나 음주 논란으로 시즌 도중에 짐을 쌌다. 이형석 기자 2024.07.30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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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명우 유죄 판결, 트레이드 무산···다가올 후폭풍

OK금융그룹 세터 곽명우(33)가 법원으로부터 유죄 판결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트레이드가 무산됐다.곽명우는 2023~24시즌 도중 법원으로부터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및 상해 혐의로 징역 6개월, 자격정지 1년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그런데 OK금융그룹은 지난달 현대캐피탈 미들 블로커 차영석과 1대1 트레이드를 발표했다.이 트레이드는 최근 무산됐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곽명우가 유죄 판결을 받은 사실을 확인 후 OK금융그룹에) 트레이드가 어렵다'고 전했다"고 밝혔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최근까지도 이 트레이드를 공시하지 않았다. OK금융그룹은 뒤늦게 KOVO에 트레이드 공시 철회를 요청했다. 트레이드가 공식 발표된 후 철회되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다. OK금융그룹 관계자는 "선수 개인 신상 문제를 자세히 밝힐 수 없지만, 선수가 사법처리를 받았다는 걸 최근 확인했다"고 밝혔다. 곽명우는 징계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KOVO 상벌규정 3장 제10조 1항은 '성범죄(성희롱 포함), 폭력, 음주운전, 불법약물, 도박, 승부조작, 인종차별, 과거에 발생한 학교폭력, 인권침해 등 사회 중대한 범죄행위 및 이에 준하는 사유로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한 구성원'을 징계 대상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번 유죄 판결 외에도 곽명우를 둘러싼 여러 소문도 나돌고 있다. 곽명우는 2023~24시즌 34경기 126세트에 출전, OK금융그룹의 챔피언 결정전 진출을 이끈 주전 세터였다. 곽명우는 판결이 난 뒤에도 경기에 정상적으로 출전했다. OK금융그룹은 선수 관리와 책임 등의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전망이다.KOVO 및 구단 주요 관계자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진행된 남자부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에 참가하고 있다. 이들은 14일 귀국 후 상벌위원회 개최 여부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이형석 기자 2024.05.13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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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사망사고 낸 DJ예송, 구속 후 옥중사과 “씻을 수 없는 죄…강아지 안고있던 이유는”

새벽 시간대 서울 강남에서 음주운전 사망사고를 일으킨 DJ예송(안예송)이 구속됐다. 그는 옥중에서 모친을 통해 유가족에 사과의 뜻을 전했다. DJ예송의 모친은 7일 한 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옥중 딸의 사과 메시지를 전했다. 이 매체는 DJ예송이 “그 어떤 말로도 제가 지은 죄를 씻을수 없음을 알고 있다”며 “고인과 유가족분들에게 드린 아픔을 평생 가슴 속에 안겠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경찰에 따르면 DJ예송은 지난 3일 오전 4시 35분께 강남구 논현동에서 음주 상태로 벤츠 차량을 몰던 도중 오토바이 배달원인 50대 남성 A씨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DJ예송은 A씨를 뒤에서 들이받고 계속 주행하다 멈췄다. A씨는 사고 발생 이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사고 당시 DJ예송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인 0.08%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마약 간이시약 검사에서는 음성 반응을 보였다. 이후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5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 혐의로 영장이 청구된 예송에 대해 “도망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한편 DJ예송은 사고 직후 피해자에 대한 구호 조치 없이 강아지를 안고 있었으며 출동한 경찰관의 음주측정 요구에 불응하다가 현행법으로 체포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커졌다.이에 대해 DJ예송은 “당시 사고가 난 직후에는 피해자 분이 보이지 않았고 제가 사람을 쳤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며 “많은 사람들이 차 주변으로 모여 저도 차에서 내렸고, 이후 강아지가 너무나 짖어서 현장이 시끄러우니 강아지를 안고 있으란 말에 강아지를 안았다”고 해명했다. DJ예송은 유명 DJ로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활동해왔다. 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2024.02.08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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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수원] 수원FC '역대급 잔류 드라마' 썼다…승강 PO 연장혈투 대역전극, 부산 또 '승격 좌절'

프로축구 K리그1(1부) 수원FC가 역대급 잔류 드라마를 써냈다. 1차전 원정 충격패에다 2차전에서도 벼랑 끝에 몰렸지만, 후반과 연장전에 걸쳐 대역전극을 펼치며 극적인 ‘생존’에 성공했다. 반면 앞서 K리그2 우승을 눈앞에서 놓쳤던 부산 아이파크는 두 번째 승격 기회마저 마지막 순간 무너졌다. 4년 만의 승격 도전도 물거품이 됐다.수원FC는 9일 오후 2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3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연장 혈투 끝에 5-2로 대역전승을 거뒀다. 앞서 1차전에서 1-2로 패배했던 수원FC는 이날 정규시간에서 2-1로 이겨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뒤, 연장전에서 무려 3골을 몰아 넣으며 완승을 거뒀다. 1·2차전 합계 스코어는 6-4 수원FC 승리. 이로써 수원FC는 다음 시즌에도 K리그1 무대를 누비게 됐다.지난 2021시즌부터 네 시즌 연속 K리그1 생존 성공이다. 수원시청 축구단으로 내셔널리그(실업축구)에 참가하던 수원FC는 지난 2013년 K리그 챌린지(현 K리그2)에 합류하며 처음 프로 무대에 진출했다. 2015년 K리그 챌린지 준우승으로 승격에 성공한 뒤 이듬해 재강등됐지만, 2021년 다시 승격해 이번 시즌까지 세 시즌째 K리그1 무대를 누벼왔다.올해는 수비가 무너진 데다 온갖 악재까지 더해지면서 결국 K리그1 11위까지 추락해 승강 플레이오프로 밀렸다. 실제 수원FC는 정규리그 38경기에서 무려 76실점을 허용했다. 최다 실점 2위 대전하나시티즌(58실점)보다 18골이나 더 많이 허용할 만큼 허술한 방패가 시즌 내내 이어졌다. 여기에 시즌 도중 핵심 외국인 공격수 라스가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방출당하는 악재가 더해졌다. 심지어 수원FC를 괴롭혔던 악재는 승강 플레이오프에서도 이어지는 듯 보였다. 지난 1차전에서 교체 투입됐던 이승우가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하는 변수까지 수원FC에 휘몰아쳤다. 이승우의 퇴장과 함께 수원FC는 동점골 페널티킥 실점을 허용하며 분위기가 꺾인 뒤, 추가시간 역전 페널티킥 실점까지 허용하며 무너졌다.2차전마저 그 분위기를 극복하지 못하는 듯 보였다. 전반 15분 만에 치명적인 실점을 허용하며 벼랑 끝에 몰렸다. 경기 내내 거센 공세를 펼치고도 좀처럼 골이 들어가지 않았다. 골대를 강타한 슈팅이 두 차례나 나오거나, 득점이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는 등 골운마저 따르지 않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4년 만의 K리그2 강등 가능성이 커졌다.그러나 후반 중반 이후 거센 공세를 펼치기 시작하면서 대역전 드라마를 썼다. 후반 33분 김현의 만회골로 추격의 불씨를 지핀 뒤, 정규시간 종료 5분을 남기고 이영재의 극적인 역전골까지 나왔다. 1차전 1-2 패배를 2차전에서 2-1로 고스란히 설욕했다. 기세가 완전히 오른 수원FC는 연장전에서 이광혁과 정재용, 로페즈의 연속골을 더해 대역전극을 만들어냈다. 그야말로 드라마 같은 생존 성공이었다. 반면 부산은 4년 만의 K리그1 승격 도전이 또 무산됐다.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도 이를 지키지 못한 채 또 다시 고개를 숙였다. 부산은 앞서 기업 구단 최초이자 K리그 우승 경험이 있는 구단의 첫 K리그2 강등 등 굴욕적인 역사를 썼다. 2021년 재강등 이후 거듭 승격에 도전했지만 여의치 않았다.올해야말로 결정적인 기회가 찾아왔다. 특히 정규리그 최종전 전까지 선두를 달리며 우승을 통한 다이렉트 승격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최종전 홈 경기에서 충북청주와 무승부에 그치면서 잡히면서 우승 트로피를 눈앞에서 놓쳤다. 다이렉트 승격도 물건너 간 채 승강 플레이오프로 향해야 했다.승강 플레이오프에서 찾아온 두 번째 승격 기회만큼은 놓치지 않으려 애썼다. 1차전에서 선제 실점을 허용하며 궁지에 몰리고도 극적인 역전에 성공하며 기선을 제압했다. 나아가 2차전에서도 먼저 골을 넣는 등 기세를 이어갔다. 4년 만의 승격이 다가오는 듯했던 순간. 부산은 그러나 이번에도 마지막 순간을 버텨내지 못했다. K리그1 승격 순간을 직접 지켜보기 위해 1000여명의 부산 원정 팬들이 원정석을 가득 채웠지만, 부산은 원정 팬들의 응원에 승격으로 답하지 못했다.공교롭게도 지난 2015년 승강 플레이오프의 재대결은 이번에도 수원FC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당시엔 수원FC가 부산을 끌어내리고 승격에 성공했는데, 이번엔 수원FC가 부산의 도전을 뿌리치고 생존에 성공했다. 8년 전 설욕과 함께 4년 만의 승격을 노린 부산의 도전은 또 다시 수원FC 벽에 막혔다. 그야말로 ‘다음’은 없는 운명의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 골이 절실했던 수원FC는 이날 김현과 김도윤을 투톱으로 두고 박철우와 윤빛가람, 이영재, 오인표가 미드필드진에 포진하는 4-4-2 전형을 가동했다. 정동호와 잭슨, 우고 고메스, 이용이 수비라인을, 노동건이 골문을 각각 지켰다. 이승우는 전 경기 경고누적 퇴장에 따른 징계 결장.이에 맞선 부산은 김찬을 중심으로 라마스와 성호영이 양 측면에 서는 3-4-3 전형으로 맞섰다. 정원진과 임민혁, 강상윤, 최준이 미드필드진을 꾸렸고, 박세진과 민상기, 이한도가 수비진을 꾸렸다. 골키퍼 장갑은 구상민이 꼈다. 조위제는 지난 1차전 부상 여파로 이날 빠져 부산에도 전력 누수가 있었다.양 팀 감독들은 지난 1차전 결과를 잊고 오롯이 2차전에 집중하겠단 의지를 내비쳤다. 불리한 입장에 놓인 김도균 수원FC 감독은 “선수들에게 ‘뒤돌아보지 않고, 앞만 보고 가자고 이야기를 했다. 부담감은 우리도, 저쪽도 똑같을 거라고 생각한다. 1차전에서 비겼더라도 어쨌든 홈에서는 이기기 위해서 해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이어 김 감독은 “수비의 리스크를 안고 갈 수밖에 없다. 전반전에 득점을 해내는 게 중요하다. 전반전에 결과를 가져오고, 후반에 기동력 있는 선수로 교체하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전반에 나간 선수들을 최대한 길게 쓰려고 한다. 결국엔 전반전에 득점을 하는 게 꼭 필요하다”고 덧붙였다.이에 맞선 박진섭 감독은 “토너먼트 경기라고 생각했다. (합계 스코어와 연장 끝에) 비긴다고 했을 때 승부차까지 간다고 생각하면서 준비했다. 다음은 없는 경기다. 오늘 한 경기에 맞는 콘셉트를 잡고 경기를 준비했다. 상대는 아무래도 공격적으로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 공격을 어떻게 막느냐, 그게 가장 중요한 문제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그러면서 박 감독은 “선수들에겐 경기 초반 이른 경고나 퇴장 같은 변수적인 부분들을 강조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상대는 더 초조하고 또 불안할 수밖에 없다. 공격적인 모습을 보일 거라고 본다. 그렇다고 수비적으로 할 생각은 없다. 지난 1차전 콘셉트와 똑같이 할 거다. 오늘은 또 다른 경기다. 골을 넣을 수 있도록 공격적으로 준비했다”고 덧붙였다.지난 1차전과 달리 승격을 향한 두 팀의 의지는 경기 초반부터 불꽃이 튀었다. 수원FC가 라인을 올리고 공격에 무게를 둔 가운데, 부산 역시 박 감독의 공언대로 마냥 내려서지만 않고 맞불을 놨다. 이날 첫 번째 슈팅 역시 골이 절실한 수원FC가 아닌 부산에서 나왔다. 전반 3분 만에 라마스가 날카로운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선제골을 노렸는데, 노동건 골키퍼의 품에 안겼다.이에 질세라 수원FC도 전반 8분 오인표의 헤더로 포문을 열었다. 왼쪽 측면에서 전방으로 향한 롱패스를 오인표가 껑충 뛰며 헤더로 연결했다. 그러나 헤더는 골대를 크게 넘어갔다. 3분 뒤 정동호의 오른발 중거리 슈팅 역시 골대를 외면했다. 경기 초반부터 수원FC 팬들의 탄식이 경기장을 메웠다. 2차전 0의 균형을 깨트린 건 골이 절실한 수원FC가 아닌 원정팀 부산이었다. 수원FC 정동호의 패스미스가 화근이 됐다. 왼쪽 측면에서 백패스를 건넨 게 김찬에게 연결돼 곧바로 부산의 역습으로 전개됐다. 김찬은 스피드와 개인기를 활용한 돌파로 수원FC 수비를 흔들었다. 이어 오른쪽 측면 두시공간을 파고들던 최준에게 정확한 패스를 건넸다. 최준은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수원FC 서포터스를 향한 최준의 도발성 세리머니가 더해져 경기장 분위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1·2차전 합계 스코어는 부산의 3-1 리드. 수원FC는 이제 적어도 2골을 넣어야 연장 승부로 갈 수 있고, 연장전 없이 잔류하기 위해선 3골이 필요한 어려운 상황으로 몰렸다.벼랑 끝에 몰린 수원FC는 더욱 공격에 무게를 두며 골을 노렸다. 그러나 전반 18분 역습 상황에서 찬 오인표의 슈팅이 구상민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고, 5분 뒤 김현이 아크 정면에서 찬 왼발 논스톱 슈팅은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부산 역시 물러서지만은 않았다. 3분 뒤 역습 상황에서 나온 김찬의 슈팅으로 추가골을 노렸지만, 수비벽에 막혔다.수원FC의 공세가 이어졌다. 다만 좀처럼 결실을 맺지 못했다. 전반 33분 역습 상황에서 찬 이영재의 왼발 논스톱 슈팅은 골대를 크게 벗어났다. 코너킥 상황에서 나온 우고 고메스의 헤더마저 골대를 크게 벗어났다. 5분의 추가시간에도 수원FC의 거센 득점 의지가 이어졌다. 그러나 끝내 결실을 맺지 못했다. 윤빛가람의 날카로운 프리킥은 구상민 골키퍼 선방에 막혔고, 흐른 공을 재차 슈팅으로 연결한 잭슨의 슈팅마저 옆그물에 맞았다.수원FC에 주어진 시간은 단 45분. 김도균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김도윤과 박철우를 빼고 이광혁과 로페즈를 투입하며 공격에 잔뜩 무게를 뒀다. 수원FC는 후반 초반부터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김현의 바이시클킥이 빗맞아 흐른 공을 로페즈가 강력한 슈팅으로 연결했다. 로페즈의 슈팅은 그러나 크로스바를 강타했다. 수원FC가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또 놓쳤다. 박진섭 감독 역시 교체 카드를 통해 분위기 전환을 노렸다. 하프타임 강상윤 대신 여름을 투입한 데 이어 후반 2분 만에 성호영 대신 베테랑 이승기를 투입했다. 후반 5분엔 수원FC가 또다시 득점 기회를 아쉽게 놓쳤다. 오른쪽 측면을 완전히 무너뜨린 이광혁이 오른발 슈팅까지 연결했지만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이어진 상황에서도 윤빛가람의 왼발 슈팅은 같은 편인 이광혁의 등에 맞고 흘렀고, 재차 오른발로 찬 슈팅은 오른쪽 골대를 또 강타했다.후반 초반부터 수원FC가 거센 공세를 펼치면서 분위기는 완전히 수원FC로 넘어갔다. 그러나 좀처럼 득점이 터지지 않았다. 로페즈의 슈팅이 수비에 맞고 굴절돼 코너킥으로 연결되거나, 코너킥 상황에서 나온 김현의 헤더가 수비에 막히는 등 번번이 아쉬움만 삼켰다. 수세에 몰린 박진섭 감독은 후반 12분 임민혁 대신 김상준을 투입하며 재차 경기 흐름을 바꿔보려 애썼다.수원FC는 후반 15분 마침내 첫 결실을 맺는 듯 보였다.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로페즈가 헤더로 연결했고, 이 헤더는 윤빛가람의 몸에 맞고 굴절돼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러나 부심은 오프사이드를 선언했고, 주심 역시 비디오판독(VAR)실과 교신을 거쳐 오프사이드에 따른 득점 취소를 재확인했다. 수원FC 입장에선 지독하게 골운이 따르지 않는 상황이 이어졌다. 후반 중반이 되자 경기는 다시 소강상태로 이어졌다. 파상공세를 펼치던 수원FC의 거센 공격도 차갑게 식었다. 부산 역시 안정적으로 다시 경기를 안정적으로 풀어가기 시작했다. 후반 25분엔 여름의 강력한 중거리 슈팅이 골키퍼 품에 안겼다. 수원FC도 측면 크로스에 이은 김주엽의 헤더로 득점을 노렸지만 골대 옆으로 벗어났다.경기가 후반부로 가면서 수원FC가 경기를 주도하면서 만회골을 노리고, 부산은 두터운 수비로 버티다 역습을 통한 쐐기골을 노리는 양상으로 이어졌다. 수원FC는 방향을 가리지 않고 부산의 빈틈을 찾았다. 주로 문전 크로스를 통한 공격을 노렸다. 그러나 부산의 수비 집중력이 워낙 좋았다. 몸을 날리는 헤더로 상대의 공격을 번번이 차단해냈다.두텁게 쌓은 수비진을 무너뜨릴 묘책을 좀처럼 찾지 못하던 수원FC는 후반 34분에야 가까스로 추격의 불씨를 지폈다. 왼쪽 측면을 파고든 김주엽의 땅볼 패스를 받은 김현이 수비수 한 명을 제친 뒤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다. 앞서 강력한 슈팅이 번번이 골대를 강타해 아쉬움을 삼켰던 수원FC지만, 이번만큼은 김현의 슈팅이 부산 골망을 세차게 흔들었다. 1·2차전 합계 스코어 2-3. 다시 한 골 차로 좁혀졌다.후반 중반 이후 공격이 급격히 무뎌졌던 수원FC도 분위기를 완전히 다시 잡았다. 이날 후반 초반처럼 맹공이 이어졌다. 그러나 우고 고메스의 강력한 중거리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막히고, 로페즈의 헤더마저 구상민 골키퍼 품에 안겼다. 수원FC의 극적인 골이 터질 듯 터지지 않는 흐름이 계속 이어졌다.극적인 동점골, 나아가 수원FC의 잔류를 바라는 홈팬들은 “할 수 있어 수원”을 외치며 마지막 반전을 위해 힘을 보탰다. 그리고 후반 39분, 마침내 극적인 추가골이 터졌다. 중원에서 공을 잡은 이영재가 단숨에 상대 진영으로 파고들었다. 부산 수비 집중력이 흐트러진 틈을 놓치지 않았다. 왼발 슈팅으로 상대 골문 구석을 갈랐다. 1·2차전 합계 스코어는 3-3 동률. 이제 승부는 완전히 ‘원점’이 됐다. 경기는 그야말로 불꽃이 튀었다. 부산도 이제야 라인을 올리며 반격에 나서면서 극적으로 균형을 깨트리기 위한 한 골을 노렸다. 그러나 끝내 남은 정규시간 동안 끝내 극적인 골을 터뜨리는 팀은 나오지 않았다. 결국 1차전은 부산이 2-1로, 2차전은 수원FC가 2-1로 각각 승리했다. 1·2차전 합계 스코어는 3-3. 수원FC의 잔류 또는 강등, 부산의 승격 또는 승격 좌절이 결정되는 운명의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은 결국 전·후반 15분씩 연장 승부로 이어졌다.기세가 오른 수원FC가 연장 시작과 함께 기회를 잡았다. 로페즈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왼발 슈팅으로 상대 골문을 노렸다. 슈팅은 그러나 오른쪽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분위기가 꺾인 부산은 연장전 이후 별다른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기세는 완전히 수원FC 쪽으로 기울기 시작한 모습이었다.치열했던 균형을 깨트린 건 수원FC 이광혁이었다. 연장전반 5분이었다. 오른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이광혁은 특유의 빠른 스피드와 드리블을 앞세워 문전으로 파고들었다. 이어 왼발 슈팅으로 부산 골망을 흔들었다. 구상민 골키퍼가 몸을 날려 손을 뻗었지만, 워낙 절묘한 궤적을 그린 이광혁의 슈팅을 막긴 역부족이었다. 1·2차전 합계 스코어는 수원FC의 4-3 극적인 역전. 이제는 경기 전과 정반대의 상황이 됐다. 원정팀인 부산이 골이 절실한 상황이 됐다. 빠르게 전열을 재정비하는 게 필요했다. 그러나 중심을 잡아줄 만한 선수가 마땅치 않았다. 체력은 지칠 대로 지친 상황에다, 상대인 수원FC의 기세가 한껏 오른 뒤였다. 반전을 만들 만한 마땅한 카드가 보이지 않았다.오히려 수원FC가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연장전반 11분, 역습상황에서 결실을 맺었다. 오른쪽 측면을 파고들던 로페즈가 무리하게 직접 슈팅하지 않고 반대편으로 쇄도하던 정재용에게 패스를 건넸다. 정재용의 슈팅이 다시 한 번 부산의 골망을 세차게 흔들었다. 1·2차전 합계 스코어를 5-3으로 벌렸다. 수원FC가 ‘잔류’에 성큼 다가섰다.다급해진 부산은 추격의 불씨를 지피려 애썼다. 그러나 공·수 간격이 크게 벌어지는 등 이렇다할 반전의 기회를 만들기가 쉽지 않았다. 오히려 연장전반 추가시간 로페즈가 추가골까지 노렸다. 역습 상황에서 수비 뒷공간을 완전히 파고들었다. 그러나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선 상황에서 찬 슈팅이 골키퍼 손에 맞았다. 수원FC 입장에선 극적인 K리그1 잔류까지 15분만 남겨뒀다. 반면 부산은 이 시간 안에 2골 이상을 넣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경기 흐름을 바꾸려는 부산과 이를 버텨내려는 수원FC의 치열한 공방전이 마지막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이미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수원FC는 마냥 물러서지 않았다. 오히려 끊이지 않는 공격으로 부산을 더욱 궁지로 내몰았다.부산은 연장후반 10분에야 마지막 추격의 불씨를 지폈다.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최준의 크로스를 김정환이 헤더로 방향을 바꿔 만회골을 넣었다. 이제 두 팀의 격차는 단 1골 차로 다시 좁혀졌다. 이제 두 팀의 운명을 결정할 남은 연장전 정규시간은 단 5분만 남았다.부산은 그러나 만회골로 넣은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오히려 수원FC가 만회골 실점 2분 만에 윤빛가람의 중거리 슈팅을 골키퍼가 쳐내자, 로페즈가 재차 마무리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부산이 또 다른 반전을 만들기엔 3분의 추가시간은 부족했다. 결국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의 종료를 알리는 주심의 휘슬과 함께 경기는 수원FC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수원FC의 K리그1 잔류, 그리고 부산의 K리그1 승격 좌절. 이번 시즌 K리그 마지막 경기, 두 팀의 희비는 그 어떤 경기보다 극명하게 엇갈렸다.수원=김명석 기자 2023.12.09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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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에 계약해지 ‘철퇴’…강원FC 김정호 결국 ‘불명예 방출’

강원FC가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김정호(25)와 계약을 해지했다. 그동안 음주운전으로 불명예 방출된 선수들의 근황을 돌아보면, 김정호 역시 프로 선수로서 커리어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강원 구단은 19일 김정호와 계약을 해지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구단 차원에서 팬들에게 김정호의 음주운전 적발 사실을 알린 지 6일 만이다. 관계 기관의 조사가 끝나는 대로 김정호의 거취를 결정할 계획이었던 강원 구단은 결국 김정호와 남은 계약을 해지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올 시즌 K리그에서 음주운전에 따른 계약 해지 사례는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서 FC안양의 조나탄(코스타리카)과 수원FC 라스(네덜란드)가 음주운전으로 인해 불명예 방출을 당했다. 국내 선수는 김정호가 처음인데, 역시 앞선 외국인 선수들과 같은 결말을 맞았다.구단 등에 따르면 김정호는 지난 10일 지인들과 술을 마신 뒤 다음 날 오전 강릉 클럽하우스로 향하다 접촉 사고를 냈고, 경찰 조사에서 음주 상태가 적발됐다. 강원 구단은 곧바로 연맹에 이 사실을 알린 뒤, 입장문을 통해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한 점에 대해 구단의 모든 구성원들은 깊이 반성하고 있다. 다시는 일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팬들에게 사과했다.연맹도 우선 김정호에게 60일 활동 정지 조처를 내렸다. 활동 정지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거나 리그 가치를 훼손하는 비위 행위 등을 저질렀을 때 상벌위원회에 앞서 임시로 내리는 징계다. 김정호에 대한 연맹 차원의 정식 징계는 상벌위를 통해 결정될 예정이었다. 앞서 라스는 15경기 출장정지와 제재금 400만원 징계를 받은 바 있다. 그러나 강원과 김정호의 계약이 해지되면서 연맹 상벌위 역시 열리지 않게 됐다. 음주운전을 하면 ‘불명예 방출’로 이어지는 최근 분위기는 이번에도 이어졌다.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 공분이 커지면서 K리그에선 국내·외 선수를 가리지 않고 동행보다는 곧바로 계약을 해지하고 있다. 매년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물의를 일으키는 선수들이 나오고 있는데, 대부분은 방출 수순으로 이어지고 있다.실제 지난 2021년엔 부천FC가 문광석과, 충남아산이 이재건과 각각 계약을 해지했다. 이듬해 전북 현대 역시 쿠니모토(일본)와 계약을 해지하고 방출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이어 올해 조나탄과 라스에 이어 김정호도 같은 결말을 맞이했다.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선수들이 불명예 방출되는 사례들이 매년 반복되고 있다.물론 음주운전을 하고도 구단과 동행을 이어간 사례들도 있었다. 다만 당시 정황이 조금이나마 참작돼 연맹 징계 정도로 마무리됐다. 지난 2020년 박인혁(당시 대전하나시티즌)은 음주 도중 주차된 차를 옮겨달라는 연락을 받고 차를 운전해 이동시키다 접촉 사고를 내 음주운전으로 적발됐다. 이듬해 차오연(천안시티)은 FC서울 소속이던 2021년 대리운전을 이용한 뒤 주차를 직접 하다 적발됐다. 프로축구연맹은 각각 10경기, 8경기 출장정지 처분을 내렸고, 소속팀들은 이들과 동행을 이어갔다.2020년 이상민(성남FC)만 특이한 케이스다. 이상민은 충남아산 시절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됐는데도 구단에 알리지 않았다. 3경기에 더 출장한 뒤에야 알려 음주운전에 은폐 논란까지 더해졌다. 그런데도 충남아산은 당시 임대 신분이던 이상민을 완전 영입까지 했다. 지역사회 비판과 서포터스 응원 보이콧 등으로 이어졌다. 최근엔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발탁됐다가 대한축구협회(KFA) 국가대표팀 규정에 어긋난 사실이 뒤늦게 발견돼 결국 대표팀 명단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최근 이상민 정도를 제외하면 음주운전으로 인해 불명예 방출된 국내 선수들은 대부분 프로에서 외면받고 세미프로리그 등을 전전하고 있다. 심지어 근황마저 알기 어려울 정도로 존재감이 사라진 선수도 있다. 힘겹게 프로 무대까지 진출하고도 음주운전 때문에 축구 인생에 ‘치명상’을 입은 사례들이 버젓이 있는데도, 음주운전으로 적발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소속팀과 계약이 해지돼 자유계약(FA) 신분이 되더라도,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이력이 있는 선수는 영입하기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게 다른 구단 관계자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음주운전이 사회적 공분을 사는 범죄인 데다, 팬들의 거센 비판을 감수하면서까지 영입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최근 음주운전으로 방출된 선수들이 대부분 프로 커리어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는 배경이다.김정호 역시 마찬가지다. 음주운전 적발, 그리고 강원에서의 불명예 방출로 인해 더 이상 프로 선수로서 커리어를 이어가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 당초 김정호와 강원의 계약은 올해까지였다. 이번 시즌을 마치면 자유계약을 통해 새 팀을 찾아 프로 선수 생활을 이어가면서 커리어의 새 전환점을 찾을 수도 있었다. 그 기회는 사실상 허망하게 날았다. 누구를 탓할 문제도 아니다. 오롯이 본인이 짊어져야 할 책임이다.김명석 기자 2023.10.20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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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동에서 영웅’된 이천수, 인간美 가득한 매력 보여줄 때 [줌人]

이천수에게 ‘영웅’이라는 새로운 수식어가 생겼다. 그라운드의 ‘악동’이라 불리던 그가 이제 ‘영웅’으로 불리게 됐다. 이천수가 슬리퍼를 신은 채 빗 속을 뚫고 1km를 달려가 음주 뺑소니범을 잡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람들은 이제 그를 영웅이라 부르고 있다. 지난 5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천수는 바로 전날인 4일 늦은 오후 서울 동작역 부근 올림픽대로에서 음주 사고를 내고 도망가던 뺑소니범을 직접 잡아 경찰에 인계했다. 당일 촬영을 마치고 귀가하던 이천수는 정체 중인 올림픽대로에서 노령의 택시 기사가 “저 사람 좀 잡아달라”라고 호소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당시 음주 운전자는 택시와 추돌 사고를 낸 뒤 차량을 두고 도주한 상태였다. 이천수는 무슨 영문인지도 모르고 차에서 내려 도망가는 남성을 뒤쫓았다. 당시 이천수는 슬리퍼 차림이었다. 그의 매니저도 함께 쫓기 시작했다. 이날 서울엔 많은 비가 내리고 있었으나 이천수는 올림픽대로를 1km가량 달려 음주운전자를 붙잡았다. 현장 상황을 고려하면 대단한 용기를 낸 것이다. 이후 이천수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처음에는 (도망가는 사람이) 앞에 보이는데 못 잡겠더라. 음주운전인지 뭔지 모르고 나이 드신 분이 좀 다급해 보이기에 그날따라 무슨 정의력이 살아났는지 갑자기 뛰어가게 됐다”라고 후일담을 밝히기도 했다. 조금은 웃픈 이야기도 있다. 이천수는 경찰이 자신을 범인으로 착각하자 ‘저 아니에요’라며 손사래를 치며 해명했다고 한다. 심지어 아내마저도 그다음 날 아침 기사를 보고 “오빠 무슨 사고 쳤어?”라고 이야기했다고 하니, 평소 이천수의 ‘악동’ 이미지가 얼마나 강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어쩌다 이천수는 ‘악동’ 이미지가 되었을까.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인 이천수는 스페인 라리가와 네덜란드·일본 무대를 거쳐 인천 유나이티드 FC 등에서 활약했다. 작은 체구에 뛰어난 스피드, 거기에 발재간과 정교한 킥 능력으로 아시아 원톱이라 불리며 찬사를 받았다. 하지만 그만큼 논란도 많았다. 어깨가 탈구되는 부상으로 선수교체가 되면서 나가는 도중, 서포터즈의 도발에 손가락 욕으로 화답을 하거나, 2002년 월드컵 당시 상대편 선수 뒷통수에 사커킥을 날리기도 했다. 전남 드래곤즈와 FC서울의 경기에서는 자신이 넣은 골이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자 심판에게 ‘주먹감자’를 먹이고 총쏘기를 하는 등 본인 스스로도 ‘FC불나방’이라 표현할 정도였다.이천수가 서서히 달라지기 시작한 건 은퇴 이후 방송, 유튜브 등에 출연하면서부터다. 특히 개인 유튜브 채널 ‘리춘수’에서 K리그와 한국 축구를 향한 애정 가득한 콘텐츠로 축구팬들의 지지를 얻었다. 여기에 아내와 함께 ‘살림남’ 등에 출연하며 ‘가장’ 이천수의 모습을 보여줬다. 그렇게 서서히 대중에게 ‘과거엔 악동이었지만, 지금은 할 말 다하는 유쾌한 아저씨’로 이미지가 변해가던 중 음주 뺑소니범을 잡으면서 완벽하게 이미지 역전에 성공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천수는 내달 4일 TV조선 ‘조선체육회’ 방영을 앞두고 있다. ‘조선체육회’는 현역 시절 최고의 레전드 겸 ‘악동’이라 불린 스타들이 모여 ‘2023 황저우 아시안 게임’을 중계하는 프로그램. 선공개 영상에서 이천수는 경기에 너무 몰입한 나머지 ‘손흥민’을 ‘손홍만’, 황인범은 ‘황인배’로 오현규는 ‘오영규’로 절묘하게 잘못 불러 허당기를 드러내 웃음을 자아냈다. ‘조선체육회’ 제작진은 “음주운전 뺑소니범을 잡고 ‘영웅’이 된 이천수의 허당미와 인간적인 매력을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악동에서 영웅 그리고 또 다음 이천수를 대표하는 키워드는 무엇이 될지, 그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3.07.18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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