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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IS] "전태관, 암 이겨낼 것"..봄여름가을겨울, 데뷔 30주년에 던진 화두 '친구'
밴드 봄여름가을겨울이 데뷔 30주년 기념 앨범을 내며 '친구와 우정을 지키는 방법'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 봄여름가을겨울은 19일 데뷔 30주년 기념 앨범 '친구와 우정을 지키는 방법'에 수록된 음원 첫 공개를 앞두고 이날 오후 3시 서울 용산구 올 댓 재즈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암으로 투병 중인 전태관은 참석하지 못 했다. 김종진만 참석해 마이크를 잡았다. 봄여름가을겨울은 데뷔 30주년 기념 트리뷰트 앨범 타이틀을 '친구와 우정을 지키는 방법'으로 정했다. 친구와 우정에 대한 화두를 던지는 앨범이다. 김종진은 "친구는 나에게 무엇인가, 우정은 무엇인가, 더 나아가서 직장 동료는 친구인가, 직책과 나이를 초월한 친구는 가능한가 등 그런 질문을 음악으로 던졌다"며 "이번 앨범을 단순히 앨범 이라고 표현하지 않고 프로젝트라고 표현하는 건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또 이 프로젝트의 모든 수익금은 건강을 잃은 (가요계) 친구와 동료를 후원하는데 쓰일 예정이다. 그 첫 번째로 전태관을 후원하는 데 쓰인다. 앞으로 이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주변 친구와 동료가 건강해질 수 있도록 응원하는 운동, 무브먼트로 프로젝트가 확대되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앨범엔 취지와 기획에 동의한 동료와 후배 뮤지션과 스타들이 대거 참여했다. 오혁, 어반자카파, 윤도현, 데이식스(DAY6), 십센치(10cm), 대니정, 이루마, 장기하, 윤종신 등이 참여해 봄여름가을겨울의 1집부터 8집까지 정규 앨범에 수록된 명곡들을 리메이크했다. 평소 친분이 두터운 배우 황정민도 참여해 수록곡을 불렀다. 사진작가 김중만은 앨범 재킷 촬영을 맡으며 지원사격에 나섰다. 김종진은 "전태관이 건강을 잃으면서 제 음악 세계와 활동에 있어 처음으로 힘든 시기를 겪게 됐다. 그런데 동료와 후배 음악가들과 뮤지션들이 자발적으로 음악을 통해 돕겠다고 또 후원하겠다고 나섰을 때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이 자리를 빌어 앨범에 참여해준 모둔 뮤지션, 아티스트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싶다"고 전했다.그렇다면 김종진이 생각한 친구의 의미는 무엇일까. 김종진은 "친구 앞에서 바보가 될 수 있는 우정에 대해서 생각해봤다. 사실 태관과는 같이 사업을 했고, 봄여름가을겨울이 완벽주의자 밴드라서 항상 틀리면 안 됐고 실수하면 안됐다. 그동안 우린 그런 우정을 가진 친구였다. 4년 동안 함께 연주를 못 한 뒤에서야 때론 바보가 될 수 있는 친구의 우정을 실천하고 있다"며 "태관에게 참 많은 걸 배운다. 친구지만, 선생님 같기도 하고 때론 아버지 같은 느낌이다. 나이가 이 정도 되니 우정에 대해 생각하는 범위가 더 넓어진 것 같다. 태관은 정말 많은 걸 알게 해준 친구다"라고 답했다.김종진은 전태관의 현재 건강 상태에 대해서도 대신 전했다. "저랑 전태관은 음악 시작하면서 버킷 리스트라는 건 없었고 그때는 '투 두 리스트(To do list)'가 있었다. 우리가 나중에 힘들어지더라도 결코 대중들에게 추한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고 했는데 전태관은 그걸 지키고 있다. '추하다'라는 단어를 쓰기엔 좀 그런데 우리는 그때 그 단어를 썼다"며 말했다.이어 "전태관은 6년 전에 신장암이 시작됐다. 2년 뒤에 어깨 뼈로 전이가 됐다. 그 이후에 뇌, 머리 피부, 척추 뼈, 그리고 골반 뼈 등으로 계속 전이가 되고 있고 그럴 때마다 암, 암 세포와 잘 싸워서 한 번도 지지 않고 백전백승 해왔다. 곁에서 바라보는 친구로서 심정은 격투기 경기에 선수를 올리고 옆에서 바라보는 스태프같다. 한 방 맞아서 쓰러지면 끝난다는 심정으로 조마조마하게 바라보고 있다"면서 "최근 한 달 전엔 4년 전 인공관절로 바꾼 어깨 뼈 부분으로 전이가 되서 수술한다고 수술실에 들어갔는데 결국 수술을 못 했다. 수술을 시켜주지 않았다. 주변에 암 환자가 있으신 분들이라면 그게 얼마나 치명적인 상황인지 알거다. 그때 입원해서 아직 퇴원을 못 했다"고 설명했다. 김종진은 또 "저는 사실 조마조마한 마음이지만 분병히 이번에도 이겨낼거라 믿는다"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전태관과 봄여름가을겨울로 활동을 시작하면서 함께 정한 '투 두 리스트' 중 아직 지키지 못 한 것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종진은 "감사하게도 하나 빼고 다 이뤘다. 버스 타고 다니던 시절에 '그랜저를 타고 한 손으로 핸들 돌리면서 1만석 공연장에 들어가는 대단한 뮤지션이 되어보자'고 했는데 그런 것도 이뤘다. 또 백발이 송송해도 무대 위에서 섹시한 뮤지션으로 남자고 또 무대 위에서 죽자고 했다"며 눈물을 닦아냈다.이어 김종진은 "이제 그것도 이루는 쪽으로 마음을 바꿨다. 무대 위에 올라서, 다 갖춰진 무대에서 음악을 해야지만 무대 위에서 죽는거라고 생각했다. 내가 그리고 우리가 딛는 모든 땅이 무대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언제 어디서건 음악을 하다가 떠나면 그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눈물을 흘렸다.30주년을 맞아 팬들에게도 미안함과 감사함도 전했다. 김종진은 "우리를 위해서 팬들이 요즘 표현으로 조공을 해주고 학 알을 접어주고 그랬을 때 예전엔 죄송해서 가능하면 다 돌려보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죄송하다. 그리고 정말 미안하지만 (우리를 위해) 다시 뭉쳐줬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싶다. 이렇게 내가 어리석다"며 민망한 듯 웃었다.이번 트리뷰트 앨범은 곡 마다 싱글 형태로 온라인에 순차적으로 4회에 걸쳐 공개하며 12월에 앨범을 발매한다. 19일 오후 6시에 오혁과 이인우가 컬래버레이션한 '하루가 가고 또 하루가 오면'과 '친구와 우정을 지키는 방법'에 참여한 뮤지션과 김종진이 함께한 '땡큐송'을 공개한다.봄여름가을겨울의 김종진· 전태관은 1986년 고(故) 김현식이 결성한 밴드 ‘김현식의 봄여름가을겨울’로 음악활동을 시작했다. 1988년 봄여름가을겨울 정규 1집을 발표하며 정식 데뷔해 올해로 30주년을 맞았다. 퓨전재즈 등 실험적인 시도부터 블루스, 록, 어덜트 컨템포러리 등 다양한 장르를 섭렵하며 30년간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다.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봐' '어떤 이의 꿈' '내 품에 안기어' '10년 전의 일기를 꺼내어' '브라보 마이 라이프' 등 히트곡을 냈다. 2008년 이후엔 공연활동에 집중하며 매해 한 장씩 수준 높은 라이브 실황 앨범을 꾸준히 발표해 왔다. 2015년에는 와인콘서트 10주년을 기념해 세계 최초로 돌비 애트모스 기술로 녹음된 공연실황 블루레이를 발표하기도 했다. 김연지 기자 kim.yeonji@jtbc.co.kr사진=박찬우 기자
2018.10.19 1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