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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한국미니스톱, 사들이자 VS 간판 뺏자

인수·합병(M&A) 매물로 나온 한국미니스톱을 두고 편의점 업체들의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업계 3~4위 권인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가 인수전에 뛰어든 반면, 업계 선두인 CU와 GS25는 '강 건너 불구경' 중이다. 업계에서는 CU와 GS25가 수천억 원이 필요한 인수전에 직접 뛰어들기보다는 향후 주인이 바뀐 미니스톱의 핵심 점포 '간판 뺏기'에 나서려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점포 늘리기 나선 세븐일레븐·이마트24 17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2018년에 이어 미니스톱이 다시 M&A 매물로 등장하면서 인수전이 가열되는 분위기다. 특히 작년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이어 유통업계 맞수인 롯데와 신세계가 다시 경쟁을 벌이게 되면서 편의점 시장 재편 가능성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롯데는 세븐일레븐을, 신세계는 이마트24를 운영 중이다. 인수 대상은 일본미니스톱이 보유하고 있는 한국미니스톱 지분 100%다. 업계에서는 인수 금액을 최대 3000억원 수준으로 보고 있지만, 일본미니스톱 측은 매각가로 6000억원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주관사는 삼일PwC이며, 이달 중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서는 세븐일레븐의 미니스톱 인수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롯데그룹 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는 것으로 안다"며 "통보받는 즉시 공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5가 미니스톱 인수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이유는 점포 수를 대폭 늘릴 기회이기 때문이다. 2020년 말 기준 국내 편의점 점포 수는 CU 1만4900여 개, GS25 1만4600여 개, 세븐일레븐 1만여 개, 이마트24 5100여 개, 미니스톱 2600여 개 등이다. 편의점 업체들은 자율적으로 타 편의점의 접근 거리에 새 점포를 오픈하지 않는 규약을 지키고 있어 점포 수 확대에 제약을 받는다. 이런 상황에서 세븐일레븐은 1·2위 편의점과 격차를 줄일 수 있고, 이마트24 역시 3위 세븐일레븐에 근접할 수 있다. 또 편의점 본사의 실적은 점포 수는 실적과 직결된다. 많은 점포를 보유한다면 물류비와 인건비를 포함해 각종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각 편의점 업체가 매년 600~700개의 점포를 늘린다고 봤을 때, 미니스톱 인수는 점포 수 확대에 드는 3~4년의 세월을 당길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신세계가 작년 이베이 인수를 통해 이커머스 강자로 떠올랐을 때 롯데의 입장에서는 뼈 아팠을 것”이라며 “이마트24가 본입찰에 나선 것을 보고 이 같은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고자 (롯데도) 참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U·GS25는 간판 뺏기 준비 미니스톱 인수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롯데·신세계와 달라 편의점 업계 선두 그룹인 BGF리테일(CU)과 GS리테일(GS25)은 차분한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선두 기업들이 인수전에서 발을 뺀 이유로 '미니스톱을 가져와도 당장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실제 미니스톱은 2020년 14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게다가 일본미니스톱이 ‘인수 후 브랜드 사용 불허’ 조건을 달았기 때문에 2600여 개 넘는 점포의 간판을 바꿔 달아야 한다. 가뜩이나 계약 기간이 만료되는 점포는 브랜드 간에 웃돈을 얹어주며 재계약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인수 업체 입장에서는 간판 교체 비용을 점주에게 마냥 떠안기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일부에서는 CU와 GS25가 계약 만료되는 미니스톱 가맹점을 유지하는 것보다 인수 자금으로 차라리 계약 만료 점포를 '간판 갈이' 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특히 핵심 점포의 경우 경쟁사로 간판을 바꿔 달 경우 최대 1억원까지 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세븐일레븐이나 이마트24가 미니스톱을 품는다고 해도, 이들 점포를 지키기 위해서는 점포당 최대 1억원의 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의미다. 미니스톱 지분 100%를 3000억원에 인수한다고 해도 이들 점포를 지키기 위해 2500억원 이상, 총 55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지불해야 하는 셈이다. 이미 CU와 GS25는 앞다퉈 역대 최대 규모의 상생안을 내놓으며 간판 뺏기 모드에 돌입한 상태다. CU는 폐기지원금 상향, 신상품 도입 지원금 신설 등 2000억원 규모의 상생안을 발표했다. GS25도 비슷한 규모의 상생안을 내놨다.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도 나름의 상생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규모 면에서는 CU와 GS25를 따라잡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한국미니스톱 인수를 놓고 업계의 분석도 엇갈리고 있다"며 인수 성공 시 대규모의 점포를 확보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과 함께 올해 가맹점 계약 만료에 따른 간판 갈이의 최대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부정적인 시선도 공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22.01.18 07:00
경제

'썸만 타는' 롯데 신동빈, 한샘·다나와는 잡을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위드 코로나’ 전략으로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주문하고 있다. 이에 사업 확장과 신사업 발굴을 위해 시장에 나오는 매물마다 관심을 갖지만 정작 '정중동' 행보만 이어나가고 있다. 한때 ‘인수합병(M&A) 시장 큰 손’으로 불렸지만 이제 ‘썸만 타는 롯데’라고 표현될 정도로 인색한 투자 행보를 보인다. ‘정중동’ 행보…이번엔 한샘·다나와 눈독? 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한샘과 다나와의 인수 후보로 꼽히고 있다. 최근 나오는 매물마다 롯데그룹이 거론되고 있기에 이제 당연한 수순으로 여겨지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이날 “한샘의 경우 기존 사업군과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밝혔다. 롯데는 인테리어 가구 회사 한샘 지분 인수를 위해 사모펀드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와 투자 방안을 논의 중이다. IMM PE는 한샘의 오너가와 경영권(지분 30.21% 포함)을 양도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한샘의 매각가는 1조5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현재 일본 출장 중인 신동빈 회장이 귀국하는 대로 최종 인수보고가 이뤄질 전망이다. 유통 경쟁 업체인 신세계그룹이 2018년 까사미아를 인수했다. 또 현대백화점그룹은 리바트와 한화 L&C를 인수하며 홈인테리어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리빙 시장이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한샘 인수는 롯데하이마트, 롯데백화점 등 유통 계열사와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1세대 이커머스 기업인 다나와 인수 여부도 관심사다. 가격 비교와 컴퓨터 판매 등에서 강점을 지닌 다나와는 9월 중순 예비 입찰이 진행될 전망이다. 현재 롯데를 비롯해 카카오, 네이버 등이 인수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다나와의 경우 온라인 플랫폼 확장 측면에서 좋은 카드로 꼽힌다. 다나와는 코스닥 상장사로 지난해 매출 232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35.4% 증가한 규모다. 비대면 시대를 맞아 이커머스 시장이 커지면서 다나와도 성장세다. 올해 1분기 매출도 505억원으로 전년보다 65% 정도 늘었다. 다나와는 “최대주주가 보유 중인 당사 지분 매각을 포함한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매각 자문사로 NH투자증권을 선정하고 공개매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신세계에 밀린 롯데로서는 충분히 검토할 만한 매물이다. 이커머스 플랫폼의 급성장 속 유통가 격변 시장에서 롯데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롯데온)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온라인 쇼핑몰 시장 점유율은 5%에 머물고 있다.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야 하는 입장이다. 썸만 타는 ‘M&A 큰 손’, 시간만 허송세월 신동빈 회장은 지난 7월 VCM(옛 사장단 회의)에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하기 위한 신사업 발굴 및 핵심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양보다 고부가가치 사업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 장기 경쟁력 확보를 위한 시설과 연구개발, 브랜드 정보기술 등에 투자가 소홀하지는 않았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2000~2010년대 활발한 투자로 ‘M&A의 큰 손’으로 불렸던 롯데에 비춰보면 최근 행보는 투자에 소홀했다고 볼 수 있다. 롯데는 올해 다양한 매물을 검토했지만 정작 성과는 중고나라 지분 23% 인수가 전부다. 금액도 최대 300억원에 불과하다. 그야말로 간만 보고 썸만 탄 행보였다. 롯데는 과거 분야를 가리지 않는 대형 M&A의 주인공이 됐다. 2009년 두산주류를 인수하면서 5030억원을 투자했다. 2010년 GS리테일로부터 백화점·마트 분야를 1조3000억원을 주고 인수했다. 유통 분야에서 2012년 하이마트를 1조2480억원에 사들여 지금의 롯데하이마트를 탄생시켰다. 이어 2015년 KT렌탈 인수에도 1조원 이상을 투자하며 사업 확장에 성공했다. 롯데렌탈로 이름이 바뀌었고 지난 8월 코스피에 상장하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온라인 쇼핑몰이 커지고 있는 유통 격변기를 맞아 오프라인 점포 30%를 줄인다는 계획을 세우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영업이익이 급감하는 등 위기감이 팽배하지만 이렇다 할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2조원대를 베팅했지만 신세계에게 밀리며 허송세월하고 있다. 썸만 타다가 골든타임을 놓치는 것이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신동빈 회장은 7월 VCM에서 “실패보다 더 나쁜 것은 실패를 숨기는 것이다. 그보다 더 나쁜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 실패조차 없는 것"이라며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사람이 실패하더라도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인사시스템을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변화의 의지를 확실히 보인 만큼 앞으로 이전과는 다른 행보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롯데는 지난 8월 헬스케어팀과 바이오팀을 신설했다. 신사업으로 바이오를 낙점한 롯데는 각 팀의 책임자도 타사에서 데려오는 등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하지만 올해 초부터 엔지켐생명과학 등과 지분 인수 및 조인트벤처 설립을 논의해온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엔지켐생명과학 관계자는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지 않지만, 롯데는 바이오가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만큼 계속해서 문을 두드릴 것으로 보인다. 또 롯데는 수소 사업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2030년까지 약 4조4000억원을 친환경 수소에 단계적으로 투자하는 등 국내 수소 수요의 30%를 공급하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한 상황이다. 오는 8일 열리는 현대차·SK·포스코·효성·롯데 등이 회원사로 참여하는 ‘국내판 수소협의회’의 CEO 총회에도 신동빈 회장이 직접 참석할 예정이다. 롯데 관계자는 “VCM 이후의 신사업 상황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얘기할 순 없지만, 임원회의에서 강조된 만큼 다각도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09.03 07:03
경제

유통가 격변에 소외된 신동빈, 그래도 '오버 페이'는 없다?

유통계 신구도에서 소외되고 있는 롯데그룹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내달 1일 열리는 하반기 사장단 회의(VAM)에서 어떤 경영 키워드를 제시할 것인지 궁금증을 낳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을 비롯해 식품, 유통, 화학, 호텔·서비스 4개 사업 부문 BU장과 계열사 대표이사 및 임원이 참석하는 하반기 사장단 회의가 예전보다 2주 정도 앞당겨 열린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실패한 롯데가 서둘러 전열을 가다듬고 '플랜B' 계획을 마련하기 위해 신속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보통 사장단 회의는 신 회장이 경영 키워드와 그룹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성격이 강하다. 이번에도 사업별 상반기 실적과 하반기 경영전략 등이 공유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룹의 중심축인 유통 분야에서 코너에 몰린 롯데가 돌파구 마련을 위해 중대한 결단을 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롯데는 야심차게 준비했던 이베이코리아 입찰에서 유통 경쟁사인 신세계에 밀렸다. 신세계(이마트)가 이베이코리아를 3조4400여억원에 사들이면서 단숨에 이커머스 강자로 떠올랐다. 신세계는 온라인 쇼핑몰 점유율 부문에서 이베이코리아의 12%를 더해 15% 점유율로 네이버(18%), 쿠팡(13%)과 함께 ‘빅3’를 형성하게 됐다. 반면 롯데의 통합 온라인 쇼핑몰인 롯데온(ON)은 지난해 기준으로 거래액 7조6000억원으로 점유율 5%에 머물고 있다. SK텔레콤의 자회사 11번가(6%)에도 밀리고 있다. 롯데는 이베이코리아 입찰에서 2조원대의 매각 금액을 써내는 등 신중한 행보를 보였다. 이베이코리아를 놓친 롯데는 요기요, 티몬의 입찰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역대로 '오버 베팅'을 하지 않기로 정평이 난 롯데라서 요기요와 티몬의 '대형 M&A'에도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요기요는 예비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리고 현재 입찰과 관련해 논의되고 있는 내용들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롯데가 유통 부문에서 가장 큰 돈을 투자한 건 2조원 정도다. 2012년 당시 유진그룹으로부터 하이마트를 인수하는 데 2조1500억원을 들여 M&A에 성공했다. 이번 이베이코리아의 입찰에는 이보다 더 많은 자금을 베팅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2010년대 삼성화학 계열사 3곳과 KT렌탈 인수를 인수하는 등 M&A 시장의 큰손으로 떠올랐지만, 이는 유통 분야가 아니었다. ‘오버 페이는 없다’는 전략 아래 M&A 시장에 뛰어들다 보니 이번 이베이코리아 인수도 실패했다는 분석이다. 롯데는 이베이코리아 출신의 나영호 대표를 영입하는 등 인수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시장의 예상 규모보다 인색한 베팅으로 단숨에 이커머스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지름길’을 놓쳐버렸다. 롯데의 전략은 ‘통 큰 베팅’보다는 차별화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강희태 롯데쇼핑 부회장은 지난 18일 “식음료와 럭셔리, 패션·뷰티, 가전 카테고리에 특화한 플랫폼을 구축해 차별화 전략을 추진한다. 이 과정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M&A와 지분 투자 등의 기회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롯데온은 푸드온(식품), 스타일온(패션) 등 카테고리 전문화를 추구하고 있다. 또 롯데온 내 롯데백화점몰을 통해 샤넬 등의 명품을 구입할 수 있는 카테고리도 구축하고 있다. 이런 경쟁력 있는 카테고리 전문몰을 연결하는 복합 쇼핑 플랫폼 구축으로 방향성을 정하고 있는 모습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사장단 회의에서 하반기 방향성을 정해질 것이고, 회장님의 의중도 드러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 큰 베팅’ 대신 ‘알짜 베팅’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롯데의 차별화 전략에는 물음표가 찍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계 구도가 재편되는 과정에서 롯데는 배제되고 있다. 롯데가 11번가·홈플러스에 협력 체계를 준비하고 있다지만 효과가 의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쿠팡 소비자들이 이탈하고 있는 과정에서 롯데가 어떤 전략으로 이들을 흡수시킬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고 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06.30 07:02
경제

신세계·롯데와 차별화된 현대백화점, '정중동' 경영 눈길

최근 신세계그룹의 이베이코리아 인수와 맞물려 현대백화점그룹의 독특한 경영방식이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신세계와 롯데쇼핑이 앞다퉈 이커머스 강화를 위해 바삐 움직이는 동안 나 홀로 관망세를 보여서다. 현대는 일찌감치 이베이 인수 가능성에 선을 긋는 대신 '전문몰 전략'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효율과 안정을 중시하는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의 경영 스타일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나홀로 인수전 불참…전문몰에 집중 2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통가의 가장 큰 화두는 이베이코리아였다. 오랜 기간 국내 유통시장을 주름잡아온 신세계와 롯데 '두 거대 공룡' 중 누가 국내 이커머스 3위 기업인 이베이코리아를 품을지에 관심이 쏠렸다. 결과는 싱겁게 끝났다. 3조4400억원을 써낸 신세계의 이마트가 롯데에 완승했다. 롯데는 즉각 인수전 패배를 인정하고 다른 투자처를 찾고 있다. 이로써 신세계는 단숨에 이커머스 2위 업체로 올라서게 됐다. 지난해 신세계 온라인 부문인 SSG닷컴(쓱닷컴)의 거래액은 약 4조원, 시장점유율은 2.5%에 불과했다. 여기에 이베이코리아를 품으면서 연간 거래액은 24조원, 시장점유율은 15%까지 늘어나 쿠팡을 제치게 됐다. 지난해 기준 이커머스 업체 거래액은 네이버가 27조원, 쿠팡이 22조원, 이베이코리아가 20조원이다. 이번 인수전의 결과와 별도로 눈길을 끄는 부분은 또 다른 '유통 공룡' 현대의 행보다. 일찌감치 인수전에는 관심 없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미 경쟁이 심화한 시장에 후발주자로 나서봐야 승산이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파악된다. 오히려 현대는 여의도에 초대형 오프라인 점포 '더현대서울'을 개점시키는 등 차별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결과는 일단 성공적이다. 더현대서울은 지난 2월 오픈과 동시에 흥행몰이에 성공하며 하루 매출 100억원을 찍고 있다. 특히 국내 최초로 ‘리테일 테라피(쇼핑을 통한 힐링)’ 개념을 적용한 더현대서울은 백화점 안에 실내 공원과 인공 폭포를 선보이는 등 기존 백화점의 틀을 깨는 파격적인 공간 디자인과 혁신적인 매장 구성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현대 특유의 뚝심 경영 업계에서는 현대의 이번 인수전 불참은 정지선 회장 특유의 '정중동' 경영 스타일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 2007년 회장직에 오른 정 회장은 ‘선안정 후성장’ 전략을 내세우며, 초기부터 효율과 안정을 중시하는 경영 스타일을 보여줬다. 최근에도 이커머스 업체들의 속도전에도 편승하지 않는 것 역시 이 같은 경영 스타일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물론 정 회장이 대형 투자와 인수합병(M&A)에 마냥 손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2012년 한섬(4200억원), 리바트(500억원) 등을 인수한 이후 2016년 SK 패션사업부(3000억원), 2018년 한화L&C(3666억원) 등 5000억원 미만의 기업을 꾸준히 사들여 왔다. SK그룹의 화장품 원료회사 SK바이오랜드(1205억원)를 샀고, 한섬을 통해 클린젠코스메슈티칼(100억원)도 인수했다. 복지몰 이지웰(1250억원)도 손에 넣었다. 업계 관계자는 “정 회장은 1000억원대 안팎의 작고 알찬 딜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며 “대형 경쟁입찰에 참여하는 대신 그룹 포트폴리오에 알맞은 기업을 물색해 인수하는 방식이다”고 평가했다. 정 회장이 사업을 확장하면서 현재 어려움을 겪는 대형마트는 제외한 것도 결과적으로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평을 받는다. 현재 다른 유통기업과 달리 대형마트 실적 부진에 따른 스트레스가 없기 때문이다. 실적이 증명…향후 이커머스는 과제 정 회장의 행보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나름의 탄탄한 실적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지난 2010년 'PASSION(열정)비전- 2020'을 선포하며 2020년까지 실적을 크게 개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구체적으로 7조8000억원이던 매출을 20조원까지 올리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이는 현실이 됐다. 2020년 현대백화점그룹은 유통, 패션, 리빙∙인테리어 부문에서 총 20조1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정 회장은 올 초에는 2030년까지 매출을 40조원으로 늘리겠다는 '비전 2030'을 내놨다. 유통, 패션, 리빙·인테리어로 구성한 3대 핵심사업에, 뷰티·헬스케어·친환경 사업 등을 더해 덩치도 키우고 경쟁력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커머스 시장에서는 SSG닷컴, 롯데온과 같은 온라인 통합 플랫폼을 만들기보다는 전문성 있는 각자 판매 채널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런 이커머스 전략이 성공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소수의 승자가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커머스 시장의 특성 때문이다. 신세계가 거액의 자금을 들여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한 이유 역시 승자가 모든 것을 갖는다는 생리를 잘 알고 있어서다. 실제로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미국은 아마존, 중국은 알리바바, 일본은 아마존재팬과 라쿠텐 등이 시장을 독식하고 있다. 현대의 온라인 거래액은 지난해 기준 3조5000억원 선에 그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한 신세계(24조원)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또 다른 업계 한 관계자는 "빠르게 돌아가는 이커머스 시장에서도 현대의 정중동 경영이 효과를 거둘지는 의문"이라며 "현대는 사업 구조상 대형마트나 할인점을 보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커머스 시장 확장이 어려운 만큼 향후 대형 M&A에 뛰어들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21.06.28 07:00
경제

공격적 M&A 행보 정용진·정유경, 오버 베팅으로 바이오 사업 진출?

신세계그룹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큰 손’으로 주목받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국내 빅이커머스 업체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4조원을 베팅 중인 상황에서 동생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이 M&A 시장에서 대어로 꼽히는 국내 1위 보톡스 업체인 휴젤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정용진 부회장이 신년 초 “과거의 관성을 버리고 반드시 이기는 한 해로 만들겠다”고 밝힌 포부대로 신세계가 새로운 기회를 잡기 위해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 인수 대상자로 뜨거운 신세계그룹이 다소 생소한 바이오 사업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 정유경 총괄사장이 이끄는 신세계백화점은 보툴리눔 톡신제재(일명 보톡스) 국내 1위 기업 휴젤의 인수에 관심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신세계백화점은 공시에서 “휴젤 인수와 관련해 검토한 바는 있으나 현재까지 확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휴젤 측 역시 지난 17일 “최대주주에게 확인한 결과 지분 매각에 대해 검토 중이다. 현재까지 구체적인 사항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공시했다. 이어 신세계와 휴젤 모두 “구체적인 사항이 결정되거나 확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하겠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신세계백화점과 휴젤의 접촉은 투자은행(IB) 업계에서 먼저 알려졌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휴젤에 대한 관심을 보인 것과 이와 관련해 만남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하지만 공시대로 아직 구체적인 협상 진행은 시작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정유경 총괄사장은 화장품 사업 확장 등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며 휴젤 인수를 저울질하고 있다. 그는 2012년 화장품 브랜드 '비디비치' 인수를 시작으로 화장품 사업을 차세대 먹거리로 낙점하며 공을 들이고 있다. 올해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뽀아레'를 출시하기도 했다. 보톡스 업계 1위 휴젤의 인수로 프리미엄 시장과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시나리오다. 특히 휴젤은 신세계백화점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 서서히 성과를 내는 기업이다. 지난해 10월 국내 보톡스 기업 중 처음으로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에서 '레티보'의 판매 허가를 받았다. 또 보툴리눔 톡신과 필러 외에도 '웰라쥬'라는 화장품 브랜드도 보유하고 있다. 걸림돌은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이 될 전망이다. 휴젤의 대주주 베인캐피털(42.9%)은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손잡고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최대 20억 달러(약 2조2300억원)의 금액을 제시하고 있다. 휴젤의 주가는 신세계백화점의 인수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최근 20%가량 치솟았다. 18일 종가 24만7900원 기준으로 지분을 전부 매각하면 1조3280억원 정도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붙여 협상하겠다는 계산이다. 휴젤의 지난해 매출액은 211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렇지만 역대 제약·바이오 기업 M&A 최대액인 1조3000억원 규모로 한국콜마에 인수됐던 CJ헬스케어(현 HK이노엔)과 비교했을 때 금액이 과하다는 지적이다. CJ헬스케어는 인수 당시에도 매출 5000억원 이상에 신약 케이캡정을 보유해 가치가 높았다. 업계 관계자는 “2조원대 인수 금액을 지불한다면 오버 베팅이 될 가능성이 크다. 영업이익 3000억원에 불과한 신세계백화점이 감당하기에는 큰 액수”라며 “신세계그룹은 바이오 사업을 전혀 해본 적이 없다. 휴젤의 인수가 기존의 유통·쇼핑·호텔 사업 등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정용진·정유경 남매는 한 지붕 두 가족이지만 ‘원팀, 원컴퍼니’ 정신을 강조하고 있다. 둘은 올해 “새로운 기회를 잡을 타이밍을 놓치지 않도록 신세계그룹을 재정의 하는 한 해로 만들겠다”는 다짐도 했다. 이로 인해 역대 최대 규모의 M&A 금액을 책정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신세계그룹 입장에서는 이베이코리아와 휴젤의 인수는 공격적인 영토 확장의 일환이 될 전망이다. 이베이코리아의 경우 4조원대의 인수 금액이 예상되고 있다. 신세계가 네이버와 손잡고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성공한다면 국내 이커머스 점유율이 33%까지 단숨에 치솟게 된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SSG닷컴의 현재 거래액은 3조9000억원(3%)에 불과하다. 이베이코리아 20조원(12%), 네이버 27조원(18%)의 거래액을 보이고 있다. 그렇지만 네이버의 인수 참여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네이버는 이베이코리아 인수와 관련해 “본 입찰은 계속 진행 중이다. 당사의 참여방식 또는 최종 참여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06.21 07:00
생활/문화

네이버 "이베이코리아 인수 검토 중…아직 확정된 것 없어"

네이버가 신세계그룹의 이마트와 손잡고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추진한다는 사실을 일부 인정했다. 박상진 네이버 CFO(최고재무책임자)는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서 "당사는 본 건 입찰 절차에 참여한 바 있으나, 본 입찰은 계속 진행 중이며, 당사의 참여 방식 또는 최종 참여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추후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할 것이다"고 했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이마트 컨소시엄(이하 컨소시엄)은 경쟁사 롯데쇼핑을 제치고 국내 이커머스 점유율 3위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한 발짝 더 다가갔다. 컨소시엄은 롯데쇼핑(약 3조원)보다 많은 약 4조원을 인수가로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마트와 네이버가 각각 80%, 20% 비중으로 투자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컨소시엄이 이베이코리아를 흡수하면 지난해 기준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유일하게 30%대의 점유율로 압도적 1위에 오르게 된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2021.06.17 10:54
경제

신세계, 이베이코리아 인수 눈앞…단숨에 이커머스 강자로

신세계그룹의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유력시되고 있다. 이로써 신세계는 국내 이커머스 업계 선두주자 네이버·쿠팡만큼의 몸집을 키울 수 있게 됐다. 반면 인수전에서 패한 롯데그룹은 선두 사업자와의 격차가 더 벌어지며, 온라인 시장에서 군소 주자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 정용진, 신동빈 이겼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과 네이버 컨소시엄시엄(신세계 컨소)은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신세계 컨소는 유통 라이벌인 롯데그룹과 막판까지 경쟁을 벌였으나, 가격 측면에서 압도적 우위를 보이면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인수 주체는 신세계그룹 내 오프라인 쇼핑 부문인 이마트다. 현재 양측은 이베이코리아 지분 80% 매각과 100% 매각을 두고 막바지 조율 중이다. 거래 금액은 지분 100% 인수 기준 약 4조2000억원 수준이다. 신세계가 80%, 네이버가 약 20%가량의 금액을 책임질 예정이다. 매각 실무는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가 맡았다. 다만 이마트는 이날 오후 "이베이코리아 지분 인수를 위한 본입찰에 참여해 이베이와 논의를 진행 중이지만 현재 확정된 내용이 없다"고 공시했다. 이와 관련 이마트 관계자는 "이베이코리아 매각 절차는 계속 진행 중이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 관련해 이베이 본사로부터 현재까지 통보받은 내용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나 유통 업계에서는 본입찰에서 경쟁한 롯데쇼핑이 패배를 인정한 점 등을 고려할 때 더 많은 인수가를 제시한 신세계 컨소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자로 사실상 결정된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국내 최강의 e커머스 연합…기업 결합 심사 등 과제 이커머스 시장 입지 강화라는 측면에서 신세계 컨소의 이베이코리아 인수 의미가 크다. 지난해 이베이코리아의 거래액은 약 20조원 규모로, 전체 161조원으로 추산되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약 12%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네이버(18%), 쿠팡(13%)에 이어 3위다. 신세계의 시장점유율이 3%(SSG닷컴)에 그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베이코리아를 품에 안으면 15%가량의 시장점유율로 당장 쿠팡을 제치고 네이버쇼핑과 함께 2강 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여기에 네이버까지 합치면 거래액 50조원에 이르는 '초대형 이커머스 연합'이 탄생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오픈마켓 중심의 이베이코리아가 전국적인 오프라인 거점을 가진 신세계 이마트와 결합하면 각자의 장점들을 기반으로 시너지가 극대화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다만 일부에서는 추후 네이버와의 관계설정이나 사업전개 방식에 따라 이베이 인수가 '독'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신세계와 네이버 모두 엄연히 '굳건한 입지'를 가진 곳들인 만큼 향후 지분구조나 경영방식 등 관계설정에서 복잡한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는 우려 탓이다. 이에 대해 네이버 관계자는 "신세계와 컨소시엄 구성한 것부터 (네이버에서) 공식화한 게 아니라서 확인해줄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 결합 심사도 넘어야 할 산이다. 네이버가 전자상거래 시장 1위 사업자인 만큼 3위 기업인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기업 결합 심사 승인을 받아야 한다. 최근 공정위는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불공정 행위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어 독점적 지위에 해당한다는 결론을 낼 가능성도 남아있다. 신세계가 이번 인수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한 만큼 재무부담이 커서 요기요 등 현재 계획 중인 추가 인수합병(M&A)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마지막 카드 놓친 롯데, "패배 인정" 신세계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롯데는 아쉽게 고배를 마시게 됐다. 지난 4월 이베이코리아 전략기획본부장 출신 나영호 신임 대표를 영입하는 등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위해 노력했지만 무산됐다. 특히 이번 인수전 패배로 롯데는 자력으로 이커머스 시장 경쟁을 펼쳐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물론 위메프, 티몬처럼 다른 매물을 노릴 수도 있지만, 시장 지배력을 고려한다면 이베이코리아보다 훨씬 영양가가 적다. 사실상 이커머스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마지막 카드'를 놓친 셈이다. 그렇다고 롯데의 자체 이커머스 사업이 잘 되고 있는 것도 아니다. 이커머스 법인 롯데온을 출범시켰지만, 월간 이용자가 100만명대에 머무르며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이커머스 사업 매출액은 280억원으로 전년 480억원 대비 오히려 줄었다. 영업손실 규모도 150억원에서 290억원으로 확대됐다. 이커머스 시장 호황기에 홀로 반대로 가는 실정이다. 롯데는 내부적으로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패배한 것을 인정하고 다른 투자처를 찾겠다는 분위기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우리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보수적으로 접근했던 것 같다"며 "온라인 강화 위한 M&A 투자처를 찾을 것이다. 앞으로 더 좋은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21.06.17 07:00
생활/문화

'이커머스 공룡' 진화하는 네이버, 점유율로 카카오 누른다

네이버가 신세계그룹과의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계기로 이커머스 시장에서 영향력을 크게 확장하며 카카오와의 격차를 더욱 벌릴 것으로 보인다. 아직 순위권에도 들지 못한 후발주자 카카오는 추격을 위한 차별화 전략이 절실해졌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과 네이버 컨소시엄(이하 컨소시엄)이 우리나라 이커머스 3위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근접했다. 정확한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컨소시엄은 이베이코리아에 4조원대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베이코리아 지분을 전부 또는 일부 매각할지를 두고 막판 협상을 진행 중이다. 신세계가 80%, 네이버가 20%의 금액을 책임지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네이버와 신세계그룹의 이마트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는 데 최종적으로 성공하면 업계에서 유일하게 30%대의 막강한 점유율을 확보하게 된다. 지난해 국내 온라인 쇼핑몰 시장 점유율은 네이버(18%)가 1위, 쿠팡(13%)이 2위를 차지했다. 이베이코리아(12%)와 이마트가 운영하는 SSG닷컴(3%)을 합산한 컨소시엄의 점유율은 33%로, 2위 쿠팡을 크게 앞지른다. 네이버 관계자는 "아직 공식화한 것이 아니라서 언급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지난 3월 2500억원 규모의 지분을 맞교환하며 온·오프라인 유통 동맹을 강화한 네이버와 신세계는 이번 투자로 리더십 선점이 더욱 수월해질 전망이다. 네이버는 당일배송 등 쿠팡과 비교해 경쟁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강화하고 있다. 신세계는 포털에 기반을 둔 온라인 접근성 개선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네이버보다 늦게 이커머스 사업에 뛰어든 카카오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3%에 조금 미치지 못하는 점유율로 벌어진 격차를 줄여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에 커머스 자회사를 다시 흡수하는 강수를 둘지 관심이 쏠린다. 카카오커머스는 다음 중 이사회를 열고 카카오와의 합병 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이는 네이버와 쿠팡 등 경쟁 플랫폼을 본격적으로 추격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올해 3분기 안에 카카오가 카카오커머스를 100% 흡수할 가능성이 높다. 앞서 카카오도 이베이코리아 인수 경쟁에 뛰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예비입찰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할 정도로 인수할 가치를 느끼지 못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신 '지그재그' 운영사 크로키닷컴을 흡수해 패션 커머스를 강화하고, 카카오톡 내 '선물하기'에 명품 등 상품 라인업을 확대하는 등 경쟁 플랫폼에서 하지 않는 새로운 시도를 계속해서 하고 있다. 카카오커머스 관계자는 "이사회나 합병 관련해 아직 결정된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2021.06.17 07:00
경제

"롯데쇼핑 보단 낫다?" 신세계·네이버 연합에 대처하는 이베이코리아의 자세

신세계그룹 이마트와 네이버가 이베이코리아의 우선협상대상자가 되면서 이베이코리아 내부 분위기도 어수선하다. 이베이코리아 측은 "미국 본사로부터 우선협상대상자와 관련해 전달받은 사안이 없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그러나 이베이코리아 내부에서는 유력 인수 후보 중 하나였던 롯데그룹 롯데쇼핑 보다는 같은 IT 계열인 네이버와 손잡은 이마트가 다소 낫지 않겠느냐는 목소리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온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베이는 16일 이마트와 네이버에 본입찰 결과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인수가 및 협상 조건은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마트와 네이버는 이베이 본사가 이베이코리아 지분 20%를 남기고 나머지 80%를 인수하는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다. 인수가는 4조~4조 5000억원 사이로 예상된다. 우선협상대상자 소식이 알려진 직후 이베이코리아는 사실 여부를 묻는 문의로 몸살을 앓았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이날 본지에 "이번 우선협상대상자와 관련해 미국 본사로부터 어떠한 이야기도 듣지 못했다. 이베이의 이사회 개최 사실 등도 언론 보도를 통해 아는 실정이다"고 설명했다. 이베이코리아는 올해 상반기 기업 인수·합병(M&A) 최대어로 꼽힌다. 우선협상대상자가 된 이마트와 네이버 연합 외에도 롯데그룹의 롯데쇼핑, SK텔레콤, MBK파트너스도 큰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롯데그룹이 롯데온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가장 적극적이다. 사실상 인수가 유력하지 않겠느냐"는 예측도 나왔다. 당시 업계 안팎에서는 "이베이코리아 내부 직원 사이에서는 롯데그룹이 우선협상대상자가 될 경우 걱정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있다"는 말이 흘러나왔다. 이베이코리아는 이커머스 플랫폼 운영사로 유통보다는 IT와 본질이 더 맞닿아 있다. 전반적인 회사 분위기도 마찬가지다. 반면 롯데쇼핑은 롯데온 등 이커머스를 운영하긴 하지만, 기업의 태생이 유통에 맞춰져 있다. 비록 연합의 형태이기는 하지만, IT계열사가 포함된 이마트와 네이버 연합이 롯데보다는 더 낫지 않겠느냐는 내부 목소리가 흘러나온 배경이다. 이에 대해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우선협상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는지도 우리는 모른다. 각 기업의 장단점에 대해 여러 말이 있다는 건 알지만, 우리로서는 대답 드릴 것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마트와 네이버 연합이 이베이코리아의 '미래'에 보다 낫다는 평가도 있다. 이베이코리아는 현재 점유율 12%로 업계 3위다. 2위 쿠팡과 1% 안팎으로 경쟁 중이지만, '로켓배송' 등 쿠팡의 압도적인 물량 공세에 성장 폭이 둔화하고 있다. 현재 이마트가 운영하는 SSG닷컴 점유율 3%다. 네이버는 18%에 달한다. 양사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할 경우 점유율은 33%로 치솟는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점유율을 떠나서 이커머스 판도를 흔들 수 있을 정도로 힘이 있다. 이베이코리아가 최종적으로 이마트와 네이버 연합의 품에 안길 경우 이커머스 업계 초격차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1.06.17 07:00
경제

신세계·네이버 연합, 롯데 제치고 이베이코리아 인수

신세계그룹이 이베이를 품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이베이는 15일(현지시간) 진행된 연례 이사회에서 이베이코리아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신세계그룹을 선정됐다. 앞서 이베이코리아 매각 주관사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는 지난 7일 본입찰을 진행했으며, 여기에는 롯데쇼핑과 신세계그룹(이마트)이 참여했다. 특히 신세계는 네이버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본 입찰에 참여했다. 신세계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됨에 따라 롯데쇼핑은 아쉽게 고배를 마시게 됐다.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가 제시한 인수 희망가는 4조 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이베이 측이 제시한 매각 희망가는 5조 원이다. 신세계·네이버 연합군이 국내 이커머스 업계 2위인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함에 따라 유통업계 전체는 다시 한 번 소용돌이에 휩싸이게 됐다. 신세계그룹은 이베이 인수로 이커머스 시장 2위로 올라선다. 작년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네이버(18%), 쿠팡(13%), 이베이코리아(12%) 순이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21.06.16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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