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린가드·기성용 지적'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긴급복구...그라운드석은 대관 제외
최근 '논두렁 잔디' 논란을 낳은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가 긴급 복구된다. 서울시와 서울시설공단은 오는 29일 열리는 FC서울 홈 경기 전까지 잔디 상태를 정상화하겠다고 7일 밝혔다.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중 2500㎡ 이상을 하이브리드 잔디로 교체하고, 잔디 밀도를 높이기 위해 5900㎡ 면적에 대해선 배토와 잔디 파종을 진행한다. 이와 함께 잔디 생육에 도움이 되는 그라운드 통기와 병충해 예방 시약, 비료 성분을 토양에 공급하는 작업을 한다.
지난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김천 상무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3라운드 경기에서도 열악한 잔디 상태로 선수들의 불만이 상당히 컸다.FC서울 제시 린가드는 자신의 SNS에 움푹 파인 잔디 옆으로 드리블하는 장면을 공유하며 자신이 골프 치고 있는 모습과 화를 내는 이모티콘을 함께 붙이기도 했다. 린가드는 이날 경기에서 방향 전환 중 패인 잔디에 발목을 접질리기도 했다. FC서울 미드필더 정승원도 경기 뒤 "양쪽 발목이 살짝 돌아갔다"라고 했다.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는 다음날 "선수들의 부상 방지 및 선수 보호 차원에서 그라운드 잔디 관리에 시설을 운영하는 관리 주체가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기성용도 서울시와 서울시설공단이 그동안 얻은 수익에 비해 관리 비용 투입이 너무 적다고 쓴소리를 남긴 바 있다. 서울시는 뒤늦게 긴급보수 외에도 체계적인 관리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올해는 전년(11억원)의 3배로 늘어난 33억원을 투입해 잔디를 교체하고 잔디 생육을 돕는 기계를 도입한다. 잔디 물량을 1만2500㎡를 확보해 그라운드 잔디 상태가 좋지 않을 경우 즉각 교체한다. 이는 서울월드컵경기장 총 잔디 면적(8740㎡)의 약 1.4배에 달한다. 여름철 잔디 생육에 필요한 쿨링팬을 고정식 8대에서 이동식과 포그 등 5대를 추가로 마련한다. 그라운드 관리와 복구대책, 인프라 개선 등을 논의하는 '전국 축구경기장협의회'(가칭)도 4월부터 운영하기로 했다.
경기장 대관 방식도 개선한다. 콘서트 등 문화행사 대관은 지속하되, 잔디 보호를 위해 그라운드석은 제외한다는 대관 지침을 원칙으로 한다.구종원 서울시 관광체육국장은 "잔디관리가 어려운 시기에 리그 일정이 앞당겨져 제대로 된 경기장 환경을 제공하지 못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향후 잔디 교체물량 대폭 확대, 선진 장비 투입 등 투자를 늘리고 리그 일정을 조율해 선수들이 최상의 조건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이형석 기자
2025.03.07 1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