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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보험·재테크

증권사 전산장애 가장 많이 발생, 이베스트투자증권 피해액 1위

올해 8월까지 금융권 전산장애가 200건 넘게 발생했고, 증권사와 은행에서 많이 일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24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금융업권별 전산장애 현황'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금융업권 내 전산장애 건수는 203건이었다. 피해금액은 49억9000만원으로 50억원에 육박했다. 이는 작년 전체 발생 건수(258건)의 79% 수준이고, 액수로는 작년(53억6000만원)의 93% 수준이다.업권별로는 증권(73건)에서 전산장애가 가장 많았다. 그다음으로 은행(59건), 보험(36건), 카드(20건), 저축은행(15건) 등 순으로 전산장애가 발생했다. 업권별 피해금액은 보험(33억4500만원), 증권(16억3600만원), 은행(900만원) 등 순이었다. 특히 증권사는 작년(42억4400만원)에 이어 올해 8월까지도 10억원이 넘는 피해를 냈다.8월까지 피해금액이 가장 많은 증권사는 이베스트투자증권(7억5200만원), 키움증권(3억5200만원), DB금융투자(2억1700만원), 삼성증권(1억6100만원) 등이었다.지난 3월 3일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장 시작 전인 오전 8시 45분께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 접속 불가 오류가 발생해 이용자들에게 불편을 야기했다. 개장 이후에도 접속 장애가 이어진 만큼 주식 거래 등과 관련된 피해가 발생했다. 또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2월 A생명은 전산시스템을 전면 개편하면서 보험료 관련 설정을 누락해 할인을 적용하지 않고 과다 청구했다. 3월 B증권사는 보안장비에 발생한 과부하 때문에 이체 및 해외주식 매매서비스에 지연이 발생했다.4월 C손해보험은 VAN(부가통신사업자)사의 업무 처리 오류로 보험료 정상 결제건을 카드사에 재요청해 중복으로 결제해 피해를 키웠다. 윤창현 의원은 "금융은 신뢰와 안전이 가장 중요한 자산인 만큼 전산 안정성은 기본이자 핵심"이라며 "전산에 대한 지출은 비용이 아니라 투자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9.25 06:00
산업

3년간 연봉 상승률 가장 높은 기업은 DL...150% 급등

최근 3년간 연봉 상승률이 가장 높은 기업은 ㈜DL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는 18일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366개 기업의 최근 3년간 평균 연봉 추이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이들 기업의 지난해 평균 연봉은 9590만원으로 2019년(8050만원)보다 19.1%(1540만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이중 평균 연봉 상승률이 가장 높은 기업은 DL그룹의 지주사 DL이었다. 2019년 8100만원에서 지난해 2억100만원으로 무려 148.1% 급상승했다. 업종별로는 증권업의 평균 연봉이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조사 대상 18개 증권사의 평균 연봉은 2019년 1억549만원에서 지난해 1억4538만원으로 37.8% 증가했다.특히 이베스트투자증권의 평균 연봉은 같은 기간 9400만원에서 1억8900만원으로 두 배로 껑충 뛰었다. 메리츠증권은 직원 평균 연봉이 2억30만원으로 증권사 가운데 유일하게 2억원 이상을 기록했다. 이는 3년 전(1억3300만원)보다 53.7% 증가한 것이다.상사 업종도 연봉이 큰 폭으로 올랐다. 상사 업종 5개 기업의 평균 연봉은 2019년 8244만원에서 지난해 1억490만원으로 27.2% 증가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평균 연봉은 같은 기간 8400만원에서 1억2100만원으로 44.0% 증가했다. LX인터내셔널의 지난해 평균 연봉은 2019년보다 34.6% 증가한 1억4400만원이었다.코로나 기간 운임이 오르면서 운송업종 직원 보수도 많이 올랐다. 운송업종 9곳의 평균 연봉은 2019년 6531만원에서 지난해 8247만원으로 26.3% 증가했다. 이 기간 HMM의 평균 연봉은 6105만원에서 1억2358만원으로 두 배가 됐다.연봉이 많은 기업의 연봉 상승률 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평균 연봉이 '1억2000만원 이상'인 기업 59곳의 3년간 평균 연봉 상승률은 37.7%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8000만원 이상 1억2000만원 미만' 기업 151곳에서는 평균 연봉이 23.4%, '8000만원 미만' 기업 138곳에서는 12.7%가 올랐다. 연봉 증가율을 보면 1억2000만원 이상 기업이 8000만원 미만 기업의 3배 수준에 달했다. 리더스인덱스는 “대기업 내에서도 연봉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고 풀이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4.18 10:45
산업

연애상담부터 토크쇼, 콘서트까지…돈 벌어들이는 '라방'의 변신

'라이브커머스(이하 라방)'가 진화하고 있다. 쇼호스트가 등장해 제품만 판매하던 형식에서 벗어나 토크쇼는 물론 연애상담, 콘서트, 드라마와 예능까지 어느 지상파 방송 못지않은 구성을 갖추는 분위기다. 투자비는 물론 품도 많이 들지만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가 라방을 통해 아낌없이 지갑을 열자 각 플랫폼들도 콘텐츠와 형식에 공을 들이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가 운영하는 취향 셀렉트숍 29CM는 스토리텔링에 중점을 둔 라이브 토크쇼 '이구라이브'로 MZ 소비자들을 끌고 있다. 지난해 9월 선보인 이구라이브는 패션과 문화·예술 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데 목적이 있지만, 이를 전달하는 주된 무기는 스토리텔링이다. 브랜드 MD나 다양한 전문가, 일반인이 등장해 다방면에 걸친 잡담 또는 만담을 듣다 보면 관련 지식은 물론 감칠맛 나는 재미까지 얻을 수 있다. 작년 10월 선보인 그래픽 아티스트 장 줄리앙의 회고전 '그러면, 거기'를 소개하는 컬처 라이브 방송이 대표적이다. 배우를 겸하고 있는 쇼호스트가 등장해 또래 20대 출연자들과 함께 전시 내용은 물론 주변 맛집과 즐길 거리 정보까지 대화 형식으로 풀었다. 반응이 뜨거웠다. 29CM에 따르면 이 라방의 구매 전환율(실제 구매로 연결된 비율)은 29%를 넘었다. 시청자 4명 중 1명이 전시 티켓을 구매한 셈이다. 29CM 측은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가 발표한 라방 평균 구매 전환율 5~8%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치"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형식의 이구라이브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커머스 플랫폼인 티몬은 예능형 라방으로 유명하다. 2021년 개그맨 정준하를 앞세운 오리지널 웹예능 '광고천재 씬드롬'을 시작으로 배우 김수미와 함께 자체 웹예능 '찐최종.pptx', 웹시트콤 '수미네집'을 선보이면서 보는 재미를 추구하는 소비자의 눈을 사로잡았다. 정신과 의사를 초청해 연애 상담을 하며 제품을 판매하는 라방도 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달 라이브 방송 채널 '엘디에프 라이브(LDF LIVE)'에서 '술과 향기'를 주제로 연애 상담을 진행했다. 이 방송에는 시그니엘 서울의 김지유 수석 바텐더도 출연해 데이트할 때 좋은 칵테일 추천까지 했다. 그러면서 주제에 맞춰 몽클레르와 불리, 트루동 등 인기 향수 상품을 라이브 방송에서 최대 40% 할인된 가격에 선보였다. 연애가 잘 안 풀리는 젊은 층에 인기가 있었다는 후문이다. 교보증권 리서치센터는 국내 라이브커머스 시장 규모가 2021년 2조8000억원에서 지난해 6조2000억원으로 급성장했고, 내년에는10조원대로 확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라방이 MZ세대 사이에 소구력이 크자 비상이 걸린 곳은 종전 홈쇼핑 업계"라며 "현대홈쇼핑이 최근 모바일 라방 채널의 대대적인 리브랜딩을 선언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1.16 07:04
산업

'어닝쇼크' 한샘....광고부터 크리에이티브데이까지 홍보에 열 올린다

올 2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한 종합 인테리어 가구 기업 한샘이 돌파구 마련을 위해 부심 중이다. 내리막길을 걷는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한샘의 미래 전망에 대해 발표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각종 신제품 출시에 따른 광고도 준비하고 있다. 한샘은 정부의 주택 부양 정책에 희망을 걸고 있다. 그러나 투자은행(IB) 업계는 한샘이 3분기에도 판관비 증가와 주택 매매 시장 위축으로 고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1일 가구업계에 따르면 한샘은 이달 말 '크리에이티브 데이'를 개최한다. 올해 처음 도입하는 행사인 크리에이티브 데이는 향후 한샘의 오프라인 매장 리뉴얼과 전시 혁신에 대한 계획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마케팅도 고삐를 쥔다. 한샘은 올 4분기 들어 새롭게 선보이는 침대 전문 브랜드 '포시즌' 광고와 함께 연말 리하우스 TV 광고 계획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한샘의 2분기 매출액은 5002억원, 영업이익은 21억5800만원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12.0%, 92.2%가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9억8800만원으로 96.1% 줄었다. 상반기 매출액은 1조261억54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5% 줄었다. 영업이익은 121억7000만원으로 76.9% 감소했다. 주가도 추락 중이다. 올 초 9만3000원을 웃돌던 한샘 주가는 19일 종가 5만5000원으로 40% 이상 하락했다.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와 경영권 지분 인수 관련 양해각서를 체결한 지난해 7월 29일 종가(12만3000원)와 비교하면 55% 이상 낮은 수준이다. 얼어붙은 주택 매매 시장 탓이 크다. 한국부동산원 집계 결과 2분기 주택매매거래량은 전년 동기 대비 38.5% 줄었다. 서울지역 주택매매거래량도 월평균 1000건 정도에 그치면서, 전년 동기 대비 절반(-55.6%)으로 급감했다. 한국은행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단기간에 큰 폭으로 인상하면서 주택을 매수 심리도 얼어붙었다. 사실상 거래 절벽이다. 한샘의 노력에도 IB 업계의 올 3분기 평가는 박하다. 김세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샘의 2분기 어닝쇼크 진단과 함께 "하반기에도 공격적인 광고판촉비 집행이 예정돼 있는데 매출 회복이 3분기에 곧바로 확인되지 않을 확률이 높다"며 "이익의 절대 눈높이 자체를 크게 낮춰야 한다"고 분석했다. 한샘 관계자는 "2분기에 접어들면서 주택거래량이 회복세를 보이고 생애 첫 주택 구매자, 신혼 가구 대상 대출 규제 완화 등 조치도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반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실현과 시공 혁신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 향후 도래할 시장 회복 국면을 준비해 나가고 있다"고 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2.08.22 07:00
IT

이통사 상반기 성적표, 고민 빠진 SKT·LG유플러스

이동통신 3사가 올해 상반기 대내외 악재 속에서 가까스로 합산 영업이익 1조원을 넘겼다. 2500만 가입자 달성을 코앞에 둔 5G 서비스의 확산 덕분이다. 하지만 포화상태인 통신 시장에서 더는 점유율 싸움이 의미가 없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통 3사가 일제히 탈통신을 가속하는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 업계 2위 KT가 실적과 주가, 신사업 모두 우상향 곡선을 그리며 단연 눈에 띄는 성과를 자랑했다. 이를 바라보는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와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KT, 이통사 유일 상반기 주가 상승 15일 이통 3사 가운데 연초 대비 주가가 오른 곳은 KT가 유일하다. 유가증권시장에서 KT의 주가는 지난 1월 3일 3만350원에서 8월 12일 3만7650원으로 24%가량 뛰었다. 이달 1일에는 2013년 6월 이후 9년 2개월 만에 시가총액 10조원을 달성했다. 지금은 다시 9조원대로 내려왔지만 SK바이오사이언스·대한항공 등을 제치고 시총 30위권 안에 들었다. KT는 주가 상승의 비결로 구현모 대표가 주도한 디지코(디지털 플랫폼 기업) 전환 전략을 꼽았다. 2020년 3월 취임 후 정체된 통신 시장에서 벗어나기 위해 콘텐츠(KT스튜디오지니)·미디어(현대HCN)·디지털 금융(신한은행) 등에 1조9203억원의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이에 반해 경쟁사들의 주가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SK텔레콤의 주가는 연초 5만7200원에서 지난 12일 5만1900원으로 약 9.3% 빠졌다. 분할상장 이후 사업 정체성과 미래 성장동력이 명확해졌지만, 주가에 반전은 일어나지 않았다. 작년 11월 SK텔레콤은 37년 만에 회사를 둘로 쪼갰다. 압도적 점유율의 통신 사업을 가져가고, 반도체(SK하이닉스)·콘텐츠(콘텐츠웨이브)·보안(SK쉴더스)·커머스(11번가) 등 투자가 필요한 신사업들을 SK스퀘어에 맡겼다. 이 과정에서 SK텔레콤의 지휘봉도 당시 MNO(이동통신)사업대표였던 유영상 대표에게 넘어갔다. 유 대표는 취임하자마자 'AI(인공지능)&디지털 인프라 서비스 컴퍼니'를 청사진으로 2025년 매출 22조원이라는 과감한 목표를 제시했다. 그런데도 시장의 반응은 미미하다. 이는 그룹의 '전략통'이자 전임 대표였던 박정호 SK스퀘어 부회장도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던 과제다. 결국 유 대표가 새로운 사업에서 경쟁력을 입증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LG유플러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주가가 1만3650원에서 1만2500원으로 8.4% 하락했다. LG유플러스는 2019년 상용화 때 과열 양상을 보였던 5G 시장에서 점유율 역전을 이뤄내지 못했다. 대신 LTE와 알뜰폰 시장에서 고객을 유치하며 통신사업의 건전성을 확보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올해 6월 통계에서 LG유플러스의 LTE 가입자는 1025만3102명으로 KT(906만3090명)를 제쳤다. 다른 곳과 차별화한 신사업이 부재한 것은 아쉬움이다. 신성장 동력인 기업인프라 사업은 IDC(인터넷데이터센터)·솔루션(네트워크·중소기업 등)·기업회선이 3대 축으로, 2분기 매출 4032억원을 나타냈다. 비중이 전체 매출의 10%를 겨우 넘었다. 최근 지자체 등과 손잡고 UAM(도심항공교통)·스마트항만 등 B2B(기업 간 거래)·B2G(기업-정부 거래) 영역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매출로 현실화하려면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B2B 솔루션 사업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9% 늘어난 1340억원에 그쳤다. 이승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신규 콘텐츠·플랫폼 등 비통신 신사업이 구체화한다면 기업 가치 저평가 해소가 가능할 전망이다"고 했다. 올해 상반기 실적에서도 KT가 근소한 차로 경쟁사를 따돌렸다. KT는 2022년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한 12조5899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실적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각각 8조5671억원, 6조794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99%, 0.5% 증가했다. 현재 우리나라 5G 시장에서 SK텔레콤이 48%의 점유율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KT가 30%, LG유플러스가 22%를 가져갔다. 순위가 확연히 갈렸지만 주가와 매출 성장세가 더는 통신 시장에 얽매이지 않는 모습이다. 증권가도 신사업에 더 주목하고 있다. 이통사의 탈통신이 절실한 또 하나의 이유는 통신사업의 공공성이다. 정부 출범 때마다 요금 인하 압박에 시달리다 보니 이제 막 돈이 되기 시작한 5G도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와 시민단체의 요구에 SK텔레콤과 KT가 4만~6만원대 5G 요금제를 잇달아 출시했는데, 데이터 무제한을 보장하는 7만원대 이상의 프리미엄 수요가 일부 이탈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통사 몸값, 신사업이 결정한다 이런 환경 변화에 대비해 KT는 일찌감치 사업 다변화에 힘을 쏟았다. 올해 2분기 KT스튜디오지니와 나스미디어 등 콘텐츠 자회사는 콘텐츠·광고·커머스 등 분야에서 전년 동기 대비 34.7%의 매출 성장을 거뒀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와 예능 '나는 솔로' 등 오리지널 콘텐츠가 흥행해 스카이티브이의 ENA 채널 브랜드 인지도까지 높아졌다. '시즌'과 '티빙' 합병으로 국내 1위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을 그룹 미디어 밸류체인의 한 축으로 연결하기도 했다. SK텔레콤은 유영상 대표가 운전대를 잡은 뒤 구독 경제와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를 새로운 주력 사업을 제시했다. 구독 서비스는 상반기 총 상품 판매액(GMV) 2600억원을 찍었다. 출시 1년을 맞은 메타버스 '이프랜드'는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163만명, 누적 다운로드 870만회를 기록했다. 하지만 아직 회사 이익에 기여하는 정도는 아니다. 이번 실적 발표에서도 이용자 저변 확대를 강조했을 뿐 실제 매출과 관련한 정보 공개에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윤재웅 SK텔레콤 구독마케팅담당은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구독 패키지 'T우주'의 매출 현황을 묻는 질문에 "작년 대비 1.5배 정도 늘었다. 일회성 거래가 아니라는 데 의미가 있다"며 "하반기에는 공유하기와 구독 상품 선물하기 등 편의성을 강화할 예정이라 더 큰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메타버스도 올해 3분기 중 후원이나 참여 보상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포인트를 선보일 방침이다. 이를 바탕으로 경제시스템을 순차적으로 연동한다. 이프랜드의 재화를 실물과 연계하기 위해 'SK코인'을 도입할 계획인데, 가상자산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아 최적의 시점에 서비스를 내놓기 위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2.08.16 07:00
경제일반

[2022 하반기 경제포럼] 경제 전문가들 이구동성 "태풍에 대비하라"

“경제 위기 태풍이 불어닥친다. 위험에 대비하라.” 일간스포츠와 이코노미스트가 12일 주최한 ‘2022 하반기 경제포럼’에 참석한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한 말이다. 이들은 위기만 말한 게 아니다. 월급쟁이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도 있다고 했다. 이날 서울 중구 KG타워에서 열린 하반기 경제포럼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부동산·주식·경제 전문가들이 급변하는 글로벌 경제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전망했다. 올해 한국은 물론이고 글로벌 경제는 거대한 불확실성 앞에 놓여있다. 세계 각국은 지난 2년 동안 앞다퉈 낮은 금리로 경기 부양에 나섰다.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국내외 경제는 인플레이션으로 신음 중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시사하면서 부실한 가계 붕괴 우려도 증폭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침체에 대비해야 한다"며 코로나19 이후 불확실성이 높아진 경제 상황에 맞는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첫 세션에 나선 한문도 연세대 정경대학원 금융부동산학과 교수는 부동산 시장의 상승장은 끝났다고 단언했다. 한 교수는 “금리 상승과 공급 대책 지연, 임대인에 대한 지나친 혜택의 여파 등으로 주택 매매 급감 및 가격 하락으로 연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는 지난달 세입자 지원 및 임대인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내용의 6·21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는 지역과 무관하게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80%까지 상향조정 됐다. 정부는 또 임대료를 5% 이내로 인상한 1가구 1주택 임대인에게 양도소득세 비과세와 2년 실거주 요건 면제를 안겼다. 한 교수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과 정부의 6·21 부동산 대책에 따른 규제 완화 기대감에 따른 시장 반응은 극히 제한적"이라며 "오는 8월 정부의 공급 대책에 따라 시장도 약간의 변화 여지가 있으나, 앞으로 7~8년간 부동산 가격 하락기에 접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미 직격탄을 맞고 흔들리고 있는 증권 시장에 대해 “위기가 기회일 수 있다”고 했다. 윤 센터장은 투자에 있어 '순환론적 사고'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투자는 리스크와 리턴 개념으로 이해해야 한다. 위험을 안고 사는 것이 이익이 나는 것”이라며 “한국은 가계 부채, 중국은 기업 부채, 일본은 정부 부채가 터진다고 하지만 역으로 생각하면 그때가 기회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윤 센터장은 또 우리나라 경기가 침체하고 수출 증가율이 급감하며 반도체 기업에 대한 전망치가 낮아진 점을 거론하면서 “지금이 가격이 매력적이라고 느끼는 기간에 매우 근접해 있다”고 했다. 그는 전반적으로 반도체·로봇 쪽에서 투자가 많이 일어나고 있고, 향후 수년간 원자력 업종에서 투자가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마지막 세션을 장식한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급변하는 국내외 경제 흐름을 진단했다. 김 교수는 “그동안 글로벌 경제가 거품 속에서 성장했다. 각국 정부가 다음 경기 상황에 대한 준비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구조적으로 경기 둔화로 연결될 것으로 본다"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원자잿값이 급등하면서 스태그플레이션(불경기+인플레이션)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대표이사와 한국은행 통화정책 자문위원 등을 역임한 김 교수는 경제 위기에 앞서 대처할 방향도 제시했다. 김 교수는 “지금은 주식이 과소평가 영역에 접어들었다. 오래 내다보고 안정적인 배당 투자를 노리라”며 “내년 상반기에는 모든 자산에 낀 거품이 붕괴하는 과정이 이어질 것이다. 반대로 생각하면 자산을 싼 가격에 살 기회이기도 하다”고 조언했다. 이날 경제포럼에 앞서 일간스포츠와 이코노미스트가 새롭게 둥지를 튼 이데일리M의 김상헌·곽혜은 공동 대표와 주요 기업인들이 인사를 나눴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2.07.12 17:05
산업

한국전력, 1분기 영업손실 7조7869억원…전기요금 오르나

한국전력공사는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이 7조7869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고 13일 밝혔다. 지난해 1분기에는 565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었다. 매출은 16조4641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9.1% 증가했다. 순손실은 5조9259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증권가는 이미 한전의 대규모 적자를 예상했다. 지난 10년 동안 인상 압력이 누적됐지만 전기요금을 올리지 않아 수익성이 갈수록 나빠졌다. 나민식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발전사와 소비자 사이에서 한전이 원자재 가격 상승을 부담하는 현재 상황을 지속하긴 힘들다. 4년 뒤에는 완전 자본잠식이 될 것"이라며 "원자재 가격 상승만큼 전기요금을 인상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했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2022.05.13 13:05
IT

갤Z플립4는 '골드', 아이폰14는 '탈노치'…하반기 삼성·애플 신경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한 삼성전자와 애플이 올 하반기에도 신작을 출시하며 점유율 다툼에 나설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의 빈자리를 훌륭하게 메운 4세대 폴더블(화면이 접히는) 라인업을, 애플은 그동안 고집해온 노치(디스플레이 상단 움푹 파인 부분)를 탈피한 디자인의 '아이폰14'를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의 코로나19 봉쇄에 따른 부품 공급 차질이 양사의 신제품 전략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관심이 쏠린다. 갤Z플립4, GOS 논란 구원투수 8일 해외 IT 매체 샘모바일은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팅(DCSS)의 로스영 CEO를 인용해 '갤럭시Z플립4'(이하 갤Z플립4)가 골드·그레이·라이트 블루·라이트 바이올렛 4가지 색상으로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8월 공개한 전작 '갤럭시Z플립3'(이하 갤Z플립3)는 개성 넘치는 투톤 컬러와 활용도 높은 커버 디스플레이로 젊은 소비자 사이에서 호응을 얻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2021년 국내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100만 원 미만의 플래그십 '갤럭시S21' 일반 모델에 이어 2위에 올랐다. 북미와 서유럽에서도 선전했다. 이번 신제품은 골드 색상이 추가된 것이 눈길을 끈다. 화웨이가 지난해 말 선보인 'P50 포켓'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P50 포켓은 갤Z플립3와 마찬가지로 위아래로 접히는데,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네덜란드 디자이너 아이리스 반 헤르펜과 협업한 프리미엄 에디션을 출시했다. 화려한 패턴에 반짝이는 골드 색상을 입힌 것이 특징이다. 갤Z플립4가 기대를 모으는 이유는 또 있다. 화면을 펼치지 않고도 알림을 보거나 삼성페이로 결제할 수 있는 커버 디스플레이가 2인치 이상으로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올 초 주력 제품인 '갤럭시S22'(이하 갤S22) 시리즈가 GOS(게임 최적화 서비스)의 성능 강제 하향 논란으로 뭇매를 맞았다. 다행히 지난 1분기 미국 스마트폰 점유율이 8년 만에 최고치를 찍는 등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지만 추락한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한 움직임이 절실하다. 성능보다 디자인·활용성에 더 집중한 갤Z플립4가 구원투수 역할을 해줘야 하는 상황이다. 남대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갤S22 시리즈의 출하량은 GOS 이슈 이후 지속해서 관찰해야 하는 부분"이라며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경쟁력이 약화하면서 갤럭시의 경쟁 상황이 불리한 것만은 아니다"고 진단했다. 아이폰14, 디자인·AP 선택권 애플은 아이폰14에 이원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디자인과 사양을 한꺼번에 바꾸기보다 고객에 선택권을 부여하는 것이다. 애플 전문가인 밍치궈 TF인터내셔널 연구원은 새로운 아이폰이 6.1형 일반·6.1형 프로·6.7형 맥스·6.7형 프로맥스 4종으로 나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5.4형 미니는 이번에 라인업에서 빠질 가능성이 크다. 아쉬운 배터리 용량 등으로 부진했던 미니 대신 더 큰 화면의 아이폰에 역량을 쏟는다. 아이폰은 2017년부터 전면에 얼굴 인식(페이스ID)에 필요한 부품을 담은 노치 디자인을 적용했다. 초기 탈모 디자인으로 놀림을 받기도 했지만, 애플만의 감성으로 시장에 안착시켰다. 그런데 이번 아이폰14 프로는 일반적인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펀치홀(카메라 구멍) 채택이 유력하다. 일반 모델은 노치를 계승할 것으로 보인다. 두뇌 역할을 하는 AP(중앙처리장치)의 경우 일반 모델은 전작의 A15 바이오닉(5나노)을 적용하지만, 프로에는 4나노 공정의 A16 바이오닉이 들어갈 것으로 예측된다. 이것이 현실화하면 프로가 더 빠른 AP를 탑재하는 첫 사례가 된다. 부품 공급 이슈와 비용 절감을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카툭튀'(카메라가 툭 튀어나온)는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조명에 따라 톤이 바뀌는 독특한 마감 처리를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2022.05.09 07:00
경제

손태승 회장 '숙원사업' 증권사 인수…올해는 빛 볼까

우리금융지주의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가 올해 빛을 볼지 주목된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신년사에서 비은행에 '무게감'을 두겠다고 하면서 우리금융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1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2019년 지주사로 출범한 이후 매년 인수합병(M&A)으로 몸집을 불려오던 우리금융이 지난해에는 M&A 기회를 잡지 못했다. 손 회장은 2019년 1월 증권사 등 규모가 있는 금융회사의 인수합병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데 이어 해마다 신년사를 통해 M&A에 대한 의지를 내비쳐 왔다. 이에 우리금융은 연이어 카드사·자산운용사·자산신탁사·캐피탈사 등 다양한 금융사를 인수했다. 지주사 전환의 해에는 동양자산운용·ABL자산운용을 인수해 우리자산운용·우리글로벌자산운용으로 이름을 바꿔 운영 중이고, 같은 해 국제자산신탁도 인수·합병에 성공하며 우리자산신탁으로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확대했다. 이듬해에도 우리금융은 아주캐피탈과 아주저축은행을 인수, 우리금융캐피탈·저축은행으로 높은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우리금융은 증권사를 비은행 포트폴리오에 포함시키지 못했다. 그동안 주요 우리금융은 활발한 M&A를 통해 소위 ‘종합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을 위한 퍼즐을 맞춰왔는데, '증권사 인수'라는 숙제는 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우리금융과 시너지를 낼 적당한 금융사를 만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지난해에는 증시호황으로 증권사들의 기업가치가 계속 높아지면서 적합한 매물이 시장에 나오지 않은 탓도 있었다. 주식 투자 열풍을 타고 거래 수수료만 수천억 원을 거두고 역대급 실적을 갈아치우면서 기업가치가 너무 높아진 것이다. 이에 증권사 인수는 손 회장이 반드시 해야 할 숙원사업으로 꼽힌다. 지난해 주식 활황 속 다른 금융 지주가 증권사 덕을 볼 때 우리금융만 소외돼 있었기 때문이다. 손태승 회장은 지난 3일 신년사에서 "증권 부문 등 기업가치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만한 무게감 있는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를 한층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이라며 '증권 부문'을 콕 짚어 말하기도 했다. 이 숙원사업은 올해 해결돼야 한다. 이에 손 회장은 M&A 최우선 순위로 은행과 시너지를 많이 낼 수 있는 증권사를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M&A에 사용할 수 있는 실탄은 약 6조2000억원으로 추산된다. 금융권에서는 SK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유안타증권 등이 유력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시장 상황도 긍정적이다. 올해 증권 업황이 지난해보다 다소 주춤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탓이다. 한국신용평가가 내놓은 '증권 업황 둔화 우려 속 증권사 대응전략 주목' 리포트에서 2022년 증권업 투자 중개부문에 대해 주식시장이 강한 상승세를 보이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며, 거래대금은 점차 감소세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또 실제로 지난해 말 유가증권 거래대금은 8조7275억원으로 2020년 말 17조9289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끌' '빚투' 등 투자 열풍을 타고 하늘로 치솟은 증권사의 기업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연초부터 우리금융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처음 행보로는 부실채권(NPL) 투자 전문회사인 '우리금융F&I'를 공식 출범했다. 우리금융F&I는 우리금융지주 지분 100% 회사로, 비은행 부문을 확충하려는 전략에 따라 재설립한 회사다. 우리금융은 코로나19 사태가 잦아들면 NPL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빚투 등 투자가 지난해보다 주춤하고 시장 상황이 작년보다는 잠잠해지고 있는 분위기"라며 "M&A는 워낙 조심스럽게 진행되지만, 올해는 지난해보다는 상황이 좋아져 기회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2022.01.12 07:00
경제

'6조 실탄' 우리금융, M&A 어디부터 손 뻗나

23년 만에 '완전 민영화'에 성공한 우리금융지주가 자율성을 등에 업고 인수합병(M&A) 시장에 본격적으로 발을 담글 전망이다. 증권이나 카드·보험 등 수많은 선택지 가운데 우리금융이 가장 먼저 관심 있게 들여다볼 곳은 증권사다. 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의 현재 '은행' 분야에 대한 의존도는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 기준 82.6%였다. 이는 비은행 계열사의 순익 기여도가 17.4%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다른 금융지주는 비은행 부문의 실적이 전체의 40% 정도다. 여기에는 우리금융이 2013년 민영화 추진 과정에서 우리파이낸셜과 우리투자증권·우리자산운용·우리아비바생명·우리저축은행 등 비은행 계열사를 매각한 영향이 컸다. 이에 업계에서는 우리금융이 당장 내년부터 비은행 부문 강화에 나설 것으로 내다본다. 이미 대형 금융사를 인수할 수 있을 정도의 총알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은 내부등급법 도입으로, 위험자산 비중이 줄고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은 올라가게 됐다. 내부등급법은 은행 등을 보유한 지주회사가 자체적으로 마련한 신용평가 시스템으로, 위험가중자산을 산출하도록 하는 제도로, 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높이는 데 유리하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우리금융이 당장 M&A에 쓸 수 있는 자금이 6조2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도 M&A를 강하게 주문하고 있다. 지난달 임직원에게 “우리금융은 완전 민영화를 토대로 새로운 대도약의 출발선에 서게 됐다”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조기에 완성해 대한민국을 선도하는 종합금융그룹의 면모를 갖춰나가자”고 말했다. 그러면서 손태승 회장은 비은행 부문 역량을 키워 중장기적으로 자산 기준으로 은행과 비은행 부문의 비중을 7대 3 내지 6대 4 정도로 탈바꿈하겠다고 밝혔다. 업계는 가장 먼저 증권사로 내다본다. 증권사 확보는 우리금융의 오랜 숙제로 꼽히기 때문이다. 이성욱 우리금융지주 재무부문 전무(CFO)는 올해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아직 종합금융그룹으로서 포트폴리오는 미완성인 상태로 증권사 인수를 비롯해 벤처캐피탈(VC), 부실채권(NPL) 전문회사 설립 등을 검토하고 있다”며 “다른 자회사와 시너지가 큰 증권사 인수를 최우 선순위로 고려하고 있다. 중형 증권사 정도는 무리 없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증권사에 이어 보험·자산운용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나갈 가능성도 크다. 가장 먼저 거론되고 있는 곳은 유안타 증권과 SK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이다. 하지만 올해 증권업의 호황으로 나온 매물은 없고, 회사 몸값도 크게 뛰었다는 점이 문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시가 주춤하고 금리가 오르면서 증권사 실적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며 "내년에는 증권사의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내년을 목표로 하는 우리금융은 당분간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하며 기회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카드사 인수를 추진할지도 관심사다. 거론되고 있는 곳은 '롯데카드'다. 최근 우리카드가 BC카드를 통해 사용하던 ‘결제망’에서 독립하겠다고 선언하며, 자체 가맹점 구축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250만 가맹점을 모집해 내년 말까지 독자적인 체계를 완성하는 게 목표다. 이에 시장에서는 우리금융이 우리은행을 통해 가진 롯데카드 지분 20%를 확대, 롯데카드와의 합병 밑그림을 그릴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은행과 가장 시너지가 많이 날 수 있는 게 증권사인데, 매물이 나오면 가장 먼저 인수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2021.12.0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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