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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내 야구에 한화 장점 섞겠다"...'김경문의 색'은 얼마나 칠해질까

"내가 해 왔던 야구가 있다. 한화 이글스에도 장점들이 있다. 그것들을 섞어보려 한다."김경문 감독의 '3기'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한화의 모습은 과연 이전과 완전히 달라질까.한화는 지난 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김경문 감독의 취임식을 진행했다. 계약 규모는 20억원(계약금 5억원, 연봉 15억원).김경문 감독은 통산 896승을 거둔 '거인'이다. 준우승만 네 차례 거둔 탓에 감독 본인은 '실패'를 이야기하지만, 성공의 기억이 훨씬 더 많다. 두산 베어스에서 8시즌 중 6회, NC 다이노스에서 6시즌 중 4회 포스트시즌에 올랐다. 단순히 강팀을 물려 받아 운용한 게 아니라 스스로 어린 유망주들을 발굴해 팀의 기틀을 닦았다.그래서 당시 두산과 NC에는 김경문 감독의 '색깔'이 강하게 묻어 있었다. 김동주, 이호준 등 베테랑 주포들을 제외하면 이종욱, 손시헌, 박민우, 나성범 등 김 감독이 발굴하고, 김 감독의 의중대로 성장한 야수들이 특히 많았다. 이들 중 준족이 많았던 덕에 두산과 NC는 '육상부'로 불리며 빠른 야구로 KBO리그 한 시대를 풍미했다. 강속구 투수들을 불펜에 전면 배치하는 경우도 많았다. 두산 때는 임태훈, 이용찬, 고창성 등이 그랬다. NC 때도 최일언 코치와 함께 김진성, 임창민 등을 중심으로 단단한 불펜진을 구축했다. 다만 불펜 야구의 그림자도 짙은 편이었다. 불펜을 적극 기용한 탓에 연투나 과도한 이닝 소화가 매번 지적됐다.그런데 2024년 한화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감독이 팀에 색깔을 내려면 스프링캠프 때부터 선수단을 조정하고 지도해야 하는데, 김 감독은 최원호 전 감독이 떠난 6월에야 팀에 왔다. 코칭스태프도, 선수도 김 감독의 '취향'과 무관하다. 일단 선수단 파악을 마칠 시간조차 많지 않았다.이 상황에서 갑자기 김경문 감독의 방식대로 팀을 개조하기엔 시간이 없다. 개조하는 과정에서 진통이 생기면 결국 팀에도 해가 된다. '이기는 야구'를 내건 김경문 감독에게 맞지 않다는 이야기기도 하다.김경문 감독은 지난 3일 취임식에서 어떤 색깔의 야구를 하고 싶냐고 묻자 "이기는 야구를 하고 싶다. 이제는 좀 이기는 야구여야 한다"고 했다. 이어 "내가 해 왔던 야구가 있다. 한화에도 장점들이 있다. 그것들을 섞어보려 한다"고 했다. 무리한 시즌 중 '김경문 사단' 편성도 없다. 김경문 감독은 "지금 한화 코칭스태프는 그동안 선수들과 가장 가까이 있던 이들이다. 시즌이 절반 가까이로 향하고 있는데 선수들을 동요시키고 싶지 않았다. 지금 스태프들과 마음을 모아 남은 시즌을 잘 마무리하고 싶다"고 했다.김경문 감독은 취임식 내내 "야구가 많이 변했더라"고 했다. 이는 다시 말하면 김경문 감독의 색깔을 그대로 유지할지, 시대에 맞게 일부분, 또는 전면 변화시킬지 일단 현장에서 고민해봐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김 감독이 KBO리그 정상을 노리던 때와 '상식'도 많이 달라졌다. 점점 더 100구 이상 투구하는 선발 투수가 적어지고, 4번 타자보다 좋은 3번 타자를 쓰는 감독도 많아졌다. 이는 한화도 마찬가지다. 한화는 그동안 발빠른 타자 대신 강타자로 성장한 김태연을 1번에 전진 배치했다. 2번은 줄곧 '타선 에이스' 요나단 페라자의 몫이었다. 이종욱, 박민우, 김종호 등 빠른 타자들을 자주 사용했던 김경문 감독의 이전 스타일과는 다르다. '한화답게'할지, '김경문 감독답게' 할 지는 몇 경기 안에 알 수 있을 일이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6.04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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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대전] "변치 않으려 한다" 2004년 시작한 김경문표 '믿음의 야구', 2024년도 이뤄질까

"믿음의 야구는 변치 않으려고 한다. 믿게 되는 선수에겐 조금 더 기회를 많이 주고, 믿고 기다려보려고 한다."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의 '화수분'은 세 번째도 터질 수 있을까.김경문 감독은 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취임식을 통해 한화 제14대 감독으로 취임했다. 임기 3년, 계약금 5억원, 연봉 15억원으로 총 20억원 규모다.김경문 감독이 취임일성으로 꺼낸 건 '이기는 야구'다. 한화는 최근 15년 통틀어 포스트시즌 진출이 단 한 번(2018년)에 불과하다. 체질을 바꾸기 위해 지난 2021년부터 전격 리빌딩에 들어갔다. 하지만 아직 이렇다 할 성과가 없다. 지난해 문동주가 신인왕, 노시환이 홈런왕과 타점왕을 수상하긴 했으나 여전히 유망주의 양과 질이 상위권 팀들에 미치지 못한다. 채은성, 안치홍, 류현진 등 대형 계약도 연달아 체결하며 올 시즌 성적을 내고자 했으나 지난달 23일 잠시 10위로 추락할 정도로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한화가 최원호 전 감독과 결별하고 김경문 감독을 선택한 것도 그래서다. 김 감독은 우승 경험은 없으나 2004년부터 2018년까지 두산에서 6회, NC에서 4회 포스트시즌에 올랐다. 통산 896승을 거둔 경험의 바탕에는 선수단을 강하게 끌고 가는 카리스마가 자리 잡고 있다. 다만 카리스마가 김경문 감독의 전부는 아니다. 김 감독의 야구를 관통하는 키워드 중 하나는 '믿음의 야구'다. 김 감독은 당장 기록이 따르지 않더라도 자신의 눈에 잠재력이 보이는 선수는 꽃 피울 때까지 기회를 주곤 했다. 그 결과 두산에서는 이종욱, 손시헌, 김현수, 정수빈, 양의지 등이 빠르게 주전으로 성장했다. NC에서도 김 감독의 설득으로 타자 전향한 나성범, 신인왕 박민우 등 여러 선수들이 팀을 이끄는 주축 선수로 성장했다.김경문 감독은 한화에서도 '믿음'을 이어가고 싶다고 했다. 3일 취임식 후 취재진을 만난 김 감독은 "믿음의 야구는 변치 않으려고 한다. 믿게 되는 선수에겐 조금 더 기회를 많이 주고, 믿고 기다려보려고 한다"고 전했다. 선수를 특정하진 않았으나, 어떤 이에게 믿음을 줄지는 포지션 별로 짧게 언급됐다. 가장 많이 거론한 게 투수다. 한화는 리빌딩 과정에서 강속구 투수를 여럿 모았다. 국내 투수 최고 구속 신기록(160.1㎞/h)을 세운 문동주를 중심으로 김서현, 남지민, 한승주, 김규연 등 어리고 구속 빠른 투수를 여럿 수집했다.김경문 감독은 취임식에서 미국 연수에 대해 묻자 "가장 부러웠던 건 미국의 두터운 선수층이다. 특히 투수들이 많았다는 점이 그랬다. 고우석이 현재 도전하고 있는데, 마이너리그에서 150km/h를 던지는 투수가 너무 많았다"며 "한국도 빠른 볼을 던지는 젊은 투수들이 많다. 특히 한화에 많다. 그래서 한화의 미래가 밝다고 생각한다. 내 목표대로 차근차근 한 발 한 발 걸어가고 싶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김경문 감독은 팀의 장점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특히 젊은 투수들이 좋다"며 "그 투수들을 바탕으로 한화가 점점 좋은 팀이 되지 않을까 한다. 팬들에게도 탄탄한 야구를 보여줘야 한다. 스태프에게도 강조하고, 노력하겠다"고 했다.젊은 선수들이 많다는 물음에 대해 김 감독은 "내야수에 좋은 선수가 많다"고도 언급했다. 지난해 홈런왕이자 올해도 중심 타선을 지키는 3루수 노시환, 올 시즌 1번 타자로 활약 중인 김태연, 수비력을 갖춘 이도윤 등을 떠올릴 수 있는 말이다.빠른 발을 갖춘 선수들도 중용하고 싶다고 했다. KBO리그는 메이저리그(MLB)를 따라 올 시즌부터 베이스 크기를 늘리는 등 도루를 권장하는 중이다. 다만 한화는 팀 도루 30개(9위) 성공률 62.5%(10위)로 이 부문 최하위권에 위치했다.두산과 NC를 이끌며 '육상부'라는 별칭이 나올 정도로 발야구를 즐겨했던 김경문 감독이다. 김 감독은 "도루 성공률 최하위라고 들었다. 점수를 내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면서도 "도루는 빠른 선수가 많다면 어느 팀이든 잘할 수 있다. 한화도 빠른 선수들을 도루할 수 있게 조금 더 찾아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빠른 발을 갖춘 선수들의 기용 폭을 넓힐 수 있다고 했다.김경문 감독이 '올드스쿨'로 통한다. '이기는 야구'를 표방한 만큼 '무제한의 믿음'까지 받을 수도 없다. 하지만 믿음에는 신·구가 없다. 두산 시절부터 이어 온 '뚝심'이 한 번 더 이어진다면, 한화에서도 화수분이 터질 수 있다.대전=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6.0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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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게 뭐 있노" 울컥한 박석민 은퇴식, 공포의 테·이·박도 뭉쳤다 [IS 창원]

"울 게 뭐 있노."동갑내기 친구에게 자신 있게 말했지만 결국 박석민은 팬들 앞에서 눈물을 보였다. 박석민은 지난 11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에 앞서 프로 20년 생활을 마무리하는 은퇴식을 가졌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이미 은퇴를 선언했지만, NC 홍보팀에서 새 시즌 은퇴식을 추진하면서 성사됐다. 2004년 삼성의 1차 지명으로 프로에 입문한 박석민은 삼성에서 12시즌, NC에서 8시즌을 뛰며 KBO리그를 대표하는 3루수로 활약해왔다. 삼성에선 2004년부터 2015년까지 뛰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5차례(2005년, 2011~2014년) 이끌었고, FA(자유계약선수)로 옮긴 NC에선 2020년 팀의 창단 첫 우승을 견인한 바 있다.이날 오랜만에 창원NC파크 그라운드에 선 박석민은 먼저 구단이 준비한 기념 영상을 가족들과 함께 지켜봤다. 이 영상에서 옛 동료들의 격려 영상이 함께 했다. 삼성 라이온즈 투수 원태인과 오승환, 구자욱 등 삼성 왕조를 이끌고 추억하게 한 선수들이 박석민에게 감사 인사를 건넸고, NC에서 함께 우승에 도전했던 이종욱 NC 코치, 심창민, 손아섭이 등장해 그의 제2의 인생을 응원했다. 그리고 이어진 누군가의 "석민아, 형이다" 한마디에 창원NC파크가 술렁였다. 과거 NC에서 함께 뛰었던 이호준 LG 트윈스 코치였다. 이호준 코치는 "2016년에 네가 NC에 왔을 때 공포의 타선 '나테이박'을 구축했는데, 지금 생각해도 멋있고 다른 구단들도 우리를 굉장히 무서워했던 걸로 기억한다"라고 말했다. 이호준 코치가 말한 '나테이박'은 당시 NC의 강타선을 구축했던 '나성범-에릭 테임즈-이호준-박석민'을 차례로 언급했던 단어였다. 나테이박 타선은 2016시즌 타율 0.309, 425타점, 115홈런을 합작하며 팀을 정규시즌 2위에 올려 놓은 바 있다. 이 코치는 "내 (타석) 뒤에 네가 있어서 내가 편하게 타석에 들어설 수 있었던 기억이 있다"라고 당시를 추억했다. 이 코치는 "(은퇴식을 앞두고) 아쉬움이 교차할 거라고 생각한다. 나도 은퇴할 때 느꼈다"라면서 "제2의 인생도 앞으로 잘할 거라고 생각한다. 응원하겠다. 파이팅"이라며 뜻깊은 격려의 한 마디를 남겼다. 이어 '나테이박'의 또 한 명의 주인공 테임즈가 영상에 등장하자 NC파크는 환호성으로 뒤덮였다. "헤이 박석민"이라며 유쾌하게 축하 영상을 시작한 테임즈는 "선수 생활 훌륭하게 마무리한 것 축하한다. NC에 와서 같은 팀이 됐을 때 너무 기뻤다. 삼성에 있을 때 우리를 상대로 너무 잘했으니까. 당신과 함께 뛸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 고생 많았다"라고 고마워했다. 전광판엔 옛 동료들의 뜻깊은 격려사를 들은 박석민의 모습이 비춰졌다. 공포의 '나테이박' 중 '테이박'이 오랜만에 창원NC파크 전광판에 모습을 드러낸 순간이었다. 이미 박석민의 얼굴엔 눈물이 가득했다. 은퇴식에 앞서 박석민은 강민호와의 일화를 소개하면서 은퇴식 때 울지 았겠다고 대답했지만 결국 그는 팬들 앞에서 흐르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박석민은 준비된 은퇴사를 읽으면서 다시 한 번 울컥했다. 그는 "팬분들의 응원이 없었다면 '선수 박석민'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야구장에서 응원해주시는 팬분들의 함성을 절대 잊지 못할 것 같다"라며 눈물을 삼켰다. 이어 그는 "나는 정말 운이 좋았던 선수다. 6번이나 한국시리즈 우승의 영광을 함께 했다. NC와 삼성이라는 좋은 팀과 훌륭한 지도자 분들, 멋진 동료들과 함께 했다"라면서 "보내주신 뜨거운 관심에.. 보답하고자 최선을 다했지만.. 팬 여러분들께 좋은 모습만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박석민은 "많은 분이 생각이 나는데, 내 기본기와 인성을 중요시 가르쳐주셨던 초중고 감독님들이 생각난다. 이분들 덕분에 내가 20년 동안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었다. 감사하다"라면서 "좋은 형이자, 존경하는 선배, 멘토가 돼주신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님께도 감사드린다. 나와 함께 뛰어준 선수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고 감사 인사를 이어갔다. 그는 "야구장에서 최선을 다해준 NC, 삼성 선수들에게 팬 여러분들의 많은 박수와 응원을 부탁드리겠다. 후배님들도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하고 인간으로서 존중받는 선수가 되길 기원하겠다"라면서 "그동안 나만을 위해 고생해준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 감사하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저는 이제 '선수 박석민'이 아닌 '코치 박석민'으로서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됐다. 많이 배워서 다시 그라운드로 돌아오겠다. 제 인생 2막에서도 항상 최선을 다하고 모범이 되는 그런 박석민이 되겠다. 정말 감사드린다"라며 눈물의 은퇴사를 마쳤다. 은퇴사 후 박석민은 NC, 삼성 선수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삼성 포수 강민호가 다가와 그에게 삼성 모자를 씌워주면서 웃음을 자아냈고, 오승환도 그를 포옹하면서 옛 정을 다시 나눴다. 이후 박석민은 아들 박준현(천안북일고 투수)과 시구, 시타를 진행했다. 아들의 공을 지켜보면서 방망이를 휘두른 박석민은 이날 경기장을 찾은 1만7891명의 관중들의 환호를 받으며 그라운드를 떠났다. 창원=윤승재 기자 2024.05.12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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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빛내고 돌아왔으니까"...2012년 이종욱과 박찬호, 2024년 박해민과 류현진

"LG 트윈스 선수들끼리 고민을 좀 많이 했다. 어떻게 해야 할까. (오)지환이와 (김)현수 형, (박)동원이와 이야기를 나눴다. 그래도 한국을 빛내고 돌아오셨지 않나. 내가 선두타자기도 하니 인사를 하기로 했다." 12년 전. 류현진(37·한화 이글스)이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MLB)로 넘어가기 직전의 일이다. 한화에는 한국 최초의 메이저리거 박찬호가 찾아왔다. MLB 통산 124승을 거둔 그가 직전 일본프로야구(NBP) 오릭스 버펄로스를 거쳐 자신의 고향(공주) 연고팀이기도 한 한화를 찾았다.박찬호와 팀 메이트 생활이 류현진에게 도움이 된 건 말할 것도 없다. 이미 해외 진출 뜻을 밝혔던 그지만 박찬호와 1년은 류현진에게 피와 살이 됐다. 1년을 보낸 뒤 류현진은 2013년 LA 다저스와 계약했고, 네 차례의 14승 시즌을 만드는 등 코리안 메이저리거의 새 역사를 쓴 후 올 시즌 한화로 복귀했다.지난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MLB 월드 투어 서울 시리즈 개막전을 찾은 류현진은 당시를 묻는 질문에 "그때는 그냥 너무 좋았다. 어떻게 보면 나도 박찬호 키즈였다. 그런 선배와 함께 한 시즌을 뛸 수 있어서 좋았다"고 떠올렸다.당시 류현진에게 "이제 류현진 키즈들과 뛰게 됐지 않나"라고 묻자 그는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아직 그 정도는 아니다"라고 웃었다. 류현진을 보고 자란 20대 후배들만 그라운드에 함께 있는 게 아니다. 동세대지만, 동시대이기에 빅리그 무대에서 11시즌을 버틴 류현진에게 박수를 보낸 선수들도 있다. 지난해 LG의 통합 우승을 이끈 주축 타자들도 그랬다.LG는 23일 잠실 한화전에서 류현진을 만나 8-2로 승리했다. 류현진은 최고 150㎞/h를 던졌으나 탈삼진 한 개도 잡지 못했고, 수비 실책까지 겹치며 3과 3분의 2이닝 5실점(2자책점)을 기록하고 패전 투수가 됐다.비록 승리는 LG가 가져갔지만, LG 타자들은 류현진을 향해 존경을 표현하길 주저하지 않았다. 특히 1번 타자로서 1회 선두 타자로 나선 박해민은 류현진의 복귀를 축하하며 타석에서 그에게 첫 인사를 건넸다.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박해민은 "우리 선수들이 고민을 좀 많이 했다. (류현진의 복귀전인데 타자들이) 어떻게 해야 될까"라며 "(오)지환이와 (김)현수 형, (박)동원이와 이야기를 나눴다. 그래도 한국을 빛내고 돌아오셨지 않나. 내가 선두타자기도 하니 인사를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12년 전 박찬호의 복귀전 때도 비슷한 고민을 한 이가 있다. 현재 NC 다이노스 주루 코치로 있는 이종욱이다. 박찬호가 2012년 정규시즌 첫 경기를 치렀을 때 그가 상대 두산의 리드오프였다. 박해민과 똑같은 상황이었고, 그도 똑같이 행동했다. 헬멧을 벗어 박찬호에게 존경의 인사를 전했다.박찬호는 당시 이종욱에 대해 "헬멧을 벗고 인사해줘서 나도 같이 인사했다. 처음 MLB 진출했을 시절이 생각났다. 이종욱에게 답례를 건넨 것도 있지만, 한국 팬들과 야구에 대한 인사도 겸했다"고 말해 화제를 모았다.인사는 같았지만, 경기 결과까지 같진 못했다. 당시 박찬호는 6과 3분의 1이닝 동안 4피안타 5탈삼진 2볼넷 2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당시 시즌 초 부진에 시달리던 한화 팀으로서도 처음 거둔 귀중한 승리였다. 박찬호와 달리 류현진은 흔들렸다. 좀처럼 탈삼진을 잡지 못하고 흔들렸고, 수비가 돕지 못했을 때 이를 막아내지 못했다. 지난해 타율, 득점 등 타격 거의 전 부문에서 선두를 달렸던 LG다운 파괴력이 결국 메이저리거 류현진을 무너뜨린 날이었다.박해민도 이날 류현진에게 안타를 뽑았다. 첫 두 타석은 범타였으나 세 번째 타석에서 적시타로 팀 승리의 해결사가 됐다.박해민은 "제구력이 워낙 좋아서, 보더라인 끝으로 던지는 피칭이 대단하다. 빠른 공 뿐만 아니라 변화구 커브, 슬라이더. 또 좌투수들이 좌타자한테 체인지업을 잘 안 던지는데 체인지업까지 던지는 모습을 보고 정말 대단한 투수라고 느꼈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두 번째 타석에서 빠른 공을 하나도 안 던져서 이번(세 번째 타석)에는 빠른 공이 올 거라고 예상을 하고 준비했다. 그리고 앞 타석에 변화구를 봤기 때문에, 빠른 공을 놓치지 말자고 다짐했다. (투수가) 워낙 제구력이 좋으니까 카운트가 몰리면 불리하다는 생각을 갖고 좀 적극적으로 공략을 했던 게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3.23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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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GG 볼거리 가득... 양의지·최정 9회 수상 도전+LG 1994년 기록 경신 도전

2023 KBO리그를 마무리하는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오는 1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다. 올해도 의미 있는 기록이 쏟아질 전망이다. ▲우승팀 LG 몇 명 수상할까.29년 만에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LG는 12명의 골든글러브 후보를 배출하면서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선수가 수상 후보로 올랐다. 지난 시즌 유격수 부문 수상자였던 오지환이 2년 연속 수상을 노리고 있으며, 출루율과 득점 부문 1위에 오른 홍창기도 2년 만에 외야수 부문 타이틀을 되찾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29년 전 LG가 우승을 차지한 1994시즌에는 포수 김동수, 1루수 서용빈, 2루수 박종호, 3루수 한대화, 외야수 김재현 등 5명의 수상자를 배출한 바 있다. ▲ SSG 최정, 두산 양의지 수상하면 9회로 최다 수상 2위 등극이번 골든글러브 후보에 오른 선수 중 최다 수상자는 8회 수상에 빛나는 SSG 최정과 두산 양의지다. 최정은 2011시즌 첫 수상을 시작으로 12시즌 동안 8번이나 골든글러브의 주인공이 되며 KBO 리그 최고의 3루수라는 수식어를 가지게 됐다. 최정이 수상할 시, 동일하게 3루수 부문에서 8차례 수상한 한대화(전 쌍방울)를 제치고 포지션 최다 수상자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양의지 역시 9번째 골든글러브 수상을 노린다. 포수로 7차례, 지명타자로 1차례 수상하며 지난 9시즌 중 1차례를 제외(2017)하고 모두 골든글러브 수상자로 호명됐다. 양의지 역시 수상 시 현재 포수 부문 7차례 수상으로 공동 1위에 올라있는 김동수(전 히어로즈)를 제치게 된다. 한편, 역대 골든글러브 최다 수상자는 10차례 수상한 현 두산 감독 이승엽이다.▲ KBO리그 대표 베테랑 타자들의 지명타자 부문 경쟁지명타자 부문은 후보 명단 선수들이 수상한 골든글러브만 17개에 달하는 KBO 리그 대표 베테랑 타자들의 전쟁이다. KIA 최형우(6회 수상), LG 김현수, NC 손아섭(5회 수상), 롯데 전준우(1회 수상)에 KBO 골든글러브 수상 경력은 없지만 대한민국 최고 타자 중의 한 명인 SSG 추신수까지 엄청난 이름값을 자랑하는 후보 명단이다. 쟁쟁한 후보들 사이에서 누가 수상하게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최다 득표-득표율 누구.최다 득표와 득표율의 영예를 안을 선수가 누구일지도 관심이 모인다. 지난해에는 정규시즌 MVP를 수상한 키움 이정후가 총 313표 중 304표를 획득해 97.1% 득표율로 최다 득표-득표율의 주인공이었다. 역대 최다 득표는 2007시즌 두산 이종욱이 기록한 350표, 최다 득표율은 99.4%의 지지를 받은 2020시즌 당시 NC 소속이었던 양의지가 기록하고 있다.▲ 개인 첫 골든글러브 수상의 영예를 안을 선수는 누구일까.개인 첫 수상을 노리는 선수들도 있다. 2023시즌 홈런, 타점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며 ‘국가대표 4번타자’로 발돋움한 한화 노시환은 3루수 부문에서 첫 골든글러브 수상을 노리며, 골든글러브와는 인연이 없었던 NC 박건우도 데뷔 후 15년 만에 외야수 부문에서 수상을 노린다. 또한 KBO 리그 데뷔 시즌에 좋은 활약을 펼친 외국인 선수들도 후보에 올랐다. 2023시즌 KBO MVP를 수상한 NC 페디와 꾸준한 모습을 보여준 키움 후라도는 투수 부문 후보에 올랐고, LG 우승의 주역 오스틴도 1루수 부문 후보에 올라있다. 타선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며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끈 SSG 에레디아와 NC 마틴도 외야수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2.07 14:11
스포츠일반

"30년 걸린 눈물겨운 기록" 100승 마주 포상 행사 열려

한국마사회가 올해 하반기 뛰어난 성적을 기록한 ‘말 관계자’를 축하하는 다승 포상 행사를 지난 18일 진행했다. 주인공은 100승을 달성한 박재범, 이종욱, 정동진, 진교원 마주와 통산 500승을 달성한 서인석 조교사(33조)다.이번 포상 대상에는 100승을 달성한 마주가 4명이나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개인마주제 전환 이후 100승을 달성한 서울 마주는 총 41명이 됐다. 박남성, 김창식, 남승현 마주는 200승이라는 대기록까지 세웠다.마주들에게 100승은 더욱 특별하다. 자신의 자금으로 경주마에 투자하고, 경주에 이기지 못한 손실을 혼자 떠안는 구조 아래에서 꾸준히 신념을 가지고 투자한 사람만 누릴 수 있는 영광이기 때문이다. 이날 마주들을 대표해 수상한 이종욱 마주는 지난달 14일 티즈인디의 우승으로 100승을 달성했다. 내륙의 대표적인 경주마 목장인 성수목장의 대표인 이종욱 마주는 “코로나19 기간 동안 생산자이자 마주로서 참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 100승을 달성해 감회가 새롭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100승을 달성할 때까지 가장 기억에 남는 경주나 경주마가 있는지 묻자 “‘내셔널게스트’라는 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비록 1승밖에 못한 말이지만, 태어나자마자 어미가 죽어 직접 젖을 먹여 애지중지 키운 말이 경주에 나가 우승한 것이라 기억에 많이 남는다”라고 답했다. 그는 “앞으로도 승패에 연연하지 않고 잘 이어 나갔으면 좋겠다”라며 각오를 밝혔다.1996년 개인마주제 초창기에 마주가 된 진교원 마주는 ‘찬란한날’, ‘찬란한불꽃’ 등 5마리의 경주마를 보유하고 있다. 진교원 마주는 “많은 마주가 우승 한 번 못해보고 한 해를 보내는 경우가 많은데, 100승을 달성하게 돼 뜻깊고 보람있다”며 “경마팬들에게 보다 박진감 넘치는 좋은 경주를 보여주고 싶다”는 희망을 전했다.100승을 안겨준 ‘정상킹덤’과 더불어 ‘정상럭키’, ‘정상제트’ 등 정상시리즈 5두를 보유하고 있는 정동진 마주는 1993년 개인마주제 원년 마주이다. 정동진 마주는 “원년 마주들이 36명 정도밖에 남지 않을 정도로 마주 활동에 힘든 점이 많았다. 그래도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말과 경마에 대한 특별한 애정이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2004년 마주가 된 박재범 마주는 데뷔 후 상금과 다승 순위에서 꾸준히 상위권에 랭크돼왔다. ‘강풍마’, ‘대한질주’, ‘머니크라운’ 등 현재 8두의 경주마를 보유하고 있는 그는 2008년 ‘헤럴드경제배’, 2009년 ‘문화일보배’, ‘대통령배’에서 우승한 ‘나이스초이스’의 마주이기도 하다. 박재범 마주는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마주님들 모두 힘든 시간을 보냈다”며 “100승 달성을 계기로 우수한 경주마 발굴을 위해 마주로서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서울마주협회 민근일 사무국장은 “마주라면 누구나 대상경주에서 우승하는 꿈과 다승의 희망을 안고 마주가 되지만, 오랜 시간 1승도 못하는 마주도 있고 여러 사정으로 중도 하차하는 마주도 많다”라면서 “원년 마주로 활동해온 마주들의 기록을 보면 그 우승 하나하나가 얼마나 값진 것인지 짐작할 수 있다. 100승까지 30년이 걸린 눈물겨운 기록들이다. 엄청난 투자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출전시켜 온 땀의 결실”이라며 마주들의 100승을 축하했다. 윤승재 기자 2023.11.24 11:00
스포츠일반

골프 및 레저스포츠와 여행이 융합하다…서울여행산업협동조합-티박스골프㈜ MOU 체결

골프 중심 스포츠센터 운영 전문 기업 티박스골프㈜와 서울여행산업협동조합이 골프 및 레저스포츠와 여행의 융합을 위한 전략적 공동 사업 협약식을 가졌다. 현장에는 서울여행산업협동조합 박지연 이사장, 티박스골프㈜ 이종욱 대표이사 및 엄태휘 총괄부대표, 중소기업중앙회 서울지역본부 장윤성 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서울여행산업협동조합 박지연 이사장은 이번 협약에 대해 ”코로나 엔데믹 이후 변화된 시장 및 트랜드에 맞는 양사의 긴밀한 협업이 목표”라며 “티박스골프㈜와 서울여행협동산업조합의 다양한 활동들이 이어질 것”이라 말했다. 서울여행산업협동조합(STIC)은 20년 이상 인·아웃바운드 여행업 업력을 보유한 대표 기업들로 구성된 협동조합사이다. 각국의 현지 전문 여행사 운영, 국민 인바운드 토탈 여행 서비스 제공, 인·아웃바운드 협업화 등 양질의 프리미엄 여행 서비스를 제공한다. 티박스골프㈜는 국민 모두가 합리적인 가격으로 골프를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사명으로 시작된 스포츠센터 운영 전문 기업이다. 현재 경기도를 중심으로 약 10개의 스포츠센터 및 국내 최대 규모의 인도어 연습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MOU를 통해 양사는 고객의 니즈와 가심비를 충족하는 차별화된 상품 및 서비스 런칭을 목표로 골프 및 레저 스포츠와 여행 융합 상품 기획, 인적·물적·네트워크 상호 교류를 통한 효율성 증가, 회원 데이터베이스 및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확대 등에서 협력을 이어 나갈 계획이다. 또한 티박스골프 레슨프로 동반 해외 골프투어 레슨 공동 기획, 2024년 하반기 런칭 예정인 티박스골프 레저스포츠 O2O 플랫폼 글로벌 진출 공동 협력, 2024년 상반기에는 서울여행산업협동조합과 협업을 통해, 동남아시아 국가 관광청과 공동 주관하는 티박스골프 멤버스 골프 대회 등의 활동을 함께할 예정이다. 티박스골프㈜ 이종욱 대표이사는 “이번 MOU는 골프를 중심으로 레저스포츠와 여행의 융합을 본격화하는 의미 있는 자리”라며 “앞으로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극대화할 수 있는 다채로운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조용준 기자 2023.11.09 15:38
프로야구

[포토]3루타 김주원, 홈까지 갑니다

2023 KBO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kt위즈와 NC다이노스의 플레이오프 2차전 경기가 31일 오후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3회초 무사 김주원이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를 치고 세이프한 후 이종욱 코치의 축하를 받고 있다. 수원=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2023.10.31/ 2023.10.31 19:09
프로야구

[IS 포커스] 미완의 거포 터뜨린 김태형의 '눈'…한동희·고승민에겐 어떨까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눈'이 부산에서도 그 빛을 발할 수 있을까.롯데는 20일 "김태형 감독을 제21대 사령탑에 선임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3년, 총액 24억원(계약금 6억원, 연봉 6억원)의 조건이다.단국대를 졸업하고 1990년 OB 베어스(현 두산 베어스)에 입단한 김태형 감독은 2001년 선수 생활을 일찍 마감했다. 이후 지도자에 입문했고, 2015년 두산 사령탑에 부임했다. 강력한 카리스마의 김태형 감독은 재임 8년 동안 승부사 기질을 발휘했다.김태형 감독의 두산 재임 시절은 한두 개 키워드만으로 정리할 수 없다. 전임 감독들이 만든 화수분 야구와도 달랐다. 감독 커리어 초중반은 압도적인 1군 로스터를 구축하는 데 일가견이 있었다. 2020년 이후 팀 전력이 떨어지던 시기에는 언더독 전력으로 가을야구 기적을 일으켰다. 취임 선물로 장원준(두산)을 영입했던 두산 구단은 김재호, 오재원, 김재환 등 여러 선수들을 붙잡았으나 더 많은 선수를 놓쳤다. 그런 가운데 7년 연속 한국시리즈(KS) 진출과 세 차례 우승을 거뒀다. 장점도, 단점도 복잡다단한 리더다. 하지만 그 모든 걸 관통하는 하나의 키워드가 있다. '눈'이다. 김태형 감독은 적어도 대외적으로는 세밀한 데이터로 선수를 분석하고, 평가하지 않았다. 대신 경기 흐름과 선수를 보는 자기 기준이 분명했다. 자신감 있다고 답하면서도 마운드에 올라가면 주저하는 선수들의 속마음까지 꿰뚫어 봤다고 전해진다.김태형 감독 부임 당시 두산은 세대 교체의 한가운데 있었다. 2013년 KS 준우승을 거둘 때만 해도 두산은 리드오프 이종욱, 유격수 손시헌, 1루수 최준석 등의 존재감이 컸다. 모두 김경문 전 감독 시절 주축으로 성장한 이들이었고, 그해 종료 후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는 타자들이었다.시즌 후 이종욱과 손시헌이 NC 다이노스로 이적했고 최준석은 그해 부진에도 포스트시즌(PS) 활약에 힘입어 롯데로 갔다. 그러나 2년이 채 지나지 않아 세 사람의 자리는 1군 백업으로 자리잡던 김재호, 민병헌, 허경민, 오재일 등으로 대체됐다. 세대 교체 과정은 계속됐다. 두산은 2015년 첫 우승을 거두고도 다음 해 정규시즌 우승을 확신하기 어려웠다. 팀 내 최고 타자 김현수가 메이저리그(MLB)로 떠났다. 2015년 타율 0.328 28홈런 121타점, 출루율 0.438과 장타율 0.541을 기록한 김현수는 대체 불가 자원이었다. 하지만 2015년부터 꾸준히 기회를 줘 온 자원들이 2016년, 김현수가 떠나자 마자 잠재력을 만개했다. 김재환이 37홈런 124타점을 쳤고 오재일은 전년도 14홈런의 두 배 가까운 대포(27개)를 쐈다. 2015년 70경기 타율 0.342로 가능성을 보여준 박건우도 2016년과 2017년 모두 풀타임을 뛰면서 리그 정상급 타자로 변신했다. 1년 만에 성공한 이는 없었으나 김 감독의 눈에 들고 1군에서 기회를 받은 선수들 다수가 끝내 자리 잡았다. 두산이 6년 넘게 전력을 유지해 온 비결이다. 롯데의 야수 자원은 당시 두산 못지 않다. 올 시즌'만' 부진했던 한동희, 상무 전역(11월 예정)을 앞둔 나승엽, 지난해 압도적인 타구 속도를 보여준 고승민,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낸 윤동희, 올해 교타자로 가능성을 보여준 김민석까지 20대 초중반 선수로만 타선을 짤 수 있을 정도다. 지난해 기준 강한 타구(스포츠투아이 기준 150㎞/h 이상) 비율만 봐도 한동희(39.5%) 고승민(43.1%)은 최상위권에 위치했다. 터지기 전 김재환, 박건우 등을 연상하게 한다.그러나 이들 모두가 잠재력을 터뜨렸다면 올해 롯데 순위가 7위가 아니었을 거다. 한동희(OPS 0.583) 고승민(0.649) 윤동희(0.683) 김민석(0.652) 모두 기대 대비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퓨처스(2군)리그에서 OPS 0.869를 기록한 나승엽 정도가 기대치를 채웠으나 1군 성적이 아니다.재료는 충분하다. 김태형 감독이 믿음을 주기 충분한 재능이다. 1년 안에 자리를 못 잡을 수도 있다. 그래도 성공한다면 충분하다. '포스트 이대호'를 향한, FA 영입에 대한 롯데의 갈증도 빠르게 해소될 거다. 그리고 그렇게 가을야구에 오른다면 비로소 승부사 기질로 큰 꿈까지 꿔볼 수 있다. 그때가 비로소 '김태형의 시간'이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10.20 16:52
연예일반

‘부활’ 구수환 감독 “갈등의 골 깊어지는 현실… 故이태석 신부 존재감 커”

다큐멘터리 영화 ‘부활’의 구수환 감독이 고(故) 이태석 신부의 정신을 강조했다.구수환 감독은 최근 고 이태석 신부의 모교인 인제대학교에서 특별 강연을 진행했다.인제대학교는 고 이태석 신부가 졸업생이라는 자긍심으로 고인의 삶을 주제로 한 교양과목 수업을 진행하고 도서관 건물에 기념관도 만들었다.이번 특별 강연은 신입생들에게 고 이태석 신부를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구수환 감독은 앞서 고 이태석 신부의 삶과 톤즈에서의 봉사활동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울지마 톤즈’를 제작했다. 이후 고 이 신부 제자들의 근황을 담은 ‘부활’로 영화팬들을 반갑게 했다.구수환 감독은 지난달 25일 대구 한국 다도 대학원 분원에서도 특강을 진행했다. 구 감독은 “강연 요청이 왔을 때 다도를 공부하는 곳에서 왜 고 이태석 신부를 만나려고 하는지 궁금했다”며 “강연 제목인 ‘이태석 신부의 서번트 리더십을 통한 차인(茶人)의 마음가짐’을 보고 오히려 감사의 인사를 했다. 고 이태석 신부의 삶이 우리 삶의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확인시켜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현장 관계자는 “강연장 열기는 대단했다. 비 오는 날씨에도 40여명의 수강생이 자리를 꽉 채웠다. 경남 통영에서 달려온 부부도 있다었다”고 귀띔했다.이날은 특별히 고 이태석 신부의 노래를 만든 가수 김강주의 공연도 열렸다. 구수환 감독은 “반가움과 그리움, 눈물이 가득한 시간이었다. 참석자들이 지역에서 사회 활동을 하는 리더여서 의미가 더 컸다”고 말했다. 또 “갈등과 불신의 골이 깊어지는 현실에서 고 이태석 신부의 존재가 더 크게 느껴지고 우리들의 마음에서 부활 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이태석재단은 고 이태석 신부와 이종욱 전 WHO 사무총장을 기리는 미술전시회를 오는 8일까지 서울 중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진행한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05.0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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