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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유한양행 주총 앞두고 트럭시위, '사유화 시도'에 임직원 집단반발

창업주의 뜻에 따라 소유와 경영의 분리로 ‘청렴기업’ 이미지가 강한 유한양행이 ‘사유화 시도 의혹’에 휩싸였다. 회장직 신설로 기업 소유 움직임이 일자 임직원들이 ‘트럭시위’를 펼치는 등 반발하고 있다. 논란이 되고 있는 회장직과 이정희 기타비상무이사 연임 안건은 조만간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의 최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회장직 신설 움직임에 직원들 집단반발 15일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유한양행이 내·외부적으로 시끌시끌하다. 지난 11일 창업주 고 유일한 박사의 53주기가 되는 날, 서울 동작구 유한양행 본사에서 ‘트럭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사유화 시도 의혹’에 반발한 임직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아 트럭시위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적지 않은 파장이 일고 있다. 일부 임직원들은 12일에 이어 15일 주총까지 ‘회장·부회장직 신설’에 반대하는 트럭시위를 펼칠 예정이다. 일부 임원의 장기집권과 ‘사유화 시도’ 움직임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며 주주들에게 전자투표까지 독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주총에서 회장·부회장 직제 신설이 안건에 오르면서 논란이 일기 시작했다. 소유와 경영 분리 전통을 지닌 유한양행은 ‘주인 없는 시스템’이 30년 동안 유지된 청렴기업으로 꼽힌다. 하지만 이 같은 창업주의 이념에 반대되는 회장직 신설로 기업을 소유하려는 움직임이 일자 직원들이 들고 일어났다. 먼저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유한양행 회장직 신설? 욕심의 끝은 어디인가?’라는 글을 통해 반발 움직임이 감지됐고, 트럭시위와 전자투표권 행사로 이어지고 있다. 유한양행 임직원으로 알려진 트럭시위 주도자들은 “글로벌 제약사로의 초석이 다져지고 있는 100년 역사의 회사가 망가지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며 적극적인 투표권 행사를 권유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번 주총에서 다뤄지는 회장직 신설과 이정희 기타비상무이사 연임 안건에 반대표를 던진 전자투표 인증 글들도 이어지고 있다. 한 직원은 “퇴직금 60억 수령 이후에도 떠나기 싫어 의장직까지 만들고 이제 회장직까지 노린다”며 이정희 기타비상무이사를 겨냥했다. 2015~2021년 6년간 유한양행 대표를 지낸 이정희 기타비상무이사는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은 뒤에도 이사회 의장으로 권력의 중심에 있다. 그는 지난 2021년에 퇴직하면서 퇴직금 59억1700만원을 받았다. 이후에도 이사회 의장실을 회사에 만드는 등 이사회 멤버로서 연간 2억5000만원 정도를 수령하고 있다. 이사회는 이 의장의 연임뿐 아니라 회장직 신설 안건까지 올렸다. 이 같은 장기집권 시도에 직원들은 뿔이 났다. 지금까지 유한양행 대표이사를 그만두면 대부분 회사를 떠났지만 이후 이사회 의장까지 맡은 건 이정희 기타비상무이사가 처음이다. 이 기타비상무이사는 의혹이 일자 즉각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회장 선임'을 부인했다. 유한양행도 ‘미래 지향적인 조치’라며 회장·부회장 선임은 당장에 일어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유한양행은 “회사의 양적·질적 성장에 따라 향후 회사 규모에 맞는 직제 유연화가 필요하다”며 “외부인재 영입 시 차상위 직급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는데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하고 있는 시점에서 우수한 외부인재 영입을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조욱제 대표 연임 앞두고 ‘채용비리’ 의혹도지금까지 유한양행의 회장직을 수행한 이는 유일한 박사와 연만희 전 고문 2명이다. 연만희 전 고문이 1993년 대표이사 회장을 맡은 뒤 줄곧 ‘대표이사 사장’ 체제가 유지됐다. 유한양행은 기존 정관상 회사업무를 총괄할 수 있는 직급이 ‘대표이사 사장’으로 한정돼 있기에 이번 변경안을 통해 회장과 부회장직을 추가한다는 의미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한양행이 규모가 커지고 있고 글로벌 제약사를 목표로 하기 때문에 좋은 인재를 오랫동안 품기 위해서는 합당한 자리가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유한양행에는 사장 직급이 조욱제 대표이사 사장과 김열홍 총괄 연구개발(R&D) 사장 2명뿐이다. 그렇지만 조욱제 대표도 ‘채용비리’ 의혹에 휩싸인 상황이다. 유한양행 전직 임원은 ‘조욱제 대표가 채용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며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했다. 유한양행 협력사 대표의 아들이 2022년 상반기 경력사원에 뽑혔고, 여기에 조욱제 대표가 관여했다는 주장이다.해외수출 영업부에 입사한 이 경력사원은 학점이 1점대로 다른 경쟁자에 비해 성적이 떨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유한양행 측은 “경력직 사원을 뽑는 데 학점이 중요한 건 아니다”며 “4년의 업종 경력과 호주회사에도 일하는 등 우수한 영어 실력이 플러스 요인이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대표도 이번 주총에서 3년 임기의 대표이사 연임에 도전한다. 유한양행 대표이사는 연임을 포함해 6년의 임기를 수행할 수 있다. 이 기타비상무이사와 조 대표는 유한양행 공시상 최대주주의 특별관계자에 포함됐다. 이 기타비상무이사 0.07%, 조 대표 0.02%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1대 주주는 15.82%를 가진 유한재단이다. 국민연금이 9.79% 지분으로 2대 주주에 자리하고 있다. 트럭시위 주도자들은 “대주주 유한재단과 국민연금이 이번 사태와 관련해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3.14 07:01
경제

[제약 CEO] 조욱제 대표, '글로벌 유한양행' 새로운 100년 향한 첫 발

유한양행은 국내를 대표하는 제약사다. 제약업계 최초의 상장, 최초 1조원 매출 달성 등 무수한 업적을 남기며 순항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한국 기업 최초로 전문경영인제를 도입하기도 했다. ‘샐러리맨의 신화’가 가능한 유한양행에서 조욱제 대표이사가 22대 사장으로 선임됐다. 100주년을 앞두고 지휘봉을 잡은 조욱제 대표의 새로운 도전에 관심이 쏠린다. 역사적인 100주년 맞이, 새로운 100년 토대 1926년 창립된 유한양행은 2026년이면 100주년을 맞는다. 올해 3월 대표이사로 선임된 조욱제 대표는 3년 임기지만 연임이 가능해 2027년 3월까지 유한양행의 지휘봉을 잡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보통 3+3년 임기로 보면 된다. 지금까지 1명을 제외하곤 모두 연임됐다. 경영성과 평가를 받아야겠지만 조욱제 대표로 100주년을 맞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게 사실이다”고 말했다. 고려대 농화학과를 졸업한 조 대표는 1987년 유한양행에 입사했다. 병원지점장 이사·ETC 영업·마케팅 상무 등 요직을 거쳤다. 이후 약품사업본부장, 경영관리본부장에 이어 2017년 부사장에 임명된 뒤 올해 ‘샐러리맨의 신화’를 이뤘다. 조 대표는 “오랜 세월 몸담은 유한양행의 전문경영인으로 선임돼 막중한 사명감과 책임감을 느낀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회사로 발전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아직 조 대표의 색깔은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2021년은 2020년 이미 수립된 사업 계획에 따라 흘러갈 전망이다. 조 대표의 경영 색깔은 올해 이후에나 또렷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글로벌 경쟁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레이트 앤 글로벌’이라는 캐치프레이즈처럼 위대한 유한양행, 글로벌 유한양행을 향해 속도전을 내고 있다. 본래 ‘양행(洋行)’이라는 뜻은 외국과 무역 거래를 전문으로 하는 상점을 뜻한다. 출범부터 글로벌화를 지향한 유한양행의 유일한 창업자의 못다 이룬 꿈 실현을 위해 달려나가고 있다. 적극적인 연구 개발, 투자로 신약 개발에 성공하며 꿈을 향해 한 걸음 더 다가가고 있다. 지난 1월 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가 국내 31호 신약으로 허가를 받았다. 유한양행의 핵심 파이프라인인 렉라자의 허가로 본격적인 시판이 전망돼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3세대 폐암치료제인 렉라자는 지난 2018년 미국 얀센바이오테크에 1조4000억원 규모로 기술 수출이 될 정도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신약이다. 얀센이 진행하는 글로벌 3상도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어 ‘글로벌 유한양행’에 한 걸음 더 다가가고 있다. 경영진과 이사회 분리 첫 시험 유한양행은 지난해 역대 최대인 매출 1조6199억원을 기록하며 전통 제약사의 자존심을 지켰다. 제약바이오 업계 매출 규모 순위로는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에 이은 3위다. 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유한양행은 신약 개발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선전하고 있다. 지난해 2225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했고, 렉라자 등의 신약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렉라자는 2005년 항궤양제 레바넥스 이후 유한양행에서 16년 만에 배출된 신약이다. 폐암치료제 레이저티닙에 대한 시장 규모는 5억6900만 달러(약 6000억원)에 달한다. 렉라자는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의 결실로 꼽힌다. 유한양행은 2015년 미국 제노스코에서 전임상 직전 단계의 약물 렉라자를 도입하면서 가치를 높인 바 있다. 렉라자의 전임상과 임상을 통해 가치를 높인 뒤 기술수출해 오픈이노베이션으로 대박을 터트린 셈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물질 발굴부터 시작하는 신약 개발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데다 천문학적인 연구개발비 등 리스크 요인이 크다. 그런 측면에서 유한양행의 렉라자 같은 사례는 굉장히 영리한 선택이자 신약 개발의 좋은 선례를 남겼다고 볼 수 있다. 또 유한양행은 좋은 약을 들여와 수익을 남기는 수완이 탁월하다”고 평가했다. 유한양행의 렉라자 신약과 다양한 파이프라인은 이정희 전 대표 시절부터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이로 인해 조 대표는 30개 이상으로 늘어난 유한양행의 다양한 파이프라인에 대한 개발 속도를 높이는 행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해 유한양행의 큰 변화 중 하나는 경영진과 이사회의 분리로 꼽을 수 있다. 그동안 경영진이 이사회 의장을 맡아왔지만 올해는 기타비상무이사가 신설되면서 분리됐다.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된 이정희 전 대표가 이사회 의장으로 조 대표와 함께 ‘글로벌 유한양행’을 향해 보폭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단시간 내 신약 개발에서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시스템이 이정희 대표 시절부터 연계되고 있다. 조 대표로서는 임기 내 추가적인 신약 개발의 결실을 맺어 유한양행의 새로운 100년을 위한 발판 마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등 지배구조 개편이 업계의 화두가 되고 있는 가운데 유한양행도 이에 발맞춰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정희 전 대표가 신약 사업들을 주도적으로 끌고 왔던 만큼 새로운 대표와 적극적으로 소통해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04.02 07:00
경제

최장수 CEO 이정치 등…제약 업계 수장 교체 물결

제약업계에서 최고경영자(CEO) 교체 물결이 일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최장수 CEO인 이정치 일동홀딩스 회장이 18년 만에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다. 이 회장은 오는 26일 주주총회를 통해서 대표이사에서 내려올 전망이다. 2003년 일동제약 대표이사를 시작으로 2016년 지주사 일동홀딩스 대표이사를 맡았던 이 회장은 지금까지 ‘일동맨’으로 회사를 이끌어왔다. 1967년 일동제약 연구원으로 입사한 그는 54년간 일하면서 일동제약의 지주사 체제를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 회장은 대표이사에서 물러나지만 회사에 남아 고문 역할 등을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연소 CEO인 대웅제약 전승호 대표도 연임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2018년 최연소 CEO로 화려하게 입문한 전 대표는 3년 임기를 마무리한다. 주주총회를 통해 전 대표의 연임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지만 최근 실적 저하와 ‘보톡스 소송’ 패소 여파가 우려를 낳고 있다. 여기에 ‘갑질 막말 논란’을 일으킨 윤재승 전 대웅제약 회장의 복귀설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정희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도 임기를 마치고 대표이사직에서 내려온다. 이정희 대표는 정해진 6년 임기를 모두 마무리했다. 이 대표의 재임 기간 동안 유한양행의 매출은 2배로 상승해 2020년 1조6199억원을 기록했다. 유한양행의 차기 대표이사로는 조욱제 부사장이 내정됐다. 이 대표는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돼 이사회에 참가할 예정이다. 이달 임기가 끝나는 엄대식 동아에스티 대표와 김영주 종근당 대표, 한성권 JW홀딩스 대표는 주주총회에서 재선임 안건이 상정되는 등 연임이 사실상 확정됐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03.07 16:30
경제

제약바이오협회, 이사진·감사 선임 완료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이사진과 감사 선임 절차를 마쳤다. 협회는 10일 제75회 정기총회를 서면으로 가가졌다. 임기 완료에 따라 이번에 새롭게 구성된 이사장단사는 한미약품 이관순 이사장과 GC 녹십자 허은철 사장(이하 부이사장), 대웅제약 윤재춘 사장, 대원제약 백승열 부회장, 동국제약 권기범 부회장, 보령제약 이삼수 사장 , 유한양행 이정희 사장, 일동제약 윤웅섭 사장, 제일약품 성석제 사장, JW홀딩스 한성권 사장, 종근당 김영주 사장, 휴온스글로벌 윤성태 부회장, 한국제약협동조합 조용준 이사장 등 13개사다. 이사사는 환인제약 등 37개사, 감사는 유영제약 유우평 대표이사와 하나제약 이윤하 대표이사 2개사가 선임됐다. 이사장단사를 포함 총 52개사로 구성된 협회 이사진·감사는 올해 3월부터 2년간의 임기를 시작한다. 협회는 총회를 통해 2019년 사업실적 및 결산, 2020년도 사업 계획 및 예산(안), 정관 개정(안)도 최종 의결했다. 한편 총회 때 시상할 예정이었던 제1회 대한민국 약업대상 제약부문(강신호 동아쏘시오그룹 명예회장) 수상자와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 등 유공자 표창 수여식은 오는 31일 이사회에 앞서 개최할 예정이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0.03.10 17:30
경제

[제약CEO] 유일한 못다 이룬 ‘글로벌 유한양행’, 이정희가 이룰까

한국의 제약산업은 100년 역사를 가졌다. 2018년 기준으로 한국 의약품 시장 규모는 23조원이다. 하지만 아스피린 같은 세계적으로 팔리는 약은 없다. 국내 제약사가 만드는 약은 대부분 국내에서만 유통된다. 세계 의약품 시장 규모가 1조2048억 달러(약 1418조원)고, 그중 1.6% 규모에 불과한 한국은 아직 '우물 안 개구리'를 벗어나지 못한 셈이다. 그래서 '글로벌 제약사' 배출이 한국 제약업의 숙원이다. 국내 1위 유한양행은 글로벌 제약사 도약을 한 힘찬 발걸음을 내디디고 있다. 이정희 유한양행 대표이사가 적극적인 R&D 투자로 글로벌 신약 개발을 주도하며 성공에 대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유일한 창립자의 못다 이룬 꿈을 실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창업주 경영철학으로 일군 존경받는 제약사 ‘대학생이 꼽은 국내 10대 좋은 기업.’ 유한양행의 브랜드 이미지에 대한 외부 평가를 압축한 수식어다. 그만큼 투명하고 깨끗하다는 이미지가 강하다. 실제로 ‘투명한 경영’과 ‘사회적 책임’ 항목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유한양행은 제약 회사 중에서 유일하게 ‘10대 좋은 기업(CEO스코어와 글로벌평판커뮤니케이션연구소 조사)’에 이름을 올렸다. 창업주 고 유일한 박사의 유훈을 계속해서 이어나간 덕분에 얻은 평판이기도 하다. 1926년 유한양행을 설립한 유일한은 1969년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했다. 한국 기업 최초의 전문경영인제 도입이라고 할 정도로 획기적인 사건이다. 이후 경영에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는 자체로 높게 평가받고 있다. 현재 오너가라 할 수 있는 유일한 가족이 보유한 주식 지분이 0%. 다른 기업과 달리 투명한 경영이 가능했던 이유다. 유한양행의 최대주주는 사회공헌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유한재단이다. 유한재단과 유한학원은 매년 받고 있는 배당금 전액을 사회공헌 사업에 쓰며 사회 환원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 이런 창업주의 과감한 결단 덕분에 유한양행은 ‘샐러리맨의 신화’가 가능한 직장이 됐다. 내부 직원이 임원이 되고 수장까지도 될 수 있는 인사 시스템이다. 1978년 입사한 이정희 대표도 2015년 3월 사장으로 승진한 뒤 기업을 이끌고 있다. 3년 임기의 대표이사직을 연임한 이 대표는 2021년 3월 임기를 마칠 예정이다. 독립운동가 서재필 박사가 유일한 창업주에게 정표로 건넸던 버드나무 목각화가 유한양행을 널리 알리는 로고로 자리 잡았다. 유한양행은 무수한 역경 속에서도 꺾이지 않고 싱싱하고 푸르게 성장했고, 2026년이면 100주년을 맞이하게 된다. 제약사 최초의 상장, 최초 1조원 매출, 최초 전 직원 스톡옵션 등의 무수한 과업들을 뒤로하고 이제 글로벌 제약사를 향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글로벌화는 창립자의 못다 이룬 꿈이기도 하다. ‘양행(洋行)’이라는 뜻은 외국과 무역 거래를 전문으로 하는 상점을 뜻한다. 유한양행은 출범부터 글로벌화를 지향했고, 실제로 다국적 기업에 가까웠다. 일제강점기 시대임에도 미국 아보트사와 합작해 중국 대련, 만주 등에 해외 지사를 세웠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출장소가 있었고, 프랑스·영국·독일과 교류했고, 베트남으로 수출하는 등 글로벌 기업의 면모를 갖췄다. 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 등 격동에 휩쓸리면서 해외 거점들이 흩어졌다. 이정희, 신약 개발로 글로벌 도전…올해 2000억원 이상 투자 유한양행은 다시 글로벌 기업 구축을 정조준하고 있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한국 제약사 최초로 글로벌 기업 도약을 꿈꾸고 있다. 이정희 대표는 “차별화된 신약 개발과 신규사업의 확대를 통해 회사 가치를 높이고, 국내 1등을 넘어 위대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해야 한다”며 “세계시장에서 통할 파이프라인 확보와 다양한 포트폴리오 구축에 연구개발과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라고 2020년 경영 목표에 대해 밝혔다. 그동안 유한양행의 행보는 국내 내수시장에서의 ‘볼륨 증대’였다. 전문의약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방향으로 성장했다. 지금까지 적자를 낸 적이 없다. 하지만 최근 회사의 방향성이 달라졌다. 한미약품의 기술 수출로 자극받은 유한양행은 미래 먹거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 2년간 3조5000억원의 기술 수출 성과를 이뤄냈다. 이런 연구개발 기조는 올해 더욱 강화된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R&D 부문에 1400억원을 투자했다. 올해는 규모를 더 늘려 2000억원 이상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매출액 대비 13%에 달한다. 이에 대해 이정희 대표는 “2026년이 100주년인데 여기에 맞추다 보니 투자가 대폭 늘었다. 이때쯤이면 제2의 도약을 이루지 않았을까 싶다”며 “기술 수출에 따라 변수가 많아서 가늠이 힘들지만 2026년에는 적어도 4~5조의 매출 규모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유한양행에서 가장 기대하고 있는 신약은 레이저티닙(lazertinib). 임상3상 시험을 승인받아 올해 전 세계 17개국에서 임상 시험을 할 예정이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3상 시험에 성공하면 이르면 올해 내 국내에서 레이저티닙의 판매가 가능할 수도 있다. 해외 판매는 3~4년 더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한양행은 시험의 첫 시작을 국내에서 실시하고 380명의 환자를 모집한다. 유한양행은 지난 2018년 얀센바이오테크와 기술 수출을 계약했다. 최대 12억5500만 달러(약 1조4000억원) 규모지만 계약금은 5000만 달러로 그리 크지 않다. 나머지 금액은 특정 조건이 성립될 때마다 받게 된다. 유한양행 측은 “2016년 당시 중국 제약기업 뤄신 바이오테크놀로지와 기술 수출 계약을 했는데 한중 관계가 악화되면서 계약이 해지됐다. 이것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 다국적 기업인 얀센과 계약했기 때문에 상용화되면 파급 효과가 클 것이다. 글로벌 제약사로 가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레이저티닙은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위한 표적 치료제다. 폐암 환자 중 비소세포폐암 환자가 80~90%에 달한다. 국내 암 사망률 1위가 바로 폐암이다. 레이저티닙 신약 개발이 성공한다면 유한양행은 국내 제약사 최초의 글로벌 기업이라는 염원을 이루게 된다. 또 유한양행은 지난해 12월을 기준으로 모두 27개의 신약 파이프라인(합성신약 12개, 바이오신약 15개)을 갖고 있는 등 미래성장동력이 될 R&D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제약 업계 관계자는 "레이저티닙이 현재 개발되고 있는 신약 중 성공 가능성이 높은 건 맞다. 그러나 신약의 성공률이 10% 수준이라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0.02.0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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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 길리어드 사이언스와 9000억원 규모 기술이전 계약 체결

유한양행은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 사이언스와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신약 후보물질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고 7일 공시했다.계약에 따라 길리어드는 두 가지 약물표적에 작용하는 합성 신약 후보물질에 대한 전 세계 개발 및 사업화 권리를 갖는다. 유한양행은 대한민국에서 사업화 권리를 유지한다.유한양행과 길리어드는 비임상 연구를 공동 수행하고, 길리어드는 글로벌 임상 개발을 담당할 예정이다. 이 물질은 개발 초기여서 아직 비임상 연구에도 돌입하지 않은 상태다.총 기술수출 금액은 7억8500만달러(약 9000억원)다. 반환의무 없는 계약금 1500만달러와 향후 개발 및 허가, 매출에 따라 수령 예정인 단계별 기술료 7억7000만달러를 합한 규모다. 상업화 후에는 매출에 따른 경상 기술료를 받을 수 있다.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은 술을 전혀 마시지 않거나 아주 적게 마시는데도 간에 5% 이상의 지방이 쌓이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악화해 간세포 손상이 진행되는 단계를 칭한다. 만성 진행성 질환으로 간 손상 또는 섬유화를 유발해 간 기능을 망가뜨린다. 아직 최종 허가 문턱을 넘은 약이 없어 치료 방법이 매우 제한적이다.길리어드 연구개발 책임자인 존 맥허치슨(John McHutchison) 박사는 "이번 협력은 유한양행과 오랜 파트너십에 기초한 것"이라며 "이미 진행 중인 섬유증을 갖는 NASH 환자의 새로운 치료법에 초점을 둔 것으로, 협력을 통해 의미 있는 진전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유한양행 대표이사 이정희 사장은 "이번 협력을 통해 길리어드와 오랜 신뢰와 파트너십을 확장하고 심화시킬 수 있게 됐다"며 "간 질환 분야에 전문성을 갖는 길리어드와 협력을 통해 연구개발이 더욱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유한양행의 기술이전 계약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도 함께 출렁였다. 전일 22만원이었던 유한양행의 주가는 이날 오후를 기점으로 23만원 대를 돌파했다. 삼성증권은 이날 유한양행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 목표가를 28만원으로 제시했다. 이번 목표가는 이전에 제시한 목표가 22만91원 대비 27% 상향했다.서지영 기자 seo.jiyeong@jtbc.co.kr 2019.01.07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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