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그룹도 아닌데 월드스타를 꿈꾸는 듀오가 있다. 마음만큼은 그 누구보다 진심이다. 그런데 살아있는 사람은 아니다.
2D 캐릭터로 유명한 라이언과 춘식이가 K팝 인플루언서를 목표로 뭉쳤다. 이름하여 라춘듀오. 이들은 카카오프렌즈 소속의 듀오다. 과묵하지만 속으로는 흥이 넘치는 사자 라이언과 다양한 표정, 재능을 가진 반려묘 춘식이는 상반된 성격과 관계성으로 SNS에서 라춘듀오로 활약하며 K팝 그룹 못지않게 팬덤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놀랍게도 라춘듀오는 데뷔일도 있다. 이들은 지난해 7월 댄스 커버와 밈 챌린지로 구성된 ‘라춘댄스 시즌1’으로 성공적인 데뷔를 치렀다. 댄스 커버 영상은 그룹마다 달리 제작됐다. 커버하는 그룹마다 다른 의상, 섬세한 동작에 맞춰 시시각각 변하는 춘식이의 표정, 음악 방송 부럽지 않은 카메라 무빙으로 많은 이들의 호응을 이끌었다. ‘라춘댄스 시즌1’이 기록한 유튜브 및 틱톡 영상 누적 조회 수는 8700만 뷰. 수치만보면 K팝 인플루언서로서의 성장 가능성을 입증한 셈이었다. 라춘듀오는 지난달 12일 8개월 만의 공백을 깨고 ‘라춘댄스 시즌2’로 컴백했다. ‘라춘댄스 시즌2’에는 아이돌 세계관 콘텐츠를 접목, 보다 본격적으로 새로운 K팝 대표 기획사와 매달 협업하며 K팝 인플루언서로서 활동을 본격화했다.
시즌2의 첫 행보는 모든 K팝 그룹이 다하는 컴백쇼였다. 라춘듀오 역시 컴백쇼에서 첫 번째 협업 기획사 스타쉽엔터테인먼트의 아이브를 지목했다. 라춘듀오는 ‘러브 다이브’(LOVE DIVE) 숏 뮤직비디오와 ‘일레븐’(ELEVEN) 댄스 비디오를 공개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까지 반응을 얻었다.
회사 대 회사의 협업에 따라 아이브 멤버까지 컴백쇼 현장을 방문해 응원했다. 레이, 리즈, 이서가 라춘듀오의 컴백쇼를 직접 찾은 것. 이들은 “라춘듀오의 활동곡이 ‘러브 다이브’와 ‘일레븐’이라는 소식을 듣고 너무 기분이 좋았다. 아이브와는 또 다른 매력이 담긴 라춘듀오 버전도 관심이 있게 지켜봐 달라”는 본격적인 응원 메시지를 통해 든든하게 지원사격했다. 라춘듀오의 다음 협업은 SM엔터테인먼트였다. 지난 14일 유튜브 공식 채널에 에스파의 ‘걸스’(Girls) 커버 무대 영상을 공개, 에스파의 AI보다 노래와 콘셉트에 완벽하게 몰입한 모습으로 시선을 끌었다. 안무 연습을 마친 후에는 에스파와의 인증샷을 공개해 팬들의 질투어린 시선을 받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비교적 최근인 21일에는 SM엔터테인먼트의 두 번째 파트너로 NCT 127를 지목, 이들의 신곡 ‘질주’ 숏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NCT 127도 아닌 라춘듀오의 숏 뮤직비디오는 공개 7일 만에 12만 뷰를 돌파했다.
라춘듀오는 사실 K팝 아이돌 그룹과의 협업이 아니어도 수익에서나 인지도에서 밀리지 않는다. 채팅서비스 카카오톡 내에서의 이모티콘 활용이나 다양한 굿즈 등 소비 파워도 충분하다. 소속사 카카오는 라춘듀오의 댄스 챌린지에 대해 “짧고 강력하게 지식재산권(IP)의 매력을 보여줌과 동시에 주요 타깃인 MZ세대 사이에서 활발한 상호 작용을 일으키며 차세대 인플루언서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K팝을 선택한 이유로는 “IP의 소비 접점을 K팝 문화에 포진한 국내외 다양한 팬덤으로 확장하고자 했다. K팝의 화제성에 힘입어 대중에게 라춘듀오를 각인시켜 인지도를 빠르게 높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